대부분 한식은 맵고 짜다는 인식이 있다. 시장 반찬 가게 풍경을 보더라도 앞에 진열된 수 많은 반찬 자체가 붉은 물결이고 맵고 짜 보인다. 밥이 보약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적은 양의 반찬으로 많은 밥을 먹게 만든 오래된 습관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그건 그렇지 않다. 짜다는 인식은 소금 자체가 근대 이전까지는 여전히 귀했고 가장 비쌌으며 금보다 더 값이 나간 것이 소금이기 때문이다. 소금이 괜히 소"금"이겠는가.
겨울철 김장에 소금이 많이 쓰이지만 과거에는 주로 바닷물 (간수) 사용이 주류였고 직접적으로 정제되어 만질 수 있는 소금은 일반 가정에서 쓰기에는 부담이 된다. 김장의 짠맛은 맛을 내기 위함이 아니라 썩지 않고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부제 역할이 컸기 때문에 의미가 다르다. 짜게 먹기 위해 김치를 담근 게 아니라 오래 먹기 위해 (겨울나기) 소금을 썼다. 매운 고춧가루 사용도 그렇다. 원래 김치는 백김치이며 고추가루 자체가 우리나라 역사에 등장한 것이 그렇게 길지 않다. 이름 자체가 맵다는 매운탕만 보더라도 보편적이지 않다. 집에서는 대부분 매운탕이 아닌 조림 방식으로 생선 요리를 하며 그 매운 맛의 강도도 딱 조림용에 맞게 되어 있다. (생선 조림을 맵다고 하는 사람은 없음)
맵고 짜다는 인식은 정확히 말하면 고추장이라는 장류 하나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 고추장이 가정에서 벗어나 외식(외식업)으로 넘어가는 순간 된장, 청국장, 고추장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데 된장, 청국장, 고추장을 싫어하는 어린 아이들도 학교 앞 떡볶이를 가장 선호하는 것처럼 평범하거나 의미 없는 것이 어떤 시점에 산업화 되고 발달이 되면 전혀 다른 풍경을 그려내기도 한다. 한식의 매운 맛과 짠 맛이 바로 그렇다. 고추장이 산업화가 되고 보편적이 되면서 그 중독성 있는 맛에 파생 상품이 급속도로 늘어난다. 된장, 청국장과 달리 맛을 감추거나 다른 맛에 강한 자극을 주기 쉬운 것이 바로 고추장, 그 고추장 사용 때문에 고추가루 활용도 높아지고 고추가루 활용이 높아지니 고추기름 사용도 높아져 (육개장 등) 매운 맛이 점점 진화하게 된다.
결국 원래 우리 민족은 맵고 짠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근대 발전 이후 가정에서 먹던 대표 장류 중 고추장을 활용한 음식이 유독 두각을 보이고 발달하면서 외식업 전체가 이런 맛에 길들여지고 그걸 더 보강해 발전시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제육볶음, 양념게장, 고추장불고기, 떡볶이, 김치찌개, 육개장 등) 고추장이 외식에 등장하면서 한국 식문화를 크게 변화 시키고 발달 시켰다면 이후에는 된장이 외식에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며 다시 한번 또 다른 식문화 발달을 일으켰는데 대부분 "국물"이 있거나 활용되는 음식에는 된장이 기본 베이스로 쓰이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감자탕, 라면, 순대국 등) 원래 우리 고유의 맛이라 하기 어렵지만 이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 고유의 맛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독창적이고 독립적이며 특징이 확실하게 발전 시킨 것이 바로 한국의 짠맛과 매운맛이다.
집밥 백선생에서 백주부가 소개하는 중국식 매운 소스에 이은 한국식 매운 소스. 중식에서는 빨간색을 띄는 고춧가루를 이용해 붉은색의 중국식 매운 양념 소스를 만들었지만 한식에서는 파란색 청양고추를 활용해 녹색 겨자 양념색의 매운 소스를 만들어 소개했다. 중식과 큰 차이점은 멸치 사용,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하고 감칠맛이 더 강한 양념 소스다.
1. 손질한 멸치를 팬에 볶는다. 관련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말 좋은 최상급의 멸치는 머리와 똥/내장을 제거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에서 사는 일반 멸치는 손질이 필수 (선물용 멸치가 보통 좋은 멸치급) 멸치가 몸에 좋다거나 멸치가 반찬으로 추천되는 이유는 생선 중 머리, 내장, 몸통, 꼬리까지 전체를 먹는 거의 유일한 생선이며 그 때문에 칼슘이 많고 다른 생선에 비해 더 좋다는 것이지 머리, 내장을 제거하면 남은 몸통은 영양분도 크지 않고 다른 생선에 비해 크게 좋다고 할 수 없어 맛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머리/내장 제거를, 맛보다는 무조건 영양, 건강이 우선이다 하면 머리/내장은 쓴맛이 있더라도 그냥 다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맛과 영양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 덖음질을 한다. 결론은 기름 없는 팬에서 잘 덖어주면 된다. (볶음 말고 덖음)
대표적인 쓴맛인 찻잎 역시 덖음 과정을 여러 번 거치고 말리는 과정에서 향과 맛이 증폭되고 쓴맛은 오히려 사라지게 되는데 차와 멸치는 그 가공 과정이 거의 같고 의미와 목적이 같다. 좋은 차는 얼마나 잘 덖는다는 차이처럼 멸치로 얼마나 잘 덖아주느냐가 핵심이지 멸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할 것이면 가스오부씨나 벤뎅이를 쓰는 것이 더 낫다.
2. 잘 볶아진 멸치는 물을 붓고 함께 끓인다.
3. 물이 끓으면 청양고추를 세로로 길게 썰어서 넣어준다.
4. 소금, 설탕, 간 마늘, 국간장을 넣어서 조금 더 끓인다
5. 어느정도 끓었다 싶으면 식힌다 (믹서기 사용 때문)
식힌 매운 소스를 믹서기에 넣고 깔금 하게 갈아주면 한식 매운 소스 완성, 일반 라면에 매운 맛을 추가할 때나 여러 다른 음식 요리에서 매운 맛이 필요할 때마다 만들어둔 매운 소스를 넣어주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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