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 육회 비빔밥 (평화식당 / 2대 유분례, 3대 김태형/생활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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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맛집탐구

전남 구례 육회 비빔밥 (평화식당 / 2대 유분례, 3대 김태형/생활의 달인)

by 깨알석사 2016.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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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집의 집밥 자체가 해산물을 잘 먹지 않아 생선이라고 해봤자, 자반고등어, 꼬막무침, 미역(냉국), 조개탕 정도로 다른 집에서 먹는 수준이다. 회를 먹는다거나 해물탕, 매운탕을 먹는 건 드물고 국이나 찌개, 탕으로 먹는 건 동태탕 정도가 전부다. 

조기가 올라와도 한 사람이 한 마리씩 먹는 게 드물어 어쩌다 누가 선물용으로 주면 먹지 즐겨 사 먹는 것도 아니라서 고등어, 오징어(삶아서 고추장에 찍어 먹기) 정도가 밥상에 자주 출몰할 뿐 그 외 생선은 만날 기회도 없다. 물론 부모님 양쪽 모두 바닷가가 없는 충청도(충북) 분들이라 나물 위주의 밥상이 주류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적인 요소가 크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난 회를 성인이 되고 처음 접했다. 첫 맛은 물컹물컹 식감에 고추장 맛으로 먹은 것이 전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 횟집에서 간장이나 와사비 보다는 고추장(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비율이 압도적인데 회를 정말 좋아하는 경우가 아니면 실상 다 초고추장 맛으로 회를 먹는다고 보는 게 맞을거다.

생선회는 물론 육회도 성인이 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야 처음 먹게 되었다. 고기를 굽거나 삶지 않고 날고기 상태로 먹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생계란 먹는 것도 비릿해서 싫은데 육회에 생달걀까지 올라가니 더더욱 내 취향에 맞지 않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는 법, 회는 아직도 최상의 맛을 찾는 과정이지만 육회는 내 소울메이트라 할 정도로 무척 좋아하는 메뉴가 되었다. (실상 참기름의 달콤한 향에 더 매혹된 것도 있지만) 내가 자주 가는 장어집의 경우 육회를 무한으로 제공하는데 장어를 먹기 보다는 서비스로 제공되는 육회 때문에 그 집을 더 자주 갈 정도로 육회 먹으러 장어집에 갈 정도다, 전문 육회집도 있지만 유독 이 집 육회가 더 맛있다. (물론 그만큼 장어 기본값이 쎄다) 오늘 맛집탐구는 육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인생 코스로 저장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맛집에 관한 부분으로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었던 육회 비빔밥, 전남 구례에 위치한 평화식당이다.

우리 시골 할머니집 동네 풍경을 보는 듯한 장면, 뭘 해줘도 다 맛있던 할머니 손 맛 

전체 인구가 3만명이 안되는 곳 구례, 그런데 이 식당 손님수가 두 달이면 구례 인구와 맞먹을 정도이니 단순 식당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구례를 알리고 구례를 살리는 구례 관광객 유치를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내가 사는 지역의 주민수 보다 많거나 비슷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든다는 건 식당업자에게 꿈 같은 일이다.

음식에도 전통과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집은 그것이 다 있다.

지금은 더 크고 멋진 가게로 확장~ 그래도 손님은 꽉꽉 찬다

손님들을 잘 보자. 생각보다 중요하다. 가족 단위도 많고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뒷 라인은 어르신들이 아예 점령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과 아주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고 만족한다면 게임 끝이다. 맛에 대한 부분이 아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탈이 없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생고기라는 것은 잘못 먹거나 만들면 탈이 나기 쉽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나 노인들은 더 그렇다. 그만큼 먹거리 안전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손님들 부류가 젊은 사람들 위주가 아닌 딱 봐도 집안 한가족 단위, 어른도 만족, 아이도 만족, 아이를 데리고 가서 실컷 먹여도 좋다는 식당이 생각보다 없다는 점을 안다면 이런 분위기는 쉽게 만날 수 있는게 아니다.

생고기 썰자마자 그 상태 그대로~ 이렇게 먹기 좋은 생고기를 본 적이 언제이던가...ㅠ.ㅠ

지금 가게 운영은 어머니와 아드님이 함께 하고 있다

비 오는 한적한 "평일", 식사 시간도 지난 누가봐도 한가한 타임이다.

하지만 식당 내부는 ㅋㅋㅋㅋㅋㅋ "바글바글"

이 집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 하는 건 참기름~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한다

얼마나 좋은 기름을 쓰길래 저러실까.....했는데 ㅎㅎㅎㅎ 알고나면 후덜덜~

달걀 껍데기와 노른자, 흰자 순서대로 항아리 안에 꽉꽉 채운다. 달걀기름이 이 집 참기름의 비법

달걀 껍질을 사용한 것이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싶다. 껍질이 8할 역할이다.

집에서 직접 기름을 낼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첨가물 없이 순수하게 짜내는 기름추출법

모든 것에는 수분과 유분이 존재한다. 향과 유분을 짜내는 것이 기술 포인트

흰자 주변과 달걀이 있는 항아리 내부에 아직 뽑지 못한 기름이 가득하다. 더 많은 기름을 뽑아내지 못해 정말로 크게 아쉬워 한다. 방법을 개선하고 기름 추출에 대해 조금 더 노력하신다면 기존보다 더 많은 기름을 뽑아 내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봐도 미처 뽑지 못한 유분이 많아 보인다.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비~

달걀기름 + 참기름 + 조선간장의 결합, 역시 만만한 내공이 아니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어 보인다. 이 집은 생고기에 양념을 해서 비빔밥으로 주고 있다. 

고추장에 매실물 출동~ 거기에 고소함을 극대화 시켜주는 보릿새우 국물까지 추가된다

비법 양념장에 조물조물 생고기를 무쳐내면 맛있는 육회 비빔밥용 고기가 완성된다.

비법 고추장 양념옷을 입은 생고기들, 더 맛있어 보임

손님 상에 나가기 전에 생고기를 바로 무치고 그릇도 바로 데운다. 역쉬~

시어머니, 며느리, 손주로 내려오는 3대로 이어진 식당, 박씨, 유씨, 김씨가 만나 이룩한 조합이다

가만 보면 어머님하고 장사를 함께하는 아드님의 경우, 99%는 다 말썽꾸러기 출신들 ㅋㅋ

원래 인생이 다 그런 것 같다. 그런 아들이 나이들어 다시 부모 하는일을 물려 받으면 더 잘함 ㅋ

아드님께 기술 전수는 다 했느냐는 물음에 다 가르쳐 줬다는 어무이~

하지만 뒤늦게 깨달은 바가 있는 아드님은 한참 멀었다고 하신다. 역시 엄마의 손맛은 이길 수 없다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느낌이라는 게 온다. 여기서 비빔밥 먹으면 정말 다른 집 비빔밥은 못 먹을 듯..

밥도 알고보니 그냥 밥이 아니었다. 무청 시래기밥이었다. 정말 대단한 노력이다.

제작진이 이래저래 손 많이 간다고 하니 어머님이 다시 태어나면 비빔밥 안 한다고 하심 ㅋ

진짜 맛집 중에 이런 분들 꽤 있다. 정말 노력과 정성이 깃든 경우인데 그만큼 너무 힘들어서 본 생에는 하던 걸 계속 하더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노력이 많다는 뜻이다.

시래기 밥을 짓지만 섞이지 않게 면보로 분리한다. 시래기의 향과 성분만 뽑아 쓰신다

엄마 손은 원래 전자저울, 척 보면 알지용~

이 집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게 비법이다. 

채수를 만들 때도 순서가 있고 더불어 채수의 강도를 깊게 만든다.

순서 상관없이 짬뽕으로 막 넣는게 아니라 하나씩 같은 통에서 그대로 삶는다. 그리고 건져내고 그 다음 채소를 삶는다. 또 건져내고 다음 채소를 삶는 식이다.

<평화식당>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296-1

☎ 061-782-2034

손자는 아버지 닮아서 노닐겠다네요~ 4대 운영은 손녀딸이 하는걸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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