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오뚜기밥 데우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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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음식탐구

햇반, 오뚜기밥 데우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될까?

by 깨알석사 2021.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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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즉석밥 시장도 덩달아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쌀 소비량이 매해 줄고 빵이나 분식류가 그 자리를 점점 차지한다고 해도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에게는 쌀은 영원한 소울 푸드, 대체불가 식품이다. 캠핑과 차박이 주류가 되면서 즉석밥의 인기는 더욱 증가하고 있고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에게는 거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 즉석밥이다. 

한국인이 해외 여행을 갈 때 (특히 오지) 햇반(오뚜기밥), 라면, 고추장(볶음고추장), 김치 이 4가지만 챙기고 가면 충분히 한 달은 버틸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입맛이 토속적이지 않더라도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기생(?)한 한민족이라면 밥(고추장 비빔), 라면(국 대용), 김치(반찬)만 있으면 슬기로운 외국 생활 만사 OK.

그런데 햇반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은 엉뚱한 선입견에 (혹은 편견) 사로 잡히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햇반, 오뚜기밥은 "무조건" 전자렌지에 돌려 먹거나 팔팔 끓는 물에 넣어 익힌 뒤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냥 먹으면 딱딱해서 못 먹는다거나 심지어 "생쌀"과 다르지 않아 반드시 익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햇반이나 오뚜기밥 자체가 반조리 식품, 또는 쌀을 반만 익힌 것이라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먹을 때는 다시 한 번 "재가열"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익히는 것과 데우는 건 다르다

일단 햇반 혹은 오뚜기밥을 그냥 먹으면 안된다거나 데우지 않고 그냥 먹을 순 있는데 그렇게 그냥 먹으면 밥 맛이 없고 먹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즉석밥의 제조 공정 자체를 일단 이해하고 있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또한 쌀의 전분이 노후화 되는 경우 쌀맛(밥맛)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데 햇반과 오뚜기밥을 냉동은 물론 냉장 보관하지 않고 그냥 실온에 보관하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지 않았을 확률이 아주 높다. 

그런 주장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닌데 (상관관계는 성립) 애초에 그건 기존의 반조리 식품이나 3분 요리 등의 완전 조리 레토르트 식품의 가열 방식에 익숙해져서 그런 생각을 가졌을 확률이 높고 그 다음은 묵은 쌀의 경우, 쌀 자체는 유통기한이 1년을 넘어가도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쌀이 아닌 밥의 경우 일주일 넘게 방치하면 금방 쉬어서 먹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햇반의 경우에는 반조리 가공된 쌀 혹은 밥이 되기 직전의 설 익은 밥 정도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완성된 밥의 유통기한이 방금 지은 밥 맛을 유지하면서 심지어 그대로 보관할 때도 1년을 넘긴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리가 다 된 완성된 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크다.

하지만 햇반과 오뚜기밥 등의 즉석밥은 완전 조리된 쌀밥 그 자체다. 제품 홍보와 마찬가지로 "갓 지은" 밥 그 자체로 더 익혀 먹어야 하는가, 덜 익혀져 있는 밥인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미 충분히 익혀져 있고 그냥 먹어도 되는 그냥 완성된 쌀밥이다. 간단히 말해 그냥 먹으면 찬밥인 것이고 데우면 따뜻한 밥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전자렌지와 냄비로 끓이는 건 익히기 위함이 절대 아니다.

햇반과 오뚜기밥을 보면 조리 방법에 대해 표기 되어 있다. 물론 이렇게 보면 반드시 표기된 조리 과정을 (전자렌지나 끓는 물 이용)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인의 정서상 "따뜻한 밥"을 먹으려면 어디에 어떻게 얼마큼 데워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한 표기일 뿐 익혀 먹기 위한 조리법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식탁이나 밥상 위의 따뜻한 김이 솔솔 나는 쌀밥 수준으로 방금 지은 것처럼 쌀밥을 먹으려면 저렇게 먹으라는 뜻이지 "꼭", "반드시" "필수"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햇반이나 오뚜기밥을 그냥 먹으면 맛이 없거나 생쌀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그냥 먹으면 실제로는 잘 지어진 찬밥일 뿐인데 정작 그냥 먹으면 찬밥이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냥 덜 익은 밥, 설 익은 밥, 짓다 만 밥이라고 대부분 식감을 표현한다.

햇반 보관방법에 정답이 있다

햇반과 오뚜기밥을 데우지 않고 그냥 그대로 먹었을 경우 밥맛이 없거나 덜 익은 밥처럼 느끼는 건 바로 저 보관방법에 힌트가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쌀밥의 전분 노후화와 관련이 깊은데 쌀밥은 그 특성상 저온에서 보관하게 되면 녹말액이 진해지고 그 과정에서 밥이 딱딱하게 바뀐다. 냉장고에 찬 밥을 넣어두면 딱딱해지는 것과 같다. 쌀에 있는 전분(녹말)이 딱딱해졌기 때문이다.

녹말은(전분) 반결정 구조를 가지는데 녹말의 온도가 높아지면 반결정 구조가 파괴되어 녹말액의 점성이 높아지고 끈적거리게 된다. 이것을 전분의 호화(알파화) 반응이라 하는데 이 경우 맛도 좋아지고 소화도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이 밥맛이 좋고 소화도 잘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반면 반대로 호화된 녹말액을 저온에 오랜 시간 놓아두게 되면 녹말은 다시 반결정 상태로 돌아간다. 이를 전분의 노후화 반응이라 한다. 온도가 낮을수록, 그리고 그 낮은 온도에서 오래 놔둘수록 더 딱딱해지는 것이다.

햇반이나 오뚜기밥의 공정상 생기는 문제도 아니고 모든 쌀밥이라면 생기는 (전분/녹말이 있는 음식은 모두) 현상이다.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공기밥을 놓아두면 딱딱해지지 않고 고슬고슬한 밥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이며 반대로 냉장고에 밥 담은 용기를 넣어 두고 한참 뒤 꺼냈을 때 푸석하고 딱딱해서 먹기 힘든 이유와 같다. 그래서 햇반과 오뚜기밥은 절대로 냉장고에 넣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포장지를 보면 냉장/냉동 불필요, 실온 보관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바로 밥맛을 크겍 좌우하는 건 바로 이 외부 온도 때문이다.

상온(실온) 변화에 따른 식감 변화

결국 이 현상을 이해했다면 햇반과 오뚜기밥이 계절에 따라 식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3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한증막 날씨의 경우에는 상온에 보관한 햇반과 오뚜기밥의 경우 그 자체로 먹어도 고슬고슬한 찬밥 상태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아주 맛이 좋다. 전분의 호화라고 할 순 없지만 반대로 전분의 노후화 상태라고 할 수 없는 적절한 찬밥 수준의 전분 상태라 찬밥 그 자체로 먹는데는 아무 문제(식감 포함)가 없다. 여름에는 뜨거운 날씨 때문에 어차피 뜨거운 밥을 먹기 힘든데 이 때 적당히 식은 햇반과 오뚜기밥은 밥이 뜨겁지 않으면서 실온 상태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실내 온도 27도 정도 내외이니) 그냥 그대로 먹어도 밥 상태가 좋다. 그래서 햇반/오뚜기밥을 데우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고 하거나 평소에도 잘 먹는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늦봄, 한여름, 초가을에 주로 먹고 그런 느낌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그냥 먹어도 맛있다고 하는 햇반과 오뚜기밥은 아주 추운 한 겨울에는 그냥 먹기 힘들다. 당연히 냉장고 수준과 다르지 않을 실온 상태이기 때문에 (보일러 안 켜두면 실내 온도 17도 내외) 똑같이 주방 상부장에 햇반을 놓아 두고 먹는다고 해도 여름에 먹었을 때와 겨울에 먹었을 때의 식감 차이가 매우 다르다. 이 때는 설 익은 밥, 덜 익은 밥, 딱딱한 밥이라는 표현이 맞다. 바로 밥 안의 녹말(전분) 상태가 온도에 반응하여 밥 상태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평소에 햇반을 데우지 않고 포장만 뜯어 잘 먹던 사람도 겨울에는 식감이 달라 이번에 나온 (이번 달에 나온) 햇반들은 맛이 별로다라고 지례짐작해 데워 먹게 되는데 (그리고는 역시 햇반은 데워 먹어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기도) 제품은 1년 내내 똑같지 특정 월에 쌀이 더 좋고 밥맛이 더 좋고는 없다. 보관 상태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물론 겨울에도 집을 늘 따뜻하게 해 놓는 집이라면 그 온기가 높은 실온 상태를 유지하기에 (집 실내 온도 25도 내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햇반/오뚜기밥을 1년 내내 그냥 먹는데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자취생이나 보일러를 상시 돌리지 않는 경우라면 몰라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청소년이라면 그 차이를 크게 못 느낄 수 있다. 집에 있는 햇반과 오뚜기밥의 1년 내내 실온 보관 상태가 20도 내외로 유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햇반과 오뚜기밥에 "실온 보관"이라고 표기한 것처럼 즉석밥은 냉동실이나 냉장실에 넣어 두면 안된다. 그러면 전분이 노후화 되어 밥이 딱딱해지고 이 때는 무조건 데워 먹어야 한다. 끓는 물의 경우 10분 이상 표기되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더 오래 끓여야 한다. (그런데 이 정도면 밥을 그냥 짓는 시간과 비슷), 결국 냉장, 냉동 보관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처럼 즉석밥은 실온 보관할 때 그 실온 자체도 상당히 중요하다. 더운 날씨에는 보온 밥솥의 밥과 다르지 않아 먹기 편한 찬밥 형태인 것이고 추운 날씨에는 냉장고 속에 들어간 밥과 다르지 않아 먹기 불편한 딱딱한 찬밥 형태로 느껴지게 된다. 결국 잘 보관하면 (저온에만 두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 먹어도 좋은 것이 바로 이 즉석밥이다.

위에 보면 어느 커뮤니티에서 햇반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그대로 못 먹는다는 대댓글들을 볼 수 있다. 햇반이라는 특정 상품을 갖고 말해서 그렇지 다르게 말하면 찬밥이나 식은 밥은 절대로 못 먹는다는 것과 다르지 않는데 대댓글로 못 먹는다고 한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고 있다.

햇반과 오뚜기밥의 유통기한이 긴 이유

일반적으로 우리는 쌀밥의 유통기한이 매우 짧다는 걸 알고 있다. 이틀 정도만 지나도 밥의 수분기가 줄어들어 밥맛이 확 변화고 일주일 넘어가면 쉬어 버리는 경우가 보통, 보름이 지나면 아무리 보온 밥솥에 있었다고 해도 심할 경우 곰팡이가 필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햇반과 오뚜기밥은 방부 처리가 되었거나 애초에 덜 익은 생쌀 형태로 반조리 가공 되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즉석밥도 급할 경우 아니면 인스턴트와 다르지 않아 안 먹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햇반과 오뚜기밥은 포장 용기 자체로 스팀으로 찌어 만들어진 완전 조리가 된 밥이다. 그리고 그 밥에는 별 다른 첨가물은 커녕 방부제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장이 아무리 잘 되었어도) 변질이 되지 않는 건 눈치 챈 분도 있겠지만 진공과 멸균 때문이다. 통조림의 원리와 비슷하다. 참치캔에 있는 생선을 두고 (가다랑어) 우리는 변질을 우려하지 않는다. 쌓아두고 먹어도 캔을 열지 않는 이상 변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즉석밥도 똑같다. 반도체의 무균실 수준처럼 균이 없는 공간에서 진공으로 포장을 하기 때문에 변질될 유해 요소가 없다. 포장지가 중간에 뚫리거나 찢어지지 않는 이상 밥이 그대로 보존될 수 있는 것이다.

6개월 넘게 보관 중임에도 갓 지은 밥맛 수준이 나오는 이유

이건 급속냉동, 동결건조 공법과 비슷한 원리라 할 수 있다. 간장게장 집에서 꽃게장을 담글 때 제철이 아님에도 1년 내내 간장게장을 맛있게 팔 수 있는 건 들여 오는 꽃게 자체가 급속냉동된 꽃게들이기 때문이다. 보통은 "냉동"한 경우 상태가 떨어진다고 착각하지만 그건 일반 냉동일 때의 이야기지 순식간에 얼리는 급속 냉동의 경우에는 갓 잡은 상태 그대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급속냉동하여 유통되는 해산물은 맛이 제철일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육고기의 경우에도 냉장 유통된 고기가 냉동된 고기보다 좋다는 걸 알지만 정작 냉동삽겸살은 맛이 좋다. 이것도 마찬가지인데 과거와 달리 일반 냉동이 아닌 급속냉동을 한 삼겹살은 갓 도축한 상태와 다르지 않다.

즉석밥의 경우, 보관은 현미로 하다가 밥을 짓는 날 바로 도정을 공장에서 직접 하고 쌀을 불린 뒤 바로 밥을 지어 포장하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즉석밥은 당일 도정한 밥이 된다. 밥맛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일반 가정은 물론 밥맛이 좋기로 소문난 가게도 도정은 7일 이내 된 쌀을 많이 쓰는데 도정하고 나면 쌀은 곧바로 산패가 시작되기 때문에 도정 직후 바로 소비하는 것이 좋다. 정부미(현재는 나랏미)가 맛이 없다고 하는 것도 6개월 이상, 1년 이상 묵힌 쌀이라 산패가 되어 부서지기 쉬운 쌀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즉석밥은 당일 도정한 쌀을 바로 지어 만든 것이니 기본 밥맛이 좋은 건 당연하다. 거기에 진공, 멸균 포장을 하여 밥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6개월 지난 후에 먹어도 포장 훼손만 없었다면 데워먹는 경우 6개월 전 도정 후 지은 밥과 수준이 비슷하게 나온다. 그냥 찬 밥으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는 이유다. 

오뚜기밥 VS 햇반

미식가 수준의 입맛 소유자가 아니라면 별 차이 없다. 어느 제품은 그냥 먹어도 되고 어느 제품은 데워 먹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건 없다. 실온 상태에 따라 둘 다 똑같다. 햇반이 낫냐 오뚜기밥이 낫냐는 개인 취향일 뿐, 기본 스팩은 같다. 둘 다 일본 즉석밥을 보고 만든 것이라 큰 차이는 없다. 물론 일본의 오리지널 즉석밥과도 큰 차이가 없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쌀밥의 수준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서 꽤 입지가 높고 인지도가 높은 CJ와 오뚜기가 만든 것이라 기술 수준에 따른 밥맛 차이는 미묘하다고 봐야 한다.

플라스틱 용기

즉석밥이 플라스틱 용기로 되어 있어 환경 호르몬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문방구에서 컵라면을 먹던 시절의 육개장 사발면과 지금 편의점에서 파는 육개장 사발면의 포장 용기가 다르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애초에 지금은 식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용기에서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면 판매 자체가 안된다. 그리고 과거 그런 플라스틱 용기는 지금 못 쓰게 되어 있다. 그게 걱정이면 3분 카레도 못 먹고 배달 요리도 먹을 수 없다. 물론 환경 호르몬 검출이 제로라고 단정할 수 없으나 현재까지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통설, 그리고 식품과 맞닿는 쪽은 그런 것과 무관한 소재로 덧씌워 안전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세면대와 전기장판 (햇빛, 조명)

햇반이나 오뚜기밥은 그냥 먹을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을 했다. 하지만 찬밥을 즐겨 먹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먹기 힘들 수 있다. 자취를 하는 경우에는 전자렌지나 냄비를 쓰면 되지만 기숙사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나 화기 사용이 금지된 경우에는 햇반을 데울 방법이 거의 없다. 그나마 커피포트가 유일한 대안이나 (혹은 라면포트) 그 마저도 학칙에 따른 경고가 큰 경우 (화재 위험) 어쩔 수 없이 찬밥 상태로 먹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취향의 차이지만 그냥 세면대에 온수를 받아 담가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햇반이나 오뚜기밥은 이미 완전 조리된 밥이라고 설명했다. 익힘이 필요 없고 단지 따뜻하게 데우냐 그냥 식힌 상태로 먹냐의 차이만 존재하는데 이게 실온보다 조금 높은 온도, 아랫목 이불 속에 넣는 수준으로 데우기만 해도 김은 날 정도는 아니나 찬밥 보다는 낫기 때문에 세면대나 전기장판에 올려 놓고 이불을 덮어 두는 것 만으로도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전자렌지나 물을 끓일 냄비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밥은 녹말의 호화 상태로 만들면 찰진 밥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곳에 "오래" 두면 찬밥의 식감은 줄이고 따뜻한 밥이 주는 식감 형태로 바꿀 수 있다. 단 끓는 물에 10분 이상 데워야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만큼 온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이런 환경에서는 그만큼 쌀의 전분이 호화 상태로 바뀔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오래 투자해야 한다.

찬밥 VS 따뜻한 밥

햇반과 오뚜기밥의 장점 중 하나가 찬밥과 따뜻한 밥을 조금 더 쉽게 선택 취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가정에서 먹는 밥도 동일하게 먹을 수 있지만 일단 포장된 용기 하나 자체가 밥 공기 하나를 대신하며 그것으로 찬밥과 따뜻한 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성에서는 우수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일반 가정에서는 밥이 쉬어지는 걸 걱정해야 하지만 이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용 목적에 따라서는 꽤 쓸모가 많아진다. 

무엇보다 최근에 찬밥이 주목 받고 있는데 운동 및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전분의 노후화가 진행이 되면 소화율이 떨어진다. (물론 호화 상태면 소화가 잘된다) 바로 그 현상을 이용해 찬밥을 먹게 되면 소화 흡수율이 떨어져 포도당이 덜 생성된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지사. 원래 찬밥을 즐겨 먹거나 운동 중에 쌀밥(탄수화물)이 그리워 꼭 먹어야 하는 경우,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쌀밥을 조금이라도 먹을 생각이라면 찬밥이 좋다.

가정에서 밥을 짓고 찬밥을 만들려면 일단 식혀야 하고 오래 보관하려면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냉장고에 넣었다고 해서 바로 꺼내 먹을 순 없다. 그 상태에서는 너무 차갑게 굳어 딱딱해 맛도 없고 씹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냉장고에 꺼내서 다시 실온에 두어야 하고 온도가 올라 먹을 수준으로 밥이 바뀌어야 찬밥 섭취가 가능하다, 그나마 여름이라면 쉬어 버리거나 상할 염려가 있어 쉽지 않다. 결국 찬밥을 찾는 사람에게는 햇반이나 오뚜기밥 만큼 좋은 대안이 없다. (사실상 유일하다) 

냉장고(냉동실) 밥 VS 햇반/오뚜기밥

가정에서 냉동실에 밥을 소분해 저장해 두고 전자렌지에 돌려 먹는 경우가 많다. 쉬거나 버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함인데 찬밥을 아예 먹지 않는다면 본인이 직접 지어 냉동실에 얼린 밥과 햇반/오뚜기밥의 상태는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밥을 잘 짓는다는 전제에서는 밥을 직접 해 먹는 것이 당연히 훨씬 가성비가 높다. 더군다나 햇반과 오뚜기밥을 평상시에 항상 늘 데워 먹는 경우라면 냉동실에 있는 밥을 해동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굳이 오뚜기밥과 햇반을 사다 먹을 이유가 없다. (당연히 직접 해 먹는 것이 훨씬 더 싸다)

도정한 지 얼마 안 된 햅쌀로 집에서 직접 밥을 지어 냉동실에 소분한 후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 먹는 것이 훨씬 더 낫기 때문에 평소 쌀밥을 꾸준히 챙겨 먹고 항시 먹는 경우라면 햇반/오뚜기밥을 사 놓고 먹는 것보다 직접 지은 밥을 냉동실에 얼려 두고 먹는 것이 100배 낫다. 참고로 나는 햇반/오뚜기밥을 먹는 경우 날씨가 따뜻한 경우 그냥 먹고 (찬밥) 특히 열대야로 날씨가 찌는 듯한 더위 날씨에는 무조건 그냥 먹는다, (오히려 찰지고 꼬슬꼬슬), 반면 겨울에는 아무래도 쌀의 전분으로 인해 밥이 딱딱해질 수 밖에 없어 실내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장기 보관한 경우라면 데워 먹는다. 물론 라면에 밥 말아 먹을 때는 찬밥이 필수니 이 때는 당연히 겨울에도 그냥 먹는다. 

정리

찬밥을 좋아하거나 찬밥이 필요한 경우 (운동 중이거나 다이어트 중 쌀밥의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 햇반과 오뚜기밥

직접 밥을 짓거나 쌀 자체를 사 두고 먹을 상황이 아니라면 (기숙사 등) 햇반과 오뚜기밥

식당에서 공기밥만 돈 주고 사 먹을 생각이라면 맛과 가치(미국쌀과 국산쌀 차이) 면에서 당연히 햇반과 오뚜기밥

평소 밥을 자주 해 먹지는 않지만 가끔 집에서 밥을 먹을 생각에 햇반과 오뚜기밥을 사다 놓고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정반대로 직접 밥을 지어 냉동 보관해서 먹는 것이 답, 굳이 햇반과 오뚜기밥을 사다 놓고 먹을 이유가 없다.

특정 회사의 특정 즉석밥에 따라 밥맛의 차이나 수준이 크게 나지 않는다. 그냥 먹을 수 있고 원래 그냥 먹게 되어 있다. 단지 우리나라 사람은 따뜻한 밥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데워 먹을 뿐이며 아주 더운 날씨에는 진공, 멸균된 밥이 상하지 않으면서 식은 정도의 찬밥이지 그냥 방치한 찬밥의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색다른 별미가 된다. 꼭 데워 먹고 싶은데 데울 수 없다면 할머니가 손자 밥을 위해 그러했듯 따뜻한 이불 속에 넣어두고 용기의 온도를 높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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