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팅게일 문제와 주식 물타기 전략 (Martingale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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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투자

마팅게일 문제와 주식 물타기 전략 (Martingale Problem)

by 깨알석사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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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물타기 (평단가 낮추기 전략)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 혹은 사려고 하는 주식이 내일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주가가 오를 확률 50%, 내릴 확률 50% 반반이라는 점이다. 오름 내림 없이 전일 시세와 동일한 가격에서 시세가 형성될 때도 있지만 단 0.1%라도 오름 내림이 존재한다면 주가는 무조건 오르거나 내리는 방향을 가지게 된다. 주식이 어렵다고 해도 막상 접근이 쉬운 건 바로 오름과 내림 딱 두 방향만 맞히면 되는 일종의 게임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주가가 올라 수익 구간에 들어가면 이익을 취하면 된다. 고민할 것도 없고 생각할 것도 없다. 반대로 주가가 내려 떨어지면 손실 구간에 들어가 손실을 어떻게 회피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냥 두고 볼지, 아니면 더 사서 평단가라도 낮출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평단가, 매입단가라도 낮추기 위해 추가 매수를 하게 되는 경우 우리는 이걸 "물타기"라고 부른다.

주식시장에서 물타기를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 분석을 했든 지인의 추천을 받고 주식을 샀든 초보든 고수든 전문가든 일단 본인이 매수한 주식 종목에서 고점에 물려 시세가 하방을 찍게 되면 대응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 그냥 버티거나 물타기를 해서 추세를 따라 가거나다.

이 중 자금력과 시간, 그리고 "용기"가 있다면 물타기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단 내가 해당 종목을 샀다는 건 오른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기간의 하락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잠깐의 움츠림이라 생각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생각하기도 한다. 분명한 건 이 자체가 틀린 관점은 아니다. 대형 우량주가 평가 받는 삼성전자도 현대자동차도 일시적, 단기간 하락은 늘상 있는 법이라 자신이 매수한 가격보다 시세가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샀고 삼성전자가 계속 떨어질 때마다 물타기 식으로 수량을 매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오를 것이라 판단해 주식을 샀지만 시황이 안 좋아 떨어질 수도 있고 업황 자체가 안 좋은 시기에 너무 일찍 올라타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 오를 수 밖에 없다는 "믿음"이 "확신"으로 이어지는 순간이 오면 떨어질 때마다 평단가를 낮추기 위한 물타기는 조금이라도 싸게 사는 저가 매수법의 장점으로 바뀌면서 분명 큰 수익을 안겨주게 되어 있다. 그게 제대로 고른 우량 블루칩 종목이라면 말이다.

물론 그 믿음과 확신에 있어 기업의 기초 체력과 사업성이 완벽하게 받쳐주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식시장에는 분명 안 좋은 시황조차 뚫고 나갈 만큼 좋은 회사도 많다는 것이다. 결국 물타기 전략은 그 자체가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 이전에 어떤 회사의 주식을 샀냐에 따라 좋은 전략이 될 수 있고 나쁜 전략이 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은 급등주와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테마주로 한 방을 노리다 보니 물리기 쉽고 한 번 물리면 잘못된 맹신으로 물타기 전법을 자주 쓰기 때문에 결과가 안 좋을 뿐이고 결과가 안 좋으니 물타기도 안 좋은 전략으로 평가될 뿐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른 마팅게일 문제 (주식시장 물타기 전략)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어떤 관점과 개념으로 이 전략을 쓰는가이다. 우선 매수하고자 하는 회사 종목이 탄탄하고 좋은 회사이어야 하는 건 당연하나 만약 그것이 잘못된 판단이었을 경우, 혹은 예상과 달리 판단은 옳으나 매매 타이밍이 안 맞아 시기에 오차가 생긴 경우 이 전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애초에 판단과 분석에 있어 1차적으로 문제가 생긴 상황이기 때문에 물타기 전략은 되려 악순환의 시초가 될 소지도 있는데 과연 이 시점에서 (자신의 주가 예상과 추측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이게 최선의 방법이고 최후의 방법이 맞을까?

이 때 우리가 참고할 만한 이론이 있으니 그게 바로 마팅게일 문제다. 대한수학회 수학 용어 정리집에서 M으로 시작하는 수학 용어를 찾게 되면 아래와 같은 특정 수학 용어들을 접하게 된다. 마팅게일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여러가지 수학적 법칙/이론이다.

Martingale 마팅게일 
Martingale additive functional 마팅게일 가법범함수 
Martingale closing theorem 마팅게일 닫힘정리 
Martingale convergence theorem 마팅게일 수렴정리 
Martingale domination theorem 마팅게일 우월정리 
Martingale of continuous parameter 연속매개변수 마팅게일 
Martingale of discrete parameter 이산매개변수 마팅게일 
Martingale problem 마팅게일 문제 
Martingale property 마팅게일 성질 
Martingale term 마팅게일 항 
Martingale transform 마팅게일 변환

나이팅게일은 들어 봤어도 마팅게일은 거의 들어 보지 않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주식 투자를 오래 하거나 공부 수준으로 파고들게 되면 마팅게일 문제 이론을 분명 접하게 되어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마팅게일 문제와 비슷한 상황이 의외로 주식시장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잘못된 투자로 물린 경험이 있거나 투자 경력이 오래되면 될수록 이 이론에 접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초보 투자자든 전업 투자자든 언젠가 한 두번은 물타기를 하게 되어 있고 그런 물타기를 하다 보면 물타기 전략에 대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그러다 보면 지금처럼(이 글을 보는 당신처럼) 어떤 키워드로 탐색을 하든 수학 용어인 마팅게일 문제(이론)를 접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건 마팅게일 문제가 바로 주식시장의 물타기 전략과 같은 개념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마팅게일은 사람의 이름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프랑스 남부의 지명이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도박" 전략 중 하나로 천 원을 걸고 이기면 천 원을 벌고 지면 천 원을 잃는 형식처럼 한 판을 이겼을 때 얻는 금액과 한 판을 졌을 때 잃는 금액이 같을 때, 그리고 이길 확률 50%와 질 확률 역시 50%로 동일한 형태일 때 도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말한다. 예로 든다면 내가 이기거나 맞힐 확률 50%, 지거나 못 맞힐 확률 50%인 카드 게임, 홀짝, 가위바위보 등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마팅게일은 단순한 전략이다. 이길 확률 50%, 질 확률 50%인 단순한 승패 게임에서 내가 게임에서 졌을 때 다음 판에 이전 판의 "두 배"에 해당하는 판돈을 걸면 된다. 이게 전략의 전부다. 내가 게임에서 연속으로 지더라도 언젠가 딱 한 번이라도 이기는 순간 "첫 판의 판돈에 해당하는 금액"이 최종 수익으로 남게 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에 "상응하는 베팅" 방식을 고수하는 전략인데 본전을 찾기 위해 이길 때까지 계속 두 배로 내기를 하는 것과 똑같다.

마팅게일 전략이 단순하지만 확실한 전략인 것은(필승전략) 도박을 하는 사람의 재산이 무한하다는 전제에서는 한 번은 무조건 이기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언젠가는 돈을 딸 수 밖에 없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상대가 판돈을 적게 가지고 있고 내가 천 번 이상을 져도 상관 없을 정도로 판돈을 지원할 수 있는 재력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이 전략은 무조건 먹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팅게일 문제가 말 그대로 "문제(Problem)"가 되는 건 마팅게일의 주요 전제인 무한대의 재력이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수준일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내기에서 판돈으로 걸 수 있는 재산은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기에 언젠가 한 번은 이긴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 한 번을 이기기 전에 이미 가진 돈을 모두 잃을 확률이 사실상 높다. 결국 마팅게일 전략 핵심은 재산이 무한하거나 이길 때까지 두 배씩 동원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베팅액을 아무리 높여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일 때만 실현 가능하다는 것인데 두 판째 부터는 더블로 판돈이 커지기 때문에 열 판만 해도 판돈이 1배-2배-4배-8배-16배-32배-64배-128배-256배-512배로 커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후부터는 상상초월 배수로 넘어가 11판부터는 바로 판돈이 첫 판의 천배로 규모가 커지게 되며 결국 20판도 하기 전에 웬만한 사람은 못 버틴다.  

내가 가진 재산 범위 안에서 단 한번이라도 이길 확률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내가 이길 순서가 오기 전 재산을 탕진할 확률이 100%다. 마팅게일 전략 자체가 고위험 고수익 방식을 취하는데 두 배 판돈 올리기 전략이기 때문에 원래 내기 판돈에서 판이 거듭될수록 실패했을 경우 손실액은 역시 두 배 이상씩 늘어나 판돈 소비 속도가 더 빠르고 많아진다. 판돈을 잃는 차원을 넘어 재산 전체를 탕진할 수 있기에 승리가 담보되지 않는 확률 게임에서 이 전략은 사실상 미친 전략이 될 수 밖에 없다. 마팅게일 문제가 "문제"가 된 이유다.

젠장...물타기 했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물렸어...오늘...또 하한가야....

그래서 주식투자 물타기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마팅게일과 주식 물타기에 대해 설명하는 대다수의 블로거와 전문가들도 그래서 물타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마팅게일 문제처럼 주식이 물렸을 때 (내가 이기지 못 했을 때) 자금을 원금의 두 배 이상으로 넣어야 물타기 효과가 발생하는데 주가가 계속 받쳐 주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물타기 효과는 희석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전에 넣었던 물타기 자금보다 배 이상으로 계속 넣어주지 않는 이상 첫 번째 물타기 할 때의 평단가를 맞출 수가 없다. 결국 언젠가는 주가가 내 평단가를 넘는다는 전제와 주가가 추락하는 과정에서 매일 두 배 이상씩 물타기를 할 수 있다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투자 원금을 넘는 내 재산 전체를 날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결국 마팅게일 문제의 "문제"에 당면하게 되는 것이다.

폴 피에르 레비가 처음으로 확률론에 이 마팅게일 전략을 도입하였는데, 확률론에 마팅게일이 도입된 이유 중 하나는 이 전략으로(판돈 2배 전략) 도박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가능한지 확률적으로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결국 전제 조건이 성립된다면 이것보다 정확한 필승 전략이 따로 없지만 반대로 기본 전제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이 전략은 사실상 도박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마팅게일 말 뜻 자체가 파리 사람들이 마르티그 지방 사람들의 어리숙하고 순진함에 빗대어 쓴 말이었기 때문에 멍청이와 맥을 같이 한다. 바꿔 말하면 멍청이들이나 쓰는 전략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도 다르지 않다. 마팅게일 전략을 도박이 아닌 주식에서 똑같이 활용한다고 했을 때도 똑같은 문제가 생긴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일단 내가 주식을 매입한 평단가보다 현재 주식 시세가 한참 아래 머무는 경우 물타기를 할 수 있는 자금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전제조건) 물타기를 한 두번 한다고 해서 해결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고 결국 돈은 돈대로 추가로 들어가면서 그대로 손실 구간으로 가지고 가거나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손절 처리 하거나 끝가지 버티다 휴지조각 꼴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무조건 이길 때까지 (주가가 내 평단가를 넘을 때까지) 난 매일 물타기를 하겠다고 하고 실제로 물타기 자금을 매일 투입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언젠가 주가가 급반등 하는 순간 분명 깨끗하게 털고 수익까지 낼 확률도 존재한다. 중요한 건 매번 그렇게 투입할 자금과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냐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참고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주식 시장도 "도박"과 다르지 않아서 도박 전략의 하나인 마팅게일 문제를 주식 시장에 적용한 것이 아니다. 도박과 주식 모두 "확률"을 따지는 게임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 "확률"에 의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고 가능한지를 보려 한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어느 정도 "운"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에서 내가 능동적으로 개입했을 때 그 운의 확률을 넘는 승수를 과연 쌓을 수 있는지 "확률"로 접근한 것이 마팅게일이고 그걸 주식에 접목해 따져 본 것이 주식 물타기 이해득실이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 올인과 스플릿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예전에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장면이 하나 기억난다. 겜블러 영화는 아니고 액션물인데 주인공이 잠깐 카지노에 들러 상대 악역과 조우하는 장면이 바로 카지노였다. 상대는 카드 게임에서 늘 상대방을 올인 시켜 이기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한 번도 진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 주인공이 상대 악역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게임을 잘 하냐고 필승 전략을 물었다. 그 때 상대 악역이 이런 대사를 쳤다

"난 내가 이길 때까지 게임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길 수 밖에요"

주식을 몰랐을 때는 이 영화 속 대사가 무슨 말인지 몰랐다, 단지 액면 그대로 파이터에게 어떻게 매번 싸움에서 이기냐는 질문에서 이기는 싸움만 하거나 이길 때까지 싸운다고 하는 수준으로 받아 들였다. 하지만 주식 투자를 하고 금융 투자 기법을 공부하면서 한참 뒤 우연히 다시 본 이 영화 속 저 대사는 "마팅게일" 전략을 의미한다는 걸 담박에 알아 들었다.

카드에는 속임수가 없고 진검 승부다. 카드 게임에 자신이 있는 주인공 앞에 당연히 악역이 매 게임 진다. 상대 악역은 당황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그 카지노를 사고도 남을 만큼을 돈이 충분히 있어 매번 잃는 판돈 자체는 그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주지 않는다. (마팅게일의 전제조건이 성립된 경우다) 몇 판이 진행된 후 주인공이 "올인"으로 베팅을 한다. 상대 악역은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콜"을 외친다. 결과는 주인공의 승. 하지만 상대 악역은 이내 비서를 시켜 칩을 다시 채운다. 첫 판에 가졌던 판돈에 지금 주인공이 가진 판돈의 합 만큼 다시 채웠다. 

몇 판이 진행되고 이야기가 오고 가는 사이 주인공은 다시 "올인"을 부른다. 상대 악역은 좀전의 올인 상황과 다름 없이 "콜"을 외친다. 카드를 펼쳐 보니 이번에는 악역이 이겼다. 주인공은 모든 판돈을 잃었고 상대는 잃었던 돈까지 전부 회수했다. 마팅게일의 필승 전략이 완벽하게 먹힌 케이스다. 설령 이 재력가와 게임하는 상대가 전문 겜블러라고 해도 카드 속임이 없다면 단 한 번만 이기면 되는 것이 마팅게일 전략이기 때문에 이 사람처럼 매번 버틸 재력만 있으면 결국 이 전략을 쓴 사람이 판돈을 다 가지고 가게 되어 있다.

근데 여기서 우리는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팅게일 문제는 여전히 주식시장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전략 중 하나다. 물론 물타기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움직이지만 그 물타기가 마팅게일의 개념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주식과 마팅게일 연관성의 함정. 물타기를 설명할 때 마팅게일 전략을 차용해 물타기의 효율성을 검증하지만 정작 마팅게일은 어디까지나 확률적으로만 접근했을 뿐,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진 않는다. 전제 조건에 의해 전제 조건이 성립되면 무조건 "성공", 전제 조건이 안되면 사실상 "불가능"으로 전제 조건 자체가 까다로워 불가능한 전략으로 평가가 내려졌지만 마팅게일 방식으로 주식 시장에서 물타기 하는 경우는 정작 드물다. 마팅게일 문제론을 보고 물타기를 하지 말라 하지만 정작 물타기 하는 사람들은 마팅게일 문제론처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본질.

따지고 보면 펀드 운영 방식이 물타기 개념과 비슷하고 (주가 하락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도 고점에 물려 저점 매수를 한다고 할 경우 사실상 물타기와 다르지 않다. 알고 보면 기관이나 외국인들도 자주 쓰는 고전 기법 중 하나가 물타기인데 물론 기초가 튼튼한 종목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으니 저점 매수 포인트를 잡아 평단가를 낮춘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라 일반 물타기와 다르나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이 물타기다.

평단가를 낮춰 주식 매입가를 현 시세와 거의 비슷하게 맞춘 뒤 단 한 번의 고점이 발생하면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는 물론 전문 투자자도 수시로 쓰는 전략이 물타기다. 물론 대체로 물린 사람들이 물타기를 쓴다고 하지만 주가 변동 확률이 50 : 50 인 주식 시장에서 물타기를 안하고 그대로 둔 다는 건 큰 돈으로 몰빵하지 않는 이상 현실과 갭 차이가 난다. 마팅게일은 횟수와 자금이 정해져 있어 무조건 그 룰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승률을 따질 때 제약이 크나 (그래서 좋은 전략이 아니나) 그건 어디까지나 도박의 경우이지 주식 시장은 마팅게일 룰에 따라 움직일 필요가 없어 곱절로 물타기를 매 번 할 필요도, 수시로 할 필요도 없다. 마팅게일 문제론을 알면서도 주식에서 물타기가 여전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마팅게일을 적용할 경우 도박에서는 판돈이 아주 중요한 전제 조건이었으나 주식은 돈 놓고 돈 먹는 올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물타기 자금(총알)이 무한대로 있지 않다도 된다. 도박에서의 마팅게일 룰이 판돈 2배인 이유는 올인으로 본전과 수익을 동시에 회수하기 위함인데 주식에서는 올인을 할 이유가 없고 포커의 "체크" 처럼 일일 매매를 그냥 넘길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금에 의한 마팅게일의 결과처럼 악순환이 (더블 베팅) 생각보다 많이 생기지 않는다. 100만원어치 주식을 샀는데 다음 날 떨어졌다고 200만원어치를 더 사고 그 다음 또 떨어졌다고 400만원어치를 사고 다음 날 또 떨어졌다고 해서 800만원어치를 고정식으로 갑절로 사는 사람은 정작 없다는 뜻이다.

반드시 한 번은 내 평균 매입 단가를 넘는 상승세가 나와야 한다는 점은 같지만(도박에서 단 한 번이라도 이겨야 하는 것과 같지만) 평단가를 낮추는 행위 자체가 운이 아닌 투자자 본인의 개입으로 발생한다는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생긴다. 도박에서의 마팅게일 문제는 승리에 있어 오직 "운"에 기대어야 한다. 좋은 패가 들어 올 때까지, 그리고 좋은 패가 들어 왔어도 상대보다 높은 패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 운이 나에게 오기까지 판돈을 버틸 수 있냐 없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주식은 그 운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평단가를 조절함으로 인해 현 시세에 보다 가깝게 맞추는 것 자체가 수익 구간으로 가기 위한 구간 거리를 직접 조절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마팅게일 문제,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자. 이걸 단순 물타기로 접근하는 분이 있고 분할 투자로 접근하는 분이 있는데 분명 물타기와 분할 투자는 전혀 다른 방법이지만 나누어 산다는 것만 보면 겉보기는 같다. (분산 투자는 여러 종목으로 나누어 사는 방식이고 분할 투자는 한 종목을 여러 번 나누어 사는 방식이다) 물타기 투자는 그 자체가 올인에 기반한다. 대부분 종목을 살 때 몰빵하는 형태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종목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 물타기를 시도한다. 이 때의 물타기 목적은 "탈출용"이다. 반면 분할 투자는 그 자체가 스플릿에 기반한다. 분할 매수의 목적은 "수익 극대화"다. 추세를 보면서 "수량"을 수익이 극대화 할 수 있을 때까지 모으는데 중점을 둔 매수 방식이다.

그 점에 있어 분할 투자 자체는 물타기와 개념은 분명 다르다. 처음부터 나누어 살 목적으로 꾸준히 매입 계획을 갖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분할 매수 자체가 원래 계획에 있는 투자 방식이다. 그게 평단가가 시세보다 높으면 물타기 효과가 생기지만 반대로 평단가가 시세보다 낮으면 반대로 불타기 효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분할 투자를 물타기로 보는 사람은 없다. 이 때는 불타기를 노린 불쏘시개 모으기라고 봐야 한다 (앞서 펀드나 연기금도 사실 물타기 보다는 분할 투자에 가깝지만)

반면 진짜 물타기에 해당하는 경우를 보면 처음부터 물타기 계획은 없다. 물리다 보니 나온 대책이 물타기일 뿐, 손절하지 못하고 미련에 사로 잡혀 추가 매수를 하는 것이니 분할 매수와 당연히 의미는 다르다. 추가로 산다는 점에서 분할 매수나 물타기나 같지만 그 추가가 자의적이냐 타의적이냐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본질은 분명 다르다.  한 종목에 올인을 해서 물리면 하는 것이 일반적인 물타기다. 일단 물렸다는 것 자체가 망했다는 것이고 그 망한 상황에서 물타기가 들어갔으니 결과가 더 안 좋아지는 건 분명하다. 물타기 결과가 대체로 좋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나누어 산다는 방식은 똑같지만 분명 분할 매수와 물타기 매수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이런 무한 물타기 반복이 되는 종목 자체는 반전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잡주) 깨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 없어진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냉정하게 물타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 종목 자체가 물타기에 적합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설령 물타기를 시도하다 더 큰 화를 입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종목 선정 자체가 실패한 경우라면 물타기는 고심의 고심의 고심을 한 뒤 결정해야 한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주식 격언에는 이런 말이 있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 주식 종목이 망해도 탈출 기회 3번은 준다"

물타기도 타이밍이 분명 있다. 무조건 물렸다고 해서 들어가는 건 미련한 짓이다. 물타기를 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상장폐지" 여부다. 블루칩이나 코스피 중소형주라면 그래도 재무제표가 받쳐주니 상폐 여부는 고려 상황이 아니지만 코스닥이나 기타 잡주에 물렸다면 무조건 상장폐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재무제표는 어차피 쓰레기 수준일테니 안 봐도 무방할테고)

일단 해당 기업의 뉴스라는 뉴스는 다 찾아 보면서 이 회사가 상장 폐지 당할 확률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확률이 최소 3년, 최대 5년 안에 벌어질 수 있는지 간보기를 해야 한다. 물론 그 정도 실력이면 애초에 이런 종목에 물리지도 않았겠지만 상폐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전조 증상이 있기 마련.

물타기를 해도 상장폐지 당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에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건 상폐다. 상폐만 안 당한다는 전제라면 숨만 쉬어도 상관이 없다. 어차피 물타기 과정에서 떨어진 시세는 더 떨어질 것도 없어 평단가 추종하기에는 종목이 숨만 쉬고 있을 때가 더 좋다. 수년 치 기사를 찾아보고 대표이사 얼굴이 박힌 인터뷰 기사가 단 1개도 없다면 일단 물타기 전략은 홀딩, 재무제표에서 영업이익과 BPS, EPS는 어차피 개박살이 났겠지만 해마다 총 매출마저 박살이 나고 있다면 내실은 물론 기본 외실조차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니 물타기 전략은 홀딩. 네이버 등의 증권 게시판 뉴스란에 최근 뉴스가 3개월 이전 기사라면 물타기 전략 역시 홀딩.

반면 반대로 대표이사 인터뷰 기사가 있고 재무제표가 엉망이지만 그래도 매출은 어느 정도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경우는 물타기 가능이라 볼 수 있다. 또 최근 기사 역시 실속 없는 테마 형태의 이슈 기사거리라 해도 꾸준히 달에 1건 이상이라도 나오고 있다면 소문 난 잔치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해도 일단 손님은 오기 마련인지라 이 때 역시 물타기를 시도하기에는 적당한 타이밍이 된다.

증권 토론 게시판이나 종목 게시판에서의 잡썰은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사람이 없다고 해서 문제될 것도 없고 하루에 3건도 글이 안 올라 온다고 해서 조급해 할 것 없다. 오히려 철저하게 외면 당한 소외주라면 차라리 더 이상의 추락은 막으면서 평단가를 낮출 수 있는 마지막 물타기 기회일 수 있기 때문에 소외 당할 거면 철저하게 소외 당하는 것이 훨씬 낫다. 어설프게 파리만 꼬이면 주가는 장난질에 의해 더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기 때문이다. 

이 때 물타기를 들어가는 시점은 최소 3개월 이상 주가가 +- 한 자리수 이내 사이로 움직일 때다. 평단가를 낮추어 시세를 추종하려면 당연히 시세가 가만히 있어 주어야 하는데 시세가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거나 움직임의 폭이 크면 물타기 역시 희석되면서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물타기는 주가가 횡보할 때, 사람들이 외면할 때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다. 보통 물타기를 할 때 반대로 사람들이 그나마 있을 때, 주가가 막 움직일 때 하는데 이런 경우 예외 없이 물타기를 여러 번 시도하다 더 물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상식적으로 술래를 잡으려면 움직이지 않을 때 잡아야지 움직이는 술래를 잡으려다가는 내 힘에 지쳐 내가 먼저 쓰러지게 된다는 걸 상기하자. 물타기도 상식으로 접근하라는 뜻이다.

아무리 물타기를 해도 시세를 완전히 잡을 순 없다. 내 물타기 자체가 시세와 호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외주라면 시세 역시 움직임이 더 생긴다. 물타기는 무조건 "탈출" 목적이 1순위이기 때문에 탈출과 동시에 "수익"을 내려는 욕심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 대부분 물타기를 하면서 기왕 이렇게 된 것 수익까지 내고 가자 욕심을 내는데 그 와중에도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라면 물타기도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 시세를 넘는 본전 구간이 왔음에도 "우와 본전이나 왔네" 하고 아쉬운 마음에 욕심을 내다 결국 다시 물리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A그룹 - LG전자, 아모레퍼시픽, B그룹 - 바른손, 삼성제약, SGA (2018년~2019년)

지인이 예전부터 제대로 물려 있던 회사다. A와 B는 내가 자의적으로 분류 했는데 A그룹은 그래도 상폐 걱정 없이 언젠가는 복구 가능하다는 전제로 접근할 수 있는 물타기 가능 종목으로, B그룹은 그 외 나머지다. 여러분이라면 어느 그룹부터 탈출을 시킬까. 대부분은 A그룹에 물타기 자금을 넣을 것이라 판단된다. 왜? B그룹은 그냥 버리는 셈치고 A그룹이라도 살리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고 물타기 효과가 크니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반대다. A는 오히려 시간과의 싸움이라 당장 내가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시간 벌이가 된다. 반면 B그룹은 불안하다. 불안하기 때문에 배척하고 그나마 안정된 A그룹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일반 투자가 아닌 물려서 물타기 위해 들어가는 경우라면 당연히 먼저 탈출 시켜야 하는 당위성이 B그룹에 더 많기 때문에 난 B그룹부터 물타기를 시도할 것이다. A그룹의 두 종목은 그래도 내 원금은 지켜진다는 믿음이 오히려 있기 때문에 급할 것이 없는거다.

웬만하면 개인 자문을 안 하는데 하나 같이 죄다 물려 있다고 해서 받은 종목 리스트가 위 5개 회사다. 일부는 위험 종목이지만 그래도 당장 상폐 위험은 없다는 판단 아래 삼성제약 - 바른손 - SGA - LG전자 - 아모레퍼시픽 순으로 물타기 자금을 넣으라고 전략을 짜 주었다. 나락으로 떨어져 숨만 쉬는 종목들이었지만 그래도 먼저 탈출 할 수 있을 것 같은 순서대로 짠 것이 이 순서다. 2018년, 2019년 두 해의 시세를 찾아 보면 알겠지만 위 5개 회사 시세는 정말 최악이다. 물타기를 하기 전부터 이건 "장기전"이다 생각이 들었고 물타기 중에도 이건 "다음 해까지 간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숨만 쉬기만 하고 죽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에 언젠가 한 번은 튀겠지라는 마팅게일 문제론에 입각해 그 분께 조금씩 여유가 있을 때만 물타기를 하라고 했다.

순서대로 5개를 다 물타기 하는 것이 아닌 앞에 순서대로 하나씩 각각 마이너스 손실률을 -20% 수준으로 맞출 때까지 하라고 말이다. -20% 이내로 맞춘 건 한 방에 탈출 할 수 있는 안전 구간(그린존)이기 때문이다. 작은 이슈에도 굳이 상한가까지 안 가더라도 움직임의 폭이 제대로 크게 떴을 경우 탈출 할 수 있는 세이프 구간을 만든 것인데 그게 바로 -20%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결과만 이야기하면 그 분은 이 5종목을 모두 안전하게 탈출 했다. 일부는 약간의 오버 수익까지 냈지만 대부분 아주 작은 손실만 내고 깨끗하게 잘 털고 나왔다. (코로나 이전 2019년 이야기다, 코로나 때, 삼천피 찍을 때 탈출 한 것이 아니다) 크게 급변할 만큼 시세가 출렁 거리지는 않았지만 소액이라도 꾸준히 사 모으면서 완전 저점에서 매수를 하다 보니 평단가 낮추는 속도가 아무래도 빨랐고 수량이 꽤 많이 모아졌어도 그 자체가 매집 효과를 내면서 시장에 풀리는 매도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워낙 소외 받았던 시절이라) 시간은 오래 걸렸어도 결국 큰 손실 없이 거의 본전 수준으로 자본을 회수했다. (기회 비용과 정신적 고통으로 보면 상당한 출혈이었지만)

결론은 마팅게일 문제도 조건을 달리하면 된다. 마팅게일은 무한대의 재산으로 언제인지 모를 이길 때까지의 무한대의 게임 횟수를 해야 하지만 (필승 조건) 주식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주식에서의 마팅게일은 유한한 재산 안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금을 갖고 언제인지 모를 이길 때까지의 유한 횟수를 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충분히 마팅게일 룰을 바꿔 도박의 경우 보다는 나에게 훨씬 더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도박에서의 마팅게일 방식이 지상 1층에서 5층까지 오르는 과정을 연산한 방식이라면 주식에서는 지하 5층에서 지하 1층까지 가는 과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둘 다 올라가는 것은 같지만 추구하는 목적지가 같지 않다. 전자는 오른 것이 전부지만 후자는 내려 간 뒤 다시 오른 경우다. 후자는 내려 갔다 올라가는 것이라 몇 번을 도전하고 얼마를 써야 하는지(탈출구가 어디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판돈 10만원, 판돈 100만원이면 마팅게일 문제처럼 실현 불가능한 전략이 되지만 판돈 1원이면 10번을 연속으로 져도 판돈이 500원대다. 20판이 넘어가도 알바비 수준이라 버틸 수 있다. 마팅게일 문제에 의하면 돈이 없으면 무조건 불패하고 탈출 할 수 없는 것처럼 해석되지만 게임 요소의 행동 파이(크기)를 줄이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돈이 많으면 복권도 많이 살 수 있으니 확률적으로 매우 유리한 로또도 결국 "한 번에 많이 산 사람"보다는 '적게 꾸준히 산 사람'이 대부분 1등에 당첨된 것처럼, 물타기 역시 파이(크기)를 줄이되 그마저도 꾸준히 나누어 사는 방식으로 개입을 하면 물타기도 충분히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물타기를 한다고 해서 그마저도 한 번에 다 사지 말라는 뜻이다. 물타기 마저도 나누어 분할 매수하면 분할 매수 할 때의 수익 극대화 효과를 그나마 비슷하게 물타기에서도 챙길 수 있다. 단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은 최대한 끌어 오는 것. 올인으로 10번 도전하지 말고 스플릿으로 10번 도전하면 도박에서도 마팅게일은 돈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식을 돈 놓고 돈 먹는 도박판이라고 보는 사람은 분명 있다. 주식 시장 자체는 기업의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 시장이지만 현물 시장만 있는 것이 아닌 선물 시장, 특히 옵션과 같은 파생 상품 자체도 상당수 거래되는 포털 마켓이기 때문에 도박이라는 인식이 잘못되었다고 부정하기는 어렵다. 주식 시장에서의 파생 상품 자체가 그런 도박성을 합법적으로 만든 상품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는 투자와 도박이 동시에 벌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선물 자체는 보험의 역할도 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도박이 아니다)

2008년 벌어진 금융위기만 보더라도 주식 시장에 도박 개념이 없었다면 그런 일은 벌어지기 어렵다. 구조화 채권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파생 상품들을 계속 만들어 판매를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기업의 자금 시장 역할만 존재했다면 애초에 그런 사태는 벌어질 이유가 없다. 물론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채권이고 그것을 여러가지로 나누고 다시 붙이는 구조화 과정에서 파생적 수입을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완전한 도박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도박과 다름 없는 부실 파생 상품까지 정상적인 파생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한 것이 문제가 되어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초래한 건 맞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 도박은 없다고 단언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어느 한 쪽의 단면만 보고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전체 주식 시장의 본질은 기업 자금 융통과 투자 유치가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어 본질 가치는 당연히 도박이 될 수 없다. 주식 시장의 일부인 파생 시장, 파생 상품에서 벌어지는 결과를 보고 주식 시장 전체가 도박이라고 판단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물론 현물 시장에서조차 단순히 종목을 사고 팔며 시세 차익만 추종하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라 그런 사람들에게는 "배당"이 주목적이 아닌 만큼 기업 분석과 재무제표 대신 차트를 주요 매수 근거로 삼을 수 밖에 없다.

오로지 그림(차트/그래프)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은 도박판의 화투(그림)만 보고 베팅하는 도박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주식을 "숫자"가 아닌 "그림"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주식 시장은 분명 도박이고 도박장이다. 물타기가 100% 효과를 내지 못하고 쫄딱 망하는 경우는 바로 그림으로 주식 투자하는 경우다. 변수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물타기 할 때마저 그림(그래프) 보고 매수를 하기 때문에 물타기 효과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주식은 생각과 달리 그림처럼, 그림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검증할 것도 없다. 정말로 그래프, 차트대로 움직인다면 차트, 그래프로만 투자하는 사람은 다 졸부가 되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주요 방송에서 주식 현자로 소개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TV에 나오는 유명 주식 부자들은 그래프와 거리가 먼 가치투자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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