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 가장 쉽게 공부하고 접근할 수 있는 주식 종목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고민 되는 건 종목 발굴이다. 신문 기사와 주변 지인들, 금융 주식 커뮤니티를 발품 팔며 정보를 얻어도 선뜻 도전하기 쉽지 않다. 주식 자체도 처음이라 잘 모르는데 회사 정보와 기업 스토리를 꿰뚫어 보는 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최소한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물건을 만들고 어떤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는지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해야 하지만 그게 막상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는 상장 거래 되는 주식회사만 해도 2,000 종목이 넘는다. 그걸 다 일일이 둘러 보고 살펴 보는 건 주린이 입장에서는 절대적인 무리. 결국 주변 사람이나 리딩 업체의 불분명한 기업 정보만 믿고 Go를 외치는 악순환이 된다. 무엇보다 (1) 모의 투자를 경험하고 시험 삼아 (2) 소액으로 분산 투자를 한 다음 (3) 투자 경험을 쌓고 자신의 투자 캐릭터를 레벨 업 시킨다는 생각으로 투자 행동에 나서야 하는데 시작부터 종목 선정에서 발목이 잡히니 나중에 가서도 고생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첫 단추가 (종목 발굴) 잘못 되니 그 다음부터 계속 엉뚱한 주식 종목에 매달려 "본전" 심리까지 더해 극히 일부를 제외 하고는 투자의 끝이 좋지 않다. 주식이나 인생이나 첫 단추가 잘못 되었음을 안다면 잠시 쉼을 갖고 그 첫 단추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걸 못 고친다.
주식과의 첫 데이트
내 인생 첫 주식이라면, 내 인생 첫 이성 교제, 내 인생 첫 데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으로 마음을 잡고 사랑이라는 방정식을 풀어 나가기 위해 애정 전선에 뛰어 들었다면 첫 상대를 잘 만나야 하는 것처럼 (헤어지더라도) 시작에서 끝을 보려 하면 안된다.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첫사랑으로 시작해 그 사랑이 끝사랑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정작 흔치 않다. 경험이 없던 시절에는 누구나 실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몇 번의 "만남"이 있고 난 뒤 제대로 된 사람을 보는 "안목"이 생기면 그 때야 비로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고르는 것이 순리다. 주식도 마찬가지.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정식 교제를 통한 이성을 만났다고 치자, 스마트폰의 이성 친구 찾기 앱 소개로 알게 되었고 지금은 진지한 마음을 갖고 사귀게 되었다. 외모와 매너는 마음에 든다. 첫 만남 이후 꾸준히 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그 상대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 살며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내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일단 상대가 먼저 알려주지 않은 것도 있지만 내가 그런 기초적인 정보조차 얻을 생각이 없다(?) 그냥 만나면 좋고 즐거울 뿐이다. 다들 이렇게 만나고 이렇게 결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착각 속에 빠져서..
상식적으로 이런 만남, 절대 오래 갈 수 없다. 축하는 커녕 주변 친구, 내 가족도 만남을 의심하며 걱정만 할 것이 뻔하다. 몇 개월을 사귀었지만 남친, 여친이 무얼 하는 사람인지 모른다고 하면 주변 사람은 본인을 이상하게 쳐다 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 할 것이다. "그 사람 제대로 알아 봐야지 너 바보야"
그렇다. 주식도 이성 교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만남이 있고 중개가 있고 헤어짐이 있다. 웃고 울고 기쁘고 슬프고 희노애락이 똑같다. 묻지마 만남이 무섭듯 묻지마 투자도 다르지 않다. 끝이 좋을 수가 없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지극히, 명백히, 무조건 선행 되어야 하는 건 나와 사귀게 될 사람에 대한 "정보"다. 그 정보를 갖고 만나는가, 정보 없이 그냥 만나는가 차원은 이야기다 완전 다르다.
주식 초보자, 주린이들은 상대를 고르는 것 자체가 어렵다, 어쩔 수 없다. 첫 사랑이 다 비슷한 것처럼 안목이 부족하니 마음대로 찾기가 쉽지 않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고르면 정보가 없고 정보는 있다면 또 그걸 감별하는 능력이 없다. 그러다 보니 타인에게 이 사람 어때, 저 사람 어때 의존하는 경향이 짙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걸 물어보는 주변 지인(타인)도 감별하는 능력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애초에 주린이 주변에 고수가 있다면 그 주린이는 시작부터 주린이 딱지는 쉽게 떼니 주린이가 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보고 직접 데이트 신청을 하기 보다는 커플 중개 어플을 통해 손 쉽게 받으려고 하는 것처럼 주린이도 주식 정보 어플이나 리딩방을 통해 손 쉽게 정보를 받으려고 한다. 상대가 누군지 상관 없이 일단 수익률(외모)만 좋으면 만사 OK라는 무모한 정신으로..
아저씨, 물 좋은(검증된) 곳 어디 없나요?
물론 주린이의 입장, 충분히 이해한다. 모든 주식 투자자가 똑같을 수 밖에 없다. 주린이 생활 없이 시작부터 고수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주린이에게는 투자 세계는 미지의 세계다. 방향을 어디로 잡아야 할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은 잘 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수시로 점검을 하고 실수가 없나 검토를 해도 경험이 부족하면 보이스 피싱처럼 착각 속에 당할 수 밖에 없다.
주식 초보자는 남들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좋은 상대부터 잘 골라서 가볍게 "데이트" 한다는 마음으로 상대를 골라야 한다. 주식을 오래, 앞으로 꾸준히 할 생각이라면 첫 투자의 수익률과 상관 없이 일단 첫 상대를 잘 골라야 한다. 나에게 재미 혹은 경험을 줄 만한 충분히 검증된 상대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 입김에 휘말려 누군지도 모르고 뭘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과 사귄다는 건 무모한 짓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가 나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내가 상대를 잘 알 수 있어야 한다.
1. 운동장에 아이들이 우왕좌왕 하고 있다. 줄을 똑바로 서라고 해도 삐뚤삐뚤 움직인다. 이럴 때 선생님이 한 학생을 보고 외친다. "거기 너, 기준!", 그럼 지목된 아이가 외친다, "기준!". 아이들은 양팔 간격으로 줄을 맞춰 선다. 단지 기준을 정했을 뿐인데 줄이 깔끔하게 세워졌다. (모든지 기준이 일단 정해지면 그 다음이 수월해 진다)
2. 연병장에 군인들이 모여 들었다. 교관은 군인들에게 "주목"을 외친다. 앞 줄 군인에게 "거기 너 기준!"을 외친다. 그럼 지목된 군인이 외친다, "기준!", 그러자 교관이 2오 횡대, 혹은 4열 종대를 외치며 헤쳐 모여를 외친다. 군인들은 헤쳐 모여를 외치며 순식간에 깔끔한 줄 맞추기를 끝낸다.
KBO 프로 야구가 있다면 KSO 프로 주식도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에 KBO 프로 야구 리그가 있다면 금융에는 KSO 프로 주식 리그가 있다. 물론 실제로 존재하진 않고 예전부터 내가 그냥 주식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쉽게 접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기준" 잡을 때 쓰는 말이다. 주식을 처음 하게 되면 어디서 어떤 종목을 선정해야 할까 고심하게 되는데 사실 특별한 기준이 없다면 중구난방이 되기 쉽다. 나름 선택의 기준을 잡고 특정 카테고리에서 종목을 찾거나 주식 종목 인기 검색 위주로 누구나 알 만한 종목을 찾는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 바구니에 담긴 종목들을 보면 생뚱맞다.
주린이가 가장 쉽게 안정적으로 종목을 발굴하는 첫 번째 방법은 프로 야구 경기인 KBO 리그다. KBO 리그 야구단 구성을 보면 알겠지만 야구단의 모기업, 혹은 메인 스폰서 기업들은 전부 상장 회사라는 걸 알 수 있다. 삼성, NC, SK, 두산, 롯데, 키움, 한화, 기아, KT, LG 10개 구단이 있다. 어느 곳 예외 없이, 모기업과(스폰서 기업 포함) 그 모기업의 계열사들만 따져도 우리나라 주식의 상당 부분은 관심 종목 안에 다 들어간다. 거기에 재계 서열 10위 안에 드는 재벌들이 대다수다. 못해도 30위 안에는 무조건 들어간다. 애초에 그런 능력과 자본이 되니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종목 안정성 역시 높다. 주린이 입장에서는 정말 잘 차려진 위생 좋은 뷔페인 셈이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똑같이 그 리그 팀을 주식 "종목"으로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 특정 팀을 좋아하지 않아도 관심이 가는 야구단을 고르거나 또는 내가 사는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야구단을 찾아 그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를 골랐다면 롯데 그룹의 롯데 계열 기업 위주로 투자 대상을 찾아 공략하는 것이고 삼성 라이온즈를 선택했다면 삼성 그룹 위주의 계열사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아니면 나만의 KSO 리그를 새로 만들어 10개 회사의 종목을 골고루 담아 주식 구단을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SK바이오팜, 두산중공업, 롯데지주, 키움증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자동차, KT, LG전자 등 실제 10개 야구단과 연관성이 있는 회사들 중 관심이 가는 회사로 분산 투자해 고루 담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회사를 먼저 보지 않고 야구단을 보고 종목을 고르면 묻지마 투자와 뭐가 다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최소한의 업종이나 사업 성장성(코드) 조차 보지 않고 야구단과 빗대어 야구단 회사들과 엮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이냐 따질 수 있는데 "주린이"라면 이것 만큼 좋은 선택이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앞서 설명했지만 이 야구단 자체가 이미 재계 서열 순위를 갖는 대기업들이며 주식 투자 시장 안정성에서는 그 어떤 회사들보다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거기에 대부분의 유망 아이템과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이들 기업 군 안에 거의 다 들어가기 때문에 선택은 시간 문제일 뿐 실수할 확률을 줄여준다.
"최소한" 이 회사들이 무얼 하고 무얼 만드는지 주린이 본인들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실패 확률은 줄이고 안정성은 높이는 두들겨 보고 건너는 수고를 덜어주는 징검다리 작전인 것이다. (역으로 능력을 갖춘 중수 이상은 이 리그가 재미 없을 수 있다, 고위험 고수익 추구와 거리가 있기 때문)
KSO 프로 주식은 KBO 프로야구단을 기초로 설명하지만 꼭 프로 야구에만 한정된 건 아니다. 배구, 농구, 축구 등 프로 스포츠라면 어떤 것이어도 상관이 없다. 다만 배구는 금융사(보험사) 위주, 농구는 대학교 위주, 축구는 지역이 메인이 되다 보니 기업 연관성이 프로 야구보다는 떨어진다. 축구는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 등의 몇 개 구단을 빼면 강원FC, 대구FC, 광주FC, FC서울, 인천 유나이티드 등 지역 이름으로 나가기 때문에 주식과 겹쳐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프로 야구로 치환해서 보는 것이 가장 낫다.
프로 야구단이 10개 구단이니 10개 회사 종목이 전부라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각각 구단과 얽힌 모기업의 계열사들도 상장사이기 때문에 가이드 라인을 팀 별로 묶어 보면 건드릴 만한 종목은 100개는 금방 넘는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예를 들어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살펴보자.
SK 와이번스 야구단이니 "SK"그룹의 상장 회사들은 일단 레이다망에 들어오게 된다. SK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는 물론 지분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들까지 추린다면 약 20여개 회사가 나온다. 회사 이름에 SK가 없어도 마찬가지,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갖고 있다면 SK그룹 관련 종목이기 때문에 레이다망에 다 집어 넣어야 한다. (관심 종목으로 설정하라는 의미) 여기서 자신이 조금이라도 잘 알거나 관심 있는 회사를 골라 매수 바구니에 담으면 된다.
이 중 SK텔레콤을 샀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SKT를 샀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SKT의 여러 자회사, 손자회사, 지분 연결회사가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찾아 들어가면 종목들이 더 늘어난다. 11번가 쇼핑몰과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들이다. 무인 경비 회사인 ADT캡스 역시 SK텔레콤의 자회사다. 포털 사이트인 "네이트" 역시 SKT가 모기업이 된다. 이들은 비상장이지만 SKT 자회사 중에는 SK하이닉스나 나노엔텍 같은 상장사도 있다. 그러니까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같은 회사만 관심을 두고 살 게 아니라 각각의 회사에 딸린 식구들(자회사)도 봐야 한다. 그래서 야구단 하나 골라 보라는 것이 야구단 하나만 선택해도 종목 10개는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넘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경우도 마찬가지, 삼성 라이온즈를 선택했다면 그 안에는 삼성 타이틀이 아니어도 제일기획, 호텔신라, 에스원, 멀티캠퍼스 같은 회사들이 따라 들어갈 수 있다. 이름은 달라 보여도 다 "삼성"이기 때문이다. 잘 몰라도 상관이 없다. 삼성 그룹 모르는 국민이 없는 것처럼 삼성에 대해 개별적으로 집중 공부를 하지 않아도 주린이 입장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이다. 삼성 계열사 위주로 펀드 담듯이 나만의 야구단을 만들어 보자 하는 것도 괜찮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 4개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야구단의 경우 모기업이 아닌 스폰서 기업이기는 하나 프로 야구단에 들어 왔으니 크게 다를 건 없다. 다우키움 그룹은 키움증권을 빼고 대부분 "키움" 사명을 쓰지 않는데 한국정보인증, 사람인에이치알, 다우데이타, 키다리스튜디오 등 다우키움 그룹에 속한 계열사와 연결회사를 찾아 골라 담을 수 있다. 주식을 야구처럼, 주주이면서 해당 야구단 팬이 되는 것처럼 재미를 붙여 스포츠 게임을 활용한 소소한 머니 게임을 해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주식 뉴스와 스포츠 야구 뉴스를 보는 재미도 조금 더 특별해 진다. 스포츠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주식 리그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고전 중이라는 걸 알 것이고 삼성 라이온즈 역시 법원 판결 문제로 주식 리그에서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면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덕분에 NC 다이노스, LG 트윈스, KT 위즈는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데 가상의 주식 야구단을 만들어 선수(종목) 성적을 보고 영입(스카웃) 혹은 퇴출(FA) 하는 식으로 나름 재미 요소를 추구할 수도 있다.
눈치가 빠르다면 내 야구단을 특정 야구단의 기업 사단에 얽매이지 않고 "올스타전"으로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10개 야구단의 계열사들을 총 정리해서 하나의 올스타로 규합 시켜 투자하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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