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밥도 비빔밥처럼 비벼 먹으면 안되는 것일까 (볶음밥, 비빔밥,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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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음식탐구

덮밥도 비빔밥처럼 비벼 먹으면 안되는 것일까 (볶음밥, 비빔밥, 덮밥)

by 깨알석사 2019.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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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방식에 있어 정해진 방법이 있는 음식들이 있지만 법처럼 반드시 지키거나 따라야 하는 건 아니라서 각자 취향에 맞게 먹으면 되는 것이 있다. 탕수육의 부먹과 찍먹처럼 원래 탕수육이라는 건 소스가 부어진 상태에서 웍에 담겨 같이 볶아지다가 내어주는 것이 보통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튀김이 바삭함을 유지하고 눅눅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저가의 배달용 탕수육이 청요리집 탕수육의 그것과 같다고 착각해 먹다 보니 실망감에 따로 찍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것일 뿐 정석대로 먹으려면 당연히 부어 먹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배달 시간과 조리가 완성되어 식사까지 이루어지는 시간을 고려하면 원래 방식을 고수할 수 없고 또 셋트 형식으로 싸게 만들어진 탕수육은 애초에 볶을 때 소스가 같이 버무려지는 것이 아니니 배달을 통해 먹는 탕수육은 아무리 탕수육이 원래 부어 먹는 형태가 정석이어도 이 경우에는 찍어 먹는 것이 상황에 따른 정석이 될 수 밖에 없는데 각자 취향과 입맛에 따른 선택이라 하지만 음식이 손님 입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상황적 요소일 뿐 중국요리 집에 가서 먹으면 부어 먹는 것이 맞는 취사 형태일 것이고 중국요리 집을 안 가고 집에서 시켜 먹으면 찍어 먹는 것이 그나마 탕수육 맛을 최대한 끌어 올려 먹는 취사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난 찍먹, 부먹 따질 것 없이 어떤 상황에 따라 먹느냐가 부먹과 찍먹의 갈림길을 정리해 주는 기준이 된다. 원래의 정석과 상황에 따른 방식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니 알고 먹으면 어떤 것이 더 나은 먹는 방법이고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된다는 말이다.

이런 먹는 방법에 있어 취향에 따른 형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잘못 정립된 음식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덮밥이다. 덮밥이라는 것이 찬(반찬)이 밥 위에 올라가 있어 한 그릇 위에서 밥과 찬을 모두 먹는 단품 음식이 되는데 이게 사실 비빔밥의 형태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비빔밥과 덮밥은 분명 완전 다른 음식이고 형태이나 한 그릇 안에 모두 담겨 밥과 같이 먹는다는 점에서 비벼 먹냐, 비비지 않고 밥과 양념된 찬을 따로 먹냐의 차이만 있는데 덮밥은 과거 고급 요리에 속해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었을 뿐더러 민중들이 먹는 방식은 비빔밥 형태로 모든 음식물을 섞어 먹는 방식이 대중적이었기 때문에 덮밥은 우리에게 그렇게 익숙한 형태의 음식 형태는 아니다.

덮밥이라는 음식물 자체만 보면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찬을 따로 두고 맨밥과 같이 먹는 일반 백반 정식과 먹는 방식이 동일하고 찬의 위치만 다를 뿐 (밥 위에 있냐 없냐) 밥 따로 찬 따로 먹는 우리의 일반 가정식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한 그릇에 모두 담아 밥과 함께 먹을 것이면 비빔밥으로 먹지 그냥 먹을 이유가 없어 덮밥은 비빔밥에 비해 정체성이 모호한 음식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맨밥을 따로 먹고 난 다음 반찬 그릇에 있는 찬을 따로 집어 먹는 것과 덮밥의 밥 위에 올려져 있는 동일한 찬을 따로 집어 먹는 건 아무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빔밥이 아님에도 덮밥을 먹을 때는 대부분 비빔밥과 동일한 형태로 비벼 먹는 사람이 생각 보다 많다. 애초에 한 그릇에 밥과 함께 먹는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비빔밥과 덮밥의 경계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차이를 못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는 건 당연하다.

김밥헤븐 같은 경우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이 자주 찾는 식사류 음식은 오징어덮밥과 제육덮밥이다. 가정에서도 카레를 먹는다고 하면 예외 없이 카레덮밥을 먹는다. 가끔은 김치볶음밥과 김치밥과 구분해 참치를 추가한 김치덮밥이라는 것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것들을 자세히 보면 이름은 덮밥인데 실제 사람들이 비빔밥처럼 먹는 경우가 많다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만들어져 나오는 음식 형태를 보면 메뉴명에 맞게 "덮밥"으로 나오지만 먹는 형태를 보면 "비빔밥"처럼 먹게 되는 것이 바로 덮밥류 음식인데 사실 이건 만드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덮밥의 개념과 정체성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해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일부는 밥 따로 덮밥 소스와 양념 따로 먹기도 하지만 다수는 숟가락 하나로 슥슥 비벼 먹는 경우가 더 많다. 덮밥류가 잘 발달한 일본 오리지널 덮밥 메뉴나 혹은 일본식을 그대로 표방하는 튀김덮밥과 같은 일제 음식에는 덮밥을 먹을 때 비벼 먹지 않고 덮밥 형태 그대로 잘 먹게 되는데 왜 유독 우리나라 안에서 한식 형태로 발달한 덮밥은 비벼 먹게 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우리가 인식하는 덮밥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카레덮밥"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카레덮밥을 집에서 먹는 경우, 가만히 보면 예외 없이 비벼 먹는 사람이 많다. 아예 밥 전체를 비빔밥처럼 카레를 비벼 먹는 사람도 있고 조금씩 밥과 비벼 그걸 숟가락으로 떠 먹는 사람이 있는데 카레덮밥을 먹어 본 사람이라면 무조건 공감하겠지만 카레를 밥에 완전히 비비면 촉촉한 소스 맛은 사라지고 굉장히 싱거운 그냥 노란 밥이 된다는 걸 안다. (결국 카레를 더 붓게 된다) 처음 몇 술은 먹을 만 하다가 나중에는 카레 소스가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쌀밥이 흡수) 수프에 담가 먹는 수준처럼 먹지 않는다면 밥이 텁텁하게 되고 먹어도 카레가 아닌 다른 밑반찬으로 먹게 되는데 덮밥을 비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가장 대표적으로 잘 알려주는 케이스가 바로 이 카레덮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덮밥의 원조 격이자 덮밥을 인식하게 되는데 있어 카레덮밥은 대체로 저렇게 먹으면 맛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먹는 방법을 잘 몰라 그냥 비벼 먹게 되다 보니 이후 덮밥 스타일은 카레덮밥처럼 그냥 막 비벼 먹게 된 것이다.

덮밥 중 대표적인 인지도를 갖는 회덮밥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름은 분명 덮밥인데 예외 없이 초고추장에 쓱 비벼 회비빔밥처럼 먹게 된다. 물론 회덮밥은 약간 예외적인 것이 우리가 먹는 회덮밥은 원래부터가 덮밥이 될 수 없고 비빔밥이 되어야 하지만 날 생선, 사시미, 회라는 것이 일식이고 그 일식의 영향을 받은 일본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어 횟집에서 먹는 밥이라면 일본식(덮밥)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기 때문에 덮밥으로 불리며 판매가 될 뿐이다. 누가봐도 김밥이라 부를 수 있지만 김밥이 아닌 "마끼"라는 음식이 따로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 모습은 약간 다르지만 원형은 그대로 두고 스타일만 다르게 먹는 형식인데 중식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짜장밥, 짜장덮밥도 마찬가지, 3분 요리와 같은 레트로 음식 같은 경우 짜장 소스를 가지고 짜장밥으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는 당연히 짜장덮밥이라는 형태로 먹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먹을 때는 비빔밥처럼 비벼 먹는다) 밥이 약간 적으면 짜장맛이 쎄서 짜게 느껴지고 밥이 많으면 아주 싱겁게 되어 카레덮밥이나 짜장덮밥이나 꼭 김치를 찾아 먹게 된다. 의외로 누구나 한 두번 이상은 꼭 먹게 되는 일상적인 음식이지만 인기가 아주 좋다고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짜장덮밥이다. 늘 만족하면서 먹기 어렵고 반드시 김치나 단무지 같은 별도의 찬이 있어야 한다. 입에 들어가기 직전의 덮밥 "간"이 완벽하지 않고 뒤죽박죽 중구난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음식의 "간" "맛"은 먹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내 밥 그릇 안에서 내 취향에 따라 밥과 소스의 양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제대로 먹는 방법과 형태를 모른다면 이처럼 간에 맞지 않는 덮밥을 먹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먹는 방식을 제대로 먹는 경우가 있다. 예외적인 상황을 보면 중식 메뉴에서 볶음밥을 시킬 때 짜장 소스가 부어져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이 경우다. 덮밥은 아니고 볶음밥이지만 한식 형태의 볶음밥은 카레덮밥과 비슷한 형태로 짜장 소스를 얹혀 덮밥처럼 주게 되는데 물론 여기서도 볶음밥과 짜장을 서로 섞어 먹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볶음밥에 올라가 있는 짜장은 볶음밥과 함께 "떠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볶음밥 그릇 안의 음식물들 형태를 마구 비벼 비빔밥처럼 먹지 않고 원래 나온 형태 그대로 원형을 유지하면서 밥 따로 짜장 따로 국물 따로 먹는 경우인데 이 때의 만족도는 비벼 먹는 경우보다 좋다. 당연히 힘들게 맛있게 볶은 볶음밥에 짜장을 섞어 먹으면 이맛도 저맛도 아니니 중식 주방장이 처음부터 비벼 먹으라고 만들지도 않고 그걸 원하지도 않는데 신기하게 이 경우에는 대부분 볶음밥을 비비지 않고 그냥 잘 떠서 먹는다.

볶음밥은 원래 그 자체가 요리 완성품이고 단품 메뉴가 된다. 그리고 볶음밥은 간이 되어 있어 그 자체로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찬(반찬)이 따로 없어도 되는 경우로 김치볶음밥을 먹을 때 따로 반찬 없이 볶음밥만 먹는 이유와 같다. 밥(쌀) 사이 사이에 이미 양념이 들어가 있고 밥 자체가 볶음 과정에서 양념을 먹기 때문에 밥만 먹어도 맛있게 되는데 일반적인 경우 볶음밥은 간이 되어진 상태이니 여기에 쎈 양념을 추가해 먹게 되면 자극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짜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볶음밥의 경우는 짜장 소스가 올라가서는 안된다. 왜냐면 당연히 간이 이미 최상치로 올라 선 밥 위에 간이 쎈 편인 짜장 소스가 올라가 밥맛이 강해질 수 밖에 없어 많이 짜게 느껴지게 된다. 많이 먹지도 못 할 뿐더러 맛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덮밥 구조가 된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얼까. 그건 어렵지 않다. 볶음밥 자체가 생각보다 밍밍하게, 싱겁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식의 특징 자체가 우리의 한식, 가정식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우리와 마찬가지로 "반찬"이라는 걸 따로 두고 먹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밥(볶음밥이어도)은 간이 강하면 안되는데 둥근 테이블에서 요리와 함께 먹는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볶음밥은 당연히 간이 약해야 한다. (여러 찬과 요리를 같이 먹기 때문), 

볶음밥만 딸랑 시켜 먹는 경우, 짜사이(자차이) 같은 반찬을 같이 먹게 되는데 대부분은 탕수육과 같이 다른 "요리"를 시켜 여러 음식을 함께 먹기 때문에 간이 쎌 이유가 없다. 그 상태에서 그걸 그대로 볶음밥만 "배달"시켜 먹는다면 당연히 싱겁게 느껴지게 된다. 우리식의 중식 볶음밥에 간이 쎈 짜장 소스가 따로 올라가는 이유다. (볶음밥이 좀 싱거운데요?...아 그래요, 그럼 짜장 소스를 좀 드릴께요~ 이런 식이 점차 확산) 즉, 배달 문화가 점점 확산되면서 식당 안에서 먹는 것과 다른 환경, 반찬 제공과 보충(추가)에 제한이 있는 환경이 되면서 원래 음식의 간이 싱거운 경우 간이 추가될 수 있는 다른 걸 보완해 주게 된 것인데 볶음밥은 "상식" 선에서 이미 "간"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가 된 짜장 소스에 비벼 먹는 비율 보다는 그냥 떠서 같이 먹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된다.

이쯤에서 눈치를 챘다면 덮밥은 "간"이 쎄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간은 소스 자체가 쎌 수도 있고 비벼 먹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밥이 싱겁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밥의 비율이 적당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징어덮밥이나 제육덮밥을 시키면 그릇에 담긴 재료의 비중이 오징어양념 반, 밥 반이 아닌 3분의 1이 오징어양념이나 제육이고 나머지 3분의 2가 밥이 된다. 양념 간이 쎄지 않다면 밥과 찬 역할을 하는 덮밥 소스가 반반이 되어야 하지만 덮밥은 간이 쎄게 만들어진 경우이고 반찬을 그대로 밥 위에 올린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쎄질 수 밖에 없다. (간이 쎄야 반찬이고 반찬이 된다)

중식에서 자주 찾아 먹게 되는 잡채밥의 경우도 마찬가지. 잡채밥은 잡채덮밥이라 하지 않는다. 그냥 누구나 다 잡채밥이라 한다. 잡채밥을 비벼 먹게 되면 그 밍밍하고 싱거운 맛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데 잡채 자체가 잡채만 따로 그냥 먹어도 되는 요리이기 때문에 잡채의 간이 원래 딱 맞게 되어 있다. 여기에 아주 싱거운 밥을 다량으로 섞게 되면 당연히 전체적인 맛이 싱겁게 되어 밍밍해지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이 경우 (비벼 먹는 경우) 반드시 고추장을 섞어 먹게 되는데 간을 조절하게 됨으로 인해 이 때는 아주 맛있는 매콤 잡채밥이 된다.

이 말은 덮밥의 경우 밥 위에 올려져 있는 양념만 따로 먹으면 간이 쎄서 짜게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져야 덮밥의 정석이 된다. 김밥헤븐과 같이 덮밥 전문점이 아니지만 제육덮밥과 오징어덮밥을 주력으로 파는 가게의 경우 원래 그런 식당이 간을 쎄게 해서 주는 편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평타 이상, 비전문점인데도 먹을 만한 이유) 이걸 비벼 먹게 되면 이맛도 저맛도 아닌 고퀼리티 음식이라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 자체만 보면 어부지리로 어느 수준에 맞게 주지만 먹는 사람이 비벼 먹는 형태가 많다 보니 간이 맞더라도 비빔밥과 볶음밥처럼 밥 자체가 밥알 사이 사이 양념이 된 경우와 달라 맛의 조화가 틀어지게 되어 있다. 떠 먹는 숟가락 양과 비빔 정도에 따라 짜거나 싱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아주 좋은 평을 할 수 없게 되지만 싸게 많이 먹는 것이 원래 이런 식당의 컨셉과 목적이기 때문에 그 선상에 맞춰 만족할 뿐 제대로 된 맛이라고 맛 자체를 만족하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덮밥은 비벼 먹으면 안된다. 먹는 방식이나 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먹으면 제대로 된 맛과 조화를 느낄 수 없다. 김치를 볶아 먹을 때 밥 위에 올려 덮밥처럼 먹는다고 할 경우 이걸 비벼 먹는 사람은 드물다. 그냥 반찬 먹을 때와 동일하게 (반찬 그릇만 줄였을 뿐) 밥 따로 볶음김치 따로 먹게 되는데 그래야 맛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걸 비벼 먹게 되면 원래 밥양에 따라 양념을 하고 밥의 간을 맞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싱겁든 짜든 둘 중 하나로 치우칠 수 밖에 없다.

비빔밥의 경우 기본적으로 싱겁게 되어 있다. 재료(채소)들은 볶아지지만 간이 크게 들어가지 않고 밥은 예외 없이 맨 밥이 제공된다. 그래야 "고추장" 혹은 "간장"이라는 쎈 양념 간이 추가 되어도 문제가 없고 맛이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볶음밥의 경우 조리 과정에서 간이 끝나기 때문에 상 위에서 추가되는 양념이 따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볶음밥은 간 자체가 이미 완성이 되어 조리가 끝난 직후 바로 그냥 먹게 된다. 

정리를 해 보면 볶음밥은 간(맛)이 조리 과정에서 완성이 되어 상 위에 올라져 그냥 먹게 되는 것인데 집에서 후라이팬에 볶음밥을 해서 먹는 경우라면 간을 맞춰 완성해 먹으면 끝, 중식처럼 여러 요리와 함께 먹는 볶음밥의 경우에는 다른 찬과 함께 먹는 그냥 조금 간이 추가된 양념볶음밥이기 때문에 약간 싱겁게 해야 되고 그렇게 먹어야 한다. 비빔밥의 경우 비빔 자체가 소스(고추장/간장)을 빼면 모두 싱겁기 때문에 반드시 간이 쎈 소스가 들어가 비벼 먹게 되는데 당연히 비빔밥은 그걸 염두하고 만들어진 음식이기 때문에 무조건 비벼 먹어야 하며 비벼 먹어야 가장 맛이 좋다. 반대로 덮밥의 경우는 원래 반찬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따로 먹게 되어 있어 비벼 먹으면 안된다. 

비비는 경우 비비는 행위를 하는 먹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싱겁거나 짜거나 둘 중 하나로 확 변질되기 때문에 반찬 먹는 것과 동일하게 밥을 먼저 그냥 먹고 위에 올려져 있는 찬(덮밥소스)을 따로 먹어야 한다. 입이 싱거우면 소스를 더 떠서 먹으면 되는 것이다. 일반 상차림에서 맨밥(싱거움), 반찬(짠 음식)의 구성이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그걸 그대로 한 그릇에 담아 일식의 편의성을 추구한 것이 덮밥이기 때문에 밥 위에 볶은 김치나 겉절이를 올려 두고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애초에 볶은 김치나 겉절이 자체가 비벼 먹을 것을 감안해 양념을 하지 않고 만들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밥 비율에 맞춰 비비지 않는다면 무조건 맛내기에 실패하기 때문에 밥 따로 찬 따로 덮밥 그대로 두고 먹으면서 (혹은 조금씩 경계를 비벼가면서) 스스로 조절해야 하는 것이 바로 덮밥.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찌개의 원뜻인데 찌개는 조려지거나 조림이 된 "반찬"을 의미한다. 보통 국물요리, 김치찌개, 된장찌개와 같이 국과 탕 개념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찌개 자체는 원래 여러 반찬 중 국물이 자박하게 있거나 국물이 어느 정도 있는 "반찬류"를 뜻하는 말로 찌개 자체는 국물을 먹기 보다는 원래 건더기를 먹는 음식을 말한다. 국물 요리는 아니나 국물이 자박하게 있는 찌개의 경우 바닥의 국물은 간이 쎄서 그냥 먹으면 간이 쎄기 때문에 밥에 비벼 먹게 되는데 덮밥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한다면 우리의 찌개(반찬류)를 밥 위에 올려 먹는 형태, 찌개와 밥이 나뉘어지지 않고 찌개를 밥 위에 올려 제공하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혹여 착각할 사람도 있는데 찌개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밥에 비벼 먹고 그렇게 먹으면 더 맛있다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건 내 밥그릇에 떠서 작게 비벼 먹을 때의 일이지 된장찌개 뚝배기, 김치찌개 냄배 통째로 찌개가 만들어진 직후 그 냄비 안에 1인분 찌개라 해도 내 밥을 넣어 비벼 먹는 사람은 없다. (간이 쎄서 밥을 엄청 넣어야 그나마 먹을 만 하다) 차이를 알아야 한다.

원래 아무거나 잘 먹고 뭘 먹어도 다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지만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나요?" 라는 맛있는 녀석들 유민상의 멘트처럼 덮밥을 더 맛있게 먹으려면 비벼 먹으면 안된다. 열무김치와(반찬) 밥만 비벼서 먹어도 맛있더라, 덮밥이라고 뭐 크게 다르냐 하는 분도 있겠지만 좀만 더 생각해 보면 그 열무비빔밥도 참기름, 간장, 기타 밑반찬이 일부 들어가지 열무와 밥만 비벼 먹으면 생각보다 맛이 없다, 추가 재료나 양념 없이 김치 딸랑 하나라 밥이랑 비벼 먹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볶음밥은 그 자체로 먹어도 되는 국과 탕이라 보면 되고 비빔밥은 조리는 되었지만 최종적으로 내가 끓여 먹는 전골이라 보면 되며 덮밥은 찌개(반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국, 탕, 전골, 찌개 먹는 법이 다르고 먹는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걸 안다면 밥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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