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싸머거] 깻잎이 들깨의 잎 맞죠? 그럼 참깨의 잎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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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주방탐구

[쌈싸머거] 깻잎이 들깨의 잎 맞죠? 그럼 참깨의 잎은 뭔가요

by 깨알석사 2018.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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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깨맛을 알어?

깨는 우리 문화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깨 자체도 물론이고 깨의 잎 깻잎은 물론 깨를 짠 기름(들기름, 참기름)까지, 거기에 맛깔난 조미료 역할을 하는 깨소금과 고기 먹을 때 꼭 찾게 되는 기름장 역시 이 깨와 인연이 무척 깊다. 이 블로그 제목 역시 깨알일보, 깨알블로그다, 깨알 같은 알찬 정보를 담고 있다를 표방하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깨알로그에서 깨 정보를 이제야 다룬다는 것이 무척 미안하지만 깨와 깻잎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있거나 많다는 걸 뒤늦게 알았기에 지금에서라도 정리를 해본다. 깨와 관련된 깨알 같은 깨 정보, 이제부터 열려라 참깨 주문과 함께 깨 정보 들어간다.

깨라는 이름에서 우리가 연상하는 건 둘로 나뉜다. 들깨와 참깨다. 깨라는 같은 부류고 맛과 향에 큰 차이가 (다르지만) 없다고 여기기에 같은 깨 라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서로 완전 다른 종자다. 파프리카와 피망의 차이 (알고보면 둘 다 같음) 씨 있는 수박과 씨 없는 수박의 차이가 아니다. 고소한 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니 또, 깨라는 공통된 이름이 쓰이다 보니 같거나 비슷한 품종으로 여기지만 둘은 완전 다른 풀이고 전혀 다르다.

우리가 흔히 먹는, 고기 먹을 때 쌈 싸먹는 깻잎은 들깨의 잎을 말한다. 그럼 참깨의 잎은 뭐고 언제 먹냐고 궁금해할 텐데 사실 참깻잎은 잘 먹지 않는다. 먹어도 되고 먹을 수 있으나 식감(치감), 맛(쓴맛), 향이 들깻잎과 많이 달라 일단 맛이 없다. 안 먹는 이유는 맛이 없기도 하고 가공을 해도 (조리를 해도) 크게 맛깔스러움을 따로 주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선조들조차 먹지 않던 잎이다 보니 조리 방법도 따로 없다. 들깨잎과 비슷하게 깻잎장이나 쌈을 먹으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들깨잎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그보다 못한 참깨잎을 먹을 이유가 없다. 정말 먹을 게 없으면 몰라도... 그냥 생식 가능한 다른 풀잎도 많고 또 그걸 먹어도 되지만 굳이 먹지 않는 건 식용 가능하더라도 맛과 향이 기본 이상, 생식으로 할 때도 보장되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먹을 수 있는 풀이라도 먹을만해야 먹는다는 말이다. 참깨잎은 쓴맛이 좀 있다, 약은 써야 약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참깨잎은 그래서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깨라고 하면 참깨인지 들깨인지 바로 구분이 안되기에 들깨/참깨로 분명하게 말해야 하지만 깻잎이라고 하면 이건 100% 들깨잎이라고 보면 된다. 깻잎이라는 이름으로 식용하는 건 들깻잎이기 때문이다.

들깨는 외국인에게 고수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특유의 향과 맛이 있기 때문인데 깻잎을 선호하는 사람 중에는 전부는 아니어도 고수맛에 쉽게 빠지는 경우가 그래서 많다. 민트, 허브와 같이 취급되기 때문에 이런 향과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들깨잎은 고귀한 존재다. 우리에게 깻잎이 익숙한 건 농사짓기에 편한 작물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재난 수준이 아니라면 알아서 잘 자란다. 그래서 전원 생활 하는 분들도 쉽게 접근하는 게 깨 농사다. 무엇보다 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은 동물 사료로 쓸 수도 있고 토양의 비료로도 쓰기 때문에 쓰임새가 다양하다. 기름 짜고 잎 따서 먹고 씨도 볶아 먹고 가루 내어 먹고 짜고 남은 찌꺼기는 비료/사료로 쓰니 알찬 작물이라 할 수 있다. 

깨(씨)의 경우도 참깨와 들깨가 약간 차이가 있다. 깨를 짜서 기름을 내면 참기름/들기름으로 기름 사용은 같지만 참깨는 기름을 내지 않는 경우 깨를 통으로 쓰거나 (통깨) 손으로 으깨어 뿌리는 식으로 가루 섭취를 가끔 한다. 그에 반해 들깨는 씨를 볶고 아예 껍질과 함께 가루를 내거나 하는 식으로 깨가루로도 많이 먹는데 추어탕이나 순대국집에서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양념 중 하나가 바로 들깨의 깨가루다. (이 깨가루 향과 맛으로 국밥을 먹는 사람도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의 차이는 산패(부패)다. 들기름이 더 빨리 쉽게 상한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 보면 참기름이 집에 더 많다. 들기름은 빨리 먹지 않으면 금방 산패되기 때문에 보관이 쉽지 않고 많이 가지고 있기 힘들다. 그래서 참기름이 가정집에서 더 많이 쓰이지만 최근에는 밀봉 및 포장이 잘 되어 상품화 된 것들도 많아 들기름도 참기름 못지않게 집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산패된 기름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흔히 쓰는 콩류 식용유도 물론)

기름이 신선하다는 전제에서 참기름과 들기름은 건강에도 좋고 영양적으로도 좋은 식품이다. 특히 들기름은 오메가3가 풍부해서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약처럼 한 스푼씩 떠먹는 분도 종종 있다. 특별히 해가 되거나 과용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기에 체질이나 상황에 따라 하루, 이틀에 한 번 한 스푼씩 먹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다 (다만 과용, 과식하는 요즘 시대에 부족함보다 무서운 게 풍족이라 과잉섭취라면 안 하는 게 더 낫다) 

어머니들은 음식을 할 때 참기름과 들기름 사용을 나눠서 한다. 어떨 때는 참기름을 쓰고 어떨 때는 들기름만을 쓴다. 우리는 고소한 향과 맛 때문에 참기름/들기름 구분 없이 쓰거나 혹은 참기름 먼저 쓰고, 참기름 없으면 대안으로 들기름을 찾아 쓰지만 사실 참기름과 들기름은 어머니들이 하는 것처럼 쓰는 조건이 다르다.

열무 비빔밥을 마구마구 비벼 먹을 때 넣는 건? 대부분 쓰는 건 참기름이다. 참기름 넣는 것과 넣지 않는 것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벌어질 정도로 필수라 할 수 있다. 이 때 들기름을 넣는 것도 상관은 없다. 다만 참기름과 들기름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는 건 "맛"과 "향"이다. 맛이 더 좋고 향이 더 강하건 참기름이다. 그래서 음식 마무리에 이거 하나로 완성한다 하여 참기름을 비빔밥의 화룡점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손님을 대접할 때 들기름과 참기름 사용량을 보면 참기름이 더 많다. 참기름이 더 보편적이고 많이 쓰여서가 아니라 맛 내기, 솜씨내기에 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나물 무침등에서는 향으로 먼저 제압하는 효과가 매우 큰데 적당히 들어간 깨기름 향만으로도 이 집 음식 괜찮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참기름이 만능은 아니다. 

미역국에 넣는 건 참기름 보다 들기름이고 계란을 부칠 때도 참기름보다는 들기름이 더 많이 쓰인다. 김을 구을 때 기름을 발라주게 되는데 이 때도 참기름보다 들기름이 최우선이며 들기름 바른 김맛은 사람을 아예 매혹시킨다. 두부를 구울 때도 들기름을 넣고 각종 국이나 찌개에도 참기름 보다는 들기름이 더 많이 쓰인다.

나물을 무칠 때 자세히 보면 생나물이거나(드레싱) 살짝 데친 경우 숨이 죽지 않고 나물 형태가 유지되는 반찬에는 참기름을 넣고 푹 삶아 숨이 죽거나 볶을 때의 볶음나물은 들기름이 더 많이 쓰인다. 나물 그대로 먹거나 데친 경우 참기름의 향을 보태는 수준이지만 나물을 아예 볶거나 삶아서 먹는 경우에는 참기름을 넣어도 향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때는 들기름을 넣게 되는 것이다.

가만 보면 생이거나 조리가 끝나 완성 직전의 요리이거나 할 때는 마무리 단계로 참기름을 쓰고, 푹 삶아졌거나 굽거나 끓이거나 볶거나 하는 경우처럼 식재료가 가열, 가공된 경우, 또는 국물 등이 있는 경우에는 참기름이 아닌 들기름이 쓰인다는 걸 알 수 있다. 조리 후가 아닌 조리 중에 넣는 것 역시 차이점이다.

이건 식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참기름과 들기름 사용법이 다르다는 걸 의미한다. 향과 맛이 강한 참기름은 조리 중간에 넣어버리면 그 향과 맛이 사그라들기 때문에 마무리에 적합하다는 뜻이고 식재료가 삶거나 굽거나 볶아지는 경우에도 그 향과 맛이 줄어들고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조리가 다 끝난 음식에 마무리용으로 쓰인다. 식재료가 갖는 본연의 맛과 향을 보충하거나 돋워주는 게 바로 참기름이다. (상호작용)

그러나 들기름은 재료들의 맛 속에 들어가 맛의 균형을 돕는다. 조리 중간에 맛이 여러 가지로 변형되면서 다양한 맛들이 균형을 찾게 되는데 이때 이들의 조합을 도와주는 게 들기름이다. 그래서 조리 중간에 양념처럼 쓰인다. 식재료가 요리로 완성되는 시점에서는 재료 본연의 맛보다는 양념이나 조미료 맛이 더 강한 시점이라 이들에게 생기를 넣어주고 죽은 맛을 끄집어내는 것이 들기름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굽고 삶고 볶는 과정에서 숨이 죽은 식재료의 맛에 고소함을 더함과 동시에 본래 맛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국물요리에 참기름을 넣으면 맛이 좋기는커녕 이상해진다.

참기름은 맛과 향으로 먹고 들기름은 건강, 향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다. 둘 다 영양적으로 좋지만 참기름은 식용 본래 목적에 가깝고 들기름은 약용에 더 가깝다. 그래서 참기름을 따로 챙겨 먹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들기름은 약처럼 먹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참기름 넣어야 할 때 들기름 넣을 필요는 없다. 맛을 해치지 않는다면 (특히 비빔밥)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써도 무방하나 기본적으로 참기름을 써야 하는 반찬 조리라면 들기름이 좋다고 해도 참기름을 쓰는 게 맞다. 신혼부부를 두고 깨 볶는 냄새가 솔솔 난다라고 하는데 그만큼 깨향은 참기 힘들고 그래서 참기름을 따라올 수가 없다. 건강에 좋다고 하여 억지로 먹는 것과 맛있는 향과 즐거움으로 먹는 것도 엄연히 건강면으로 보면 차이가 난다.  

참기름과 들기름으로 장난질하는 경우가 요즘에는 없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가짜 참기름 말이 참 많았다) 방앗간에서 직접 짜거나 짠 것을 눈으로 보고 사지 않는 이상 100% 안심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물론 성분표시에 100% 참깨라고 되어 있으면 (특히 국산) 메이커 식품회사의 경우 그 자체로 믿고 사도 되지만 성분표시에 100% 참깨/들깨가 아니고 다른 첨가제가 들어간 경우라면 사지 않는 게 좋다. (기름은 무조건 100%인 걸로 사야 한다) 예전에 기름장(맛기름) 관련해서 말도 많은 게 식용유에 참기름/들기름 향만 입힌 경우도 있었고 이런 제품은 속이는 게 아니라 원래 그 목적에 나오는 거라 시중에서 같이 팔릴 뿐, 겉 포장만 보고 확인도 안 하면 향미(향과 맛)만 가미된 일반 식용유를 살 수 있으니 참기름/들기름은 꼭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방앗간에서 직접 짜는 경우 보존(유통기한)을 위한 첨가제가 따로 없어 상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시중에서 파는 건 보존제가 들어가서 조금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100% 순수 첨가제 없는 기름을 원한다면 직접 짜서 먹는 것만큼 안전하고 정확한 것도 없다. (사실 일반 시중 식용유도 100% 콩기름은 아니다. 99.98 수준으로 남은 부분은 첨가제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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