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
요즘에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연출물들이 많다. 과거에는 주로 주인공이나 상대 배역의 사건 개연성을 위해 교도소에 갔다 왔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씬으로 주로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아예 그것에 머물지 않고 교도소 그 자체를 배경으로 해서 수감자들의 생활을 엿보는 식으로 스토리를 짜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예전에는 인물의 감정이나 상황 설명을 위한 교도소 "정문" 출소 장면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에는 아예 교도소 담장 안의 일상을 담는 형태가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평소라면 극악무도한 그들의 삶을 지켜보거나 구경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없다. 궁금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런 그들 삶 속에서도 억울한 피해자나 어쩔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의 모면을 위한 삶의 도피처, 혹은 악인에게 도망가기 위한 탈출구로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아 들어올 수도 있고 피해를 입은 사람이 가해자를 직접 처단해 들어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극적인 삶을 대변하는 것 중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으나 최근 두드러지게 표현되는 삶의 방식 중 하나가 교도소 수감자 이야기다.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는 딱히 배울 건 없지만 그들 세계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깨닫게 되고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가끔 이런 교도소 내부 생활이 주요 이야깃거리로 만들어져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변호사나 검사, 판사 등이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 영화가 많아지면서 그들의 주 임무가 되는 범인들의 이야기도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사건 사고를 다루는 횟수의 증가만큼 주연 내지 조연이 되는 수감자, 범죄자들의 이야기도 많아질 수밖에 없어 이런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도소 수감자가 주인공이 되는 국내 대표 영화나 드라마 중에는 7번방의 선물을 비롯 검사외전, 프리즌,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이 있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로는 프리즌 브레이크, 모범시민, 쇼생크탈출, 샷콜러, 펠론, 셀211 등이 있다. 대체로 주인공이 악인이 아닌 선인이었거나 원래는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교도소에 온 경우가 많은데 이는 누구나 이런 경우를 당하거나 경험할 수 있다는 자극 요소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야기의 짜임새만 훌륭하다면 대부분 이런 영화는 본전 치기 이상을 한다.
그들 세계에서의 법칙
그만큼 노출되는 양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삶과 방식에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교도소 수감자들이 먹는 음식, 교도소 수감자들이 자는 방식,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감방, 감옥에서 어떤 생활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그런 호기심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죄수복"
어느순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죄수복은 모두 같아야 함에도 누군 다르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부착된 이름 대신 호명되는 죄수번호 명찰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르게 부착되어 있는 게 눈에 들어오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관객,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따라가면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죄수복 색깔이나 명찰 색깔이 다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나 왜 저 사람은 다른가 하는 근본적인 호기심은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복잡한 것보다 쉬운 걸 선호한다. 무엇보다 잘 알지 못하거나 처음 접하는 상황에서는 누군가 따로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에는 무조건 쉬운 방식으로 설명 되어 있는 걸 원한다. 본능적인 욕구다. 그래서 인간은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걸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을 한다. 특별한 교육을 따로 받거나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색상, 색깔로 나타내는 알림, 안내다.
어린이집은 통학차량은 모두 "노란색"이다. 이건 강제 규정이고 의무 조항이다.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 차량은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스쿨버스 이미지를 연상해도 마찬가지. 노란색으로 된 버스라는 걸 알 수 있다. 노란색은 대부분 "주의"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도로에서 쉽게 보는 "노란색" 신호등 역시 적색, 청색으로 신호가 전환되는 중간을 알리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그 자체가 멈추거나 진행하는 차가 있을 수 있으니 횡단, 종단, 주행에 "주의"를 하라는 뜻으로 넣은 색이라 할 수 있다.
신호등에서는 상시적으로 켜지지 않고 계속 깜박이이는 형태의 신호등도 있는데 노란색 불이 주기적으로 그것만 계속 깜박인다면 교차로에서 서행으로 통과하라는 "주의" 표시가 된다. 물론 황색이 아닌 적색(빨간불)이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형태라면 서행이 아닌 우선멈춤 후 교차로 통과라는 "경고"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 신호등만 해도 우리는 색으로 어떤 상황인지 느낄 수 있다. 녹색, 청색은 안전, 황색, 노란색은 주의, 적색, 빨간색은 경고, 위험 등을 내포한다는 사실 말이다.
산업시설, 기업체, 공장, 위험물 취급주의 시설물에 가면 노란색 입간판이나 경고문구를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주의하라는 뜻으로 대부분 노란색을 쓴다. 과거에는 중장비에도 주로 노란색이 쓰였는데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는 뜻) 지금은 짙은 오렌지색, 주황색으로 많이 바꿔 쓰지만 여전히 노란색을 쓰는 경우도 많다. 소방차의 경우도 과거에는 불자동차, 소방차 하면 빨간색이었으나 최근에는 노란색으로 변경해 운영하는 곳이 생겼다. 경고보다는 주의라는 뜻이 더 의미 있기에 불이 연상되는 빨간색보다는 주의, 안전 요망이라는 의미의 노란색이 더 적절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
그런 의미에서 이 색은 교도소에서도 활용된다. 바로 입용된 신규 교도관이나 다른 곳에서 온 전입 교도관의 경우 내부 상황과 수감자들 상황을 곧바로 알 수가 없는데 색으로 구분해 놓으면 저 수감자가 어떤 수감자이고 어떤 주의를 필요로 하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교도소의 수감자 수감복의 죄수복 색은 죄수끼리 알아보기 쉬운 방식이 아닌 교도관이나 교도소를 방문하는 외부 관계자가 교도소 수감자의 상황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얼마나 나쁜 놈인지 얼마나 악랄한 놈인지, 여기서도 그들 세계의 또 다른 악인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한 방식으로 색을 쓴다는 것이다.
위 영화 이미지를 보면 특정인이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뭔가 핑크핑크한 옷을 입는 혼자 튀는 여인이 있는데 교도소에서도 저런 옷을 입고 다닌다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영화에 저런 장면이 나오면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는 법, 물론 대체로 영화의 전개 방식과 이야기 흐름 속에서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왜 저런 복장인지 대충은 짐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가나 주인공이 "왜 당신은 핑크핑크 합니까" 물어보지 않는 이상 일반 시청자는 알 수 없는 법. 또한 명찰을 보면 노란색과 흰색, 해병대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 명찰이 동시에 보이는데 이 역시 뭘 의미하는지 평소에 모른다면 궁금증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
교도소의 인간 신호등
일부 영화에서는 별도로 색을 구현한 죄수복을 입히기도 한다. 그래서 실제와는 조금 다른 색이 화면에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구도 색은 정해져 있는 법이라 색이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 없다.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색 자체가 다르다면 그 자체가 이미 인간 신호등으로서 충분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일단 명찰 색도 이중으로 붙기 때문에 구분하는 방법만 안다면 대체로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일단 명찰부터 구분해 보면 빨간색은 사형수를 의미한다. 교통 신호등이나 위험물 취급소에서도 빨간색은 "위험" "경고" "폭발" 등의 형태로 강력한 경고를 의미하는데 명찰색을 빨갛게 함으로 인해 이 사람은 볼장 다 본 끝까지 간 사람, 당장 내일 사형당하거나 죽어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위험 차원에서 빨간색 명찰을 붙여 생활하게 한다. 사형수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가 죄수복의 빨간 명찰이기 때문에 이건 그나마 꽤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형 판결을 받았을 때도 그가 입은 죄수복을 보면 빨간 명찰을 달고 있다. 물론 대통령에 의해 사면받아 사형을 면하고 출소했지만.
노란색의 명찰 역시 앞서 설명한 "주의" 영역에 들어가는데 군대로 따지면 관심사병, 학교로 따지면 관찰대상 학생, 사회로 따지면 요주의 인물에 해당한다. 보통은 관심대상자 혹은 주의관찰대상자, 요주의 인물로 표현하나 사실 이 부류는 폭력배, 조폭(조직폭력배) 등 교도소 담장 밖은 물론 교도소 담장 안의 세계에서도 폭력과 갈취, 협박, 상해를 입히는 대상자들이기 때문에 주로 폭력배에 많이 활용이 된다. 대부분 요주의 인물이라 하면 정신이상자나 할 법한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괴상한 짓을 해서 신경을 써서 지켜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교도소의 노란 명찰은 그런 경우보다는 조폭 등 폭력배에게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사실 폭력범을 주로 의미한다. 그리고 애초에 정신에 문제가 있으면 교도소 감방이 아닌 정신감호소로 간다. (흔히 말하는 교도소 정신병원)
감방에 들어갔는데 모두 노란색 명찰을 하고 있다면 폭력배들일 확률이 매우 높다. (당연히 그런 사람들을 모아두면 탈이 나니 노란색끼리 뭉쳐있을 순 없다) 물론 모든 노란 명찰이 폭력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요주의 인물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불특정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자해, 교도관 공격, 탈옥 등의 행동도 수반되는 경우에도 해당이 된다. 감옥에서 자살할 것 같거나 사회에서 관심이 많이 받는 경우, 교도소 내부에서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경우에도 노란색 명찰이 붙는다. 말 그대로 주의를 요하는 인물, 관심을 더 줘야 하는 인물, 감시 및 감독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하는 원뜻 "요주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형수를 의미하는 빨간 명찰보다 빈도나 죄수 비율이 더 많기 때문에 사실 교도소에서 가장 위험한 건 빨간 명찰이 아닌 노란 명찰.
명찰은 빨간색과 노란색 외 흰색과 파란색이 있는데 흰색은 대부분의 일반 수감자가 이 색을 쓴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여기에 해당되며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건 흰색이다. 색이 있냐 없냐 그 자체가 크기 때문에 무채색이 아닌 색이 있는 명찰을 달고 있다면 그 자체가 사실 모두 요주의 인물에 해당한다. 남은 파란색 명찰은 마약사범을 의미한다. 일명 뽕쟁이, 약쟁이를 뜻한다. 외국의 경우 마약단속국이 별도로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마약수사는 별도의 전담부서와 전문 경찰이 따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그만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바로 "마약"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도소에서도 따로 구분한다.
세상에는 절대 믿지 말아야 할 부류로 세 부류를 꼽는데 사기꾼, 도박꾼, 그리고 약쟁이(뽕쟁이)다. 참말보다 거짓말이 더 많고 애초에 그들이 하는 말 자체가 무엇이 참말이고 거짓인지 구분조차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셋을 절대 믿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 분류하는데 사기꾼이 앞으로 사기 안치겠다는 말. 도박꾼이 앞으로 절대 노름하지 않겠다는 말. 약쟁이가 앞으로 약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말은 절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 나온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도박꾼은 손목을 자르고 약쟁이는 팔목을 자르고 사기꾼은 목을 잘라야 한다고 하는 말도 있다. 그래야 정말 그 범법행위를 끊을 수 있기 때문.
누구는 약쟁이보다 도박꾼이 더 나쁘지 않냐고 한다. 약은 본인만 해를 당하지만 도박은 그 가족 전체를 핍박받게 만들고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근거다. 그러나 그건 약의 해악성을 개인에게만 두었을 경우다. 대체로 마약사범은 수급자의 문제도 있지만 공급자의 문제도 심각하다. 도박은 가족 하나를 무너지게 만들지만 마약은 사회 집단 구성원을 무너지게 만들기 때문에 그 해악성은 오히려 더 깊고 크다. 중국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아편전쟁"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은 도박과 비교할 수 없고 오히려 폭력은 물론 살인과 맞먹거나 그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결코 도박에 비해 그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고 말할 순 없는 것이다.
어떤 이는 마약범만 따로 이렇게 명찰 분류하는 것에 의아함을 가질 수 있다. 교도소 밖 민간 사회에서는 그렇다 해도 교도소에 수감되는 순간 어차피 약을 못하고 끊게 될 텐데 약을 못하면 결국 일반인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따로 분류해서 특별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마약을 끊음으로 인한 금단 증세가 심각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약쟁이가 약을 끊으면 정신이 불안한 증세를 보이고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워낙 중독성이 심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교도소 내부로 몰래 마약을 반입하려는 시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파란 명찰이 있는 죄수 감방은 다른 방에 비해 불시 검사가 잦고 더 꼼꼼하게 한다. 정신불안으로 인한 동료 죄수 피해, 교도소 내부 소란, 금지물품 반입 시도, 교도관 공격 등 이상 행동을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역시 요주의 차원에서 파란색을 쓴다. 청색은 안전을 주로 의미해 모범수라 착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모범수는 일반 범죄자처럼 흰색 명찰을 쓴다) 명찰 자체에 색이 들어갔다면 무조건 다 "요주의 대상"이다.
파란색의 경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쉽게 보여지지 않는데 다른 범죄에 비해 인간사를 다루는 주요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아서다. 소시민과 거리가 멀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개과천선해서 사람이 달라지거나 주인공으로 다루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약물 중독에 의한 또라이짓 할 상황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주연으로서는 부적절, 단 주연을 자극하거나 이상한 행동 자체를 활용한 극적 활용을 위한 조연 연출은 종종 있는 편이다.
그 다음 구분할 수 있는 건 죄수복 그 자체의 색이다. 보통은 녹색 계열이나 황토색 계열을 주로 입는데 간혹 아래 사진처럼 눈에 확 띄는 다른 컬러 죄수복을 입는 경우가 있다. 명찰은 그냥 "흰색"이기 때문에 사형수(살인), 폭력배(조폭), 약쟁이(마약사범)는 아니다. 그럼 무엇?
죄수복 자체가 다른 경우는 딱 하나 "모범수"를 의미한다. 그래서 명찰은 그냥 흰색이다. 영화나 드라마적 흥미 요소를 위해 좀 더 밝거나 튀는 색을 쓰는 경우는 있지만 일반적인 교도소 모범수의 죄수복은 여자는 진보라색, 남자는 진녹색 계열이다. 아래 다른 영화에서는 베이지색의 인물 세 명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모범수, 옷 색이 다른데 명찰이 흰색이면 모범수다.
영화 프리즌에서 한석규 역시 옷이 혼자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명찰은 그냥 흰색, 교도소 내부의 황제 자리에 있는 인물인데 사실 이런 죄수복과 명찰 색은 스토리를 이해하고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에 대한 구도를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호기심 차원에서 알아둔다면 영화와 드라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 사람은 어떤 인물의 성격이고 이 사람은 주인공에게 어떤 이득과 해를 줄 것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 물론 프리즌 영화 속의 한석규는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교도소 내부를 조금 더 쉽게 활보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모범수라는 걸 스스로 규정해 올라선 경우, 진짜 모범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죄수복 색을 미리 알고 영화를 본다면 한석규가 했던 배역의 성격을 미리 알 수 있다.
원래대로 정상적인 교도소였다면 한석규가 맡은 배역과 그 일당 무리들은 모두 노란색 명찰을 달고 있어야 한다. 노란색 명찰인 만큼 한석규가 맡은 보스 역할 역시 죄수복이 달라지지 않아야 하는 것도 맞고.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주듯 모든 것이 언발란스하게 맞지 않게 돌아간다. 교도소가 한석규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걸 증명한 셈. 회식 장면 자체도 물론이고.
김래원이 맡은 배역을 보면 초반에는 명찰이 흰색이다. 그러나 중반에 가면 그는 노란 명찰로 바뀐다. 군대에서 관심병사처럼 교도소에서 교도관들에게 요주의 인물로 위치가 바뀌었다는 걸 의미한다.
참고로 죄수복은 "죄수"가 만든다. 감방에 갇혀 있어야 하는 금고형이 아닌 일을 무조건 해야 하는 징역형의 경우 아침이 되면 교도소 내 작업장으로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일을 수형 기간 내내 반복해야 하는데 이들이 만드는 작업물 중에는 바로 이들이 입는 죄수복도 포함이 되어있다. 가구 제작, 수리, 공산품 생산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돈을 받는데 그 돈으로 옷을 사 입거나 먹을 걸 사 먹는다.
노란색 명찰은 대부분 조폭에게 해당되나 사회에서 관심을 많이 두거나 수형자 스스로가 자해를 할 위험성, 또는 튀는 행동을 하거나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높은 경우에도 노란 명찰을 단다. 뉴스에 등장하는 죄수들의 옷에 붙은 명찰 색을 보고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부류구나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특별 대우가 아니라 특별 감시, 집중 감시 대상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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