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안 되는 1조 원의 위엄과 한국 부자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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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자노트

체감 안 되는 1조 원의 위엄과 한국 부자 순위

by 깨알석사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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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이 지배하던 세상

나에게 세상은 100원과 500원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던 꼬마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린아이들도 동전만 갖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지폐를 가져야 그나마 뭘 사고 먹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동전만 갖고 있어도 세상을 얻을 수 있었고 세상을 구할 수 있었다. (오락실에서 악당을 물리쳤다) 그 돈이면 문방구를 갈 수 있었고 동네 슈퍼를 갈 수 있었고 오락실을 갈 수 있었다. 황희 정승과 율곡 이이 세종대왕님이 그려진 지폐 세상보다는 아직 동전이 세상을 지배하던 꼬마 시절이었다. 나에게 50원 동전만 있어도 뭘 할 수 있었고 100원은 아주 신통방통한 만물 도구였으며 500원이라도 생긴 날이라면 얼씨구나 하고 동네를 순회하던 시절이 바로 그때였다.

나의 세상을 구상하고 가꾸는데 있어 동전들이 세상의 전부라 믿었던 나에게 절대적 가치의 최고치는 만원 지폐가 끝이고 (실제로 당시 가장 높은 고액권) 그것조차 개념을 헤아리는 건 당시 어린 나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은 거의 볼 일이 없지만 10만 원권 수표는 그 모양새와 형태조차 일반 지폐와 달라 어른들은 별 희한한 종이로 돈을 만들고 쓰는구나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어릴 때 만원은 얼마냐는 나의 꼬마다운 질문에 아버지는 네가 가진 100원짜리 동전이 100개 있으면 그게 만원이다 할 때의 내 기억은 와~ 소리와 함께 만원 있으면 사탕이 몇 개야, 오락실을 얼마나 갈 수 있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호빵을 얼마큼 먹을 수 있는 거지, 짜장면은 몇 그릇을 살 수 있지? 셈을 세는 손가락이 부족해 상상 속에만 머물던 돈이었다.

그런 만원이 또 100개가 되면 백만 원이 된다. 그래서일까. 어릴 때는 백만 원이라는 돈이 정말 크게 느껴졌다. 실제로 내가 꼬꼬마 시절에는 아버지들 월급(급여) 액수가 십만 단위였기 때문에 백만원은 당시 어른들한테도 큰돈이었다. 당시 공무원 9급 봉급은 30만 원대, 5급이면 70만 원대, 공무원 1급 수준이 돼야 겨우 백만 원을 받을 정도로 당시에는 급여의 화폐 기준 가치가 그렇게 높지 않았다.

1997년 IMF 시절만 해도 유명 은행에 다니면 평균 급여가 (신입기준) 월 180만 원대, 대기업은 160만 원대였는데 200만 원 정도만 받아도 엄청 잘 나가는 사람이었을 정도로 페이 수준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고등학교 졸업했는데 어디서 월급으로 100만 원 준다고 하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취업했을 정도로 백만 원은 IMF 때에도 꽤 높은 화폐 단위였다. 요즘에는 인기 직종으로 분류되며 모두가 되고 싶다는 공무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열기와 붉은악마가 등장했던 당시 기준을 봐도 공무원  9급은 50만 원대, 5급이 90만 원대로 공무원 4급 이상 되어야 백만 원대 진입이 가능하고 공무원 1급 되어도 150만 원대 봉급을 받던 시절이라 20년 호봉을 꽉꽉 채운다 해도 2백만 원대를 맥심으로 받을 수 있었다. 그만큼 백만 원은 당시 어른들에게도 큰돈이었다.

지금은 편의점 알바를 해도 단기 알바를 하면 파트타임 형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본 1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는데 직원 형태로 고정 급여를 받는 경우 (단기 알바 기준보다 높음) 주간은 190만 원대(세전), 야간은 시급을 쩜오 가산하여 (50% 할증) 세전 280만 원 정도 나오는 수준이니 100만 원의 가치가 그때와는 상당히 낮아진 걸 알 수 있다. 그랬던 돈의 기준이 어느순간부터 천만 원, 억원이 되면서 억 단위는 일상 용어가 된 지 꽤 되었다. 급속한 산업 발전과 삶의 풍요 덕분에 화폐 기준도 순식간에 높아졌는데 어릴 때는 백만 원이 세상의 절대적 가치의 전부라고 생각했었지만 요즘 애들은 억 단위 돈도 크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 삶의 격세지감을 새삼 느낀다.

매일 돈을 쓰지만 돈이 줄지 않는다

신문을 보다가 재산을 몇 조 가지고 있다는 인물들 기사를 보게 되었다. 어릴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화폐 단위인데 어른이 되어서도 실제로 조가 얼마가 되는지 따로 셈을 해보지 않아서 사실 크게 와닿는 화폐 단위는 아니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 지인들과 어울리다 천억 원이라는 단어가 등장해 다 같이 계산을 해 본 적이 있다. 1억 원이 천 개 있어야 천억 원이 되는데 그 돈을 갖고 있으면 하루에 얼마를 써야 그 돈을 다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 나눔 말이다. 먼저 하루에 백만원을 쓴다고 가정을 했다. 한 달이면 약 3천만 원, 1년이면 3억 6천만 원이다. 딱 봐도 이 정도 금액으로는 턱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뇌리에 스친 건 1년에 3 억대면 10년 써도 30억, 100년 써도 300억 원대로 무려 1살부터 100세까지 매일 백만 원을 써도 절반조차 쓰지 못한다는 걸 바로 알았다. 그래서 하루에 천만 원으로 바로 금액대를 올렸다. 한 달이면 3억, 1년이면 36억, 10년이면 360억 원대다. 대략 하루에 천만 원씩 돈을 펑펑 쓴다면 약 30년 정도는 돈을 뿌리고 다닐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다 하루라도 깜빡하고 돈을 안 쓰면 기간이 늘어난다 ㅎ) 매일 천만 원씩 30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천억 원의 현실이 확 와닿았다.이때 지인 하나가 조 단위를 불렀다. 요즘에는 주식부자, 재벌 가문들이 다 몇 조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조 단위는 돈을 매일 얼마를 써야 하는가에 대한 재질문이었다. 이에 다들 눈동자를 돌렸는데 따로 계산할 것도 없이 천억원이 매일 천만 원을 30년간 쓸 수 있다고 했으니 그 10배인 조는 바로 매일 1억 원씩 30년간 쓸 수 있다는 자동 계산이 나왔다. 평생 1억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매일 1억 원을 30년간 꾸준히 쓴다? 정말 상상만 해도 대단한 액수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때 전직 은행원이었던 지인의 아내가 한마디 툭 던진다. 대충 계산하면 단군 신화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매일 백만원씩을 써도 통장에는 1조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은 즉, 이자만 해도 어마한 금액이고 그 매일 쓴 것도 원금이 아닌 이자만 쓴 거라는 뜻으로 돈이 줄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하루에 천만원으로 낮춰 쓰면 무려 300년간 원금만 써도 그동안 쌓인 이자가 있어 복리로 환산하면 400년 이상은 써도 돈이 남는다고 하는데 어른이 되는 20세부터 최대 100세까지 기간에만 돈을 쓴다고 가정했을 경우 대략 하루에 5천만 씩은 써야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만 쓰는 금액에 비해 잔액의 가치에 따른 이자 적립액 속도가 더 빠르기에 결국 조 단위로 가면 하루에 1억 원씩 써도 20세 성인이 되고 100세까지 써도 다 못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현금으로 쌓아두지 않고 예치를 했다면 돈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거기에 지인의 아내는 TV 프로그램처럼 머니게임 참가 형태도 아니기에 현실적으로 매일 돈을 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의 금액이면 돈을 소비하는 것에도 많은 변수가 생기는데 아플수도 있고 술 먹고 쭉 뻗어 잘 수도 있고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비행기 안에서만 이틀을 보낼 수도 있는 만큼 매일 1억 원을 고정적으로 쓰는 건 어렵고 그마저도 하루 기한을 놓쳐 미처 쓰지 못하고 남는 돈이 계속 생길 것이기 때문에 매일 1억 원을 무조건 쓰는 머니게임을 하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현금을 보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1억 원을 매일 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결국 하루에 돈 천만 원 쓸 일조차 점점 줄어들면서 남들과 비슷한 소비 형태로 남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재벌이 매일 1억 원을 쓰지 않듯이. 이틀만 깜빡하고 돈을 안 쓰면 2억 원이 그대로 적립된 상태로 있고 거기에 따른 이자가 계속 붙어 그마저도 늦게 쓰면 예치금의 크기가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1조의 위력

최고급 호텔의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매일 최고급 만찬을 즐기며 매일 제네시스 한 대 값을 써도 죽을 때까지 돈을 다 못 쓴다....하....난 호빵이나 쪄 먹어야겠다.

2022년 기준 국내 재산 순위 목록 (1조원 이상 부자들)

서정진 / 셀트리온 명예회장 / 13조 9200억 원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 13조 8100억 원

김범수 / 카카오 의장 / 11조 8100억 원

홍라희 /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 7조 9100억 원

정몽구 /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 6조 5700억 원

이부진 /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 5조 4600억 원

서경배 / 아모레퍼시픽 회장 / 5조 3500억 원

이서현 /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 4조 9000억 원

정의선 /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4조 3400억 원

김병주 / MBK파트너스 회장 / 4조 100억 원

최태원 / SK그룹 회장 / 3조 7900억 원

구광모 / LG그룹 회장 / 3조 6800억 원

방시혁 / HYBE 의장 / 3조 원

김택진 / NCSOFT 대표이사 / 2조 8900억 원

방준혁 / 넷마블 의장 / 2조 6700억 원

이해진 / 네이버 GIO / 2조 5,600억 원

김상열 / 호반건설 회장 / 2조 2300억 원

조정호 /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 2조 1700억 원

이중근 / 부영그룹 회장 / 2조 1200억 원

정용진 / 신세계그룹 부회장 / 2조 원

이준호 / NHN 회장 / 1조 8900억 원

구본준 / LX그룹 회장 / 1조 7800억 원

김준기 / DB그룹 명예회장 / 1조 7600억 원

신창재 / 교보생명그룹 회장 / 1조 7200억 원

장평순 / 교원그룹 회장 / 1조 6900억 원

이호진 / 전 태광그룹 회장 / 1조 6700억 원

구본능 / 희성그룹 회장 / 1조 6600억 원

김창수 / 에프앤에프 대표이사 / 1조 6300억 원

허재명 / 전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 1조 6100억 원

정몽준 / 아산재단 이사장 / 1조 5900억 원

박현주 /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1조 5100억 원

김남정 / 동원그룹 부회장 / 1조 5000억 원

이재현 / CJ그룹 회장 / 1조 4900억 원

홍석조 / BGF그룹 회장 / 1조 3900억 원

최기원 /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 1조 3700억 원

이상일 / 일진글로벌 회장 / 1조 3500억 원

김남구 /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 1조 3400억 원

김대일 / 펄어비스 의장 / 1조 3100억 원

김성권 / 씨에스윈드 회장 / 약 1조 2600억 원

신동국 / 한미약품 대주주 / 1조 1700억 원

신동주 / SDJ 코퍼레이션 회장 / 1조 1100억 원

이화경 / 오리온그룹 부회장 / 1조 1080억 원

장병규 / 크래프톤 의장 / 1조 1000억 원

권혁운 / 아이에스동서 회장 / 1조 6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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