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살면서 뜻하지 않게 빚을 지고 산다. 젊은 청년들이 사회시작을 하기도 전부터 빚을 지는게 우리나라, 학자금 대출로 성년이 되고나서 부터 빚을 지고 살다가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하면 집 얻고 차 사고 기존의 빚을 다신 또 갚기 위해 또 다른 고금리의 빚을 다시 만드는 악순환이 생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정책 중 반값 등록금 따위 같은 건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의무교육도 아닐 뿐더러 고등학교도 아닌 대학교 과정의 학자금을 정부가 대신 지원해준다는게....사실상 사설 학원비 내주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개인이 개인 욕심(?)에 의해 본인 잘 살겠다고 선택(!)한 길은 본인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초딩도 아니고 중2도 아닌 그래도 성년의 첫걸음을 시작한 성인인데 부모에게 의지하는 건 안 좋아보이고 나라에 의지하는 건 상관없다는 건지 생각해 봐야 한다.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모두 똑같은 대학 과정을 세금이나 국방의 의무처럼 지내야 한다면 당연히 좋은 제도다. 하지만 대학을 가지 않거나 대학 과정을 중도에 포기한 사람들은 반값 등록금의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그 만큼의 기회비용이 손실 된다. 대학 나와도 안 나와도 똑같은 상황에서 (물론 나오는 게 더 좋다고들 하지만..) 쓸데없는 비용을 개인 이득을 위해 쓰이는 게 아닌가 싶다.
학자금은 빚의 시작이면서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자산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빚을 내어 공부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정말 대학을 다니고 "공부"를 하겠다면 고3때처럼 죽을 똥, 살 똥 쌀 것처럼 해야 한다. 대학 들어가면 책 딱 덮는 게 요즘 대학생들인데 반값 등록금은 개뿔...싼 맛에 학자금 더 쉽게 받아들이고 빚에 대한 감정조차 쉽게 여기게 만들 뿐이다. 빚은 일단 두렵고 무서워야 한다는 걸 인지시켜야 한다. 금리가 싸든, 빚은 빚이다. P2P 개인대출에서 빚 때문에 허덕이는 사연을 보면 이런 학자금 때문에 사회 생활 시작부터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 꽤 많다.
기욤이 제시한 빚 판매제도,
사실 이미 존재한다. 다만 개인과 개인이 아닌 기업과 기업간의 빚 매매로 존재하는데 기욤이 말한 것과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그 B2B 의 B를 C로 바꾸어 B2C가 된다면 어느정도 현실적인 대안은 될 수 있다.
연체를 심하게 하거나 신용불량 리스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알 것이다. 예를 들어 카드사에 연체가 생겼다. 3개월을 넘겨 결국 끝까지 갚지 못했다. 이 기간에는 연체한 날부터 수시로 카드사에서 "독촉"이 날라온다. 카드값을 갚으라고..하지만 계속 갚지 못하면 소장 같은게 날라오는가 싶더니 자주오던 전화도 뜸해진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깨알신용정보, 깨알신용평가 등등의 회사 이름의 우편물이 도착하면서 카드대금 수납 위탁을 받았느니 어쩌니 하면서 자신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한다. 물론 요즘에는 카드사가 자회사로 이런 추심회사를 운영하기도 해서 회사명이 동일한 경우도 있다. 깨알카드사와 깨알신용정보나 깨알이라는 기업명은 같기 때문에 내 빚의 담당부서 정도 바뀐 것으로 보통 이해한다.
그런데 여전히 못 갚는다면? 악성채권, 불량채권이다. 이런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편물이 날라올 때 마다 추심회사가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빚을 받아야 하는 사람(기업)들이 빚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리는거다. 1억원짜리 빚 받을 게 있다면 3천만원 정도에 팔고 그 3천만원에 그 빚을 산 사람은 1억원의 빚을 여전히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말 빚을 잘 받아낼 수 있다면 7천만원의 차액과 이자까지 어마어마한 이득을 취하게 된다.
그렇게 처음 1억원의 빚은 여러 단계를 거쳐 수백만원 내지 수십만원, 만원 단위까지 매매가가 떨어져 거래되게 된다. 물론 여전히 빚을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억이다. 1억짜리 권리를 단 돈 몇십만원, 몇 만원에 사는 것이다. 비정상회담 기욤이 성시경을 두고 말했던 바로 그런 자리
인간은 참 똑똑하다 + 자산 뿐만 아니라 - 자산까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만든다. 마이너스, 손실이 난 채권도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인데 물론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시스템이라면 이런 마이너스 자산을 활용해 큰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다만 반대로 망가지면 미국발 금융위기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다. (빚 때문에 부실채권으로 나온 주택들을 묶어서 판 것이 금융위기의 시작)
그런 채권회사의 말단에 내가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채권회사로서 참가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의 1억원짜리 빚 채권을 10만원에 산다면 빚을 진 사람은 여전히 1억원의 빚을 인수한 나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 (1억원짜리를 누가 10만원에 파냐고 묻지는 말자. 휴지조각과 다름 없는 불량 악성채권은 10만원도 비싸다. 그리고 단건으로 보면 그렇게 보여도 원래 묶어서 처리되기 때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적은 돈도 아니다. 개별건이 10만원~수백만원이지 묶음으로 대량매입하면 그것도 억단위가 되는건 순간이다)
빚 판매제도의 활용은 여기다. 마지막 그 채권을 가진 사람이 그냥 채권을 소멸시키면 빚 자체는 사라진다. 아니면 투자한(매입한 금액만큼) 금액 정도로만 돈을 받고 채권을 소멸 시킬 수 있다. [사실 당신의 빚을 내가 백만원에 샀는데 백십만원만 주면 1억원의 빚 채권은 소멸시켜주겠다고 하면 상대방은 1억원의 빚에서 9천 8백 9십만원의 빚 탕감을 받는것이 되기 때문에 빚 거래로 빚 청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활용해 사회복지 관점에서 빚을 청산해주는 복지단체들도 있다. 악성 불량채권들을 싸게 매입해서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빚을 받을 권리는 이걸 매입한 마지막 사람에게 있으니 그 사람이 안 받겠다고 하면 법적으로 모든걸 클리어~ 빚이 사라지게 된다.
다만 기욤이 말한 것처럼 개인간의 거래는 여전히 어렵다. 시스템 자체를 구성하는 것도 어렵지만 개인간의 거래는 악용될 소지가 많은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악용을 떠나 오히려 빚을 정상적으로 갚지 않는 도덕적 헤이도 벌어질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생긴 불량채권을 모아 하나의 투자처로 만든게 현재라면 이건 그 안에서 또 다른 대안일 뿐이고 손실을 그나마 줄이기 위한 방법일 뿐, 이 제도 자체가 완전히 해결법은 될 수 없다.
다만 최악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좋은 채권자를 만난다는 보장이 전제라면 B2B 시스템을 B2C로 바꿀 수 있는 여지도 있는 법..1억원의 빚을 마지막 단계에서 매입한 금액 중 이자 정도만으로도 조금 높게 잡아 20% 선의 수익을 내게 해준다면 빚을 진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절반 이상은 탕감 받게 되어 있고 매입한 사람도 20% 이상의 수익은 받게 되어 있다. 더군다나 악성채권 자체를 해결하고 빚도 완전히 갚지 않는게 아니라 합의를 통해 정상 상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빚을 진 사람은 정신적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악성채권이 될수록 이 제도는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악성 불량채권이 될 수록 빚을 진 사람은 더 시달려야 하는 법..) 기욤의 아이디어는 사실 꽤 괜찮은 방법이다. 이미 좋은 생각으로 빚 청산을 위해 이런 유사한 걸 하는 사람도 있고...
10만원(전현무)의 빚을 5만원(성시경)에 사서 7만원(기욤이 갚는 돈)을 번다는 게 투자 목적의 설명이라면 10만원의 빚을 5만원에 사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조금 더 싸게 팔거나 그 선에서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주는 게 복지 목적이다. 투자 목적이라면 위험하고 개인이 참가하기도 힘들 뿐더러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 말처럼 사기꾼이 될 수도 있지만 복지 목적이라면 모두가 윈윈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래나 저래나 악성채권은 누군가의 눈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생기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좋다.
빚으로 투자하는 세상, 그 빚을 가지고도 돈을 만드는 세상..잘 활용하면 좋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면 더 위태로울 수도 있다. 지하조직 세계에서 이미 쓰고 있는거 아니냐? 바로 그게 어쩌면 포인트.
빚을 끝까지 받아내겠다(전현무)라고 했을 때 상황이 바로 정점이다. 전현무나 성시경이나 그 단계 또는 더 하위 단계에서라도 끝까지 내가 가진 권리로 빚을 받아내겠다하면 빚 거래 제도에서 100% 좋은 일(빚 탕감)은 생기기 어렵다. 처음부터 B2B 나 기욤의 B2C나 "손실회피" "손실경감"이 목적이기 때문에 스타트 자체가 누군가 손실이 난 상태로 시작한다. 매매가 이루어질 수록 파는 쪽은 손실이 또 생기는 게 이 구조.
결국 손실을 볼 수도 있고(당연), 더 크게 볼 수도 있는 손실회피 제도에서 누군가 손실 자체를 난 보지 않겠다. 무조건 이득만 보겠다하면...지하세계 형님들이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것처럼 변질 될 수 밖에 없고 빚 탕감 자체가 사람 목숨까지 움직일 수 있기에 보완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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