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우유에 들어 간다는 연지벌레 이야기 (코치닐 천연색소)
본문 바로가기
식탐/주방탐구

딸기우유에 들어 간다는 연지벌레 이야기 (코치닐 천연색소)

by 깨알석사 2018. 12. 7.
728x90
반응형

딸기우유에 딸기색을 내기 위해 벌레가 들어간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로는 딸기우유에 딸기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색을 맞추기 위함인데 따지고 보면 딸기가 없기 때문에 딸기우유의 향도 딸기향을 첨가한 것이라 색과 향 모두 인위적인 가공을 통한 유제품이라 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우유에 (그마저도 분유) 딸기향과 딸기색을 넣어 딸기맛우유로 만든 것이 기존의 딸기우유다.  

이런 내용이 인터넷으로 조금씩 퍼지다가 KBS 스펀지에서 딸기우유에 벌레가 들어간다는 주제로 방송을 한 뒤로 (공중파의 힘)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연지벌레 이야기는 딸기우유 매니아에게는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인체에 무해하고 먹어도 상관 없으니 넣었겠지만 벌레를 쓴 근본적인 이유가 딸기가 없었기 때문이라 딸기우유파에게는 손이 부들부들할 만한 내용인 건 맞다. (난 쪼꼬우유파다)

물론 이 과정에서 와전되거나 잘못 정보가 유입된 것도 많다. 딸기우유에 벌레가 들어간다라는 말 자체가 그런 오해를 불러 일으켰는데 실제로는 벌레가 들어가지 않지만 딸기우유 한 팩당 2마리~4마리까지 들어간다고 하거나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색소 성분이 인체에 무조건 유해한 물질로 "확정" 짓거나 벌레를 갈아서 넣기 때문에 씹히는 이물질이 (딸기씨로 착각한 것들) 벌레의 잔해라고 하는 식이다.

먼저 확실하게 할 것은 딸기우유에 들어가는 건 벌레가 아니라 벌레에서 추출한 색소다. 살아 있는 벌레를 갈아 넣는 건 더더욱 아니며 벌레를 고온 건조한 상태에서 말렸다가 알코올 용액으로 색을 추출한 다음 알콜을 날려 남은 액기스를 가지고 농축물을 만든다. 그 농축물로 분말 형태 가공을 하면 그게 코치닐 색소이며 물에 타면 우리가 아는 그 딸기색이 나온다. 

색소의 성분은 카르민산이고 중성에서는 오렌지색, 핑크색, 산성에서는 오렌지색, 주황색, 알카리성에서는 자주색, 보라색을 띈다. 추출한 코치닐 색소는 인공적 합성이 아닌 천연(벌레) 상태에서 얻은 것이기 때문에 인공색소 등을 쓰는 기존의 착색제 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흔히 적색2호, 적색3호 등 먹는 식품 첨가물 표기란에 독수리1호, 독수리2호와 같은 몇 호 방식의 첨가물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인공 합성 첨가제로 당연히 몸에 유해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거의 이런 인공색소를 쓰지 않고 코치닐 색소와 같은 천연색소로 바뀌고 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따진다면 딸기우유에 벌레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벌레에서 추출한 색을 가공한 액기스 분말이 들어간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누군가는 그래도 벌레와 연관지어 꺼림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대놓고 번데기를 먹는 우리 입장에서는 생각하기 나름이고 미래 먹거리 관련하여 곤충산업(곤충식자재)만 보더라도 그렇게 호들갑 떨 정도의 식자재는 아니기 때문에 벌레가 가졌던 색을 먹는 것이지 벌레를 먹는 것과는 개념이 다르다.

물론 유해와 무해는 논란이 있다. 실제 우리나라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의 식품안전정보에 "유해물질"로 분류되어 있고 (고유번호 1260-17-9) 문제가 되는 원인 역시 과다 복용시 염증 및 알레르기 유발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과 관련한 직접적인 발병이나 질병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정확하게 얼마나 유해한지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 연지벌레(건조)와 연지벌레에서 얻은 연지색소 자체에 대한 유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따진다면 연지벌레서 얻은 코치닐 색소에서 일부 부작용 사례가 보고 된 건 사실이지만 (염증 및 알레르기) 추출 과정에서 안정제와 유화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부가 첨가제에 대한 것까지 고려한다면 원인은 다른데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아이의 알레르기 이슈 역시 코치닐 색소가 들어간 요거트를 먹고 심각한 반응을 보여 코치닐 색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 했는데 무첨가 수제 요거트가 아닌 시판용 요거트는 그 자체도 가공 유제품이고 유화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코치닐 색소가 원인인지 요거트 자체가 원인인지 알 수는 없다. 코치닐 색소가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고 햄이나 소세지, 아이스크림, 젤리, 사탕, 과자에도 쓰이기 때문에 캐나다 아이의 알레르기는 코치닐 색소가 원인이었다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햄/소세지를 비롯 어떤 유제품과 과자, 사탕을 먹지 않고 생애 처음 먹은 가공품이 요거트라고 해야 확실한데 상식적으로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코치닐 색소가 거의 들어가는 과자, 사탕, 햄을 먹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가 코치닐 색소가 들어간 요거트를 먹고 알레르기가 났다? 이 때는 색소가 문제가 아닌 요거트 쪽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인 판단이 된다.

미국 보스턴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소화기 내과 병실 사례도 마찬가지, 어린 아이가 1명 죽고 나머지 22명의 환자가 고통을 호소한 이 사건은 환자들이 진단 과정에서 소화 흡수 상태를 알기 위해 먹은 캡슐 속의 코치닐 색소가 원인이라고 밝혀졌기에 이 사례는 확실히 코치닐 색소가 주범이라고 확정할 수 있지만 이것도 곰곰히 따져 봐야 할 구석이 많다. 염증 및 알레르기를 넘어 실제 사망자까지 나왔기 때문에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색소이기 때문에 이것이 보편적인 위험 물질이 맞고 그런 부작용이 확실하다면 전 세계적으로 관련 보고가 꾸준히 계속 나와야 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딸기우유를 비롯해 오렌지색, 붉은색, 핑크색, 주황색 등의 계통에는 거의 이 색소가 들어간다고 봐야 하는데 이걸로 사망했다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례가 없다. 미국 메사추세츠 병원 사례만 보더라도 알약 형태의 캡슐에 들어간 색소의 양이 딸기우유에 들어가는 양보다 엄청 많다고 할 수 없는데 딸기우유 먹자마자 사약 먹은 것처럼 피를 토하며 쓰러지거나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없다.

앞서 캐나다 아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경우도 자세히 보면 차이점이 있는데 발생 장소가 병원이고 대상자는 모두 일반인이 아닌 "입원"중인 환자이며 색소를 먹은 이유도 치료 과정에서 먹은 것으로 이들이 입원한 병동은 소화기 병동이었다.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이미 아픈 상태에서 면역이든 체력이든, 후유증이든 일반인과 전혀 다른 조건의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일반 사람은 먹어도 상관 없는 것이 많이 아픈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거나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미국 보고 사례는 이미 몸 상태가 나쁜 사람들에게 이 색소가 영향을 미친 경우라 일반화 하기 어렵다. 병원이 아닌 일반 모임이나 단체 식사 중에 코치니 색소가 다량으로 들어간 특정 식품을 먹고 한 명은 죽고 나머지는 고통을 겪었다면 몰라도 병원 환자에게서 벌어진 것이라 일반적인 경우라 할 수 없다.

또 사망한 사람이 어린 아이고 (입원 환자) 나머지는 고통만 느꼈다. 캐나다 아이의 알레르기 역시 대상이 어린 아이다. 결국 환자와 어린 아이처럼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첨가물에 쉽게 반응하는 심신미약자에게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아이에게만 문제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코치닐 색소가 들어간 식품을 먹었다고 해서 저런 상황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상당수의 어린이들은 딸기우유를 먹고도 탈이 없고 햄, 소세지, 젤리, 푸딩, 과자, 사탕을 먹는 빈도가 많음에도 별 문제가 없다. 결국 다른 사람, 다른 아이보다 면역력이나 알레르기를 가진 심신기능이 떨어지는 극히 일부의 경우에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문제는 미국 사례가 발생하고 난 뒤 코치닐 색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염증(장)과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면서 유전자 손상 가능성까지 확대되게 되는데 영국의 과잉행동 장애아동 지원단체에 금지 물질로 명시되게 된 것도 그런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결국 황색5호나 적색2호 (우리나라는 어린이 대상 식품 사용금지), 3호 등과 비슷하다는 말 밖에 안되고 천연 마저도 합성보존료, 합성감미료, 합성착향료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 된다. 

상식적으로 단순 비교를 해도 천연인 코치닐 색소가 들어간 음료 보다 인공 색소인 황색5호가 들어간 음료가 훨씬 더 좋지 않는데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탄산음료를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나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정작 환타 먹는다고 호들갑 떨지 않는 것처럼 (환타는 가끔 먹어도 되고 딸기우유는 아예 먹으면 안된다?) 제 아무리 부작용이 일부 있다고 해도 민감한 체질이거나 알레르기성 체질일 때가 문제라고 봐야지 그걸 확대 해석해서 무조건 다 아이에게 나쁘고 건강을 해친다고 하면 천연 물질마저 배척하는 것이라 평생 천연 추출 가공식을 포함 어떤 가공식도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배달음식 안됨/외식하면 안됨/마트에서 포장된 재료 모두 사면 안됨이다. 무조건 전통시장가서 원재료(기초재료) 사다가 다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민감성 체질, 알레르기성 체질, 아토피 등을 겪는 경우 되도록 "주의"해야 하고 먹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로 접근해야지 무조건 "금지"라고 생각하는 건 오버라는 뜻이고 그 마저도 그런 체질과 무관한 무탈한 사람이라면 인공합성이 아니기 때문에 주의마저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딸기우유에 벌레가 들어간다고 해서 안 먹고 코치닐 색소가 몸에 무조건 안 좋다는 말만 듣고 안 먹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그렇게 해봤자 평생 과자, 음료, 빵, 소세지, 햄, 게맛살을 포함 편의점 등에서 먹는 가공식품을 먹지 않을 생각이라면 몰라도 이미 그런 걸 잘 먹고 있다면 그게 바로 어리석은 조삼모사라 할 수 있다. 

코치닐 색소가 붉은 색을 내는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감에도 나 역시 딸기우유라는 특정 식음료를 메인으로 거론하는 건 방송에서 다루었거나 대부분 딸기우유에만 들어간다고 생각해서는 아니다. "딸기" 관련된 가공식에는 당연히 딸기우유처럼 다 들어가기 때문이고 이 딸기류에 해당하는 복분자나 또는 백련초 같은 가공품에도 역시 코치닐 색소가 상당량 들어가기 때문에 딸기, 오렌지와 같은 색을 가진 건 다 들어갈 수 밖에 없어 [딸기우유]가 메인이 아니라 [딸기]우유가 메인이라는 걸 염두해야 한다. 진짜 딸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다 딸기 흉내를 낸 것들이다.

굳이 연지벌레나 코치닐 색소가 신경 쓰여 딸기우유를 먹지 않는다면 흰 딸기우유(하얀색 딸기우유) 같은 경우 딸기색을 낼 필요가 없어 연지벌레 및 코치닐 색소를 쓸 이유가 없다. 때문에 색에 대해 고집하지 않는다면 딸기맛우유는 그대로 섭취하면서 그런 걱정을 해소할 방법은 많다. 마찬가지로 다른 식품에 들어가는 코치닐 색소 사용 목적 자체가 오로지 색을 예쁘게 내기 위함이라 식품 색에 현혹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먹는 사람에게는 역시 걱정거리가 안된다.

연지벌레에 대해 쓴 글을 보면 기생충 사진처럼 징그러운 사진들 위주의 글이 많은데 방송에 나온 실제 연지벌레 모습을 보면 생각보다 그렇게 징그럽지는 않다. EBS 세계테마여행 페루 편에 마침 옷과 실을 염색하는 장면에서 연지벌레가 등장한 적이 있다. 고온에서 건조해야 색소가 더 응축되어 좋다고 하지만 그냥 연지벌레를 손으로 눌러 터트려도(?) 생각보다 색이 진하게 나온다. 그럼에도 추출 과정을 거치는 건 벌레를 그대로 쓰는 것에 대한 혐오감, 이물질과 벌레의 오염 때문으로 보이는데 벌레를 그대로 쓰는 페루 사람들 염색 과정을 보면 색상이 추출물 보다 훨씬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

페루의 여인들은 모두 옷감 짜는 일을 배우고 할 줄 안다고 한다

다양한 색상의 실들이 보인다

다른 천연물질에서 얻는 색도 있지만 대부분 연지벌레 하나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얻는다.

페루에서는 연지벌레에서 나온 기본 색으로 24개의 다른 색을 만들어 쓴다

선인장이 하얀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연지벌레 때문이다

염색을 위해 연지벌레를 기르는 수준

언뜻 보면 밀가루 뒤집어 쓴 무당벌레

아주머니가 손 위에 올려놓고 바로 톡~ 터트림...앗...깜닥이양 ㅋ

아주머니가 내민 손에 엄청 큰 초코파이(?)가 보인다, 한 마리 톡 했을 뿐인데 양이 장난 아니다.

연지벌레가 살아 있을 때는 색이 더 깊고 나오는 양도 많다

손바닥에 원래 붉은색과 다른 주황색이 보인다. 아주머니 다른 손에 있는 레몬으로 스윽 하니 색이 바뀌었다

치마 앞 쪽에 다양한 천연 물질들이 있는데 이들과 섞으면 저렇게 계속 색이 바뀜

여기서는 화장할 때도 연지벌레를 쓴다고 하는데 실제 우리가 쓰는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에는 연지벌레가 쓰이고 있다. 식품용으로는 오렌지색이나 딸기색 용도로 쓰지만 공업용일 때는 화장품에 많이 쓰인다, 말 그대로 색을 내는데 쓰이기 때문에 색을 필요로 하는 화장품에는 필수인 셈

아주머니 입술이 약간 촉촉한데 연지벌레 터트리고 나온 걸 바로 바른 상태다

연지벌레 입술에 바르면 이런 부작용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가나 셔츠에 입술 자국 묻히는 건 똑같구나)

페루 현지에서 연지벌레로 염색하는 과정, 저 상태에서 (위) 레몬즙 첨가하면 아래 장면처럼 색이 바뀐다

원래 흰색이었던 실 묶음이 3가지 색이 됨 (기초흰색 + 연지벌레색 + 연지벌레와 레몬즙 첨가색)

소금도 색을 바꾼다. (옆에 여러 접시가 다 연지벌레와 함께 섞는 용도다. 그래서 24색이 나온다)

소금을 넣었더니 고기(?) 색이 나온다. 역시 고기는 소금에 찍어야...

실제로 연지벌레는 천연 염색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색이 정말 예쁘게 나온다.

페루 여인들이 입고 있는 옷도 결국 이런 연지벌레에서 얻은 색으로 만든 옷이라 할 수 있다.

연지벌레로 염색하는 과정을 봤는데 연지벌레는 우리가 쓰는 표현이고 우리만 그렇게 부른다. 연지라는 말 뜻 자체가 붉은색을 뜻하며 연지벌레가 붉은색 염료로 쓰이니 우리가 연지벌레라고 할 뿐이다. 연지라는 말이 생소하면서도 어딘가 익숙한데 옛날 신부가 결혼할 때 주로 얼굴 화장으로 썼던 "연지곤지"의 그 연지와 뜻이 상통한다.

연지곤지는 붉은색 점을 얼굴에 찍는 것을 말하며 양쪽 볼에만 찍으면 연지, 이마에 찍으면 곤지, 볼과 이마에 모두 찍으면 연지곤지다. 꼬마신랑 놀이를 할 때 신부가 되는 친구들이 연지곤지를 하는 장면은 유치원에서 흔히 보는 풍경으로 강시 영화에서 강시들도 많이 한다 (ㅡ..ㅡ) 인도 친구들 문화에도 쉽게 보는 이마에 점을 찍는 곤지 문화가 있다. 

이마와 양 볼에 모두 찍은 연지곤지 (위), 볼에만 찍은 연지 (아래) 당연히 붉은색

코치닐 색소는 자신이 먹지 않는다고 해도 자연인이 되어 산에서 모든 걸 해결하지 않는 이상 1년에 한 두번은 무조건 먹게 되어 있다. 색이 있는 모든 음료수에는 거의 다 들어가며 원래 색이 있는 식품도 대부분 가공이 되면 원래 색이 바래기 때문에 색이 있다면 코치닐 색소는 거의 다 들어간다. 무엇보다 인공합성 첨가제나 인조 색소는 암이나 기타 질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거의 확인이 되었기에 천연 물질 사용으로 대체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의 액기스 등의 천연 색소 등도 붉은색 색소로 요즘 각광 받지만 단가(원재료) 문제와 제품 가격 인상 문제로 아직까지는 저렴한 연지벌레를 더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사실 민감성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연지벌레도 천연 색소라 거부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의 코치닐 색소와 딸기우유 관련 정보글에는 코치닐 색소 중 보라색이 식품용으로 쓰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색상이 식욕을 억제) 사탕과 젤리, 젤리푸딩에서는 그렇지 않다. 알고보면 곰두리 젤리가 갖는 원래 색이라는 게 없다. 젤리사탕도 마찬가지, 아이들이 먹는 유아 식품에는 오히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무지개 색으로 된 다양한 색상 식품이 많은데 예외 없이 이런 경우 코치닐 색소가 아니면 다 인공 색소이기 때문에 색이 있다면 색소를 먹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말 걱정이 된다면 되도록 무색인 걸 먹자) 

사탕과 젤리푸딩을 비롯, 맛있어 보이고 색깔 예쁘게 나온 빵도 예외는 아니다, 과자 역시 마찬가지

누구나 좋아하는 수박바 아이스크림만 보더라도 이걸 먹으면 혀 색깔이 달라진다는 걸 우리는 모두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빨갛게 물든 혀를 낼름 거리며 서로 친구끼리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 만큼 색소가 빠져 혀에 묻는 경우로 색을 내는 아이스크림에도 거의 코치닐 색소가 쓰인다. 누군가는 딸기우유를 입에 머금고 마셔도 혀에 색이 묻어나지 않으니 아이스크림(하드)보다 낫다고 여길지 몰라도 액상과 고체(얼림)의 차이일 뿐, 딸기우유 통째로 얼리고 쭉쭉 빨아 먹으면 혀 색깔 바뀌는 건 마찬가지다. 고체로 굳은 액상을 혀로 빠니까 묻어나는 것이지 수박바도 물처럼 녹여서 후루룩 마시면 혀에 색이 안 남는다.

스크류바는 딸기맛..당연히 딸기우유처럼 딸기색을 위해 코치닐 색소가 쓰인다. 빵, 과자, 우유, 아이스크림 등 어느 가공식이든 딸기 그림 있으면 다 있다고 보면 된다.

페루에서 24가지 색을 코치닐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혀에 강인한 색을 남기는 건 역시 죠스바, 딸기우유 속의 코치닐 색소에 대한 유해가 걱정이라면 평생 이런 것도 먹으면 안된다. 사실 이런 걸 오랫동안 먹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별 탈이 없다, 미국과 캐나다 사례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코치닐 색소는 햄과 소세지, 게맛살, 훈제로 파는 닭이나 오리 가공식에도 많이 쓰인다. 대부분 붉은색 계통의 식품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색을 예쁘게 내기 위해 거의 쓰인다. 물론 아질산나트륨 등으로 발색제 역할을 따로 하기도 하지만 예쁘게 나오는 건 코치닐 색소라 제품에 따라 뒷면 성분표시를 보면 코치닐이 나올 때도 있다.

코치닐 색소가 걱정된다면 김밥도 먹으면 안된다. 햄과 단무지 없는 김밥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단무지의 경우 인공 색소 보다는 치자 등의 천연 재료를 쓰기도 하지만 햄이나 소세지는 치자물로 커버가 안된다. 참고로 예쁜 분홍빛 내는 것도 가능해 새우젓에도 쓰인다. (직접 담가 먹지 않는 한 시판용 가공품은 피할 수 없다) 아이들 거부감이 없게 하기 위해 어린이용 해열제나 영양제에도 쓰인다는 걸 알면 결국 색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마무리 하기에 앞서 재미있는 자료 하나를 찾았는데 아래는 청와대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따끈따끈한 게시물로 딸기우유를 엄청 좋아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의 딸기우유 연지벌레 사용 금지 청원 관련한 깜찍한 발언이다. 5명이 동의하였다. 귀여운 녀석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52112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딸기우유 연지벌레 사용 금지 청원)


결론은 딸기우유에 벌레가 직접 들어가는 경우는 없고 고온 건조시켜 나온 연지벌레 추추물에 알코올 용액으로 뽑아내 그 응축액을 분말로 하여 사용할 뿐이고 코치닐 색소에 대한 유해 역시 보편적인 수준이라기 보다는 이미 주변 환경 호르몬 등에 다량 노출 되거나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는 경우에 일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의학자들이 하는 말처럼 "과도하게 섭취"할 때가 문제이지 한 두번 섭취로 문제가 되었다고 확신할 수 없어 어떤 음식이든 마찬가지지만 과하게 먹을 때 문제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또한 코치니 색소가 들어간다는 건 인위적인 색을 내기 위함이라 색소가 쓰인 식품이 가공식이라는 걸 의미하며 그런 가공식은 색소가 아니어도 원래 많이 먹으면 탈이 나게 되어 있다. 탄산음료나 과자, 사탕 등을 아이들에게 많이 먹지 말라고 하고 가공식 보다는 천연식 위주 (집밥) 음식을 주는 것도 그런 이유, 결국 색소의 문제 보다는 그런 색소를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제품을 주로 먹는 식습관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연지벌레는 해충이 아닌 익충이며 WHO에서 유해 물질이 아닌 알레르기 유발 "의심 물질"로 선정한 건 일반적인 곤충 알레르기 (동물성 식품) 연관성에서 추출 색소도 곤충 알레르기 유발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것도 의심 물질로 추정만 하고 있기 때문에 WHO가 유해 물질로 선정 내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선정했다고 다르게 해석하면 안된다. 

그래도 혹시 걱정이 되어 딸기우유를 먹기 애매하고 아이가 너무 좋아해 끊기 어렵다면 굳이 색을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색이 빠진 흰색 딸기우유, 하얀 딸기우유를 먹으면 딸기우유를 끊지 않고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마트에서 장보기를 할 때 "빨간색" "붉은색" 계통의 식품(가공식)은 코치닐 색소가 쓰였을 확률이 매우 높으니 원래 제품 색이 따로 있거나 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옅은 색의 오리지널 제품이 있다면 그걸 사는 게 당연히 좋다. 천연 색소라고 해도 영양분도 아닌 색소를 굳이 먹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면 이런 코치닐 색소(천연)보다 아질산나트륨 사용이 더 문제라 할 수 있는데 아질산나트륨을 빼고 먹는다면 아마 일주일을 버틸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본다. 아이가 학교 급식 한달치 일정표를 가지고 왔는데 30일 중에 30일에 아질산나트륨이 다 포함되고 있었다. (급식용 김치에도 들어감) 빼면 밥과 국만 먹어야 한다.

대부분 콩(대두), 계란, 우유 등에 대한 알레르기 주의가 식품마다 되어 있지만 코치닐 색소에 대한 알레르기 표시는 되지 않고 있다. 혹시 알레르기를 하나라도 가지고 있거나 아토피가 있거나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코치닐 색소가 미국 사례와 같이 확증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아이를 두고 있거나 자신이 그런 체질이라면 되도록 "가공식" 자체를 멀리 하는 것이 상책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은 건 사실이나 그것 때문에 색소를 첨가하게 되는 것이니 건강에 민감한 분은 보기 좀 그렇다라도 첨가제가 덜 들어가는 걸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무조건 먹으면 안된다가 아니라 많이 먹으면 안된다로 인식해야 한다.

참, 코치닐 색소는 고추가루나 고추장 등에는 사용 금지다, 유해가 아니라 색을 예쁘게 내는 목적으로 쓰이면 가짜 고추가루, 가짜 고추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색 보정에 아예 못하게 한 것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