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방 가전 시장에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했다. 직접 신선한 채소를 키워 바로 먹을 수 있는 "식물 재배기"다. 가정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홈푸드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것이다. 신선한 먹거리를 원하는 사람 혹은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끌릴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주방 가전이라 할 수 있다.
내가 LG 빠돌이기는 하나 이 제품이 유독 내 눈길을 사로 잡은 건 LG의 다른 고급 가전 시스템이 농축된 주방 가전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식물 재배기였다면 신제품 출시 수준에서 관심을 가졌겠지만 이 제품은 다른 LG의 제품군 기술이 모두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재배기와 차이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식물 재배기에 쓰인 각각의 기술력이 이미 LG의 주방 가전 브랜드 결합이기 때문에 기술력 검증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사계절 내내 온도에 구애 받지 않고 적정 온도로 계속 채소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냉장고와 유사한 기능을 필요로 한다. LG의 냉장고 브랜드인 "디오스"의 기술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또 식물 재배의 특성상 산소 공급과 빛, 수분 보충은 필수다. 일단 첫 번째 물, 식물 재배기인 만큼 꾸준히 물을 주어야 하는데 이 식물 재배기는 씨앗 모종판을 넣어 두기만 하면 알아서 키워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물 역시 재배기가 알아서 공급하게 되어 있다. 이 때 자동으로 정확한 급수 제어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LG의 정수기 브랜드인 "퓨리케어" 기술이 들어가게 된다. 퓨리케어에 쓰인 급수 정수 기술이 식물 재배기의 급수 시스템을 담당하게 되며 물 역시 정수가 되어 식물에게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밀폐된 가전 안에서 키우는 장치이다 보니 공조 시스템 역시 필수다. 특히 먹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신선한 공기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이 기능은 LG의 대표적인 공조 시스템인 에어컨 브랜드 "휘센"의 기술이 공기의 흐름을 만들고 기류를 만들면서 습도 조절이 된다. 여기에 LG 주방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에 속한 LG 공기청정기 (시그니처 워터링)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오염된 공기는 배출하고 먼지를 제거해 신선한 공기가 순환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된다.
LG의 의류 관리기 브랜드인 "스타일러" 역시 제품 안의 옷에 묻은 이물질과 먼지, 공기를 제어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공조 기능은 기존의 브랜드 제품군 기술력이 대부분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 LG 코드제로 청소기의 공기 흡착력과 필터링 역시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빛(광)의 경우 LED가 쓰이는데 여기에는 미용 관리 제품으로 인기가 좋은 LG "프라엘" 마스크 기술이 쓰인다. 빛의 파장과 빛의 양을 조절해 식물이 충분히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LG가 갖고 있던 다양한 기술력이 농축된 제품으로 식물 재배에 필요한 빛, 산소, 수분 모두를 케어하게 되는 것이다. 디오스, 휘센, 퓨리케어, 시그니처, 퓨라엘 브랜드에 만족한 소비자라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종합 선물 세트인 셈이다.
작년 연말 홍보 자료가 배포되고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에 첫 선을 보였다. 위 사진이 바로 그 장면, LG의 다른 브랜드에 관심이 없거나 모르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식물 진열장, 재배기로 보였겠지만 LG의 다른 브랜드 기술력이 들어간 걸 알았다면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아래는 판매 예정인 실물 디자인,
라스베이거스 전시장에서 찍힌 사진을 보더라도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데 냉장고처럼 보관하는 목적이 아닌 식물을 재배하는 공간이다 보니 크기가 일반 냉장고에 비해서는 다소 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업소형 대형 냉장고 사이즈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고 애초에 가정 안에 냉장고처럼 두고 설치해서 쓰는 가전 제품이니 사이즈로 인한 걱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로 쓰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함이니 꾸준히 재배해서 먹으려면 어느 정도 공간은 필수다. 집에서 직접 키워 먹는 기존의 식물 재배 방식인 "텃밭"과 비교하면 크기는 오히려 준수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텃밭을 갖기 어려운 아파트 거주 세대에서는 사계절 내내 관리가 자동으로 되는 제품인 만큼 효율성 역시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신선한 상태로 깨끗하고 안전하게 키워 먹을 수 있고 이 자체가 "보관" 역할을 하기도 해서 관리 영역 만큼은 훨씬 가치가 높다.
가장 좋은 건 역시 매번 눈으로 자라는 걸 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채소 섭취를 늘리게 되고 건강 관리 부분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채소가 몸에 좋은 건 알지만 막상 그걸 매번 사서 먹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주방 냉장고 옆에 이 녀석이 딱 있게 되면 평소 채소를 안 먹던 사람도 이전보다 더 많이 섭취하게 될 확률이 높은 건 당연지사.
LG는 해당 재배기를 대부분 자동화 했다고 발표했다. 씨앗 패키지를 사서 진열만 하면 빛, 물, 공기는 재배기가 알아서 다 책임진다는 것이다. 별도의 관리 없이 일정 시간 지나 채소가 잘 자라면 그냥 먹기만 하면 끝이다. 무엇보다 야외에서 기르는 경우에 비해 24시간 빛, 수분이 공급이 되는 만큼 식물 성장 속도가 빨라 기르고자 하는 채소에 따라 씨앗을 처음 선반에 진열한 뒤 최소 2주, 최대 6주가 되면 먹을 수 있다.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재배 정보가 제공되며 수확 시기도 알려준다. 언제 먹어야 할지, 지금 잘 크고 있는지 잘 몰라도 제품이 알아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니 초보자도 쉽게 길러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아래 살균기 사이즈로 작게 나오는 식물 재배기는 외국에서 종종 쓰이는 제품. 실내에서 직접 키워 먹는다는 장점은 같으나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빛(광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수동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사이즈가 작아지면 자동 기능이 그만큼 빠질 수 밖에 없는데 자동 기능이 적용되어도 공기 흐름 제어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고 오염 공기 배출 및 신선한 공기 유입은 필터링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어 콩나물을 집 방에서 천 덮어 두고 키워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정에 아이가 있다면 하나의 교육이 될 수도 있다. 식물을 직접 재배한다는 재미와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 더 나아가 수확 및 밥상에 올라오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것도 하나의 학습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야외 텃밭이나 발코니, 베란다 미니 텃밭은 무조건 사람 손길이 가야 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 자칫 소홀하면 식물 관리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장거리 여행이라도 가는 경우 물 주는 문제 때문이라도 애매한 상황에 놓이기 쉽다. 텃밭을 부지런히 관리할 줄 모른다면 되려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실내에서 미세먼지 문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공기 정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오염된 바깥 공기 대신 직접 길러 먹겠다고 거실이나 베란다에서 키우다가 오히려 더 오염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다. 환기도 부지런히 해줘야 한다. 결국 집 안에서 채소를 직접 길러 먹겠다면 부지런할 수 밖에 없고 손길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그게 안된다면 결국 자동 시스템에 의지할 수 밖에 없고 여유만 있다면 그게 더 안전하게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위 로봇 팔은 LG가 아닌 "삼성전자"의 주방 가전 제품 중 하나. 주방 가전이 진짜 제대로 진화하고 혁신 되어지는 것 같다. 사람을 대신해 직접 조리를 도와주는 보조 기능을 담당하는데 칼질이 서툰 사람에게 꽤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주방에서 칼질 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데 채소를 큐브 형태나 채 썰기 형태로 쓸 때 일정하게 썰 수 있고 칼에 의해 손이 다치는 경우도 줄기 때문에 위험한 조리 과정은 쉽게 맡길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반죽이나 양념 배합 등, 기존의 온라인 레시피를 전달해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있고 말이다.
LG의 식물 재배기는 일부 언론에 따르면 "하베스"라는 브랜드로 정해졌다고 하지만 아직 구체화된 건 없다. LG 식물 재배기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해당 브랜드 언급은 없고 LG 식물 재배기로 안내만 하는 상황. 판매 가격은 아직 미정으로 일단 디오스 냉장고 보다는 비쌀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품 자체가 익숙한 대중 가전이 아닐 뿐더러 먹거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수기"와 같이 렌탈을 통해 관리까지 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다. 식물 재배기의 공기 필터와 정수 필터만 해도 정수기 관리 영역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환경 오염에 대한 문제, 안전 먹거리에 대한 의식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 식물 재배기는 김치 냉장고가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필수 아닌 필수 주방 가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LG가 이번에 선 보인 대형 사이즈가 아니더라도 전자렌지 사이즈 정도 같은 것도 가정 식물 재배기 시장이 안착 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왜냐면 나 같이 집에서 콩나물 키워 먹는 사람에게는 딱 좋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 역시 귀차니즘이 있는 편이라 전기 쓰는 자동 콩나물 재배기를 쓰고 있지만 ㅋ)
텃밭이 없는 사람이 많고 텃밭을 키우고 싶어도 여건이 안되는 사람이 많다. 시간이 안되거나 부지런함이 없어서 못 키우는 사람도 있고 어떻게 키우는지 자체를 몰라서 생각을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점에서 굳이 필요 있나 싶었던 김치 냉장고, 양문형 냉장고가 어느새 우리 가정에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식물 재배기 역시 채소를 아예 안 먹는다면 몰라도 최소 집에서 삼겹살 한 번이라도 먹는 집이라면 쌈 채소 키울 목적이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에 쌈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특징 때문이라도 이건 주방 가전에서 언젠가 보편적인 가전이 될 것이라 생각 한다.
더군다나 나날이 증가하는 채식주의자들도 무시할 수 없어 시장성은 충분히 높다고 보여지고 특히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중국 시장만 해도 한국 가전 시장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충분히 결합될 수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가전으로 확고히 밀고 나간다면 중국 시장 하나만 갖고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은 것이 바로 이 제품이다. (이 정도면 LG에서 돈 받고 써야 하는 거 아니냐..ㅡ.ㅡ;;)
애들이 쓰는 스마트폰도 백 만원 하는 세상에서 렌탈로 일단 시장을 개척한다면 비용 부담은 거의 없고 접근도 어렵지 않다고 본다. 다만 사이즈가 일단 대형 냉장고 보다 큰 사이즈니 이걸 놓을 수 있는 집들이 얼마나 반응할지 그게 미지수. 참고로 이게 대중화 되면 기존 농부들, 쌈 채소 공급 농민들이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생각을 크게 갖자. 정말로 집집마다 대중화 된다면 그게 틀린 말은 아니나 역으로 이걸 집집마다 쓴다면 매번 "씨앗"을 사다 먹어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작물 판매가 아닌 종자나 모종 판매로 판이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채소 수급량이 늘기 때문에 소득이 늘면 늘지 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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