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달걀, 하지만 진짜 신선하고 맛 좋은 명품 달걀은 따로 있었으니 생활의 달인에 소개된 달걀이 바로 그런 달걀이었다. 흔하디 흔한 달걀도 진짜 좋은 달걀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인데 우리가 먹는 달걀도 인위적인 생산 방식이 아닌 자연에 가까운 자연 생산 방식이 왜 좋은지를 설명해준 생활의 달인 명품달걀 방송편이었다.
자신이 만드는 달걀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 좋은 달걀은 곧 손님들 건강과 안전 먹거리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이런 먹거리 장인이 많아질수록 우리 밥상도 좋아질 수 밖에 없다. 어떤 달걀이 정말 좋은 달걀인지, 명품 달걀이란 어떤 달걀인지 한번 제대로 구경해 보자 (난 작년 초에 이 방송을 봤었는데 이후에 달걀 해 먹을 때마다 달걀 상태를 지켜보는 버릇이 생김)
저 높은 곳에서 달걀을 떨어트렸다. 명품 달걀이라고 해서 깨지지 않는 건 아니다. (안 깨지면 그게 더 곤란)
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반 달걀과 명품 달걀이 어느쪽인지 모른다면 노른자를 보시라, 높은 곳에서 떨군 달걀은 터지기 마련인데 쟁반 위에 있는 두 개의 달걀 중 한 쪽은 노란자가 쫙 퍼져 있고 다른 한쪽은 노른자가 안 보인다. 정말 좋은 달걀은 충격에 의해서도 노른자가 잘 터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다는 걸 눈으로 직접 보여준 실험
좋은 달걀은 노른자가 원형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전혀 터지지 않았다. 이쯤되면 보통 후라이팬에 계란 후라이를 해 먹을 때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갓 사온 싱싱한 달걀이라고 해도 후라이를 하기 위해 달걀을 팬 구탱이(?)에 톡톡 치고 팬 위에 올릴 경우 노른자가 쉽게 터지는 녀석이 있고 예쁜 반원을 유지하는 달걀이 있다.
최고로 "건강한 닭"을 만들고 싶다는 양계 농장 주인, 달걀이 주인공인데 이곳의 닭도 굉장히 맛있을 것 같다
성함은 지각현, 이름 참 별나시다. 지각생이라는 별명을 살짝 예상해 본다 ㅋ
날개의 솜털을 보면 어느정도 닭의 건강 척도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날개 안쪽, 겨드랑이 부분을 보면 털이 뽀송뽀송 많아야 하는데 온실에서 케이지에 가두고 키우는 닭들은 날개 안쪽의 겨드랑이 부분에 털이 별로 없다고 한다. 너무 따뜻하게 급속도로 키우기 때문에 솜털이 제대로 없고 빈약하다고~
또 하나 재미있는 건 닭들이 건강한지 건강하지 못한지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박수라고 한다. 박수를 딱 한번 크게 쳤을 때 반응 속도를 보면 닭의 건강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 닭 앞에서 박수를 딱 크게 한번 쳤을 때 반응이 0.1초 정도로 바로 나오면 건강하고 무덤덤하게 너는 박수를 쳐라~ 난 내 할일을 할련다 하는 반응이 느린 애들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한다. 하긴 닭들 목 들고 움직이는 거 보면 엄청 빠르다. 즉 날쌔고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닭들이 건강하다고 한다.
방송에서는 실제로 박수를 쳐서 즉각 반응을 보여줬는데 모이를 먹던 녀석들이 박수를 치자 0.1초의 우주대폭발 속도로 고개를 바로 치켜 세운다. 주변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이 나타났는지 보기 위해 바로 하던 행동을 멈추는 건 모든 동물들의 습성인 셈이다.
본인이 키우는 닭의 세계에는 확실한 규칙이 있다고 한다. 먹이를 주면 아무 닭이나 무조건 와서 무질서 하게 먹는게 아니라 암탉들이 먼저 먹고 수탉들은 먹지 않고 뒤에서 지켜보기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탉들은 전혀 먹이를 먹지 않고 암탉이 다 먹기를 기다려줬다.
암탉들이 배부르게 먹고 나서 뒤로 빠질 때가 되면 슬금슬금 먹이통으로 수탉이 오고 빈 자리가 없으면 먹지 않는게 이 농장의 수탉들, 여성을 배려하는 신사 정신이 제대로 되어 있다.
케이지에 가두어 두고 교배 없이 무정란만 얻는 일반 농장과 달리 암탉과 수탉의 자연 수정으로 유정란만 얻어서 그대로 판다고 한다. 이 집에서 사는 달걀은 집에서 품으면 병아리를 얻을 수 있다.
보통은 흰자와 노른자 2개의 경계만 알고 있지만 정말 좋은 달걀은 3층 구조라고 한다. 노른자, 노른자를 감싸는 찐한 흰자, 그리고 전체 겉면을 감싸는 투명한 물처럼 생긴 또 다른 흰자로 3단계 구조로 되어 있는 달걀이 신선하고 좋은 달걀이란다. 실제 방송에 소개된 달걀을 보면 3개로 나뉘어져 있다. (위 쪽은 3단계 최상품 닭걀, 아래는 일반 달걀)
노른자를 감싸고 있는 흰자의 점액 농도와 상태가 일반 달걀과 확실히 차이가 난다
최고로 좋은 달걀은 저렇게 노른자를 쉽게 젓가락으로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2013년 9월 30일 생활의 달인에서는 또 다른 명품 달걀이 소개된 적이 있다. 사진속에 나오는 달걀의 전설 윤재우 달인이다. 이 분의 달걀도 마찬가지 (똑같을 수 밖에 없는게 당연), 3층 구조로 되어 있었으며 젓가락으로 노른자를 쉽게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젓가락으로 노른자를 눌러도 쉽게 터지지 않은 건 당연, 당시 윤재우 달인의 달걀은 노른자에 이쑤시개 꽂기 미션을 실행했는데 그 때 꽂은 이쑤시개의 갯수가 30개였다.
마당과 산에서 자유롭게 닭들을 방생해 키웠으며 항생제를 비롯한 어떠한 화학약품도 닭들에게 사용하지 않았고 먹이는 물론 보금자리 주변에도 일반 소독제조차 쓰지 않는 경력 30년 이상의 대가 중 대가였다. 이분도 만만치 않은 분이었으니 소개를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울타리도 따로 없이 닭을 산 속에 방생해서 키웠는데 해가 지고 나면 닭들이 알아서 집으로 돌아온 대박 양계장이었다.
닭들을 보면 등쪽에 털이 빠지고 보기 흉하게 살들이 다 드러나 있었는데 아픈 닭으로 오인할 정도지만 알고보니 수탉들이 교미를 위해 암탉의 등 위로 올라와서 생긴 자국이란다. 수많은 닭 중에서 어느 수탉을 보시더니 곧 화려한 날개짓을 할 것이라고 바로 예상해 맞혔으며 조금 있으면 바로 교미를 하러 갈 것이라고 말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던 분이다. (실제로 교미를 함) 자연 수정으로 얻는 이 집도 유정란인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도 사랑의 결실(?)로 나온 유정란은 노른자가 쉽게 터지지 않는다고 나왔었다. 윤재우 달인이나 지각현 달인이나 모두 사료를 직접 만드는 자급사료를 이용했는데 사료조차 직접 개발해서 먹이는 것도 공통점이다. 자급사료로 산야초 쑥, 감 껍질(발효), 쌀겨, 현미 등을 사용했고 닭 모이도 간을 맞춰줘야 한다면서 사람이 먹어도 좋은 건 닭도 좋다며 된장을 넣어 간을 조절하셨다. 사람에게도 좋은 냄새가 아니면 닭도 싫어한다며 자신이 만든 사료는 사람에게도 좋은 냄새가 나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계셨다.
당시 윤재우 달인은 자급사료 소문을 듣고 일본에서 바이어가 찾아왔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들 앞에서 노른자에 이쑤시개 꽂는 장면을 보여주었고, 그 때에는 27개를 꽂았다. 그 광경을 목격한 일본 바이어는 노른자에 27개나 꽂히는 달걀은 한국에서 처음 봤다면 급흥분 했었다고 한다. 그 때 윤재우 달인의 미담을 듣고 생활의 달인 제작진이 이쑤시개 미션을 만들었던 것이고 이는 곧 좋은 달걀을 골라내는 방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번 명품달걀편의 지각현 달인도 도전한다)
윤재우 달인은 농장 소독도 굉장히 특이하게 했던 분이다. 양계장을 불태웠던 분으로 일반인라면 상상하기 힘든 병충해 소독을 하고 계셨다. 닭에는 원래 "이"가 많다면서 양계장 대청소 때에는 확실하게 소독을 해줘야 하는데 화학약품이나 일반 소독제를 전혀 쓰지 않고 볏짚을 양계장 바닥에 깔아 볏짚을 홀랑 태우는 방법을 쓰셨다. 굉장히 위험하고 힘든 작업인데 양계장 내부에 불을 내는 것이니 만큼 자리를 뜰 수 없는 것도 고된 작업이다. 누가 자신의 양계장에 불을 낼까 상상도 못하지만 오로지 닭들의 건강과 소독을 위해 대청소 날에는 이런 방법을 쓰신다고 한다.
닭들이 아침이면 산 속으로 가서 벌레도 먹고 신나게 놀다가 저녁에 돌아오기 때문에 이런 청소와 소독도 가능하다. 양계장에는 전용 분만실(?)도 있었는데 그냥 노란 플라스틱 박스를 벽 높은 곳에 매달아 놓은 것이 전부, 그런데도 윤재우 달인의 닭들은 반드시 이 전용 분만실만 이용해서 알들을 낳아주고 있어 알을 다른데 낳을 걱정은 없다고 한다. 하루에 수거하는 달걀은 놀랍게도 "계란 한 판 수준..." 30개 내외로 매우 적다. 오로지 자연에서 방생해 자연 그대로 얻는 것이라 매일 나오는 달걀 수가 많지 않다고 한다. (그 정도로 운영이 될까 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다시 지각현 달인의 달걀로 돌아와 이 달걀도 얼마나 대단한지 검증해 보기로 했다.
그릇에 담긴 달걀에 이쑤시개를 꽂아 본 적은 있어도 들어 올린체로 관통을 한 적은 처음, 그런데 안 터진다
그래서 지각현 달인이 윤재우 달인의 기록에 도전한다. (기존 최고 기록은 이쑤시개 30개)
지각현 달인 역시 이쑤시개 30개 꽂기에 성공한다. 역시....
그런데 조금 더 꽂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지각현 달인의 급 도전!
결국 40개 꽂아서 신기록을 세우고 만다. 40개를 꽂아도 노른자가 터지지 않았다.
역시 좋은 달걀을 만드는 분들은 모두 자급사료를 쓰고 계셨다. 본인들이 사료를 직접 만든다는 것도 공통점
자급사료는 윤재우 달인편보다 더 많고 더 복잡했다. 경력은 훨씬 적지만 닭에 대한 사료 공부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발효를 하고 숙성을 하는 사료 만드는 재료 보관 창고가 따로 있었다. 또 추위를 견디기 위해 사람은 스스로 여러가지를 이용해 보호할 수 있지만 닭들은 그런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열을 낼 수 있는 식품을 사용해 추운 날씨에도 닭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사료쪽으로 연구해 만들어 가고 있었다. (추운날에는 열을 내라고 청양고추를 섞어 주기도 한다고 한다) 오로지 닭들의 먹이를 위해 만든 창고만 보더라도 얼마나 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유추가 가능하다. 사람 몸에도 좋은게 닭에게도 좋다는 신조는 두 달인이 모두 같다.
유독 닭장 안에서 잘 날라다니는 닭들을 보고 제작진이 다른 닭들보다 여기 닭들은 잘 날라다니는 것 같다는 말에 여기 닭도 그냥 닭이라서 많이는 못 날아도 10미터는 우습게(?) 날아다닌다는 말을 한다. 닭이 10미터를 날라다니는 것이 우습다고?? 달인의 도발에 가만히 있을 생달 제작진이 아니다. 어머! 이건 미션감이야!
그래서 일반 닭과 달인 닭의 날기 대회가 열렸다 ㅡ..ㅡ;;;
일반 닭은 포크레인 앞 쪽도 못 오고 착지하고 달인 닭은 화면처럼 하늘 꼭대기로 계속 날아 올랐다.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던 촬영팀 옆까지 가뿐하게 날아온 닭의 모습...비교 불가, 완전 압승
닭을 잡아서 식당을 하려고 처음 계획했는데 닭을 너무 귀하게 키워서 차마 식당은 못하셨다는 아픈 과거 ㅋ
이 집 닭은 유독 질서문화가 잘 잡혀 있다. 밥 먹는 것도 그렇고 분만실도 순서를 기다리며 예약 문화가 있다 ㅋㅋ
언니~ 빨리 나와~ 나 지금 나올려고 한단 말야~ ㅎㅎㅎㅎ
아침마다 자신의 닭들이 갓 낳은 신선한 달걀을 꼭 먹어본다는 달인, 윤재우 달인도 본인이 만든 달걀을 즐겨 먹었다. 먹거리를 책임지는 1차 생산자의 마인드는 이래야 한다. 어떤 분은 중식당을 하면 중식은 거들떠도 안보고 고깃집을 하면 고기는 안 먹게 된다고 하는데 이건 솔직히 내가 봐도 하수들이다. 자신이 한 것이 정말 맛있고 질 좋은 재료라면 언제 먹어도 맛있고 질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집밥을 평생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과 같다.
내가 아는 분은 치킨집을 한다. 치킨도 매일 먹으면 질리는 건 기본 상식, 하지만 이 분은 점심은 무조건 반찬으로 본인이 만든 치킨을 밥과 함께 먹고 저녁은 상황 봐서 치킨을 먹을 때가 있고 안 먹을 때가 있다. 하루에 한번은 꼭 자신이 만든 치킨을 먹는 것이 당연하고 그날그날 손님이 먹는 것과 똑같은 맛을 자신이 먹어봐야 어떤 맛으로 나가는지 제대로 알 수 있다면 꼭 드셨다.
질리지 않냐고 물어보니 고기를 매일 먹는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맛있게 만든 고기 반찬 싫어하는 사람은 솔직히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러 반찬, 나물과 고기를 골고루 먹으면 매일 먹는 밥상도 절대로 질리지 않게 된다며 자신이 만든 치킨이 한번도 질린 적이 없다고 하셨다. 억지로 먹는 것처럼 생각해 한두번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본인이 만든 치킨을 정말 맛깔나게 드셨다.
그런 마인드가 솔직히 외식계에는 필요하다. 자기가 먹는 음식이라면 저런 짓을 할까라는 말이 간혹 쓰이는데 이런 분들이라면 당연히 재료나 위생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내 자식과 내가 먹는 음식을 그대로 파는 것이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건 당연, 난 우리집 메뉴 음식 안 먹어요~, 난 손님상에 나가는 것처럼 안 먹어요 하는 사장들과 난 우리 가게 음식을 꼭 한끼 식사로 먹어요 하는 사람들의 장사 마인드 자체가 다른 건 당연하다.
두 달인의 명품 달걀을 화면으로 접하고 이후부터 달걀을 먹을 때마다 유심히 보게 되는데 정말 신선한 달걀은 딱 두번 만났다. 노른자가 그렇게 탱탱하고 튼튼할 수가 없었다. 눈에 봐도 신선한게 보였다. 그 외에는 그냥 평범한 달걀, 젓가락으로 콕 찍으면 노른자가 쉽게 터져버리는 달걀들이었다. 원래 무정란은 그렇다고도 하는데 사랑의 결실로 맺은 유정란을 보며 역시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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