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 매각 입찰 결과 최종 낙찰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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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투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 매각 입찰 결과 최종 낙찰 예상도

by 깨알석사 2019.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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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본 입찰일이 하루 코 앞으로 다가 왔다. 대한항공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국적 항공사이기 때문에 이 항공사를 누가 사느냐에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다시는 오기 힘든 물건이라는 점에서 흥행 지수가 꽤 높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예비 입찰 결과 기대했던 거물급 회사들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약간 소강 상태로 접어든 상황이다. 

빚(부채)이 상당하고 항공 산업이 단기적으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동시에 최근 한일 경제 문제까지 벌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이 어깨를 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는데 현 시점에서 매물 자체만 보면 단점 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매물인 것은 분명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장점 보다는 단점만 부각 되면서 시장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현재 상태로 보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많은 투자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우리나라 대표 재벌, 대기업들이 인수하길 희망한다. 승자의 저주마저 회피할 수 있는 탑 오브 탑 수준의 기업이 인수를 해주기를 바란다. SK GS, LG, 신세계 등이 사람들 입에 늘 언급되는 이유다. 하지만 예비 입찰 뚜껑을 열어 본 뒤로 본 입찰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사람들이 바라는 재벌 대기업은 아직 소식이 없다. 특히 SK와 궁합을 따져 SK아시아나항공을 바라는 사람이 특히나 많은데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 주식 보유자에게는 소망하는 절대적인 치트키가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본 입찰 이후에도 최종적으로 참여 여부가 불분명해서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 확률은 많이 낮다.

무엇보다 SK그룹의 항공사 입질 관심도는 여객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 그 부분에 힘을 더 싣는다. SK를 비롯 GS, 신세계, 호텔신라(신라면세점), LG, 한화 등을 언급할 때 대부분 사업 연관성, 그룹에 도움이 되는지를 주식 투자자들 스스로 많이 따진다. 그만큼 사업 연관성이 많아야 인수 의미가 있고 인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이 원하는 SK는 엄밀히 따지면 아시아나항공과 큰 연관성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 물론 항공유를 비롯 어떻게든 연결을 짓는다면 연결은 할 수 있겠지만 항공사에 서비스나 재화를 납품해서 돈을 벌 생각으로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 없는 발상이다. 비지니스를 너무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실제로 SK는 직간접적으로 "여객" 사업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을 흘렸다.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TF팀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를 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실제로 있고 인수 의지도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이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느낀 건 자신들과 연관성이 높은 "화물" 사업이지 "여객"은 그들의 주요 관심이 아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비롯해 수출입과 관련한 항공 서비스 이용률이 상당히 높다보니 좋은 항공사 매물이 있으면 노려 볼 만한 건 분명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들에게 큰 도움이 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사업 부문에만 해당 될 뿐, 여객 사업은 그들에게도 짐이 될 소지가 많다. 물론 통매각을 통해 화물과 여객을 모두 인수하고 다른 자회사까지 모두 인수해 제대로 된 항공사를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일찍이 항공사 진출을 염두하고 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SK에게는 위험 부담이 크다. 굳이 인수한다면 화물 분야만 시너지가 있지 여객까지 인수하게 되면 들어간 비용에 비해 시너지 낼 수 있는 건 거의 없어 오히려 발목 잡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 SK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분야만 인수할 수 있다면 SK 입장에서는 사업 연계을 하기도 좋고 연관성도 높은 분야라 위탁 운영을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해당 분야를 (화물) 인수하는 것이 상당히 매리트가 있지만 그 외 나머지 비연관성 분야까지 (여객) 맡아야 한다면 항공 산업이 미래지향적이고 유망한 산업이라 해도 굳이 아시아나항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SK의 경우 정말로 항공(여객 포함) 서비스가 필요하고 항공사 운영 의지가 있다면 빚잔치가 되어 경매로 나온 물건을 사기 보다는 멀쩡한 다른 매물(해외 포함)을 정상가로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여객과 연동성이 가장 낮은 SK그룹 입장에서는 이 항공사 매물의 경우 좋은 물건이 싸게 나온 경매가 아니라 위험(리스크) 부담이 있는 물건이 공시지가 그대로 나온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후술할 내용, 아시아나항공이 왜 매물로 나오게 되고 부실한 항공사로 낙인이 찍혔는지에 대한 근본 현안을 짚고 따지지 않는다면 SK 입장에서는 화물 부문만 따로 인수하지 않는 이상 얻는 득보다 잃는 실이 더 많은 매물이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산업은행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고수하고 자회사를 포함 일괄 매각을 천명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을 각 분야별로 분할 매각하게 되는 경우 SK는 화물 분야만 노릴 수 있어 그 때는 SK 그룹의 인수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다만 그 때의 인수는 우리가 아는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이 아닌 사업 부문만 떼어 분할 인수하는 것이라 아시아나항공 주주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여객)은 다른 주인에게 가야 한다는 소리라 아시아나항공 전체로 보면 좋은 거래는 아니다. SK가 아시아나항공 자체를 인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업만 떼어 가는 것이니 다른 자회사까지 각각 다른 주인에게 팔린다며 결국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메인 항공사 매물이 더 가치가 떨어지고 매리트가 사라지니 원래 의도했던 것과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결국 통매각이 아닌 이상 SK에게 바랄 건 크게 없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SK는 소비재 부문을 항공사와 연결할 수 있는 항목이 다른 기업에 비해 크지 않다. 5G 시대를 맞아 SKT(텔레콤) 사업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할 수 있지만 상호 연관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 국내 SK 계열사들이 주로 다루는 수출물이 (화물) 선박 보다는 항공에 더 유리한 건 있지만 역시 그 점 자체가 화물가 연관성이 높지 그 외 부문은 계열사간 수익 창출로까지 이어가는 건 쉽지 않다. 신라호텔(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워커힐호텔이 있기는 하나 면세점에서 부각을 드러내는 신라와 워커힐을 같이 대등하게 보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다. 호텔만 따진다면 다를 게 없으나 신라호텔은 호텔 수입이 핵심이 아니다. 당연히 항공사 여객과 연결되는 점이 훨씬 더 많고 호텔신라의 면세점 각 지점 자체가 공항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 해외 관광객과 맞물리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다른 경우다. 


신라호텔의 경우 아래 따로 설명을 하겠지만 정작 아시아나항공과 연결할 수 있는 사업 연계 포인트가 많다. SK (화물) 상황과 달리 신라호텔은 사람 (여객) 자체가 돈이 되고 그 사람이 바로 관광객,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항공사와 밀접한 관련이 많다. 화물만 필요한 SK와 달리 신라의 경우에는 아시아나항공 전체(통매각)가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신라호텔은 소문만 있지 매각 입찰자로 등장은 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하지는 않으나 적극적으로 관심이 있다고 하지도 않는 상황, 현 상태에서는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자, 이제부터는 인수하려는 쪽과 팔려는 쪽의 입장을 각각 나눠 생각을 해보자. 이 매물은 금호그룹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매물이 아니라는 것이 체크 포인트, 매각을 주도하는 쪽 역시 금호그룹이 아니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라는 점을 먼저 상기해야 한다. 팔려는 쪽은 어떻게든 좋은 값에 팔려고 하겠지만 그건 일반적인 "딜"일 경우이지 이 경우는 "잘" 팔아야 한다는 정부 입장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생각해서는 안된다. 변수가 많은 것도 특징이지만 반대로 그 변수가 심플할 수도 있는 것이 이 매물이다. 이는 가격이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라 승자의 저주처럼 다시 뱉어내지 않고 잘 운영하면서 안정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운영"할 회사에게 더 많은 가산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업과 기업간의 매각, 인수가 아닌 사실상 정부와 기업간의 매각 인수이기 때문에 인수하는 쪽의 상황(연계성), 사업성을 무조건 우선시 할 수 없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연계성도 높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크다면 사는 쪽에서는 좋은 딜이 될 수 있으나 파는 쪽에서는 이 매물이 잘못해 다시 시장에 나오는 순간 더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팔 때 잘 팔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을 수가 없다. (금호의 대우건설처럼) 연계성이 떨어지더라도 확실히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충분히 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SK의 경우를 보자, 앞서 주구장창 설명을 했지만 사실 SK는 소액 주주들의 희망일 뿐 시너지는 크지 않다. 항공사를 여객 사업으로만 보면 안되는 것이 항공은 여객 + 화물 + 항공 서비스 + 플랫폼이다. 최근 대한항공이 공중파에서 실시하는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지 모르지만 대한항공은 "화물" 분야에 대한 집중 공략과 광고를 시행하고 있다. 아래가 바로 해당 광고 영상이다. 그동안 신규 노선 취항이나 고급 서비스에 대한 광고는 많이 있었지만 항공 화물 특송에 대한 광고는 많지 않다. 그러나 아마존 등을 비롯 온라인 쇼핑과 직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물류 서비스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그에 따른 해외 직구매 등으로 화물 거래 역시 증가 추세다. 

최근 우리는 한일 경제 보복 문제로 안 가요, 안 사요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안 가요~ 일본 여행 자제는 일본에게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큰 효과를 보았는데 이는 반사이익이 아닌 반사손해로 우리 쪽 항공사의 노선에도 타격이 있는 만큼 항공사 수입에 지장을 주었다. 이처럼 여객 분야는 상황에 따라 큰 변수가 많은 것이 바로 항공사다. 특정 항공사에서 항공 사고라도 생기면 그 비행기 탑승률은 뚝 떨어지는 건 당연. 반면 화물은 그런 것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 선박과 달리 특수 배송이 많고 특급 배송이 많다. 안 가요는 쉽게 일어나지만 안 사요가 되더라도 화물과는 별개다. 중국이 한국과 무역 마찰이 일어나고 중국 관광객이 안 오고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을 안 가도 삼성의 반도체는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항공 화물. 기업 화물이 아닌 개인 화물이라고 해도 항공 화물은 불매와 상관 없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어 타격이 그 만큼 덜하게 된다.

SK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 해외 수출 하나만 갖고 따져도 아시아나항공 매물 가치는 있다고 보여진다. 전 세계로 수출하는 품목이고 고가이면서 특수 화물이니 항공 화물을 상시적으로 많이 쓸 수 밖에 없는데 유통을 직접 하면 SK 입장에서는 조금 더 확실한 포지션이 되는 건 분명한 사실, 그러나 실제 큰 수입과 비중이 되는 여객 부분과는 연관성이 크지 않아 화물만 떼어내 인수할 수 있는 "분할매각"이 아닌 이상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일찍이 산업은행이 통매각을 철회하고 분할매각을 할 수도 있다는 찌라시가 가끔 나오는 것도 SK에게 유리한 고지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때마다 산업은행은 통매각을 앞세워 소문을 잠재우기 바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국내 단 2개 뿐인 국적 항공사이기 때문에 흥행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비 입찰 후 현실은.....)

통매각이 아니면 SK는 덤비지 않을 것이고 분할매각을 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자체는 사업들이 찢어지기 때문에 정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이 되지 못한다. 통매각을 끝까지 조건 제시하면 SK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고 산업은행이 통매각을 철회하고 분할매각으로 선회한다면 그 때는 SK가 입질을 물겠지만 아시아나항공 주주 입장에서는 이 경우 얻는 것이 하나도 없고 SK만 좋은 결과가 되기에 결국 SK에게 기댈 건덕지는 없다고 봐야 한다. SK그룹에 엄청난 계열사가 있지만 정작 아시아나항공 여객 사업 분야와 연동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11번가마저 화물과 연관이 더 많다) 최태원 회장님이 "우리는 항공 계열사가 없구나, 그냥 SK에어라인도 한 번 해보죠..."이러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 다음 살펴 볼 인수 후보자는 사랑해요~ LG, 초반에 엘지가 아시아나와 연관성이 있다면서 많이 언급했지만 SK와 마찬가지로 크게 엮일 건 사실 없다. 최근 자율주행 등과 연관지어 개인 항공의 연동성을 엮을 순 있지만 아직까지는 자동차에 주력하고 있지 드론 분야라도 확실히 민다면 몰라도 항공까지는 먼 일이다. 화장품과 정보통신, 물류, 화학, 전자, 반도체까지 연결 고리는 만든다면 만들 수 있고 다른 방계 그룹까지 (희성, LS, LIG 등) 포함한다고 해도 실상은 마른 수건 쥐어짜기와 다르지 않다. 차라리 롯데의 경우라면 일본만 연결해도 항공 서비스 수혜가 어느 정도 예상이 되고 연결점도 많으나 롯데의 경우는 아예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롯데면 몰라도 엘지는 SK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쪽도 화물쪽이 그나마 연결고리가 더 많다) SK그룹의 SK텔레콤과 마찬기지로 LG유플러스가 있어 항공사 고객과 다른 계열 고객을 그걸로 뭘 어찌 해본다 해도 시너지는 미비할 수 밖에 없다.

GS 역시 소비자와의 접점이 GS리테일 쪽을 빼면 되려 중화학 분야에 특화되어 있고 항공사의 필요성을 크게 느낄 그룹이 아니기 때문에 LG와 묶여 GS도 주요 인수자로 거론이 되긴 했지만 삼성을 뺀 주요 재벌 이름이 다 거론 되었을 뿐, 크게 기댈 사항은 아니다. LG와 GS의 경우 사업 분야 매각, 분할 과정을 보면 비지니스 관점이 탁월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 항상 뒷북 치거나 너무 늦게 진입해 물을 먹은 적이 꽤 많다. 안목 보는 눈이 생각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작 좋은 건 못 보고 별로인 건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 삼성에 비해 브랜드 이지미와 그룹 이미지가 좋아 선호하는 대기업이기는 하여도 (삼성 기사에 LG 흥해라 댓글 나오는 것처럼) 항공사를 인수한다고 해서 나올 시너지가 없고 항공사를 잘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국적 항공사를 인수한다는 차원에서 신사업과 방향이 맞지 않아도 충분히 고려를 할 수 있겠으나 LG와 GS 입장에서 금호의 아시아나항공으로 얻을 수 있는 이미지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에 (더 잘나가는 입장이니) 사업성과 별개로 접근해도 크게 매리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꽤 자주 언급되고 사업 연계성도 높아 그룹 차원에서, 또는 계열사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NO" 관심을 표방했음에도 줄기차게 사람들 입에 오른 것이 바로 한화다. 항공 분야 사업을 하고 있고 국내 방산 분야를 책임지고 있으면서 항공 쪽 자체가 방산과 연결되는 점이 많다보니 하마평에 일찍부터 오른 회사가 바로 한화다. 지금까지 나온 재벌 그룹과 달리 표면적으로는 항공기 제작 및 개발 분야에서 가장 연관성이 많으면서 항공 쪽을 키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의 여객 사업도 충분히 하지 않겠냐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환경을 보면 이것 역시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의 희망사항일 뿐 항공 여객과의 연관성은 높지 않다. 분야만 놓고 같은 항공이니 연결할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겠으나 항공기 제조와 항공기 운영은 완전 별개, 그런 식의 접근이면 보잉사와 에어버스가 항공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최우선 인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소리 밖에 안된다. 더군다나 한화는 여객 사업과 그나마 연줄이 되는 면세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면세 사업이라도 잘 되면 그거 하나만 보고라도 덤빌 여지가 있지만 기존의 연동할 수 있는 사업 분야도 철수하는 마당에 여객 사업을 한다고 해서 그 쪽을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 

한화는 유통과 금융, 리조트 등보다는 현재 방위산업에 특화된 중공업 기계 분야로 확장하려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근 움직이는 방향만 놓고 보면 오히려 가장 관심도가 멀어지는 곳이 바로 한화다. 금융분야도 문제가 많아 아직 수습해야 할 것들이 있고 무엇보다 자녀 승계 문제가 확정되지 않아 정리가 안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를 늘린다는 건 무리다. 그 아시아나항공을 차기 그룹 총수 승계와 연결하려면 그것도 골치아플 수도 있는데 그게 산업은행에서 나온 물건이면서 일반적인 매물이 아니기에 덥석 물 타이밍은 아니다. 한화의 방산 분야에서 자녀 승계가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그 상황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짠다는 건 무리수. (한화는 승계 문제 때문이라도 대상이 아니다)

정작 꿈 같은 희망이지만 아시아나항공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로 삼성 만큼 좋은 인수자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벌어지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9연상은 기본일 듯) 하지만 삼성은 아시아나를 인수할 가망성이 거의 없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정보통신(5G),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서는 좋은 매물이 있다면 얼마든지 살 생각과 능력을 갖고 있지만 단순히 여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를 삼성이 인수할 이유는 없다. 한 때 삼성항공이라는 회사가 존재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한정된 분야였고 여객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었다. 

항운, 해운, 육운 등 육해공 물류 및 여객에 삼성이 나선 적이 거의 없다는 점, 대한항공이라면 몰라도 아시아나항공은 삼성의 입장과 배치되며 애초에 매물이 상당히 좋은 가치로 나온 것이 아니라 국적 항공사라는 지위가 사실상 그나마 삼성에서 계산기 두드려 볼 만한 것의 전부라 국적 항공사의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면 어떤 연계와 사업성이 있어도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이라면 약간의 희망은 걸 수 있겠으나 (삼성차처럼) 이재용 부회장이라면 삼성의 정체성을 위해 잘 나가는 계열사도 롯데와 한화에 매각하는 판에 금호의 아시아나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키울 생각이면 차라리 삼성중공업을 키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삼성의 끈은 쉽게 버릴 필요가 없다. 삼성은 여러 방계와 계열사가 있기 때문에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직접 노출 되지 않아도 삼성 패밀리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는 여건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CJ와 신세계다. 특히 CJ는 다 아시다시피 케이콘과 (KCON) 엠넷 마마(MAMA)를 통해 많은 한류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우리가 아는 한류 문화, 한류 시스템, 한류의 세계 전파는 CJ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한국을 찾는 한류 팬들과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구글과 맞 먹는 존재가 바로 CJ그룹이다.

국내에서도 tvN을 비롯 많은 엔테테인먼트 채널이 CJ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고 국내 KPOP은 엠넷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여행과 관련해 연결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 항공 서비스도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항공사를 엔터테인먼트와 엮어 생태계를 더 보강할 여건이 되는 것이 바로 CJ, 영화 배급과 제작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데 CJ그룹의 경우 항공 여객자 입장에서 출국부터 입국까지 CJ 서비스를 모두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시너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탈거리를 모두 제공)

SK, LG, GS, 한화와 달리 여객 서비스 자체가 다른 계열사의 사업과 연동해 시너지를 일으킬 항목이 많다는 것이 특징, 항공사의 여객이 화물보다 더 중요하게 여길 사업군이 많기 때문에 항공사를 인수했을 때 가장 빨리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CJ다. 하지만 아쉽게도 승계자 되실 분이 약국 문제로 철컹철컹 신세가 된 상황이고 최근에는 오디션 조작 문제로 뒷말이 많다. 사업 확장성 입장에서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만큼 반대로 시너지가 높아 항공사의 문제가 전체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CJ가 인수를 한다면 꽤 가치 높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그룹 자체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약간 아쉽다.

삼성의 방계인 신세계 그룹 역시 인수 주체의 물망에 오른 회사 중 하나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유통망, 리테일 사업, 소매 사업이 많기 때문에 사람을 상대하는 항공사 역시 그들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사업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룹의 발판으로 삼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입지가 썩 좋은 건 아니다. 경영자들끼리 순수한 딜에 의해 서로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매각, 인수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시너지를 장담할 수 없고 매물 자체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 신세계 입장에서는 역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매물이다. 소형, 중형급 재벌에서 더 크게 나가기 위해 인수를 한다면 몰라도 현재 입장에서는 충분히 대형급 재벌에 속하기 때문에 애경과 같이 저비용 항공사로 맛보기를 보고 시작한다면 몰라도 처음부터 초대형 항공사를 인수해 이 쪽으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고 보인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유통 주력 사업이 그만큼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신세계, 현재 내수 시장과 유통 시장이 호락호락 하지 않은 것도 한 몫 한다. 신세계의 상황이 완전 좋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 이종 사업 투자는 불투명하다고 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이 왜 빚(부채)이 많고 매물로 나왔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경영을 잘 못해서, 혹은 계속된 적자로 파산 위기까지 몰려 나온 것처럼 아는 분도 있고 금호그룹과 맞물려 자금난에 시달린 것이라 믿는 분도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돈을 까먹는 회사가 아니라 돈을 잘 버는 회사임에도 (그러니 파는 쪽은 딜을 하려 하고 사는 쪽은 어떻게든 사려고 하는 거임) 매물로 팔려 나온 건 그 이면에 구조적인 문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가격이 생각보다 쎄다. 소형급이 1천억원, 중형급이 2천억원, 대형급이 3천억원 수준이다. (위 사진 참고) 소형, 중형, 대형기를 모두 골고루 운영하는 항공사 입장에서 평균적으로 비행기 한 대가 2천억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로또 1등 100억 맞아도 우리가 흔히 보는 중소형 여객 비행기는 절대 못 산다. 이게 쉽게 볼 것이 아닌 것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이 2조원대라는 걸 기억한다면 항공사들이 쓰는 중대형 비행기 10대 값이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를 살 수 있다는 뜻도 된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가격이 중대형 비행기 10대 값 수준인 것이다. 자료마다 차이는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보유는 약 80여대 정도. (83대라는 자료도 있고 84대라는 자료도 있다), 단순히 비행기 값만 보면 2천억원 X 80대 = 16조로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들 값만 따져도 2조로 16조 가치를 사는 것이라 꽤 매력 있는 매물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이게 다 아시아나항공 자체 보유 비행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뉴스에서는 간혹 다루기도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적 문제는 "리스" 운용 방식이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두 가지 방법으로 자동차 리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금융리스는 우리가 아는 자동차 리스와 비슷하고, 운용리스는 렌터카와 비슷한 개념이 된다. 금융리스는 나중에 여객기가 내 소유가 되지만 비행기 살 돈을 빌렸으니 매달 갚아야 하는 것이고 운용리스는 여객기가 렌터카처럼 내 소유는 아니지만 렌탈을 했으니 매달 사용료를 내야 하는 차이가 있다. 운용리스는 렌탈 기간이 끝나면 비행기는 리스회사로 다시 돌아가고 금융리스는 비행기 값을 할부로 사는 셈이라 리스 기간이 끝나면 비행기는 항공사 소유가 된다. 금융리스는 비행기 살 돈을 빌리는 것, 운용리스는 비행기 자체를 빌리는 것이라 보면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는 83대 중 51대가 운용리스로 운영이 되고 있다. (리스 기간이 끝나면 비행기를 리스해준 리스회사에 돌려주어야 한다), 더 나아가 그나마 다른 21대 역시 금융리스로 이루어져 있다. 순수 소유는 83대 중 11대 밖에 안되고 21대는 금융리스로 소유권은 가질 수 있지만 리스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아직 아시아나의 소유 비행기가 아니다. 결국 83대 중 11대를 뺀 나머지는 다 빚으로 엮인 비행기라는 뜻이 된다. 아시아나의 경우 금융리스에 비해 비행기를 직접 빌리는 운용리스 비율이 더 많은데 이는 금융리스의 경우, 돈을 빌렸으니 재무제표에 자산(비행기)과 빚(대출금)이 그대로 기재되어 부채가 많아지는 꼴이 된다. 반면 비행기를 직접 빌리는 운용리스의 경우에는 빚이 따로 없고 비행기를 빌린 것에 대한 사용료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자산도(비행기) 없지만 빚도 없는 형식이 된다. 즉 리스료에 대한 손익계산만 되지 빚이 따로 재무제표에 남지 않는다. 렌터카의 경우처럼 그 차는 빌려 쓴 기간에 대한 사용료만 내고 돌려주면 그만이라 그 렌터카를 쓸 때 그 차량이 내 자산이 되지도 않고 빚(차량가)도 되지 않는 것과 같다.

문제는 회계 방식이 바뀌면서 운용리스의 경우에도 금융리스와 동일하게 자산과 부채로 인식하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국제회계기준 변동 적용) 그동안은 남의 비행기로 사용한 뒤 리스료만 지출하고 그 부분만 기재하면 되었지만 (자산도 없고 빚도 없고) 이제는 금융리스와 마찬가지로 사용하는 비행기는 빌려 써도 자산으로 적용되고 그 만큼 빚(부채)으로 등재가 되기 때문에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없던 빚이 순식간에 증가하게 된다. 

다만 이게 어느 정도 리스 비율이 감당할 정도가 되면 별 문제가 없는데 리스 비율이 너무 높다면 순식간에 모든 비행기는 자산이자 곧 부채가 되기 때문에 비행기를 빌려 쓰는 항공사의 경우는 재무재표가 심각하게 훼손되게 될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리스 비율은 60% 정도. 10대 중 6대는 빌려쓰는 리스 비행기다. 자회사(에어부산, 에어서울) 역시 20여대를 리스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시아나항공 전체 비행기 수를 다 따지면 리스 비율은 70%까지 오르게 된다. 노선이 많고 비행기를 최대한 많이 운영해야 남들과 경쟁을 할 수 있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항공 산업 특성상 비행기 대수는 항공사의 흥망성쇠와 관련이 깊은데 비행기 한 대에 2천억원 정도 하는 입장에서 이걸 순수하게 다 자기 자본으로 구매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5대만 사도 1조다. 특히 후발주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리스로 비행기를 운용하고 직접 소유를 많이 하지 않는 것도 비행기 값이 결코 싸지 않기 때문이다. 저비용 항공사에서는 더더욱 자기 소유 비행기가 거의 없는 것도 그런 이유. 그런데 기존에는 남의 비행기라 자산도 아니고 빚도 아니었지만 이게 회계 기준의 변경으로 이제 내 자산이자 빚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행기가 많을수록, 내 비행기가 아닐수록 부채비율은 확 늘어난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갑자기 9조원대의 부채가 생긴 이유다.

이게 얼마나 많은 비율 차이가 있는지를 보면 대한항공의 경우와 비교를 하면 더 쉽게 알 수 있다. 대한항공의 리스 비율은 약 16% 수준, 100대 중에 16대가 빌려 쓰는 비행기이고 나머지는 소유 형태다. 대한항공은 회계기준 변동으로 리스로 빌린 비행기들이 자산과 동시에 빚으로 잡혀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나의 경우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100대 중 90여대가 빌려 쓴 비행기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일반적인 항공사들의 소유 및 리스 비율은 반반이다. 평균 수치만 갖고 따져도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 비율을 갖고 있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인데 빌려 쓰는 비행기가 모두 빚(부채)이 되면서 재무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돈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거나 재무상태가 나빠지는 건 아니지만 부채비율 항목이 급증하게 되면 결국 기업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대외적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 돈을 끌어 쓰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자체가 임차를 해서 빌려 쓰는 입장이라는 소리인데 결국 빌리는 것에 문제가 생긴다면 융통에 문제가 생겨 자금난이 실제로 생길 여지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그 때문에 감사 보고서에서 "한정" 의견을 받게 된다. 국내 주요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감사 한정 의견을 받아 상당한 이슈가 되었는데 그 때 그걸 시발점으로 하여 결국 매각까지 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고 이러쿵 저러쿵 다양한 풍파에도 잘 버티던 아시아나가 휙하고 쓰러지게 된 이유다.

결국 리스하는 비행기를 줄이거나 비행기를 사는 쪽으로 선회해야 하는데 살 돈이 나올 곳은 한정되어 있고 비행기를 줄인다는 건 노선을 줄여야 하는 것이라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된다. 고정비는 뻔한데 운용 비행기가 줄어들면 수익은 악화될 것이 뻔하고 결국 자본을 투입하지 않으면 몸집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의 반복) 금호그룹이 탄탄하면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아시다시피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를 비롯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면서 자금줄이 튼튼한 상황이 아니다. 결국 비행기와 노선을 줄여 아시아나항공 체급을 낮춰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한진해운 사태와 크게 달라지지 않게 된다. 남은 패는 돈이 있는 새 주인이 나서서 이 부분을 해소해 주는 방법 밖에..그래서 매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는 비행기 운용 방식의 문제가 발목을 잡은 꼴이 되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을 회계의 함정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그래서다.

참고로 국적 항공사에 대해 기존에 관련 포스팅을 한 적이 있지만 한번 더 짚고 넘어가면 국적 항공사는 단순히 특정 국가의 소속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국적기라는 것, 국적 항공사라는 건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지만 (의미1) 그런 식이면 국적기가 아닌 비행기가 없고 국적 항공사가 아닌 항공사가 없다. (패러글라이딩을 비롯 모든 비행기는 국적을 갖는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국적 항공사의 "지위"는 국적 등록에 기준을 두는데 전투기도 국적을 갖는 국적기로 항공사에서의 국적기와 국적 항공사 개념은 그것과 같지 않다 (의미2) 여기서의 국적 항공사는 "노선"의 운영 여부다.

쉽게 말해 "정기 노선"이 있냐 없냐, 그리고 그 "정기 노선"이 대부분의 정규 노선에 취항을 하고 있냐 아니냐가 기준이다. 시내 버스와 전세 버스를 생각하면 쉽다. 시내 버스는 정기 노선이 있고 반드시 그 노선을 따라 다녀야 한다. 사람이 있든 없든, 시간에 따라 정해진 구간을 계속 순환하게 되어 있다. 노선을 갖는 고속버스, 시외버스 역시 마찬가지, 터미널에서 손님이 있든 없든 정해진 시간이 되면 빈 차라고 해도 출발을 한다. 노선에 사람과 화물이 많으면 충분히 재미를 보지만 만약 사람과 화물이 없다면 그대로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정기 노선을 가지는 경우다. 반면 전세 버스는 원하는 시간과 필요한 때에만 움직인다. 오더가 있고 요청이 있을 때만 움직인다는 뜻이다. 일거리만 있다면 적자는 보지 않는다.

국적사라는 건 바로 이런 정기 노선을 우리나라를 대표해 계속 취항/순환하는 걸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적사라 하는 것이고 배의 경우 국적선사, 항공사의 경우 국적 항공사라 하는 것이다. 시내버스 노선에 아무 버스 회사나 막 들어올 수 없는 것처럼 국적 선사의 노선에는 아무나 쉽게 들어올 수 없다. 노선 독점권을 주지만 반대로 그에 따른 손해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독점이 꼭 혜택이 되진 않는다. 사람과 화물이 없어도 계속 순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 노선에 여객/화물이 많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작은 경우에는 이게 종종 문제가 된다. 나가는 쪽이 계속 나와주든 들어오는 쪽이 계속 있어주어야 유지가 되는데 이게 안되면 빈 차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져 결국 적자 노선이 된다. 시내버스 노선이 폐선이 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한진해운이 왜 파산을 하게 되었는지를 보면 마찬가지, 정해진 미주노선과 유럽, 동남아 노선을 계속 정해진 시간에 돌아야 한다. 그 효율성을 높이고자 다른 화주의 화물을 싣기 위해 얼라이언스 동맹을 맺기도 하는데 그마저도 신통치 않으면 빈 배로 돌아다녀야 할 경우가 잦아진다. 차든, 배든, 비행기든 일단 손님 여부와 상관 없이 출발해야 회차를 하고 돌아오는 화물이나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으니 당연히 빈 차여도 움직여야 하는 것이 노선을 가진 경우다. 중소형 선박회사, 고정된 특정 물건을 A에서 B로만 옮겨주는 벙커 화물선박은 영향을 안 받고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선만 적자로 허덕이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우리나라 수출입에 문제가 생기거나 무역수지가 틀어지면 국적 해운사와 국적 항공사가 힘들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출입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정기 취항 노선이라 화물이나 여객이 항상 일정 수준 존재해야 유지가 되는데 이게 내수가 작은 경우에는 그 만큼 상대적으로 외형을 키워 다른 국가의 선박이나 항공기와 경쟁을 해야 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여기서는 더더욱 규모의 힘이 필요하다. 최대한 많이 많은 곳에 다녀야 비슷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인데 아시아나항공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리스 비행기를 최대한 많이 뽑아 운영하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대한 대한항공 수준은 되어야)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욕심을 낸 것은 결과적으로 무리수가 아니라 국적 항공사라면 어쩔 수 없는 조건의 환경이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걸 모른 체 하게 되면 국적 항공사로서의 지위 개념 자체가 흔들리 수 밖에 없다. 그냥 저비용 항공사처럼 김포-제주, 김포-일본 등 돈 되는 짧은 노선만 다녀도 적자 걱정 없이 잘 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 비행기가 취항하는 대부분의 노선에는 무조건 같이 취항해야 하는 것이 국적사이기 때문에 결국 손해 보는 노선이 수익을 내는 노선보다 많아지게 되면 결과적으로 벌어도 까 먹는 돈이 많아지게 된다. 

제주항공이 흑자 운영으로 잘 한다고 하는데 실상 김포-제주 노선 자체가 흑자 노선이면서 제주항공은 그 노선이 메인이라 다른 적자 노선이 거의 없다. 노선 자체가 적고 해외 노선이 국내 노선에 비해 적으면서 장거리 노선이 없기 때문에 흑자가 쉽게 된 것이지 아시아나와 같은 상황이면 제주항공도 짤 없는 것이 현실, 아시아나항공도 김포-제주만 열심히 다니면 당연히 돈을 더 벌 수 있지만 국적 항공사는 그렇게 편의에 따라 흑자 노선만 운영하고 취항하고자 하는 노선만 운영할 수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다른 국내 항공사의 경우 동남아, 중국, 일본 등 단거리 노선 위주가 많다. 또 국적 항공사라 할 수 있는 항공사들은 해외 노선 (당연히 자국안에서는 국적기를 따질 이유가 없다) 위주라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나머지 노선(미주, 유럽, 오세아니아)은 취항을 하지 않는데 그들도 대부분의 장거리 노선을 모두 취항하고 노선 운영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나머지 항공사도 다 국적 항공사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대표성을 갖는 시스템을 추가해야 하지만) 하지만 모든 노선이 흑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런 장거리 노선에는 국내 항공사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압도적으로 많은 해외 항공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이 엄청 많이 오되 우리나라 비행기 이용 비율이 많거나 내수(자국인 이동)가 크게 받쳐주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이 국적선사의 운명이자 숙명이다.  

잘 나가는 항공사, 해운사가 왜 무너지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국적선사는 돈이 안되어도 무조건 노선을 돌아야 하고 대부분의 노선(국제선)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라인이 받쳐주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서 국적선사 지위를 주는 것이다) 결국 아시아나의 경우에는 대한항공과 달리 어려움 점이 조금 더 많은 편에 속하는데 그마저도 단기간 외형을 국적선사에 맞게 키우려면 리스를 해서라도 비행기 대수를 늘릴  수 밖에 없고 이것이 심각한 재무 위험 상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행기와 노선을 계속 늘릴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와 같은 대외적인 미묘한 문제가 터지면 그대로 타격을 받는 것이고 리스를 줄이는 날까지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꼴이어도 끝내 잘 버티면 아무 문제가 아닌 것처럼 되지만 대한항공 수준처럼 비행기 소유 비율을 절반 이상 높이지 않는 이상은 작은 바람에도 휘청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한항공과 다른 아시아나항공의 치명적 단점이 된다.

자기 자본으로 충분히 돈을 가지고 비행기를 소유해 운영한다면 지출 비용도 줄고 투자비 회수도 빠르겠지만 돈이 돈을 번다고 이 전제 자체가 돈이 많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넉넉치 않다면 상당 기간을 투자해 조금씩 성장하거나 (반면 경쟁력은 떨어짐) 돈을 왕창 빌려 돈 많은 사람과 비슷하게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의 경우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리며 외형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회계에 발목이 잡힌 셈인데 이 기준은 국적 항공사는 물론 모든 저비용 항공사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라 대부분의 항공사 재무 상태가 당분간 갑자기 안 좋아지더라도 감안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전년 대비 부채비율의 급속한 증가) 결국 이 부분만 잘 이해했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반드시 "돈"이 넉넉해야 하고 부채비율을 줄일 수 있는 자금줄을 산업은행에 제시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011 (아시아나항공 숨은 부채 관련 주목할 만한 뉴스)

위 기사를 보면 마찬가지로 내가 쓴 것과 맥락이 크게 다르진 않다. 결국 회계 문제가 가장 크고 금호그룹 박회장도 조금만 도와주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실제 회사 경영이나 회사 사업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재무제표를 예쁘게 그려야 하고 그럴 의지가 있는 자본가가 나와 주어야 하기 때문에 혹여라도 재무 그림이 더 나빠지기 전에 새 주인을 찾도록 하려는 것인데 이걸 어떻게 조합하고 구상해 판도를 짤지는 입찰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확실한 조건은 충분한 자금력이 재무적 투자자가 같이 파트너로 등장하지 아니해도 자력으로 인수할 수 있을 만큼 인수자에게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통매각과 분할매각에 있어 입장 차이도 쉽게 간파가 되는데 산업은행이 처음부터 통매각을 고수하는 것도, 무조건 아시아나항공은 통매각을 해야 한다고 고집한 것도 분할매각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이 정말로 크게 훼손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외형과 실체에는 변화가 없으나 재무 그림이 망가져 그 기록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돈이 되는 것들이 잘려 나가 버리게 되면 재무제표 그림은 더욱 엉망이 될 것이고 이걸 그림 수정하겠다고 다시 조정을 할 경우 생각보다 더 많은 자본과 노력, 고생이 들어갈 것이 뻔하기에 아예 버리는 패라면 (부도, 파산) 분할매각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항공사가 멀쩡한 회사이고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 분할매각을 하게 되면 제2의 대우건설, 제3의 대우조선해양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떻게든 처리하겠다고 하면 분할매각도 방법으로 제시가 되겠지만 진짜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겠다면 당연히 통매각이 정답이다.


자, 이제 본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어렵게 보면 어렵고 쉽게 보면 쉬운데 사실 아시아나항공은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만 보면 나쁜 상황은 아니라서 돌려막기를 한다고 해도 충분히 자력으로 할 수 있고 조금만 보태주면 충분히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체격을 갖춘 경우라 너무 어렵게 접근할 필요가 없다. 현재 예비 입찰을 통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뽑힌 회사는 애경과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사람들(주주) 입장에서는 기대한 대형급은 단 한 곳도 입찰을 하지 않고 소형급과 중형급만 들어와 흥행이 실패했다고 판단하지만 과연 정말 그런가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걸 단순히 마이너급들의 잔치로 보았다면 아직은 더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막판 협상까지, 본 입찰이 개시가 되어도 최종 낙찰자가 결정되기 까지는 어떻게든 대기업, 재벌이 들어오기를 희망할지 모른다. 현재까지 알려진 애경과 HDC현대 말고 더 확실한 큰 녀석이 등장하길 바라는데 나는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보고 있다. 더 큰 기대를 바라는 건 욕심이고 허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나는 이미 상당한 기세를 가진 쎈 녀석이 들어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생충 영화의 송강호가 내 뱉은 대사처럼 "너는 처음부터 계획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예비 입찰에서 이미 다 보였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처음부터 계획이 다 있구나

최근 애경이 신문 보도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적격성에 대해 많은 어필과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을 이미 보유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체급은 작지만 확실한 목적성과 목표를 갖고 크게 성장할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내 입장에서는 사실 애경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 있는 행동이고 작업이지만 파는 쪽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그게 과연 큰 가산점이 될지는 의문이 든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의 문제, 경영 부진의 문제가 발원이라기 보다는 "돈" 재무제표에 따른 부채 비율이 문제가 된 경우라 항공사 경영 노하우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어차피 아시아나항공 임원진은 하던 그대로 쭉 하면 되는 것이고 지금 닥친 비상 상황에 대해 자금줄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투자자가 필요한 것이 아시아나항공인데 그 부분만 놓고 보면 돈이 더 많은 체급과 재력을 가진 쪽이 우선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애경이 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재무적 투자자인 스톤브릿지와 연계를 해서 그 부분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보여지지만 기왕이면 재무적 투자자에 기대지 않고 전략적 투자자인 운영사 쪽의 자본이 더 많은 것이 아무래도 파는 쪽에서는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애경이 아시아나를 단독으로 인수해도 끄덕 없을 정도라면 몰라도 결국 누군가 손을 잡고 같이 인수해야 하는 동반자 입장이라면 아시아나항공의 문제를 빠른 시일안에 해결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데 애경그룹 자체가 자력으로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은 아닌지라 일단 의지는 높이 사도 실제 그 의지와 연관된 경영은 큰 의미가 없고 실제 의미가 있는 건 자본력인데 그 부분에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썩 좋은 패는 아니다.

어찌된 일인지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일단 "현대"라는 타이틀이 붙었음에도 그 현대와 이 현대는 다르게 보는 것 같고 또 이걸 순수하게 "건설"회사로 생각해 시너지도 전혀 없고 그냥 의미 없는 인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쯤되면 단기투자, 단타매매의 문제가 바로 이거다. 가치투자 입장에서 보면 현대산업개발은 우리가 아는 그 "현대"가 맞고 현대차그룹과는 다른 방계지만 아이파크라는 현대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그 현대 가문으로 현대자동차의 포니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회사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더욱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단순히 다른 그룹의 재벌 2세, 3세, 4세가 아니다. 재벌 3세, 4세로 불리는 사람이 있고 자기 이름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전면에 나서는 경영자가 있는데 당연히 정몽규가 직접 나선 인수라면 이건 삼성, 엘지와 다름 없이 "현대"가 직접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과 다르지 않다. (정몽규의 아버지는 정세영=포니정) 

무엇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금 상황은 현재로서는 최상급이다. 재무제표를 직접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투자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축적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과 별개로 일찍이 알아봤던 회사지만 총알 만큼은 확실히 가진 회사로 건설 빼고는 이렇다할 사업군이 없어서 그렇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죽은 회사도 살릴 수 있을 만큼은 능력과 기세를 가지고 있다. 금고에 돈을 쌓아두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시장에서는 HDC의 인수 참여를 HDC 주주들이 악재로 보고 HDC 주가 자체가 떨어졌지만 HDC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인수임에도 HDC현대 주주나 아시아나항공 주주나 서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 이걸 "현대"로 보지 않고 엘지보다 낮게 보는지를 모르겠다. 그런 그가 지금 새로운 사업군을 확장하고자 항공사 인수에 직접 뛰어 들었는데 이 정도면 한화, 엘지, 지에스가 덤빈 것보다 한 단계 더 높게 쳐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 HDC의 인수전 참여는 단순한 건설사의 외형 확장과 이종 사업의 도전이 결코 아니다. 정몽규 회장의 기존 활동과 사업 구성을 보면 이건 단순 참여가 아닌 철저한 계획을 바탕으로 도전한 열정의 한 부분으로 봐야 한다. 

앞서 삼성이나 그 방계(CJ, 신세계)가 나서면 그게 시장 반응은 최고가 될 것이라 했다. 그런 입장에서 HDC 현대산업개발을 보면 보이지 않는 무기가 있는데 바로 면세점이다. HDC라는 브랜드를 듣고 먼저 "면세점(아이파크몰)"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이번 인수전에서 HDC 등장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HDC를 듣고 건설사를 먼저 생각했다면 HDC를 별 대수롭지 않은 인수자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HDC를 듣고 처음 듣거나 모르는 회사라고 생각했다면 이번 인수에서 최적의 인수자를 찾는 능력보다는 그저 국적 항공사와 관련한 매물 도박에 참가한 의미 그 이상, 이하도 없을지도 모른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부진과 정몽규는 현재 동업자 관계다. 동반자와 다름 없다. 이부진은 이재용의 동생이자 삼성의 딸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부진이 정몽규를 먼저 찾아가 협상한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정몽규의 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가문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있지만 이번 사업에는 삼성 가문과 손을 잡았고 이부진의 신라호텔은 같은 가문에 신세계백화점그룹이 있지만 역시 경쟁 가문인 현대 가문과 손을 잡았다. 현대 가문끼리인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 삼성 가문끼리인 호텔신라와 신세계가 만나도 어색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확실한 목표를 갖고 서로 다른 가문을 선택하는 도전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이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같은 핏줄이라는 것에 의지하거나 기대지 않고 확실히 본보기가 되는 자립형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경쟁자와 손을 잡았다고 볼 수 있는데 정몽규 회장은 이 사업으로 확실한 면세점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가졌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를 최대, 최고, 최상의 가치로 끌어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신라면세점과 관련이 깊고 그 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중요 사업체이다. 그 호텔신라는 삼성 계열사 중 하나이고 그 호텔신라의 대표이사 사장은 바로 이건희 회장의 딸이다. 그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바로 도전했다. 애경과 함께 일찍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지금까지도 인수 의지를 확고히 내보이고 있다. 신라면세점과의 협업에서도 숨기지 않고 확실한 목표 의식을 보였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에도 마찬가지, 눈치 게임 그런 것 없고 그냥 처음부터 바로 패를 까면서 내가 침 발랐소 덤볐다. 눈치 보며 입찰가 따져 가며 유찰 노리고 그런 거 없이 인수가만 적당히 맞으면 바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방한 것이 바로 HDC의 정회장이다.

여기서 눈치 계산이 빠르다면 이런 계산이 가능하다. 여러 인수 후보자 중 사람들이 선호했던 인수 후보자 하나가 바로 호텔신라였다. 호텔신라 자체만 보면 체급이 약하다고 볼 수 있으나 사람들은 이게 "삼성"의 주요 계열사이기 때문에 삼성에서 인수하는 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호텔신라 사장이 이부진이기 때문에 더더욱 삼성의 핏줄이 녹아들 수 밖에 없다. 신라호텔이 인수 후보자로 나설 수 있다라는 풍문에도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 이유다. 호텔신라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될 때 강한 호재로 인식한 것도 그래서다. 그런 호텔신라는 예비 입찰은 물론 이후 향방에서도 좀처럼 아시아나 인수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분명 거론이 되기도 했고 말이 아예 안 나온 건 아닌데 지금은 호텔신라의 인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점친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와 현대 정회장의 포지션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화와 두산은 면세점 사업권(특허권)을 포기했다. 큰 돈이 된다고 여긴 황금어장 면세점 사업에서 사업권을 받으려고 아둥바둥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화와 두산은 적자를 계속 보았다. 다른 중소 면세점 역시 적자 때문에 곤욕을 치룬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면세점이 합작한 [HDC신라면세점]은 흑자다. 단일 매장이라는 점에서 HDC 면세점은 액면만 보면 두산과 한화보다 나은 환경이라 볼 수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현재까지 신규로 진입한 면세점에서는 탑 순위권에 들어 간 것이 바로 HDC신라면세점이다. 다른 신라면세점과 달리 (호텔신라가 운영) 이곳은 두 회사가 합작해 운영하는 회사라 HDC의 하드웨어(부동산)와 호텔신라의 소프트웨어(운영노하우)가 접목된 케이스인데 중국 사드 보복으로 국내 면세점이 몰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호텔신라의 지원 덕분에 HDC신라면세점은 흑자를 내고 있다. (판매총액 1조원대)

HDC신라면세점은 현재 호텔신라(삼성)가 50% 지분을 가지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삼성 계열사다. 합작사이기 때문에 누구의 것이다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면세점이라는 사업 자체는 호텔신라가 좌지우지 하는 파트너이니 아무래도 삼성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정리를 해보자. 현대자동차를 이끌었던 정세영 회장이 장자 논리의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를 뺏기고(?) 현대산업개발을 대신 받게 된다. 이 후 정세영의 아들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 브랜드 보유)을 크게 확장 시키는데 현재까지 성적만 보면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잘 성장한 현대그룹 중 하나가 바로 HDC다. 이런 그가 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사업을 시도했고 여기서도 꽤 좋은 실적을 보여주며 용산 아이파크몰과 면세점을 안착시킨다. 그 이면에는 삼성의 이부진이 큰 지원군이 되었는데 면세점에서 1조 매출을 달성한 곳은 현재까지 모두 다섯 곳으로 롯데면세점(2곳),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그리고 바로 HDC신라면세점이다.

일찍이 호텔신라가 아시아나항공과 연결될 때 사람들은 면세점 사업의 연계성을 크게 높이 샀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시너지가 확실하고 최대한의 이익이 나올 수 있는 건 항공사 - 면세점이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승무원들이 면세품을 열심히 파는 걸 봤다면, 항공사 수입에서도 면세 사업은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런 과정에서 호텔신라는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을 뺐다. 하지만 예비 입찰이 진행되자 HDC가 공격적으로 입찰을 했다. HDC가 신라면세점과 합작을 하지 않았다면 큰 의미 부여를 하기 어렵겠지만 신라면세점을 공동 운영하는 입장에서 HDC의 등장은 사실상 신라면세점, 호텔신라의 등장과 다름 없고 이는 삼성의 절반 입찰과 다름이 없다. 

근데 사람들은 삼성과 호텔신라 브랜드만 따져 그들이 안보인다고 착각한다. HDC라는 이름 때문에 현대조차 가려진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그저 그런 재벌 3세, 4세로 착각한다. 그의 중간 미들 네임에 "몽"이 들어가는 걸 크게 고려하지 않는 눈치다. 아시아나 인수전에 우리가 알던 그 현대의 하나가 나섰고 그 현대의 전면에 선 회사는 삼성과 호텔신라와 연줄이 크게 작용된 회사다. 최강의 조합은 다 들어있는 셈, 더군다나 사업 연관성과 확장성, 연계할 수 있는 시너지도 최상에 가깝다. 호텔신라가 가졌던 인수 시너지 효과는 고스란히 HDC에도 적용이 된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노하우나 경영 문제가 본질이 아니다. 돈이 아주 많아야 하고 재력이 풍부한 주인이 오길 바란다. 그런 점에서 돈이 부족한 애경과 돈이 아주 넉넉한 HDC는 차원이 다르다. 아시아나 입장에서도 당연히 HDC가 가장 좋은 파트너이고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가장 무리수가 없는 최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더욱 사업 연계성도 갖추고 있어 애경보다 미약한 것도 따지고 보면 없다.

애경이 항공 경영 노하우를 갖고 도전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경영 부실이 단초가 된 상황이 아니라서 그건 아무 도움이 안된다. 입찰에 가장 먼저 재무적 투자자들(사모펀드들)이 덤빈 것도 리스 때문이고 그 리스 부분을 자신들 사모펀드로 돌려 먹기 위함이 크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항공사 자체의 수익성 보다는 아시아나의 부실 원인이 되었던 리스 비행기 비율이 바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아주 큰 먹이감이자 매리트가 될 수 밖에 없다. 그걸 해소하는 것 자체가 사모펀드에게는 아주 큰 먹거리가 됨과 동시에 수익처가 되기 때문, 결국 산업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만 참여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여 들러리, 혹은 바지사장 격의 실체가 있는 기업과 동반자 형태를 구성했지만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운영 자체는 관심이 크지 않고 리스에 대한 부분이 절대적인 먹이감이 될 뿐이다. 그 와중에 서로의 목표가 비슷하면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함께 손을 잡을 뿐이고.

결국 애경의 패를 보면 애경에게는 좋은 딜이 될지 몰라도 아시아나에게는 별 도움이 안되는 딜이고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깔끔하게 신경 안 쓰고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딜은 못된다. 부채비율은 항공 경영 노하우가 없어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 실제 도움이 되는 건 항공사 운영 경험이 아닌 항공사를 당장 일으켜 세울 만한 자본력, 돈의 힘이다. 그 부분에 있어 자금력이 많다 못해 흘러 넘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최상의 조건을 다 갖췄다. 심지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분야도 활용처가 많다. 파트너가 되는 미래에셋은 스톤브릿지가 노린 리스를 차지할 것이다. 단순하게 보면 항공사 운영 경험이 있는 회사가 인수하는 것이 더 좋아 보여도 이 매물은 그렇지 않다. 자금에 비전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확실하고 최선이다. HDC가 현재 벌이고 있는 HDC신라면세점과의 연계만 해도 게임은 끝, 그 자체로 호텔신라와 이부진은 자동 입성이 되고 자동 공동 운영이 되기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은 매도자, 인수자, 관전자,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밖에 없다. 가장 만족할 만한 경우의 수가 바로 이거다.

예비 입찰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등장했을 때 환호성이 터졌어야 한다. 그 때 점상은 3번 정도 갔어야 하는데 그걸 합리적으로 보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시장에서는 "이건 뭐지" 하며 HDC를 개무시했고 지금도 무시하고 있다. 결과는 물론 최종적으로 산업은행이 쥐고 있으니 내가 분석한 것이 틀릴지 모르지만 만약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이 결정된다면 이 글은 성지가 될 것이다. 반대로 그게 아닌 잘못된 분석이고 최종 인수자가 다른 기업으로 결정되면서 내가 한 말이 모두 헛소리로 결론이 난다면.....이 글은 아래 문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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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입찰에서 HDC가 나왔을 때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결국 본 입찰이 진행이 되고 끝까지 HDC가 나선다고 해도 그걸 눈여겨 볼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차라리 건설사 보다는 항공사를 가진 애경이 더 낫다고 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 패는 블러핑이 아니다. 사람들은 HDC의 등장을 보고 한 끗으로 덤빈 블러핑이라 보지만 내가 보기엔 38광땡 패다. HDC가 뜬금없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그 배경을 봤어야 한다. 그 배경에 이부진과 호텔신라가 있다면 그건 절대 뻥카가 아니라는 걸 말이다. HDC-미래에셋이라는 표면적 구도를 보지 말고 HDC(현대) - 미래에셋 - 호텔신라(삼성) = 면세점 + 항공 = 꿀조합으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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