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내가 하는 재테크는 투자, 남이 하는 건 투기라고 쉽게 말한다. 오늘 소개하고 평가할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라는 영화다, 주식을 기본 배경으로 하지만 그것보다는 주식투자로 인한 대박과 난잡한 생활, 흥청망청 돈을 휘날리는 졸부의 타락 이야기에 가깝다.
주식을 하고 있거나 했거나 할 사람이라면 한번은 봤음직한 영화이고 왜 주식시장이 흥하고 망하는지를 그나마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최근에도 SNS에 호화로운 집과 수십대의 고급차량을 보여주면서 여러 사람들을 현혹해 장외주식으로 장사를 하다 철컹철컹 당한 제2의 조희팔 사건도 있었는데 그 사람의 사례와 상당 부분 비슷한 부분도 없진 않다.
물론 그 철컹철컹 당한 당사자가 이 영화를 본 건 당연, 그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 이 영화를 한번 보라고 추천까지 한 적이 있는데 여러 신문기사에서는 그가 아무것도 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뒷빽이 따로 있거나 원래 바지였다는 추론도 있지만 본인이 이 영화를 고객들에게 추천한 것처럼(때론 이런 적나라한 시장의 뒷면이 사업 홍보 효과가 되기도) 이 영화를 보고 본인이 주인공처럼 되기 위해 아마도 많이 벤치마킹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방식과 패턴이 비슷하다/그렇다면 이 녀석도 꼬불쳐 둔 돈이 있다는 이야기 ㅋ)
의심이 많고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았다면 그가 추천한 이 영화를 보고 "아~너가 이 영화의 주인공(사기꾼) 같은 사람이라는 소리구나" 하고 빠져 나왔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가 추천한 이유를 듣고 거기에 홀려서 그냥 봤다면 "아~너가 말한 것처럼 정말 다들 성공하는구나~ 나도 부자가 될 수 있구나"하는 착각에 빠지기 쉽게 만든다.
영화에는 2가지의 중독이 나온다. 주인공 디카프리오가 아내의 이모되는 분에게도 직접 언급을 하는데 첫째는 마약중독이다. 굳이 세부적으로 따진다면 마약 보다는 약물 중독이라고 해야 겠지만 환각용이기 때문에 거기서 거기, 그리고 두번째가 섹스중독, 그래서 영화의 상당 부분은 여자의 알몸이 자주 나오고 적나라한 편이다. 증권브로커의 이야기지만 청불 딱지의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에는 이런 2가지 중독 외 여러가지 중독된 것들을 보여준다. 돈에 대한 중독, 타락에 대한 중독, 갖고 싶은 욕망의 끝없는 중독, 어렵게 번 돈이 아닌 사기성 짙은 거액의 돈을 매일 벌기 때문에 흥청망청 쓰는 건 예사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수준 이상으로 돈을 쓴다. (밥값으로 억단위를 쓰기도 한다)
종교에 미치거나 돈에 미치거나 욕망에 미치거나 그냥 미치거나 다 같은 미친 짓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다. 특히 결말을 끝까지 보고 나면 더더욱 그러한데 3시간짜리 영화 속의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주인공은 그냥 개XX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법적 처벌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 그래서 더 부러울 수 있다. 이 정도면 사실상 헤피엔딩이라고 봐야 한다. 더군다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현실성이 더 있다
세상에서 제일 많은 욕 (F**K) 이 들어가는 영화로 랭킹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3위로 밀렸다. 3위로 밀린 수준이 500개 넘는다. 대사를 할 때마다 코러스 하듯이 욕을 섞어서 할 정도, 저 특정 단어의 욕 많이 나온 영화 1등 자리로 괜히 랭킹된 건 아니다. 대부분의 대사가 거칠고 저질스럽고 난잡한데 상당수가 양복 입은 사람들 입에서 나올 수 없을 만큼의 질 낮은 대화 수준이고, 할렘 뒷골목에서도 이렇게까지는 더티하게 대화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
그런 장면과 대사가 많은 것을 두고 의미 없는 시간 떼우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회의 장면 같은 것도 듣다보면 난장이들 데리고 놀 장난 이야기 밖에 없는데 따지고 보면 월가의 유명한 증권브로커와 그가 세운 증권중개회사라는 것의 실체가 이런 정도임에도 하루 억단위 수입을 번다는 걸 보여주는 디테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말 똑똑하거나 유능하거나 전략적이거나 거창하거나 증권에 대해 잘 알아서가 아니라 그냥 무모하게 지르고 보면 증권시장 자체가 욕망의 집합체라 걸려 드는 사람이 있을 뿐이고 그걸 취해서 수익을 얻어갈 뿐이라서 회사 장면 거의 전부가 쓸데없지만 반대로 현실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할리 퀸으로 우주스타가 된 마고 로비가 헐리우드에서 진출해 제대로 얼굴을 알린 영화이기도 하고 주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내 역할로 비중도 크고 장면도 많아 그녀에게는 큰 이득이 된 영화이기도 하다. 잊을 만 하면 나체가 등장하는 터라 후방주의가 필요한 영화인데 할리 퀸의 마고 로비도 예외는 없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증권브로커가 되기 위해 월가에 진출한 주인공이 출근 첫날 블랙먼데이(주가대폭락)라는 사상초유의 폭탄을 맞으면서 바로 짤린다. 수습 딱지 떼고 제대로 파워를 분출하려고 했더니만 출근하자마자 회사가 휘청, 결국 백수가 되고 우연히 벼룩시장(?) 정보지의 구인광고를 본 후 작은 증권중개업소에 취직하게 된다.
그런데 취직하기 위해 찾아 간 곳은 페니스톡을 취급하는 회사, 카카오톡처럼 카카오+톡으로 띄어 읽으면 안된다. 페니스톡은 페니스+톡(?)이 아닌 페니+스톡으로 미국 화폐 단위인 페니(센트라고도 한다)와 스톡(증권)을 합친 용어다. 쉽게 말해 동전주 같은 1페니~99페니 회사들의 주식을 거래하는 곳인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장외주식과 관리종목, 동전주, 벤처주, 비상장기업의 IPO(기업상장청약) 등을 합쳤다고 보면 된다. (물론 시장 체계가 달라 우리식으로 따진다면 주인공이 거래 하는 IPO는 정규시장이 아닌 HTS에는 뜨면서 거래는 할 수 있는 제3시장 정도라고 봐야 한다/물론 영화 후반에 하는 신발회사의 상장추진은 진짜 정규시장의 진출로 보임)
장외주식과, 벤처주, 비상장사의 IPO등 잘 고르면 정말 대박이고 안목 있는 재테크가 되지만 관리종목, 동전주, 소외주, 불량 장외주도 섞인 개념이라 쪽박 차기에도 딱 좋다. 바로 쪽박 찰 수 있는 이점이 영화의 핵심, 진짜 괜찮은 회사의 주식이라면 증권브로커도 돈을 벌고 주식을 구매한 매수자인 주주도 돈을 벌지만 말도 안되거나 애초에 희망이 없는 엉터리 주식들을 10페니에 사면 10달러로 수백배 폭등할 수 있다고 "근거"없이 "무작정" 알선하고 구매하도록 중개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브로커는 영업을 통한 수수료를 받아 "대박"이 가능해 진다.
구매하는 사람도 워낙 싸게 샀고 이제 막 스타트업 하는 기초적인 회사라는 걸 알기 때문에 잘 되면 수천배의 폭등이 되지만 순식간에 쪽박이 되어 휴지가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샀기 때문에 원래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잘 안되더라도 소개하고 추천한 브로커에게 크게 따질 게 없고 금액도 크지 않아 문제가 크게 번지지 않는다. 이제 막 시작해서 아직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성공하면 대박이고 안되면 휴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론은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이 회사는 성장한다"라고 포장으로 마무리 되기 때문에 휴지조각을 결국 사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실제가치로도 10페니 등의 몇백원짜리 동전주를 추천하면서 이걸 사면 떼부자가 될 수 있다고 현혹하면 아무도 안 산다. 괜히 개잡주가 개잡주가 아니다. 그런데 이걸 말로 꼬드기고 말빨로 현혹해서 오를 수 있다거나 코카콜라나 IMF, 구글, 애플처럼 오를 것이라는 허위 정보와 근거를 흘려 사게 만들면 결국 안 팔리고 안 사는 페니주도 결국 지금 싸게 안사면 크게 후회할 것 같아 전문가인 증권브로커의 말을 믿고 사게 된다. 잘 되면 서로 좋지만 어차피 주식은 산 사람이 책임이라 잘못되면 구매자만 덤탱이, 브로커는 이미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손해는 없다.
잘 나가는 주식이 아닌 잘 안나가는 주식들을 겉으로 예쁘게 포장해 잘 나가는 회사로 속여 판다고 보면 된다. 증권 브로커라는 정식 직업을 가지고 고객에게 욕 먹을 짓인 이런 페니스톡을 공략하는 이유는 단 하나, 수수료 때문이다. 일반 시장에서는 1% 보다 못한 수수료가 전부이지만 영화에도 나오는 것처럼 페니스톡에서는 최대 50%까지 수수료를 증권브로커가 먹는다. 어떤 수단이든 팔면 그 자체가 대박인 셈
우리나라 장외주식도 마찬가지지만 투명성 보장이 잘 안되는 것이 이런 장외의 특징, 영화에서는 수수료를 50%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브로커에게 제공을 하는데 상식적인 계산으로는 이게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동전주를 골라 고객에게 추천해 팔았는데 구매자는 400만원어치를 사겠다고 해서 입금을 하면 그 사람 명의로 400만원어치 주식을 사다 주어야 하고 거기서 적은 수수료를 받는 것이 보통, 그런데 50% 수수료라면 400만원에서 200만원 수수료가 생긴다는 것인데 이걸 구매자가 줄 일도 없고 브로커가 일하는 해당 증권중개소에서 따로 수익이 들어오는 것도 없는데 그냥 줄 일도 없다.
1% 수준이라면 고객이 부담하는 게 쉽지만 이 정도 수수료면 어디서도 주기 힘든 구조. 이건 아마도 장외의 특성을 이용한 사례로 보인다. 100원짜리를 고객에게 소개해 판다고 할 때 50%의 수수료 지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주식 시장 가격 자체가 왜곡되어서 실제로는 시장 가격이 10원이나 30원 수준인 것을 100원이라 속여 팔고 고객은 주당 100원에 사게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 가격에 맞는 주당 10원에 샀기 때문에 입금한 400만원 중 실제 구매비용은 40만원이 된다. 어차피 주당 100원으로 400만원어치 산 걸로 소개했고 그대로 사다 주면 고객은 수수료 부담 없이 제값에 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회사 존재도 모르는 주식인데 시장 가격이 투명할 일도 없고 브로커가 제시한 가격이 시장 가격으로 오해하기 딱 좋다.
실제로 10원짜리인데 시장 가격 공개를 고객이 제대로 알기 어려운 구조라면 속여서 팔기 딱 좋다. 40만원어치를 사고 나머지 360만원은 그냥 꽁으로 남는다. 중개업소와 브로커가 가질 수 있는 돈이 만들어진다. 영화에는 이런 설명이 없지만 그가 사기로 FBI에 걸렸고 월가에 진출해 겁나게 큰 회사의 경영자가 되어서도 이런 방식을 계속 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덜미가 잡힌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의 페니스톡 수수료 구조를 정확히 몰라 아마도 내 추측이 맞지 않을까 싶다.
디카프리오의 출연료는 2천 5백만달러로 대략 280억원 수준인데 주인공인 디카프리오가 영화 속에서 스위스로 돈을 빼돌리는 금액이 2천 5백만달러 정도로 나온다. 흥청망청 쓰고 결국 덜미가 잡혀 뒤늦게 돈을 꼬불치기 위해 스위스로 계좌를 트게 되는데 사기꾼이 만든 뒷돈이 그 수준이면 큰 것이라고 하기도 못하지만 (월가이니~) 디카프리오 입장에서는 영화 한편의 출연료 수준이라 콧방귀 좀 뀌었을 듯..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을 정도로 영화 내용은 나름 짜임새는 있다. 주식시장 체계도 미국과 한국이 비슷하면서 다르고 우리나라 정서와 좀 안맞고 내용 자체도 워낙 더티하고 난잡하게 즐기는 장면이 많아 몰입하기 어려운 사람도 많겠지만 주식과 결부지어 한 인간의 성공과 타락, 다시 또 다른 모습의 재기를 한번에 쭉 보는 건 매우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평점은 10점 만점에 9점, 수우미양가에서 수, 나 역시 생각보다는 꽤 잘 만든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주식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그나마 지루하지는 않을 수 있다/주식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니,,물론 사기라고 하기에는 좀 수준이 낮지만...)
회사 로비에서 하늘을 보는 직원들이 모두 놀래는 이유? 영화를 보면 안다. 순정 자막인데도 표현력이 대박이다. 15세 이상의 수컷들이라면 술자리에서 거칠고 저질스럽게 대화할 때 나오는 은어와 속어들이 죄다 출연한다 ㅋㅋ
고향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회사를 창립, 그런데 모두 성공, 이게 실화라는 것이 더 믿기 힘들 정도 ㅋ
회사 내부 장면을 보면 제대로 업무하는 걸 본적이 없음. 정말 돈 쉽게 벌고 돈 쉽게 씀. 신의 직장이 아니라 꿈의 직장
영화 포스터에는 제대로 사기치고 화끈하게 즐기라는 표현이 나온다. 제대로 사기치라는 건 그렇다쳐도 화끈하게 즐겨라는 부분은 인정! 내가 본 영화 중에서는 정말 제대로 화끈하게 즐기는 장면으로 짜여져 있다. 돈을 벌면 이렇게 놀아라 하는 가이드 같은 영화 ㅋㅋ...(우리나라에서는 전부 노는 범위가 범죄수준임)영화가 무려 3시간 꽉 채운 영화인데 격이 다른 미친 아드레날린은 꽤 많이 볼 수 있다.
영화의 후반 결말에 필름 형식의 화면이 나오면서 어느 사회자가 디카프리오를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사회자가 이 영화의 실제 모델로 배역 이름도 이 사람 실명이다. (자기가 자기를 소개한 셈), 마지막으로 강연에서 상대방에게 펜을 건네주면서 디카프리오가 상대방에게 디카프리오 자신에게 펜을 팔아보라고 말을 하고 끝나는데 답은 영화 초반에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이미 나온다. 영업의 달인이 왜 달인이고 이 사람이 왜 성공했는지는 그 펜의 대답에 이미 나와 있다.
실제 주인공은 1년 반 정도 수감생활을 했다. 수천억을 먹고 수많은 사람들을 돈을 갈취한 셈인데도 처벌은 생각보다 덜하다. 우리나라 경제사범 처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천억단위 정도 수입으로 돈을 모으고 사기죄로 걸렸어도 2년 안되는 감옥 생활을 하고 나온다면 문제가 분명 있다. 그래서 한탕주의가 있는가 보다.
얼마전 제2의 조희팔 사건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완전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다. 멋진 차, 호화로운 주택, 수 많은 여자들, 그리고 하고 싶은 건 모든지 할 수 있는걸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현혹한다. 그리고 투자하라고 권유한다. 말빨이 왜 무서운지, 영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식의 허점은 무엇인지 보는 관점에 따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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