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작에 워너 브라더스 마크가 보여 약간 의아했다. 알고보니 워너 브라더스가 처음으로 제작해 배급까지 한 작품이란다.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영화 소재가 아님에도 투자와 제작을 한 것을 보니 시나리오가 꽤 마음에 들었나보다.
의로운 바를 위해 맹렬하게 실천하는 조직단체라는 뜻의 의열단, 그 의열단에 대한 이야기, 의열단이라는 말이 생소할 수는 있는데 알고보면 익숙한 단어다, 의열단의 의열을 각각 떼어내 "사"를 붙이면 의사와 열사가 된다. 근대 이후 만들어진 명칭이라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의열단이 꼭 무쟁항쟁, 무력사용이 핵심이라고 해도 의사와 열사들의 모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참고로 돌아가신 순국선열 중 무력을 사용해 투쟁을 한 분은 의사 (안중근 의사), 글이나 그림, 말, 정신력, 항거하는 뜻의 자결 등은 열사 (유관순 열사) 라고 "국가보훈처"가 나름의 기준을 제시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국가보훈의 행정적인 기준일 뿐, 안중근 열사라고 해도 되고 유관순 의사라고 해도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국가에서 독립유공자로 훈장을 받을 당시 (서훈) 생존한 경우라면 "의사"와 "열사"에 해당되어도 의사와 열사로 부르지 않고 "지사"로 부른다.
의사와 열사는 어떻게 행동을 하고 업적을 남겼냐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돌아가신 분에게만 붙이는데 이것도 서훈 당시의 기준으로만 이미 사망한 분에게만 붙이는 것이라 국가에서 "심사"를 하고 공적이 인정되어 서훈(훈장 수여)가 될 때 살아계시느냐, 돌아가셨느냐로 나뉘어 붙인 명칭이라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행정적인 의미가 더 크다) 안중근 지사, 유관순 지사라고 해도 딱히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지사라는 말만 들으면 이것도 낯설지만 보통은 풀 네임(?)으로 "애국지사"라고 많이 부르기 때문에 그 애국지사의 "지사"가 바로 훈장을 받을 당시 생존했던 독립투사인 경우다.
의열단은 무력항쟁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의열단 선언에도 오직 폭력적 민중혁명에 의한 일제타도 전술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의열단의 "의"와 "열"이 "의사"와 "열사"의 의미와 상충된다는 것만 보더라도 국가보훈처의 행정적 의미와 실제 사용하는 의미는 다르다는 걸 알아둘 필요성이 있다. 의열단만 하더라도 열사의 개념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바로 그렇다.
요즘들어 그나마 학자들과 아동 출판사들도 독립운동 관련 호칭 사용에서 이런 개념 정리를 추가해 주는 편인데 아주 좋은 현상, 의사와 열사, 지사의 구분을 설명하지만 그건 국민들이 선정했거나 오래전부터 내려온 뜻이 깊은 호칭이 아니라 국가보훈처의 행정 편의상 분류된 개념이라는 보충 설명이 최근에는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니 혹여 아이들이 유관순 의사나, 안중근 열사, 안창호 지사 등으로 잘못 부른다고 해도 뭐라고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모두가 다 "애국지사" "애국열사" "애국의사"들이다. (보훈처의 분류 개념은 "보상"을 위한 등급제에 기반한 호칭) 훈장을 받을 당시를 기준으로 지사냐 의사/열사냐로 나뉘는 것이라 차라리 그냥 전부 "지사"로 부르는 게 개인적으로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비밀결사조직을 다룬 영화로 암살, 테러, 파괴, 공작을 하는 순교단과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에도 언급했지만 관점에 따라 다를 뿐, 독립운동의 암살, 테러, 파괴, 공작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희생을 각오하는 모습 (중동테러/종교를 이유로 하는 이슬람단체의 테러) 이나 겉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그런 범죄집단과 독립운동을 같은 형태라고 보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어디까지나 "관점"이 어떻냐에 따라 보는 시선의 각도를 달리 하면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이 점령하고 있고 일본의 입장에서는 반테러 집단이니 어느쪽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이야기
영화의 시작과 끝에는 군자금을 모으기 위해 유물을 파는 장면이 나온다. 그걸 보면서 독립운동도, 좋은 일도, 의로운 일도 결국엔 돈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공감하게 만든 영화다. 사회복지를 하려고 해도 돈이 먼저 필요하고 스포츠를 육성하려고 해도 K스포츠, 미르재단처럼 돈이 먼저 나오는 것처럼 독립운동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알려준 영화, 이병헌이 한 대사중에 "우리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떤 면에서는 참 쓸씁한 현실을 그대로 투영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간첩, 스파이 중에서 제일 위험하고 제일 무서운 것이 이중스파이, 반간이다. 간첩질을 반대로 한다는 것이 스파이로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밀정 영화에서 잘 나온다. 그 자체가 대부분은 결말이 죽음이고 해피엔딩이 없다. 공산정권이나 자유정권에서도 마찬가지, 나름의 큰 역할을 밀정 영화에서처럼 크게 하지만 결코 드러나거나 내가 이런 일을 했소~라고 절대 말 할수 없는 것이 이런 밀정의 숙명이다.
옳은, 의로운 뜻의 "의"와 격렬, 맹렬, 기세가 대단하다, 용맹, 사납다, 포악, 굳세다, 강하다의 "열"이 합쳐진 의열단 이야기의 밀정은 생각보다 재밌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는 다 있어 보인다. 10점 만점에 8점, 수우미양가에서 "우" 정도는 주고 싶다.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그대로 극화를 한 것이 아니라 모티브만 따 왔으니 만들기 나름,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모티브 삼아 살과 뼈를 붙여 이 정도의 이야기와 밀정들의 내면 이야기를 담아 낸 것은 꽤 훌륭했다고 본다
송강호가 맡은 경부라는 일본 경찰의 계급과 직함은 우리나라 경찰 조직에서 경감에 해당하는 자리로 여기서부터 경찰 간부다. 현장에서는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보직으로는 반장으로 많이 쓰이기도 하는 계급으로 현장에서 가장 높은 자리가 현재에도 반장급에 해당한다.
송강호(이정출)가 후반 법정에서 잘되면 경시 자리를 줄 것으로 알고 밀정 역할을 했다고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경시라는 그 자리는 지금의 경정급으로 친일파 경찰 중에는 노덕술이 그 자리에 오른 이력이 있다. 조선인 중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른 것이 이 경시 자리다. 경찰 관료로 들어가며 대도시가 아닌 경우 중소 규모라면 경찰서장까지 할 수 있다.
나와라 가제트 팔~의 가제트 형사도 단독으로 활동하고 그 모습도 (중절모에 코트) 비슷한데 가제트 형사의 경찰 계급도 경부, 독고다이식으로 사복 입고 소총이 아닌 권총 가지고 다니는 건 경부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송강호와 함께 악질 친일 경찰을 맡았던 배우, 이름은 잘 모르겠다. 베테랑 영화에서 경호직원으로 나왔던 건 기억
전혀 특별출연 같지 않고 오히려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많았던 이병헌, 그리고 그가 맡았던 의열단 단장 정채산, 정채산은 김원봉을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의열단의 단장은 김원봉으로 여러 영화에서 소개된 인물이다. 김원봉은 민족주의 민족 전선에서 활동했고 (소위 말하는 빨갱이), 해방 후 김일성과 북조선 정권을 수립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결국 김일성에 의해 숙청된 비운의 사나이다.
북한군에도 의열단 출신이 존재하며 한국전쟁 당시 중국 진영에 남아있던 의열단 중 일부가 조선의용대에서 북한군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공산 진영에 있었다, 김원봉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무력항쟁 단체인 의열단은 그런 점에서 배우거나 알려지지 않고 묻히게 된다. 우두머리가 빨갱이, 그 휘하 부하들도 빨갱이라고 치부되면서 우리 남한 역사에서는 그들의 과거 행적인 의열단에 대한 행적과 기록은 덮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의외로 의열단에 대해 잘 모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일성과 비슷한 케이스로 북한의 김일성이 독립운동가 김일성이 맞는지, 동명이인인지 논란이 지금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평양에서 그가 주도권을 잡고 북한 정권을 수립한 근거만 보더라도 그는 우리가 알던 독립투사 김일성이 맞을 확률이 크다. 민중이 그를 따른 이유도 그렇고 실제 김일성의 행적도 그렇다. 엄밀히 따지면 독립운동을 한 독립투사지만 해방 후 남북한을 갈라놓은 변절자로 신분이 바뀌었을 뿐, 이병헌이 맡은 김원봉이 빨갱이로 몰려 그의 행적과 그의 독립투사 기록, 의열단에 대한 평가를 무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김일성은 남북한을 갈라놓았기 때문에 비교가 안된다. 해방 전 아무리 잘했어도 해방 후 한 일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수준인 건 분명)
김원봉이 북한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감안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해방 이후에 그는 이승만의 반대편에 있었고 이승만에 의해서 위험한 인물로 찍힌 사람이었다. (보도연맹 학살사건으로 그의 가족 상당수가 처형된다/노무현 정권에서 공식 사과한 대한민국의 잔인한 유일 역사이자 사건), 또한 해방 후에도 친일파의 여전한 만행과 괴롭힘이 컸는데 친일 경찰로 유명한 노덕술에게 그것도 해방 이후 화장실에서 똥을 누던 중 바지도 못 올리고 끌려가 개 패듯이 맞았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
시대적 상황만 놓고보면 김원봉은 김구 선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로 정신적인 교감의 지주가 김구 선생이라면 무력항쟁의 중심축으로 김원봉 선생만한 사람도 없다. 김구 선생이 정신적인 지도자였다면 김원봉은 정신적인 것의 외적인 것을 담당한 지도자로 그가 다른 사람도 아닌 친일 경찰 출신인 노덕술에게 개망신을 당했다는 것 만으로도 그가 겪었을 자괴감은 엄청 났을 것이다. 개망신 당하고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걸 비호하고 당연하다는 식으로 매장되면 계속 남아있기 곤란한 건 당연하다. 결국 그가 북한 진영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건 어쩌면 당연.
물론 남한의 자유진영에서는 이승만과 친일파 출신 경찰들에 의해 여전히 핍박받아 북한으로 가게 되지만 북한에서는 동지로 여겼던 김일성이 자신만의 정권을 수립하고 독재정권을 만들자 역시 반발을 하게 되고 숙청이라는 극단적인 운명을 맞게 된다. 따지고 보면 남북한 모두에게서 버림 받은 것이 이병헌이 맡은 실존 인물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행선지로 북한을 택하고 김일성과 함께 했었기에 그와 그가 만들었던 의열단 역시 빨갱이로 몰리면서 남한에서는 잊혀진 사람들이 된다
뜬금없는 구석이지만 송강호의 비서로 나왔던 인물,,,사무실 장면에서 꽤 예쁘게 나온다 ㅋ
예나 지금이나 일본 캐릭터는 얍썁 그 자체, 어디가도 티가 남
황옥 경부 폭탄 사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다. 이정출(황옥) 정채산(김원봉), 김우진(김시현) , 김장옥(김상옥)에 대한 영화는 이 하나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는데 황옥은 실제로도 영화 내용과 거의 비슷하게 의열단에도 활동한 조선인 출신의 일본 경찰로 계급도 경부다. 황옥은 해방 후 대한민국 경찰로 복귀했으나 복귀 한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하거나 친일 경찰이라고 매도한 자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시대 친일 경찰을 한 자가 해방 후 경찰을 하면서 뒷말이 많은게 대부분인데 그게 없다는 것과 경찰로 활동할 때 독립운동가 출신들과도 서슴없이 잘 어울렸다는 것도 그가 일제의 밀정이라고 무조건 말 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반민특위 활동 경력이 있고 그의 동생이 대전형무소에 끌려 갔다는 점(사회운동)과 실제 김상옥에게 정보를 주어 피신토록 해주었고 김지섭에게는 국외탈출을 도운 이력이 있다, 독립군과 의열단의 밀정인지 친일 경찰 일제의 밀정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당시에는 양쪽 진영으로 수 많은 밀정들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라 그 진실은 지금도 가려져 있다. 어쩌면 정말로 영화속 이야기처럼 양쪽 진영의 이중 밀정이 되어 활동했을 수도 있는데 그의 해방 후 행적을 보면 친일파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일부 있다. (황옥은 노덕술과 확실히 달랐고 해방 후 경찰을 했음에도 노덕술과 같은 뒷말이 전혀 없다)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이 영화처럼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누군다는 일제의 밀정으로 독립군이나 임시정부에 숨어들어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갑작스러운 일본의 항복으로 마지막 "신분"이 독립투사로 남아 독립유공자가 된 사람이 있을 것이고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에서 해방) 반대로 독립투사임에도 밀정짓을 하기 위해 일제를 돕고 협력해 친일 행위를 하다가 해방을 맞아 그대로 친일파로 규정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양 진영에 그냥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밀정이라면 당연히 반대편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물론 그런걸로 지금도 거론되는 친일파가 진짜 친일파가 아니라는 개소리는 하면 안되겠지만...민족문제연구소에서 나온 수준의 친일파 명단은 밀정 하고 상관없는 그냥 진짜 친일파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영화 시작에 김상옥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장옥으로 바뀌어 나오지만 수십명의 일본 순사들이 개떼처럼 몰려들며 지붕 위를 뛰어다니는 장면과 그걸 다 피해가며 혼자 땅땅 총쏘며 싸우는 것만 보더라도 그가 김상옥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영화 아나키스트의 세르게이(장동건)가 바로 김상옥, 현대판 각시탈로 날아다니는 홍길동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종로경찰서 폭파사건 주범으로 유명하며 400 대 1 의 싸움으로 유명한 독립운동가의 끝판왕이다.
400 대 1 이라는 전설속의 주인공과, 실제로 사용한 쌍권총, 종로경찰서 폭탄(논란이 있지만 오히려 폭탄의 위력이 기존의 것과 달라 김상옥이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대세) 등은 단순한 썰이 아닌 일본에 의한 기록이다, 그래서 더 유명하고 사람들에게 화자되는 인물이다. 벽을 타고 지붕위로 뛰어다니면서 잘 피하고 잘 도망다니고 무엇보다 일본 경찰 상당수를 사망케 한 장본인으로 그를 잡기 위해 4개 주요 경찰서의 비상령과 400명의 일본 경찰이 집결되었다는 것도 당시 일본 기록에 남아 있는 사실이다,
몸에 난 총알구멍 11발 (자결 빼면 10발) 은 꽤 유명한데 그걸 다 버티고 마지막에 죽었는지 아니면 죽은 후에 일본 경찰들이 더 쐈는지는 세세하게 알 수 없으나 상당수는 이미 총에 맞은 상황에서도 도망간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가 죽고 나서도 살아 있을까봐 두려워 한 일본 경찰들이 그의 어머니를 불러 생사 확인을 시켰다는 것으로 보면 그가 죽었어도 혹여 몰라 추가로 총을 쐈을 수도 있다. 이미 죽은 것이 확실한데도 혹시 살아날까봐 두려워 할 정도였으니 우리나라 독립투사 역사에서 꽤 의미있는 사람이다. 독립운동가 중에서는 히어로급으로 모든 독립투사 중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 (다른 분에 비해 의외로 또 잘 모르는 것도 반전 아닌 반전, 근데 인기는 제일 많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학생 복장을 한 독립투사가 폭탄을 자전거에 싣고 조선총독부로 가는 것으로 끝난다. 실제로는 그것이 현실화 되지 못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경복궁의 조선총독부는 이들보다 더 뒤에 생긴 건물로 당시의 조선총독부는 다른 곳에 있었다. 영화처럼 멋지게 조선총독부도 날렸으면 좋았겠지만 딱히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많이 늦기는 했지만 YS 정권에서 결국 조선총독부를 날렸기 때문, 이래나 저래나 그 건물과 그 안의 사람은 이제 없다
그나마 난 이 조선총독부 건물을 직접 보고 들어가 본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여긴다. 95년도까지 있었고 그 때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제1의 대표 박물관이었다. 꼬꼬마 시절 63빌딩 만큼 자주 놀러갔던 곳이 이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그 음침하고 어딘가 음습한 내부, 중앙홀은 밝지만 전시관 안은 원래 어두워서 더 음침하게 느꼈던 곳이다. 의외로 출입금지 구역이 많았고 통행이 안되는 구역도 있었다.
조선총독부의 우측 3층 언저리에서 내려다 본 창밖의 풍경, 경복궁을 내려다 본 그 풍경은 아직도 생생한데 너무 어려서인지 조선의 독립투사들이 끌려와 고문을 당했다는 생각에 묘한 두려움을 줬던 박물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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