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 동명의 하나와 앨리스 실사 영화와 주인공들, 제목만 같고 내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실사의 두 여주인공이 애니메이션에도 목소리 주연을 맡았던 영화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소녀 감성풍의 드라마틱한 만화다.
흔히 겪을 수 있는 학교에서의 전학생과 왕따 문화, 그리고 숨겨진 살인사건에 대한 뒷이야기와 그걸 풀어나가는 추리 과정에서의 히코모리의 방 탈출까지, 이제는 일본 청소년 사회만의 문제라고 단정 짓기 힘든 우리들도 겪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와도 공감력이 깊은 주제로 이야기가 짜여져 있다.
살인사건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 탐정수사물이나 추리물로 오해하기 딱 쉽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 부제가 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결말이 되고 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살인사건이라는 포스터의 문구가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어느날 벌어진 우연한 사고, 그 사고의 주인공은 원래 다음날이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지만 갑작스러운 돌발 사고로 인해 친구들과 제대로 된 이별을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따지고 보면 전학으로 인해 어차피 교실에서 존재감이 사라질 아이였지만 남은 아이들은 그 아이가 사고로 인해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그건 살해를 당해서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된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굉장히 단순한 포인트인데 "타이밍"의 마법이랄까.
물론 돌발사고로 인해 정말로 죽었을 수도 있고 치료가 잘 되서 다른 학교로 잘 전학 했을 수도 있지만 여주인공들이 추리를 해서 알려주지 않는 한 초중반까지 보여주는 건 없다. 그 학생의 빈자리는 원래 전학으로 비워지는 것이 운명인데 살해를 당해 비워졌다고 오인하기 딱 좋다.
학교에 퍼진 전설을 가지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교묘하게 이용한 또 다른 여학생의 이야기는 놀라울 따름, 주인공 전학생에게 생기는 여러가지 황당하고 이상한 것들이 하나씩 풀릴 때마다 "아~ 그렇구나"하고 수긍하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이 매우 좋다.
특히 그림체가 너무 이쁘고 화면의 연출 각도가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기대하지 않고 보면 더 감흥이 깊다.
어릴 적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을 연상케 하는 작품 속의 화면
인간극장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체와 잡다한 표현은 제거하고 간결한 색상의 톤도 마음에 든다.
어른의 머리로 보면 이게 뭐야~싶다가도 딱 저 나이의 여자 아이들 생각으로 보면 "와~"할 수 있는 만화 영화
실사 영화의 하나와 앨리스를 기억하게 만드는 주인공의 발레 장면도 만화 영화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표현력이 쵝오
어린 두 소녀가 겪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살인사건을 두고 풀어 헤쳐나가는 이야기, 굉장히 단순할수도 있는 작은 이야기를 가지고 이렇게 크고 재미있고 흡입력있게 만든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쭉 이어서 만들 수 있고 연결 지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스토리에 흠이 없다.
10점 만점에 9점, 수우미양가에서 수, 실사 영화로 만들어도 기대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엉뚱하고 별난 사춘기 소녀들과 그 때 그 시절의 소녀 감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강추
친구의 죽음으로 히코모리가 된 한 소녀가 그 친구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에 접근하는 또 다른 소녀에 의해 용기를 얻어 방 탈출을 하는 장면도 만족스러웠다. 히코모리 폐인도 살리고 학교 전설의 살인 피해자도 살게되는 모두가 윈윈하는 해피스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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