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식당은 누구를 위하여 벨을 누르나 - 백종원의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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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맛집탐구

그 식당은 누구를 위하여 벨을 누르나 - 백종원의 골목식당

by 깨알석사 201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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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핫한 리얼 극장이라고 하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고 해야겠다. 일반인들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들의 이야기와 삶 속을 카메라를 통해 보는 것이 기존의 일반인 참여 리얼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회차에 따라 또는 주인공 중 일부의 행동이나 모습에 따라 시청자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기도 하고 칭찬과 욕, 응원과 비난이 교차 되는 것도 비슷하다. 

무엇보다 자영업자, 요식업자를 대상으로 식당 솔루션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자 차이라 할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식당 운영 외적인 부분까지 건드리다보니 가끔 말이 나온다. 성내동(만화거리) 홍은동(포방터), 해방촌(신흥시장), 뚝섬, 청파동(하숙골목) 등이 특히 그런 경우다. 문제는 이 중에서도 잘 된 경우가 있고 그나마 결말에 가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된 집들이 있는가 하면 결국 그 상황에서도 전혀 개선이 안되어 국민 욕받이가 된 경우다.

솔루션이라는 것이 이미 드러난 문제점이나 반대로 숨겨진 문제점을 찾아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식당에 따라서는 솔루션은 커녕 득은 아예 없고 실만 가득 있는 경우도 있다. 뭔가 도움을 받고 잘 해보려고 도전한 것의 결과가 오히려 도전 하기 이전보다 훨씬 나쁜 최악으로 상황이 만들어진 분들이 있는데 한 편으로는 이게 바로 리얼이고 이게 현실이라는 점에서 씁쓸하면서도 마냥 비난을 하기 어렵게 된다. 

방송은 매 회차 크거나 작거나 논란이 생긴다. 그것이 인위적이고 시청률을 위해 부각 시킨 악마의 편집에 의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말처럼 아무것도 없는 걸 인위적으로 만들어 부각 시키기는 어렵다. 문제가 없는 걸 문제라고 하는 게 아니라 문제인 걸 문제라 말하고 고치라고 했는데 제대로 고치지 않았으니 논란이 되고 더 문제가 될 뿐이다. 이게 중요한 것이 모르고 하는 것과 알고도 안 하는 건 엄청난 차이다. 사실 이 부분이 솔루션의 방향과 해당 식당의 홍보 성공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개선은 커녕 제시한 솔루션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 두 가지 양상을 생각할 수 있다. 숙제를 제대로 안 했으니 결과가 당연히 좋게 나올 수 없어 그대로 그 문제점을 (더 부각 시켜) 노출 시키는 것과 반대로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제작진의 암묵적 질책, 즉 편집적으로 악랄한 이미지를 주어 계도 효과를 주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시청자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제작진이나 식당 주인이나 줄타기가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설령 일부 편집 상의 트릭이라고 해도 골목상권 활성화와 다른 요식업자들의 시선을 감안해 충분히 그렇게 그려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 할 명분이나 당위성이 있는 경우도 많아 그게 악랄하거나 악의적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반대로 솔루션을 너무 쉽게 받아들여도 문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방송에 나온 식당들이 섭외를 비롯해 백종원씨의 모든 솔루션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방송 내용을 보더라도 결과가 썩 좋은 건 아니다. 이 점은 백종원씨도 너무 잘 알고 있고 오히려 그렇게 진행이 되면 백선생도 그 식당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식당 주인이나 시청자나 이걸 관심 있어 보는 동종 요식업계 종사자 분들이나 솔루션이 나오면 그걸 따르는 것이 맞다고 보겠지만 골목식당 방송에서 성공적인 결말, 행복한 이야기로 마무리 진 경우는 대부분 식당 주인 스스로 솔루션을 제시하고 해결하면서 극복한 경우다. 이쯤되면 제작진과 백선생은 한 역할이 없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도움과 계기, 자극을 준 것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처음 의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제대로 된 솔루션은 일방 제공이 아닌 먼저 나온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의 보충이다. 

학교 공부도 마찬가지, 알려주는 것만 열심히 공부하고 그것만 반복해서 학습을 하면 진도가 안 나간다. 자신이 응용을 해서 비슷하거나 유사한 문제를 풀어보기도 하고 문제 풀이 방법 자체가 아닌 원리와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접근법을 달리해야 제대로 된 공부다, 열 가지 문제를 알려주고 그걸 푸는 방법을 알려준 뒤 학생이 딱 그것만 공부를 하거나 그 문제 안에만 머문다면 그 열 가지 외 나머지 문제는 다시 생소한 문제가 되어 다시 제자리가 된다. 하지만 열을 알려주었는데 스물을 푼다면 그건 스스로 깨닫고 전진한 것이다. 묻고 따지고 질문을 해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고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그게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이 갈릴 뿐이다. 솔루션은 먼저 스스로 묻고 따지고 도전해서 안되는 부분이 부딪힐 때 자문을 구하고 그걸 도와주는 것이지 선생님이 알아서 다 해주는 게 아니다. 

회차가 거듭되면서 골목식당은 물론 백선생의 솔루션 방향이 단순하게 보여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보인다. 문제를 껴안고 그걸 고치려고 노력하는 집, 그리고 그 집에 대해 1차 솔루션(숙제)을 주고 검증한 후에 그 실력에 맞는 2차 솔루션(과제)을 주면서 백선생은 상호 교류를 한다. 피드백이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식당주인) 실력과 마인드, 앞으로의 계획과 실행 가능성이 어떤가에 대해 그 동안 나온 솔루션 피드백을 통해 판단하고 가능성이 있다 하면 그 사람의 능력과 한계에 맞는 진짜 솔루션을 제공한다. (후술에 더 정확한 근거를 들어본다)

반대로 피드백 결과가 딱히 좋지 않거나 피드백 결과물이 전혀 매끄럽지 않은 경우, 방향은 두 가지가 된다. 식당 주인이 의지한다면 180% 완전 탈바꿈 시켜 다른 메뉴, 다른 음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식당 주인 의지가 없거나 개선 욕구가 크지 않다면 최소한의 조언과 평가는 꾸준히 하되 실제로는 방송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방치"에 들어간다. 전환의 경우 식당 주인은 자기가 스스로 깨닫고 전환한 것이 아니라 방송의 솔루션만 믿고 도 아니면 모 식으로 바꾼 것이기 때문에 실제 결과가 좋을 수가 없다. 아무리 뛰어난 세프가 와서 요리를 알려주어도 솔루션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 즉 문제가 해결되거나 문제를 개선한 것이 아니라 아예 그 문제를 걷어내고 문제 없다라는 식이 되었기 때문에 2차 문제, 혹은 주인의 또 다른 문제는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 

업종과 메뉴, 기본적인 모든 것이 대부분 유지된 상황에서 추가 되거나 약간의 변형이라면 원래 문제를 안고 가면서 개선을 통해 나아갈 수 밖에 없는데 (이 자체가 진보) 원론적인 건 고치지 않고 판을 아예 뒤엎어 새로운 판을 짠다는 건 주인이 만들어 낸 토사물들(문제점들) 개선과 수정이 전혀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근본적인 솔루션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방송이라 최대한의 지원과 홍보를 해주니 티가 안 날 뿐이다, 이건 제작진이나 백종원씨를 떠나 그 누가 와도 업소 주인 스스로 자각하고 깨닫지 않으면 해결이 될 수 없어 솔루션 성공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솔루션을 100% 너무 쉽게 받아들인 집들 결과가 생각보다 안 좋고 성적이 저조한 이유다. 백종원의 솔루션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환경이 될 수 밖에 없는 집들이 100% 수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잘 하는 집들, 준비된 사장님들은 이렇게 (살짝) 바꿔 봤는데 어때요? 라고 묻고 준비가 안 된 사장들, 잘 못하는 집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하죠 라고 범위를 크게 묻거나 싹 다 바꿀께요 라고 먼저 선포를 한다.

전환이 아닌 방치의 경우, 이 경우는 식당 주인 스스로가 A부터 Z까지 스스로 만든 자기 무덤의 결과라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물론 비난과 욕은 당연히 식당 업주가 받아야 하는 건 보너스. 이 이야기는 요식업과 무관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보다는 요식업에 관심이 있거나 식당 운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 주변이나 가족이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쓰는 이야기다, 식당의 호출 벨은 시청자를 부르는 게 아니라 식당 종업원이나 사장을 부르는 목적으로 쓰인다. 이 글 역시 그런 목적으로 쓴 벨이다. 

요식업 준비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이 들어 본 말이지만 실제로 행동하거나 설령 하더라도 어떻게 왜 ,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쓰레기통 뒤지기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라는 백종원씨의 말에 나 역시 공감한다. 그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마인드가 이미 충분히 검증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기 음식을 만들려고 하는지를 가장 단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이런 레시피 탐구, 즉 맛집이라 불리우는 곳이나 자기가 먹어 보고 아주 마음에 드는 경우 그 비법을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그 자세가 이미 준비된 사람, 얼마든지 개선할 건 개선하고 수정할 건 수정하며 새로운 걸 받아 들이거나 또는 자신이 미처 몰랐던 문제를 과감히 도려낼 줄 안다는 뜻이 된다.

골목식당에 등장하는 업소들을 보면 이런 자세를 보기 어렵다. 아무리 백선생이 주도 면밀하게 도와 준다고 해도 기본기와 기본 자세가 되어야 받아 들이는 것도 녹아 들고 표현이 되기 때문에 같은 걸 알려줘도 결과는 천지 차이다. 이 방송에서 의외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가장 많이 업주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도 바로 "기본기", 기본적인 위생 상식은 물론 맛에 대한 개념, 조리에 대한 방식과 연구, 영양에 대한 고찰은 없다. 심지어 가격 책정에 있어서도 아무 근거도 없고 원가 개념도 없으며 손익 계산도 전혀 안되는 경우가 다반사. 그 어떤 뛰어난 해결사가 등장한다고 해도 이런식의 식당 주인이면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방송이다. 

이 방송은 일반 시청자들을 타켓으로 하는 일반 공중파지만 사실 요식업을 하는 분들이나 준비하는 분들, 혹은 나중에 하려고 하는 분들에게 오히려 딱 맞춤형인 EBS 교재, 강의(인강)에 더 가깝다. 일반 시청자가 말하는 당장의 논란이나 비방은 어차피 시간 문제이고 단발성이지만 방송이 추구하는 건 단기적이지도 않으면서 핵심적이고 본론적인 걸 담고 있어 이렇게 생생한 교재가 따로 없다. 일부로 그런 가게를 찾으려고 해도 쉽지 않고 그렇게 만드는 것도 한 두번이지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문제가 심각한 가게, 국민 욕받이 수준의 가게가 나온다는 건 실제로 주변에 이런 가게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가게만 찾아 수배하거나 섭외 하는 게 아니라 확률적으로 섭외 가능 가게를 찾다 보니 그런 가게가 생각보다 많다고 봐야 한다. 백선생이 국감에 나간 것도 그것이 소수의 가게나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보편적이고 이런 수준 미달이 많다는 것이다.

이 방송이 제대로 잘 가고 있느냐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섭외를 봐도 알 수 있다. 초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제작진들은 가게 섭외가 정말 어렵다는 말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MC들도 모두 섭외 관련해서 오히려 섭외가 안되어서 문제라고 말을 한다. 일반적으로 주요 공중파 핵심 방송 시간대에 대놓고 완전 리얼 홍보를 해주는 대형 프로그램이라면 그 어떤 업주라도 환영하고 얼씨구나 해야 하는데 이 방송은 반대다, 실제로 섭외를 거부하는 업주들의 모습이 간간히 나오고 손사래 치는 분들이 많다. 이게 극혐 논란, 국민적 비난이 있고 난 이후라면 이해해도 첫 방송 이후 쭉 섭외가 어렵다는 건 방송이 나가기 이전부터 이런 식의 방송에서는 얻을 게 없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는 맛집 수준, 퀄리티 높은 식당들도 소개되지만 그런 측에 자신들이 끼기 보다는 형편 없는 쪽에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인데 이미 스스로가 알고 있다는 뜻이다. 잘 되면 초대박인 건 알지만 자기 수준이 그 수준이 아닌 것이다.

이걸 두고 지금까지 골목식당에 나온 가게들이 다 문제이고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하다 보니 거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다, 분명 지금까지의 골목식당 분위기를 보면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본인 가족이 여기에 출연한다고 하면 좋아하기 보다는 걱정이 분명 앞설 것이다. 타 방송이거나 다른 프로그램이라면 몰라도 여기에 출연하는 건 고민하라고 할지도 모른다. 바로 이게 핵심이다. 진짜 숨은 맛집, 제대로 하는 가게라면 이건 극히 일부 우려일 뿐 뜨는 건 한 순간이다.

실제 우리 주변을 보면 가게들 대부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자기 가게의 맛은 최고라고 하고 자기들이 만든 음식은 제일 맛있다고 홍보를 한다. 전단지를 뿌리고 다양한 이벤트를 하며 홍보비를 따로 책정해 끊임없이 알리려고 노력한다. 방송 섭외와 비교하면 굉장히 모순되는 모습이다. 그런 가게들은 출연을 하는 것이 백 번 낫고 이득이지만 이렇게 낱낱이 공개되는 건 부담스러워 한다. 그 자체가 어딘가 제대로 하지 않는 것들이 있거나 많다는 뜻이다. 구청 위생 점검을 불시에 나가면 살아 남을 식당이 과연 절반은 될까?

그래서 시청자에게는 먹거리X파일 같은 고발성 방송을 보는 느낌도 들어 해당 가게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생기겠지만 이건 같은 자영업자를 위해서라도, 동종의 요식업계 동료를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득이면 득이지 실은 되지 않는다. 잘 하는 가게는 본 받으면 되고 못 하는 가게는 그 가게의 문제와 원인, 개선점을 찾아 내 가게에 대입해 교차 비교하고 수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요식업의 변화는 곧 시청자들 주변 먹거리, 식당과 메뉴의 개선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밖에 없다. (중간에 방송국은 어부지리 이득) 결국 이 방송은 수 많은 논란이 예상됨에도 (그게 어쩌면 당연하지만) 버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시청자 중에는 요식업 종사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자영업 비율이 높은 것만 보더라도 대입할 수 있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단순히 일반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 조금 더 큰 그림으로 봐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방송이다.

골목식당 방송에서 우리는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전부 해당 되는 건 아니지만 일식을 하는 경우 대부분 맛집으로 성공했고 안착했다. 첫 번째 골목인 이대 삼거리 꽃길 골목의 소바집과 라멘집, 두 집 모두 그랬고 대전 청년구단 덮밥집, 인천 백종원 칭호까지 얻었던 신포시장 청년몰 튀김덮밥(텐동), 역대 최고의 찬사를 받은 포방터 돈까스/카레가 대표적이다. 물론 일식의 분류에 들어가는 초밥집(대전), 카레집(해방촌) 등도 있지만 격이 다르다. 

보면 일식의 경우 백종원씨에게 첫 인상부터 좋은 이미지를 주었고 시작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골목식당에서 다른 가게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서의 역할 대부분이 일식 계통 업소였다. 정작 일식 가게가 없는 골목은 그 골목 전체가 낙점을 받거나 시청자에게도 두각을 끌지 못했다. 이게 일식이 대단하거나 거창하거나 특별해서가 아니다. 일식에 도전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마인드 자체가 확고한 고집과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보면 대부분 자기가 할 음식을 위해 일본에 직접 유학하거나 그 나라 가게에 취직해서 오랫동안 직접 배우고 습득해 돌아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맛에 대한 도전으로 유학을 했다는 점이 큰데, 맛 뿐 아니라 그 나라에서 시스템도 배워 오기 때문에 자세+맛+운영방식(스타일)이 이미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생활의 달인이나 기타 다른 맛집 관련해서도 일식이거나 일본에서 유래한 음식을 하는 식당 주인들 보면 대부분 해당 유학파이거나 해당 음식에 대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해당 현지 맛집에 찾아 가서 배워 왔다는 식이 많은 것도 일식 계통의 특징, 확실한 도제 방식으로 음식 기술을 습득해 쓴다는 것이다. 현지를 가지 않고도 자국에서 충분히 맛내기가 가능한 것이 있고 절대적인 맛 비법이 따로 있는 게 있는데 그걸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 한식조차 맛집 흉내나 비법을 알아내기 바쁘지 그 집에 들어가서 직원으로 먼저 일할 생각을 안한다.

실제로 주변 음식점을 보면 전문 일식에 해당하는 경우 그 음식점 대부분이 장사가 기본 이상은 된다. 맛 자체는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밥을 하더라도 일본에 가서 배워 하는 사람과 우리나라에서 그냥 어깨 넘어 배워 한 사람, 돈까스를 하더라도 일본에 가서 정식 돈가츠를 배워 하는 사람과 분식집, 김밥집에서 먹는 돈까스를 그대로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정식으로 하는 집은 그에 맞는 전문적인 식단과 맛을 구현하려고 하고 그게 안 되는 집은 분식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맛 비교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결국 수 많은 골목이 소개가 되었는데 일식집들의 사례처럼 주인들이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이런 집들에게 골목식당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가장 확실한 홍보 수단, 공중파 광고가 된다. 일식이 아닌 한식이든, 중식이든, 양식이든 자신이 하는 음식에 대한 철학과 맛, 공부에 대한 집념이 있냐 없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일식쪽은 그게 확연히 드러나는 반면 다른 분야는 그게 안된다는 게 결론이고 그게 우리 주위 현실이라는 것이 바로 이 방송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이유다. 


역대 출연한 가게들 순서대로 주요 내용과 공통점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자. 요식업 및 준비생이라면 더욱 꼼꼼히

이대 삼거리 꽃길 골목 : 순두부찌개/제육볶음집, 라멘집, 소바집, 수제 버거 네 집이 등장했다. 역시 라멘집과 소바집은 일본 현지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을 하고 있고 소바집의 경우 직원 현황만 보더라도 모두 일본인 알바생을 쓸 정도였고 주방에서 보여준 소바 만들기는 장인 정신에 가까웠다. 라멘집의 경우도 마찬가지, 상당한 내공으로 솔루션 중간에 일본 현지에 가서 맛탐구(연구)를 할 정도로 기본 자세가 되어 있다. 이미 검증되고 안착한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아이템과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 이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순두부/제육집의 경우 경쟁 구도로 가면서 주목을 끌었는데 순두부/제육은 대표적인 한식으로 음식업 코드가 한식에 들어가는 분들 대부분 이런 쓸데없는 고집이 늘 있다. 그걸 깨기 위해 대결까지 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한식은 우리 음식이고 늘 해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걸 깨야 하는데 그걸 보여준 것이 이대 골목편이다. 일단 뭔가 바꾸려면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이게 안되면서 바꾸려고만 하면 되지가 않는다. 

수제 버거집의 경우 나중에 합류를 했고 맛 보다는 회전률에 집중했던 집이다. 나중에 골목식당을 보면 맛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오히려 회전률을 높이는 개선책, 솔루션들이 나오는데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일반 시청자는 물론 요식업자, 방송 당사자 모두 말이다. 하지만 세프가 나와서 음식을 알려주고 메뉴를 짜주는 방송이 아니라 "장사"하는 법, "장사"하는 요령, "장사"해서 돈 버는 법에 대한 것이 본질이고 또 솔루션을 책임지는 백선생 스스로가 이런 장사꾼(음식장사꾼)이기 때문에 가장 최적화된 경우라서 그 점에 포커스를 두고 봐야지 맛이 무조건 1순위가 되면 이 방송 취지에 맞지 않다. 맛집 하나를 키우는 방송이 아니라 골목 전체, 상권 전체를 살리는데 목적이 있어 접근 방식이 다르다. 그 맛은 포방터처럼 자기가 알아서 내야 하고 자기가 먼저 어느 단계까지 끌어 올렸어야 하는 것이고 자주 방송에도 나오지만 맛이 아무리 좋아도 하나 나오는데 10분 이상, 네 다섯 테이블 받는데 한 시간 이상 걸리면 아무리 맛이 좋아도 장사가 될 수 없어 망하게 된다. 결국 맛을 완전히 내리는 게 아니라 적당한 타협점 안에서 회전률에 지장이 없는 대칭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바로 출연자와 조언자의 솔루션인 것이다. (또 그 가게 주인의 상황, 체력, 나이, 주변 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들도 무시할 수 없다)

공통점과 특징 : 회전률에 대한 인식 부족, 맛에 대한 연구 부족, 주방 환경, 생업형 가게들의 일반적인 고질적 문제

두 번째 골목 충무로 필스트리트 : 멸치국수집과 즉석떡볶이집, 스테이크정식집 세 집이 나왔다. 한식/한식(분식)/양식으로 한식이 일단 두 개 이상 들어가면 솔루션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음식점의 고질적인 문제이고 음식 장사의 한계인데 그게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한식업이다. 먹는 사람도 집밥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만드는 사람도 집에서 해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 쉽게 만드는 경향이 있으며 맛도 중요하지만 값도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한식이다. 제 값 다 주고 먹기 보다는 싸게 먹으려는 소비자의 경향 말이다. 한식에서 반찬은 리필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게 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만의 식문화지만 리필한 건 남기면 안된다. 잔반 재활용에 대해 극혐 태세를 보일 거면 본인 스스로가 반찬 수나 반찬 양을 조절해야 할 것이고 특히 리필 할 경우 그걸 남기면 아무리 우리 식문화라고 해도 예의가 아니다. 근데 이게 한식 쪽에 굉장히 많다. 

실제로 이 골목에서도 논란과 문제가 된 건 한식에 들어가는 멸치국수집이었다. 전 편의 순두부/제육집과 마찬가지로 골목식당 방송은 두 골목 모두 한식에서 발목이 잡혔는데 백종원과 맞대결을 한 것도 모두 한식이었다. 이게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아도 한식에서 가게 주인이 나이가 있는 여자일 때 상대가 남자이고 한식의 대가 수준이 아니면 무시 당하기 쉬운 건 당연하다, 업주 스스로가 조언하러 온 사람이 아무리 유명하고 잘 나가도 보고 먹고 듣고 해 본 것이 더 많다는 근자감 때문이다. (집밥과 손맛에 대한 자부심) 하지만 그를 음식 장사꾼으로 생각했겠지만 실상은 한식대첩에서 보여준 백종원의 한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모르기 때문에 불거진 불필요한 대결이었다. 

가장 최근의 청파동 방송까지 보면서 가장 안타깝고 미련이 남는 건 이 국수 집이다. 다 먹지도 못 할 양을 주고 기껏 힘들게 만든 걸 싱크대로 마구 버리면서 한 편으로는 돈이 안된다, 마진이 없다라는 푸념이 스타트가 꼬이게 만든 원흉인데 그 집의 국수 맛은 크게 좌우될 것이 없고 가격 단가 문제가 가장 큰 문제였다. 골목식당의 취지와 다르게 맛집 솔루션으로 착각한 주인과 서로 간의 빈정 상함으로 인해 솔루션이 이루어지지 않은 첫 집이었다. 맛은 원래 내던 것의 100% 혹은 90% 수준으로 비슷하게 내면서도 음식 원가는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이 이 집의 가장 큰 솔루션이고 그게 정말 절실했던 것인데 음식은 그대로 두고 다른 걸 추가해 달라는 식으로 음식 솔루션은 거부, 레시피 제공으로 이상하게 분위기가 흐르면서 판이 깨졌다. 사실 내가 보기에도 이 때의 솔루션을 택하는 것이 훨씬 맞는 이야기고 그게 또 올바른 선택이라 보였지만 그게 안 되었다. 애초에 그 국수와 꼬마 김밥으로는 방송 출연에 맞는 제대로 된 가게 이미지를 내기 어려워 가만히 있었어도 추가 메뉴를 백선생이 만들어 주었을거라 보이지만 (이후 방송을 보면 다 그렇게 함) 결과적으로 고집불통 이미지만 얻고 이 정도 규모의 방송 출연으로 얻은 홍보 효과는 크지 못했다. 

반면 즉석떡볶이집은 가장 먼저 보여준 모범생 가게다. 이 집의 문제점은 역시 회전률, 아무리 많이 팔아봤자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음식 내오는 시간이 걸려 회전이 되지 않았는데 방송에서 주로 추가로 몇 테이블을 더 받냐로 따지는 것처럼 그런 회전률을 위한 조리 방식과 주방의 변화가 이 가게의 가장 큰 솔루션이었다. 물론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레시피도 손을 봐주고 맛에 대한 것도 보강을 해주었는데 사람 심리가 요령 부리지 않고 열심히 따라주면 그 만큼 더 알려주고 싶어 말하지 않아도 챙겨주기 마련이다. 이대 골목 포함 충무로 골목에서 이 떡볶이집이 가장 좋은 롤모델을 제시했고 이게 바로 이 방송의 가야 할 길, 방향점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는데 결과도 나쁘지 않아 맛집 여부를 떠나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는다. 

스테이크집은 두 가게 덕분에 범생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가장 무난했고 특별히 문제라고 할 것도 없으면서 연구하고 스스로 개척한 것이 크기 때문에 사실 백선생의 조언이 크지 않다. 굳이 솔루션이라면 자신감,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방송을 통해서든 메뉴를 통해서든 뭔가 변화를 시도하고 종업원과 사장 모두 심적 변화를 한 번 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지 않나 싶다. 오히려 업주 입장에서 평소 좋아했던 사람에게 직접 조언을 듣고 인간적인 인연을 맺었다는 것에 더 의미가 있겠는데 다른 가게나 메뉴를 시도할 때도 얼마든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관계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이 방송으로 손님을 확실하게 얻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백선생은 확실히 얻었다고 말 할 수 있다.

공통점과 특징 : 손익계산에 대한 인식 부족, 고객 서비스에 대한 접객 인식 부족, 재료에 대한 이해도 낮음

세 번째 골목 공덕동 소담길 : 김치찌개집, 라오스쌀국수집, 쭈꾸미집, 생태탕집, 모두 네 집이 출연했다. 한식 셋, 양식 하나로 기존의 입장에서 보면 한식이 주류라 상당히 고난이 예상되지만 의외로 가장 잘 풀린 골목이자 가장 유쾌하게 진행된 골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도 맞대결을 한 곳은 여지 없이 한식(쭈꾸미)이 들어갔고 소모적 시간 싸움이 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된 곳이다. 물론 고액의 돈을 주고 소스 비법을 산 집이고 그 원래 메뉴가 아닌 다른 추가 메뉴에 대한 솔루션이기 때문에 (저녁장사) 큰 문제 없이 잘 되었는데 정작 잘 풀리지 않은 건 라오스쌀국수집이었다. 일식집과 비슷한 유학(단기라고 해도), 해당 메뉴에 대한 애정, 한식에서 볼 수 있는 고집 등 장단점이 모두 축약된 곳인데 전통 현지식과 한국 한식화 사이에서 중심을 못 잡고 현지인과 한국인 모두에게 일부 소외 받으면서 고전을 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주인은 라오스식이기 때문에 이 맛이 싫으면 어쩔 수 없다 혹은 이 맛이 라오스식이기 때문에 다른 쌀국수 맛과 다를 수 밖에 없다라고 하겠지만 자기 주관적인 입맛을 너무 고착화 시킨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라오스 현지인 시식단조차 전통식과 거리가 있다고 하였고 한국인들에게도 호평을 받지 못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면 결론은 하나, 자기가 믿고 있는 그 입맛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럴 때는 둘 중 하나, 현지인의 조언에 따르거나 주 고객인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변형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었다. 결국 음식은 만드는 사람 보다는 먹는 사람 입장에서 고려 되어야 하고 만드는 것도 그 먹는 사람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는데 요식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의미가 있었지만 실제 당사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기는 어려워 안타까운 사례라 할 수 있다. 

생태탕집은 알고 보니 그냥 레알 맛집이었고 김치찌개(튀긴고기)집은 전라도 먹부심, 자존심을 버리고 회전률에 집중하면서 솔루션을 가장 이해하고 받아들인 집이었기 때문에 맛에 대한 보강만 스스로 더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어디 가서도 아쉬운 소리 하지 않을 집이다.

공통점과 특징 : 크게 문제가 된 것이 없다. 그야말로 죽어가는 골목 상권에 대한 홍보 부족 (방송 출연으로 해소)

네 번째 해방촌 신흥시장 : 횟집, 카레집, 중식집(볶음밥), 원테이블집이 주인공이다. 정갈한 맛 솜씨로 횟집은 인테리어, 주방 환경 등 가게 내부 자체가 솔루션으로 큰 무리 없이 진행 되었다. 카레집의 경우 기본기가 없고 맛에 대한 연구가 없어 불안 했는데 역시 맛을 내고 운영하는 주인들의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하고 크게 작용하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부 맛 개선을 하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신흥시장(해방촌) 가게 전체가 횟집을 제외하고 크게 부각된 건 아니라서 기대치도 크지 않다. 다만 원테이블집은 청년 창업과 관련해 조금 더 고차원적인 인생 철학, 그리고 요식업에 대한 인식 변화, 요식업 접근의 문제 등을 그대로 보여주었기에 맛집을 기대하거나 맛집이 되길 기대한 가게 주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어도 요식업자들이나 예비 창업 준비자들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골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중식당의 볶음밥집 경우 홀에 대한 서빙이 얼마나 중요하고 주방 뿐 아니라 가게 전체를 리드할 수 있는 큰 역할이 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었는데 원래 장사 잘 되는 집은 서빙(홀)이 주도적으로 리드하고 주문에서 배달, 계산까지 완벽하게 처리해야 고객들이 진짜 만족함을 여기기 때문에 홀 직원에 대한 개념 정리를 확실히 해 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제대로 하지 않을거면 다른 식당을 위해서라도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라는 확실한 포지션을 취했던 골목으로 음식 장사도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공통점과 특징 : 식당은 멋이 아니라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주방 만큼 중요한 것이 홀이다. 토핑은 간단히  

다섯 번째 성수동 뚝섬 : 자세한 설명이 무색할 만큼 골목식당 방향과 정체성에 치명타를 준 골목이다. 장어구이집, 경양식집, 족발집, 샐러드집 네 집이 등장했다. 정작 이 골목에서는 모든 식당들이 큰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연예인 홍보단으로 들어간 테이(가수)의 수제 버거가 확실한 맛집으로 인정 받으면서 실제 가게를 오픈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원래 골목의 식당 주인들과 연예인이 잘 되어 모두 행복한 마무리가 되었다면 테이의 수제 버거도 더 빛이 났겠지만 주인공은 정작 소외 받고 비난 받으면서 모객을 위해 잠시 쓴 조연이 부각된 케이스라 의도와 달리 방송 취지에도 크게 벗어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심지어 해당 회차는 웹이든 케이블이든 다시보기로 제공되지도 않으며 SBS의 모든 채널 및 다른 케이블 예능에서도 재방송/재방영이 되지 않는다. 보통은 본방 말고도 재방을 통해 계속 홍보를 해주고 사람들에게 계속 끊임없이 골목을 홍보해 이 프로그램 자체가 종영되지 않는다면 홍보 효과를 계속 누릴 수 있음에도 득보다 실이 너무 커서 결국 해당 식당들의 요구에 의해 회차 전체가 내린 골목이다. 방송 후 다른 미디어의 후속 취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이 모두 해당 방송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고 언론에 부각되는 걸 꺼려했다. 꽤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경양식집은 논외로 쳐도 솔루션을 받은 장어구이집(생선구이집)이나 족발집까지 모두 보이콧, 심지어 장어구이집은 포장마차로 업종을 변경했다. 샐러드집은 쌀국수집으로 변경 했는데 솔루션을 통해 얻은 건 있지만 전체 총량으로 역시 크게 이득 되는 게 없다고 여겼는지 역시 보이콧에 해당한다. 다시보기와 상관없이 프로그램 판매 등을 통해 다른 예능 케이블에서 골목식당 재방송들이 많은데 편성을 보면 식당 솔루션을 다 끌고 가지 못했거나 문제가 커져서 특정 가게가 언론 기사화 된 경우 해당 회차들은 재방이 안된다는 걸 알 수 있다. SBS조차 그 방영분은 재방을 하지 않는다. 방송국의 입장을 떠나 시청자나 이걸 교본으로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닌 셈이다.

이전에도 위생 관련해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위생 문제가 불거진 것이 바로 이번 골목이다. 골목식당 솔루션 점검을 받기 보다는 구청 위생 점검을 먼저 받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시청자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는데 조마조마하게 진행된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개선을 하고 탈바꿈 되는 과정이 그려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사실 나 역시 심적으로 크게 와 닿지 않던 골목이고 개선 전과 후의 차이가 크지 않던 것도 이 골목이다. 무엇보다 이 골목은 지금까지 진행된 다른 골목들과 달리 본인들 스스로가 원해서 먼저 방송을 요청하고 솔루션 받기를 원했던 곳인데 그래서 더 역설적이지만 한 편으로는 그것 자체가 각자 가게 "홍보"가 목적이었다는 걸 증명한 셈이라 솔루션이 제대로 될 수가 없었다고 본다. 솔루션을 위해 부른 게 아니라 전국구 방송을 타기 위한 노출 전략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데 두 집은 첫 점검 이후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자책감에 빠진 반면 다른 두 집은 점검 이후 역시 좋지 않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책감 보다는 기대감이 더 커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 후 솔루션 과정을 보더라도 그 상충되는 모습은 변함이 없는데 입에 떠 넣어 주지 않는 이상 솔루션 입장에서도 크게 좌지우지 할 것들이 없는 게 바로 이 골목이었다. 지난 해방촌에서 원테이블이 가게를 휴업하는 형태로 접는 경우는 있어도 업종을 전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정작 솔루션을 먼저 요구한 이 골목에서는 4개의 가게 중 2곳이나 완전 다른 메뉴의 가게로 전환을 했다. 기존 메뉴에서 추가나 보강이 아니라 아예 변경이다. 앞서 100% 솔루션을 받으면 좋지 않다라고 한 것도 바로 이 골목 때문, 지금까지 모든 가게들은 기존 메뉴를 보완하거나 수정, 또는 가게 환경을 개선하거나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솔루션 자체가 "개선"에 주력했고 그 자체가 방송에 고스란히 방영되어 "홍보"효과를 노리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 골목에서 유일하게 두 가게가 업종을 전환하면서 진정한 솔루션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문제를 개선 보완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걸 개선하기 보다는 그냥 다른 걸로 덮어 다시 시작한다는 건 가게 입장에서도 결코 좋지 않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처럼 솔루션이면 무조건 해결된다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변화가 아닌 전환을 시도해 오히려 스스로 잘못된 선택을 했다. 어떻게든 기존 메뉴에서 보완하거나 수정하는 방향으로 먼저 고민하고 과제를 제출해 검증을 받았어야 했다. 그게 만일에 대비해 그나마 기댈 수 있던 원래 찾던 소수 고정 고객이라도 잡기 때문이다.

이 방송의 솔루션은 무조건 이렇게 해야만 한다가 아니라 먼저 식당 업주가 제시한 수정안, 개선안에 보태어 그걸 보충하고 케어하는 것이 전부인데 그것이 기존 것의 수정/보완이 아닌 새출발이라면 그 솔루션에 맞는 수정/보완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이대로는 안된다, 이 음식으로는 안된다, 이 상태로는 안된다라는 것은 지금 현재 이 상황이 안된다는 것이지 무조건 이것들은 성공을 할 수 없다가 아님에도 이게 안되면 다른 걸 하면 되겠구나 하고 아예 판을 새로 구성해 제시하고 거기서 솔루션을 받는다. 당연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나아질 수가 없다. 근시안적으로 당장 눈 앞의 문제는 가릴 수 있어도 주인이 바뀌지 않는 이상 변화는 건 없기 때문에 그 일시적인 건 순간적일 뿐 오래 갈 수가 없다. 그것까지 제작진아니 백종원씨가 솔루션 범위로 케어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한다면 오지랖이다. 경양식집이 가장 논란이 되었지만 오히려 가장 요식업에 맞는 건 경양식집 주인이었고 나머지 세 분은 요식업에 맞지 않다고 보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자신들이 꼭 필요하다고 불렀음에도 가장 안 좋은 평가와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건 누굴 탓할 수가 없다. 그나마 준비가 안되면 불러도 소용 없다는 교훈은 확실히 남겼다 (이 골목은 나름 왜 문제고 어디가 문제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패스한다)

공통점과 특징 : 자기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근자감이 부른 추락, 방송에만 기댄 자기 능력 부족

여섯 번째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 : 튀김덮밥, 타코야끼, 꼬마김밥, 고기말이, 스테이크, 마카롱, 6개의 길거리 간이 식당이 주인공이다. 인천 백종원이라는 칭찬까지 받으며 튀김덮밥집이 (텐동) 역대 최고의 찬사와 업주의 철저한 준비된 자세가 화제가 된 곳이다. 일주일 동안 주어진 숙제를 미루지 않고 당일 바로 제출하면서 백종원을 당혹해 했는데 평소 얼마나 많은 고민과 연구, 노력이 있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홍탁집에서도 이런 장면이 끊임없이 연출이 되었는데 시킨 건 잘했어도 시키지 않거나 다른 걸 모르면 여전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대답을 못했다. 누군가는 이게 쓸데없는 질문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쓸데없다) 그 바탕에는 얼마나 깊게 파고들어 재료와 조리를 학습했냐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기본기가 되어 있거나 준비가 된 상황이라면 하나 물었을 때 셋 이상 다른 것도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길거리 간이 식당이 아닌 정식으로 갖춘 가게에서 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여지고 방송 중간에 이미 긴 대기 줄이 생기면서 맛집으로 등극한 가장 모범생 가게로 정작 이 가게 때문에 다른 가게들이 묻혔다.

하지만 청년몰 자체와 골목상권 취지에 가장 빨리 성공했고 홍보 효과 역시 매우 컸다고 보기 때문에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연예인 홍보단으로 나온 김민교 역시 여기서 인정을 받아 직접 가게를 차리게 되었는데 요식업자 중에서 이 골목식당을 예의 주시하며 롤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은 바로 연예인 출연자 중 김민교와 테이, 그리고 이 튀김덮밥집과 포방터 돈까스집이다. 타코야끼집이 분탕질을 제대로 해서 상당히 시끄러웠지만 오히려 청년몰의 마스코트가 되면서 마무리가 꽤나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의외로 가장 덕을 본 것은 타코야끼집, 일본식 튀김덮밥과 태국식 덮밥(김민교/연예인) 두 집이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고 타코야끼를 비롯 다른 집들도 결과적으로 기본 이상은 했기 때문에 요식업자에게 교본으로 삼아도 좋을 회차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안되어 잡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준비된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면 바로 포착이 된다는 확실한 교훈을 남겼다. 준비가 안된 사람에 타코야끼도 초반 포함이 되었는데 소스를 주문 생산한다는 시점에서 나 역시 이미 걸러 들었던 경우로 상황만 봐도 말이 되는 게 있고 말이 안되는 게 있다. 소량 주문 생산이 가능한 건 물론 맞지만 그게 정말 순수하게 100% 내 레시피를 제공해 만든 주문 상품인지 기성품의 조합인지는 쉽게 판독이 가능하다. 소스 주문 생산이라는 말에 백선생이 타코야끼 사장에게 위 아래 훑어보면 따지듯 물은 것도 그런 이유, 주문 생산이어도 기성품 조합은 순수 주문 생산이 아니다. 그걸 알아채는 것 자체가 재료와 소스 공정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거짓말도 통하지 않는 게 바로 이 방송이다.

공통점과 특징 : 정석의 힘, 충실한 기본기, 맛에 대한 연구, 항상 고민하는 자세 (준비된 자세), 소비자 마인드

일곱 번째 대전 청년구단 : 덮밥, 초밥, 햄버거, 막걸리, 파스타 다섯 개의 가게가 주인공이다. 두 청년이 하는 덮밥집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기본기가 부족했던 곳이었다. 지방이라는 특수성과 인천 청년몰 다음 바로 청년구단으로 이어진 상황이라 비교가 많이 된 곳이기도 한데 지리적인 조건이 너무 다르고 식당가 위치가 너무 좋지 않아 정말 홍보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이 방송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의외로 파스타집은 시작부터 끝까지 평범한 듯 하면서도 나름 꾸준한 칭찬을 받았는데 덮밥집에 가려 두드러지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본기 이상은 하는 걸로 보인다. 

다만 워낙 고정 고객을 잡기 힘든 위치고 방송 효과가 잦아들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건 여전해서 난항이 예상 되는데 도로에서 바로 출입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 등 식당가로서 입지도 좋은 편은 아니라서 시도는 좋았지만 주변 한복시장과 매칭이 되는 것도 아니라 청년 창업에 대한 또 다른 접근 및 지방 상권의 어려움에 대한 토로 이상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크다.

공통점고 특징 : 맛만 좋으면 숨어도 찾아 온다고 하지만 너무 숨으면 그것도 안 먹힌다 (상권 중요성)

여덟 번째 성내동 만화거리 : 파스타집, 중식집, 분식집(김밥집), 피자집 네 곳이 주인공이다. 가게를 내놓았음에도 나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현실적인 부분, 그리고 엄마 손맛에 대한 근자감, 무엇보다 생활 전선에 뛰어드는 생업형 식당에 대한 문제가 크게 부각 된 골목이다. 기본기 충분하고 특별히 문제가 없는 파스타집은 스테이크집, 생태탕집과 비슷하게 골목 상권을 리드하는 입장이 되어 무난한 평가를 받았는데 즉석에서 알려준 새로운 레시피를 바로 응용해 테이블에 내어준다는 것 자체가 꽤 인상적이었던 가게다. 한 마디를 하면 두 마디를 알아 듣는 준비된 자들이다.

중식당을 통해 접객 서비스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중식당의 경우 아예 계산과 주문조차 자판기를 통해 받고 홀 서빙도 셀프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접객 서비스라는 것이 아예 없는 상황, 더군다나 고객과 어울리기 보다는 어려워 하는 주인장의 모습을 보면서 가게 주인 보다는 주방장 역할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 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에 대한 것도 맛에 대한 감동과 연결 시켜 평가하기 마련인데 어느 선에서 거리를 두는 건 이해해도 완전히 거리감을 두는 건 결코 좋은 평을 받을 수 없다. 후술할 청파동의 피자집처럼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여러가지 조리 과정에서 요령이 들어가는데 그게 결국 맛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에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다는 걸 제대로 알려줬다. 직원이나 알바를 쓰거나 가족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다면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데 고객 보다는 나, 가게에 대해 더 많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벌어진 오류다. 인천 청년몰의 튀김덮밥집은 (텐동) 그 좁은 길거리 간이 점포에서도 예비 장모와 함께 둘이서 일을 했는데 대부분 솔루션을 통해 안착된 성공 맛집을 보면 근무자가 두 명 이상이라는 것도 새겨 봄직하다. (포방터 돈까스, 이대 라멘집, 이대 소바집, 해방촌 횟집, 인천 텐동, 충무로 스테이크, 포방터 막창, 청파동 함흥냉면, 청파동 햄버거 등)

반대로 혼자 있던 집들, 타코야끼(인천), 청파동 피자집, 청파동 고로케, 성내동 피자집 등은 혼자였다. 상대적으로 2인 이상이 식당에 상주하는 가게들이 맛집 군단에 있고 단독 1인으로 운영하는 집들이 문제가 되거나 논란이 된 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 만큼 손님에게 덜 신경 쓰게 되고 주변 의식이 (동료) 없어 나태해지기도 쉽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하던 것을 그대로 인수한 분은 첫 번째 골목의 순두부찌개집과 이곳 성내동의 김밥집이다. 생업형 창업이며 맛에 대한 자신 보다는 기존 식당에 대한 고정 수요와 단순 접근법이 컸던 경우다. 이 골목에서 골목식당 방향이 약간 흔들린 것도 있고 백종원 스스로도 하이 리스크에 대한 베팅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가게를 내놓은 집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접근에 있어 맛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 부족해 그걸 개선하는 걸로 솔루션을 진행했지만 그 이면에는 이 분식집 주인의 모습이 영향을 크게 주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가족을 위해 생업 전선에 뛰어 든 엄마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하고 또 집밥에 맞는 손맛과 외식에 맞는 손맞이 다름에도 겁 없이 뛰어 들었다가 마음에 상처만 크게 얻은 우리네 일반적인 가게 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엿 보였기 때문에 이걸 무시하기란 어려웠을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백선생의 입장이라면 똑같이 그랬을 것 같다. 그렇기에 백선생은 이 집은 확실히 내가 케어한다라고 확실한 입장 표명을 한 것도 그런 이유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모든 다른 식당들은 오로지 이성적인 판단과 장사꾼(음식장사)의 마인드로 모든 것을 가늠하고 잣대를 들이밀었지만 이 가게 만큼은 순전히 이성적인 판단은 배제하고 감성적인 판단과 인간적인 부분에 끌려 솔루션이 진행되었다고 해야겠다. 기존의 준비된 자세, 맛에 대한 관심, 재료에 대한 분석, 음식점 경영에 대한 생각이 전혀 되지 않았음에도 모든 조건을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도운 케이스다. 근데 그게 딱히 불편하거나 특혜라고 생각지 않고 흐뭇해 진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공통점과 특징 : 기존에 대한 집착, 하던 것에 대한 여유가 낳은 실패, 욕심이 있어도 문제, 욕심이 없어도 문제

아홉 번째 홍은동 포방터시장 : 막창집, 돈까스집, 쭈꾸미집, 홍탁집으로 역대 최고의 골목이라 할 수 있다. 레젼드라 평가 받는 돈가츠/카레집이 등장했고 홀 서빙에 대한 정석, 음식에 대한 철학, 맛에 대한 연구가 모두 완벽하게 보여지면서 눈엣가시 없는 장면이 연출 되었다. 특히 아내의 보이지 않는 서빙 실력과 방송 이후 대기 줄에 대한 정리, 하루 판매량에 대한 제한 등 보편적으로 방송에 노출되고 난 이후 불거진 문제점까지 완벽하게 대처한 놀라운 처세술을 보임으로 인해 요식업자들이 꼭 챙겨 봐야 할 가게라 할 수 있다. 가게 주인의 고집이 상당한 편이지만 그 고집은 오로지 자기 만족을 넘어 손님에 대한 만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고집이 빛을 발휘할 수 밖에 없는데 골목 전체는 물론 시장 전체가 활기를 띄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포방터라는 브랜드를 전국에 확실히 인식 시켰다는 점에서 이 방송이 낳은 최고의 선물, 최상의 결과물, 역대 최고의 골목상권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아이러니하게 역대 최악이라는 홍탁집마저 인생 역전을 하면서 인간 백종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까지 불러 온 특별한 골목으로 지금까지 골목식당 방송은 이 아홉 번째 골목을 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았나 할 정도의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어머니를 앞에 두고 남의 자식을 대놓고 혼내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우려를 보내고 아무리 상황이 그래도 남의 자식을 부모 앞에서 그렇게 혼내는 건 아니다라는 질타도 있었지만 홍탁집 사장이 끝내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과적으로 엄마의 눈물은 슬픔이 아닌 행복의 눈물로 마무리 되었다. 끝내 포기하지 않는 집념, 인간적인 교류, 사람 하나 고쳐보겠다는 신념과 주변 상인들의 힘이 결합된 상황인데 인간극장과 신동엽의 신장개업이 결합한 독특한 장르가 된 것도 이 회차의 특징이다. 그런 인간적인 면과 사람이 변화 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 더 많은 응원과 지지가 쌓였는데 골목상권 하나 살린 게 아니라 사람도 하나 살렸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사람에게도 "하면 된다"라는 확실한 교훈을 남겼다.

이 골목에서 의외로 방송이 또 하나의 힘이 되어 준 건 바로 쭈꾸미집이다. 항상 기존이 상권 선배들에게도 조언을 얻고 솔루션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 또는 어려움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자문을 해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공덕동 소담길의 쭈구미집과 다른 식당 주인들이 와서 시식도 하고 직접 레시피 개선도 도와주면서 백선생의 역할을 많이 보충해 주었다. 무엇보다 같은 음식, 메뉴라는 점에서 선배 쭈꾸미집의 역할은 무척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는데 방송의 힘을 통해 자기가 얻은 것이 있다면 그걸 나누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런 골목식당 관련한 선배/후배들의 실효적인 만남과 조언자의 역할을 더 많이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공통점과 특징 : 준비된 자에게는 반드시 빛이 날 때가 있다. 쉽게 도전해도 안되지만 쉽게 포기해서도 안된다.

열 번째 청파동 하숙 골목 : 피자집, 햄버거집, 냉면집, 고로케집, 네 곳의 식당으로 홍탁집 보다 더 한 가게는 없다고 여긴 시청자에게 충격 그 자체를 안겨준 골목으로 뚝섬과 포방터의 안 좋은 충격들을 합친 캐릭터들의 어벤져스 방송이다. 방송의 존폐는 물론 제작진들의 해명 보도가 끊임없이 터졌고 출연자들 역시 솔루션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기어이 솔루션 제공 중단이라는 초미의 결론이 나와 식당 하나는 완전히 폐업하는 걸로 종결 되었고 다른 한 집 역시 중간에 솔루션을 받지 않는 걸로 마무리 되면서 정말 잘 하는 집과 정말 못 하는 집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냉면집과 햄버거집은 확실한 광고 효과와 인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맛집 역사를 만들었고 또 하나의 스타가 만들어졌는데 반대로 최악의 경우와 문제도 같이 터지다보니 가장 말이 많은 골목이다. 솔루션을 진행하는 백종원 입장에서도 득보다 실이 컸고 바로 직전 포방터의 홍탁집에서 얻은 대인배 같은 이미지와 좋은 분위기는 왜 이런 집까지 솔루션을 하려고 하느냐에 부딪혀 벌어 놓은 이미지를 다 까먹게 된다. 개선을 하고 또 하고 계속 해서 어떻게든 끌고 나가거나 다른 잘 되는 집에 묻혀 골목상권 자체에 묻어가도록 하는 것이 지금까지 최악의 경우에서 나온 끝 수였지만 결국 벌어지면 안되는 폐업이 나오면서 솔루션도 되는 사람에게만 하고 될 수 있는 상황에서만 한다는 확고한 프로그램 방향을 남기기도 했다. 스스로 폐업하기 보다는 솔루션 자체가 폐업이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던 골목

뚝섬에서 묻히고 다시보기도 안되어 홍보 효과도 못 보던 테이가 이번 햄버거집을 조언하는 걸로 다시 부각되어 좋은 본보기를 다시 보여주었지만 워낙 분위기가 흐려져서 빛 바랜 반쪽 짜리 성공담으로 마무리 되었다. 또 포방터처럼 음식을 제한해서 팔지 않고 무작정 다 팔려고 하는 냉면집에 대해 사려 깊은 충고와 메세지도 남겼는데 음식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하루 백 개를 만드는 것과 삼 백개를 만드는 건 분명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그건 맛에 그대로 투영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맛집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 역시 좋은 교본이 된다. 무엇보다 회냉면, 함흥냉면의 맛집이라 할 수 있는 냉면집도 처음에 가게를 접으려고 내놓았다는 점에서, 생활의 달인처럼 우리 주위에는 미처 빛을 보지 못하고 사그라드는 빛들이 많다. 결국 우리가 아직 모르는 숨은 맛의 고수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인데 그게 골목식당이 나가야 하는 이유, 계속 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공통점과 특징 :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고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이런 극적인 모순과 만남이 요식업의 현실

남에게 인정 받는다는 것, 그건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버팀목이 된다.

SBS에는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라는 오래 된 인기 방송이 있다, 난 그 첫 방송을 아직도 기억한다. 달인이라는 코너로 달인 행세를 하는 김병만이 오지 탐험을 가서 정해진 기간 안에 숙식을 해결한다는 컨셉, 기존의 달인 이미지와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랐다는 것 만으로 그에게 준 미션은 그게 전부였다. 그 첫 방송과 이후 그가 해당 야영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해당 에피소드를 다 본 사람이라면 그 김병만과 지금의 김병만은 완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개그 코너에서 달인이지 그는 실제 달인이 아니고 정글 탐험을 해 본 적도 없는 그냥 평범한 개그맨일 뿐이다. 그가 먹는 것과 자는 곳을 해결하는 과정은 지금처럼 녹녹치도 않았고 수월하지도 않았다. 그냥 엉망진창이었다. 끝내 미션이 끝나고 눈물을 보인 것도 그랬고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 때는 정말 힘들게 생존했다. 더군다나 지금은 수장으로서 리더로서 추장으로서 활약하지만 그는 초기 멤버인 리키와 여러 상황에서 부딪히며 감정 싸움도 병행해야 했다. 지금은 누구라도 김병만의 말을 듣지만 그 때는 그 말을 들을 이유가 없는 게 당연하다. 오히려 리키가 리드하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 첫 방송을 보고 꽂혀서 봤다. 정말 재미있게 봤다. 그게 남들도 똑같았는지 지금까지 쭉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난 그래서 김병만이 바뀌는 과정을 다 봤다. 그가 처음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개그맨에서 진짜 정글의 달인, 탐험가가 되는 과정 말이다. 첫 회와 현재까지 방영된 최근 방송의 김병만 모습을 비교하면 그가 얼마나 많이 발전하고 비약적으로 변했는지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 걸로 보지만 그의 첫 출발은 미약했고 부실했다. 하지만 그는 회차를 거듭하며 엄청난 발전을 했고 또 평소에는 오지 탐험에 대한 학습과 교육을 따로 받으면서 진짜 족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상당량 실천했다. 

백종원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그의 환경, 생활, 살아 온 삶의 대한 것들이 나와 맞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그건 즐겁게 재밌고 유쾌한 에피소드일지 몰라도 내 주관적인 입장에서 일치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맛과 음식, 재료에 대해 도전하는 걸 보게 되었다. 요리 연구가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내 눈에는 그냥 사업가였고 그나마도 좋게 평했을 때지 그냥 장사꾼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말의 절반은 구라라고 하는 것이 장사치의 특징, 걸러 들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 것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내 생각이 바뀌었다는 건 아니다. 내가 생각을 바꾼 것이 아니라 백종원이 바뀐 것이라고 봐야 한다. 마치 김병만처럼 말이다. 과거에는 그가 운이든 실력이든 성공의 맛이라는 걸 얻고 어설프게 나섰다면 지금은 그가 스스로 터득하고 배우려고 하는 것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걸 테스트하고 구현하려고 하는 것도 말이다. 그의 말에 앞뒤를 잘라 들으면 오해하기 쉬운 것들이 많지만 맥락을 이해하고 하려는 본질을 알고 들으면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이 된다. 걸러 들어야 할 것보다 새겨 들어야 할 것이 더 많아진거다.

골목식당과 푸드트럭을 세프가 진행하고 솔루션을 제공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맛에 대한 건 조금 나아졌을지 몰라도 장사, 특히 음식 장사에 대해서는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셰프는 주방장이지 오너가 아닐 뿐더로 오너 셰프라고 해도 경영과 조리는 별개다. 장사는 이론으로 무장한 창업 컨설턴트에게 받기 보다는 실무와 경험이 풍부한 같은 장사꾼 선배에게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효과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방송을 보면서 욕을 하고 추가적인 문제를 삼지만 그건 본질을 빼고 봐서 그렇다. 요식업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이것보다 정확한 교본이 없고 여기서 나온 문제들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이면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들이라 예습이든 복습이든 큰 학습이 될 수 밖에 없다. 시청자 역시 식당에 대한 다른 시선, 관점이 생기고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에 대한 여러가지 색다른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그것이 좋든 싫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요식업 전반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는 것 바탕에는 한국만의 기획사 시스템과 방송국 시스템이 존재했다. 그것이 때로는 부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고질적인 병폐라고 인식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개선이 되면서 그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수단과 시스템이 되었다.

한식도 마찬가지, 세계적으로 한식 열풍이 불고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에 대해 좋은 호감, 건강식으로 인식하는 것 바탕에는 많은 자영업자, 요식업자의 노력이 있었다. 집밥 문화가 발달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식문화가 발달해서도 아니다. 산업화된 외식문화, 외식업이 그 바탕이며 거기에는 수 많은 퇴직자들 고통과 눈물, 그리고 많은 업주들의 어려움이 들어가 나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외식업, 특히 요식업이 외국인의 눈에 천국처럼 보이는 건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사람들의 실수와 실패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방송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 김병만 정글의 법칙처럼 장수 프로그램이 되어 우리나라 요식업과 외식산업 전반에 대한 큰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 방송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요식업자들의 진짜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무슨 음식을 팔지 결정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테리어부터 먼저 한 사장이 있고 주문조차 어렵게 만든 우리말을 그대로 따라 표기한 이상한 메뉴판도 있다. 위생 개념은 없고 음식 만진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몸을 만지는 분도 있었고 겉멋이 들어 음식과 무관한 최고급 주방기기를 먼저 들인 사장님도 있었다. 인테리어와 주방을 만들고 나서 뭘 팔까 고심했다는 부분에 당혹스러움이 크지만 이게 지금 현실이고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 알아가는 건 중요하다.

퓨전이라고 해서 이상한 방식으로 식단 구성을 한 사장도 있었고 할 게 없어서 시작한 사장님도 있었으며 진짜 아무 생각이 없는 사장님도 있었다. 시식단을 포함해 다른 모든 사람들이 NO라고 외치는데 본인 입맛에만 YES라는 분도 있었고 손님을 사람이 아닌 돈으로만 보는 사장도 있었다, 하지만 반면 우리는 최상의 서비스와 질로 승부하는 좋은 사장도 많이 만났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과 멀쩡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사람과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는 걸 우리는 알기에 일반 사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극과 극적인 것들의 조합에서 때로는 예기치 않은 성과물이 나오고 그것이 또 다른 사람에게 자극이 되고 본보기가 되고 모델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절대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고 말이다.

후회하기 전에 하는 게 낫고 후회 하더라도 하자는 말이 있다. 안하고 후회하는 것과 하고 후회하는 건 다르다. 후회 하더라도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애초에 후회 할 짓을 하지 말고 만들지도 말아야 하는 건이 우선이다. 기왕 할 건데 왜 후회 할 일을 만들고 후회 할 짓을 할 필요가 있을까, 제대로 하면 후회할 이유가 없다. 요식업은 음식으로 요술을 부리는 곳이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하는 사람 뒤에는 그 성공의 바탕이 되는 기본기와 노력, 투지가 있다. 그런 것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도전하고 덤빈다는 건 그 목적지에 같이 가는 다른 사람에게도 민폐가 된다.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제대로 안 할 거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요식업이고 음식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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