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에는 감자가 없다? 감자탕에 감자가 없는 이유, 감자탕의 유래와 감자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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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음식탐구

감자탕에는 감자가 없다? 감자탕에 감자가 없는 이유, 감자탕의 유래와 감자의 뜻

by 깨알석사 2016.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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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 편에서 뼈다귀 해장국이 등장했을 때 백쌤이 감자탕이 왜 감자탕인지 아냐고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감자탕이라는 이름이 알감자 하나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고 하고, 감자를 넣어주지 않으면 감자탕에 왜 감자가 없냐고 주인장에게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감자탕, 보통은 뼈다귀 해장국이라고도 불리는 이 해장국용 감자탕은 인천에서 파생된 음식 중 하나다. 짜장면, 쫄면 다음으로 유명한 것도 인천 지역이다. 다만 짜장면과 쫄면과 달리 감자탕은 인천에서 파생되었지만 발전은 다른 지역에서 발달한 음식으로 본 고장이라고 해도 맛의 풍미나 전문식당의 역사는 타 지역이 더 앞서기도 한다. 이유는 짜장면과 쫄면과 달리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은 프랜차이즈로 먼저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장국이라는 것이 숙취해소를 의미한다. 지금은 노동자의 음식 또는 점심식사나 외식 메뉴로도 많이 활용되지만 해장국의 가장 큰 소비자는 항구 노역자들이다. 그래서 부산이나 인천 등 무역항이 있는 곳에서는 이런 해장국이 많다. 외국인 선원들 출입도 많은 지역이라 선원들만을 위한 술집과 아가씨집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감자탕이라는 이름은 감자뼈에서 유래한 것이 오래전부터 알려진 내용임에도 정육 전문가, 또는 축산물계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들이 감자뼈라는 건 없다고 거의 대부분 말하기 때문에 감자뼈에서 유래한 설이 한 때는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알감자, 고구마 친구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는 너무나도 단순한 설이 주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뼈다귀 해장국은 인천 항만에서 전후복구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발달했으며 살코기가 아닌 뼈에 붙은 살을 이용해 고기 맛을 흉내 내고 돼지뼈로 소뼈처럼 우려먹는 저렴한 국물 요리로서 고기+국물이라는 나름의 히트 상품이다. 축산물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이기도 해서 주요 물자는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고기와 뼈가 상당량을 차지한다. 물론 A급도 아니고 C급도 아닌 그들이 먹지 않고 "버리는" 뼈와 고기들로 스테이크와 같은 살코기만을 주로 먹는 그들에게 사골이나 장국 같은 음식은 관심 밖이다.

인천에서 발달한 이유 중 하나가 미군부대이기도 한데 의정부 부대찌개의 역사만큼 근대 발달한 음식 중 일부는 미군부대와 연관성이 높다. 미군에서 버려지는 뼈 중에서 그나마 발라 먹을 수 있는 살코기가 많은 등뼈가 주로 유통되었고 당시에는 사람들이 이런 뼈 일부를 감자뼈라고 불렀는데 유통된 뼈의 모양이 알감자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등심, 안심, 갈매기살, 삼겹살, 목심, 꽃등심 등등 별별 부위를 다 나누고 가격도 부위마다 다 다르지만 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70~80년대만 하더라도 그런 고기 부위를 따지거나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돼지고기는 돼지고기, 소고기는 소고기, 국거리용과 구이용으로만 거의 구분할 뿐 부위마다 맛이 다르다는 건 알지만 부위마다 가격을 따로 받는 건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외식 문화가 발달하고 레스토랑과 서구식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우리도 등심, 안심 등을 구분해 먹기 시작했을 뿐, 그람수(g)에 따라 고기를 잘라 팔 뿐이다. 

뼈다귀 해장국은 항만 노동자들이 주로 먹던 해장국이고 아주 싸게 만들 수 있었으며 재료의 주 공급처는 미군에서 흘러나온 식재료들이었는데 인천항이 개발되고 인천이 발달하면서 항구 주변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일부는 항구 주변 번화가에 가게를 차려 해장국을 계속 팔았지만 대부분은 노점이나 포장마차 같은 가건물 형태라 사라진 가게가 더 많았다.

90년대 이전만 해도 전국민이전 국민이 뼈다귀 해장국 존재를 잘 몰랐다. 지금이야 전국 어디를 가도 쉽게 먹을 수 있고 가게도 흔하고 마음만 먹으면 30분 이내 뼈다귀 해장국, 감자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올림픽 이전만 해도 감자탕이라는 메뉴는 지금처럼 전국구 음식은 아니었다. 뼈다귀 해장국, 감자탕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고 전 국민이 아는 대중적인 음식이 된 건 프랜차이즈 때문이다. 

처갓집 양념통닭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가맹점 형태의 식당 사업이 성공하고 안착하면서 여러가지 메뉴들이 각각 대형 프랜차이즈화 되기 시작했는데 나올 메뉴는 다 나오고 프랜차이즈 할 만한 메뉴는 다 가맹화 되면서 프랜차이즈용 먹거리를 찾게 된다. 

그때 포착된 것이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이다. 기존에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 가게 중에서 동네 장사가 잘 되던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가맹 사업 열풍이 불면서 프랜차이즈화 되기 시작했고 결국 프랜차이즈 덕분에 전국에서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을 대중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지금처럼 보편적인 음식이 되었다.

내가 알기로는 부천의 조@@ 가 가장 먼저 프랜차이즈화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성공 기준) 예전에 인천항의 오래된 감자탕 집 어르신께 옛날 이야기 (전설의 고향처럼)로 들었던 거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부천의 조@@ 이 원래 주인이 따로 있었다고 한다. 뼈다귀가 앞서 인천항에서 파생된 해장국이라고 한 것처럼 대부분 인천항에서 밀려나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말이 부천이지 인천과 부천은 경계가 거기서 거기인 동네다. (특히 예전 70~80년대 인천시, 부천시는 고만고만한 논밭이 많은 곳) 그래서 실제로 보면 대부분의 유명 뼈다귀, 감자탕 프랜차이즈도 인천이나 부천에서 1호점을 연 경우가 많다. 

온라인 백과사전에 보면 전라도에서 퍼져나가 인천에서 유명하게 되었고 계기가 경인선 공사 및 개통으로 수많은 인부가 몰려 유명세를 치루게 되면서 자리 잡은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쓰여 있다. 인천에서 파생되었다는 건 확인된 셈이다. (다만 전라도에서 퍼져나갔다는 건 불명확하다. 전라도에서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을 향토음식으로 본 기억이 없다, 물론 인천도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을 향토음식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삼국시대 전라도에 돼지 사육이 유명했고 그 결과로 인천에 돼지뼈 해장국이 발달했다는 사전 설명이 있던데 감자탕 유래에서 너무 멀린 간 듯 싶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당할 때도 전복을 먹었다고 하는 곳이 전라도인데 돼지 잡뼈에 우린 우거짓국이 전라도에서 시작해 그것이 뼈다귀 해장국이 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건 아니지 싶다.

전라도가 먹거리가 풍부하고 지금도 한정식으로 유명한 곳이라 음식하면 전라도이지만 어쩌다 별식으로 먹을 수는 있어도 그게 아주 먼 지방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거나 보편적이거나 추천할 만한 음식은 아닐 것이다. 설령 전라도가 출발지라면 인천까지 그 과정에서 충청도(남도)와 경기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충청도에서도 감자탕이 어느 정도 알려져야 하는데 그게 아닌 것도 발생지 자체가 인천이라고 볼 수 있다.

문헌을 근거로 기자들이 감저국, 감저, 감잣국에서 유래했다고 말을 하는데 그것도 나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꽃등심, 안심, 등심 먹었다고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멍멍이 소리라는 뜻) 비슷한 말을 찾아 연관성을 붙이려고 하는 것 일뿐 상관이 없다고 봐야 한다. 뼈다귀 해장국은 우거짓국이 기본 베이스다. 우거지에 돼지 잡뼈를 나중에 추가한 것으로 우거짓국의 한 종류다. (우거지국밥)

우거짓국에 무얼 추가하고 어떻게 해서 먹고 누가 어디서 주로 어떤 목적으로 먹었느냐에 따라 변형된 형태일 뿐이고 먹는 방법과 들어간 추가 재료에 따라 분화한 음식 종류로 1950년대 이후 생긴 항구 노동자/노역자들을 위한 음식이라고 봐야 한다. (우거짓국은 당연히 그 이전) 우거짓국이 베이스인 이유는 전쟁통에서 아지매들이 쉽게 만들 수 있고 음식장사로 도전할 수 있는 메뉴기 때문이다. (장국+우거지) 태생 자체가 지금처럼 외식과는 개념이 다르지만 다른 사람에게 손쉽게 팔기 위한 "장사" "식당" "음식 판매"를 위한 먹거리가 볼 수 있다. 그래서 한식, 가정식에서는 없다.

감자탕의 유래와 감자탕의 이름에 대한 건 정확한 근거를 찾기 힘들다. 여러가지 언론보도와 블로거들이 각자의 근거로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주로 오래된 식당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일을 하신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통해 전해 듣는 걸 선호하는지라 출처와 근거가 부족하다면 대부분 이 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장사를 했던 분들에게 가서 묻는 편이다. 그중에서 알짜 정보가 꽤 있고 신뢰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감자탕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금 내가 열거한 이런 이야기도 다 한국전쟁 통에서 먹고 살기 위해 인천항 부둣가 노상에서 뼈다귀 해장국을 파셨다는 분의 아드님(이 분도 노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자극적인 맛과 프랜차이즈의 정교한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 때문에 장사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오래전부터 동네에서 잘 알려진 가게라 손님은 꽤 있다. (들리는 소문에 지금은 그 가게가 없어졌다는 말도..ㅡ..ㅡ;;;)

허영만의 식객에서도 감자탕의 어원과 유래를 찾지 못했다고 나온다. 어디 한식 문화 기록에 나온 음식이 아니라 전쟁통에서 그냥 하다 보니 명맥만 유지하면서 인천 지역 일부 (동인천)에서만 아주 가끔 볼 수 있는 것이고 그것도 프랜차이즈화 되면서 프랜차이즈 가게들 역사와 기록만 제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디서부터 누군가로부터 시작했는지는 알기 어려운 것이 감자탕이다. 

그리고 지금이야 차이나타운 덕분에 동인천이 좀 나아졌지만 인천 사람들에게도 동인천역 주변과 신포시장 라인까지가 딱 활동 지역이고 그 뒤의 동인천과 인천항 주변은 쉽게 가는 동네가 아니다. (실향민이 많이 살고 달동네가 많고 양키시장 등 불법과 음침이 공존하던 지역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인천항 부둣가에서 주로 팔던 해장국이어도 일반 시민보다는 선원들 해장용으로 많이 먹을 수밖에 없던 것도, 전후(전쟁 후) 이후로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찾는 사람이 정해져 있기 때문

부산과 달리 인천은 초토화 된 도시고 국민들 다 아는 것처럼 인천상륙작전이 벌어진 곳으로 당시 인천의 대부분이 불바다가 되었다는 점을 보더라도(한국전쟁 당시의 인천시 사진을 보면 남은 건물이 거의 없음), 그리고 그 이후 완전 영세한 노점들에 의해 부둣가에서 이어지던 음식이라 제대로 된 기록은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부산이었다면 달라겠지만..)

내 기억에 조@@(부천), 이@@(인천), 참@@(인천)이 1호점 위치다. 부천의 조@@도 기존에 감자탕을 하는 분 가게를 인수해 잘 운영하시다가 동네에서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가맹 사업을 시작했고 그것이 대박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 인수를 했던 분이 부천이니 부천 음식으로 시작했지만 원래 주인은 인천항에서 배웠거나 방식을 보았을 확률이 크다. 지금 즐겨먹는 대형 프랜차이즈들 본점도 인천에서 출발한 것이 보통이다.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감자탕집 브랜드 조마@, 이바@, 참이@ 모두 인천지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셈이다. 초창기에는 이 세 브랜드가 각각 맛이 다르고 특징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게 조금 덜하다. 자주 가던 조마@ 식당이 있었는데 어느 날 이바@으로 간판을 바꾸더라..(헐~)... 맛은 이바@ 맛이긴 한데 주인이 굉장히 오랫동안 조마@을 했던 곳이라 맛이 약간 퓨전... 가맹이어도 가게 주인이 노하우가 있다 보니 따로 뭘 첨가하는 듯..

인천에서 유래했다고 해서 인천에서 유명한 감자탕 집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거 없다. 인천 사람들에게 감자탕집, 뼈다귀 해장국집 물어보면 그냥 동네 프랜차이즈 알려준다. 동인천, 인천항, 신포동 쪽에 일부 개인 식당이 있지만 인수했거나 폐업했거나 (가맹점에 밀려) 원래 오던 손님들도 나이가 들어 많이 돌아가신 경우가 많다 보니 젊은 층 유입이 적어 사라진 곳이 많다.

애초에 프랜차이즈로 알려지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고 그냥저냥 한 음식 중 하나로 사라졌을 음식이라 대형화 가맹 시스템이 정착하기 전까지 버틴 가게가 드물다. 50년 전통의 돼지국밥집, 돼지국밥의 명가. 이런 것이 없고 돼지국밥을 따로 파는 집이 지금 거의 없는 것처럼 그런 것과 비슷하다. (순대국밥은 살아남았고 유명한데 이 녀석도 프랜차이즈 영향이 크다) 가맹사업화되고 나니 뼈다귀 해장국, 감자탕 메뉴가 존재하는 것이지 그마저도 아니었다면 돼지국밥 꼴 났을 음식이다.

감자탕에 감자가 들어가는 이유 (알감자)

감자뼈가 문헌에 없고 축산업 종사자, 도축 전문가가 원래 그런 뼈가 없다 있다 하는데 원래 음식 이름이 짓기 나름이고 태생이 다 우여곡절이 많다. 설렁탕도 선농탕이니 설농탕이니 설루탕이니 심지어 설렁설렁해서(실제 가설 중 하나임) 다양하다. 음식재료 따라 생긴 음식도 있지만 음식 모양, 음식이 생긴 유래, 음식이 생긴 지역 등에 따라 음식 이름은 사람의 상상을 넘어간다. 

심지어 그냥 아무개가 툭하고 이름 만들거나 음식 개발한 원조집 주인이 1초 만에 아무 생각 없이 만들 수도 있다. 아구찜이라 부르는 물텀벙이는 물에 텀벙하고 던져 버렸다에서 유래한 것처럼 말이다. 이름이 감자탕인데 감자가 없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감자뼈라는 걸 인지하지 않는다면 거의 대부분 그 알감자를 연상한다. 감자탕에 감자가 없네요? 이러면 주인은 또 왈라 불라 설명을 해야 하고 손님마다 계속 물어보면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알감자 하나 넣어주면 된다.

그럼 아무도 감자탕에 감자가 없다고 묻지 않고 왜 감자턍이냐고 묻지 않는다. 원래 감자탕에는 감자를 안 넣어줬다. 돼지 잡뼈를 수급하는데 뼈 이름이 있어야 달라고 할 것 아닌가. 부둣가에서 야매 (흔히 사람 사는 곳, 업장마다 은어들이 많이 쓰인다)로 감자 닮은 뼈, 감자뼈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고 어차피 사가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극히 한정된 사람들이라 그들 세계로 감자뼈라는 말이 통용되었다고 한다. (잡뼈보다는 아무래도 낫다)

한국동란에서 남자들은 부둣가 항구에서 노동자로 일한다고 해도 아지매들이 할만한 건 딱히 없다. 그들을 대상으로 음식 장사를 사과박스 같은 걸 놓고 하는게 일반이다. 오래전 드라마를 보더라도 풀빵장사, 노점 장사를 하지는 못해도 아지매들이 소규모로 노상에서 해장국 파는 일은 자주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에서 하는 일이 원래 음식 만드는 것이 여자의 몫이니 밖에서도 가장 할만하고 잘하는 게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김치와 깍두기에 국물 만들어 밥과 주면 끝이니 누구라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게 당시 모습이다.

여러 사람들이 노동자를 대상으로 경쟁을 하다 보면 그럴듯한 이름이 필요하다. 마케팅 말이다. 그래서 우거짓국, 돼지국밥처럼 여러 단어가 등장하지만 감자뼈로 만든 감자탕도 그럴듯한 이름이 될 수 있다. 초기에는 그냥 감자뼈로 만든 감자탕이라 해서 만들어 팔았지만 감자탕에 감자가 왜 없냐는 노동자들의 항의(?)에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자 알감자 하나 투척해주고 <그 입 다물라!> 했던 것이 감자탕에 알감자가 들어가게 된 이유다. - 항구에서 부모님이 장사했다는 그 어르신이 알려준 이야기 

그러다 보니 저 집은 알감자가 맛있게 들어갔는데 여기는 왜 우거지만 있냐고 하니... 다른 집도 알감자를 투척!. 결국 감자탕에는 감자가 다 들어가게 된 것이고 그게 자연스럽게 감자탕에는 감자가 들어가게 된 걸로 발달된다. 무엇보다 알감자와 감자탕의 이름은 궁합이 좋았다. 알감자 하나가 뚝배기 그릇에 들어가니 양이 푸짐해 보였고 가격 대비 가성비가 좋은 메뉴가 되었다. 짜장면에 안 주던 계란 후라이 하나 투척해봐라. 손님들 눈빛이 달라진다. 겁나게 푸짐해 보인다. 감자탕이라는 이름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아서 좋고 알감자 하나로 접객 효과도 높은 궁합이 완성된 케이스다.

지금도 간혹 보면 감자탕 집에서 감자 없이 내주는 집이 많다. (내가 가는 집은 거의 감자를 안 넣어준다). 지금도 가끔 이런 감자 없는 감자탕을 보고 "왜 감자탕에 감자 없어요?" 종업원에게 묻는 사람 꼭 있다. 그러니 당시에도 어쨌겠는가... 묻는 쪽이야 한 번이지만 듣는 쪽은 엄청나다. 결국 감자 하나 투척하고 <됐냐? 이제 그냥 먹어라~>가 되었다는 어르신의 말은 지금도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감자뼈 이야기를 많이 알아서 안 넣어줘도 그냥 먹는 사람 많다고)

오리지널 감자탕에는 감자가 안 들어가기 때문에 전통 있고 오래 장사했다고 하는 분들이 꼭 감자를 더 안 넣어준다. 원래 오리지널은 안 들어갔다는 점에서 우리 가게가 오리지널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계략이다 ㅋ

항구 노역자들은 돈이 없다. 그들에게는 꿀꿀이죽도 귀하다. 그런 사람에게 싸고 맛있는 우거지를 이용해 우거짓국을 만들어 팔고 거기에 미군 애들은 발골을 겁나 통 크게 하고 악착같이 뼈에 붙은 잔고기까지 발라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들이 버린(?) 잡뼈는 우리에게 귀한 살코기 맛을 준다. 

괴기 맛을 주기 위해 하다 보니 미군들 잡뼈가 해장국 하는 사람들 눈에 들어오게 되고 지금도 뼈다귀 해장국이나 감자탕 먹을 때 공감하겠지만 정작 먹지도 못하는 뼈라고 해도 어마어마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보기에 좋다. 뼈다귀 해장국은 그래서 뚝배기 하나만 시켜도 양이 푸짐해 보인다. (정작 발라 먹고 버리는 게 더 많지만 그래도 다 좋아함) 업자 입장에서는 이것보다 좋은 게 없다. 살코기 대신 뼈가 뚝배기를 꽉 채우기 때문이다. 

미군이 버린 싼 재료에 괴기 맛과 사골육수까지 만들 수 있고 푸짐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이것이 노역자들이 즐겨 찾게 된다. 이를 두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다. 이 점이 바로 지금도 뼈다귀 해장국이 대국민 스타 음식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미군부대와 상관없다) - 해장국은 지금도 거대하고 푸짐한 양으로 대부분 사람에게 항상 만족감을 준다. 눈이 호강하는 대표적인 음식

결론은 항구(노역자) - 항구(미군부대 주둔) - 항구(노역자 상대 음식장사/술안주/해장) - 항구(미군부대 식재료 유통 용이) - 항구 노역자에게 값싼 재료로 괴기 맛을 창출(값싼 우거짓국에 잡뼈 등장) - 항구(이후 선원들 해장용으로 활용/우거지 뽀인트/이름이 감자탕인데 감자가 없네요? 이후 알감자 투척) - 항구에서 주로 먹던 해장국이라 여러 해장국에 밀려 쇠퇴 - 도시발달 - 항구 발달 - 거의 쇠퇴(꿀꿀이죽, 돼지국밥처럼 사라지던 추세) - 일부 도심에서 장사를 잘하던 일부 식당이 뼈해장국과 감자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화 성공- 전국구 - 대국민 슈퍼스타 음식으로 자리매김

외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불고기 다음이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 실제로 먹어본 외국인들은 가장 인상 깊은 음식으로 뼈다귀 해장국을 꼽는다고 하며 방송에서도 많은 외국인이 자신의 나라에 가지고 가고 싶은 음식으로 뼈다귀 해장국을 꼽는다. 일단 음식 자체가 외국인이 보기에도 거부감이 없고 먹는 방법이나 음식 내용이 비슷하며 외국인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것으로 구성(고기뼈와 알감자)되어 있고 우거지 특유의 맛은 대중적인 맛이라 뼈다귀 해장국을 먹어 본 외국인 중에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외국인에게 가장 추천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안전빵!)

참고로 바닷가가 아닌 육지 안쪽에 있는 감잣국과는 다른 음식이다. 그 감잣국은 진짜 감자가 들어가서 감잣국이다. 감자탕(탕)에는 감자가 없는 게 맞고 감잣국(국)에는 감자가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것도 차이라면 차이다. 인천 신포동 끝 쪽에 신포 번화가 말고 동네 한적한 구석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뼈다귀 해장국/감자탕 집이 있다. 거기도 원조는 아니다. 그래도 내가 알기로 이 집도 오래 한 걸로 안다. 인천은 물론 뼈다귀 해장국은 원조가 따로 없다. 거기 주인장 분도 말하길 좌판에서 가판대 놓고 하거나 판잣집에서 한 것이 대부분이고 국거리 음식(우거짓국)에다가 뼈다귀 추가만 한 것이라서 부둣가 먹자통에서 우거지 해장국으로 주로 팔던 음식이라 원조를 따질 수가 없다고 하셨다. 

연안부두 쪽에도 일부가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뼈해장국이 약간 김칫국 스타일의 매콤한 맛인데 (매운맛 참 좋아해~ ㅋ) 여기는 우리가 익히 알던 해장국 맛은 아니다. 국물이 누런색에 가깝고 된장 베이스를 쓴다. 해장+장국이 원래 된장으로 누렇게 만드는 게 당연하지만 지금은 프랜차이즈에서 거의 대부분 빨간색 또는 찐한 갈색 국물 형태가 많은 것도 차이점이다. 

나도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편이지만 워낙 가맹점 뼈해장국에 길들여져 있어 누런색의 국물은 약간 나랑 안 맞았다. 다만 고기 맛은 훨씬 좋다. 국물 자체는 마시면 더 깔끔하고 시원하다. 다만 밥을 말아먹는 경우에는 가맹점 스타일이 더 낫었다. (역시 대중의 입맛을 노리고 만든 프랜차이즈 맛은 어쩔 수 없다. 마시따!!), 단골이 아니면 대부분 나처럼 국물은 선호하지 않은 편이다. 국물 자체의 맛은 있지만 뼈해장국 국물 맛으로 워낙 각인된 맛이 있어 아쉬울 수 있다

먹거리가 워낙 다양해 찾지 않은 시기가 꽤 오래되었는데 인천에 공항 생기고 인천대교 생기고 송도신도시 생기고 인천항 개발, 송도(구) 개발 어쩌고 해서 지형이 많이 달라진 걸로 알고 있다. 아마도 오래된 식당들은 다른 곳으로 옮겼거나 사라졌을 수도.... 프랜차이즈 덕분에 생존했고 많이 알려졌는데 프랜차이즈로 대국민에게 잘 알려진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안동찜닭, 춘천닭갈비 같은 경우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게 당연하다. 감자탕도 감자가 없는게 당연하다. 붕어빵 개념과 비슷하다. 붕어빵은 붕어로 만들지 않듯이 감자탕도 알감자로 만든 건 아니다.

모양도 동그랗지만 저기서 길쭉한 뼈 안의 골수를 빨아먹는 게 묘미, 보통은 뼈 모양과 함께 저 뼈 안에 있는 것을 감자라고 부른다. 다만 어르신 말에 의하면 원래 정식 명칭은 아니고 예전 부둣가에서 쓰던 사람들에 의해 사용하던 은어라고 한다. 그래서 일반 축산물 업계에서는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한다. 뼈 모양 때문에 뼈와 그 안의 골수까지 그냥 통으로 감자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왜냐고 물으니.. 그건 처음에 부른 사람 마음 아니겠냐며.. 음식 자체가 누군가 그렇게 불러서 시작한 것이고 그건 부둣가 먹통에서 다 쓰던 말이라 그냥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다만 지금은 뼈해장국이 유명하고 어떤 뼈를 쓰는지 알기 때문에 정육점이나 축산물 전문점에 가서 뼈해장국용 뼈를 달라고 하거나 감자뼈 달라고 하면 금방 알아듣고 주는데 유명해 지기 이전까지는 아주 예전 미군부대 잡뼈 나올 때나 쓰던 말이고 거래하는 업주끼리 쓰던 말이라 대중적인 말은 아니었다고...

뼈장국, 뼈해장국, 뼈다귀 해장국에서는 저 뼈를 잘 주지 않는다. (그러니 이름도 감자가 안 들어감), 다만 음식이 같고 뼈 모양만 다르고 살코기 양이 다르며 전골 형태로 크게 여럿이 먹는 것이 감자탕(국이 아닌 탕인 이유)에는 감자뼈가 들어가야 하는 게 보통이고 하니처럼 저런 알감자 모양의 뼈다귀를 해장국과 달리 쉽게 만날 수 있다.

어떤 외국인은 이런 말을 하더라. 이름이 좀 무섭다고.. 뼈다귀?? 해골 수프?? ㅋㅋㅋ 이름이 뼈다귀라서 듣고 보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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