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성 함께 쓰기의 허와 실 (엄마 성씨로 개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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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가족사랑

부모 성 함께 쓰기의 허와 실 (엄마 성씨로 개명하기)

by 깨알석사 2019.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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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TV를 보면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을 한다고 자기 성을 아버지, 어머니 성 각 한자를 같이 따서 성을 두 개로 쓰는 사람이 있다. 아버지의 성, 즉 부계 성만 따르는 것이 부당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 이해, 납득이 안되어 어머니의 성, 모계 성도 같이 따라 붙인다는 것인데 겉만 대충 훑어 보면 꽤 그럴 듯 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 발상 넘어 근간을 보면 그게 얼마나 무책임하고 어이 없는 행동인지 알아야 한다.

물론 부모 성 함께 쓰기는 말이 안된다는 이런 반대 논리가 들어가면 외국 사례를 들고 또 부계만 써야 하는 당위성이 모계도 써야 하는 당위성과 연결 지어 재반박을 하기 마련이지만 이건 뭘 해도 원론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고 무슨 근거로 반박을 해도 그 논리 보다 지금 성씨 구조의 논리가 100 배는 더 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 애초에 그걸 모르니 겉만 핥고 주장을 하는 것이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그것이 결코 합리적이지 않고 오히려 비합리적이는 것이 더 많다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일단 부모 성 함께 쓰기에 대한 기초적인 접근, 어머니의 성씨라는 건 정말로 엄마의 성인가 하는 부분, 일단 이 자체가 벌써 말이 안되지만 "엄마"의 성을 쓴다면서 그 바탕에 "모계"라는 걸 들이민다. 하지만 그 엄마의 성은 엄마의 부계인 "외할아버지"의 성씨일 뿐, 엄마의 성이 아니다. 그 성이 외가의 가족 구성원 중 외할머니, 즉 엄마의 엄마 (친정 엄마) 성이라면 그나마 일단 1차적으로 이해는 가나, 그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아내 성도 결국 외할아버지의 처갓집 장인 어른의 성이 되기 때문에 외가, 외외가, 외외외가, 외외외가로 계속 모계 타령 하면서 엄마 찾아 삼만리를 해도 다 그 엄마들의 "외할아버지" 성이지 엄마 모계 성이 아니다. 될 수도 없다.

태초에 누군가 어떤 여자가 난 자연에서 만들어 태어났으며 혹은 신이 나를 만들었다고 한 뒤, 자기 스스로 성을 짓고 (창씨) 그 뒤로 딸에게만 자기 성을 물려 주었다면, 그리고 그 뒤로 그 딸은 딸을 낳을 때만 계속 딸에게 그 성을 물려 주었다면 현재 오늘 날 모계 성을 쓰거나 모계 성을 함께 쓴다는 것에 난 백 번 찬성한다. 모계라는 말 뜻처럼 모계에서 부여된 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가 가졌다는 그 성은 결국 또 다른 "남자" "아버지" "부"의 성일 뿐, 모계 성을 따른다는 건 의미가 없다. 엄마라는 모계에 꽂혀 엄마가 쓰는 성을 쓰겠다는 것인데 이걸 다르게 해석하면 외삼촌과 우리 아버지 성을 함께 쓰겠다는 것이고 외삼촌은 외가 집안의 또 다른 "아버지"일 뿐, 결국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 함께 쓰기는 그 내막 이전에 아버지와 또 다른 아버지들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조합일 뿐이다. 결국 남자의 부계 혈통은 이래나 저래나 결과만 보면 그대로 유지된다. 결국 친가의 아버지 성만 쓰지 않겠다고 말은 하지만 결론은 외가의 아버지들 성을 쓰겠다는 꼴이라 말이 앞 뒤가 맞지 않는다. (외가라는 뜻 자체를 모른다는 말이다) 

굉장히 단편만 보고 당장 눈 앞의 아버지, 어머니, 아빠, 엄마 1차원적 접근 만으로 부계 타령, 모계 타령을 한다는 것인데 그 모계가 갖는 성이 다른 집안의 "부계" 성씨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아버지 쪽의 부계 성과 어머니 쪽의 부계 성만 쓰겠다는 것이지 어느 쪽이든 모계는 없기 때문에 이건 정말 단순한 접근이 된다. 그렇다고 아버지 쪽의 모계 성을 쓰고 어머니 쪽의 모계 성을 쓴다고 하면 그것도 웃긴 것이 그것도 결국 또 다른 부계 성씨간의 결합이기도 하지만 할머니와 외할머니 성을 쓰는 경우라 "성씨"를 갖는 근본 이유에서 멀어진다. 

나와 혈연 관계를 증명하고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인 것은 공통점 찾기인데 그것이 유전적이든 (혈통) 문서에 기반한 것이든 (족보) 관계에 의한 것이든 (친인척) 가장 쉽고 빠르게 구분할 수 있는 건 "성씨"로 일단 성이 같아야 내 혈통이 되지 성이 다르면 혈통이 아니라는 뜻이 되어 혈연 관계를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 성을 갖고 쓰는 이유가 혈통을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인데 당연히 그건 기존에 이미 설명 했던 "동성동본" 제도와 마찬가지로 같은 개념의 근친혼, 근친상간을 막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성을 갖고 유지하는 건 나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성이 같으면 나와 뿌리가 같고 혈연 관계가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 그게 바로 성씨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 역할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조합의 구성이다. 일단 김씨(아버지), 이씨(어머니)가 있다. 자식은 철수이다. 그렇다면 원래 일반적으로는 김철수가 되어야 하지만 부모 성 함께 쓰기를 하면 김이철수가 된다. 문제는 이후 이걸 계속 유지하는 경우인데 김이철수가 홍씨 여친을 만나게 되고 그 자식이 영길이면 김이홍영길이 된다. 물론 그 여친도 홍씨가 아닌 똑같이 부모 성 함께 쓰는 홍김 두 성을 쓴다면 김이홍김영길이 될 것이다. 이게 겨우 2세만 갔는데도 이름이 이렇게 난장판이 되었는데 3세 (손자녀), 4세 (증손자녀)까지 가면 답이 없다. 5세만 넘어가면 이름 외우는 것도 버겁다. 물론 실제로 이렇게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을 하고 그걸 실천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의 수를 당연히 알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도 나름 철저히 (논리적으로) 준비를 했다. 모계라는 것에 꽂힌 그대로 이 경우는 모계 성만 따온다는 대원칙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김이철수가 홍김영자와 만나 결혼을 하는 경우, 그리고 태어난 아이는 동건이라 하고 김이철수의 김이 부계 성이니 부계 "김"을 가지고 오고 모계에서는 홍김 중 홍이 아닌 김이 모계이니 김이철수와 홍김영자는 부계의 "김"과 모계의 "김"만 가지고 와서 김김동건이 된다는 논리다. 그러니까 부모 성을 쓰는 것은 똑같고 부계 성 하나, 모계 성 하나를 유지하는 것도 똑같기 때문에 세대를 거듭할 수록 성이 길어지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근데 이게 또 웃긴 것이 첫 번째 말한 부분과 다시 겹치는데 여기서의 엄마 (홍김영자) 성씨인 홍김은 사실 다 그 엄마의 아버지(할아버지)와 어머니(외할아버지) 성이다. 이걸 고지식하게 엮으면 진가와 진외가의 성에 외가와 외외가 성을 엮어 다시 여기서 진가와 외외가 성만 추려 쓴다는 것인데 외외가가 모계라고 할 수 있는 있으나 그 외외가가 얼마나 먼 사이인지를 알면 까무라치게 놀라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가 하나만 가지고도 촌수가 확 멀어진다. 일단 엄마의 친형제인 외삼촌, 그리고 그 외삼촌의 자식인 외사촌까지는 촌수가 3촌과 4촌이 되니 일단 넘어가나 엄마의 이촌 형제가 아닌 사촌 형제, 혹은 엄마의 외사촌과 나와의 관계를 엮으려면 답이 없다. 내 외사촌이 아닌 엄마의 외사촌이면 일단 형식 다 무시하고 족보 룰 다 무시하고 이어 간다고 해도 5촌 지간이다. 성을 1촌에게서 받는다고 해 놓고서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는 계속 1촌이 이어가는데 어머니는 짧게 잡은 것이 5촌이다. 촌수만 놓고 보면 부계는 1촌에게서 받고 모계 성은 5촌에게서 받는다는 말이다. 왜냐면 성이 길어지지 않는다는 논리가 되려면 외외가에서 쓰는 성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 계산대로) 엄마 쪽 5촌 성이 내 모계 성이 된다. 그 분의 자식들과는 육촌 형제인데 이게 내촌 관계라면 몰라도 (본가/내가/친가라 하는 쪽) 외촌이 육촌이면 "남"이다. 지금도 남이고 옛 시절에도 "남"이다. 참고로 외가는 내촌 계산과 달리 4촌까지 계산한다. 이모나 외삼촌의 자식들과 나 사이가 경계이고 그 아래는 촌수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형식적으로 5촌, 6촌으로 계산은 해주나 실제 이모 자식들 (외사촌) 자녀들이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나는 또 그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조카?) 한 번 고민해 본다면 이게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정말로 이 문제의 이모 자식들이 낳은 자녀가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호칭을 생각하지 말자, 깊은 고뇌에 빠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봤자 모를 것이다. 이들 관계는 원래 촌수가 없는 사이니 당연 호칭 자체가 없다. 그래서 삼촌, 조카로 퉁 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삼남매가 있다. 첫째 맏이는 남자 (오빠), 둘째와 셋째는 딸이다. 이 중 내가 둘째 딸의 자식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그 엄마의 오빠는 나에게 외삼촌, 엄마의 여동생은 나에게 이모가 된다. 이 때 외삼촌의 자녀들과 이모의 자녀들은 나와 외사촌이 된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외촌은 4촌이 성립되니 당연히 호칭도 지금처럼 무탈하게 적용된다. 문제는 이들 외사촌들이 성장해서 2세를 갖는 경우 그 이모의 자식(외사촌)이 낳은 자녀와 나, 그리고 외삼촌의 자식(외사촌)이 낳은 자녀와 나와의 호칭 관계를 보면 부모가 되는 서열 집단은 형제(사촌)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낳은 자식들과 이들 윗대 관계가 삼촌이나 조카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모의 자식이 (아들) 낳은 자녀(2세)에게 삼촌은 나에게 외사촌이 되는 또 다른 그 이모 집의 아들만 해당 된다. 외삼촌의 경우는 외사촌이 결혼한 형수 (외사촌 형수)의 남자 형제가 되어야 하니 당연히 나와 상관이 없다. 삼촌이라는 말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촌 당숙은 될 수 있는가. (외가라고 해도 일단 룰 무시하고 촌수로 이름을 붙여 쓴다면) 이렇게 되면 그 외사촌 (이모 아들) 외가가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조금만 생각을 하면 내가 그 아이의 외가 집안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 아이의 외가는 당연히 외사촌, 이모 아들의 부인, 마누라 집안이다) 애초에 그 2세 아이, 외사촌이 낳은 아이 입장에서는 진외가로 방향을 틀어야 나와 접촉 구간이 유일하게 생기는데 그 아이의 진외가는 내가 아닌 나의 엄마 오빠인 나의 외삼촌, 즉 이모 말고 외삼촌의 자식들 (나와 외사촌) 관계가 먼저 성립한다. 만약 억지로 촌수를 이어 붙인다 해도 실상 내가 아니라 그 아이의 아빠, 진외가 집안 (우리 집으로는 외가)이 되기 때문에 우리 집은 아예 들어갈 수 없다. 머리 속에 정리가 된 나도 이걸 글로 쓰니 복잡하고 어지러운데 이걸 보고 이해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결론만 말하면 이모 아들이 낳은 2세는 그나마 진외가로 찾아 가면 나의 외가로 연결은 되지만 우리 집은 그 외가의 집이 아니라 그 외가에서 둘째 딸이 분가해 다른 집에 시집을 간 다른 성씨의 집이기 때문에 사실 "남"이다. 

지금 이걸 왜 이렇게 말을 하냐면 부모 성 함께 쓰기에서 2세들이 부모 성을 각각 그대로 부계, 모계 하나만 쓴다고 한 결과가 지금 이 관계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5촌과 6촌과 교류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이게 내촌이 아닌 외촌, 엄마의 엄마 쪽, 외외가라면 99% 아예 존재를 모르거나 알아도 평생 딱 한번 엄마 따라 외가 어느 먼 친척 결혼식 간다고 따라 갔다가 인사만 하고 다시는 못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아주 먼 친척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건 이렇게 혈통과 무관하기 때문에 남이지만 완전한 남은 아니라는 뜻에서 아주 멀다라는 뜻으로 표현하는데 그냥 그 말 뜻 그대로 아주 먼 관계의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따지고 보면 친척 관계도 아니다, 내 윗대와 친척 관계는 있으나 나와는 소멸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진외가만 해도 이걸 가깝게 알고 지내거나 따지는 집이 없다. 아버지의 엄마, 즉 할머니(친할머니) 집안 사람이라는 말인데 할머니, 할아버지 집은 알고 지내도 그 할머니의 시집 오기 전 집안을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은 없다. 지금 생각을 해보자, 자기 엄마도 아닌 자기 할머니, 혹은 자기 외할머니의 "외가"를 알고 있거나 교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본인 스스로가 한 번도 궁금해 하거나 알고 싶어 한 적도 없을 것이다. 애초에 관계가 끊어지는 관계다. 근데 그걸 성 쓰는데 활용한다니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싶다. 성을 모계를 중심으로 하여 늘이지 않고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나름 논리적으로 흉내는 내었으나 근본은 단순하게 눈 앞의 부모 성만 볼 뿐, 그 부모 성은 어디서 왔고 누구의 성을 다시 또 따를 것 인가에 대한 기본 접근 자체가 아주 잘못 되었다.

세 번째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일단 다 무시하고 당장 부모 성을 각각 따와 쓴다고 하자, 첫 번째 제기한 결국은 엄마의 모계 성도 외할아버지(또 다른 부계) 성이다 라는 것도 일단 패스하고 넘어간 다고 하고, 당장 부모 성 같이 쓴다는 것에만 의미를 둔다고 하자. 또 두 번째 제기한 2세 자녀가 다시 또 성을 두 개로 쓰게 되는 경우 성만 4개, 8개로 늘어나는 부분은 실제로 부모 성 하나만 그대로 가져와 쓰기 때문에 늘지 않지만 그 바탕에는 진가와 외외가의 결합이라 오히려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여기서는 다 무시한다고 하자. 그럼 아버지가 김씨, 어머니가 김씨, 아버지가 이씨, 어머니가 이씨, 아버지가 박씨, 어머니가 박씨가 되면 어떻게 되는가.

박박길동, 이이길자, 김김민우?? 이 정도는 그래 넘어간다. 근데 우리나라 성은 두 글자로 된 일부 가문을 빼면 다 단독 글자로 되어 있어 사실 글자 자체가 특이하지 않는 이상 사용에 무리가 없고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두 글자의 조합을 자녀에게 계속 의미 부여를 하고 쓰게 한다면 생각지 못한 조합이 나올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지씨와 옥씨는 지옥이 성이 되고 방씨와 구씨는 자녀 성이 방구가 된다. 지씨와 옥씨, 지현우와 옥소리는 그 자체로 쓰면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두 성이 만나 하나의 글자가 되면서 단어가 되어 버린다. 멀쩡한 성이 말하기도 애매한 경우가 되는 것이다. 예를 더 들어 보면 소지섭과 주현미라는 커플이 있다고 치자, 성은......소주가 된다. 신정환과 음정희가 만나면 자녀는 신음, 강호동과 간미연이 만나면 강간..도지원과 벽계수가 만나면 도벽...강호동과 도지원이 만나면 강도, 배철수와 신지가 만나면 배신 등 특별한 성의 경우가 아니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의 조합 만으로도 성씨로 쓰기 애매한 결과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본인의 선택이라지만 "이름"은 내 것이어도 내 것이 아닌 남이 쓰라고 만든 것이고 남이 주로 쓰는 호칭이기 때문에 그 호칭 사용에 있어 이상한 조합의 호칭이 되면 이름으로서의 가치는 사라지게 되어 있다. 결국 개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인데 개명하면 그 자체가 부모 성 함께 쓰기에 반하는 것이니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 있다. (별별 조합이 많은데 당장 내 주위 조합만 해도 유씨와 방씨, 정씨와 박씨 등 해괴한 조합이 난무한다)

네 번째, 엄마가 외국인이면? 아빠는 김이박최정의 일반적인 성씨 안에 들어가는데 엄마가 외국인이거나 반대로 아빠가 외국인이면 어떻게 되는 걸까, 외국인의 경우 창씨가 (성을 만듬) 가능한데 자기 성 갖겠다고 멀쩡한 엄마나 아빠 성을 버리고 새로 성을 만들라고 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그렇다고 외국인 이름을 그대로 따기도 애매한 것이 외국인 성은 우리처럼 단독 외자로 구성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냥 이름 자체가 정다니엘, 최다니엘과 같은 형식이 된다. 더군다나 그건 성이지 뒤에 이름은 따로 붙기 때문에 성명 자체가 확실히 길어질 수 밖에 없는데 사실상 두 성으로만 불리거나 그게 이름 전체로 오해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다면 그렇게 써도 되지만 결국 자기 논리에 자기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처럼 2세로 넘어가면 결국 모계든, 부계든 외래 성을 계속 성으로 쓰기 때문에 불필요한 일들이 분명 생긴다. 매번 성이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하고 부계나 모계 어느 쪽이 외국에서 왔는지도 말해야 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때 본의 아니게 외국인의 자녀라는 것이 2세, 3세, 4세 쭉 따라 붙을 수 있다. 이게 미국이나 유럽이면 몰라도 동남아 성이라면 분명 우리나라에서는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빠가 사람에 따라서는 이름 하나만 가지고도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다섯 째, 엄마 성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엄마 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아버지 부계도 누군가의 외삼촌이 되고 누군가의 외가가 될 수 있다. 엄마의 성도 외가의 외삼촌이 계속 이어 나갈 것이고 그 외가의 본가 쪽 (외삼촌의 내종사촌들) 사람들이 그 성을 다 쓴다. 애초에 우리나라 모든 성이 다 외가와 진가로 수시로 입장이 바뀌고 어떤 사람이 며느리가 되면서 반대로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시누이가 되는 것처럼 보는 관점이 다를 뿐 기본 형틀은 다 그대로 이어진다. 짧게 보면 아버지의 성만 따를 이유가 없다고 하여 엄마 성을 같이 쓴다고 하는데 이건 그냥 아버지 성에 외삼촌 성을 같이 쓰는 것이라 눈 앞의 엄마가 아닌 엄마의 집안 (외가) 남자들 성과 다르지 않다. 결국 그 집안의 남자도 그 집안에는 부계이기 때문에 계속 이어 나갔을 것이고 그게 나의 엄마에게 쭉 이어져 내려 온 것인데 그걸 내가 뒤집어 이어 붙인다 해서 모계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게 진짜 모계가 되지도 않는다. 앞서 이야기처럼 엄마가 딸에게 그 딸이 딸에게 딸이 다시 딸에게 쭉 수천 년 동안 끊어지지 않고 성이 계속 여자에게만 이어져 내려 왔다면 그나마 이해하나 그걸 뒤집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성은 대부분 부계로 이어 왔음) 갑자기 자기가 외가의 부계를 내 모계로 삼는다는 것도 꽤 논리가 안 맞는다. 나 때부터 제대로 모계로 삼겠다고 해도 마찬가지, 바로 아래 여섯 번째에 그 이야기를 한다.

여섯 째, 부계와 모계에 있어 당장 남자인 아버지와 여자인 어머니 성을 따른다고 할 경우, 그리고 그 뒤는 나 몰라~ 하고 앞으로 나부터 모계와 부계를 각각 동일하게 쓴다고 할 경우 2세 입장에서는 이게 합리적일 수 없다. 그 2세는 다시 또 부계와 모계를 조합해야 하는데 이 때 분명 부모 성 함께 쓰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부계에서 한 자, 모계에서 한 자를 따와 그대로 두 글자로 유지한다고 했다. 근데 왜 부계의 모계와 모계의 부계는 빼야 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 처음 이걸 쓰는 사람은 아버지가 "김", 어머니가 "이" 한 글자로 된 성이니 "김이"라는 성을 쓰는 것이 단순하고 간단 명료 하지만 아버지가 "김이" 어머니가 "박정"이라고 할 경우 "김정"을 쓰도록 했지만 엄마 쪽에 있는 성인 "이박" 혹은 "박이"를 쓰지 말라는 것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안된다. 엄마는 분명 "박정"이라는 성을 쓰니 자신(1세) 입장에서는 "박"이라는 것이 더 모계에 가까운데 단지 여자(외할머니)라는 이유로 외할머니 성을 쓴다면 이것도 꽤 비논리적이 된다. 엄마에게 모계는 "정" (외할머니)이 맞지만 2세에게는 엄마가 "박"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사실 따려면 각각 아버지 어머니의 첫 글자, 앞 글자를 따야 그나마 뒷 논리가 먹힌다. 1세가 갖던 논리가 2세, 3세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유일한 경우인데 그렇지 않고 이런 논리라면 정작 부모 성 함께 쓴 1세와 그 뒤의 2세는 완전 다른 구조가 된다. 이게 과도기이고 성을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경우라 해도 또 이게 처음 1세만 그렇고 2세부터는 그렇지 않다고 해도 결국 이게 성을 딸이 갖느냐 아들이 갖느냐에 따라 또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이건 그냥 아버지 성을 따르는 부계 혈통을 폐지, 성 자체를 폐지하자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아버지 성만 쓰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니 없애는 것도 그들에게는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부작용이 더 치명적이다)

김이 + 박정에서 오빠 여동생 관계인 남매가 태어났고 그 남매도 부모 성을 같이 쓰기로 했다면 이들 남매는 김정이라는 성을 갖게 되는데 오빠는 김정에서 3세에게 김이라는 성을 물려 줄 것이고 여동생은 김정에서 정을 물려줄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모계를 버리고 딸은 어머니의 부계를 버린다는 뜻인데 이게 남자가 계속 아들을 낳는다면 부계 성 메인을 계속 앞에 가지고 가기 때문에 지금의 혈통 유지는 이어진다. 딸의 경우는 외할머니의 "정"을 계속 이어가기 때문에 딸이 딸을 계속 낳는다면 마찬가지로 모계 혈통 유지가 가능한데 문제는 아들이 딸을 낳거나 딸이 아들을 낳는 경우다. 이 때 아들은 딸의 부계가 사라진다고 했으니 이 때부터는 다시 모계를 자기 성으로 가지고 가는데 이 때 성을 같이 쓰면서도 유지한 아들의 부계 성이 사라진다. 근데 이건 조금만 생각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지금도 딸 가진 사람은 자기 성을 딸이 가지고 가도 그 성을 유지 못한다, 지금 자기 집에 엄마 빼고 아빠와 자식들만 모두 같은 성을 쓰는 것처럼 엄마 성은 사라지게 되는데 이 경우도 똑같기 때문에 지금과 상황이 같다. 딸의 경우 딸이 아닌 아들을 낳는다면 쭉 이어져 온 모계 성이 사라지고 남편의 부계 성이 자식에게 이어져 가게 되는데 이 때 유지한 모계 성은 역시 소멸된다. 일단 엄마라는 단일성 혈통을 이어간다는 건 성립되나 모계 성씨를 유지한다는 건 이 때 깨진다. 결국 언젠가 딸이 딸을 낳고 그 딸이 딸을 계속 낳아야 하는데 그게 외아들이거나 아들만 있게 되면 그 본래 의미는 사라지고 지금과 비슷한 구조가 된다.

차이점이 있다면 부계가 어떻게든 유지된다는 건 있다. 다만 그 의미가 퇴화 되고 무뎌진다는 건 분명하나, 조삼모사와 같은 일로 저 부계 아님 이 부계, 이 부계 아님 그 부계로 갈아타는 것 밖에 안되어 오히려 점점 시간이 지나 격대가 지날수록 혼란스러움만 생긴다. 그나마 근친혼에 대한 방지가 되던 것이 성씨이고 본이 달라도 성이 같으면 그 뿌리 찾는 것이 쉬운 것이 현재 구조에서 결국 격대만 내려가도 깨질 수 밖에 없는 이 구조 조합은 결국 집안을 콩가루로 만든다는 것 밖에 안된다. 무엇보다 근친혼을 아예 막을 수 없고 최소한의 방지책이 없다. 일단 성이 틀어짐과 동시에 중간에 누구라도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이 아닌 교차 성별이 생기는 순간 성씨는 섞여 버리기 때문에 근친혼이 생겨도 무리가 아니다. 동성동본이 폐지 되었음에도 여전히 민법에서는 8촌 이내 동성동본은 결혼 무효로 한 것처럼 동성동본 폐지를 해도 절대 넘을 수 없는 것이 8촌 내외인데 그 경계를 완전 허물어 버리기 때문에 만약 사촌지간 정도에서 사이가 멀어져 왕래가 없는 집안이 되는 경우 이걸 막을 방법은 아예 없다. 민법이든 동성동본이든 상관 없이 성을 추적하고 자기 가족임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8촌 이내 근친혼은 분명 생길 수 밖에 없다.

겹사돈이 있고 쌍사돈이 있다. 이건 어떻게든 사돈으로 맺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돈이 아닌 경우도 많다. 여동생의 남편이 (매제) 있고 그 남편의 부모는 나와 사돈이 된다. 그 사돈에게는 아들이 하나 더 있다. 매제에게는 형이 된다. 역시 나에게 사돈이 된다. 그 형에게는 아내가 있다. 나에게는 사돈의 아내다, 그 사돈의 아내에게는 부모가 있다. 내 여동생 집에서는 사돈 댁이 되고 그 형이라는 사람에게는 처갓집이 된다. 그 형의 아내는 나에게 분명 사돈이지만 그 아내의 집안은 나에게 사돈이 안된다. 완전 남이다. 내 동생에게는 사돈이 되지만 나에게는 사돈이 아니다. 동생과의 관계 때문에 사돈처럼 인식되지만 나는 여동생이 있는 집안이 사돈이고 그 집안의 사람들이 사돈이지 그 사돈의 인척들까지 내 사돈이 되지 않는다. 피 한 방울 안 섞이고 어떤 혈연 관계도 없으며 10촌 관계인 아주 아주 먼 사람보다 더 먼 사람들이다. 근데 만약 그 사람들이 실제로는 나와 혈육 관계인 먼 친척 관계라면 세 집안이 아닌 실제로는 두 집안의 세 가족이기 때문에 겹사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재벌 가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이것도 관계를(친족) 통해 추적이 가능하니 그 사실을 아는 것이지 그런 관계가 단절 된다면 남는 건 문서(족보), 그리고 성씨다. 족보에는 본이 나오고 성은 동성 유무로 따지니 이게 바로 동성동본의 기준이 된다. 즉 관계가 멀어지거나 단절이 되어도 동성동본으로 내 혈연 추적을 통해 자기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동성동본의 기준이 되는 족보가 없거나 성이 같지만 알고 있는 본이 추상적으로 다른 경우 관계도(친족)를 통해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 결국 셋 혹은 최소한 하나라도 정확히 내막을 알고 자기 가족 근본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다면 근친혼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사촌 관계도 소홀해 지고 친척 왕래도 예전 같지 않으면서 명절 때 일가가 만나는 일이 점점 드물어지는 이 상황에서 (관계도가 흐려진다는 뜻) 족보는 돈 주고 산 거짓이라는 것이 팽배해져 의미가 퇴색 되었고 성은 지금처럼 부모 성 함께 쓰기를 통해 그 본질이 사라진다면 결국 3가지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근친혼을 가릴 수 있는 기준 자체가 다 사라지게 된다.

겉으로 보면 그럴 듯 하나 꼼꼼히 보면 허술하고 비합리적인 발상

모계 성씨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모계 사회라는 것이 대부분의 역사에서 분명 존재하듯 우리도 모계 사회에서 출발한 민족이라는 건 똑같다. 대부분 국가라는 개념, 씨족 사회가 아닌 부족장(추장) 사회가 아닌 백성과 임금, 국왕이 존재하고 난 뒤 부계 사회로 변화를 하게 되었는데 이게 오랫동안 부계 혈통으로만 쭉 이어져 온 것 같아도 결코 그렇지 않다. 일단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수 많은 사람들이 부득이한 경우를 비롯해 자발적으로 모계 성을 쓴 경우도 많았고 때로는 반역죄에 몰려 집안 전체가 몰살을 당하는 경우, 그 집안 사람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다른 성을 쓸 때 외가의 성을 대신 써서 일가 몰살을 방지한 적이 많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아 남기 위해 임시 방편으로 그 성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후대 대대로 그 성을 유지하여 본래의 성이 드러나지 않게 (몰살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는데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남이섬으로도 잘 알려진 남이 장군이 여기에 속한다. 남이 장군 때문에 남자는 억울하게 일가 모두 예외 없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여자들은 죽거나 관노, 혹은 누군가의 노리개 감으로 보내져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 때 남이 장군의 묘를 쓸 수 없자 그나마 피해가 덜 했던 남이 장군의 외가가 (남이 장군의 어머니 집안) 대신 자기네 집 이름을 써서 묘를 썼다. 그 누구도 남이 장군의 묘라는 걸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남이섬을 비롯 남이 장군의 묘가 모두 가묘/가짜 묘인 것도 그래서다) 

이렇게 일가가 모두 멸족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용케 살아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본래 성과 이름을 쓸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이 때 가장 쉽고 안전한 것이 바로 모계의 성을 쓰는 방법이다. 일단 모계 쪽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본가의 문제와 상관이 없는 말 그대로 "외가"이니 일족을 면하는 중벌이 떨어져도 그 피해가 잘 가지 않아 일단 기댈 수 있는 희망이 되고 무엇보다 거짓 성과 이름을 쓴다고 하면 결국 그 성에 따라 근본(본적)도 가짜임에 들통이 나서 신분 자체가 발각이 되기 쉬운데 모계 성을 쓰면 모계 (외가, 외외가) 집안에서는 그러한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네 집에 원래 있던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게 하여 만일 들키더라도 모계에서 우리 집 사람이라고 증명을 해 주었기 때문에 멸족에서 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역모죄의 경우 실제 역모와 상관 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일가 모두) 피바람이 부는 날이 되면 여지 없이 모계 성을 쓰는 빈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또 양자 제도를 보면 보통 집에 사내가 없어 대를 잇지 못해 양자를 들이기도 하는데 이것도 여건이 안되고 상황이 안되면 결국 양자 없이 그 양자 역할을 모계 쪽에서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가까운 친족, 형의 아들(맏이 제외 차남 이하), 동생의 아들을 대신 양자로 들이기도 하고 정 없으면 사촌, 육촌, 팔촌까지 넘어가 양자를 섭외하게 되는데 3대 독자, 5대 독자라는 말이 아직도 우리 기억에 남아 있는 것처럼 대를 잇기 힘든 집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에 아무리 친족 관계를 뚫어도 사내가 없다면 아예 모르는 사람을 양자로 들이기 보다는 그냥 모계 (자식이 없는 그 사내의 외삼촌 집 혹은 여동생의 자식들/외조카) 집안에서 대신 가문을 유지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의 외삼촌 집안이거나 내가 외삼촌이 되는 경우다. 이처럼 원래 우리도 모계에서 출발한 사회이고 그게 당연하지만 씨족 사회가 아닌 국가 사회가 되면서 부계로 넘어가는 건 당연하다. 모계는 엄마가 누군지 확실히 확인이 되지만 부계는 아빠가 누군지 확실히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이 성이 같아야 그 부자 관계가 증명하기 쉽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임신을 직접 하는 여자는 자기가 임신을 하고 낳았으니 본인 뿐 아니라 외부인도 그 아기의 엄마가 누군지 확실히 하나 씨만 준 남자는 임신을 직접 한 것도 아니고 직접 낳은 것도 아니니 누구의 아이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이 자체가 일부다처제는 흔해도 일처다부제가 흔치 않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그 아이가 내 아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쓰는 성을 그 아이가 똑같이 써야 하는 건 당연하고 결국 남자의 입장에서는 부계 성을 써야만 내 자식이라는 걸 그나마 알 수 있기 때문에 소집단이 아닌 대집단의 사회가 되면 성은 필수적으로 부계 성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모든 나라가 다 아버지 성을 자식이 그대로 물려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운동은 우리나라 여성부가 탄생하게 된 시기와도 비슷하게 출발을 했는데 성차별 운운하며 남자들 군 가산점 폐지에 앞장 섰던 그 "E" 대학(여대)의 또 다른 흔적으로 군 가산점은 해당 대학 학생들이 주도적이었다면 이 운동은 그 대학의 교수가 주도했다는 차이만 있을 뿐, 애초에 말만 부모 "함께" 쓰기이지 실상은 남자 성 쓰기 싫어서라고 하는 것이 더 솔직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바로 내 논리와 같은 이유 때문에 아예 어차피 남자 성을 써야 하는 당위성만 높아지니 성씨를 (부계) 없애는 걸 원해 더 "함께" 쓰기 운동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20년 전 처음 이 운동을 할 때 나왔던 당시 당사자들의 일부 주장을 마지막으로 덧붙여 반박하고 마무리 짓도록 한다.

1. 부모 성을 함께 쓰면 뿌리 찾는 것이 어려워 진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식은 부+모라는 존재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부모에서 "부"만으로 존재할 수 없고 그 "부"가 쭉 이어져 내려올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양쪽 유전자를 물려 받아 태어나기 때문에 세대를 거듭할 수록 위로 가나 내려 가나 제곱으로 증가하게 된다. 나에게 부모가 둘 밖에 없지만 그 부모에게는 각각 부모가 있고 그 부모들은 또 각각 부모가 있으니 결국 똑같아야 하는데 부계만 따지고 부계만 뿌리라는 건 원래 말이 안된다는 내용. 혈통 계승은 남자만 해야 하고 여자는 그 혈통 계승의 수단으로 활용될 뿐 계승자로서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이 점은 단편만 봤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일처, 일부다처, 일처다부제에 대해 간단히 언급을 했는데 그 관계도를 그려 내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알기 위해서는 부계가 남자에게는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이게 안되면 동물 사회처럼 남자는 씨만 주고 그 집단에서 떠나야 한다. (있을 이유가 없다) 수 없이 많은 환경적 요소도 있지만 일단 가볍게 생각해도 대부분의 여자들은 오래 전부터 시집을 오고 그 시집에 온 집에서 쭉 살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그 사는 집은 대부분 남자의 부모가 갖고 있던 집이고 그 부모 역시 "모"가 아닌 "부"의 부모가 갖고 있던 집으로 할아버지 재산을 아버지가, 아버지 재산을 아들이 받던 상황을 말한다. 지금이야 자식은 똑같다 하여 동일하게 유산을 하고 상속을 하지만 과거에는 아들, 특히 맏이에게 넘겨주는 것이 보통, 결국 부의 세습이 아들에게 이루어지고 그 아들은 장가를 가도 집을 아예 떠나지 않고 그 집과 재산을 그대로 이어 받아 쭉 산다. 결국 혈통 계승은 혈연만 유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가문" "일가"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외부에서 들어 온 사람 (며느리), 원래 이 집에 있던 사람 (남편), 원래 그 집의 소유자 (가문)와 같은 선상에 둘 수 없다. 혈통을 계승한다는 건 지금도 대부분 종갓집 형태로 땅과 집, 산(종산), 금전, 재물도 계승한다는 점에서 아버지 성 쓰기 싫으면 아버지 재산도 물려 받으면 안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아버지 이건희, 그리고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이 만든 삼성을 받지 말라는 것과 같다. 부의 세습, 재벌의 세습, 일반 가정, 동네 식당도 "가업"이라는 건 대부분 부계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왜냐면 남자는 그 집에 계속 있고 유지를 하지만 여자는 시집을 가서 남의 집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이게 싫거나 말이 안된다고 하면 가족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누군가는 분명 남의 집 사람이 되어 들어 왔기에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가족과 가정이 존립하게 되는 것인데 남의 집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동물처럼 씨만 받고 가는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 옛 어머니들도 딸이 시집 갔다 돌아 오면 매질하고 오히려 내 쫒고 그 집 귀신이 되라고 다그친 것도 다 그런 이유, 아무리 매정하고 딱해도 그걸 받아 주면 가족, 가정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기 어렵다. 부계라고 해서 성만 내려 받는 것이 아니라 가업, 재물, 재산, 종(하인)까지 물려 받는 것이라 단지 남자는 강자, 여자는 약자의 구도가 아닌 남자는 그 집을 떠나지 않는 결혼 형태가 근본이기 때문이다. 혹시 태클 걸지 몰라 덧붙인다면 조선만 해도 데릴사위 제도가 보편적이었다는 건 알고 있다. 근데 역설적으로 이 자체가 부계가 모계 사회보다 우월하다고 꼭 볼 수 없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조선의 결혼 제도만 보더라도 모계의 힘이 꽤 강한 것도 사실, 다만 성만 부계를 따를 뿐이다. 그건 이미 말했지만 남자에게 내 자식인지 아닌지 최소한의 증명은 같은 성을 쓰는 것 밖에 없고 그것에 대해 아내, 모계에서 반대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내 자식임을 재증명 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2. 친인척 관계는 파괴되지 않는다.

구구절절 설명을 위에 썼지만 파괴될 소지가 높다. 김이박최정이 절대 다수의 성씨이고 우리나라 대표 성인 김씨만 해도 꽤 많은 인구 수를 차지하며 쓰는 성씨라고 해도 5천만 인구가 쓰는 건 300개 미만이라 그 자체가 친인척 관계의 구조 증명에 원래 아무 효과가 없다는 주장인데 이 주장의 근본에는 족보는 돈 주고 산 가짜고 평민과 천민은 성을 가질 수 없어 지금의 성씨는 다 근본 없는 가짜고 허울이니 지금 이렇게 같이 써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내용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족보 가짜를 맹신하고 모든 집안에 다 가짜라고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 근본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집도 다 가짜라고 하는데 종갓집 있는 집은 극소수고 차례 제사를 조상 대대로 모시는 집도 드물기 때문에 실제 대다수는 지금 모시는 조상이 진짜 조상인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못한다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특히 일제 시대와 맞물려 성을 쓰기 시작했다는 뻔한 내용, 그리고 그 때 족보 산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뻔한데 실제로 조선 말 족보 위조와 족보 신분 세탁이 성행해 임금이 직접 그 문제를 거론했을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김이박최정이 모두 동일한 성씨들로 구성되었다는 착각도 신중해야 한다. 

우리나라 김씨만 해도 대략 30여개, 이씨는 50여개다. 같은 김씨여도 30여개의 김씨로 나뉘며 이씨도 50여개로 나뉜다. 박씨도 역시 20여개 내외로 김이박최정으로 보면 다섯 성이 전부인 것 처럼 보여도 하나 하나 뜯어 보면 저 자체가 수 백개로 나뉜다. 5천만 인구 전체가 300개 미만의 성을 쓴다고 하지만 성 하나에서도 완전 다른 성씨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김이박 까지만 해도 이미 100개의 성이 된다. 다만 동성(같은 성으로 불리는 경우)이라 100개가 아닌 3개로 보지만 실제로 집안마다 쓰는 성이 세부적으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그 자체가 저렇게 가짜로 둔갑하기 좋다는 근거가 되지만 반대로 가짜로 쓰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다. 전주이씨라고 하는 사람들, 경주김씨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작 가짜 신분 보다 진짜 족보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천방지축마골피"와 관련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속이더라도 정체가 쉽게 드러나는 집안이 있고 속여도 티가 안나는 집이 분명 있다. 그러나 남이 보기에는 이씨는 50개 이씨여도 다 같은 이씨로 보고 그 안에 가짜가 있으면 구분을 못해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가짜는 티가 나기 때문에 지금도 구분이 된다. 

천민과 평민은 성이 없었다는 주장이 이들에게서도 있는데 (성씨가 근본이 없다는 걸 계속 강조) 굳이 세종대왕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장영실"의 사례를 따로 다루진 않겠지만 (그는 평민도 아닌 관노비이며 어머니는 기생이었다) 1700년대 제주도에서 제주 사람들을 구한 객주 "김만덕"이라는 여인을 안다면 이 또한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인지 알 수 있다. 요즘으로 치면 주막, 여인숙 주인이다 (그녀는 1700년대 살았던 양인/상인 출신이다, 아버지도 상인이다, 참고로 상인은 농민보다 더 아랫 취급을 받았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김아무개, 김개똥, 이갓난이, 식으로 이름은 막 지어 불러도 예전도 성은 다 있었다는 사실은 끝내 인정하지 않는다. 1900년대까지 천민은 물론 평민도 성이 아예 없었다는데 장영실과 김만덕은 후대 사람이 성을 붙여 준 걸로 아는 것 같다. 물론 그 성이 김씨만 해도 30개가 넘는다고 했지만 이런 성은 그 30개에 들어가지 않는 또 다른 "동성"일 뿐 그게 가짜 성이 되지는 않는다. 양반들이 쓰는 족보 있는 성도 그 종류가 수 십인데 하물며 족보 없는 원래 그냥 부르던 동성은 가짜가 아니라 그냥 흔하게 쓰는 동성일 뿐, 그 자체를 부정한다. 역사 드라마의 경우 주막에서 국밥을 먹더라도 김씨, 이씨, 김서방, 이서방 부르는 장사치 장면이 흔하게 나오는데 그건 요즘 상황에 맞게 해석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모, 외삼촌, 외사촌 등 성이 달라도 쉽게 알아보고 친척 관계를 증명하는데 문제가 없기에 부계를 고집할 이유가 없고 파괴 될 이유가 없다는데 그건 앞서 말한 대로 "관계"에 의한 증명이지 그런 관계도 못 만나거나 아예 교류가 없으면 당연히 알아 볼 수 없다. 그냥 엄마 또래라 이모라 부르는지 아빠 또래라 삼촌이라 부르는지 알 길이 없다. 반면 성은 관계(친척)가 아닌 성씨 그 자체로 일단 내 혈통 관계를 추적하고 추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성이 달라도 직접 대면하는 관계면 상관이 없지만 대면도 안하고 성도 다르면 친척도 못 알아 보는 "개"가 되는 건 굳이 자세하게 말하진 않겠다.

3. 다른 나라 여자는 성을 남편 성으로 바꾸지만 강제력은 없다

외국의 경우 아내가 남편 성을 따라 쓰는 경우가 흔한데 그것이 강제력이 없고 법에 의한 것도 아닌 개인 선택의 문제라 그것이 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우리나라 여자는 오히려 평등하고 외국 여자에 비하면 낫다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것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데 팩트만 놓고 보면 강제력이 없어도 바꾸는 사람이 훨씬 더 많고 그걸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습법도 분명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범주라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여권 관련해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입국을 할 때 아빠와 아이들은 모두 성이 같은데 아내라는 사람의 성이 여권에 다르게 나와 있기 때문에 부부가 맞는지, 아이들의 엄마인지, 진짜 아내인지 의심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건 그만큼 그들 인식 자체가 가족은 모두 성이 같아야 한다라는 바탕이 깔려 있다는 것으로 강제력이 없어도 대부분 성을 가족 모두가 통일해서 아빠 성으로 단일화 한다는 걸 말하는데 그들 입장에서 보면 아내가 (아내만) 성이 다르고 아이들과도 성이 다르니 불법 목적의 입국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지금이야 한국이라는 나라가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는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에 한국은 원래 그렇다라는 것도 해명이 안되는데 이런 문제가 조금씩 쌓이면서 우리나라 여권을 보여 줄 때 어떻게 이 난관을 해소해야 하나 하는 말들이 있었다. (지금은 굳이 그럴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성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아 해소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입국 거부 대상자로 의심 찍혀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내가 아예 성을 버리고 남편 성을 따라 쓴다는 건 패스하고 그 자체는 강제력 없이 순수 자발로 이루어진 것으로 오히려 상황에 따라 성을 바꿀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주장인데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호주제와 호적제를 통해 부계 성만 쓰도록 법으로 강제 했기 때문에 남편 성으로 바꾸는 건 제치고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만 파고 들어간 항목이다. 근데 이건 역설적으로 외국도 모계의 성을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고 아버지(남편)의 성과 어머니(아내)의 성 중 굳이 고른다면 아버지(남편)의 성을 골랐다는 뜻이 되기에 부계 선호는 강제력 없는 순수 자발이라고 했는데 그게 역설적으로 스스로 아내들이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들이 주장과는 사실 맞지 않다. 오히려 강제력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기 성을 버리고 남편 성을 쓴다는 소리인데 우리는 법으로 남편 성을 쓰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호적제와 호주제를 근간으로 모계 성은 못 쓰는 건 같으니 남편 성만 쓰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 반박한다. 근데 그 모계성이 다른 부계, 즉 호적제와 호주제에 똑같이 적용 받는 자기 집 (친정) 성씨라는 건 끝까지 말 안하고 자기 친정 성을 쓰려고 한다. 이게 자기 친정 집에 아들이 없거나 친정 오빠가 결혼을 못 했거나 자식이 없어 친정 집 대를 이을 사람이 없어 부득이 자기 쪽에서 자기 성을 물려주어 (함께 쓰기 방식) 자기 자식에게 외가를 같이 모시는 방향이라면 이해라도 하지만 (이 경우 난 일부 찬성) 이것 밑도 끝도 없이 그냥 같이 쓰는 게 맞다고 우긴다. 

물론 이것과 연동해 그 연장선으로 끝내 여성계 주장을 통해 호적제와 호주제가 폐지가 되었지만 먼 미래는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의 짦은 안목에 의한 무지일 뿐, 가족이라는 소속의 중요성을 전혀 몰라도 너무 모른 경우다, 병적, 학적과 마찬가지로 호적은 내가 속한 집단에서의 내 위치와 기록을 갖는 중요한 단서로 자기 친정의 성을 쓰자면서 친정 아버지도 누군가의 호주라는 사실은 망각한 채 그냥 모두까기로 남자는 적이다라는 인식 밖에 해석이 안된다. 무엇보다 외국은 결과적으로 4인 가족 기준 엄마, 아빠, 자녀 둘 모두 성이 같은 단일 구성 조합이 되어 모계 성이 사라져도 일단 가족 단일 성이라는 조합을 이루어 낸다. 과정은 별로 탐탁치 않으나 서구적 마인드로 보면 합리적인 구석도 꽤 있다. 반면 우리는 현재 상태에서 엄마를 제외한 아빠와 자식들은 성이 같다. 4인 가족 구성이면 4명 중 3명은 성이 같고 1명(엄마)만 다르다는 것이다. 근데 이게 부모 성 함께 쓰기가 되면 골 때린다. 4인 중 2명 (자녀)만 성이 같고 부모는 성이 다르다. 자녀와 부모 둘 중 한 사람과는 성이 같아야 자녀와 부모의 연결점이 있는데 이 경우 자녀끼리만 성이 같고 부모들끼리, 또 부모와 자식간의 연결 고리는 사라진다. 외국은 4인이 모두 동일한 성, 현재 우리는 3인이 동일한 성을 유지하는데 지금 이 주장대로 하면 2인, 그것도 아이들끼리만 같아지게 된다. 일단 이 자체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단일성이 끊어지기 때문에 친척이라는 범주 자체의 연결 고리가 모두 단절 된다. 아이들의 친척은 모두 부모와 연결된 사람이기 때문이고 그 사람들은 모두 부모와 성이 각각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근데 중간에 바꾸었다면 그마저도 이들끼리 성이 달라 완전 외톨이 집단이 된다. 결국 최소한의 방어기제가 무너지고 근친혼에 무방비가 된다는 것이다)

4. 남아 선호와 여아 낙태, 출가외인 차별, 재혼 가정의 자녀 정체성 문제를 완벽히 해소할 수 있다.

부모 성 함께 쓰는 사람이 아직도 소수인 상황에서 지금 남아 선호 혹은 여아라는 이유로 낙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출산을 아예 안 해서 문제고 결혼을 안 해서 문제인데 부모 성 같이 쓰는 것 만으로 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출가외인 역시 사라진 지 오래고 외가라고 해서 노인 뒷방 신세로 밀려나지도 않는다, 문제는 그런 운동이 대세가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었는데 재혼 가정의 자녀 정체성 문제 역시 재혼 가정, 이혼 가정, 한 부모 가정 세대가 더 이상 흉이 되지 않는 세상이 되면서 역시 자녀들과 재혼 부와의 성이 달라 생기는 문제는 지금도 심각하지 않다. 

5. 부계의 반대 편에 있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소외된 모계를 살리고 가문이라는 헛된 개념을 버릴 기회다.

우리는 출신 학교에 대해 "모교"라 하고 자회사를 거느린 회사는 "모회사"라 부른다. 자신의 조국은 "모국"이며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면 절대 다수는 엄마가 먼저 꼽힌다. 대립의 관계가 아니라 하지만 이건 대립의 관계로 끌어 냈으며 모계는 소외 된 적이 없다. 친정은 또 다른 시댁이 되며 친정 아버지는 누군가의 시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인생은 똑같이 도돌이표처럼 굴러가며 내가 며느리가 되어 구박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누이가 되어 누군가를 구박하기도 한다. 가문은 가족의 상위 개념으로 부부가 있으면 그 다음이 부모와 자식이 되고 그래야 가족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그 가족이 분가를 해서 또 다른 가족을 만들면 그게 바로 가문이 되는데 그 가문을 헛된 개념이라고 한다면 가족의 소중함, 가족이라는 근본 자체도 무시한다는 뜻이 될 수 밖에 없다. 내 자식이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가 아이를 낳으면 나 한테는 다 귀한 자식들이고 다 똑같다. 그게 후대로 점점 길게 뻗는다 해도 분명 내가 낳은 아이가 낳은 아이들이고 또 다시 그 아이들이 낳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문은 나의 존재는 물론 내 윗대, 아랫대를 모두 존재하게 만든 큰 울타리다. 그런 가문을 남자 집안에서만 유지한다고 "착각"하지만 그것이 잘 유지 되었기 때문에 결국 오늘 날 시집을 온 본인(아내)들이 있고 친정이라는 가문도 존재하는 것이다. 

나 역시 5대조 이상은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5대조 안의 혈육, 이 촌수가 절대적인 가족의 테두리에 해당한다고 보진 않는다. 그러나 3대조만 넘어가도 하나의 가문, 일가를 이루기 때문에 그 가문이라는 형틀을 무시하거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면 결혼이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양가라는 개념도 버려야 한다. 양가 어르신은 단편적인 양쪽 가족이 아닌 양쪽 가문이고 결혼 자체가 가문의 결합이다.

6. 국가가 개입해서 정하기 보다는 개인이 마음대로 성을 붙여 쓰고 나누어 쓰고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

이런 주장에 있어 그 덕에(?) 연장선에 있는 호주제와 호적이 폐지기가 되었지만 그건 우리나라 관습적으로 내려온 것에 대한 행정 지원이었을 뿐, 얼마든지 수동적으로 집과 가족, 주변 사회 생활에서 모계 성이나 개별 성으로 활동이 가능하다. 평생을 본명 대신 예명으로 사는 연예인들이 무척 많고 지금도 예명이 본명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이 무척 많은데 이름이라는 것 자체는 굳이 개명이나 국가의 허락, 득을 받지 않아도 원래 개인의 영역이라 최소 등재 조건에 활용하기 위해 기준점을 제시했을 뿐, 그게 사회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지금도 부모 성을 함께 쓴다고 해도 개명 자체가 안되고 성을 두 개로 늘릴 수 없는데 (김정길동이면 성은 여전히 "김" 이름이 정길동으로 기재) 일반 개명도 반드시 "법원"의 허락 하에 이루어지게 되어 있는 이유를 안다면 아무래 자기 것이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굳이 그게 싫으면 마음대로 이름도 지을 수 있고 원하는 방향대로 창씨를 할 수 있는 외국에 가서 살면 그만이다. 물론 그게 싫다고 내가 왜 도망자처럼 해외로 가야 하냐 반문 할 수 있지만 성을 비롯 이름 자체는 "내가 부르거나 쓰기 위함"이 아니라 "남이 부르거나 쓰기 위함"으로 내가 태어날 때 내가 고를 수 없는 유일한 내 것이기도 한데 원래 남에게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도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작명소가 여전히 활동하고 성명학이 지금도 유효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본인이 편하자고, 본인 사상에 따라 마음대로 짓는 것이 이름이 아니다. 이름은 반드시 "남"이 불렀을 때 좋아야 하기 때문에 이상하고 괴팍하게 들리는 이름, 남궁처럼 원래 두 글자가 아닌 경우라면 본은 내 마음대로 지으면 안된다. 어떻게 불릴지, 어떤 식으로 들릴지,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전혀 염두를 안 한다는 것인데 다른 건 몰라도 이름은 남의 입장에서 남의 생각으로, 남이 어떻게 보고 판단할지 생각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이름은 평생 9할이 남이 쓰고 남이 나를 대신해 찾는 칭호이기 때문에 남의 기준에서 판단해야 한다. 자기 꼴리는 대로 자기 생각한 대로 부모 성 마음대로 갖다 붙이고 떼어 쓰는 차원이 아니다. 그 성이 그 사람은 물론 그 자녀 세대에게 미치는 다양한 영향, 작은 하나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건 절대 좋은 이름이 될 수 없고 사람은 이름대로 따라가기 마련이라 순탄할 수 없다. 나만 쓰고 내가 독점하고 남이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해도 되나 애초에, 태초에 이건 내 것이어도 내 것이 아닌, 처음부터 다른 사람 (부모)이 만들어 주고 다른 사람에 의해서 쓰여지라고 만든 것이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성 함께 쓰기도 빛을 발휘 하게 된다. 성을 두 개 모두 쓰자고 할 시간에 이름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성명 자체가 성은 별게 없고 의미도 없지만 이름(명)은 무척 중요하고 그게 그 사람 인생의 7할은 좌우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걸 태어나는 아이에게 부모가 미리 자기들 이름 성을 따서 부모 성을 같이 물려준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국가가 개입한 것과 다르지 않다. 부계 성만 쓰도록 한 걸 문제 삼는다면 부모가 같이 물려주는 것도 문제 삼아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부모 성을 함께 쓰자는 건 "선택"이고 그 선택은 결국 아이가 생각을 하고 판단력이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부모 성을 함께 쓴다고 한 사람들 스스로 선택한 것과 같다. 그런데 그걸 미리 정해서 준다면 모태 신앙과 다름이 없고 (엄밀히 따지면 종교의 자유를 박탈하는 셈) 그것도 작은 권력의 남용이다. 즉 부모 성을 일단 부계로 물려 준 뒤 나중에 본인이 함께 쓰고 싶다면 본인들처럼 선택권을 주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처음에는 똑같이 부계만 쓰고 나중에 커서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싫다면 태어나자 마자 정해주어야 하는데 이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고 어릴 때 설명을 해도 성인의 판단력과 같다고 볼 수 없어 왜곡될 소지가 크다. 결국 미리 정해주는 건 자기들 스스로 개념에 맞지 않고 그 자체도 국가(타인)의 개입 문제처럼 부모(타인)의 개입도 문제가 되는데 결국 본인들처럼 똑같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 맞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성장을 다 할 때까지 기존 제도를 따라야 하고 이후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앞 뒤가 맞지 않게 된다. 

처음부터 부모 성을 함께 쓰게 해서 이제는 아기에게 그런 이름을 짓게 하면 잘 모르는 아이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그 자체가 잘못이고 왜곡이 된다. 아이가 커서 스스로 결정을 했다면 그건 상관이 없고 개인 선택에 따른 결과인데 그걸 또 그 아이의 자녀 세대에게 강요할 순 없다. 결국 부계든, 모계든 어느 일방의 성만 내려가는 것이 싫어서 같이 물려주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일방이나 양방이나 부모(타인)의 결정이라 원래 개념에 맞지 않는다. 다 큰 어른들을 대상으로 이런 주장을 하고 지금이라도 같이 쓰도록 하는 건 몰라도 자기 아이라고 해서 자기 입맛대로 하는 것도 학대다. 내 눈에는 진취적이고 깨친 사상처럼 보이기 보다는 그냥 말장난, 이름 장난 같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모계를 쓰기 보다는 모계 성에 대해 알아보는 공교육 과정을 도입해 내 가족 구성원 중 모계, 여자 가족의 성을 조사하는 정규 수업을 만들어 평소 알아두도록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할아버지 성과 외할아버지 성은 누구나 다 안다. 그 자체가 아버지 성과 어머니 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머니 성과 외할머니 성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알길도 없고 어릴 때 쭉 할머니, 외할머니로만 불렀지 이름을 알거나 외운 적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차라리 할아버지, 외할아버지로 구성된 아버지, 어머니 성 말고 그 아버지, 어머니들의 히든 타이틀 (숨겨진 성)을 찾는 시간을 초등 교육에 넣어 자기 집 조사를 통해 진외가, 외외가에 대한 교육과 가족 탐구를 하도록 리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소외 되었다는 모계 혈족에 대한 진짜 애정 탐구가 된다. 이 글을 보는 사람 중 일부라도 이걸 계기로 진외가 (할머니 성), 외외가 (외할머니 성) 성을 몰랐다면 알아두고 내 성이 어떤 성씨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는지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난 강씨와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커서 할머니가 강씨 성을 가졌다는 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알았다. (죄송할 따름이다) 그 뒤로 강씨 성에 대한 애정이 생겼는데 최씨 역시 외외가 성이라 강씨와 최씨는 나에게 최애 성이다. 그 두 성이 (모계) 각각 배 아파 아버지와 어머니를 낳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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