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면의 색깔, 거무튀튀한 것이 진짜냐 하얀색이 진짜냐? 알려진 내용도 많고 생활의 달인이나 다른 먹방 프로에서 메밀 면의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된 상황이라 지금은 뭐가 진짜인지 아닌지 아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도 꽤 되는 게 메밀 면의 색이다. 참고로 제목에 모밀국수, 메밀국수, 메밀소바(?), 소바국수 등으로 비슷한 유형을 적어 두었는데 모두 같은 음식이다.
모밀은 메밀의 사투리로 메밀꽃 필 무렵은 모밀꽃 필 무렵과 같다고 볼 수 있고 다른 음식이나 다른 말이 아니다. 모밀도 맞고 메밀도 맞다. 다만 표준어는 메밀, 사투리는 모밀이다. 소바는 소바 자체가 메밀이라는 일본어, 메밀소바는 메밀메밀이라는 뜻이 되버리는데 소바라는 것이 하나의 음식 형태고 거기에 메밀면을 넣어 먹는다고 일본 음식에 우리말을 덧붙이다보니 생긴 이상한 표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바를 메밀국수(모밀국수)라고 하고 일본어로 그냥 소바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부른다면 소바가 정답이다. 우리가 알고 먹는 그 달콤 간장 육수에 먹는 메밀국수는 잔치국수가 아닌 일본의 소바 ~ 소바 자체가 일본 음식이고 일본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고유 음식명인 소바로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먹는 메밀국수, 모밀국수는 원래 따로 있다. 막국수도 메밀국수라고 부를 수 있는 범위며 같은 메밀이고 같은 국수다 보니 소바를 그냥 메밀국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소바는 소바고 우리가 먹는 메밀국수, 막국수는 따로 있다고 보는 게 더 낫다. 소바 방식이 아닌 국수는 다 그냥 메밀국수라고 보면 된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외래에서 비롯된 말은 순화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와 완전히 똑같은 방식이 아니고 그것만의 특징이 확실히 있어 누가 봐도 얘는 소바, 얘는 막국수, 얘는 메밀국수라고 나누는 경우에는 그걸 따라 주는 게 맞다. 일본어의 잔재도 잔재 나름이고 식민 문화냐, 외래에서 들어온 순수 문화냐에 따라 다르다.
소바는 냉메밀과 온메밀이 모두 있지만 일반적으로 소바는 냉메밀(냉모밀)을 의미한다. 소바의 원조가 일본인 만큼 메밀국수를 볶은 것 역시 그들이 만든 명칭, 야키소바가 정확한 표현이다.
원래 메밀면은 하얀색에 가까운 색, 껍질을 벗기지 않으면 검정색이지만 껍질 속 메밀은 흰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정작 면 색깔은 검정색과 비슷할까? 그건 과거 도정 기술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껍질이 제대로 벗겨지지 않아서 섞이다 보니 껍질의 색과 메밀의 색이 합쳐져 거뭇거뭇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도정 기술이 좋기 때문에 껍질을 완전 분리할 수 있는데 과거 거뭇하게 먹던 것이 메밀면의 특징이라고 알고 있던지라 메밀면은 검은 게 진짜, 흰색이면 오히려 가짜라고 착각하게 된다.
저녁에 야식 메뉴로 손 꼽히는 족발이나 보쌈을 시킬 때도 어김없이 막국수를 함께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100번을 시켜도 100번 모두에서 검은색의 막국수가 오게 된다. 사실 이건 좋은 메밀, 진짜 메밀이 아닌 셈이다. 색을 내기 위해 첨가제를 넣거나 거뭇한 색상을 가진 다른 가루를 넣어서 색을 맞추는 것인데 오리지널 메밀면은 하얀색이어야 하는 게 정답이다. 최근 생활의 달인 소바편에서도 이 부분이 나온 적이 있다. 생활의 달인도 돈 주고 사 먹는 음식에 대해서는 잘 알아야 한다면 같은 말을 했는데 흰색면이었고 100% 순수 메밀면
실제 메밀은 흰색에 가까운데 과거 거뭇거뭇한 면을 먹던 사람들은 흰색이 나오면 가짜 메밀, 국수라 오해한다 그러다보니 진짜 흰색 메밀은 설명을 해도 사람들이 믿지를 않는 법 (아니야.예전에는 다 거뭇했어!!) 그런 오해 때문에, 심지어 식당 주인도 거뭇한 것이 진짜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제조업자들도 지금은 거뭇하게 나오지 않음에도 일부러 어둡게 만들어 납품하게 된 것이 메밀면이다.
내가 아는 분도 커피를 넣는 분이 계셨는데 눈치 챘겠지만 되도록이면 색감 내는 것도 싼 걸로 하려는 사람이 많다. 맛이 아니라 색만 내는 것이라 다른 걸 쓰는 분이 많고 색소도 그 중에 하나다. (커피는 뭐 찌꺼기가 대부분)
우리나라 식품안전에서도 메밀의 껍질은 이물질로 규정하고 섭취할 수 없는 걸로 되어 있다. 다만 황쌤의 말처럼 식품공전에도 이 메밀과 껍질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 그게 좀 웃긴 게 껍질을 그대로 두고 갈아버리면 합법이고 껍질을 분리한 뒤에 섞으면 위법이다. 섞으면 안되는 이물질이니 당연히 섞으면 위법인 게 맞는데 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그냥 갈아버리면 그건 또 위법이 아니라는 건 아이러니한 부분,,(결과는 섞은 것과 같음)
메밀 껍질을 먹지 않도록, 먹지 못하도록 한 이유가 분명 있고 위법이라고 되어 있는데 통으로 갈면 괜찮다고 한 것은 나중에라도 재검토를 해봐야 할 문제다. 색을 위해서 같이 갈아버리면 위법도 아니고 색도 낼 수 있지만 건강에 좋다고 자신할 수 없다. 또 순수 메밀이 아닌 껍질을 씀으로 인해 메밀면의 용량에도 큰 차이가 있는데 태운 보리를 첨가하는 경우처럼 색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것들도 꽤 많은 비중으로 용량에 포함되기 때문에 먹지도 않는 껍질로 면 용량 채우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껍질 사용 부분은 재검토를 해야 한다. 메밀 껍질을 이물질로 규정한 것도 그렇지만 메밀 자체도 원래 독성이 있는 편으로 그 독을 해소해주는 게 무다. 무와 함께 먹으면 해독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소바를 보면 갈아 놓은 무가 같이 나온다. 메밀의 성분과 메밀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옛 사람들은 일찍 알았다는 뜻이다. (소바와 무는 짝궁) 결국 그 독을 해독하기 위해 무(무즙, 간무)를 쓴다는 걸 보더라도 그 독성 부분이 어느 정도 문 조금 더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메밀이라 할 수 있겠다.
참견을 하나 하자면 건강을 위해 메밀 껍질을 사용한 베개가 많은데 오히려 베게 건강과 위생에 더 안 좋다. 단기적으로, 일시적으로 깨끗한 상태에서 잠깐 사용한다면 좋을지 몰라도 세탁도 자주 하지 않고 교체도 하지 않으면서 천연 재료라고 계속 쓰면 수면 건강에 더 안 좋다.
메밀면의 특징이 뚝뚝 끊어진다는 것인데 잘 끊어지는 이 특징을 오히려 잘 보여주는 게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을 보면 진퉁은 이런 거뭇한 면이다. 평양냉면을 연상했을 때 순백의 소면은 절대 아니다. 평양냉면은 냉면이지만 메밀을 주로 쓰는 요리로 원래 잘라 먹을 필요도 없고 가위도 필요 없는 게 원래 모습의 평양냉면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평양냉면이 처음 생겼을 때 가위가 지금처럼 식당에 보편적이지도 않고 그 때는 우리도 가위로 음식 자르는 건 외국인들이 놀라워 하는 것처럼 우리도 똑같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애초에 가위가 필요 없었다.
결국 지금 먹는 평양냉면도 대부분 짝퉁이고 전통적인 것도 아닌 외식산업에 맞게 발전된 외식 메뉴일 뿐이다. 칠순, 팔순 어르신들도 아니야. 우리 어릴 때도 평양냉면은 끊어지지 않고 쭉쭉 늘어난 말 그대로 질긴 냉면이었어~라고 한다면 그것도 진퉁이 아닌 일제 강점기 당시의 "외식"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임금님 수라상, 우리들이 아는 한식에서의 전통 평양냉면, 조선시대 사람들이 말하는 평양냉면은 1900년대 초의 평양냉면과도 다르다는 걸 알아 둘 필요가 있다. (1900년대 이후의 평양냉면은 그냥 외식 메뉴에 가까움) 도정이 잘 되지 않아 거뭇하면서 잘 끊어지는 것이 오리지널 메밀 면, 거뭇은 하지만 잘 끊어지지 않아 이로 끊거나 가위질을 해야 한다면 순수 메밀면이 아니다. 색이 하얀 경우도 마찬가지, 메밀 자체가 질기게 면이 나올 수 없어 냉면 가위질처럼 질긴 감이 있다면 다른 가루가 첨가된 면이라 할 수 있다. 조만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에 대한 썰도 올려보도록 하겠당~
100% 메밀 사용도 메밀 국수, 10% 메밀 사용도 메밀 국수...이게 참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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