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리뷰 :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영화리뷰

깨알리뷰 :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by 깨알석사 2016. 2. 13.
728x90
반응형

이건 스토리 모르고 봐야 한다.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일단 객관적인 평가부터 보자. 네티즌 점수 7점대(미), 평론가 점수 5점대(가), 그야말로 시간 남아돌고 정말 볼 영화 없으면 보라는 수준이다.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고 감흥도 없고 반전도 없는..더군다나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자극적인 소재와 주인공이 여자다. 고로 여자가 평생 늙지 않는다는 소재를 가지고 푼 영화인데 여자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너무 뻔한 이야기다, 흥미로운 게 없다, 재미가 없다는 말이 생각 보다 많은데 영화를 너무 단면만 보는 것 같다.

나는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기억에 남는 영화 중 하나로 뽑고 싶다. 이런 뻔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만들 수도 있구나 라는 점에서 점수도 높게 쳐주고 싶다. 어떤 사람은 아들과 아버지가 동시에 사랑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퇴폐(?)적인 요소라고도 하는데 애절한 사랑. 이 여자가 평생 갖게 된 외로움의 고통을 그것만큼 잘 대변하는 게 있을까도 싶다. 결국 그 아버지와 아들 모두와 잠자리를 한 것이 아니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아니 영화의 진행 과정에서 당연히 그런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범위이고 무엇보다 그게 왜 머리 속에 남아 있어야 하는지 의아스럽다. 세상을 너무 삐딱하게 보는 건 아닐까. 난 남친의 아버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해소될까 궁금했는데 오히려 아버지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결국 헤피엔딩이 된 것이 되니 나쁠 것도 없다.

내가 과거에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있는데 헤어졌다면? 그리고 수십 년이 흘러 다른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과거의 그 사람의 아들이라면?..이건 퇴폐가 아니라 운명이라고 봐야 한다. 내가 그 사람을 진정 좋아했다면 그 사람을 똑같이 닮거나 그 사람의 무언가를 가진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법, 결국 현실의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과거의 그도 잊지 않았다는 것이 되니 과거의 사랑도 한물 간 사랑으로 무시되지 않는 법이다. 단지 늙지 않아서 그 만남이 영화에서는 현실 가능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나이를 먹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 얼마나 아름다운 만남 아닌가.

난 개인적으로 내가 과거에 사랑했던 여자의 딸 모습을 꼭 보고 싶다. 엄마를 많이 닮았다면 그것만큼 어메이징한 세상도..그런 만남도 따로 없을 것이다. 마치 과거의 그녀가 예전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이 들테니 말이다.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이런 점도 담아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랑 이야기다. 우주가 나오고 벼락이 치고 말도 안되는 신체의 기현상이 생기는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지만 내가 보기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이야기로밖에 안 보인다. 이런 영화는 극과 극으로 갈릴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애절하고 절절한 사랑, 사랑 때문에 고통 받고 사랑 때문에 힘들고 사랑 때문에 괴로웠던 기억이 깊은 사람에게는 감명으로, 그런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거나 깊지 못했다면 유치한 놀이와 유치한 삼류 영화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초능력에 관한 것도 아니고 단지 평생 "늙지 않는다"라는 것은 여자에게 축복이자 불행이 될 수도 있다는 메세지, 개인 관점에서는 축복도 이런 축복이 없지만 딸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이것보다 불행한 것도 없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딸이 대학생일 때 이후 단 한번도 함께 사진을 찍은 적도 없고 함께 산적도 없으니...더군다나 난 FBI가 등장할 때 이 여자의 수상한 행적 자체가 문제가 되어 의심을 받는다고 생각했으나 너무 좁게 생각했다. 영화 말미에 나오듯...

자신의 삶과 정체를 드러내지 못한 이유가 "실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운명은 너무 뻔한데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 그냥 신분을 도용하고 감추고 도망 다니는 이상한 사람으로 수배를 당하거나 쫒긴다고만 생각했었다. 초반에 나오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그리고 특별한 이벤트(사건)도 없는 잔잔한 일상이 나오는 게 참 좋았다. 그렇게 조용히 숨어 지내는 걸 나조차 금방 잊어버리게 그녀의 삶 속에서 그대로 들어가 구경하게 되는데 결국 사랑 앞에는 장사가 없는 법. 

너무 너무 사랑이 하고 싶을 때. 사랑이 미치고 배고플 때.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을 때..사랑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훔쳐보고 싶을 때. 그리고 평생 늙지 않는 여자의 일과가 궁금할 때...여자들이 보면 괜찮은 영화다. 너무 뻔한 스토리에 너무 뻔한 결과이지만 그 풀이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무엇보다 여주인공의 일상을 보는 재미가 좋다. 아침 막장 드라마를 뻔하면서도 보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건 막장이고 이건 확실히 사랑 이야기다. 물론 엉뚱하고 쌩뚱맞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100세가 넘는 할머니(?)가 20대 여인의 얼굴과 몸매라면 상관없다는 우리네 남자들의 심리도 어디 가나 똑같구나 싶다. (남자 주인공은 나중에 모든 걸 알지만 계속 러브 러브~)

포스터에 나오는 문구들이 모든 걸 말해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는 건 슬플 텐데...앞으로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나도 영화처럼 100세까지 늙지 않고 한번 살아보고는 싶다. 어차피 인생 한방..그 때까지 로또 한번 안되겠어? ㅋ 사랑도 사랑이지만 역사의 순간 순간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영화처럼 절대 미모의 절대 미녀(미남)라면 모르겠지만 혹여 100세까지 늙지 않고 옥동자처럼 지내야 한다면...그건 축복일까? 불행일까? 누리꾼과 평론가 점수와 상관없이 전 10점 만점에 9.5점 수~ 드릴게요!



[문화예술/영화리뷰] - 사랑이라는 진품과 모조품 사이의 줄다리기 - 베스트 오퍼 (The Best Offer, La migliore offerta)

[사랑/부부생활] - 동성동본은 정말로 결혼을 못 할까?

[문화예술/영화리뷰] - 부성애와 가장의 책임을 영상화 시킨 남자들의 영화 - 샷 콜러 (Shot Caller)

[사랑/가족사랑] - 아들은 아빠를 닮고 딸은 엄마를 닮으면 좋은 이유 (딸바보)

[문화예술/영화리뷰] - 마음에 응어리를 남긴 영화 - 월요일이 사라졌다 (What Happened to Monday?)

[문화예술/음악다방] - LG SIGNATURE 가전과 주방 광고 배경음 (Ludovico Einaudi - Primavera)

[문화예술/영화리뷰] - 한 편의 인간극장 같은 영화 -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A Street Cat Named Bob)

[사랑/가족사랑] - 미드보다 재밌던 할매들과 빨간버스 1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