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과 적나라함의 줄타기 - 내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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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리얼과 적나라함의 줄타기 - 내부자들

by 깨알석사 2016.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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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연기가 쩐다고 해서 선택해 본 영화 내부자들, 물론 워낙 유명하고 연기력 짱짱한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라 처음부터 끝까지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면서 재미있게 감상했는데 어디하나 궁색한데 없이 몰입하는데 탁월한 영화였다. 개인적인 평점을 리뷰 앞서 바로 준다면 10점 만점에 9.5점, 수우미양가에서 "수"

따지고보면 이야기의 소재가 그렇게 거창하거나 대단하거나 반전이 있거나 어마무시한 것도 아니다. 내부자들이라는 타이틀이 선의의 내부고발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런것도 아니고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나 다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벌어지는 것들이다. 이미 익숙한 것들..그럼에도 지겹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준 것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포털 연관 검색어로 내부자들 성접대가 상위에 걸려있다. 그 연관 검색어에 링크된 블로그들과 지식검색을 보게 되었는데 대체로 낚시용(사람들에게 주목을 끌기 위한 제목 따기)이 많았고 청불 영화가 된 근본적인 부분이기도 해서 많이 다루는 듯 싶었다.

특히나 요즘에는 단란단란한 곳보다는 개인주택이나 별장, 외진 펜션에서 접대를 한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고 특히나 검찰이나 국회의원 등의 사람들이 이런 접대를 받아 논란이 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던지라 사람들이 더 호기심을 갖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사회 경험이 적은 남자들과 여자들의 호기심일 뿐, 오랜 시간 직장생활 하다보면 한번쯤은 비슷한 걸 겪게 되는것도 남자들의 일상이고 직장이든, 학교든, 군대든 남자끼리 어울리다보면 이런 접대 문화는 약식으로도 접해보게 되는게 또 남자들의 세계다.

다른거 필요없이 그냥 주위에 있는 방석집 문화를 경험해 본 남자라면 영화속의 요정 접대는 별로 대수롭지도 않을 것이다.  홀딱 벗고 노는것이 생소한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주위에 생각보다 많은게 또 이런 접대 문화다. 내가 이 부분을 꼬집고 싶은건 영화에서 검찰, 청와대, 기업가, 언론인들이 꿍짝짝해서 서로 이익만 챙기고 홀딱 벗고 겁나 음란하게 놀면서 즐기는 걸 보여줬는데 이게 영화 속 이야기만은 당연히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 타 부서 직원이 누굴 접대해야 하는데 좋은 곳 아냐며 물어 온적이 있다. 아마 꽤 알아보고 돌고 돌아 나한테까지 자문이 온 것 같은데 내가 딱 한마디 해줬다. 원래 접대하기 딱 좋고, 물 좋고, 놀기 좋은 곳은 어디가나 정해져 있다고~거긴 역설적으로 법원, 경찰서(청), 검찰청 청사가 있는 동네나 그 주변 번화가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이런 법과 관련된 곳이 위치한 곳에 아이러니하게 접대 문화가 잘 되어 있다. 외진곳이 있고 도심지가 있는데 도심지에 있다면 희한하게도 그런 곳과 별로 멀지 않다. 단속의 주체와 단속 대상이 공존하는 셈이다.

서울 서초동이나 인천 학익동이나 성남 모 대로 앞이나......법원들이 위치한 곳들인데 법을 집행하는 곳 주변은 오히려 무법천지인 셈이다. 등불 아래가 제일 어두운 셈. 그만큼 "접대"할 대상이 많고 "접대"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깨끗할 것 같지만 가장 유흥하기 좋은 곳이 이런 곳이다.

영화속 내용처럼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가나 접대(술, 돈, 성, 인맥)에 약한 것이 또 이들이다. 영화에서 접대씬이 파격적일 수도 있고 청불 타이틀을 대표하는 장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쓸데없는 오버 장면이 많아 보인다.

파격적으로 노는걸 보여줄거면 다르게 보여주는게 훨씬 낫고 그게 아니고 그냥 이렇다 맛보기만 보여줄거면 굳이 사탕 낼름 거리는 장면 따위는 필요 없어 보인다. 좀 노셨던 진짜 사회지도층이나 아님 비슷하게 놀아 본 일반 남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별로 감흥이 없던 장면이 아닐까 싶다. 

내부자들 영화를 보면서 딱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 물론 주연 중에 주연을 뽑으라면 당연히 이병헌이겠지만 그래도 사건의 흐름상 주체는 검사다. 이병헌이 정말 똑똑한 캐릭터라면 초반에 손목 날라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검사의 말에 자발적으로 교도소로 가는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다. 잘 모르고, 잘 헤쳐나가지 못하니 결국 타인(검사)에 의존해 복수를 지속하는 형국인데, 마지막에 갑자기 주객전도가 되어 검사 위에 서 있게 된다.

난 모든게 검사의 머리에서 나온 줄 알았다. 그게 흐름을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뜬금없이 이병헌이 지니어스급으로 마무리 된다.

교도소 가라고 해서 안 간다는거 가게 했는데 역공 당한다. 검사 아버지 뇌물 터지고 이병헌이 갑자기 쓰게 된 누명을 벗어줄 증인들이 있다며 알려주는데 주요 증인 한명은 자살, 한명은 이병헌이 시켰다고 해버린다. 이 상황에서 말 그대로 JOT 된 상황인데 조사실에서 갑자기 이병헌이 반전 아이디어를 제시 한다는게 좀 안 맞다.

마지막 라인에서 반대로 검사가 증거 나왔고, 너 어쩔 수 없이 일단 교도소 가고 그러면 다 끝난 줄 알았다. 근데 역공 들어왔고 나 개털 되고 넌 JOT 됐다. 오히려 우리 증거는 증거로서 효력이 없어졌다. 다른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 너! 탈옥해라~ 이렇게 나왔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가만히 있는 날 교도소에 집어넣더니 이젠 탈옥까지 하라고? 미친거 아냐? 이럴 때 검사가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어째 이게 반대로 이병헌의 머리에서 나와서 이병헌이 검사에게 설명한다. 

극 전개를 보면 초반부터 개털된 것도 이병헌, 중반까지 자잘한 복수 하다가 이제 어느정도 복수 했다고 생각하면서 자기는 빠지겠다고 한 것도 이병헌, 장의원이 아니라 이주필이 진짜 실체라는 것도 검사가 강가에서 다 알려주고 그 때서야 아는 판국에, 공사를 친 것도 검사고 공사를 진행한 것도 검사인데 마지막 완공은 이병헌이 하게 된 것이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채집된 증거는 효력이 없다는 걸 검사가 설명해주는 게 당연한데도(그래서 자신이 이중으로 한번 더 꽈서 내부자로 들어간다는 이유가 되는 셈) 이병헌이 뜬금포로 그 정도는 안다면서 먼저 밑밥을 까며 자기가 되려 검사에게 내부자가 되라고 하는것인데, 앞서 머리가 그닥 좋지 못한 깡패의 모습이 갑자기 똑똑한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아서 그것도 좀 아쉬운 대목.

이 부분만 반대로 되었다면 더 좋았지 않나 싶다. 마지막 옥상 신에서도 여전히 못난 깡패와 멋진 검사가 만나게 되는데 마지막은 똑똑한 깡패와 못난 검사가 되버린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물론 그래도 마무리는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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