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응어리를 남긴 영화 - 월요일이 사라졌다 (What Happened to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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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마음에 응어리를 남긴 영화 - 월요일이 사라졌다 (What Happened to Monday?)

by 깨알석사 20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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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지적 호기심을 굉장히 자극하는 영화다. 원제를 그대로 쓰거나 번역한 제목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국가별로 다른 제목을 붙여 개봉 하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는 원제보다 나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영화도 그렇다. 원제 "먼데이에게 무슨 일이?"라는 것보다 먼데이가 사라졌다라는 말이 주는 복합성과 이중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국에 쓰인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제목은 요일에 기준을 두고 공간의 사라짐, 시간대의 공백 등으로 연상을 하게 되지만 원제는 그게 시간, 공간이 아닌 요일 이름과 같은 사람 이름이라는 걸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영화 속 이야기가 갖는 특이성을 본다면 우리나라에 쓰인 제목이 훨씬 더 잘 쓰여진 경우라 볼 수 있다.

영화는 산아제한정책이라는 인구 억제 문제와 지구 환경, 인구 증가에 따른 먹거리 부족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기본 줄기로 하고 만들어졌다. 최근 영화 중에는 주인공과 대척하는 상대 인물이나 테러 단체의 정의를 이런 인구 억제 및 감소를 위한 테러범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지구의 적은 지구 밖이 아닌 바로 우리고 그 원인은 인구 증가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예상치를 웃도는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로 인한 환경 파괴와 음식 고갈이 결국 자원 전쟁을 일으키고 자원을 갖지 못한 쪽은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면서 극단적인 양분화가 된다는 것이 인구와 관련한 영화들의 특징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원이 아닌 가지지 못하면 그냥 죽어야 하는 파멸, 멸족까지 이어질 확률을 실제로 걱정해야 하는 수준인 건 사실.

영화는 액션, 범죄, 스릴러물을 지향하지만 이 안에 담긴 내용이 생각보다 많고 크다. 그 수 많은 세계 전쟁과 엄청난 사람의 희생이 있었음에도 인구 수는 폭주기관차처럼 무한정 늘고 있고 줄어 들 생각 없이 계속 늘어난다. 가상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로 현실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고 영화에 나온 이야기가 현실이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다보니 영화 속 주인공들의 입장과 현실이 더 와닿는다. 그냥 누군가의 머리속에서 꾸며진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존재하는 어느 쌍둥이들의 이야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미래 어느 날, 지구에 인구 수가 무한정 늘고 대책은 없는 상태에서 결국 식량대란이 일어난다. 전 세계는 고통에 빠지고 다행히 유전자 조작 농산물들이 개발 되면서 한 숨을 놓게 되지만 뜻하지 않은 유전자 조작 식품 섭취가 다둥이들, 쌍둥이들을 낳게 만든다. 유전자 변형 식품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인구 수를 더 빨리, 더 많이 늘게 한 셈이다. 결국 산아제한정책이 실시되고 모든 가정은 1가구 1자녀만 허용되며 이후 생긴 아이는 산아제한국이 발견 즉시 데리고 가게 되고 아이는 냉동고에 들어가 무한정 냉동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지구 환경과 식량 문제가 해결되는 미래에 해동하여 그 때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성이 무려 일곱명의 여아 일란성 쌍둥이를 낳고 죽는다, 병원 연락을 받고 찾아 온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체 아기들을 맡아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한 명을 제외하고 남은 6명은 산아제한국에 보내야 하는 것이 맞지만 할아버지는 아기들을 몰래 모두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름을 붙여준다. 7명의 아기들은 그렇게 할아버지의 작명 센스(?)에 의해 일주일이 7일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따서 먼데이(월요일), 튜즈데이(화요일), 웬즈데이(수요일), 써스데이(목요일), 프라이데이(금요일), 새터데이(토요일), 썬데이(일요일)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절대 외부에 노출되면 안되는 아기들은 학교를 가기 전까지 모두 집에서만 지내게 되고 할아버지가 만든 세 가지 규칙에 따라 행동하게 키워진다. 첫 번째 규칙이 밖에서는 모두 "카렌 셋맨" 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살 것, 두 번째 규칙은 각자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 할 것, 그리고 나머지 세 번째 규칙은 밖에서 있던 일은 7명 모두가 공유할 것, 즉 7명의 쌍둥이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인물이 되어 살아야만 쌍둥이라는 걸 들키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이 규칙은 지켜야 하는 법칙이 된다.

이쯤되면 영화 제목이 다시 연상된다. 먼데이가 사라졌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7명의 쌍둥이 중 한 명이 사라졌다는 걸 의미하고 그건 월요일에 해당하는 먼데이의 실종을 말한다. 성인이 되고 은행에서 좋은 자리에 오를 정도로 아무 문제 없던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한 명의 쌍둥이가 사라지게 되면서 남은 쌍둥이들은 뜻하지 않은 곤경에 빠지게 된다. 이들이 오랜시간 지켜낸 규칙이 그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각 요일에 맞는 쌍둥이가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요, 실종된 사실을 누군가 알고 있다면 섣불리 다른 쌍둥이가 대신 역할을 할 수도 없는거라 실태 파악이 급선무다.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고 먼데이는 쌍둥이 중 맏이로서 책임감 또한 강한 편인데 아무 소식 없이 집으로 귀가하지 않는 건 범죄에 휘말렸거나 (납치) 산아제한국의 감시망에 걸려 체포 되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산아제한국에 체포가 되었다면 남은 쌍둥이들의 존재를 안다는 뜻이고 결국 6명의 쌍둥이들 역시 체포되는 건 시간문제지만 아직까지 이들을 체포하려는 낌새는 없다. 결국 정황만 보면 실종, 사라진 걸로 봐야 하는데 먼데이 대신 누군가 급한대로 다가 올 월요일에 외출을 담당한다고 해도 (출근 등) 결국 집 밖에 "카렌 셋맨"이라는 인물이 하나가 아닌 둘이 될 수 밖에 없어 남은 쌍둥이들의 안전까지 위태로워진다. 자매의 목숨은 물론 자신들의 목숨을 위해서라도 사라진 먼데이를 찾아야 한다.

영화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클 것 같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될수록 끔찍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또는 스머프 마을의 또 다른 버전으로 (가가멜을 피해 숨어지내는 파란둥이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쌍둥이들의 할아버지는 파파 스머프, 똘똘이, 허영이, 투덜이, 덩치, 만능이 등 스머프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와 유사한 점도 많은데 상대 산아제한국에(가가멜과 아즈라엘) 들키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나 능력치 역시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과 연관 짓고 보기에는 담고 있는 주제와 내용이 너무 슬프고 무섭다.

각 일곱 명은 생김새만 같지 각각의 재능과 능력 차이가 크다. 한 명이 일곱 명이 되기도 하고 일곱 명이 한 명이 될 수 있는 혼자지만 팀플레이가 가능한 굉장히 신선한 캐릭터들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각각의 요일에 자신의 이름과 같은 쌍둥이들이 밖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내가 어제 못한 걸 오늘은 쉽게 할 수 있고 다음 내가 출근(외출)하기 전까지는 6명의 다른 쌍둥이들이 대신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에 내가 7일치 일을 했다지만 실제로는 1일치만 기여 했기에 다른 부분의 기여도는 다른 쌍둥이들의 능력치에 따라 좌우된다. 좋은 직장에서 높은 직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먼데이(월요일)가 사라지고 결국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화요일이 되자 튜즈데이가 나서야 할 차례가 된다. 어제 먼데이의 행적을 알아내야 하고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한다. 다른 쌍둥이들과 달리 소심하고 나약한 튜즈데이(화요일)는 약에 의존하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가뜩이나 불안한데 먼데이가 사라지기까지 하니 불안감은 이전보다 더 크다,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카렌 셋맨"이 되어 은행으로 출근, 먼데이가 어제 무슨 일을 했고 어디를 갔는지 추적한다. 그러나 그 순간, 튜즈데이 앞에 산아제한국 요원들이 나타나고 튜즈데이는 그들에게 체포 당한다. 그와 동시에 쌍둥이들의 집에 산아제한국 요원으로 의심되는 3명의 남자가 이들을 기습한다. 5명의 쌍둥이들은 힘겹게 이들과 싸우다 결국 물리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썬데이가 죽는다. 

어느 날 갑자기 잘 지내던 쌍둥이들 7명이 실종되고 죽는 그 과정은 영화의 주요 줄거리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굉장히 슬프게 다가왔다. 팀플레이를 통해 잘 견디어 낼 것이라 여겼으나 내 예상과 달리 쌍둥이들이 하나씩 죽기 시작한다. 쌍둥이들의 입장에서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울분이 쌓이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 같다. 나와 같은 생김새의 쌍둥이 동생이 눈 앞에서 죽는 걸 봐야 하기 때문이다. (날짜 순에 따르면 썬데이는 막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봐도 이들 자매가 이렇게 죽임 당하는 건 원치 않았다. 해피엔딩을 기대했겠만 시작부터 나의 기대 역시 산산이 무너졌다. * 참고로 썬데이는 주요 활약 없이 바로 희생되지만 옷차림이나 행동을 보면 다른 쌍둥이들을 대신해 엄마처럼 가사를 많이 전담했던 것 같다.


쌍둥이들의 집은 밖에서 열고 들어오는 경우 홍채인식을 통해서 쌍둥이 확인이 되야 하는데 괴한들은 튜즈데이의 눈을 도려내어 홍채인식을 통과 했다. 집의 인식기를 통해 이들이 쓴 안구가 튜즈데이 것이라는 걸 알게 된 남은 쌍둥이들은 깊은 슬픔과 함께 공포감에 사로 잡힌다. 먼데이의 실종이 단순한 실종이 아님을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먼데이가 실종되고 튜즈데이와 썬데이가 죽은 상황에서 수요일이 되었다. 웬즈데이가 밖에 나가는 날이다. 웬즈데이는 다른 쌍둥이들과 달리 싸움꾼 기질이 있다. 각종 운동에 능하며 집에서도 꾸준히 기구 등을 사용해 트레이닝을 한다. 웬즈데이는 먼데이와 튜즈데이, 썬데이마저 당하자 카렌 셋맨으로서 다니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 그냥 자기 모습 그대로 카렌 셋맨처럼 꾸미지 않고 그냥 나가기로 결정한다.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인물로 살던 일곱 명의 쌍둥이들은 은행 동료에게 단서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웬즈데이가 그 동료를 찾는다, 일곱 명의 쌍둥이 중 누군지 모를 카렌 셋맨이 산아제한국 책임자와 거래를 했다는 걸 알지만 이내 동료는 누군가에게 사살 당하고 웬즈데이 역시 도망자 신세가 된다. 집에 남아있는 서스데이(목요일), 프라이데이(금요일), 새터데이(토요일)에 의해 탈출로를 모색하지만 결국 웬즈데이 역시 산아제한국의 총에 맞고 추락사한다. 그리고 집으로 이름 모를 또 한 명의 산아제한국 직원이 등장하고 쌍둥이들 중 누군가 교제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쌍둥이들은 그 남자를 통해 산아제한국 서버에 접속을 시도하려 한다. 결국 연애 경험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새터데이가 그 남자 집에 간다.

이것으로 7명의 쌍둥이 중 남은 건 셋이다. 목요일이 되었지만 이제 요일과 이름이 같은 사람이 외출해야 한다는 규칙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정체가 발각된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 새터데이(토요일)는 서스데이와 프라이데이와 영상 통화를 하며 이 남자와 사귄 건 먼데이라고 알려준다. 그러나 잠시 뒤 남자 집에 산아제한국 요원들이 들이 닥친다. 새터테이는 남은 두 쌍둥이 자매들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긴 뒤 사살 당한다. 이제 남은 건 서스데이와 프라이데이 둘 뿐이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지켜 봤을 뿐이지만 쌍둥이들의 입장에서 너무 몰입을 했는지 마음이 편치 않다. 바로 며칠 전까지 7명의 쌍둥이들이 서로 대화하며 즐겁게 보냈는데 정체가 발각되고 이제 남은 건 둘, 추락해서 죽고 눈이 뽑혀서 죽고 (추정) 머리에 총 맞아 주고, 배에 총 맞아 죽고, 쌍둥이들이 죽는 모습도 하나같이 비참하게 그려졌다. 남은 두 쌍둥이들이 뭘 할 것이며 남은 건 도망 뿐이지만 그 도망을 가더라도 잡히는 건 시간 문제로 결국 답이 안 보인다. 정말로 고양이 앞에 쥐라는 말이 딱 이 상황 같다.

새터데이가 먼데이의 남친 집에서 죽자마자 쌍둥이들의 집에도 공격이 동시에 들어온다. 남아있는 서스데이와 프라이데이는 도망을 가지만 프라이데이는 마음을 바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프라이데이는 천재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남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쌍둥이들의 머리 역할자였다.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쌍둥이들이 밖에서 카렌 셋맨으로 살도록 해준 실질적인 인물이고 카렌 셋맨이 금융권에 종사하고 실력자로 보이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고 산아제한국 서버를 해킹하는 등 몸 보다는 머리로 도움을 준 캐릭터인데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 자신을 많이 챙겨준 다른 쌍둥이 자매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프라이데이는 서스데이(목요일)를 도망가게 한 후 전자렌지를 사용해 집을 스스로 폭파시켜 버리고 스스로 희생한다. 그렇게 프라이데이만 남고 다른 쌍둥이들과 그들이 태어나서 쭉 살았던 집이 모두 사라졌다. 영화는 반전 아닌 반전 요소가 있다. 물론 중반만 보더라도 어느정도 예상은 할 수 있는 범위지만 설마가 설마로 이어진 경우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반전이 예상 가능하다고 해서, 또는 몰랐으나 결말에 가서 알았다고 해도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완벽한 규칙과 정체로 살아 왔기에 반드시 이들 중 누군가의 배신이 있어야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애초에 이들을 한꺼번에 잡지 않고 하나씩 잡은 것도 그런 이유, 영화에서 사망이 확인된 쌍둥이들을 제외하고 실제 사망했다고 봤으나 사망 사실이 확인 안된 경우는 월요일과 화요일, 먼데이와 튜즈데이다. (튜즈데이는 홍채인식에 눈만 사용되고 시체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 생존 게임에서 살아 남은 서스데이가 있다. 다 죽고 1명이 남은 것 같지만 잘 따져 보면 3명의 쌍둥이가 아직 살아 남았다고도 볼 수 있는 법

이게 반전이라고 해도 아직 셋 중 누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쌍둥이 중 누군가 배신을 했다고 해도 그 배신감이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더 크다. 지금까지의 삶에 쌍둥이 일곱 명이 하나의 인물로 동기화 되어 카렌 셋맨으로 사는데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쌍둥이 일곱 명 중 누군가에게 어떤 큰 변화가 오면 다른 쌍둥이들과 함께 하기 어려운 건 사실, 지금까지 문제 없으니 앞으로도 문제 없을 것이라 볼 수 있어도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변수는 실제로 많다. 쌍둥이들이 남자가 아닌 여자로 구성된 것도 어쩌면 그래서 일지도 모른다. 

초반에 쌍둥이 중 하나가 손가락이 잘리자 남은 6명의 쌍둥이들도 똑같이 보이기 위해 손가락을 잘리게 되는 것처럼 완벽함을 계속 이어가려면 정말 죽는 그 순간까지 완벽하게 동기화 되어야 한다. 그러나..아이가 생기고, 남편이 생기는 경우라면, 상당히 복잡해 진다. 임신 기간이 짧은 것도 아니고 임신 기간 병원 생활은 물론 엄마라는 자리를 공유할 수 없고 남편 하나를 7명이 공유할 수 없다. 


손가락의 경우처럼 하나가 임신하면 남은 6명이 임신해야 하는 것도 우습고 아버지가 같게 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 결국 쌍둥이 7명이 지금처럼 쭉 쌍둥이들끼리 산다면 몰라도 쌍둥이 중 누군가가 자기 생활을 하고자 욕심 부리는 순간, 그게 엄마나 아내의 역할이 되는 순간 지금까지의 쌍둥이 삶은 지속되기 어렵다.

1명의 엄마와 6명의 이모 관계와 1명의 엄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7명의 엄마라는 건 본질이 분명히 다르고 이들 삶에 파장이 크다. 그 누구도 자매끼리 돌아가며 이모와 처제가 아닌 아내와 엄마 역할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건 분명하다. 이 중 진짜 엄마와 아내인 당사자에게는 죽음보다 더 끔찍할 수도 있는 상황

영화는 액션, 스릴러로서 킬링타임 소재로 봐도 무방하지만 의외로 던지는 메세지가 많다. 산아제한정책과 반대되는 저출산 문제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 식량 문제, 대기오염 문제, 환경 문제, 국토 문제까지 다 포함된다. 정부의 일방적인 제한 정책과 집행 (사살마저 쉽게 저지르는), 자원 문제, 양극화 문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회 문제, 지구에 대한 문제가 다 녹아들어 있다. 

여기에 쌍둥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일란성 쌍둥이를 가지고 처절하면서도 비현실적인, 하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비참한 드라마를 그렸다. 그걸 아무 꺼리김 없이 보지만 괜히 알아버렸다는 후회감마저 느끼게 한다. 지구는 아직 살만해, 우리는 아직 살만해라고 믿고 싶은 나의 생각에 위태로움을 안긴다. 이런 세상이 오면 정말 권력자나 상류층이 아니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닐 것 같다.

영화는 다음 영화 기준 일반인 7점대, 전문가 5점대로 그렇게 좋은 평은 받지 못했다. 해외 기준도 마찬가지 10점 만점에 6점대 정도가 거의 대부분이다. 나는 10점 만점에 8점, 수우미양가 중 "우"로 평가를 하려 한다. 소재의 참신성도 좋았고 무엇보다 여러 이야기들이 끊김 없이 잘 이어나가는 짜임새가 무척 좋았다. 쌍둥이, 일란성, 7명 다둥이만으로도 어려운 스토리에 지구 환경, 식량, 배신, 사랑, 휴머니즘, 가족애, 슬픔, 기쁨, 노여움, 분노를 다 담았다. 다시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라 평가하고 싶다.

아둥바둥 살려고 하는 쌍둥이들이 하나씩 죽어나갈 때는 정말 슬펐다. 아마 이 영화를 쌍둥이인 사람이 본다면 느끼는 감정이 더 다를 것 같다. 쌍둥이들의 애환을 넘어 쌍둥이들이 죽는 모습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텐데 어린 쌍둥이라면 비추천, 성인이 되고 어느정도 감정을 추스릴 줄 아는 쌍둥이라면 한 번은 꼭 봤음 한다. 쌍둥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짠하다. (복제인간에서 느끼지 못하는 진실이 있고 마음이 있어 더 와닿는 것 같다)

영화 포스터처럼 생각보다 많은 캠페인 문구가 연상되는 영화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뭉치면 살 수 있고 흩어지면 정말 X죽음 되는 영화다. 쌍둥이들은 할아버지가 정한 규칙을 반드시 지켰어야 했다. 먼데이의 실종이 있었더라도 먼데이에서 문제가 터졌으면 일단 집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 했다. 실종이든 사망이든 일단 나가면 그 자체가 카렌 셋맨이 두 명이라는 증명하기 때문이다. 

아무 일이 없을 때나 요일과 이름이 같은 사람이 나가는 것이지 아무 일이 터졌는데도 그렇게 하면 위험하다. 뭉쳐 있어야 하는 이유다. 할아버지의 규칙 세 가지는 모두 연동되게 되어 있고 이는 모두 안전하기 위한 연결 규칙이다. 셋 중 하나를 어기면 다 어긴 것과 같다. 무조건 세 규칙이 모두 이상 없이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먼데이의 일이 공유가 되지 않고 실종이 되었다면 세 번째 공유 규칙이 깨쳤기 때문에 1번과 (카렌 셋맨으로 활동) 2번 (각자 요일에 외출)을 지키면 안된다. 결국 3번 규칙이 깨졌음에도 1번, 2번을 그대로 하다보니 하나씩 나와 제거 되는 상황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뭉친 것이 흩어지게 된 계기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와 함께 또 생각 나는 건 산아제한 정책 문구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라는 말이 여기서도 통용될 듯 싶다. 산아제한국 책임자가 끝까지 이 문제에 대해 주장을 하는데 결국 이 모든 건 권력자의 암투가 아닌 덮어놓고 낳기만 한 사람들에게 1차 원인이 있는 건 사실, 세계의 블랙홀이라는 중국만 하더라도 그 인구들의 생활 수준과 욕구가 늘면서 세계 자원이 급속도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걸 경계한다. 각종 식품들의 시세가 쉽게 출렁이는 것도 벌써 생긴 현상, 중국이 산아제한을 하다가 지금은 풀어 다시 인구 증가를 유도하는데 중국 하나만 해도 심각할 정도인 상황에서 영화 속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남다르다.

남아선호 사상과 함께 산아제한도 되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역시 여기에 해당될텐데 산아제한국 책임자의 잘못과 냉동고의 실체(!)가 매우 잘못된 건 알지만 지금이 아닌 영화 속 세상, 영화에서 보여주는 세계가 정말 저 정도라면 영화처럼 알려진 냉동법이 아닌 경우라도, 고의적인 전쟁 등으로 다르게 설정 했어도 누군가에게는 수긍하게 되는 현실이 될까 더 무섭다.  

영화에서 의외로 내가 특별하게 생각한 건 배경 음악이다. 영화 내내 장엄하고 분위기에 맞는 음악들이 자주 나온다. 마치 배트맨 영화를 보는 것처럼, 때로는 로보캅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매트릭스를 보는 것처럼 기대 이상으로 각 장면마다 영화 배경음이 꽤 잘 어울린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잘 들리지 않을 배경음이지만 몰입해서 보고 듣다보면 (귀 기울이면)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의 퀄리티가 꽤 높다. 장면의 완성도를 음악이 상당 부분 높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웬즈데이가 옥상에서 뛰다가 추락사 하는 장면의 음악도 그렇고 전반적인 배경 음악이 어둡고 슬프게 구성되어 있지만 억누르려 하지 않는 묘한 분위기의 음악이 꽤 마음에 든다. 이 영화는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소재를 가지고 다양하게 그려서 나름 좋았다. 무엇보다 소재의 아이디어, 쌍둥이 캐릭터 연기, 스토리의 짜임새, 배경 음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현재 케이블TV에서 유료 다시보기도 가능하지만 영화 채널에서 무료로 방영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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