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도 품격이 있다
썰전을 보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봤다. 유시민 작가의 파견법 반대론과 전원책 변호사의 찬성론인데 물론 장단점은 다 있는 법. 애초에 파견이라는 것 자체가 꼼수라고 보는 사람이 있고 파견이라는 건 시대적 발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대안법이 된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어떤 목적으로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사용하고 이용하느냐 (사용자와 파견 종사자) 에 따른 것이지 그 자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이유는 없다.
말 그대로 잘 쓰면 되는 일..(물론 그게 말이 쉽나..ㅜ.ㅜ) 다만 썰전에서 나왔던 말 중에서 이건 조금 더 해설이 필요하다 싶은 것에 내 의견을 첨가해 본다.
"파견법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근무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현장에선 애가 타들어 간다고 호소를 합니다. 그 현장의 파견근무를 막는 것은 중소기업을 사지로 모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 담화 중
본질은 간단하다. 제조업에 파견직을 못하는 현 제도를 수정해 제조업 분야에도 파견직을 확대 하자는 게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고 제조업은 안된다고 하는 게 야당의 입장. 이미 서비스업에서는 파견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 이것을 조금 더 다른 분야, 특히 어려움에 처한 제조업에까지 확대하자는 것이 주요 안건인데 제조업까지 확대하면 기업주들에 의한 노동자들의 권리와 이익에 큰 손해가 날 것이라는 게 반대 입장이다,
여기서 관리하시는 분들이라 하면..관리직이 아닌 건물관리..환경미화 청소원이나 경비원을 말한다..
정부는 제조업 중에서도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공정 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에 한해서라도 파견법을 확대해 파견직이 가능토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유작가가 이번 주제를 다루면서 뿌리산업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고 하는데 뿌리산업이라는 표현은 꽤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던 말로 말 그대로 국가 산업계의 뿌리가 되는 기초 산업으로서 모든 기간 산업의 근간이 되는 분야다. 역설적으로 뿌리 산업이라는 명칭과 분류를 처음 들어 봤다면 결국 이 제조업의 파견직 적용을 뿌리산업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닌 파견이라는 직업 형태로만 접근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제조업, 특히 뿌리산업의 현실을 모른 상태에서 무조건 "파견은 나쁘고 불법"이라고 고착화 되기 쉽기 때문에 이 문제를 서비스직의 파견과 동일시하여 본다면 제조업의 파견을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영등포나 구로 쪽에 가면 핵무기 빼고는 다 만든다는 중소 가공 회사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곳에 있는 업종들이 이런 뿌리산업으로 어떤 산업이든, 그것이 IT이든 바이오기술이든 뿌리산업의 도움 없이는 성장 할 수 없다. 틀을 만들고 금형을 짜고 기계를 만드는 (공작기계 - 기계를 만드는 기계) 이런 것들이 모두 뿌리 산업에 해당한다. 문제는 대부분 3D업종에 해당하며 힘든 노동력에 비해 벌이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 대부분 소규모로 경쟁력이 높지 않아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기술력 만큼은 최고이지만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술 이전도 (기술 전수)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아무리 첨단 과학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뿌리 산업 없이는 정보통신도, 우주과학도, 방위산업도 존치하기 어렵다.
유시민 작가의 지적은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사내하청, 불법 파견으로 말하는 그런 노동 형태는 제조라는 범위에서는 같을 순 있어도 업무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다. 자동차를 제조하는 건 맞지만 사실상 "조립"만 하는 게 완성차 업체이다. 그 회사에서 파견되어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뿌리산업하고 관련도 크지 않을 뿐더러 직접 무언가 만들어 생산하는 생산직보다는 조립만 하는 생산직이다. (3차, 2차 생산 기업이 만든 걸 1차 기업에서 조립할 뿐, 1차 기업이 모든 걸 다 생산한다고 볼 수 없다.)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분야와 업종에는 분명 사람도 없고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데 지금 말하는 자동차 회사는 들어가지 못해 줄 서는 사람들 부지기수, 같은 파견이고 같은 파견직이라고 볼 수 없는 게 바로 이런 점에서도 나온다.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유사 업무가 있기는 하지만 뿌리산업에 자동차 회사가 들어갈 일도 없고 들어 갈 수도 없다. (애초에 정부에서 말하는 건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업종에 파견직을 허용하자는 이야기) 사람을 못 구해 외국인 노동자를 쓰려 하고 사람을 못 구해 파견직이라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뿌리산업계의 요구인데 여기에 사람이 넘쳐나는 자동차 사내 하청업계를 견주는 건 잘못된 비교, 애초에 뿌리산업에 대한 개념과 이해 없이 (유 작가는 뿌리산업이라는 분류를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접근하면 이런 잘못된 유추를 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회사가 뿌리산업이라고 말 할 수 없다. (해당도 안된다) 결국 논점은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업종은 파견 허용을 하자인데 뿌리산업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 회사들도 다 뿌리산업으로 보는 시각 자체가 오해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애초에 뿌리산업을 분류할 수 있으면 구분은 확실히 할 수 있다, 카테고리가 명확하게 존재한다면 구분 역시 명확할 수 밖에 없다.
뿌리산업은 말 그대로 모든 산업의 뿌리라 다 연결되고 다 연계되며 다 포함될 수 밖에 없다. 그게 아마 이런 잘못된 해석을 만드는 단초가 되는데, 다만 여기서 말하는 뿌리산업은 오로지 "그 업무와 그 업종"만을 영위하는 회사로 열처리는 열처리만 하는 회사, 용접은 용접만 하는 회사 등이 해당되므로 자동차 회사와 같은 종합 산업은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파견법이 통과되면 정규직이 한 명도 없는 공장이 나올 수도 있다라는 지적은 조금 오버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비현실적인 반론으로 사장 빼고 다 비정규직이면 모를까, 아니면 최첨단 로봇으로 무인 공장이 되면 모를까. 그 자체는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마치 계급사회의 계급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파견직 생활 6년을 해 본 본인으로서도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파견법을 제조업, 그 안에서도 뿌리산업에 접목해 파견을 허용하자는 원래의 취지는 누가 봐도 사람 뽑기다. 사람 모으기가 어렵고 들어와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람들이 지원을 안하려고 하는 업종들이다.
사람 못 구하는 업계의 파견과 사람 잘 구하는 업계의 파견은 다르게 봐야 한다
아무리 청년실업이 어쩌니 실업자가 어쩌니, 실업률이 어쩌니 해도 안 가는 곳이 이런 업종이다. 뿌리산업이 흔들리면 기반시설도 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런 뿌리산업이 잘 되어 있었고 그것으로 성장했고 인정 받은 케이스로 이건 굉장히 좋은 경쟁력이다. 이걸 이어나가야 하는데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다. 파견직 형태로라도 일하고 싶은 사람.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뽑자는 것인데 이걸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서 그걸로 계산해 생각하면 답 안 나온다. 사람 뽑아 쓰자는 곳에 정규직 아니면 쓰지 말자고 하는 것과 똑같다..그러고서는 실업률 걱정..
파견회사의 업무 중 핵심은 영업과 관리다. 사람이 필요한 곳을 수시로 찾는 게 가장 큰 일이다. 계약(근로계약)을 따내는 것이 기업의 생명이다. 그 다음이 파견된 직원을 서포트하고 관리하는 게 두 번째 일인데 이런 일이 오래되고 잘되면 필요한 인재를 적소에 배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막상 사람을 뽑거나 필요하면 사람을 구하지 못해 난감한데 직업 소개소에 전화 한통 하면 인부를 쉽게 구하고 또는 그 직업 소개소의 능력에 따라 좋은 인부를 소개 받으면 계속 쓰게 되는 것처럼 이런 "근로" 자체가 하나의 사업 영역이 되어 집합체가 되면 사람을 쓰는 곳이나 사람을 보내는 곳이나 장점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논점에서 살짝 벗어나지만 파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직업 소개소도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야 맞다, 그게 그거니 말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본질이면 이야기가 분명 다르다. 그걸 구분해야 한다
전원책 변호사의 말처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파견직 범위를 넓혀 줄 필요가 있다. 지적한 대로 대기업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방법을 찾아 악용할 소지가 있지만 중소기업은 말 그대로 필요한 수급 인력을 해소할 현재로서는 그나마 가장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뿌리산업 대부분은 중소기업(엄밀히 따지면 소기업이 더 많다)이며 애초에 사람 수급 못해서 노동자를 못 구하는 것도 중소기업이다. 결국 대기업은 어떤 면에서도 굳이 필요한 이유가 없다. 결국 이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한정해서 하면 되는 간단한 일...(대기업이 사람 구하지 못해 고생하는 일이 없고, 이 부분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파견직에 대한 그 자체가 아닌 노동자를 못 구해서 공장 가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인재 채용의 다른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라 대기업은 포함될 이유조차 없다)
어떤 식이든 수급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파견이 가능한 것이 파견회사, (파견회사의 보유 인력도 파견이 안되거나 나가지 못하면 결국 대기자가 되고 곧 그건 실업자 신분과 같다. 파견과 복귀가 가능한 만큼 희망자에 따라 맞는 일자리가 없으면 제조업으로도 갈 사람이 있는 경우 연결이 가능) 그러나 파견회사를 통한 수급자체가 안되는 (불법) 제조업은 인력 소개소 수준의 개인 사무실에 의존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그 자리에 대신 있는 것이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 어떤 사람은 인건비가 저렴해서 외국인 노동자를 쓴다고 하지만 실상을 보면 사람 자체를 못 구해서 외국인을 받아 쓰는 경우가 더 많다. 제조업에 대한 파견 자체가 불가능하니 전문적인 파견 회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인력 사무소 수준의 개인 사업자들이나 정부(산자부)에 의존해 마냥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라도 기다려야 할 판...이걸 뚫어주자는 거다
유시민 작가의 말은 맞다. 파견이라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고 쓰는 고객사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은 물론 관리비 절감이 목적이다 (단순한 급여 절감이 아님, 더 많은 부수적인 것들도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정규직을 파견직으로 전환해 돈을 적게 주겠다는 것도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사람 못 구하는 업종이라면 어떨까? 사람 못 구해서 기존의 사람도 나갈까 노심초사 중인데 정규직인 사람을 파견직으로 전환하고 임금을 깎으려 할까? 아니다.
직원을 채용하는데 있어 수급에 문제가 없는 기업이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소상공인 체계든 정규직을 파견직으로 바꾸는 건 대체로 유작가의 의도대로 임금 삭감이 주된 목적이고 투자를 하지 않고 돈을 더 뽑겠다는 뜻이 될 수 밖에 없다. 물건을 잘 만들어 잘 팔아 돈을 더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에서 수율을 더 뽑아내겠다는 뜻이다. 기업 생태계에서도, 노동자 입장에서도 이건 잘못된 것이 맞다. 하지만 사람을 못 구하는 상황에서, 해당 회사에 들어 오려고 하는 사람이 드물거나 없는 상황이라면 이건 해석이 달라진다. 그것과 달리 사람을 못 구해, 정규직을 못 구해 파견직이라도 받아 쓸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의 핵심 요점이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에 파견을 허용하겠다고 하면 전적으로 유작가님의 말이 맞다. 다만 이건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건 어떤 사람도 다 공감하는 인력수급 문제가 심각한 분야다. 청년실업이 어쩌니 해도 중소기업 안 가는 거 다 알고 그 중소기업에서도 손톱에 검은 때 묻히며 지저분한 일을 감수해야 하는 3D업종에 갈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사람 보내는 사업 자체가 핵심인 파견회사라면 어떤 식이든 사람을 구해 보낼 줄 수 있고 (파견회사도 먹고 살려면 결국 사람을 구해줘야 하니) 그 사람들을 받아서 현장에서 수급하면 되는 것인데 직접 구해도 안되니 이런 발상이 나오는 것이다.
유작가님의 말은 잊지 않아야 한다. 서비스업에서는 분명 그런 악의적인 부분이 더 크다.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달리 사람 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진 않다. 이게 전 산업 분야에 대한 것이라면 유작가의 입장으로 보는 것이 맞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평생 직업과 고용 안정이 없어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그 중에서도 뿌리 산업에 대한 특정 카테고리 산업에 대한 것이라면 이 부분은 그것과 큰 상관이 없다. 다만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된다는 게 말이 안된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서비스업은 파견이 가능한데 제조업은 안된다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이미 파견 가능한 분야가 있고 안되는 분야가 있는데 안되는 분야 중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곳만 하자는 게 본론
보는 사람에 따른 관점에 의해 파견은 중간착취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그렇게 보일 뿐, 파견이 중간착취라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맞는다. 파견이라는 것이 사람의 용역, 노동을 중간 매개로 하여 지원하는 업무인데 그렇게 본다고 하면 외주용역, 하청(요즘엔 협력업체이라 씀)업체도 다 중간착취 형태로 볼 수 밖에 없다. 다이렉트로 직접 뽑아 직접 쓰고 직접 업무를 보면 되지 외주(외부)에 맡기거나 하청 용역을 주거나 파견직을 써서 임시로 쓰거나 중간착취만을 가지고 본다면 다 같은 개념이다. 내부 직원이나 부서가 아닌 외부 타사 직원이나 외부 업체를 쓰는 외주 자체도 그렇게 따지면 다 중간 착취다. 쓰는 입장에서는 파견을 쓰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중간착취라는 말 자체가 중간에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재물)을 "갈취"한다는 의미인데 파견회사는 단순히 인력을 보내고 알선료를 챙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 파견회사는 파견직을 보내기 위해 고객사를 영업해야 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직업 소개소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체계적인 기업형이 아닌 경우에야 알선료가 전부이고 보내는 직원(알선 직원)에 대한 관리도 불필요 하지만 파견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면 단순히 가운데 앉아서 알선료 돈만 챙기는 건 아니다.
에이젼시라는 업종을 이해한다면 중간착취라는 건 단정 짓기 어렵다. 에이젼시는 프리랜서들이 메인이지만 파견회사는 그 회사에 소속된 정직원이다. 마지막 단계인 고객사의 입장과 그 자리만 놓고 본다면 임시직, 파견직일 수는 있어도 파견직원들은 파견회사에서는 정직원이 대부분이 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용자와 사용자간의 일방 관계만이 정당하다면 방송사에서도 모든 배우, 연기자, 스텝들을 전부 고용해야 한다. 배우들에게 거의 있는 소속사도 에이젼시 형태이고 중간에서 소속 연예인이 돈을 벌어오면 그걸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속 파견사원이 고객사에 가서 벌어들이는 임금의 일정량을 나눠 갖는 파견회사와 다른점도 없다. 그렇게 따지면 연예인 소속사도 다 중간 착취다. 그러나 사람들은 소속사가 꽁으로 돈을 갖는 게 아니라는 건 잘 안다. 파견회사도 마찬가지. 중간착취하고는 거리가 멀다.
파견회사가 내 급여의 일정 부분을 가지고 간다는 점에서 이건 생각의 차이다. 보이는 그대로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다. 물론 관리비나 영업비 명목으로 매월 일정 부분을 따로 떼어 가질 수 있지만 그건 예전 방식이고 직업 소개소에서나 하는 방식이다. 직업 소개소에서 소개 받으면 일당의 얼마를 떼줘야 하는 것이나 대리운전 기사님이 콜센터에 일정액을 떼 주는 것처럼...(하지만 그 사람들로 인해 내 일거리가 생겼다는 점에서 소개료는 정당하다. 다만 그 액수가 합리적이어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파견을 허용하고 파견회사와 계약을 맺게 되면 (직업 소개소 차원이 아님. 우리나라에는 중견기업 수준의 파견회사도 많음) 건설회사가 건설계약을 수주하는 것처럼 전체 금액 형태로 수주하는 게 보통이다. 10명을 보내주고 10명의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니라 년 단위로 인건비를 포함해 모든 걸 감안해 총액으로 계약하고 고객사는 그 금액만 주는 게 보통이다. 3억원 계약을 맺고 기본 파견직 사원수를 10명으로 정해서 계약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당연히 총 사업금액 3억원으로 사람 10명을 뽑아 고객사로 보내주고 3억원으로 인건비와 관리비, 그리고 이윤을 감안해서 급여를 책정하게 된다.
만약 3억원으로 10명의 파견사원을 계약했지만 사소한 문제가 생겨 부득이 9명이 근무하게 된 경우, 만약 업무에 지장이 없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9명의 근무 만으로도 계약은 유지된다. 하지만 이런 총액이 아닌 사원 개별에 대한 알선 수수료 (유작가 의견)와 같은 방식이라면 무조건 사람 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사에서도 사람 수를 맞춰주어야 하고 파견사도 사람 수를 맞춰야지만 이윤이 생기게 된다. 머리(두)당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파견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착오이자 오판이다.
한 명, 또는 많아야 2명 정도 파견을 보내는 경우가 유작가가 언급한 경우. 어느 정도 규모가 있거나 부서 수준의 인력 수준이라면 사람 수 보다는 파견 계약 총 금액으로 따지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누구 누구의 파견 사원 몫에서 얼마를 떼어 간다는 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파견 사원의 월급에서 떼 가는 게 아니라 파견 회사가 따온 계약 금액에서 이윤을 빼고 남은 금액을 인건비로 산정하는 경우인데 분명 전자와 후자는 경우가 다르다. 건설회사가 100억 공사를 수주하고 사업 마진을 제한 뒤 나머지를 인건비로 전부 돌린다면 정규직/비정규직 상관없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범위다. 원래 다 그렇게 구성하는 게 보편적. 이것과 똑같다. 건설회사를 파견회사. 건설회사 직원을 파견직으로 보지 않듯이 보기와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주택 하나를 짓는데 도배팀, 가구팀, 도장팀이 있다고 치자 이 팀들은 건 별로 하청을 받아 자체적으로 인력을 구성해 사업을 하지 인건비 따 먹기를 하진 않는다. 물론 인건비가 줄어들면 그 만큼 더 많이 가질 수 있어 두 당 얼마 떨어지는 비용을 절감할 순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구조는 인건비 따 먹기가 아닌 사업비 따 먹기 구조다. 총 사업비를 수주해서 인건비 빼고 사업비를 먹는 것이지 인건비에서 수수료를 받아 먹진 않는다. 그것과 같다.
파견이 다 중간착취다? 파견에도 장점이 있다면 유연성이다. 노동의 유연성.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노동자의 역량에 따라 파견만으로도 평생 직장은 가질 수 있다. 파견회사를 파트너, 또는 에이젼시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협력관계로서 지낼 수 있고 무조건 내 월급을 좀 먹듯이 떼어가는 벌레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갈취하는 떼강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후자의 생각이라면 뻔하지만 그런 노동자는 노동자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본인이 능력이 안되거나 또는 본인 능력과 상관없이 시대적 상황 때문에 고객사의 정규직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 할 경우 그 대안과 방법을 제시해 준 곳이 파견회사일 수도 있다.
파견직으로 생활한다면 파견회사가 월급을 떼 먹고 도망가지 않는 한 파트너로서 인정하는 게 우선이다. 파트너로 인정하는게 쉽냐고? 본인의 자질이 우수하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파견에 대한 인식이 점점 불안정, 불평등, 불합리로만 생각하는 것으로 변질된다. 물론 그런 단점이 장점보다 많다. 그건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애초에 좋은 의미로 파견을 떠올리면 헤드헌팅과 비슷하지만 좋은 의미보다는 인건비 절감과 복리후생 비용을 삭감하기 위한 아이디어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일본 드라마에 파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 되어 직장의 신이라는 제목으로 김혜수가 주연으로 나온 드라마다.
파견직 사원이 겪는 회사 생활에 대한 것으로 흔하디 흔한 우리 주위의 노예 취급 받고 인간 이하의 취급 받는 평범한 파견직 여사원 이야기다. 부장님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일 잘하는 파견 여사원이 함께 등장하면서 말 그대로 파견의 품격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드라마다. (추천한다)
노동자 복지와 파견에 대한 단상을 느끼고 싶다면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은 꼭 보길 바란다. 나는 과거 6년동안 파견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내가 쓴 글만 보면 내가 파견회사의 관리직으로 보겠지만 난 하끝빠리 파견사원 중 하나였다. 급여는 세전 105만원, 세후 100만원도 안되는 상황. 어떻게 보면 처참한 현실 그 자체였다.
파견이든,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직장에서 직장인은 일만 잘하면 되는 게 내 생각이다. 일 못하는 직장인은 직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 최소한 자기 밥그릇만큼 밥값은 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난 딱 150만원어치 일만 했다. 내가 받는 밥값에서 조금 더 한 것인데 원래 급여란 것은 내가 받는 월급의 3배 가치 정도로 해야 본전이고 5배 정도 (100만원 월급 받으면 500만원어치 회사에 벌어주어야 한다는 것) 해야 정상적인 직장인이다. 파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역시 자기가 받는 금액 만큼만 일한다.
파견이라는 게 모순된 점이 분명 있다. 분명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쓴다. 그리고 복지후생과 관리를 하지 않기 위해 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일 잘하고 마음에 든다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그런 목적으로 파견을 쓴다고 해도 정규직보다 낫거나 사람 자체가 마음에 들면 대우를 해주기 마련이다. 그 사람이 정규직 몫을 하고 있거나 오히려 정규직 보다 낫거나 훨씬 일을 잘 한다면 그 사람의 안정된 직장 생활을 위해서라도 잡는 것이 사람 심리다.
나는 어느 한해 급여가 6번이나 인상된 적이 있다. (잘난 척 하는 거 아니다. 파견에 대한 사람들 인식을 조금 바꾸고 싶을 뿐..) 세후 100만원도 안되는 급여는 어느 샌가 200만원을 넘겼고 이것저것 합쳐서 300 조금 안되게 받는 시점까지 갔다. 물론 그 때도 여전히 난 파견사원이다. (지금이야 인건비 수준이 다르지만 10여년전이라면 적은 급여는 아님)...결국 파견이라는 게 인건비 절감이 가장 큰 목적인데 그런 점에서 난 완전히 벗어난 경우다. 또래 정규직보다 많았으며 파견사원 중에서는 2번째로 많았다. (내가 있던 곳은 여러 파견회사가 혼재해 있었다)
100만원대로 사람 쓸 목적이었다면 300만원을 주고 쓰는 경우가 된 건데. 그럼에도 고객사에서는 매년 내가 속한 파견사와 계약을 맺길 원했고 매년 계약금액은 올랐다. (수주 총 금액), 1억원의 금액은 2억원, 2억원은 3억원으로 계속 올랐고 파견사원의 수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전반적으로 파견사원들의 복지와 급여도 올랐다는 게 핵심인데 그건 나와 함께 했던 파견직 사원들이 해낸 몫이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고객사의 직원이 아닌 파견사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 우리가 세운 목표(자체목표)를 달성하면 연말 계약 갱신할 때 급여 인상 협상을 하겠다고 리드했었다. (영업이나 판매부가 아님)
사람이라는 게...단순하다. 우리 회사 직원도 아닌 파견회사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그 회사의 우수사원은 파견사원들이 다 차지하기 시작한다면 그 회사의 오너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내가 대단한 영업을 했거나 우수한 실적을 낸 것도 아니다. 단지 "열심히" "내 회사"처럼 일하자는 모토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건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시로 동료 파견 직원들을 다독이는 게 가장 컸다.
난 파견회사를 대리해 현장 책임자로서 2인자까지 올랐고 내가 극진히 대접한 1인자와 나는 파견 나간 고객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고객사로부터 요청 받았다. 물론 우린 거절~ (파견회사를 배반할 수 없는 법. 서로 윈윈하는 관계였고 우리를 많이 지원해줬다. 물론 우리가 먼저 인정을 받아서지만..)
파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도 똑같다. 파견도 파견하기 나름이다. 인건비를 절감하든 짜르기 쉬워서 쓰든...사실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안된다. 막상 써보니 정규직보다 낫다 싶으면 붙잡게 되는 게 사람 심리다.
썰전에서 나중에 다른 주제로 인천국제공항의 출입국 뚫린 문제와 (베트남인이 환승구역에서 출입구로 탈출한 이야기) 제주공항의 대설로 인한 기능정지 이야기를 다룰 때 중요시설, 항공시설의 보안과 경비를 담당하는 공항 직원들, 보안요원들이 비정규직, 파견이라는게 말이 되느냐, 중요 보안시설을 비정규직, 파견에 맡기는 것 자체가 보안을 가볍게 여기는 거 아니냐고 하신 걸 본 적이 있다. 정규직으로 해야 한다라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듯 한데...
그 부분도 난 다르다..(물론 되도록이면 중요시설에는 그에 맞는 대우와 신분에 맞게 안정적인 정규직이 맞다고는 본다, 다만 그게 안되었다고 해서 파견직원이 그 회사를 내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다르다)
공항보안이 뚫리고 제주공항 제설이 안된 게 비정규직과 파견직이 뭔 상관. 그건 그 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자질" 문제다. 근로자의 자질이 안된다면 정규직이었어도 뚫렸고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파견직이든 자기가 맡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하며 자긍심을 가지면 되는 일이다. 정규직 신분으로 보장 받지 못해서 일을 못하고 공항이 뚫렸다? 그건 아니지 싶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뚫렸으면 그건 그 근무자가 실책하고 잘못한 것이지 정규직이었다면 뚫리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은 정말 초딩같은 발상이다. (그런 발상이면 경찰서와 경찰청의 정문도 의경이 아닌 순경으로 배치해야 한다)
물론 신분보장과 고용안정을 위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도 좋지만 신분에 따른 근무형태와 보상형태(급여)만 차이날 뿐, 근무 자체는 다를 게 없다. 비록 쓰잘데기 없는 내 개인의 경험과 소설같은 일본 드라마 이야기가 사례의 전부이지만 파견의 품격같은 파견사원이라면 그런 보안시설이 뚫리는 것과 제설 작업 안되는 것은 비정규직, 파견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건 당연하다.
그 사람의 근로형태가 일을 잘하냐 못하냐의 핵심이 아니라 그 사람의 노동 자질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 않다면 쓸데없는 소모전만 겪게 된다.
세상 모두가 정규직이면 행복할까?
정규직, 비정규직이든 사람들은 안다. 노동에 관한 것이라면 일단 그런 노동형태 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걸, 그건 간단하다.
"성실"
성실한 파견직, 비정규직은 짜르지도 않을 뿐더러 짜르더라도 반드시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기에...근로자라는 호칭 자체는 근면 성실 노동의 합성어다. 노동자라는 말도 쓰이지만 근로자가 더 많이 쓰이는 건 노동이 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은 노동절이라 하지만 근로자의 날이 나에게는 더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규직 100명, 비정규직 500명, 원 소속이 있는 파견직원 100명이 있던 내가 근무한 회사에서 매년 우수사원 시상이 있는데 매월 뽑는 우수사원은 예외없이 파견회사쪽 사람들, 연말 시상 최우수사원은 비정규직과 파견쪽 사람이다. 원청업체는 매년 그런 사람에게 원청 회사의 정규직 입사 기회를 주었다. 일부는 원청으로 옮겼지만(비정규직은 예외없이 정규직으로 옮김, 회사가 같기 때문) 파견사 소속원들은 1명을 빼고 모두 거절했었다.
일하는 업장과 환경은 똑같지만 신분과 소속회사가 바뀐다는 차이만 있을 뿐인데 기존에 속해있던 원소속 회사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된 케이스다. 극단적으로 좋은 파견사와 고객사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성실"이라는 노력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내치든, 구조조정을 당하든, 명예퇴직을 당하든 주변에서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자리를 마련해주기 마련, 내가 겪은 바로는 그렇다. 회사와 사장은 나몰라라 할 수는 있어도 내 주위에서 함께 일했던 상사, 부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성실함을 보였다면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뒤에 업고 다른 곳에 가기도 쉽다. 제조업 중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업종에서 대해서는 파견법에 대해 포괄적으로 볼 필요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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