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외국인들과 어울리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국의 대표 음식, 한식 이야기가 나왔는데 역시 외국인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인기 만점은 삼겹살과 소주, 거기서 소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소주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 해주다가 소주가 우리나라 전통 술이라는 주제에서 우리끼리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한쪽은 전통 술이 아니라는 것 (참이슬이 전통술이냐? 이런거..), 한쪽은 막걸리처럼 우리 나라에 있는 전통 술이라는 것~
실제로 한국 소주는 외국이나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통 술이라고 소개 되곤 한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외국인이 자국에 돌아가서 한국 소주를 친구들에게 소개할 때도 한국인들이 마시는 술로 이야기 한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술이라는 의미에서 전통 술로 보통 소개) 여기서 잠깐. 막걸리는 예외 없이 우리나라 고유의 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소주는 전통이라는 말과 동 떨어졌을까?
소주는 원래 우리나라 전통 술이 맞다. 다만 사람들이 헷갈려하고 전통 소주와 시판 소주에 대한 구분 점을 잘 몰라 혼란스러울 뿐, 소주 자체는 우리나라 술이다. 외국인들이 접하는 소주의 99.999999%는 병 소주이기 때문에 소주가 전통 술이 맞다면 병 소주도 전통 술로 알아듣기 쉽상이다.
본디 소주는 청주에서 증류한 술이다. 청주는 막걸리에서 나온다. 막걸리와 청주는 발효 과정을 거친 발효주이지만 소주는 그 발효된 청주를 증류시켜 독한 알콜 성분만 따로 추출한 것으로 40도 이상 되는 독술에 속한다. 고량주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소주이고 지금 마시는 소주는 물에 알콜만 섞고 거기에 맛을 위해 감미료(조미료/그 말 많은 화학조미료~)를 첨가해 만든 술로 맛과 형태는 기존의 소주와 같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한 것도 아니고 전통적인 방법과도 거리가 멀다.
물과 알콜 성분의 비율을 조절해 술의 도수를 조절하는데 지금 그 적정 도수가 우리가 먹는 20도 내외인 셈이다. 물로 희석해 도수를 낮추는 것인데 여기에 있는 알콜도 청주에서 추출한 알콜이 아니라 그냥 순수 알콜로 만드는 거라 전통 소주와는 차이가 난다.
소주라는 단 하나의 단어만 가지고 맥락만 따지면 전통 술이 맞다. 하지만 전통 소주와 시판 소주는 배 다른 형제도 아니고 친척 관계도 아닌 완전 다른 별개의 술이다. 다만 성분과 술의 형태가 비슷할 뿐이고 전통 소주를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그리고 대중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진짜 게로 만든 게살이 있고 진짜 게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진짜 게보다 더 맛있는 게맛살(시판용)이 있듯이 그런 형태로 이해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둘 다 "게살" 또는 "게맛살"이라고 부른다. (물론 진짜 게는 게맛살이 아닌 게살이라고만 한다)
식혜도 마찬가지 우리 전통 음료인 건 당연하고 부정할 수 없으니 시중에서 쉽게 구매해 먹는 PT병의 식혜나 캔에 담긴 식혜는 우리가 알고 먹는 그 식혜의 본질과는 다르다, 식혜 형태에 식혜 맛을 추구한 식혜 추종 음료라고 할 수 있는데 당연히 제조 과정이 전통적이지 않고 첨가물이 추가 된 음료로 전통적인 식혜 맛과 비슷하다고 해도 그걸 전통 음료라고 외국인에게 주는 건 무리다. 소주도 마찬가지. 전통 (오리지널) 전래 그대로가 맞다면 제조법과 유통 모두 동일해야 하는 건 당연, 그걸 가공한 가공식과 전통식이 같을 순 없다. (맛만 같다)
한국의 소주가 오리지널 전통 소주냐고 묻는다면 전통 술에 해당하지만 지금 마시는 대중적인 소주는 전통 소주를 공업화 해서 인스턴트화 한 것으로 술의 맛과 형태는 전통처럼 보일 뿐 전통적인 방법과 제조기술이 들어가지 않는 한국판 "위스키"로 보면 된다고 설명하면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 범위에서 와인과 위스키를 다르게 보는 것처럼 전통 소주와 시판용 소주는 구분해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막걸리 - 곡물을 누룩과 함께 발효시켜 만든 술
청주 - 막걸리가 완성되면 층이 생기면서 무거운 곡주는 아래로 맑은 술은 위에 자리를 잡는다. 위에 맑게 있는 술을 걸러낸 게 청주, 막걸리를 마실 때 보통 흔들어 마시는데 아래는 내용물이 가라 앉으면서 생긴 찐한 술이, 위에는 맑은 층으로 나뉜 걸 볼 수 있다. 그 위 층의 맑은 술을 깨끗하게 걸러낸 게 청주, 이름이 청주인 이유다.
소주 - 청주를 전통 증류기에 놓고 가열하면 알콜 성분이 날아가면서 응집되는데 그 알콜만 따로 모아서 만든 게 소주, 오로지 알콜만 모으고 다른 건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생 알콜로 독하다. (천연 알콜) 물에 희석해서 도수를 조절해야 마실 수 있다.
소주 (시판용 병소주) - 물, 알콜(천연 알콜이 아닌 공업용 알콜 - 식용 가능)에 맛을 위한 감미료(설탕같은 개념/소주 끝맛이 단 이유)를 넣어 만든 가공술, 일제시대 일본 양조 기술과 사업이 번창하면서 한국의 소주를 본 떠 양조업자가 빠르게 희석해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 우리가 먹는 소주, 외국인들이 엄지 치켜 올리며 한국 술로 생각하는 건 이런 소주~ 외국인들이 그냥 알콜 맛이다라고 할 때도 의외로 많은데 틀린 말이 아닌 것이 우리나라의 시판 소주는 알콜 희석주라 그들이 말하는 알콜 맛이 당연히 더 튄다. (술에서 느끼는 그 알콜 맛이 아니다) 전통 소주는 한국인도 거의 맛보기 힘들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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