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이지만 재밌다, 조선판 늑대의 유혹 - 기방도령 (HOMME FA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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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B급이지만 재밌다, 조선판 늑대의 유혹 - 기방도령 (HOMME FATALE)

by 깨알석사 2019.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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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색을 밝히고 탐하는 그저 그런 한량의 이야기로 생각했다. 술까지 좋아하는 주색이라 생각했다. 배역 이름조차 "허색"이라 나오니 그 추리는 크게 틀리지 않을 듯 했다. 신작이라 하지만 분위기가 약간은 농후한지라 조선을 배경으로 한 VOD B급 성인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영화 제목까지 그런 분위기를 짙게 만들었다. "가루지기"나 "옹녀뎐"과 같은 시대극 풍자 B급 영화가 연상된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기방도령"이라는 영화를 VOD에서 볼까 말까 고심하다 소개란에 나온 포스터를 보고 처음 들었던 이 영화의 첫인상이다. 

기방이 뭔지 잘 모르는 요즘에는 기방도령이라는 제목만 보고서는 어떤 영화인지 쉽게 짐작하기 어려우나 기생 술집을 기방으로 부른다는 걸 안다면 영화는 기방(기생이 있는 술집)이 배경이 되는 기생과 관련된 영화라 할 수 있다. 요즘으로 따지면 단란단란하다는 룸(술집)을 배경으로 한 술집 종업원의 이야기가 된다. 

영화의 주인공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남자 배우다. (그 남자에게서 낯선 향기를 느꼈다) 자세히 보니 2PM의 멤버 중 하나였다. 요즘 아이돌들이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으로 많이 활약하는데 그 선상에 놓고 보니 완전 B급은 아닌 듯 했다. 봉태규만 가루지기를 찍으라는 법이 있나, 2PM이 짐승돌이라는 애칭을 불린 사실을 기억한다면 오히려 이런 영화가 어색하기 보다는 오히려 매치가 더 잘될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그래서 선택해 보게 되었다. 결과는...

영화는 어느 외진 산골에서 홀로 지내는 좀 잘생긴 할배의 옛날 이야기에서 시작을 한다. 기생들 속에 아장아장 걷는 한 아기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 한 장, 호기심을 충분히 불러 일으킬 만한 그림이다. 할배가 들려주는 기방 이야기는 시작부터 귀를 간질간질하게 만든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들 앞에서 들려주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처음에는 큰 기대를 안하지만 이내 할배의 이야기에 푹 빠져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그림 속 아기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방도령이 정확히 무얼 말하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기생이 손님과 정을 통하고 난 뒤 낳은 아이, 아비가 누군지 모르지만 기생 어머니와 함께 기방에서 나고 자라 기방 생활을 필연적으로 하게 된 남자를 말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 기생 생활을 접고 나가 살거나 기생 생활만 접고 기방에서 다른 일(접객을 제외한 나머지)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아이는 기생이었던 어미가 일찍 죽어 어쩔 수 없이 기방에서 기생들 품에 안겨 컸던 걸로 보인다. 

기방을 나가지 않고 기방에서 가족처럼 지낸다면 결국 기방에서 나고 자란 아이는 나중에 딸이었다면 엄마를 따라 기생을, 아들이라면 기생들과 숙식을 함께 하는 기둥서방 역할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라 기방도령이라는 건 쉽게 듣는 말은 아닌데 한때 엄마가 기방을 운영하는 대모 축에 들어서인지 아이는 양반집 도련(도령)처럼 기방도령이라는 이름으로 애지중지 컸던 걸로 일단 해석이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단 재미진 밑밥은 충분히 깔린 셈, 

기방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연출적 표현에 있어 색감이 일단 눈에 확 들어 온다. 스틸컷에 나오는 모습에서도 유추가 가능하듯 기방의 모습과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색이 두드러지는데 화사한 느낌과 핑크한 색들이 많이 사용 되면서 화면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노력한 티가 역력하다. 

영화는 짧게 보면 현대의 호스트바와 맥을 같이한다. 여자 종업원(호스티스)이 주류인 세상에서 남자 손님이 아닌 여자 손님을 접객하는 술집은 과거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기방도령은 조선판 호스트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단 시나리오적 신박함은 높이 사고 싶다.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그걸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재해석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걸 난잡하거나 추잡스럽게 그리지 않고 독특한 매력을 풍기면서 코미디적 요소로 뽑음과 동시에 슬픔과 아쉬움의 "사랑"이야기로 엮었다는 것이 살짝 놀랍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걸 조금 더 넓게 보고 크게 확장하면 오히려 현대적 해석과 크게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아이디어가 되는 기방도령이라는 컨셉 자체가 여자 손님을 상대하는 접객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호스트바 배경이 전부라 더 이상의 기대할 것도 없지만 (스토리가 진부해졌겠지만) 기생이라는 것이 원래 단순 접객을 하는 것 이상의 학식과 예술적 감각, 뛰어난 말 솜씨와 더불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종합 예능인에 가깝다는 점, 그리고 그 점을 바로 영화의 중심축으로 이어갔다는 점에서 결국 오늘날 연예인들을 술집 밤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트클럽이든 과거 미사리까페촌이든 대중과 직접 접촉하는 장소, 특히 술과 음식을 파는 곳의 무대에서 접객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일종의 호객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의 연예인들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조금 더 확장해서 보면 조선판 호스트바라기 보다는 조선판 밤무대 아이돌이라 볼 여지가 더 크다. 실제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남자 기생들이 되고자 하는 "연습생"이 출현한다는 점, 다양한 능력과 예능을 갖춘 아이돌급 외모의 기방도령들이 트레이닝을 거쳐 무대 위로 (손님 앞) 올라선다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 한다. 

무엇보다 실제 아이돌 가수였던 2PM의 멤버 준호를 주인공으로 발탁해 기생(남자 기생)의 역할 보다는 아이돌 같은 스타플레이 역할을 영화가 많이 보여주는데 스토리 역시 성을 탐닉하는 것이 거의 없고 풍류와 예인으로서의 위상을 더 많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스트바의 재해석 보다는 욘사마와 아줌마 팬들의 관계로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보인다. (실제 영화 속 주인공은 여자 손님들이 열녀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같이 자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젊은 아이돌 남자 배우와 가수에게 열광하는 아줌마 팬들과 할머니 팬들이 지금은 낯설지 않는 모습인데 초반에는 조선판 호스트바로 배경을 설정해 웃음을 선사하는 B급 코미디물로 보일 수 있으나 결국 영화가 의도한 건 단순한 호스트바의 재현이 아닌 아이돌 짐승남 스타 플레이어가 과거에도 있었다면 어쨌을까 하는 발상이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2PM의 멤버였던 준호(주인공), 영화에서 꽃미모를 가진 기방도령이지만 보여주는 대부분은 현재 아이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음악과 춤을 기방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보여주면서 관객(열녀 손님들)들의 환호를 받고 현대 사회처럼 똑같이 팬덤을 형성한다. 기생오라버니가 아닌 기방도령이라는 설정으로 일단 이야기 요소를 꾸렸다는 점, 더 나아가 그걸 남자 기생이 되면서 여자 손님을 상대하는 호스트바적 요소까지 갖춰 색다른 발상의 전환까지 준 점, 거기서 또 한 발 더 나아가 그걸 아이돌 짐승남의 매력과 연결해 흔히 예상하거나 추측할 수 있는 수준의 추하거나 저질스러운 B급 성인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무엇보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소모품처럼 인식되어 타인의 삶에 종속된 여인들의(열녀) 아픔과 고통을 단순히 남정네의 품으로 해소하지 않고 공감대를 형성해 그녀들과 정신적 "교감"하는 걸 주무기로 삼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생이 아닌 정말 예인(연예인)의 입장이 더 크게 반영된 스토리라 할 수 있다. 사실상 기방이라는 컨셉과 틀만 썼을 뿐 이건 조선시대 2PM이라는 시스템이 가능하려면 기방이라는 장소만이 갖는 상징성과 특징이 있기에 꽤 적절한 요소로 절묘하게 버무려진 알찬 나물 반찬 같은 색다른 설정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코미디적 요소가 많고 조연 캐릭터들이 실제 그런 역할 비중이 높아 B급 코메디물 같은 느낌이 있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사랑, 로맨스적 요소가 더 풍부하기에 사실상 로코, 로맨틱 코미디물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호스트바가 있었다면, 발상 자체가 잘 꾸미면 물론 충분히 코미디 요소가 되고 풍부한 재미거리를 창출하는 건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코미디 요소가 튀지 않게 적절히 조절하면서 사랑 이야기를 메인으로 끌고 간다는 건 쉽지 않음에도 "기방도령" 이 영화는 로맨틱한 요소를 충분히 따른다. 

일단 뜬금없긴 하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캐릭터들의 조화가 일단 좋다. 특히 최귀화가 맡은 육갑도사는 영화가 진부하고 지루할 수 있는 걸 적절히 방어해주는 꽤 개그스러운 인물인데 등장부터 심상치 않기도 하지만 누가 봐도 50줄 이상 되어 보이는 저 도사가 20대 중반 청춘으로 캐릭터가 설정되었다는 점에서 안 웃을려고 해도 웃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육갑도사는 이름처럼 정말 다양한 육갑을 떠는데 코믹 사극을 표방하는 이 영화에서 '코믹"을 전담하는 인물로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음에도 꽤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그의 색다른 반전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다. 지금 쓰이는 유행어 중 하나인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하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 (기방도령의 이모님 방에서 옷을 추스리며 나오는 육갑과 마주하게 된 도령의 대사 중 하나 ㅋ 상황과 대사가 어찌 딱 맞아 떨어진다)

정소민의 종년으로 나오는 꼬맹이 알순 역시 빠질 수 없는 배역이다. 어리지만 알건 다 안다고 하여 알순이라 불린다고 하는데 애어른이 따로 없다. 답답한 마음에 아이구 아이구 하며 가슴을 치는 장면 역시 사람들에게 잔잔한 역펀치를 날린 코믹스러운 장면, 또한 기방도령과 아씨 구도 자체는 과거 시대 사극물로 따진다면 이도령과 춘향이 같은 사랑 구도가 형성이 되는데 역시 이들 관계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메신저 같은 캐릭터가 이 영화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볼 수 있어 기방도령의 육갑은 방자 역할, 혜원 아씨의 종년 알순이는 향단이 역할이 된다.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춘향이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 기생의 모진 인생을 겪은 황진이 이야기 + 비극으로 끝나는 선녀와 나무꾼적 요소가 모두 포함된 영화라고 할 수도 있다. 각각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부분만 모티브를 따 엮어 다시 또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완전하고 깔끔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나름 볼거리와 잔재미가 있는 건 사실 (큰 재미까지는 다소 부족)

단순하게 두 남녀 주인공을 조금 더 가깝게 해주기 위해 설정한 걸로 평범하게 보였던 홍시 따던 장면, 별다른 의미가 없는 장면이었지만 영화가 진행되고 후반으로 갈수록 이 홍시에 얽힌 뒷 이야기가 살짝 사람을 뭉클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별 재미도 없고 웃기지도 않고 사랑 이야기도 진부했다고 평가를 하겠지만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겉모습이 아닌 이야기 자체가 하고자 하는 작은 메아리에 귀를 조금 더 기울여 본다면 생각보다 알찬 사랑 이야기인 건 분명하다. 다만 그것이 다수의 관객을 모두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함도 분명 있었기에 흥행에서는 참패를 겪었지만 킬링타임으로 치부하든 그저그런 아이돌 가수의 영화 찍어내기로 단정하든 내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없이 봤다가 뭔가 얻은 기분이 든다.

다음 영화 기준 일반인 평점 6.5점대, 평점이 썩 좋지는 않다. 다만 후기마저 다 좋지 않은 건 아닌데 화려한 면모 뒤에 숨겨진 아픈 사랑 이야기에 포커스를 두고 봤다면 6점대까지 낮춰 볼 영화는 아니라고 판단이 된다. 내 개인 평점은 10점 만점에서 7점대로 일반 평점과 크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6점까지 낮게 볼 영화는 아니다.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미" 딱 보통 수준, 코미디는 충분했고 남주 캐릭터의 활약도 무난했으나 마무리 과정 중 중반에서 후반 말미로 이어지는 과정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지라 8점대까지는 무리수가 있다. 마지막 결론이 나쁜 건 아니나 이들의 이야기가 노년의 이야기로 너무 쉽게 훅 흘러 갔다는 점은 아쉽다. 이제 막 끓어 오르기 시작한 뚝배기가 하나 있는데 온도가 이제 막 오르는가 싶은 찰나, 불을 그냥 꺼버린 듯한 느낌, 그게 참 아쉽다.

2PM의 이준호를 보면서 정지훈(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 배역에서의 화장 때문인지 몰라도 약간 정해인 분위기도 꽤 난다. 잘생긴 얼굴이거나 멋진 얼굴이라 생각지는 않고 그냥 연예인치고는 꽤 평범한 얼굴이라 생각했는데 캐릭터가 능청스러우면서도 멋스럽게 그려져서 그런가, 어떤 장면은 "비(정지훈)"의 모습이, 어떤 장면은 정해인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따지고 보면 언급한 세 인물 모두 실제 얼굴 분위기나 얼굴 평면 구도가 비슷한 점도 많고...

HOMME FATALE, 이 영화의 영어 버전 제목이다. H로 시작하면서 HOM(홈)을 연상케하지만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옴므 파탈이라는 단어다. 옴므는 "남자"라는 뜻, 파탈은 치명적인, 유혹으로 쓰인다. 남자를 매혹시키는 치명적인 유혹녀로 팜므 파탈이 많이 쓰이는데 그 상대격이 바로 옴므 파탈이다. 즉 영화의 영어식 표현만 보면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 각색된 제2의 늑대의 유혹 사극판이라 할 수도 있다.

기방을 운영하는 역할로 예지원이 등장한다. 기방도령이 이모라 부르지만 기생이었던 엄마의 동료일 뿐 실제 이모는 아닌 듯 하다. (자매가 모두 기생일리 없잖아!) 초반에는 육갑과 자주 다투고 벽을 쌓지만 나중에는 육갑과 보이지 않는 묘한 기류를 형성한다. 예지원도 나름 잔재미를 주는 역할이 있어 육갑과 함께 엮이면서 자연스럽게 코믹을 담당한다.


아는 것이 많다고 하여 알순이, 똑순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똑똑하다. 모시는 도련님이 외우지 못하는 구절도 척척 외워 지능이 높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참고로 어느 나라 영화든 심의필을 받고 나오는 일정 수준의 상업영화에서는 보이지 않는 관습, 관례라는 것이 있는데 (규정은 없지만 업계가 어느 정도 지키는 룰) 어린 아동이 등장하는 영화는 그 자체가 성인 영화가 될 수 없다. 이 말은 거꾸로 성인 영화에는 실제 아역(아동이 연기)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배드씬과 무관하다고 해도 참여한 영화 자체가 B급을 넘는 성인물에 해당된다면 그 자체도 아동학대이거나 아역 그 당사자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그런 배역을 넣거나 쓰진 않는다. 

성인 영화에 (핑크물이라도 해도) 아역 캐릭터가 있으면 설정만 있고 실제 나오지 않는 것이 일반적, 19세 미만까지는 장면(씬)에 따라 기용을 하기도 하나 그것이 청불 딱지를 받은 영화이거나 아예 성인물로 분류가 된 경우라면 윗도리 하나 벗는 것도 쉽지 않다. (가끔은 그걸 무시하는 영화가 있긴 하다) 이 영화는 기방에서 벌어지는 기생들과 관련해 뭔가 19금 같은 걸 기대할 법도 할 만한데 (쌈빡한 장면) 알순이가 초반에 등장함과 동시에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 영화 내내 19금 요소는 거의 없다고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노출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이런 것도 나름 스토리를 보지 않고도 영화의 노출 수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참고할 만 하다. 다만 노출 수위만 관련이 있지 잔인성, 폭력성은 배제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 아동이 등장한다고 해서 비폭력적이거나 비잔인성과는 거리가 멀다 (아마도 동서를 막론하고 아동 관련 성범죄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인 듯)

딱히 반전이라고 할 건 없다. 둘이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둘의 사랑은 영원했고 또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젊은 날 어설픈 사랑으로 무시되었을 망정, 둘의 사랑 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것이 결론. 잘 생긴 할배가 혹시 "육갑"이 아니었을까 하는 혹시나 하는 반전을 살짝 기대하긴 했으나 그 얼굴은 그 얼굴 그대로 간다는 진리가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할배는 누가 봐도 기방도령 그 자신이었다. 뭐 물론 아주 반전이 없는 건 아닌데 2PM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써 먹던 외국어가 나중에는 약간의 반전이 된다는 것 정도가 그나마 반전이라 할 순 있는데 이건 극의 전개를 완전 바꾸는 반전이라기 보다는 극의 전개를 더욱 강화시키는 보충제 같은 역할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건 없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마지막에 할매, 할배가 된 아씨와 도령, 아줌마 풍채가 나는 알순이는 모습을 보이지만 육갑은 보이지 않아 그게 좀 아쉽다.

제목만 보고 가루지기나 옹녀뎐을 연상했다면 크게 실망, 정소민이 여주로 나온 것 자체가 에로물이 아닌 멜로물이라는 걸 말하는데 송혜교와 하지원이 나왔던 황진이 + 방자전 정도로 예상하고 봤다면 볼 만하다. (방자전 보다는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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