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문상 잘못 다녀오면 병 걸린다? (상문살과 상가집에서 화투/고스톱 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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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통역사

장례식 문상 잘못 다녀오면 병 걸린다? (상문살과 상가집에서 화투/고스톱 치기)

by 깨알석사 201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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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상갓집 방문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들이 온갖 요식행위를 하게 된다. 상가집에 다녀오면 귀신이 들러 붙는다고 하여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쁜 액운 중에서 보통 이런 나쁜 일을 상가집 다녀오고 난 뒤에 맞으면 상문살을 맞았다고 하는데 상문살이 때로는 귀신들림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신내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상문살을 맞아 몸고생 개고생을 하다가 정신병을 앓는 경우가 있는데 도저히 치료가 안되다 가족들이 굿이라도 하기 위해 무속인에게 찾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는 그걸 신내림이라고 하여 무속인의 길로 빠져 나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도 바로 상문살이다.

그 집안의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문상을 가는 집의 어린 아이들은 상갓집에 데리고 가지 않는 것도 그렇고 아무리 귀신이 없다고 믿어도 상갓집 관련해서는 다들 몸조심을 하려 하기 때문에 믿지 않아도 믿는 것이 바로 이런 상문살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상문살 맞은 사람들의 특징이 걸신 들리듯 막 먹는다고 하는 것처럼 상문살이라는 것 자체가 굶주린 귀신들, 잡신들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귀신이 씌워졌다는 측면에서 걸신처럼 먹는 게 당연하다. 진짜로 그런 일이 생길일이 없겠지만 상문살이라는 것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그런 특징이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아기나 동자 귀신이 붙으면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노파 귀신이 붙으면 할머니 흉내를 내는 것처럼 걸신이 들리면 당연히 걸신처럼 음식에 연연하게 되는 게 당연하다. 

상문살이라고 해서 여러가지 행동들이 있다고 하지만 이런 대표 증상이 없다면 상문살로 단정짓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문살이 꼭 걸신처럼 음식에 연연하지 않고도 다른 잡신이 들러 붙을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상문살이라는 것의 전제는 굶주린 귀신들이 먹을 것이 많은 죽은 사람의 잔치상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아니라면 아닌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상문살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해보면 면역력에 관한 부분이 사실상 정확하다고 봐야 한다. 평소에 몸이 허약하거나 심신이 안좋은 경우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세균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데 가장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목욕탕이 가장 더러운 것처럼 세균에 있어 질병에 있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병원, 그 병원의 장례식장이 오히려 질병 노출 위험성이 높다는 것만 보더라도 이 부분은 어느정도 일리있는 주장이다.

실제로 장례식이라는 것이 가정이든 병원의 장례식장이든 오는 사람이나 맞이 하는 사람이나 우울하고 힘든 경우다. 기분이 좋은 잔치가 아닌 돌아가신 분이 계신 곳으로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슬픔이 잔뜩 묻어 있는 곳으로 마음도 처지고 몸도 처질 수 밖에 없다. 건강한 사람도 밝은 사람도 한순간에 음침한 분위기와 음흉한 분위기, 침침한 분위기로 갈 수 밖에 없고 그런 분위기와 문화 자체는 사람의 기운과 정신상태에도 영향을 끼쳐 면역력이 흔들릴 수 있다. 일단 슬픔에 잠겨 우는 경우도 많고 애통함을 겪게 되는데 그런 정신적 불안감과 증세는 면역력이 무너지기 쉽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런 전체적인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음식이라는 걸 다 같이 공유하고 먹기 때문에, 더군다나 아무리 항균이 되고 세균노출에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해도 죽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한다는 점에서 상문살과 같은 증상을 겪거나 감기와 같은 간단한 증상이라도 쉽게 생길 수 있는데 아주 약소한 증상이라고 해도 상가집에 갔다 온 뒤에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귀신과 맞물려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무조건 상문살이 들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단지 면역력이 집단으로 떨어지는 환경에 노출되어 그 환경속에서 질병을 얻어 오거나 질병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 건데 그걸 귀신과 연관지어 본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너무 오버한 것일 수도 있다.

장례문화라는게 우리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전 인류에 있는 공통의 문화라 방식과 양식의 차이는 있어도 전 인류가 겪는 상문살 현상이 있어야 하지만 비슷한 현상이나 상문살 해소법과 관련한 문화는 있어도 그게 전반적으로 일반화되지 않은 것처럼 어디에 어떤 스토리를 갖다 붙이느냐에 따른 이야기일뿐 해석하기 나름이다. 선조들의 지혜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산 자의 잔치처럼 죽은 자의 자리에서도 잔치와 비슷한 일을 벌이는데 지금이야 화투라는 고스톱을 즐기지만 과거에는 술판을 거하게 벌이고 시끌벅적하게 노는 게 일반적이다. 가끔 장례식에서 웃고 떠들고 화투를 쳐대며 난리법석 떠는 모양새를 탐탐치않게 여기는 분들이 상당히 많고 도박이라는 놀음판을 숭고해야 할 장례식에서 하는 것도 곱지 않게 보이지만 슬픔이 있어야 할 자리에 웃고 떠드는 모양새도 못 배운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앞서 설명대로 지혜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인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문상객들이 오는 것이고 그 분들이 배웅(?)을 해주고 난 뒤에 잘 먹고 잘 쉬고 돌아가는 것이다. 그 중에서 특별한 관계의 가까운 사람이 아닌 이상 볼 일만 보고 돌아가는 게 대부분인데 가까운 사이일수록 친목이 높을수록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신나게 떠들고 놀아주면서 분위기를 반대로 이끌어주고 면역과 관련한 부분처럼 다운된 분위기를 위로 올려주며 장례식장 전체를, 상가집 전체 분위기를 한쪽으로 너무 쏠리지 않게 적당한 수준으로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분위기를 만들고 이끌어주는 놀이꾼의 역할인 셈이다. 이런 사람들이 심지어 싸우고 떠들고 난리법석을 할수록 자세도 흐트러지면서 술 먹어가며 난장을 부릴수록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는데 슬픔과 상반되는 웃음이나 일상적인 화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고 흐트러진 개개인의 면역력을 다잡아 주는 것으로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상주나 그 집의 가족들도 이런 사람들을 계속 챙기면서 분위기에 따라 움직이기에 마냥 슬퍼할 수 없게 된다. 음식을 계속 줘야 하고 주문하는 것들을 따라주어야 하기에 신경을 항상 쓰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화투치는 사람들, 자리잡고 술 진탕 먹고 시끄럽게 구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역할을 해줘야 (물론 정도가 있고 예의가 있어 적당해야 한다) 하는 게 장례문화로 가시는 분에게도 좋은 분이고 산 자들에게도 좋은 것이다. 장례식에서 고스톱을 항상 치는데 왜 치는지 잘 모르고 그냥 쳐도 되다보다 싶은데, 항상 예식장에 보면 화투판과 담요가 준비된 것처럼 이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도록 오히려 조장하는 것으로 장례식장에서 웃으면 안되고 즐거우면 안되는 게 아니라 슬픔이 있고 난 뒤에는 산 자를 위해서라도 웃음을 다시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선조들의 지혜다. 웃음이라는 걸 직접적으로 줄 수 없으니 시끌벅적 사람사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고 귀신들도 볼 일만 보고 빨리 돌아가게 만드는 효과인 셈이다.

그렇다 고고학자와 같은 것만 봐도 귀신이 들렸으면 벌써 들렸어야 하는 사람들인데 귀신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에도 고고학이 있고 고고학자가 많으며 역사현장이나 유물현장에 고고학자들이 지금도 발굴을 하는 것처럼, 또는 문화재 도굴꾼들처럼 무덤을 뒤지는 것이 직업인 음성적인 고고학자(?)들도 있는걸 보면 어떤 면에서는 상문살에 대한 반박논리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구분해야 한다. 고고학이나 도굴꾼들은 상가집과 같은 "잔치집"에는 절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귀신들리고 상문살이 생기는 건 먹을 것이 풍부하고 사람이 많은 상가집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사람들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유물지나 무덤에서는 그런 게 있을리가 당연히 없다. 크게 보면 고고학 이야기가 많아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것으로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괜히 상문살이라는 게 걸신 들린 것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일단 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 곁에 많아야 하고 먹을게 아주 많아야 한다. 그야말로 잔치집이어야 한다. 상가집에는 먹을 게 넘쳐난다. 동네 거지들도 찾아오는 게 상가집이다. 사람이 죽은 것과 관련해 귀신이 씌어지려면 이런 두 가지 조건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문살을 보면 대체로 아이들은 잘 걸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장례식에 데리고 가는 게 아니라며 조바심에 아예 아이들은 미리 데리고 가지 않는 게 보통인데 그런 면에서 보면 그 돌아가신 분들의 가족 중 아이들이 많은 경우도 많다. 아무리 아이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해도 가족들은 다 참석하고 그 안에서 뛰어논다. 이것은 간단하다. 과학적인 부분인 면역이라는 부분에서도 그렇고 무속이라는 귀신이라는 부분에서도 사실 아이들이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다. 면역력이 약한 대표적인 사람이 아이이고 귀신 입장에서도 공략하기 쉬운 게 아이다. 심적으로 심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집의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돌아가신 분에 대해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게 보통이라 생각보다 심약한 상태가 아닌 경우가 많고 어느정도 시간이 되고 나서 가족 대부분이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단계가 정신을 놓을 수가 없다.

문상객과 같은 손님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죽음에 관한 통보로 놀라움이 크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대부분 병약하여 아프다가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고 (급사나 교통사고 같이 가족들도 미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문상객을 맞이해야 하는 건 같다) 어른과 달리 아이는 슬픔의 진행속도가 빨리 회복되고 무딘 편에 속하기 때문에 큰 지장이 없다. 당장 어린 아이들이 부모가 돌아가신 상황에서 무덤덤하게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있거나 뛰어노는 걸 보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가 죽은지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노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그것을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처럼 아이들이 겪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부분은 성인들이 받는 충격과는 많이 달라 면역체계의 흔들림 부분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사춘기 이상의 성인에 가까운 아이가 아닌 이상 대부분 천진난만하게 노는 것이 일상이고 자주 목격되는데 그런 이유도 크다.

무속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무속적인 부분에서는 귀신들림에 있어 주요 공격대상이 되지만 그 가족의 아이들이 어떤 아이인가? 바로 그 잔치의 주인공이자 돌아가신 분의 혈족이다. 죽은 자가 아직 저승에 가지 않은 단계이므로 그 귀신들과 함께 귀신으로 머물고 있는 단계이며 자신의 가족 만큼은 다른 잡신들에게서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가족을 위한 귀신이 존재하게 된다. 바로 돌아가신 분과 그 집안의 조상신들이 그 역할을 한다. 누군가 내 가족, 아이에게 귀신이 붙으면 떼어낼 수 있는 유일한 귀신이 바로 그 장례식에 누워 계신 분이니 죽어서도 내 가족을 챙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다른 아이와 달리 장례식의 가족 아이들은 아무런 일을 겪지 않는 것이다. 귀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당연히 나를 보호(가호)하는 우리 집 조상신도 있는 법, 내 조상 중 분명 귀천을 떠 도는 분도 계실텐데,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아이는 상가집에 가지 않는 게 일반적이고 실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는 없다. 아이들 없이 오는 게 대부분이고 그게 맞다. 잡신들에게서 보호해줄 사람(귀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들에게만 붙게 되는데 아이가 없으니 그 다음이 여자고 그 다음이 나이많은 남자다. 젊은 남자들과 달리 노인과 여자들이 상문살을 많이 맞는데 특히 여자는 연령과 상관없기에 더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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