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의 가족관계 탐구생활
사람들은 꼭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ㅋ 보통의 아이라면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아! 라고 말하고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만 말하는 아이도 있다. 물론 진짜로 똑똑한 아이라면 "둘 다 싫은데?" 라고 쿨~ 하게 말하는 아이다. *^^*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런 필연적인 관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삼촌이다. 엄마와 나, 아빠와 나는 1촌지간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싸이질을 한참 할 때 가까운 친구를 일촌이라고 불렀는데 그만큼 일촌은 중요하다. 엄마와 아빠가 나와 1촌이면 형제가 2촌이데 형제는 없을 수도 있다. 1촌은 반드시 존재한다. 부모 없이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2촌부터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재미있는건 2촌 이상이 없다고 해도 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 형성을 통해 2촌부터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아빠의 형제를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삼촌이 장가를 가면 아빠의 윗 형제에게는 큰아빠(큰아버지), 손아래 형제에게는 작은아빠(작은아버지)라고 바꿔 부른다. 엄마의 형제를 외삼촌이라고 부르는데 결혼을 하였든 하지 않았든 외삼촌 명칭은 바뀌지 않는다. 엄마의 형제이기 때문에 작은아빠, 큰아빠처럼 "아빠"는 절대 될 수 없다. 유전적으로도 큰아빠와 작은아빠는 나의 아빠와 같은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아빠이지만 외가쪽은 엄마 집안이라서 아빠가 존재 할 수 없다. 가끔 외삼촌은 결혼해도 왜 외삼촌이냐고 묻는 조카들이 있는데 설명하기 귀찮아 죽겠다. *^^*
지금은 삼촌이라는 명칭이 촌수가 아닌 고모, 이모와 같은 말로 쓰이지만 1촌이 부모와 나의 사이라면 2촌은 나와 내 형제, 3촌은 부모님들의 형제로서 이모, 고모, 외삼촌, 삼촌(큰아빠,작은아빠)들은 모두 "3촌"이다. 오늘 이야기는 이 3촌들의 서열관계와 인기도에 관한 이야기로 모두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부터 인기별로 선택을 받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모, 고모, 외삼촌, 삼촌이 있다. 이 네 사람 중에서 좋아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쓰라고 하면 각자 가정환경, 만남의 횟수, 보살핌 정도, 방문 경험, 친목정도에 따라 다 다르다. 절대적인 인기 순서가 없다. 하지만 아기의 경우라면 다르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고 누가 자신을 챙겨주는지도 잘 모른다. 그냥 엄마와 아빠만 알 뿐이다. 이런 아기를 대상으로 이 4명의 삼촌들이 인기도를 측정한다면 정확한 인기도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조카가 있거나 조카가 생길 예정인 사람들이라면 참고해 두기 바란다. 물론 절대적이지는 않다. 다 읽고나서 판단하자.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나 자란다. 10개월을 엄마 뱃속에서 지냈고 엄마의 뱃속에서 세상을 배운다. 엄마의 양분을 먹고 태어났으며 태어나고도 엄마의 양분(젖)만 먹는다. 아기를 안아주고 보살펴주는 쪽은 항상 엄마다. 울기라도 하면 먼저 달려오는 것도 엄마고 24시간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엄마다. 아빠와 엄마 중에서 당연히 아기에게 인기 있는 사람은 엄마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양육을 전담하고 엄마가 소홀히 한다고 해도 엄마가 우선이다. 여기서 삼촌들의 서열이 갈린다. 엄마는 여자고 아빠는 남자다. 엄마가 제일 좋은 아기는 엄마와 많이 닮은 여자 삼촌, 즉 "이모"를 제일 좋아한다. 엄마를 닮았고 엄마와 같은 여자이기 때문이다. 아기의 성별은 중요치 않다. 이모는 곧 엄마와 동급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모품에 안긴 아기들은 좋아한다. 엄마와 닮은것 외에 여자라는 것도 중요한데 엄마의 품은 여자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여자가 안아주는 방식과 남자가 안아주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여자는 유방(젖)으로 받쳐 안고 남자는 들어서 안는다. 아기에게 안기는 품은 굉장히 중요하다. 몸에 전달되는 체온과 공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모 다음은 여자인 고모일까? 남자지만 엄마 쪽 외삼촌일까?
아기는 성별을 구분하지 못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모든 게 처음인 아기에게 난 여자고 넌 남자야라고 말해도 못 알아 듣는다. 물론 구분도 못한다. 아기는 생김새, 그것도 닮은꼴만 판단할 뿐이다. 고모는 여자이지만 엄마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닮은 외삼촌이 이모 다음이다. 결국 엄마 쪽 삼촌들이 압승이다. 그 다음은 당연히 아빠를 닮은 여자 삼촌인 고모이고 아빠를 닮은 삼촌이 그 다음이다. 순서로 보면 엄마 > 이모 > 외삼촌 > 아빠 > 고모 > 삼촌이다. 다만 외삼촌과 아빠는 동급이라서 아빠가 외삼촌보다 앞으로 갈 수는 있다. 또한 아빠의 양육 관련 정도와 닮은꼴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인기도만 보면 누구와 닮았는지가 중요하고 얼마큼 닮았는지가 중요하다. 이모라고 해도 닮은 정도가 약하면 순위에서 밀린다. 대부분의 아기에게는 평균적으로 다음과 같은 인기순위가 생긴다.
엄마 > 이모 > 외삼촌 > 아빠 > 고모 > 삼촌 / 엄마 > 이모 > 아빠 > 외삼촌 > 고모 > 삼촌
이런 관계는 커서도 영향을 준다. 대부분 이모는 엄청 반갑고 친구 같고 좋아한다. 반면 고모는 약간의 거리감을 갖는다. 외삼촌은 삼촌보다 정겹고 든든한 친구처럼 의지하는 반면에 삼촌(작은아빠, 큰아빠)은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아기 시절부터 생긴 인기도가 영향을 일부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식당에서 아주머니를 부를 때 친근한 용어로 "이모"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식당에서 "고모"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저씨에게는 종종 친금함의 표시로 삼촌이라고 부르지만 외삼촌이 등장하지 않는 건 "외"자가 주는 어색함과 가족에게만 쓰는 고유어이기 때문이다. 이모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족 용어로만 쓰인다. 앞서 말했지만 이 관계가 아닌 사람들은 엄마와 아빠의 형제가 닮지 않은 경우다. 엄마와 이모가 많이 닮을수록 이모의 인기는 매우 높고 엄마의 모습에서 외삼촌의 모습이 보인다면 외삼촌도 인기가 매우 높다. 닮지 않은 부모의 형제는 옆집 아저씨, 아줌마와 다를 게 없어서 친근감을 갖기 어렵다.
가족들이 모여 있을 때 아기가 울면 엄마와 아빠 대신 삼촌 촌수에 있는 사람들이 대신 안아줄 때가 있다. 이 때 이모가 안아주면 금새 편안하게 느끼는 아기가 있고 고모가 안아주면 소용없는 경우도 많다. 이모가 엄마와 닮지 않고 외삼촌도 엄마와 생김새에 거리가 있을 경우 고모가 아빠랑 많이 닮으면 엄마 다음은 고모다. 형제가 많이 닮으면 우애관계도 더 돈독해진다. 형제가 닮지 않으면 타인처럼 지낼 확률도 높다. 이모가 여러 명이라면 엄마와 많이 닮은 이모들이 조카들을 더 잘 챙겨주고 조카들도 그런 이모들을 더 잘 따른다. 조카를 안았는데 반응이 시원찮다면 적잖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여동생이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았을 경우 오빠가 여동생과 많이 닮았다면 아기에게 다가가 보면 금방 안다. 아기가 외삼촌을 굉장히 좋아한다. 다른 사람 품에 안기면 울던 아기도 엄마와 닮은 사람들이 안아주면 잘 안운다. 삼촌(큰아빠, 작은아빠)들도 반가워서 놀아주지만 아빠쪽은 엄마쪽 다음이다. *^^*
살다보면 누구라도 비슷하게 느끼겠지만 집안 사람들이 닮은 꼴 일수록 외할머니집, 이모집, 외삼촌 집에 놀러가는 걸 더 좋아하고 편안해 한다. 평소 주말이나 명절이 아닌 아이들 여름방학이 되면 놀러가는 시골집이 외가댁이라는 인식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방학에 시골집 놀러가는 건 외가를 의미하지 친가(본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고모집과 삼촌(큰아빠,작은아빠)집에 가면 외갓집보다는 편안함이 덜하다. 반대인 경우라고 해도 그건 닮은 꼴에 의해 좌우된다. 물론 양육환경과 양육지원, 형제간 친목에 따라서도 크게 결정되고 또한 각 삼촌들의 배우자들 (이모부, 외숙모, 고모부, 큰엄마, 작은엄마)도 친목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절대적인 인기 순위는 아니다. 그런 변수를 모두 빼고 단순하게 아기를 중심으로 4명의 삼촌들 중 인기 서열을 정한다면 이렇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엄마를 닮은 이모나 외삼촌(처남)이 오면 아빠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엄마는 아빠를 닮은 고모나 삼촌이 오면 부담을 느낀다. ㅋ 아기나 아빠나 엄마와 엄마쪽 사람들을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빠는 엄마가 좋아서 결혼한 사람이고 아기는 엄마가 낳은 아기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인다면 가족관계는 의도한다고 해서 구성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자신이 태어나서 엄마, 아빠, 이모, 고모, 외삼촌, 삼촌, 형제, 할머니, 할아버지(양가)와 같은 가족구성을 대부분 갖추었다면 그건 대단한 행운이다. 형제가 없는 아이들, 이모가 없는 아이들, 외삼촌이 없는 아이들도 많다. 자신이 부를 수 있는 가족 호칭을 다 가진 경우라면 그건 태어날 때부터 축복 받은 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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