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기행에 소개된 경남 사천시의 실비집

사천에는 비행기만 있는 게 아니다

통영의 다찌는 익히 알고 있고 마산의 통술도 여러 매체에 나와 소개가 되었기에 잘 알려진 편인데 이번 백반기행에서는 사천의 실비집이 소개가 되었다. 다찌와 통술, 실비는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낮은 가격으로 안주 요리 일체를 즐기는 경상도의 술상 문화를 전반적으로 일컫는 말인데 지역에 따라 술집을 부르는 명칭이 약간 차이가 나지만 그 유형은 모두 같은 술집들로 인당 가격으로 술 값만 내면 안주 일체는 그냥 나오는 독특한 형태로 운영되는 술집들이다.

다찌와 통술, 실비 등으로 불리는 이런 술집들은 막걸리를 주전자에 담아 주전자 갯수로 술값을 계산하기도 하고 인원 수에 따라 술값을 받기도 하는데 술빨이라면 술병 갯수로 따지는 곳이 유리하고 안주빨이라면 인원 수로 계산하는 곳이 유리하다 볼 수 있다. 술병 (주전자 수) 갯수에 따라 안주가 계속 나오는 경우라면 술을 먹어야지만 안주도 계속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술이 약한 사람이라면 안주는 그림의 떡이 된다. (애초에 술집에 술 먹으러 안가고 안주만 먹으러 가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번 백반기행에서는 경남 사천의 실비집이 소개되었는데 이 가게는 제철 해산물을 중심으로 안주를 내주는 계절 음식점으로 나왔지만 실제 안주를 보면 육해공이 모두 포진하고 있는 종합선물세트 주안상과 다름이 없다. 물론 제철 생선은 당연히 나오고 다른 가게에서는 접하기 힘든 고급 메뉴가 따로 있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 그동안 다찌, 통술, 실비 등 여러 가게들이 매체에 소개되었지만 여기만큼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주가 꽤 호화스럽게 잘 나와 이 가게에 대한 메뉴를 탐독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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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차 주안상이 나오는데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한 주안상이다.

가을이라 가을 전어가 처음부터 나왔다. 전어는 1차 상에서 회로 먼저 나오고 나중에는 전어구이로 해서 다시 또 나온다.

2차는 찜과 전이 나왔다. 가오리찜이 유독 눈길을 끈다.

3차는 홍어삼합, 돼지고기, 생선구이 등 강력한 해군과 육군이 등장한다.

3차까지 나오는 주안상이 2인상 기준 8만원, 1인당 4만원이라고 한다. 뷔페를 가더라도 이 정도 퀄리티의 메뉴를 접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술집에서 먹는 안주라는 것을 염두하고 따진다면 다른 곳에서는 술 안주로 이런 메뉴를 이 금액대로 먹기는 힘들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 집은 3차 이후 랍스터구이를 따로 또 내준다. 가게 주인의 동생이 인천에서 수산물 도매를 직접하기에 가능한 메뉴. 단 랍스터의 경우에는 (요즘에는 로브스터라고 부르던데) 수급 상황과 계절 요인에 따라 변동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랍스터는 변수가 있어 보이지만 방송을 탄 만큼 되도록이면 꾸준히 안주 메뉴로 주지 않을까 싶다.

근데 아직 끝이 아니다. 이후에도 전복죽과 시원한 조개탕이 또 나온다. 안주 가격만 고정이고 아마 술값은 따로 받는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안주 구성을 짜지 않았을까 싶다.

이날 게스트로 나온 왕지혜가 굉장히 만족스러워했는데 시청하는 내 입장에서도 이 가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삼천포로 빠지면 실비집이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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