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았던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를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 안중근, 안창호, 윤봉길, 김구, 유관순을 든다. 빅데이터로 검증한 우리나라 국민의 독립운동가 관심도 상위에 오른 인물 역시 1위가 안중근 2위가 김구이고 유관순, 윤봉길, 안창호가 그다음을 이어간다. 그만큼 안중근과 김구는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독립운동가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의 얼굴과 행적, 공적도 많이 알려져 있다.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으로 모두 지폐 도안에 들어가 있는데 만약 화폐 단위가 바뀌거나 10만원 고액권이 다시 또 만들어진다고 하면 그때 지폐에 들어갈 위인으로 대중들이 가장 먼저 꼽는 것도 바로 안중근이다. 5만 원권이 새로 만들어질 때는 기존의 지폐와 달리 여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여 안중근이 들어가지 못했는데 여성이 아닌 남성이 들어갔다면 5만 원권의 인물은 안중근이 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고 그다음 차선으로 들어갈 인물이 김구임은 분명하다.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두 인물의 위인 관심도는 항상 최상위권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인연
그런데 사람들이 의외로 잘 모르는 재미있는 사실은 안중근과 김구의 특별한 관계다. 두 인물 자체가 워낙 유명하고 학교에서도 여러차례 배우면서 한국사를 필수로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는 학생도 일부 있겠으나 이 둘의 관계가 가족으로 얽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중근의 아버지와 얽힌 김구의 이야기, 동학농민군과 안씨 집안의 토벌대(민병대) 이야기가 그나마 조금 알려져 있지만 안중근 사후 남은 가족들과 김구 가족들의 이야기를 교실에서 풀어주는 경우는 드물다.
학교에서는 두 인물에 대해 배울 때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는 따로 배우지 않는다.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사담 형식을 빌려 보충 설명하는 경우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둘의 관계를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일단 김구와 안중근 집안의 첫 인연은 백범일지를 통해 그나마 많이 알려진 상태다. 동학농민군으로 나섰던 김구와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 관군과 함께 민병대가 편성되었는데 그 토벌대의 주체가 바로 안중근의 아버지 안태훈이었다. 안태훈의 아내는 당연히 안중근의 어머니이자 여성 독립운동가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조마리아 여사다.
이때 안태훈은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동학농민운동의 접주 김구가 나라에 필요한 인재임을 알고 그에게 밀사를 보내 서로 공격하지 말고 오히려 돕기로 약속을 하는데 이후 동학농민군이 패하고 김구가 도망다닐 때 안태훈 집에 숨어 피신을 한 계기로 안중근과 얼굴을 트게 된다. 이때 안중근의 나이는 열여섯, 김구가 열아홉이었다. 그 이후 일제와 맞서 싸우며 안중근의 두 동생은 김구와 함께 활동하게 된다. (안정근, 안공근)
이후 안중근과 김구의 만남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더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게 되는데 안태훈의 둘째 아들이자 안중근의 동생인 차남 안정근의 딸 안미생과 김구의 아들 김인이 혼인을 하게 되면서 두 가문은 사돈집안이 된다. 안정근과 김구는 사돈지간, 안정근의 형인 안중근과 김구는 곁사돈지간이 되는 것. (나의 처가가 아닌 형제의 사돈 집안, 제수씨의 처가)
안미생의 입장에서 가족 호칭으로 본 두 가문의 관계
두 가문은 안씨네 딸과 김씨네 아들이 만나 혼인사이를 맺게 되는데 이들의 중심이 되는 안정근의 딸이자 안중군의 조카딸인 안미생의 입장에서 이들 관계를 정리하면 안미생의 할아버지가 안태훈, 큰아버지 (큰아빠) 안중근, 아버지 안정근, 작은 아빠 안공근이 되고 남편은 김구의 장남 김인이 된다. 시아버지는 김구, 시어머니는 조마리아 여사가 된다.
요즘으로 치면 국민들이 뽑은 대한민국 대표 위인이자 독립운동가 1위 안중근이 큰아빠가 되고 2위인 김구가 시아버지가 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안미생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셀럽이 될 수 밖에 없는 인물 구도가 형성된다. 거기에 원래 안중근 집안 전체가 독립운동가로 유명한데 안미생도 김구의 비서로 활동하면서 여러 공적을 쌓았고 조마리아 여사와 함께 그녀 역시 독립운동가로 등재되었으며 김구의 아들인 김인 역시 대한독립군 감독관으로 활동한 독립유공자이기 때문에 안미생의 시집살이는 곧 독립운동과 그 결을 함께 하게 된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며느리까지 모두 독립유공자인 것.
이들의 만남과 인연은 방송에서도 몇 번 다루었었는데 아래 유튜브 클립 영상이 지난 주 방영했던 위 이야기. 마지막 안미생과 김인의 결혼으로 마무리가 된다. (재연 드라마 형식인 만큼 보는 재미가 더 있다)
교실에서는 모르는 또 하나의 이야기
광복절이나 삼일절 등 독립운동과 관련한 역사적인 국경일(국가기념일)이 되면 늘 여김없이 특정 회사가 호국 캠페인을 벌이는데 보편적으로 특정 기업과 호국 마케팅을 이어 붙이면 대상으로 물색되는 기업은 "방위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방산기업이 되어야 하는데 의외로 식품회사 하나가 매년 때가 되면 호국 캠페인을 하고 있다. 바로 바나나우유와 투게더로 유명한 빙그레 기업이다. 다른 기업과 달리 빙그레는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에도 상당히 진심인데 빙그레 광고를 꾸준히 본 사람이라면 특정일(삼일절과 광복절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날)에 빙그레가 늘 기업 광고로 호국 마케팅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기업은 왜 이런 걸까?
2022년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둔 올해에도 어김없이 빙그레는 호국 캠페인 광고를 올렸다 (아래 유튜브) 내가 먹는 바나나우유와 투게더가 독립운동 후손들에게 일부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간접 홍보? (글쎄... 그게 이유라면 얼마나 수익으로 이어질지, 결국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독립운동 기념일이 되면 빙그레는 늘 이런 광고를 하고 할 것이다. 왜냐, 그건 재미있게도 김구의 집안을 다시 보면 알 수 있는데 안중근의 집안과 김구의 집안을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김구 집안을 조금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안태훈 (안중근, 안정근, 안공근의 아버지)
안정근 (안중근의 친동생, 안미생의 아버지) - 독립운동가
안중근 (안정근의 친형, 안미생의 큰아버지) - 독립운동가
안미생 (안정근의 딸, 안중근의 조카, 김인의 아내) - 딸 김효자
김인 (김구의 아들, 안미생의 남편) - 딸 김효자
김신 (김구의 아들, 김인의 동생, 안미생의 도련님, 안중근 집안과 곁사돈) - 공군참모총장, 교통부장관
김구에게는 김인과 김신 두 아들이 있는데 차남 김신은 김진, 김양, 김휘, 김미 3남 1녀를 두었다. 이중 김진은 한국주택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김양은 독립유공자 업무를 관장하는 국가기관인 국가보훈처장을 역임했는데 김신의 막내딸이자 김구의 손녀인 김미가 한국화약의 김종희 사장 아들과 결혼하면서 김구 집안은 한국화약 집안과 사돈을 맺게 된다. 그 한국화약이 나중에 한화가 되고 큰 형인 김승연이 한화그룹 회장으로, 둘째이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동생인 김미의 남편 김호연이 빙그레 회장으로 분리가 되기 때문에 김구의 손녀딸은 빙그레 회장 사모님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 그래서 빙그레는 호국 사업에 항상 진심인 것이다.
빙그레가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원래 둘째가 분가하면서 한화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빙그레로 과거 야구단 호칭에서도 그걸 알 수 있는데 빙그레이글스가 한화이글스로 바뀐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 동생네가 라면으로 유명한 농심이고 (신춘호 회장) 그 농심의 딸인 신윤경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아내이기 때문에 서경배 회장의 딸인 서민정에게는 외가가 농심이고 친가가 아모레퍼시픽이 되는 구도와 비슷.
김구의 손녀인 김미에게 큰엄마가 안중근의 조카인 안미생이 되는 것이고 안중근의 조카 안미생의 딸 김효자와는 사촌형제가 된다. 결국 이 가족관계라면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김구 손녀사위가 되는 셈.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아내가 김구 손녀이고 아내의 큰엄마 되는 분이 안중근 의사의 조카인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빙그레는 늘 독립운동가들의 후손 사업에 열의를 보이는 것이다. 거기에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형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 동생이 김구네 가족과 결혼을 했기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김구 가문과는 곁사돈 관계가 된다. * 내 아내의 처가가 아닌 내 형제의 처가, 기타 부수적으로 한화 김승연 회장과 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며느리가 되기 때문에 한화와 빙그레는 이후락 가문과는 또 곁사돈이 되고.....(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돌고 도는 윤회인가... 한민족은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
김구의 며느리인 안미생을 중심으로 재정리
안중근이 큰아빠, 김구가 시아버지, 조마리아 여사가 시어머니, 대한독립군 감독관 남편인 김인이 남편, 시조카가 국가보훈처장(김양), 시조카가 빙그레 회장 사모님, 시조카 사위 형이 한화 김승연 회장.
김구의 손녀인 김미를 중심으로 재정리 (김구의 둘째아들네)
할아버지가 김구, 큰엄마가 안미생, 큰엄마네 삼촌이 안중근, 오빠가 국가보훈처장, 남편이 빙그레 회장, 시아주버니가 한화그룹 회장
김구의 손녀이자 안미생의 딸인 김효자를 중심으로 재정리 (김구의 첫째아들네)
할아버지가 김구, 엄마가 안미생, 외할아버지 형이 안중근, 사촌동생이 빙그레 회장 사모님, 사촌제부가 빙그레 회장, 사촌제부 형이 한화그룹 회장
안중근 집안과 김구 집안이 사돈, 김구 집안과 한화그룹 집안이 사돈 (안중근 집안과는 사돈의 사돈네이기 때문에 무관계) 김구 첫째 아들이 안중근 집안과 결혼, 김구 둘째 아들의 딸이 한화그룹 집안과 결혼
안중근 집안과 김구 집안 자체는 사돈지간이지만 안중근과 김구 둘 사이만 놓고 보면 비혈연 관계인 곁사돈이고 무촌이라 한 가족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그 후손은 양 가문의 혈연으로 만들어진 직계 혈통이기 때문에 독립운동가 당사자가 아닌 그 후손들의 입장에서 보면 외가, 친가가 된다. 물론 맞사돈이나 겹사돈이 아닌 곁사돈이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어찌 되었든 물고 물리는 과정에서 가족 친지들 피에 두 가문의 혈통이 흐르는 건 분명한 사실. 안중근의 입장에서는 김구가 곁사돈네 어르신이고 김구 입장에서는 안중근 역시 곁사돈네 어르신일 뿐이라 그 관계가 멀게 느껴지지만 안미생의 입장에서 보면 큰아빠가 안중근, 시아버지가 김구이고 김구의 아들인 김인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김구, 장인어른의 친형이 안중근이기 때문에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관계도의 밀첩 정도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된다. 빙그레가 호국 활동에 진심인 것처럼 말이다.
날씨도 더운데 투게더는 너무 비싸 좀 그렇고 글 마치고 생각난 김에 빙그레 메로나나 사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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