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남자현을 통해 보는 의사/열사/지사의 명칭 정리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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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호국보훈

독립투사 남자현을 통해 보는 의사/열사/지사의 명칭 정리 필요성

by 깨알석사 2017.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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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면서 예전 보다는 훨씬 쉽게 본래의 뜻과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특정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정보 전달이 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매년 찾아오는 호국보훈의 달, 3,1절, 광복절, 현충일 등에서는 여러 의사, 열사, 지사분들이 거론이 되고 그들의 업적과 희생정신에 대해 열거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의사와 열사, 지사라는 뜻과 의미를 잘 모르고 그냥 그렇게 부르니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국가보훈처에 의해 정립된 호칭에 대한 개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게 사실 조삼모사격이라 알려준대로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해도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애초에 호칭을 여러개로 나눈 것 자체도 문제일 수 있고 아니면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단어로 만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호칭에 따른 설명을 학교 교육에서 조차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얼마 전에 법무부는 독립유공자의 후손 국적회복과 관련한 보도문을 배포했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조선땅을 떠나 살게 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많이 있는데 정부는 일제강점기에 일본과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한다는게 주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남자현"여사다.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맡았다고 알려진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다

영화 암살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전방위로 활동한 독립투사다. 현대에 와서는 "여자 안중근"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고 실제로 여자 안중근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름 뒤에 붙는 {의사} {열사} {지사}에 대한 부분이다. 남자현의 경우에는 어떤 경우일까, 사실 바로 윗 문장에 "여자 안중근"이라고 설면한 것처럼 보훈처가 말하는 기준에 따라 무력투쟁, 항쟁과 연관이 깊기 때문에 당연히 남자현은 남자현 의사가 된다. 일반적으로 분류하는 의사라는 기준에 정확히 들어가는 인물이다, 안중근을 보고 안중근 의사라고 부르는 것처럼 여자 안중근 남자현 역시 남자현 의사가 된다.

그러나..!

아래 관련 기사와 정보를 보자

http://nocutnews.co.kr/news/4031248 (총독은 내가 처단하겠다, 남자현 의사 일대기)

http://www.jabo.co.kr/sub_read.html?uid=35237&section=sc3 (독립의 어머니 남자현 지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10/0200000000AKR20170810050400004.HTML 

(여자 안중근 남자현 지사)

http://www.hankookilbo.com/v/548a80ee336645b2a171009175d7fc30 (영화 암살 속 인물 남자현 열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815598&code=61111111&cp=nv (항일투쟁 남자현 의사)

남자현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안중근 만큼이나 많은 관련 정보와 기사가 나오기 때문에 굳이 다 열거 하지는 않겠지만 남자현 지사라는 말이 가장 많고 그 다음 소수격으로 남자현 의사와 남자현 열사라는 글이 보인다. 수 많은 독립운동가 중에서 이렇게 의사/열사/지사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도 드물겠지만 제대로 된 호칭조차 왔다갔다하는 분은 거의 이 분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보훈처가 말하는 {의사} {지사} {열사}에 대해 보면 애초에 이 명칭은 우리가 자주 쓰거나 붙여주던게 아니라 국가보훈처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의 공적조사 당시에 만들어진 보훈명칭이라는 걸 아래 관련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국가/호국보훈] - '열사(烈士)'와 '의사(義士)' (해당 글의 제목에 지사가 없는 이유는 나중에 설명)

사실 의사/열사/지사에 대해서는 말이 없는게 아니다. 특정 단어를 행정단체가 만들고 뜻과 의미를 정해 설명을 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국어학자나 관련 학계에서는 이 의사와 열사 지사에 대한 단어 개념을 좋게 보지 않는다. 구청이나 동사무소에만 쓰이는 행정용어라고 봐야 한다. 실제로 보훈처에서도 지금은 의사, 열사, 지사 보다는 독립유공자, 독립운동가로 부르라고 권유하는데 이게 행정용어가 잘못 쓰인 대표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원래 우리가 쓰던 말이 아니라 보훈처가 만든 용어와 기준이기 때문에 그게 모호한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항상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뭐가 열사고 어느게 의사고 어떤 경우가 지사야? 라고 구분하지 못하고 설명을 해줘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이런 구분이 왜 필요하고 왜 이런 단어 명칭이 쓰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기 때문에 불거진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공적(업적)을 조사하는 입장에서는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대중에게는 구분해야 할 이유도 없고 의미도 없다, 그러나 어느순간 이게 주객전도가 되어 누구는 의사, 누구는 열사인데 신경을 안써서 그렇지 이게 마치 훈장이나 지위에 대한 서열처럼 느끼는 분도 많아서 의사와 열사는 아주 유명하고 큰 일을 치룬 사람, 지사는 그 보다 덜하지만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처럼 생각하는 분도 있어 정리의 필요성은 분명 있다.

70년대 후반 보훈처의 공적조사 당시 "대충" 정했다는 동아일보 관련 기사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처음부터 이건 대중을 의식해서 만든 명칭은 아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예전에 쓰이던 국기의 대한 맹세 문구처럼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 합니다"에서 무기를 들고 싸우며 몸 바쳐 희생하면 의사, 계몽운동이나 군자금 모금 활동, 자결로 군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등의 마음을 바치고 희생하면 열사라고 나뉘어 볼 수 있는데 앞서 링크를 걸었던 신문기사와 여러 정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각자 해석하기 나름이고 심지어 뜻이 희석되는 경우도 많아서 정확하게 이게 답이라고 할 수 없다.

표준어국어대사전의 의사/열사/지사 역시 국가보훈처가 이미 정한 명칭에 대해 정립할 필요성이 있어 보훈처에 정확한 뜻을 요구한 것이고 그걸 그대로 받아 적어 설명한 글로 국어의 원래 뜻이라기 보다는 행정기구, 국가보훈처의 자의적인 해석을 그대로 설명한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의사/열사/지사라는 단순한 두 글자로 엄청난 뜻을 설명하는 걸 보면 처음엔 크게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다가 이게 많이 쓰이면서 오락가락하자 나중에 정립한 케이스인데 그게 더 혼란을 가중시킨 결과다.

의사와 열사를 사실 나누긴 힘들다, 앞자를 하나씩 따면 의열이 되고 그런 뜻을 가진 사람들이 뭉친 단체는 의열단이 된다. 그 단체의 수장은 의열단장이 되고 말이다. 결국 의열단원들은 모두 의사와 열사의 자격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사라는 것 역시 보훈처에 독립유공자로 등록을 할 때 생존여부로만 따지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다, 유공자로 등록할 당시 사망했으면 의사와 열사가 되고 생존한 상태이면 지사로 구분하기에 결국 의사=열사=지사가 된다. 물론 의열의 순서를 바꾸면 열의가 되기에 그것도 의미가 같다, 독립운동가에게 빠질 수 없는게 열의다. 물론 그래서 의사와 열사가 만들어진 것이 되기도 하지만 열의, 의열이라는 의미를 따로 한 자씩 떼어내어 만든 건 딱히 좋아보이지 않는다, 학계에서도 보훈처의 그런 용어 구분과 사용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간혹 안중근 의사를 안중근 열사로 부르면 안된다고 하고 유관순 열사를 유관순 의사라고 부르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안중근은 의사로 배웠고 유관순은 열사로 배웠으니 상식이라 보겠지만 의미를 정확히 안다면 뭘로 불러도 사실 상관없다, 애초에 그걸 그딴식(?)으로 나눈게 더 문제다. 바로 남자현 의사처럼 정체성 없는 명칭이 혼재하는 경우처럼 오히려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 안중근도 열사의 개념을 가지고 있고 유관순도 기회만 없었을 뿐이지 의사와 다름 없다, 이건 논란의 여지가 없다. 또 단지 등록 당시에 살아 있다는 이유로 지사라고 나뉘어 부르는 것 역시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지사를 보고 이 분이 돌아가셨다면 의사, 열사라고 불리웠을거야~라고 말해주면 벙찌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꽤 많다. 지사라는 말 뜻도 그대로 직역하면 사실 [뜻 있는 선비]라는게 전부다.

안중근 의사하면 예전에는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인 "의사"와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그걸 착각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왜 안중근을 의사라고 부르라며 궁금해 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지사 역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기에 도지사의 주지사의 그 지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에게 그 지사의 전체 명칭은 "애국지사"라고 말해주면 아! 그거~하고 바로 알아 듣는다, 애국을 빼고 지사라고만 하면 잘 알지 못해도 애국지사하면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사실 지사는 낯선 명칭은 아니다. 열사/의사와 함께 단순히 지사라고 표현하지만 지사는 애국지사가 원래 명칭이다. (물론 애국열사, 애국의사도 틀린 표현이 될 수 없다. 모두 같이 쓰일 수 있다)

이쯤되면 사실 이걸 어느정도 정리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앞으로도 의사라는 명칭은 여전히 의료인 명칭과 헷갈려 할 수 있는 미래세대가 많을 것이고 계속 끝없이 "주입"하고 "설명"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 지사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열사는 독립운동과 관련되어 있는 명칭이라고 잘 알고 있지만 유관순 열사를 제외하고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것도 대중적이지는 않다.

내가 이 글을 쓸 때 독립투사라는 명칭을 썼다, 싸움을 내포하고 있는 투사라는 건 의사와 같은 개념이 될텐데 일본과 싸웠다는 점에서 요즘에도 많이 쓰이고 있는게 독립투사다, 투사라는 말은 많이 알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투사가 가장 좋은 명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절의, 결의, 지조가 중요한 것이지 싸움 자체가 의미의 주체가 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보훈처의 기준을 1순위로 해서 명확하게 한다면 의사/열사/지사에 대해 확실하게 재조명을 했으면 한다. 독립운동가 모두를 대상으로 "애국지사"라고 통일 시키는게 대중 입장에서도 인식하기 쉽고 받아들이기 쉬운 부분도 있다. 의사와 열사를 계속 쓰겠다면 애국의사, 애국열사로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명칭 설명이 되야 한다고 본다. 기존에 알고 있는 세대에게는 안중근 의사라고 해도 다 알지만 미래세대에게는 보다 쉽게 인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안중근 애국의사가 훨씬 낫다는거다.

마지막으로 남자현 여사의 경우를 정리하고 끝마친다,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나라사랑 홈페이지, 이달의 호국인물 사이트와 남자현 관련 정보를 모두 취합해 보니 보훈당국에서는 남자현을 두고 남자현 의사, 남자현 열사, 남자현 지사라고 쓴게 없다. 다만 국가보훈처의 대표 블로그에서는 시민기자단이 쓴 글이기는 하지만 열사라고 나온다, (보훈처가 정립한 개념으로만 봐도 열사는 아닌데 열사로 쓰여있다) 

http://edu.mpva.go.kr/learn/fighter/detail.do (국가보훈처 나라사랑 배운터 남자현)

http://mpva.tistory.com/1821 (국가보훈처 티스토리 공식 블로그 남자현) - 열사라고 나옴

http://www.mpva.go.kr/narasarang/month_hero_view.asp?id=187&ipp=12 (1993년 8월 이달의 보훈인물 남자현)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이라는 말이 있다, 보훈과 밀접한 단어다, 호국영령은 말 그대로 나라를 지키다가 희생된 분들을 말하고 순국선열은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선열들을 말한다. 호국영령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희생 당한 군인이 대표적이고 근대를 넘어 한반도 역사에 존재했던 모든 호국인들,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이나 의병들도 포함된다, 순국선열은 우리가 아는 독립운동가들이다. 넓게 보면 순국에 순직도 들어가는 만큼 순직경찰, 순직군인, 순직공무원처럼 나라를 위해 봉사하거나 나라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숨진 분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자현의 경우에는 호국영령일까 순국선열일까, 아마도 순국선열에 표를 던지겠지만 열사/의사/지사가 모두 같다고 한 것처럼 뜻과 의미가 같다면 어느쪽으로 불러도 상관이 없다. 다만 나라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싸우냐와 나라를 잃고 난 뒤에도 계속 싸우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것까지 나아가서 나눈다는 건 무의미하다. 호국영령은 국가유공자(군경), 순국선열은 독립유공자를 나누어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함이지 희생의 가치는 같다. 용사(투사)와 열사(투사)의 차이 정도 되겠다. 결국 이것도 엄밀히 따진다면 행정 편의와 사상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나누었을 뿐이다. 현충일이라는 단일에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모두 같이 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자현의 경우 순국 후에 사후등록된 경우로 보훈처의 기준으로 보면 지사라고 부르기 애매한데 요즘에는 이마저도 오락가락해서 생존한 경우에도 쓰인다는 식의 포지션을 취하는 입장이라 (이 말은 지사라는 명칭을 부여하게 된 원래 의미와 달리 사후에도 쓰일 수 있다는 식의 해석이 된다) 단어 하나 추가로 지사라는 명칭의 합리성이 부여된 만큼 이제는 지사라고 했다해서 보훈처를 깔 수는 없다, 다만 행적(공적)을 보면 누가봐도 의사이고 여자 안중근, 독립군의 어머니라 부르면서 그 의미가 다른 열사로 부르는 건 역시 잘못된 호칭이다.

하던대로 할거면 남자현 의사라고 통일해야 할 것이고 압도적으로 남자현 지사라는 명칭이 많이 쓰이기에 그걸 그대로 한다면 애국지사라고 확실하게 표현하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기왕이면 매번 호국보훈의 달에 의사/열사/지사 구분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신문기사가 반복되어 쏟아지는 경우가 없도록 (알려줘도 또 모르고 배워도 잘 모르고, 알았는데 설명하기 애매하고...의미는 어디가고 명칭 뜻만 해석해야 하는 항상 반복되는 쓸데없는 일이 생성) 그냥 애국지사, 순국선열, 호국영령 등으로만 정리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겠다. 차라리 국민여론 조사를 해서 통일되고 명확한 명칭을 추천 받던가, 위원회에서 급조한 명칭이다보니 이게 뒤로 갈수록 이래저래 혼잡하기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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