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숨지만 목적이 다른 은폐 VS 엄폐
진짜 사나이 여군 편에서 교관이 여군 교육생들에게 질문했던 내용
교관 : 은폐와 엄폐의 차이가 무엇인가?
연예인 여군 : 은폐는 은밀하게 숨는 것이고 엄폐는 엄밀하게 숨는 것입니다.!
답변이 꽤 재치있지만 실전이었다면 대가리 박아! ^^;;
은폐와 엄폐는 한자어로서 사전적 의미가 따로 있고 군사 용어로서의 의미가 따로 있다. 깨알이 군 교육기관에 종사한 경험으로 썰을 푼다. 사전적 의미로는 은폐는 숨는다는 것을 말한다. 은밀하게 숨든 엄밀하고 엄숙하게 숨든 숨거나 숨기는 행위다. "너 이 자식. 이 물건 어디로 은폐했어?" 라는 말이 있는데 너 이 물건 어디로 숨겼어? 라는 뜻이다. 은폐는 군대에서도 똑같이 숨는다는 걸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위장과도 연관되는데 전투복(개구리복)이나 방탄모에 나뭇가지와 풀을 꽂는 행위도 은폐를 위한 행위로 은폐의 범위에 든다.
엄폐는 지형지물과 연관이 깊다. 지형이나 물건을 활용해 숨는 것으로 은폐와 엄폐는 사전적 의미로는 똑같은 말이지만 그냥 숨는 건 은폐고 지형지물을 활용해 숨는 건 엄폐로 군대에서는 이것을 나뉘어 부른다. 조금 더 범위를 넓혀 개념을 확장한다면 관측이라는 용어와 연관이 되는데 관측이 되지 않게 관측을 피하는 것이 은폐, 관측은 물론 상대의 공격까지 피하는 게 엄폐다. 즉 그냥 들키지 않게 숨는 것과 방어를 위해 무언가를 방패 삼아 숨는 것의 차이. 그래서 엄폐는 적의 공격시 지형지물을 이용해 공격을 막고 숨는 것이기 때문에 엄폐는 항상 엄폐물이라는 말이 따라 붙는다. 즉 은폐와 달리 엄폐는 엄폐이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하게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활용할 수 있는 지형지물을 엄폐물이라고 부르는데 엄폐물이 있어야 엄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은폐와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자 차이점이 된다.
한자어 풀이로도 개념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은폐의 "은"이라는 한자는 숨는 것을 말하며 엄폐의 "엄"은 가리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폐는 내가 숨는다의 개념, 엄폐는 적의 눈을 가린다는 개념이다. 그래서 엄폐는 적을 속이는 수단이 되고 기만(속임수) 전술에 해당되기도 한다. 비슷하게 느껴도 완전 다르다. 무엇보다 단어가 의미하는 주체가 다르다.
전방에 적군 출현
전방에 적군이 출현했다. 이 상황에서 그대로 대응할 수 있지만 대부분 일단 발각되지 않기 위해, 혹은 기습을 위해 먼저 숨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 각각 옆길 수풀 사이로 숨는 건 은폐다. 반면 똑같이 전방에 적군 출현 및 공격까지 함께 이루어진다면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 숨는 것은 물론 다치지 않게 피해야 하는데 이렇게 숨는 건 엄폐가 된다. 단순이 상대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웅크리는 행위라면 은폐, 지형지물을 활용해 그것과 혼동시켜 지형지물 중 하나로 착각해 모르도록 하면 엄폐가 된다. 결국 포괄적 개념으로 접근하면 은폐는 숨다, 엄폐는 상황에 따라 숨다에 피하다의 개념이 더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적 출현 및 공격 시 그냥 바닥에 엎드리거나 포복으로 기어가면 (피하는 행위가 추가 되더라도) 은폐고 박스나 상자에 숨어서 엎드리면 엄폐가 된다.
군대에서는 더 정확하게 구분할 때 직사화기와 곡사화기로 나누는데 직사화기에서는 은페를 곡사화기에서는 엄폐를 쓴다라고 보통 알려준다. 직사화기는 납작하게 엎드려도 관측은 물론 공격을 일부 피할 수 있지만 포물선을 그리며 날라오는 포탄의 경우에는 엎드려 있어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참호나 바위 뒤에 숨어야 하는데 그래서 직사화기(총기류)에는 은폐를 하고 곡사화기(포탄류)에는 엄폐를 해야 한다고 구분 짓기도 한다. 똑같이 숨는 행위임에도 그걸 구분해 가르치고 왜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즉 적의 공격 형태에 따라 어떻게 방어 형태를 취해야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지 스스로 깨우치라는 뜻이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가 여부
일반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엄폐가 참호 속에 숨는 것이다. 관측은 물론 적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폐는 그냥 숨는 것이고 엄폐는 몸을 보호하며 숨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더 쉽다.
스나이퍼가 등장하는 경우 위장을 하는 게 보통이라 어디서 스나이퍼가 공격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스나이퍼는 항상 숨어서 공격한다. 스나이퍼는 그냥 숨어서 공격하는 게 아니라 땅을 파거나 나무 위에 올라가 지형지물과 똑같이 융합되어 사람인지 지형지물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위장하기 때문에 스나이퍼가 하는 행동이 바로 엄폐다. 군대에서는 직사화기와 곡사화기로 뚜렷하게 구분하지만 숨는 것 자체는 동일하기 때문에 다소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은 많다.
복도에서 마주친 적을 보고 발각되기 전에 벽 뒤로 숨어 있는 경우를 보자. 은폐와 엄페의 차이를 배운 뒤 바로 이런 질문을 한다면 방금 개념을 배웠음에도 의외로 통일된 답이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은폐와 엄폐로 명확하게 나뉘어 답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양분되어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는 경우다. 분명 정확하게 개념을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에 따라 은폐와 엄폐로 다르게 볼 수 있는 환경 조건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움을 유발하기 쉬운 문제 유형이다.
위 복도 상황은 은폐인가 엄폐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 상대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관측 당하지 않기 위해) 엎드렸다면 은폐지만 지형지물인 건물의 벽을 활용해 숨었기 때문에 엄폐라고 답변이 나올 수 있는 문제다. 반면 단순히 적에게 발각되거나 관측되지 않기 위해 그냥 숨은 행위이기 때문에 (행위의 주된 목적) 은폐 행위라고 답변도 역시 나올 수 있는 문제다. 결론만 놓고 보면 이 문제의 답은 엄폐가 맞다. 방패의 개념을 갖고 있으면 된다. 숨는 행위에 있어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지형지물의 존재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데 벽 뒤에 숨는 것 말고도 숨어서 대응(반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벽 뒤에 숨는 행위는 은폐 보다는 엄폐에 가깝다.
엄폐의 "엄"을 "엄호사격"의 "엄"과 같은 선상에 놓고 보면 이런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적이 나를 단순히 못 본 것, 인지를 하지 못한 것만 보면 둘 다 같지만 (은폐) 적이 나를 알아 본 듯 하나 나를 다른 것으로 착각하거나 알아 보았어도 즉각적인 대응이 되지 않는다면 (엄폐물이 있기 때문) 엄폐가 되는 것이다. 애매모호할 때는 몸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대입 하면 되고 그래도 애매모호하면 직사화기와 곡사화기로 구분해 지금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해석이 가능하다면 은폐와 엄폐로 구분할 수 있다.
은폐 : 엎드리거나 웅크리거나 등 단순히 숨는 행위로 상대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 (물건을 은폐하다 = 물건을 숨기다) - 단순히 숨는 행위라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따로 없음. 나 자신이 숨는 것이 목적이자 행위의 주체
엄폐 : 나무, 바위, 물건 등 (엄폐물이 존재) 그것과 같아 보이게 하거나상대 눈을 착각하게 만들어 숨는 효과를 갖는 것, 단순히 숨는 행위를 넘어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물건을 활용하는 것, 상대의 눈을 가리는 것이 목적이자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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