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 때문에 도시가스 주식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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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투자

난방비 폭탄 때문에 도시가스 주식이 올랐다?

by 깨알석사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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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주식

주식투자에는 몇 가지 패턴 공식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이슈나 이벤트가 생기면 그와 연동된 또는 그와 연결 지을 수 있는 주식 종목들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이 발생하면 동물 방역 관련주들이 움직인다거나 전쟁 등의 상황이 생기면 농산물 관련주가 움직인다거나 정치 이슈와 맞물려 국가 간 대결 양상이 벌어지면 관광업 관련주가 들썩인다거나 황사와 미세먼지 등이 발생하면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회사가 움직인다거나 하는 패턴 등을 말한다.

일종의 테마를 형성하면서 그것이 주가의 반복된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인데 이것이 다른 테마와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면 1회성이 아닌 중복성, 연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번 내지 우연히 발생한 1차원적인 패턴이 아닌 매년 매 시기에 항상 일어나는 패턴들을 의미하는데 폭염이 발생하면 에어컨과 선풍기 구매가 늘면서 관련주가 여름마다 움직이는 것처럼, 또는 복날이 되면 닭과 연관된 종목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매년 반복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코로나의 경우 처음으로 발생한 세계적 재난 수준의 전염병이었지만 이것이 일상적이고 매년 반복된 정기적인 이슈는 아니었다. 반면 이와 유사한 독감의 경우에는 매년 겨울이 되면 문제(이벤트)가 되었는데 이때 독감으로 움직인 제약주와 코로나로 인해 움직인 제약주의 움직임은 비슷한 패턴을 보였어도 그것이 같을 순 없다. 독감으로 움직인 제약주는 다음 연도에도 또 움직일 확률이 매우 크지만 (패턴의 형성) 코로나로 인해 움직인 제약주나 관련주는 매년 해가 바뀔 때마다 움직인다는 공식이 없다. 말 그대로 발생한 이슈가 1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매년 반복된다면 모를까 그것이 매년 가격 형성을 이루며 시세를 만들어나가는 건 어려운 사실이다. 결국 패턴이 있는 주식은 해당 이벤트가 매년 "반복" 된다는 특징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이런 패턴 투자 공식에 맞게 투자할 수 있다. 

어쩌다 한 두번, 몇 년에 한두 번 올까 말까 한 이슈나 이벤트와 달리 매년 반복되는 것들은 이런 패턴 공식이 존재하는데 도시가스 역시 대표적인 겨울 관련 주식으로 난방비가 증가할 시점이나 한파가 연이어 발생해 재난 수준에 머물 정도가 되면 도시가스 사용량이 늘어 관련주가 움직이기도 한다. 겨울은 매년 오고 그 겨울은 항상 춥고 늘 한파를 불러오기에 도시가스 사용량은 겨울마다 증가하는 공식이 항상 존재한다. 그렇기에 주식 경력이 있는 사람은 제철 음식을 찾아 먹는 것처럼 주식도 제철에 따라 골라 담아 기다리며 주가의 시세를 챙기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그 시기가 최소 3개월 이상, 최대 1년 정도의 사이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다리는 미학, 기다릴 줄 아는 심법을 가진 장투 성향의 투자자라면 사실상 누워서 떡 먹기 수준의 투자법이 될 수 있다.

겨울 테마의 찐 "도시가스"

올 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특별한 이상기후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 한 이번 겨울도 추운 날씨를 몰고 왔다. 더불어 올해는 도시가스를 포함해 여러 에너지 관련 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공공요금 인상까지 불러 일으켰는데 그 덕에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며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이 때문인지 도시가스 관련 주식들도 상당히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난방과 관련한 대표적인 에너지 관련 주식인 삼천리의 경우 저가 기준 30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고 서울가스를 비롯 대성홀딩스의 경우에도 100% 이상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일전에 보기 힘든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일상화 된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가 고꾸라지며 큰 하락세를 보였고 수많은 주식들이 하방세로 꺾여서 엄청난 고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지만 정작 이들 주식만 따로 보면 딴 세상 주식을 보는 것처럼 아무 문제가 없는 것 마냥 혼자만 연이어 계속 상승만 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우량주를 포함해 웬만한 좋은 주식들조차 반액 세일을 강제적으로 당한 것과 반대로 이들 주식은 오히려 이런 악조건과 경제 환경 속에서도 1년 전보다 최소 100% 이상, 최대 400%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아래 도시가스와 관련된 대표적인 회사들의 주식 시세표를 보면 이게 얼마나 놀라운 광경인지 체감할 수 있다.

어떤가. 꺽임없이 아름답게 오른 이들 가격 시세 그래프의 모습을 보라. 코로나로 인해 주식시장이 사실상 붕괴 아닌 붕괴를 경험하는 상황에서 이들 종목에 투자를 했다면 당신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투자의 신"으로 불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8만 원이 30만 원까지 올랐고 (삼천리), 5만 원이 30만 원으로 올랐고 (서울가스), 8천 원짜리 주식이 10만 원까지 오르면서 중간에 멈춤 없이 계속 올랐다는 걸 그래프를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런 높은 주가 상승률을 두고 유례없는 한파(이상기후)와 에너지 가격의 상승(가스 원료)을 꼽는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이어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본인들 입장에서도 사실 이건 어려운 분석이 아니다. 겨울은 늘 춥고 난방비는 항상 증가했고 도시가스 사용량은 폭증했으며 이는 일상에서도 모두가 실제로 겪는 일이기 때문에 딱히 분석을 하거나 알려주지 않아도 도시가스 회사가 겨울에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는 이번 겨울을 맞기 이전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고 실제로 우리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에너지 수급 문제를 겪었다.

원래도 겨울이 되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패턴 투자였지만 이번 겨울은 다른 해의 겨울과 달리 전쟁과 이상기후 때문에 더 많은 변수가 작용하였고 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면서 여름에도 이런 일을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겨울 난방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이미 여름에는 자동차 연료 수급문제까지 생기면서 주유소 찾는 발길들을 급하게 만들었는데 그때 에너지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견했다면 올해 이런 겨울 도시가스 관련 주식들의 움직임도 쉽게 예측이 되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가스요금은 다른 공공요금과 함께 묶여 그동안 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로인해 지난해 4차례나 가격인상을 실시했고 그것은 그대로 소비자의 난방비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었는데 이 가격인상마저도 사실상 수입되는 가스의 가격이 폭등한 결과로 원료값을 그대로 반영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 인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수입 가스의 원자재값이 40% 이상 폭증하자 가스 도매요금 역시 40% 이상 인상해 반영토록 한 조치였는데 이것 자체가 도시가스 회사가 원래 바라던 인상분은 아니었기 때문에 앞으로 가스 요금은 추가적으로 더 인상될 요지가 많아 매년 조금씩 더 오를 확률이 높다. 결국 이런 패턴의 움직임에 변수라 할 수 있는 상승 요인들이 오히려 더 강세를 띠는 양상을 보이기에 주가의 움직임 역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이라도 도시가스 회사 주식을 사서 투자하는 것이 나을까? 지금 가격이 상당히 높다고 해도 다음 해에 벌어질 에너지 문제를 감안한다면 이 가격이 고점이 아니라 더 높게 치고 오를 것 같은 예상을 할 수도 있는데 지금 아니어도 다시 돌아오는 여름이나 가을부터 사기 시작해도 크리스마스나 다음 설날에는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며 투자의 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남은 건 뭐다? 남보다 쉽게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 행복한 고민만 하면 된다.

당신이 주식에 항상 물리는 이유 

그런데 말입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패턴 공식 투자가 쉽고 초등학생도 원리와 개념만 이해하면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이걸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패턴이 반복되는 사이클, 주기가 길어도 너무 길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수익률에 의해 상당 부분 상쇄되고 또 그 수익률이 기대 이상일 경우에는 아무 조건도 될 순 없지만 문제는 이런 패턴 투자가 항상 옳은 방향을 보여주거나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실제 이런 패턴 투자 경험이 없어 이론적으로 아는 수준이라면 더욱 손실 나기 쉬운데 막상 이런 패턴 투자를 실천해 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건 드물다. (물론 이번 케이스처럼 특이한 경우는 있지만 이건 논외로 따로 후술) 거기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기회비용". 3개월 이내 패턴은 그것이 일상화되어 패턴이 무력화되고 6개월 정도 되어도 패턴에 무뎌지면서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내기보다는 단일성 (1회성) 상승으로 그치는 것이 보통인데 1년에 딱 하루나 이틀 정도 상승분을 먹고자 오랜 기다림을 거쳐야 한다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설령 그것이 장기투자의 형태라고 해도 이런 계절 테마를 띄는 패턴 투자는 기간이 장기어도 사실상 장기투자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

왜냐, 도시가스 관련 주식 자체가 장기투자에 맞지 않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장기투자라 하면 미래가 밝고 유망하며 앞으로의 전망도 좋아야 하지만 과연 도시가스 관련 회사가 그런 사례에 들어갈까? 앞에서 에너지 수급 문제와 난방비 폭탄, 가스 요금 인상분 이야기를 해가면서 그럴싸하게 이야기하고 실제로 벌어지는 이슈를 배경으로 실제 일어날 법한 근거로 설명을 하니 누구라도 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도시가스 및 에너지 관련 종목들이지만 이슈와 이벤트로 주가 상승이 일어나는 테마 종목은 어디까지나 테마 종목일 뿐, 그것이 장기투자 형태로 이어지며 자식에게 물려줄 주식으로서의 가치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굳이 어렵게 고민하지 않아도 우리 일상 속의 도시가스 사용 형태를 보면 주요 도시가스 소비처 중 하나인 주방에서의 가스 소비 상황이 과거 가스렌지(가스레인지) 형태에서 하이라이트나 인덕션 형태로 상당히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심지어 오피스텔 원룸촌 같은 곳에서도 가스렌지보다는 인덕션을 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신축되는 아파트의 경우를 보더라도 주방은 예외 없이 전기를 에너지로 쓰는 조리기구 형태로 바뀌었다. 가스레인지가 없으니 (주방 가스배관) 가스오븐 역시 전기오븐으로 바뀌고 구이는 에어프라이기가 담당하며 무엇보다 전자렌지 활용도가 주부에게도 높아지면서 사실상 주방에서의 가스 역할은 전기에게 넘어간 지 오래되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1년 내내 가스를 소비하는 유일한 창구가 바로 주방이기 때문이다. 난방의 경우에는 겨울에 몰려있고 온수의 경우에도 상시 쓴다고 하지만 샤워나 설거지 등 물을 쓸 때만 잠깐 쓸 뿐 그것이 상시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없다. 여름에 나오는 가스요금 고지서를 보더라도 상당히 낮은 요금이 청구되는데 샤워를 1시간 이상 하는 게 아닌 이상 어차피 남자는 길어야 10분, 여자는 20분이면 온수 쓰는 게 한계이기 때문에 온수로 인해 사용되는 가스요금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난방비 폭탄이라고 해도 어차피 그건 겨울에 한정된 이야기고 그 겨울은 3개월 안팎이다. 집에 상시 거주하는 사람이 있어 보일러 가동이 24시간이면 몰라도 대부분 빈 집 형태가 많아 낮에는 난방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에 사실 난방비가 몰린다해도 그게 1년 내내 발생하는 매출과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이게 1년 치 대목일 뿐, 그것이 상시 매출이 되지는 않는다.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냥저냥 먹고사는 연탄 장수와 다름이 없다.

지난해 올렸다는 4차례의 가스 인상분 역시 그 네 번의 합친 금액이 MJ(메가줄루/도시가스 요금 단위) 당 10원이 안된다. MJ당 1원이 안 되는 0,9원 수준으로 올렸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스요금은 최저 1만 원대에서 최고 3만 원대로 가스 소비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가스를 많이 쓴다고 해도 평균 많이 올라야 1만 원 정도 더 낸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열량 단위당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많이 쓰면 쓸수록 난방비는 많이 나오는 법. 결국 난방을 어떻게 절약하며 잘 쓰는가에 따라 소비자요금은 천지차이라 일률적으로 무조건 많이 올랐다고 할 수도 없다. (어차피 무조건 올리고 싶어도 국민 정서 때문에 올릴 수도 없다)

겨울을 맞이해 투자자의 입장에서 도시가스는 괜찮은 아이템 같아 보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도시가스는 독점이라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만 (다른 도시가스가 들어올 수 없음) 반대로 그런 독점 제도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일 순 있으나 그게 성장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잘해도 매출은 정해져 있고 아무리 못나도 기본 매출은 나온다. 잘해도 본전, 못해도 본전이 바로 도시가스다. 삼천리의 경우 시세 상승폭이 크고 대표주자로 꼽는 것도 도시가스 소비층이 가장 많은 인천과(인천도시가스와 공존) 경기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 외 나머지 도시가스 회사 역시 각자 자신들이 맡는 도시(지역) 말고는 진출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크든 적든 영업이익에는 다소 차이가 있어도 영업이익률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다. 마진율이 똑같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도시가스의 고질적인 사업 구조의 문제점은 하절기에는 적자, 동절기에만 흑자가 난다는 것이다. 항상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서 봄, 여름, 가을에는 숟가락만 빨아야 하는 상황이고 1년치 장사를 겨울에 해야만 생존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해외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우리나라 도시가스 요금도 오를 것이라는 오판인데 천연가스는 모두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해 도시가스회사에 도매로 판매하기 때문에 도시가스 회사의 요금은 천연가스 요금과 연결되어 인상분이 조절되지 않는다. 한국가스공사가 비싸게 사도 소비자 시세에 맞게 도매가격을 고정해 팔면 그만이기 때문 (대중요금 안정) 이는 결국 한국가스공사가 해외 천연가스 시세에 의해 흑자 적자로 갈리지 일반 도시가스 회사는 정부가 정한 고시 가격 그대로 쭉 받고 팔기만 하기 때문에 매출 변화가 크게 없다. 이 말은 즉슨 도시가스 회사의 가치 평가가 크게 달라지거나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업 자체가 주가가 움직일 이유가 거의 없다는 뜻도 된다)

주식투자의 1번 원칙 "의심과 호기심"

그럼 모든 도시가스 회사와 가스 관련주들이 이런 대세 상승 포지션을 갖고 있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런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테마의 방향이 모두 우상향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실패의 확률이 적고 여러 도시가스 회사 중 잘못 고르는 경우에도 어차피 기본 상승분은 먹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손실 없는 투자가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실은 시궁창인데 전망만 좋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다음의 가스 관련 종목들과 나머지 도시가스 회사들 주식을 한 번 보자. SK가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PG (LNG) 관련 회사이고 예스코홀딩스는 천만 도시 서울을 담당하는 여러 도시가스 회사 중 하나이다. (서울은 서울가스, 예스코, 대륜, 코원, 귀뚜라미 등 여러 회사가 지역별로 있다)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수입을 관장하는 한국가스공사의 주가 역시 마찬가지. (우리나라 도시가스는 모두 한국가스공사에서 가스를 구매한다) 예스코의 경우 (LS그룹) 서울을 담당하는 도시가스 회사이면 그 어떤 회사보다 수익률이 좋을텐데 3년 치 주가 그래프를 보면 상승은커녕 하락한 걸 알 수 있고 그 3년 평균 역시 횡보를 하면 큰 이익 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위에서 열나게 설명한 도시가스 주식 폭등의 배경이 되는 한국가스공사는 오히려 한파의 날씨에도 추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1년 주가 역시 깊은 계곡을 그리며 모두가 상상하는 패턴 공식과는 거리가 먼 모양새를 그려내고 있다.

이럴 때 투자 하수는 도시가스 중에서도 사람들이 주목하거나 우선적으로 꼽는 리딩주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한다). 모든 도시가스 종목이 오르면 좋지만 모두 오를 필요없이 대장주만 오르면 된다고 믿는 것이다. (혹은 2 등주까지) 그러나 고수들은 생각이 다르다. 리딩주가 있는 테마가 따로 있고 리딩주가 의미 없는 테마가 따로 있는데 도시가스의 경우에는 대장주라는 것이 사실 의미가 없다. 삼천리와 예스코의 상황을 빗대어 보더라도 대장주의 의미가 투자자들의 심리와 다르게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들 사업군은 각자 자신들의 나와바리에서 대장 역할을 하는 지주들이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따로 대장을 뽑을 이유도 없고 리딩한다고 해서 리더가 되지도 않는다.

이럴 때 고수는 의심부터 한다. 그리고 그 의심 뒤에 호기심을 갖고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분석한다. 먼저 천연가스 요금과 수입 문제. 전쟁과 해상 수송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정작 천연가스 요금은 떨어지는 추세다. 겨울이 오기 전에는 유럽의 겨울 문제가 크게 대두될 것이라 예측했지만 정작 이상기후로 인해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면서 난방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천연가스 요금 문제도 크게 확전되지는 못했다. 기름이나 가스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파에 따른 기습 추위 역시 주가 그래프를 보면 3년치 상황과 맞물려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3년 내내 겨울날씨가 지속된 것도 아니고 한파는 길어야 일주일. 그러나 3년 치는 물론 1년 치 주가를 보면 이건 도시가스 사용과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게 겨울이라 난방비 때문에 도시가스가 올랐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도시가스가 그런 것이 아니고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다른 가스 관련 대표주자들도 이런 패턴을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상승 요인의 절대 기준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 다른 원인이나 이유로 도시가스 회사 중 몇몇이 따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쌍둥이 패턴

이럴 때 분석하는 다른 방법은 이종산업에서 이와 유사한 차트 패턴을 보이는 경우를 찾는 것이다. 특정한 이슈나 이벤트가 없는 것 같지만 1년에서 최대 3년 이상 우상향 곡선을 이상하리만큼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패턴들을 말하는데 삼천리와 SK가스, 대성홀딩스가 보여준 그런 차트를 말한다. 이들에게서 뭔가 깨끗하게 해소되지 않은 의구심(의심)이 있었다면 다른 종목에서 이와 유사한 패턴을 찾아 거기서 답을 찾는 방식인데 단기가 아닌 장기적 주가 흐름이 거의 흡사하다는 건 이슈와 이벤트가 거의 같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이들에게서 오히려 뜻하지 않은 숨은 상승 요인을 찾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에는 최소한 경험이 많고 무엇보다 여러 종목에 대해 사전 습득이 되어 있을 만큼 견문을 넓혀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주린이와 같은 초보 투자자는 쉽게 발굴 할 수 없다. 애초에 이런 오락가락 정신을 뺏어가기 쉬운 종목에서 뻔한 분석과 뻔한 예측이 아닌 숨겨진(비하인드) 이슈를 찾는 것 자체가 초보자가 할 만한 내공은 아니지만 많이 보고 많이 들을수록 차이는 나는 법이라 패턴 분석만 가능하다면 전혀 다른 곳에서 해답을 얻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조건 검색식 등을 통해 주가가 오랜기간 우상향을 그린 특정 주식들을 찾아 이들의 "공통점"을 발굴해 보면 이 종목들이 왜 움직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더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멈추고 하방세로 추세가 바뀔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데 아래 세방(2차전지, 축전지 회사)과 선광(물류 및 하역)을 보자. 1년 치 및 3년 치 주가 모습인데 삼천리와 서울가스, 대성홀딩스가 보여준 모습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으로 장기가 우상향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단기간 움직이거나 1년 미만 상승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움직일 확률이 높으나 2년 이상 3년 넘게 우상향으로 신비롭게 오르는 종목이라면 뭔가 이슈가 있어도 단단히 있고 그것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중대한" 이벤트가 있다는 뜻이니 그것과 유사한 종목으로 찾아 들어가 비슷한 공통점(이벤트)이 있는지를 찾으면 되는 것이다. 

선광과 세방 역시 코로나 때 이후부터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쭉 우상향 하며 아름다운 곡선을 그린 걸 알 수 있다. 모든 주식 종목들이 꼬꾸라지고 경악스러운 추락을 보인 반면 이들 종목은 도시가스 주식도 아니면서 도시가스 회사들이 보여준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나는 전지회사, 하나는 하역물류회사인데 딱히 에너지와 연관 지어 수급을 판단할 것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승계"라는 지분 문제가 있다.

최대주주가 자녀(손자녀)에게 기업(회사)을 물려주어야 하는데 그 자녀가 지분이 없거나 많이 부족해 승계 문제에 노출된 경우가 바로 이들 회사다. 이 회사들의 또 다른 공통점 중 하나는 기업가치가 크게 바뀌거나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익성(영업이익)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기초체력 역시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주가가 오르기 전 주가총액이 작았다는 점도 마찬가지. 사업성이 좋아 수익성이 증가한 것도 아닐 뿐더러 사업 구조 자체가 수익성 증가를 이끌만한 것과 무관한 경우인데 주가는 굉장히 큰 폭으로 우상향을 하면서 높은 시세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진행형)

도시가스 회사가 폭등한 이유 "난방비? 음...그거 아냐"

이때 우리는 조금 전 도시가스가 이와 유사한 형태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걸 안다. 기업가치가 크게 변하거나 바뀌지 않으면서 수익성 증가와도 무관하며 기초체력 역시 변동 없이 유지되는 특징, 그렇다. 삼천리와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역시 난방비, 천연가스와 상관없는 다른 문제에 노출된 기업들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면적인 그것이 답이 아닌 전혀 다른 답이 바로 주가 상승의 핵심 요소였던 것.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전문가들도) 도시가스 회사의 주가 흐름이 에너지 수급 문제와 난방비 증가에 따른 가스 소비 증가로 인해 발생한 투심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미 주가는 3년 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었고 에너지 문제, 난방비 문제, 천연가스 문제, 도시가스 사용량과 상관없이 닥치고 무조건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것이 가능한 건 당연히 그러한 문제로 인해 오른 게 아니라 오로지 단일 이벤트 조건 "기업 승계"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천리의 경우 LG와 GS처럼 두 가문이 공동 창업한 경우인데 그 와중에 아직까지 승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대성홀딩스 역시 삼남(대성홀딩스)이 차남(서울가스)과 지분을 공유하는 관계로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는 상태다. (일부는 해소했지만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은 상태) 도시가스 대표 3인방이라고 언론에서는 도시가스 주식 상승 이유의 근거로 들었지만 정작 이들 3개 회사는 모두 경영권과 관련해 승계나 지분 방어 문제에 노출된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사실 이게 주식이 오른 이유의 핵심이다.

실제로 이와 같이 지분이나 경영권과 관련해 분쟁, 경쟁 관계에 노출되면 유사한 패턴을 보일까? 정말 이런 경영권 문제에 노출되면 유사 패턴을 보이는지 찾아보면 되는데 가장 최근에 문제가 불거진 오스템임플란트를 보더라도 이와 같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다. 최근에 불거진 경우라 아직은 급등하는 모습만 보이지만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진칼(한진그룹)과의 대결 구도에서 인지도를 쌓았던 강성부 펀드가 이번에도 오스템임플란트와 맞붙었는데 다른 사모펀드들이 합세하면서 상장폐지안까지 나온 상태다. 결국 경영권과 관련해 승계나 지분 싸움 문제가 생기면 주가는 이런 모습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지분이 적은 쪽이 주식을 사모아야 하니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고 그 틈에 끼어 개미들도 주식 시세를 노려 매수 위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기에 결국 주가는 조금씩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시가스도 마찬가지. 겨울이라서, 한파라서, 가스요금이 올라서는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표면적인 배경의 이슈일 뿐 진짜 이벤트는 경영 승계 및 지분 문제로 그것이 발생하면 이런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주식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라 했다. 신도 주식시장에서는 손실을 본다는 말이 있다. 신은 인간을 만들었지만 주식은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이 만든 주식시장에서도 신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측할 수 없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고 대응할 수 없어 분할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도시가스 회사가 쭉 오른 진짜 이유를 몰랐다면, 앞으로도 그런 생각으로 도시가스 회사를 투자할 수도 있겠구나 판단했다면 이번 기회를 삼아 주식은 조금씩 야금야금 적금처럼 사서 모으는 재미로 분산투자,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겠구나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숨겨진 이슈와 이벤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잘못된 기준을 설정하게 되면 오판을 하게된다. 도시가스는 성장주가 아니며 많은 가스 소비가 전기 소비로 형태가 바뀌기 때문에 가스보다는 전기가 더 유망한 재료가 될 수밖에 없다. 가볍고 생각하면 도시가스는 안정적이고 괜찮은 사업 같으나 조금 더 깊게 판단하고 분석하면 사양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도 가스는 줄고 전기는 늘고 있다. 가스렌지는 전자레인지와 인덕션으로, 난방은 가스난로 대신 전기담요와 전기난로로, 심지어 자동차도 가스차는 줄고 전기차가 대세가 되고 있다. 특별한 이벤트나 이슈 없이 그저 단순히 도시가스가 매년 사용되니 괜찮겠다 싶어 투자한 경우라면 그냥 일찍이 정리하고 차라리 전기 관련 종목으로 갈아타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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