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인상은 국민 건강 핑계를 이용한 세수 확보가 맞다
본문 바로가기
사회/썰전열전

담배값 인상은 국민 건강 핑계를 이용한 세수 확보가 맞다

by 깨알석사 2018. 11. 7.
728x90
반응형

2015년 1월 박근혜 정부는 서민들에게 민감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담배값 인상 조치를 강행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담배로 인한 여러가지 질병 발생 등의 사회적 문제 및 국민 건강이었고 담배값이 다른 선진 국가들에 비해 싸서 흡연이 쉽고 흡연자가 줄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소주와 담배는 서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호품이라 하여 가격 인상이 되면 서민들 물가 상승 체감도가 굉장히 높은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강하게 밀어 붙인 건 백해무익하다는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담배값 인상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0% 이상이 인상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있고 대체로 이 조사에 수긍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상에 힘이 실린 건 사실

당시 담배값 인상을 주도하고 담당부처였던 기재부(기획재정부)는 담배값 인상은 꼼수 증세, 서민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증세 아니냐는 여론에 절대 그렇지 않고 오로지 국민 건강을 위해 담배값 인상을 현실화 하기 위함이라 밝혔지만 담배값이 오른 폭 (2000원), 가격대 범위를 보면 이건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꼼수 증세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정말로 담배값이 싸서 담배를 쉽게 접하게 되고 흡연률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면 담배값을 파격적으로 더 올려도 상관이 없다. 당시 외국의 담배값 (1만원대) 까지 비교하며 우리 국산 담배가 상당히 저렴 (2,500원) 하다고 했는데 국민 건강이 걱정이라서 그 이유 때문에 올리는 것이라면 담배값을 1만원이나 2만원으로 올리면 담배 구매 효과가 떨어져 흡연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정부는 2000원 인상이라는 단서로 담배값 인상 조치를 마무리 짓는다.

국민 건강을 목적으로 인상을 하여 담배를 못 피겠다고 한 정책에 있어 예외란 없다. 어설프게 시도하면 욕은 욕대로 먹고 금연 효과는 제대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민감한 서민 정책을 파격적으로 건드릴 때는 처음 욕을 먹더라도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 정도만 올려도 상당히 파급력이 있고 구매 부담을 느낄 것이라 하였는데 상징적으로 원래 값보다 두 배 이상 값이 뛰니 시장에 충격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만원 단위와 천원 단위가 주는 심리적 압박은 분명 다르다. 사실상 국민 건강 효과는 (금연) 크지 않으면서 세금만 올린 경우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2천원만 올린 이유를 보면 국민 건강은 핑계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값의 표준 금액이 2천 5백원이었던 상황에서 담배값 인상액 구간별 세금 증가에 대한 조세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담배값이 오백원 올린 3천원 일 때 세금이 1.1배 더 생기고, 3천 오백원으로 천 원 인상하면 1.9배 세금 수입이 발생, 4천원으로 팔면 2.5배 세금이 더 걷히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나와 있다. 핵심은 2천원을 올렸을 때 세수가 가장 극대화 된다는 점인데 2천원 이상 더 올리면 그 기점에서 최고치 대비 세금 수입이 점점 줄어 든다고 나온다. 

담배값이 7천원이 되면 가격은 올랐지만 그 만큼 판매율이 적어 이 때부터 기존보다 담배에서 생기는 세수가 줄어든다고 나오는데 7천원 이상으로 담배를 팔면 담배에서 얻는 세금 수입이 지금보다 줄어들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5천원에서 6천원까지 올리는 경우 그래도 2배에서 1.5배 정도 세수 확보가 가능하고 가격대가 높아 흡연률을 줄일 수 있음에도 2천원 인상으로 마무리 짓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담배값 중 4천 5백원 판매가 구간이 가장 높은 세수가 (2.7배)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이 1순위이고 무조건 그 이유 때문이라면 담배값을 8천원까지 올려도 상관이 없다, 설령 기존 담배에서 발생하는 세수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6천 5백원으로 팔 경우 세수 감소 없이 미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0.6배 약소하게 증가하는 걸로 나온다. 7천원 부터는 기존 담배에서 생기는 세수가 줄어드니 마지노선은 6천 5백원인 셈

하지만 실제 4천 5백원으로 결정한 건 위 보고서의 구간대처럼 세금을 가장 많이 걷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과 세금을 모두 잡기 위해서는 7천원이 가장 무난하지만 정작 그 보다 적은 금액대를 고수한 건 건강이 아닌 세수 확보가 목적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된다.

담배값이 오르고 나서 초반에는 담배 판매가 저조한 걸로 나왔다. 금연에 대한 의지도 물론 있지만 그 전에 사재기를 해둔 경우가 많아 재고를 가지고 있으니 굳이 사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보지 않고 단순히 인상 후 판매 상황만 보고 담배 판매가 줄었다고만 했다. 하지만 최근 기사를 봐도 알겠지만 흡연자는 크게 줄지 않은 걸로 나온다. 초반에 부담으로 느꼈던 담배값도 별로 타격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국민 건강을 위해 가격으로 공격하겠다는 것이 애초에 본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금연 정책은 결국 핑계였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결국 담배값 인상을 반대했던 사람들의 주장대로 서민들 지갑만 얇아지게 된 경우다.

담배값 4천 5백원 중에서 제조원가와 유통마진은 1,182원이 차지한다. 나머지는 세금이다. 건강증진부담금으로 841원,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개별소비세(기존 특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33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개별소비세 594원은 기존의 특별소비세로서 200만원 이상의 명품 등 사치성 상품에 붙는 세금인데 담배에도 이 세금이 붙어 있다. 사치성에 붙는 세금이니 넉넉히 떼 가는 세금인데 담배에 있다보니 티 안내고 챙기는 항목이다. 

담배값이 인상되고 나서 실제로 담배에서 추가로 발생한 세수는 5조원이다. 인상 전 담뱃세 수입이 전체 7조원인데 인상하고 추가로 세금을 걷은 것이 5조원이니 (합 12조원) 엄청 많은 세수를 챙긴 걸 알 수 있다. 하루에 한 갑을 피우는 경우 1년에 담뱃세로 130만원을 더 부담하게 되었는데 담배를 1년 동안 핀 사람에게서 정부가 얻는 세금은 공시지가 9억원짜리 토지를 가진 사람의 종부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 얼마나 많은 세금을 흡연자가 부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담배를 핀 다는 이유로 9억짜리 땅 가진 사람이 내는 1년 세금과 같은 세금을 낸다면 뭔가 잘못된 건 분명하다.

흡연을 줄이고 국민 건강을 위해 (특히 폐암 등) 담배 소비를 줄이는 건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건강은 핑계고 국민 건강이라는 걸 볼모로 삼아 실제로는 담배에서 세금을 왕창 걷겠다는 건 분명 잘못한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탄핵까지 되는 과정에서 이전부터 불평 불만이 많았는데 서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담배를 건드린 건 상당한 도박이었다. 탄핵의 위기에서 결국 지지를 받지 못한 건 이전부터 담배값 등 서민 대상으로 골을 빼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차피 올린 값, 다시 내리지는 말고 그 늘어난 세금 만큼 정말 제대로 좋은 정책에 많이 쓰였으면 좋겠는데 늘어난 만큼의 담뱃세가 어디서 어떻게 잘 쓰여지는지 알 길이 없으나 담배로 얻은 세금은 담배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 담배 관련 환자들과 보건정책, 금연사업 등에 전부 쓰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