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반드시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던 이야기, 표창원 의원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해 반대표 성향을 가진 국회의원의 명단을 개인 SNS 계정에 발표한 부분이다. 대통령 탄핵안 투표에 앞서 탄핵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 명단을 작성해 공개를 했는데 이것이 옳은 행동인지 잘못된 행동인지에 대한 논란은 꽤 있었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탄핵이 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라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설령 잘못된 행동이라고 해도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사안이라 여겨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도 좋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꽤 많다. 내 주위도 마찬가지
그러나, 커다란 블랙홀에 빠져 나머지 사안마저 제대로 살피지 않고 거대한 소용돌이에 다 휩쓸려 가는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회의원의 비밀투표, 무기명 투표를 사실상 방해하고 이를 하나의 압력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워낙 주위에 대형 사고가 많이 나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 될 수 없는 중대한 잘못이라고 나는 보고 있다. 표창원 의원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건 분명하다. 다만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국회의원 자격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었다는 건 지적하고 싶다.
표창원 의원이 탄핵소추안 반대/주저/찬성 의원을 분류해 개인 소셜 계정에 공개했다.
분류자 명단에 반대자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은 그게 할 짓이냐며 국회에서 표의원과 말다툼이 있기까지
아군에게 칼을 들이밀고 싶지 않은 건 마찬가지, 그러나 분명 잘못된 행위라고 나 역시 공감한다
이 사건과 관련한 전원책 변호사의 쓴소리는 들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표의원은 사과를 했지만 사과 방식도 별로였다. 사과는 하되 계속 한다는 논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리고 그게 무슨 사과가 될까. 차라리 사과를 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미안하다 그런데 계속 때린다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다. 사과를 했으면 멈추는게 정상 (차라리 사과를 안했으면 몰라..)
사과는 의원간 다툼에 대한 부분에 한정된 걸로~
누가 서명하고, 누가 서명하지 않는지.......(지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말이 무섭다)
국민과 공유한다는 부분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을 했다고 본다.
나 역시 의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본다
전 변호사는 이건 명확히 "압박"이라고 했고 유 작가는 압박이 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상황은 누가봐도 압박이다. 어떤 사람도 반대 진영에 명단이 있다고 알려지면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썰전에서 다음 방송에 실제 장제원 의원과 표창원 의원이 출연해 이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다루지만 표창원 의원이 본인 입으로 이건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확실히 한다.
누가봐도 압박이었고 명단 공개를 한 당사자도 압박하기 위해 그런 행위를 했다고 하는데 그건 압박이 아니라고 하는 것 자체가 더 문제다, 물론 대의적인 명분에서 나 역시 충분히 공감하고 표의원의 행동에 대해 이해한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탄핵을 반대하는 쪽의 의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똑같다. (나 역시 찬성 진영)
다만 사실상 찬성(선)과 반대(악)의 구도로 국민에게 비추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찬성하는 사람들의 행위가 모두 정당화 될 수 없다. 착한 일, 정당한 일, 올바른 일, 국민 대다수가 바라고 희망하는 일, 선의의 목적이라고 해도 그것에 이르는 행위과 수단은 합리적인 수순에서 마찬가지로 정당하고 올바르게 지켜야 한다.
그 결과가 아무리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수단이 불법적이고 비양심적이라면 질타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처음부터 탄핵소추안이 왜 무기명 투표고 비밀 투표인지부터 따져보자.
누군가를 쫒아내고 파면 시키려 할 때 찬성과 반대가 확실하게 나오면 상대 진영은 서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잡스러운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올 경우 사실상 "숙청"을 부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용기"를 내야 하는 중대한 결정에서 판단이 흐트러질 수 있다.
누가 날 내쫒는다에 찬성을 했다고? 대중의 뜻과 다르게 반대를 했다고? 이런 식으로 알려지게 되면 투표에 지장을 줄 수 밖에 없고 그걸 막고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고 만든 것이 이런 비밀 투표다. 설문조사를 할 때도 이름을 쓰는 것과 무기명은 천지차이다. 솔직함이 다르다. 무기명이 되고 무기명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설문 내용도 더 솔직하고 과감해 진다. 용기를 내어 진짜 하고 싶은 방향대로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게 되면 개인의 신분에 끼치는 영향을 따져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압박이 되는 것이다. 군대에서 소원수리나 사회의 무기명 내부고발(감찰탄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모든 판단에 무기명이 아닌 이런 입장 차이가 크고 소신대로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부분 무기명 비밀 투표를 하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만약 비밀 투표, 무기명 투표 철칙이 깨진다면? 무기명 비밀이라 믿고 자기 소신대로 양심에 따라 의견을 내비쳤는데 그게 실명이 거론되고 누가 썼는지 다 알게되면 투표는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다음부터는 이런 투표 방식을 믿지도 못하고 어떤 식으로 사탕발림을 해도 입맛에 따라 맞춤형 투표가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표의원의 행동도 마찬가지다. 소신에 따라 분명 국회의원 개인의 양심과 그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투표에 임해야 함에도 혹시나 자신이 어떤 표를 던졌는지 누가 알게 된다면 소신대로 할 수 없다.
반대의 입장을 따져보자, 국민의 90%가 찬성이 아닌 반대를 하고 주요 지도자들과 국회의원 역시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 대상이 되는 대통령은 독재자이고 나쁜 지도자다. 사회 분위기와 조작된 여론조사에 의해 상황은 대통령 지지세력이 더 많다고 치자, 그러나 분명 쫒아내야 하는 상황이고 그게 옳다고 볼 경우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해서 투표를 하는데 찬성한 자들 명단을 공개해 탄압하겠다고 하면 찬성표를 던지려고 했던 사람들 중에 이탈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과거 군사정권 시절과 비춰보면 이런 비밀투표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심껏 소신껏 투표해 용기를 내라는 뜻이다. 그게 안되면 독재정권은 유지된다.
그런데 그걸 똑같이 따라 한다? 정당하다고 믿는 목적에 따라 비밀 투표 내용을 미리 까발라서 압박을 한다? 그건 나쁜 사람들이 하는 짓과 다를 게 없다. 소신대로 투표를 하지 못하게 막고 소수가 아닌 다수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압박, 협박, 겁박이다. 이번 일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해도 나쁜 선례를 만들면 결국 다시 언젠가 나쁜 사람들이 똑같이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이 본인 스스로 입장을 밝혔다면 몰라도 반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람과 아직 결정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나쁜 사람들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해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임의대로 만들어 비밀 투표를 사실상 조종하고 막았다는 점이다.
이건 조삼모사, 나쁜 상황에서 나쁜 지도자와 나쁜 국회의원들이 다수일 때 소수의 착한 국회의원들을 압박할 수 있는 똑같은 수단이 된다. 이게 가능하고 이게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진다면 다음에도 다른 누군가에 의해 잘못된 용도로 쓰일 수 있고 결국 애써 만든 무기명 비밀 투표의 취지는 무색해지고 아무 쓸모가 없다.
무기명 비밀 투표로 양심껏 하라고 만든 건 일부다, 모든 투표가 다 이런식이 아니다. 결국 무기명 비밀이 보장되고 그게 가능할 경우에만 이게 필요해 만든 법인데 이걸 뒤집는다면 믿을 사람이 없게 된다.
동료 의원을 압박하는 건 잘못되었다와 언론과 대중은 입장 공개를 해도 되고 동료 의원 입장은 대신하면 안되냐는 것도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대중과 언론은 탄핵안에 대한 직접투표 권한이 없다. 그러니 당연히 입장을 표명하고 공개해도 된다. 또한 대신 국회의원이 투표를 하니 오히려 입장을 공개하는게 더 낫다.
그러나 직접 회의장에서 투표를 하는 당사자는 다르다. 비밀 투표를 하는데 입장을 본인이 공개하는게 아니라 타인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마음대로 공개하는 건 결국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투표를 못하게 하고 공개한 사람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공개한 사람이 하고 싶은대로 따라해야 한다고 조종하게 된다.
유작가의 말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 어차피 투표소에서 투표 내용이 공개되는 것도 아니고 원칙은 그대로 지켜지는데 왜 의결권 침해가 되냐는 부분, 그러나 이것도 현실에서는 말과 달리 다르게 진행된다는 걸 사람들은 잘 안다. 최근 방영중인 <소사이어티 게임>처럼 양대 진영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 투표로 팀원을 방출하는 방식에서도 고스란히 잘 투영되고 있는데 리더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은 누가 방출될지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명단이 돌게 되고 이름이 거론되면 곤란한 문제가 생긴다. "저 사람이 날 쫒아내는데 한 표를 행사했다고?" "저 사람이 날 쫒아내는데 찬성했다고?" 팀원이 리더에게 비밀스럽게 한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나가거나 내 입장과 다른 잘못된 이야기로 상대방에게 알려질 경우 자신의 입장 표명에는 제한이 생긴다.
상황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원대의 계획이 아닌 전체 다수의 흐름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가진 생각대로 하지 못하고 유출된 내용에 의해 자신의 입맛이 아닌 대중의 입맛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착한 세상만 지속 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끊임없이 다투고 결정하고 판단해야 하는 사회에서 결국 그 대중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분위기와 흐름이냐에 따라 좌우되기 마련, 잘못된 세상, 나쁜 세상에서도 결국 나쁜 다수의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다.
핵심은 이것이다. 반대를 정확하게 표명한 사람(명단)이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사회적 정의에 따라 이건 어느정도 용납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류/주저, 갈팡질팡 하는 사람들마저 대상으로 삼았다는 건 결국 자기 입맛대로 골라서 움직이게 하겠다는 의도 밖에 안된다. 이건 선의의 목적이라고 해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겁 먹지 말고 양심적으로 하라고 만든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게 나쁜 상황 뿐 아니라 좋은 상황도 마찬가지
양심의 자유 - 각자의 사상을 자유로이 형성하고 그것을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
바로 이 점이다. 자기 입맛대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 것에 분노하면서 그 사람들을 처단하겠다고 한 부분에서 우리들도 똑같은 행위를 한다면 그게 맞을까? 소신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양심에 따라 하지 못하게 하면서 무조건 대세를 따르라고 하면서 입맛에 맞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건 나쁜 사람들이 한 것과 다른게 없다.
명단 공개로 인해 압박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는 건 해석하기 나름이다. 군대에서 병장 계급의 분대장이 잘못을 저질러 소대원 전체가 비밀 투표를 한다고 했을 때 사전에 분대장 퇴출과 퇴출 반대 입장이 공개되면 투표를 하기 전이나 투표를 한 이후나 제대로 된 결정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과연 분대장 앞에서 찬성/반대 입장이 공개되었다고 가정하면 압박을 느끼지 않고 소신대로 할 이등병/일등병/상등병들이 있을까? 그 자체가 비밀 투표의 무의미다.
설령 명단과 달리 소신대로 했다고 해도 이미 나온 명단과 대조해서 그 차이를 대조해 색출한다면 결국 그 명단 자체 하나가 모든 시스템의 마비, 시스템의 불신, 비밀보장은 없다라는 걸 확신시켜주는 계기가 되어 더 이상의 비밀 투표, 무기명은 존재하기 힘들며 잘못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분위기대로 따를 수 밖에 없게 된다.
명단이 있는 상태에서 비밀 투표를 진행하는 것과 명단조차 아예 없는 상황에서 누가 뭘 선택할지 알려지지 않고 투표가 진행되는 건 엄청난 차이다. 들려오는 말과 그 동안의 분위기로만 짐작하는 것과 눈으로 보여지는 명단은 확연히 다르고 그 명단에 누가 포함되었느냐는 굉장히 골치 아픈 수단이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무관하고 압박 여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 시스템에서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게 본질, 어떤 식으로든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불륜은 다 불륜이고 의사에 반하는 잘못된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입장을 본인 스스로 표방한 반대파가 아니라 결정을 못한 중립/보류자들마저 분류했다는 점이다. 나 역시 이번 사태에서 탄핵안에 반대를 하는 자들을 깊게 이해하지 못한다. 공감이 안된다. 그래서 나도 반대 입장을 한 사람들의 명단이 궁금했다. 말도 안되는 일에 아직도 권력의 단맛을 못 버리고 현 정권에 꽁냥꽁냥하는 자들이 누군인지 알고 싶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스스로 반대 의사를 미리 알린 사람이라면 몰라도 입장 표명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실수라고 본다. 찬성 명단 역시 결국 "우리 잘했죠"라는 인기몰이에 쓰일 수 밖에 없어 정당한 의결권, 투표의 정당성을 악용한 수단이라고 본다.
이후 썰전에서 실제 당사자 두 분이 나와 이 문제를 다루었다. 방송 시점에 포스팅을 하려다가 이후 방송에서 이 문제의 당사자가 직접 출연해 다시 다룬다기에 두 개의 방송을 모두 모아 올리기 위해 명단 관련 포스팅이 늦었다.
장제원 의원은 반대 입장이 아닌데 반대자 명단에 올라 곤란을 겪는다. 이것도 분명한 부작용
비박계를 찬성이 아니라고 단정짓고 본 것도 실수라고 본다. 비박계는 예전부터 청와대와 갈렸다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 - 동료 의원계 예의는 아니지만 압박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이게 무서운 일이고 이건 하면 안되는 일이다. 장제원 의원이 그게 할 짓이냐고 크게 받아친 것도 사실 정확한 부분을 지적한 셈이다.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동료 국회의원들을 압박해 자신의 뜻대로 하겠다고 하면 용납할 사람은 없다. 반대도 같다. 이건 하면 안되는 일이다. 무엇보다 표의원 스스로가 압박을 목적으로 했다고 했기에 이건 명백한 잘못
그 낙인이 착한(?) 사람에게도 갈 수 있다는 점
솔직히 이 부분 마음에 안든다. 이전 사과에서도 사과를 하고 "그러나~"했고 이번에도 죄송하죠 "다만" 이라고 한 부분은 사과와 죄송의 진정성을 갖고 논 것밖에 안된다. 할거면 하고 말거면 말아야지 전원책 변호사의 말처럼 이번 리스트 공개는 표창원 의원이 그동안 잘 하고 있다가 그 동안의 업적을 뒤짚는 크게 잘못한 부분이다.
본인이 동료 의원을 압박하기 위해 공개를 했다고 했고 그게 압박 수단으로서 가치가 있고 효과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공개를 했다는 걸 부정하기 힘들다. 논리적으로 그게 압박 수단으로서 활용이 될 수 있고 압박이 된다고 믿었다면 결국 그 압박에 따라 의결권의 방향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반대표를 할 것도 찬성표로 하게끔 만든 압박은 결국 의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 압박수단이 아닌 단순 공개이고 실수였다면 몰라도 본인이 압박하기 위해 공개했다고 말한 것 자체가 의결권 행사를 찬성쪽에서 대신 할 수 있다고 본 것이기에 이 해명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맞다. 그걸 언론이나 개인들이 작성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면 차원이 다르다. 그걸 국회의원이 했다는 건 장제원 의원의 지적이 정확하다. 같은 국회의원로서 하면 안되고 동료 국회의원을 압박하는 수단을 사용하면 안된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국정농단 피의자들과 관련한 설명 부분에서 그들이 "우리는 더 중요한 대의를 위해 한 거라 괜찮아"하며 합리적 이유를 찾는다는 부분은 명단 이야기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더 중요한 대의를 위해 명단 공개한 것은 괜찮아"와 다를게 없다. 그게 팩트다.
농단 세력이 상위 가치를 위한 일이기에 괜찮다고 합리화 하는 것은 잘못 되었다는 설명
그러나 결국 이 이야기는 명단 공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원책 변호사도 아마 이 부분 때문에 크게 화를 낸 걸로 보인다. 또한 표창원 의원이 장제원 의원과 말다툼을 할 때 "이리와 봐"라고 불렀고 장제원 의원은 그런 행동에 "깡패야?"라고 되물었다. 이 때 표창원 의원은 "경찰이다"라고 했는데 이것도 분명 잘못한 부분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본다. 국회에 경찰이 필요해서 보낸 게 아니라 국회의원이 필요해 선출해 보낸 것이고 국회의원 입에서 "내가 경찰이다"라고 하는 건 상상 밖의 이야기다.
전적 경찰이라는 건 알지만 경찰 출신들은 물론 검사, 판사 출신들이 "내가 판사야" "내가 검사야" 까불지마식으로 나온다면 그걸 곱게 볼 사람은 없다.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것과 뭐가 다를까. 결국 흥분 상태에서 나온 실언이라고 볼 수 있지만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답게 행동해야 하는데 아직도 경찰로 인식하고 경찰처럼 행동한다면 국회를 모독하고 뽑아준 국민들에게도 실수를 하게 된다.
물론 표창원 의원의 이런 실수에도 불구하고 난 그를 지지한다. 적극 지지한다. 잘못했다고 해도 잘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러나 실수했을 땐 깔끔하게 사과하고 탄핵안 투표를 앞두고 너무 흥분해 대중의 분위기에 휩쓸려 오판했던 일이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동료 의원을 상대로 압박하는 건 어떤 목적이든 별로 좋다고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탄핵안에서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닌 기권자와 무효투표자들, 이 사람들은 악질이고 죄악을 저지른 자다. 대통령의 탄핵안에 설령 반대를 했어도 입장 표명을 한 국회의원들이 중립자보다 훨씬 낫다. 결정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안에 따라 중립을 해야 할 때가 있고 찬반으로 확실하게 나설 때가 있어야 한다.
중대한 사안에서조차 찬반으로 입장을 고르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중립을 하는 자들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이런 애매한 포지션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결정을 해야 할 때 결정을 못하는 자, 어떤 결론이든 판단을 해야 할 때조차 결정을 못하는 자는 절대로 지도자로서 권력을 가지면 안된다. 이건 국민도 망하고 국가도 망하고 지구가 다 망한다.
가장 어려울 때, 가장 힘이 필요할 때, 가장 용기가 필요하고 가장 중요할 때마저 선택과 판단을 미루는 자만큼 무서운 게 없다. 역사적으로 수 많은 지식인들이 그런 말을 했다. 어떤 결정이든 아주 중요하고 중대한 결정에서 찬성과 반대가 아닌 중립을 지킨 자들이 가장 악의 축이라고 (당신 주위에서도 항상 중립을 지키는 자가 가장 위험하다)
세월호 사건에서 어떤 결정이든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판단이 섰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것과 같다. 위급한 상황, 중대한 상황에서 갈팡질팡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세월호가 잘 보여줬다. 탄핵소추안에서 반대와 찬성을 하지 않고 그 와중에도 중립(기권/무효)자들은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표창원 의원은 그걸 지적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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