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수의 혜수에 의한 혜수를 위한 김혜수 영화 - 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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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혜수의 혜수에 의한 혜수를 위한 김혜수 영화 - 미옥

by 깨알석사 2017.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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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우리나라에서 탑 여배우라고 해도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는 명품배우다, 그러나 김혜수라는 이름과 함께 연상되는 그녀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약간 기우뚱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꽤 많은 활동과 주연급 연기를 했지만 여러 탑스타가 공동 주연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단독 주연으로 꼽을 만한 영화가 많이 없다.

타짜, 관상, 도둑들, 바람 피기 좋은 날, 분홍신, 얼굴없는 미녀, YMCA야구단, 신라의 달밤 등 출연작은 많아도 그녀만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단독 주연인 경우 흥행이 생각보다 저조하고 공동주연에서는 그나마 흥행이 되었지만 그녀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TV 브라운관으로 먼저 얼굴을 알린 덕분에 그녀는 영화배우 보다는 TV 스타에 가깝다, 드라마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배우다. 직장의 신, 국희, 한지붕 세가족, 짝, 순심이 등은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각인된 영화고 그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김혜수가 생각날 정도니 영화와 달리 TV쪽은 그녀의 대표작이 많다.

영화와 TV 드라마의 장르, 그리고 그녀의 역할을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순심이나 국희 등을 보면 그녀가 악역이나 글래머 몸매를 앞세운 비디오형 캐릭터라기 보다는 순박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많이 부각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신라의 달밤과 같은 영화에서도 성격은 드세지만 청순한 외모가 눈에 띈 경우인데 사실 김혜수의 매력 포인트는 착한 몸매, 착한 가슴, 착한 외모가 아니라 착한 얼굴, 순하게 생긴 얼굴 그 자체에 있기 때문에 역할도 순박하고 청순한 역할을 할 때 오히려 빛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예쁘다의 기준을 가질 때 의도하지 않아도 순하게 생긴 얼굴을 (착하게 생겼다는 느낌) 선호한다. 미남이나 미녀의 경우 조각미남, 미녀가 아니어도 순하게 생기면 잘 생기고 예쁘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남자 배우 중에서 순한 얼굴이라면 한석규 정도가 될텐데 그 역시 악역(깡패두목)이나 범죄자 역할을 할 때 보다는 순박한 청년, 아저씨, 오빠 역할을 할 때 오히려 배우로서 빛을 많이 발휘했다. 예쁘지만 사실은 순한 이미지가 더 강한 손예진 역시 짙은 화장의 차도녀 보다는 여리여리한 순정녀 역할을 할 때 호응이 더 좋은데 예쁘다, 귀엽다를 넘는 착한 이미지와 얼굴을 가진 경우라면 사실 장르가 한정되고 캐릭터가 한정되어도 이 길이 사람들에게 더 쉽게 각인되고 더 빨리 받아들이면서 감정 몰입하기 좋기에 배우에게도 나쁜 건 아니다.

김혜수가 또 액션 장르에 도전했다, 사실 제목 "미옥"이라는 것만 보고 난 예전 드라마의 국희와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여자 정혜"와 같은 영화를 한 번은 생각 해 볼 수 있는데 미옥이라는 한 여자의 삶에 대한 일상 이야기, 시집 못 간 노처녀든, 삶에 찌든 아가씨든, 돌싱녀나 미혼모,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의 여러가지 갈등과 문제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지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한 여자의 삶 정도를 풀어나가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김혜수는 화려한 연출이 돋보이는 액션 장르를 선택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녀의 활약이 여전하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그녀의 본질적인 외모는 그대로라고 동일하게 말할 수 있다. 이제는 그녀만의 위한 여자 김혜수, 여배우 김혜수, 아내, 딸, 엄마라는 이름으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생활상이 그대로 녹아 든 그녀만의 영화를 하나 찍어도 좋을 듯 한데 마땅한 작품이 없는건지 항상 겉돈다는 느낌이 든다. 이영애의 경우에는 다작을 하는 배우도 아니고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도 아니지만 대장금이나 친절한 금자씨 같은 대표작이 있다, 그녀를 보면 떠오르는 상반된 이미지면서 서로 다른 완전 극과 극의 대조적인 대표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러나 훨씬 더 유명하고 훨씬 더 대중적인 인기를 갖는 그녀에게는 그게 없다, 아마도 육감적인 몸매와 착한 외모가 더 부각되면서 청순한 얼굴과 글래머의 조합인 베이글녀 인식이 너무 강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순정녀를 그리기에는 너무 몸이 야해서인가. 아니면 너무 그런 인식이 강해서인가

영화 제목이 미옥, 그리고 김혜수가 맡은 배역의 인물이 미옥, 그리고 줄거리 전체가 엄마 미옥이라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 정도면 가히 김혜수를 위한 김혜수 영화라고 해도 되고 또 이제는 엄마 김혜수로서의 캐릭터도 보여줄 수 있어 기획은 좋았다만 너무 파격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로만 고착되어 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 이 정도 판을 깔았으면 죽을 때까지 내 대표작이오~ 해도 되겠지만 이번에도 역시 대표작으로 뽑기에는 무리수가 너무 많았다. 신라의 달밤에서 젓가락으로 비녀 대신 쓰던 자유분방한 모습, 국희에서 당차고 용감하면서도 순박한 누나 같은 이미지를 사람들은 더 좋아하는데 내면의 연기나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보다는 외면적인 것만 강조되는 영화에 너무 많이 출연하는 것 같고 제대로 된 김혜수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미옥"에서도 내면과 감정의 연기는 논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아역부터 시작한 그녀에게 연기는 일상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어 내공은 따라올 자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화려한 포장지 없이도 충분히 여자 김혜수, 미옥 김혜수를 이야기 할 수 있었을텐데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혈투, 잔인, 범죄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녀에게 붙은 태그가 되버렸다.

다음영화 기준 일반인 평점 4점대, 전문가 평점 4점대로 정말로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일반인이 4점대를 주었다면 할 말은 다 했다고 봐야 하는데 스토리나 출연 배우들의 연기는 흡족할지 몰라도 미옥이라는 극중 역할명 타이틀과 함께 김혜수에 기댄 기대감이 너무 커서 그런지 평가는 여지없이 낮게 나왔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전반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점도 많았고 절정으로 치닫는 과정이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답정너처럼 딱 정해진 결말로 가기 위해 인위적으로 변화되고 만들어가는 모습이 좋은 평을 받지 못한 이유로 보이기는 한데 사실상 영화는 김혜수의 외모와 스타일에 눌려 묻히고 처음부터 끝까지 김혜수의 스타일을 구경하는 화보 영상 같은 느낌이 더 강해 영화를 본 건지 화보 영상을 본 건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영화를 보면 영화 속 이야기에 몰입이 되고 그 이야기의 전개를 즐겨야 하는데 어째 이 영화는 보면 볼수록 배우 김혜수만 보이면서 이야, 여전히 예쁘네, 저런 헤어 스타일도 있네~, 이런 헤어 스타일도 어울리는구나, 멋있다, 예쁘다라는 생각 밖에 안들게 한다. 캐릭터 안에 흡입되어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야 하는데 김혜수가 맡은 캐릭터를 너무 화려하고 파격적으로 만들어놔서 그런지 몰입이 잘 안된다. 아이의 아빠이자 기업 회장으로 나온 인물이나 이선균이 맡은 역할 등을 보면 캐릭터가 눈에 띄거나 화려한 편은 아닌데 유독 김혜수만 화려하게 만들었기에 너무 튀어도 너무 튀었다. 아마 반대로 다른 캐릭터들처럼 미옥이라는 인물도 기초화장에 단발 정도로, 의상은 여성 바지정장이나 치마 정장 정도로 세련 되면서도 오히려 깔끔함을 추구했다면 뭔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스토리는 그대로 가지고 가더라도 캐릭터 외모와 의상, 머리 모양에 대해서는 일반 비서처럼 보이는게 더 낫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바지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역시 김혜수는 반대로 몸을 감추고 외부의 자극적인 시선을 제거해야 본래의 모습에 사람들이 몰입하기 쉽다

한 번은 악녀처럼 이런 장르의 단독 주연도 나쁘지 않다가 보지만 전작 이미지가 쌓은 것들이 다음 영화나 캐릭터 이미지에 여전히 적용된다는 걸 고려한다면, 또 사람들에게 마찬가지로 비슷한 이미지를 계속 고착화 시킨다면 때로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나을 수 있다. 김혜수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마음씨 좋은 누나, 언니 같은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에 대사도 많고 대화도 많은 캐릭터가 가장 잘 어울리는데 되려 말 없고 눈빛으로만 연기하는 경우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본적인 김혜수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마음의 벽을 쌓고 볼 때도 많다.

나는 김혜수를 보면 국희, 순심이 같은 캐릭터가 먼저 떠오르는데 잔잔한 일상로그 형식의 영화, 혹은 그녀만의 매력을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코미디물에 도전하는게 오히려 김혜수 답고 김혜수 이미지에 더 맞다고 생각하지만 점점 관객과 거리감이 있는 캐릭터만을 많이 하다보니 이제는 친숙한 누나, 언니 보다는 대배우, 여배우, 탑스타 이미지만 남는 것 같다. 

액션 보다 차리리 공포물을 하는게 더 어울릴 수도 (범죄수사물이나 여형사 같은 이미지가 백배 낫다)

볼거리는 참 많았던 영화

김혜수를 포함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나 역시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10점 만점에 6점, 수우미양가에서 "양", 그나마 미옥이라는 캐릭터의 김혜수와 이선균 때문에 양으로 평가했지 사실상 나도 "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다. 같은 이야기라도 어떻게 구성하고 연출하고 보여주냐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처럼 충분히 볼 만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2인자가 1인자를 제거하고 조직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조직을 탐했다기 보다는 1인자의 여자를 탐했다고 봐야 하는데 이 자체로는 너무 식상한 소재고 딱히 재미를 추구하기 어려우면서도 너무 많은 영화에서 자주 써먹는 아이템이다 보니 이걸 또 메인으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분명 있다. 분명 배경은 직장인데 직장인 미옥도 아니고 엄마 미옥인데 엄마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아내 미옥인데 아내나 애인, 여친도 아니고 짝사랑 미옥도 가능한데 이건 목숨 건 짝사랑이고 어디하나 마음을 두고 편하게 볼 구석이 없다는게 이 영화의 함정이다.


수시로 바뀌는 미옥의 멋진 패션 스타일, 2인자로 군림하면서 남다른 포스를 보여주는 미옥을 보고 있자니 뭘 말하려고 하고 있고 뭘 보여주려고 하는지는 알겠다만 김혜수라는 이름에 너무 많이 베팅해서 김혜수만을 너무 포장해 앞세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분명 이 영화는 혜수의, 혜수에 의한, 혜수를 위한 영화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 이영애 보다 못할 것도 없는데 오히려 이영애 보다 대표작이 없다는 건 배우의 문제라기 보다는 작품들의 문제라고 보는게 더 맞을거다, 물론 그걸 선택한 혜수의 안목이 악순환을 고리일 수도....공동주연이라면 관상이나 타짜처럼 뭘 해도 상관 없지만 단독 주연이라면 멜로, 일상, 가족, 범죄수사(여형사) 이런 걸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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