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흑과 백의 실화를 담은 끝판왕 - 범죄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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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선과 악, 흑과 백의 실화를 담은 끝판왕 - 범죄도시

by 깨알석사 2018.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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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서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각종 언론과 리뷰, 관람평이 좋아서 시간 날 때 꼭 봐야지 하고 킵 해두었던 영화인데 역시가 역시,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봤다. 국내 흥행작 중 청불 딱지를 붙고도 흥행 반열에 오르는 건 쉽지 않다, 그만큼의 관객수, 청소년 관람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잔인성 때문에 청불 딱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100만, 200만, 300만 관객을 가뿐히 넘더니 600만 관객 동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국내에서 티켓파워도 없는 조연급 배우들만의 조합과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60억원 내외)에도 살짝 못 미치는 50억원짜리 영화에서 이런 좋은 반응이 나온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와 시나리오, 연출력이 돋보인 요즘말로 "가성비" 좋은 최상의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영화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흥행작은 1위 내부자들(915만), 2위 친구(818만), 3위 아저씨(617만), 4위 타짜(568만), 5위 추격자(504), 6위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472만), 7위 신세계(468만), 8위 도가니 (466만), 9위 아가씨(428만), 10위 색즉시공(408만) 순이다, 중상위 부터는 만만치 않은 장벽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마동석이 형사로 출연한 이 영화는 최종적으로 670만명을 조금 상회하는 실력으로 관객 동원력을 보였다. 타짜의 흥행을 넘어 원빈의 아저씨를 넘긴 성적이다. 국내 청불 영화 역대 흥행작 3위라는 순위로 한방에 올라섰다. 천만 영화 부럽지 않은 실력이다.

블로그에서도 자주 했던 말이지만 난 군대(군인)와 경찰(경찰관)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제복 문화에 대한 동경과 멋짐, 포스, 공공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숨은 일꾼, 영웅들의 모습을 어릴 때부터 동경했는데 대체로 이런 주제의 영화는 빠지지 않고 보는 편이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실적인 내용을 근거로 해서 그런지 실감나는 건 둘째치고 쫄리는 듯한 긴장감마저 든다. 기존의 경찰 영화, 형사가 주인공인 영화에서는 형사 캐릭터 자체의 강인함 보다는 끈기, 성실, 집념 이런 것들이 오히려 부각되어 포장되고 연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영화는 좀 다르다. 약한 자와 약한 자의 대결도 아니고 (어설픈 경찰과 어설픈 범죄자) 강한 자와 약한 자의 대결도 아니고 강한 자와 강한 자의 대결이라 보는 맛이 있다. 어설픈 형사 흉내내기와 카리스마 없는 범죄자의 모습에 식상했다면 한 번쯤은 누구나 그려봤던 형사의 모습, 범죄자들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 현실감 있게 느껴볼 수 있다.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게 등장하는 마형사(마요미) 옷이 날개라고 그나마 다행히 형사처럼 보인다, 말투나 대사 자체가 군더더기 없고 그냥 돌직구 스타일, 이거면 이거, 저거면 저거, 어찌보면 단순함을 추구하는 성격이라 이를 보는 사람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지능범죄 수사라면 심리전과 다양한 수사기법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런 조폭 전문 형사에게는 무식함이 최고라고 단순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걸 싼티나게 만들고 우습게 만드느냐 아니면 그마저도 하나의 카리스마로 보이게 하느냐가 중요한데 마형사의 단순함은 담백함 그 자체, 카리스마가 쩐다, 상대가 무식하게 나오면 이쪽에서도 무식하게 나가줘야 상대가 기겁을 하지 이쪽에서 양반 행세 하면서 깔끔 떨면 비웃음 사거나 오히려 무시 당하기 쉬운 법, 역시 깡패는 깡패 같은 형사가 잡아야 제대로다.

윤계상이 상대역으로 나오는 걸 사실 반기지는 않았다, 워낙 곱상하게 생겼고 모델처럼 매끈한 얼굴이라 사실 범죄자와 어울리지도 않고 범죄형 스타일도 아니다. 훈남 이미지 때문에 남친 역할이나 멜로 장르에서는 눈에 띌 수 있을지 몰라도 범죄물, 그것도 가장 잔인하고 무서운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로 나온다는 건 분명 언발라스한 느낌이 크다. 상대의 눈빛과 체격만 보고도 동물처럼 본능적으로 쫄게 되는 그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는 건 분명한 사실, 잔인성과 난폭함을 보여주는 여러 장면과 모습, 말 표현이 등장하지만 내 눈에는 그저그런 동네 양아치 정도로 밖에 안 보였다. 오히려 그 주변 하수들과 다른 조직원, 다른 조직의 보스들이 더 카리스마가 쟁쟁 했는데 마동석의 영화라고 볼 수 있어 크게 부각은 안되었지만 형사가 마동석이 아닌 다른 인물이었다면 아마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윤계상의 평은 조금 달라졌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연기로 극복하고 배역으로 보여줄 수 있는게 연기자의 힘이기도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해 보였고 연기자에게 연기 만큼 중요한 것이 "외모" 이미지이기 때문에 그것마저 뛰어넘을 수준은 분명 아니라고 본다, 마동석 역시 연기 보다는 그 외모가 더 와닿는 인물인데 그만큼 어떤 경우에는 연기보다 그 배우의 외모 자체가 연기가 되는 경우가 분명 많다. 연기로 얼마든지 커버가 가능하다면 윤계상과 (카리스마 형사) 마동석의 (카리스마 조폭) 역할을 바꿔도 상관없어야 하는데 머리속으로 상상해 봐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걸 보면 역시 외모가 연기를 압도한 케이스는 이 영화다, 마동석은 위치가 바뀌어도 변함이 없을 것 같은데 윤계상이 형사를 했다면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강인한 자와 약한 자, 약한 자와 약한 자가 아닌 강인함과 강인함의 대결이 스토리의 핵심이라 결국 양쪽 캐릭터가 갖는 카리스마가 꽤 중요하다고 보는데 마동석의 형사와 달리 윤계상의 조직 보스는 잔인함과 폭력적인 걸 일부로 연출해서 많이 보여주고 난 뒤에 관객 머리속에 강인함을 심어주고 인식시켜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요소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배우 개인에게는 큰 변화와 새로운 도전으로 좋은 경험이었을지 모르지만 샌님 이미지의 가수를 쓴 것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오히려 그 배역에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후반으로 갈수록 매력을 느끼긴 했다)

영화는 실제 사건과 주역들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고스란히 담아 전달한 것은 아니다. 신문기사를 보면 마동석의 형사 모델로 부산에서 근무하는 경찰과(장영권 경감) 서울에서 근무하는 경찰(윤석호 경위) 두 명이 나오는데 실제 한 명의 형사가 벌인 이야기가 아닌 두 형사가 각각 해결한 사건과 이야기를 서로 짜집기 해서 믹싱한 내용이라 마동석의 실제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각각 모습이다.


마동석의 이미지, 괴물 형사 카리스마, 하루에 모두 싹쓸이 해야 다 잡을 수 있다면서 연변 조직을 대상으로 스피드한 검거작전을 실행했던 인물은 윤석호 경위로 마동석이 맡은 형사의 말투, 톤, 느낌 역시 윤경위의 모습에서 많이 차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사진을 봐도 비슷한 카리스마가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영화의 큰 줄기가 되는 연변 조폭들의 상황과 검거, 조직원들 조직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잠복, 추적이 필수인데 주민들의 적극적인 수사협조와 소탕작전 등 영화의 내용이자 줄거리가 된 사건의 해결사는 장경감이다. 서로 다른 관할에서 각자 사건을 해결했던 두 경찰이지만 사건의 중심이 되는 연변 조직이 같은 뿌리고 영화처럼 하나의 조직이 일망타진 되면서 또 다른 세력들이 등장하는 것처럼 장경감의 사건에서 와해된 조직을 새 조직이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윤경위의 사건이 이어지기 때문에 연장선에서 두 경찰의 각각 요소를 짬뽕한 것은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장경감의 사건을 메인으로 하고 거기에 윤경위의 이미지와 느낌을 덧붙였다고도 볼 수 있는데 2개의 이야기를 1개의 이야기로 함축하는 과정에서 뺄 것은 빼고 알찬 알짜만 골라 담은 느낌, 속이 꽉찬 스토리로 재탄생 했다.

실제 모티브가 된 사건과 영화를 비교하면 이것도 색다른 재미의 요소가 될 수 있어 잠깐 소개를 한다면 2004년 서울 남부서(금천서)가 왕건이파를, 3년 뒤 서울청 광수대가 흑사파를 잡아 족친다(!)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흑룡강 세력과 연변 세력이 양분해 세력 다툼을 벌였는데 (한족 중심의 흑룡강 세력 VS 조선족 중심의 연변 세력)연변 세력이 흑룡강 세력을 밀어내고 세를 확장하고 있을 당시였다. 이 연변 라인에는 왕건이파와 흑사파 두 조직이 서로 또 세를 달리해 양분되어 있었다. 연변 라인의 왕건이파가 득세를 하면서 지역사회에 말이 많아지자 경찰은 검거작전에 들어가게 되고 이 때 서울 남부서(금천서/윤석호 경위)가 왕건이파 제거 작전에 들어간다. 단숨에 잡아야 한다고 한 마동석의 괴물 형사 모양새가 이 때를 모티브로 해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 이후 연변 세력에는 흑사파만이 남게 되는데 이 흑사파는 왕건이파가 와해되자 왕건이파 몫을 차지하게 되고 연변 세력을 자연스럽게 통일한다. 왕건이파와 흑사파 시절에도 연변 세력이 흑룡강 세력보다 강했기에 흑사파가 통일한 연변 라인은 여전히 막강했는데 남은 흑사파가 세를 더 키우자 서울청 광수대(장영권 경감)가 나서게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3개의 조직과 소탕작전의 실마리가 모티브)

실제로는 1)흑룡강파 2)왕건이파 3)흑사파에서 경찰이 2와 3을 소탕해 와해를 시켰던 것이고 영화에서는 경찰이 소탕하지 않고 3)윤계상이 1)을 먼저 제거 후 흡수하고 이후 2)의 일부까지 세를 뺏어 확장하다 모두 일망타진 된다는 내용으로 차이가 좀 있다. 상인들이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던 조직의 구성, 분위기, 느낌은 장경감의 사건에서(스토리 전반과 사건의 주요 내용, 조직의 현황, 일망타진 성과), 반대로 상대가 되는 마동석의 구성, 분위기, 느낌은 윤석호 경위의 사건에서 모티브를 삼았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영화는 10점 만점에 일반인 8점대, 전문가 6점대로 흥행 성적에 맞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안 그래도 이 영화를 보면서 조선족, 연변, 차이나타운 관련 지역의 뒷마당 이야기를 담은 민감한 내용인지라 이전의 개봉 당시 논란이 되기도 했던 VIP 영화처럼 중국동포들의 집단 항의가 예상되었는데 정작 이 영화는 그런게 없어서 오히려 당황했다.

아마도 실제 이야기를 근거로 해서 담은 국내 거주 중국동포들의 이야기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가상의 연출과 실제에 근거한 연출에 차이를 두었다고 보여지는데 없는 이야기로 나쁜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실제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나쁜 이미지를 담고 있어 그대로 전달하는 건 분명 다르기에 아마 그 부분에서 차이가 크게 난 것 같다. 무엇보다 과거의 이야기지만 소탕이 되었고 무엇보다 강인한 마형사 같은 슈퍼 히어로 인물이 떡하니 받쳐준다는 핵심이 결론인지라 영웅이 악당을 물리치고 살기좋은 동네로 거듭났다는 결과론이 아마도 두 영화가 비슷한 내용을 담았지만 결과와 흥행에 차이가 크게 난 이유가 아닌가 싶다.

내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 청불이고 잔인성이 좀 있어 9점과 8점에서 고민했지만 (고민했다는 것 자체가 9점이라고 봐도..ㅋ) 표면상 8점, 수우미양가에서 "우"로 평가한다. 특히 주연이나 조연이나 애초에 모든 배역들의 연기자가 다 영화계에서는 사실상 조연급인데 티켓파워 없이도 이런 걸쭉한 영화를 잘 만들었다는 점,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리얼해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무너졌다는 점, 사실에 근거하여 각색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재밌고 유쾌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 마동석과 윤계상도 물론 더 잘되고 좋은 활동 기대했지만 다른 모든 배역들이 이 영화를 기초로 성장하고 더 많이 활약해 스크린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 소니의 액션캠(보스) 광고에 이들이 등장하는 걸 보고 스킵 없이 끝까지 보면서 뿌듯함도 살짝 있었다, 유튜브에서 주로 나오는 광고로 보이는데 광고에 나온 액션캠 자체가 유튜버들에게 유용한 촬영장비이기도 해서 그야말로 깔맞춤 광고라고 볼 수 있다

마동석의 부하직원으로 나왔던 홍기준(형사역) 박지환(이수파 두목), 허성태(독사파 두목)가 나온 광고, 꿀잼!

예나 지금이나 야구 방망이 들고 깡패 소탕하는 장면은 언제나 신난다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당!)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부제로 나쁜놈들의 전성시대가 붙었는데 나쁜놈들의 전성시대를 끌어내고 소탕한다는 차원에서 느낌부터가 다르다, 그래~ 나쁜놈들의 전성시대는 한 순간이라는 걸 항상 기억하게 만들어야 한다

생각보다 좋았던 경찰 3인방, 이런 사람들에게는 이들이 뭘 해도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안든다

어디가나 뒷말 나올 구석이 없이 깔끔한 조연들의 활약, 그동안의 묵힌 연기력이 대폭발 한다

제가 누굽니까! 전일만 입니다, 전 일만 합니다. 굉장히 인상 깊던 대사인데 이런 아재력 구상은 상급 중의 상급

캐릭터 조합은 역대 최고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좋은 반응을 보인 진선규

진선규의 캐릭터도 좋았지만 난 오히려 김성규라는 세 번째 캐릭터가 더 눈에 들어온다

정말로 민간 사회에서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느낌을 제대로 보여줌


실제 사진 보고 개깜놀,,,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니 너무 놀랍다

물론 이수파 두목으로 나온 박지환 역시 내 눈에 즐겨찾기 했던 인물 중 하나

헤어 스타일만 바뀌어도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얼굴 자체가 배우(희극이든 정극이든)

대립군에서 가장 밉상짓 하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도 활약 (대륙 전문 배우로 나서도 될 듯 ㅋㅋ)


영화는 흥행에 힘 입어 2탄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내년(2019년)에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50억원 가량 투자해 만든 이 영화는 극장 수입으로만 550억원 가량 수입을 올렸다, 잘 나가는 최상급 배우 없이도 가능함을 보여준 역대 최고작이다. 아래 마동석의 캐릭터 모델이 된 두 형사의 실제 이야기를 링크 걸고 마무리한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111209091763474 (윤석호 경위 관련 인터뷰)

http://www.nocutnews.co.kr/news/4863410 (장영권 경감 관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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