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하루 전에 있었던 일본 이야기 - 일본 패망 하루전 (日本のいちばん長い日 / The Emperor In Aug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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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광복절 하루 전에 있었던 일본 이야기 - 일본 패망 하루전 (日本のいちばん長い日 / The Emperor In August)

by 깨알석사 2017.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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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차대전의 종식,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사실상 종말, 일본 식민지 국가들의 독립, 일본의 패망, 전세계 유일 최초이자 마지막인 미국의 핵폭탄 투하가 모두 섞인 일본의 역사 이야기이자 일본 영화인 <일본 패망 하루전>

이 영화는 "일본의 가장 긴 하루, 운명의 8월 15일" 이라는 1965년 출판된 논픽션 출판물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2년 뒤 바로 영화화 되었고 50년 뒤 2016년에 다시 리메이크 되어 "일본 패망 하루전"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일본 관객들을 찾아왔다. 기본 스토리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상이나 허구적인 이야기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 보다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구도를 설정한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도 있다.

원작이나 2016년판 영화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이 패망하기 전, 일왕이 항복선언을 하기 전, 특히 하루 전에 있었던 일본 내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일본 자국민은 물론 일본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국가의 국민들에게도 관심있을 만한 이야기로 되어 있다.

대부분 미국이 핵을 날려 일본이 항복을 하게 되었고 별 다른 반발이나 대응 없이 일본이 무조건적 항복을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본이 미국에 항복하기 전, 항복에 반대하는 일본 본토에 있는 일본군 장교들에 의해 쿠테타가 발생했었다, 아직도 싸울 수 있고 황국신민 모두를 동원하면 충분히 미국을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과 착각의 늪에 빠진 일부 일본군들이 항복 선언이 나오기 하루 전에 일본 주요 사령부를 점거하고 주요 고위직 사령관을 살해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결국 그 뒤는 우리가 아는 역사적 사실처럼 일본 항복이 진행된다, 결국 쿠테타는 허무하게 실패한다. 총동원에 쓰겠다고 한 황국신민에는 조선땅의 조선인도 당연히 포함되었기에 우리에게도 남일 같지 않는 이야기다.

쿠테타의 주요 인물인 하타나카 소좌, 배우는 마츠차카 토오리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은근 팬이 많다, 영화만 보면 쌩양아치에 꼴도 보기 싫은 일본 제국주의에 쩔어 일본이 세계최고라고 우기는 똘아이 장교같지만 영화 밖의 원래 배우 모습을 보면 같은 사람 맞아? 할 정도로 꽤 훈남이다. 팬이 많은 이유는 아래 사진 보면 안다 (키도 184)

소좌는 우리나라 군대 계급으로 따진다면 소령급에 해당한다. 어디가나 사실 쿠테타 세력의 주력은 영관급이 많다, 위관급은 병력동원에 활용되는 동지 역할을 하고 주요 지휘는 영관급이, 그리고 장관급(장성)은 지지/찬성 입장만 내세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어느 나라라 영관급 장교가 쿠테타의 핵심이 된다

리메이크 원작에서는 일왕의 모습이 뒷모습, 신체일부(손만 나오게 하는 식)만 나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과감하게 일왕의 모습을 전면으로 나오게 했다, 뉴스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게 지금의 일왕이다보니 예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알 수 있는데 원작이 나왔을 당시만 해도 아무리 영화 속 캐릭터라 해도 일왕의 모습을 직접 연출하는 건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 닮은 배우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결코 좋은 일도 아닌데 일왕의 모습을 대놓고 그렸다간 끌려가기 쉽고 영화판에서 영원히 매장 당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출연도 못하고 연기생활을 못하게 된 배우도 있지 않던가..그만큼 예전에는 담고 싶어도 못 담고 연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있었다

1967년 작품은 일본의 가장 긴 하루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영화 중반까지는 아직도 권력 다툼이나 하고 있고 세력 다툼이나 하고 있는 정부 대신과 군 장성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고위직들 회의 하는거 보면 어느나라나 답 없는 건 똑같다) 러일전쟁, 청일전쟁도 이기고 심지어 미국 땅에 있는 구축함과 항공모함을 기습 공격해 진주만 공습까지 감행했던 일본으로서는 계획과 달리 패전의 양상이 짙어지면서 항복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가장 심장 쫄려야 할 사람은 일왕이기 때문에 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한 계획은 일왕으로부터 나오게 되고 결국 정부 대신은 승리가 어려운 이 전쟁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 건지 논의를 하게 된다. 지더라도 폭망하더라도 챙길 건 챙기고 요구할 건 요구하고 조건을 달 수 있는 건 달아서 패망 후 일본 재건을 위해 이들은 항복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말이다.

본격적인 항복 선언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쿠테타의 움직임은 없었다, 본토는 물론 식민국가의 국민들까지 총동원해 결사항쟁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믿는 일본군이 아직 많다보니 여전히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군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일본 본토에 제대로 된 상륙침공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 자국 안에서도 충분히 싸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여길 때다, (그러나...그것도 잠시,,,핵 두방 맞고나자 결국 항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진다)

근대 들어서 군인에 의한 쿠테타와 군사정부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사실 이 영화가 꽤 친숙한 면이 있다,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일본군들의 쿠테타는 우리나라 쿠테타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고 실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 육사시절부터 일본의 이런 쿠테타 사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알려졌으며 실제로 일본의 쿠테타 사건 2개를 모델로 삼아 우리나라에서도 5,16 쿠테타를 벌였기 때문에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하겠다는 정치권과 일왕을 보고 우리(군대)가 나서서 뒤집어 엎고 다시 정치를 바로 잡겠다는 건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거의 비슷하다. 전쟁 중에 쿠테타를 벌인 건 일본이고 우리는 전쟁 후에 새로 만들어진 정부(정권)에 회의감을 갖고 군사반란을 일으켰기에 정치권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건 같다.

도쿄 주요 사령부를 점거하고 반대하는 일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방송국을 최후 거점으로 장악해 쿠테타를 하려고 하는 것 역시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도 서울 주요 사령부를 점거하고 방송국을 점거해 쿠테타를 완성) 수십만, 수백만의 군대를 다 장악할 필요도 없고 최첨단 무기를 가질 필요도 없이 수도를 장악하고 주요 사령부와 사령관을 매수, 최고 지도자를 생포하기만 하면 어느정도 쿠테타가 완성되던 시절이라 양상이 비슷하다, 

쿠테타를 반대하는 군인측도 따지고 보면 군인으로서의 선의를 가지고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그냥 현 상황에서는 항복만이 일본과 일본 국민이 살 길이고 일왕이 살 길이라는 걸 알기에 어쩔 수 없이 항복하는게 더 나은 방법이라 선택했을 뿐이지 승리를 하거나 역전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었다면 일본군 그 누구도 쿠테타에 참가했을 것이다. 다만 상대가 미국을 포함한 연합국이고 핵을 이미 일본 본토에 투하하면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판에 그들과 대치하면서 계속 싸우겠다는 건 용감한 군인이 아나리 무모한 군바리, 조국과 국민을 모두 죽음으로 이끄는 저승사자와 다름 없기에 그들의 쿠테타 계획은 결코 멋지게 그려질 수 없다

무엇이 더 나은 차선책이고 어떤 것이 더 나은 현명한 결정인지를 구분해 알아야 하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오로지 일본제국주의에 빠져 자살특공대마냥 끝까지 싸우겠다는 건 용맹하거나 용기 있는 모습이 아니라 무모함 그 자체다. 자신들이 식민지를 건설할 때는 그게 당연하게 여겼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식민국가가 될 판에 놓이자 입장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인간궁상의 모습이 절로 보인다.

다음영화 기준 일반인 평점 5점대, 전문가 평점 4점대로 극히 낮은 평가를 받은 이 영화는 아무래도 이 영화 속 이야기가 우리와 뗄 수 없는 부분이고 또 이것이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었던 당시의 "적"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결코 좋게 볼 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런 부정적인 영향과 요소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영화 그 자체에 몰입해 평가를 한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10점 만점에 8점, 수우미양가에서 우 정도로 초중반까지 이어지는 패망 6개월 전 기간은 약간 지루함 감이 있어도 패망 한달 전부터 하루 전까지 이어지는 중반 이후 결말 부분은 쿠테타가 벌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담으면서 일본의 제국주의와 일본군의 잔인성에 대해 다시한번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고 보기에 어느정도 몰입감 있게 관람을 했다. 아래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일본 자국내 아카데미에서는 꽤 많은 상을 받은 듯 한데 우리 입장에서는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없는 실화를 그대로 다룬 다큐성 영화치고 그래도 꽤 볼 만한 영화라고 본다

관련자는 실제로 모두 할복을 했기에 별다른 조치는 따로 없었다, 만약 영화 속 쿠테타 세력들이 하고자 했던 것처럼 쿠테타가 성공했고 또 모든 군인과 일왕마저 끝까지 버티고 싸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답은 영화 속에 이미 나와있다. 

80세를 바라보는 총리대신이 하는 것도 없고 귀도 먹어서 잘 듣지 못하는 것처럼 나오지만 그는 확실히 베테랑 노장으로서 정치꾼이었다, 소련이 참전했기에 일본은 결국 남북으로 갈라졌을 확률이 높다, 바로 우리나라가 똑같이 경험한 것처럼 우리나라 대신 혹은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이 갈라졌을 확률이 99%다 (남부지역은 미국이 북부지역은 소련)

혹은 조선땅은 미국이 갖거나 일본은 소련(사할린이 있기 때문에)이 갖는 형태로 될 수도 있지만 자신들을 공격한 일본이 더 대단하다고 느낀 미국 입장에서는 (기술력이나 능력) 일본은 미국이 갖고 소련땅과 붙어있는 한반도를 소련이 가질 수도 있는 노릇이라 (이게 더 확률적으로 높다) 결국 항복을 끝까지 안했다면 지금의 일본은 남아있기 힘들다. 총리대신의 이야기처럼 소련이 나선 상황이었던 만큼 결과적으로 일본이 항복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이 부분이기 때문에 일본은 어떤 식으로든 항복을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경우 서양대국들 (특히 4개 강대국) 에 의해 찢어져 분할 통치될 확률이 매우 높았고 결국 공산당 사회주의가 최절정을 이루던 시기였기 때문에 일본 일부는 공산화 되었을 확률도 매우 높다 (우리 남북한처럼)

결과적으로 영화 속에 나온 쿠테타 세력, 일본군 장교들은 일본을 지옥의 끝으로 밀어버리려고 했던 셈인데 나쁜 상황에서도 더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나름의 "교훈"이 있는 영화다.

아무리 영화라고 하지만 일본군 장교들의 눈매, 표정, 인간미는 없고 잔인성과 복종만이 존재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맹목적인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깨닫는다,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 없이 오로지 전체주의, 군국주의, 제국주의에 빠져 내가 생각하는게 곧 타인의 생각이고 타인의 생각이 곧 내 생각이라는 모습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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