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7~8세 이전의 입맛이 그 사람의 평생 입맛을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릴 때 길들여진 입맛이 평생 그 사람의 입맛이 된다는 말인데 어릴적 살코기 외에는 내장이나 회를 즐겨 먹지 않던 우리집 식단의 영향인지 누가 사주는 거 아니면 내 돈주고 잘 안 사먹게 되는게 회와 내장 음식이다. (내장탕은 단 한번도 내 돈주고 사 먹은 적이 없다. 물론 남이 사주면 잘 먹는다. 있으면 먹는데 없을 때는 굳이 찾지 않는다)
살코기가 아닌 부속고기류, 익힌 것이 아닌 날 것을 잘 먹지 않는 나는 그래서 잡학다식 부문 중 내장과 날생선에 대한 지식이 얇다. 수요미식회에서 소의 살코기가 아닌 부속고기, 내장을 다룬 편이 있어 올리니 참고하자. 소의 막창이 창자가 아니라 위라는 사실에 깜놀했다...그럼 이름이 잘못된 거 아님??? 위인데 막창이라니, 내장을 즐겨 먹거나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초보자에게도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즐겨먹는 소 내장 위치
한번 먹은 음식을 되새김질 해서 다시 먹는 소, 위가 여러개 있다는 건 많이들 배워서 잘 알고 있는 편이다. 다만 어느 위가 어디고 그 위가 무슨 이름인지 잘 모를 뿐...첫번째 위가 양이란다...(고슴도치처럼 생겼음)
구이라면 한번 먹어보겠다는데 국물에 들어가는 건 아직 거리감이 있다. 외가쪽 사람들은 내장, 부속고기류를 잘 먹는 편이라 자주 해 먹는데 항상 놀러가면 곤욕. 또래 외사촌들이 선지 퍼(?) 먹는 모습에 어릴적 발길을 끊은 적이 있을 정도다
특양이 양의 양을 많이 주는게 아니라 부위를 따로 분리해서 주는거구나...나는 곱빼기를 뜻하는 것인 줄 알았음...
벌집양...외관상...입맛을 사라지게 만드는 녀석...(하지만 우리 친척들은 겁나 좋아함)...이제는 선지도 잘 먹고 요상한 것도 나름 잘 먹지만 순대국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속고기 정도만 이제 점령했지 생간이나 쑤세미(?) 같은 내장은 아직 비기너 레벨이다.
천엽...어릴 적 어무이 따라서 시장 갔을 때 걸레를 헹구나 싶은 이상하고 괴팍한 녀석을 본 적이 있다. 그 녀석의 첫인상이 너무 강해서 아직까지 점령하지 못한 부위다. 혈기 왕성할 때 노가다 알바 한다고 한창 물 올랐을 때 먹어본적은 있다. 아저씨들과 함께 노가다 끝나면 자주 가는 부속고기집이 있었는데 거기서 아주 짧게 잘라서 기름장에 찍어 먹어보긴 했다. 먹을 만 하고 나름 맛은 있는데 잘라놓으면 먹지 조금이라도 크면 손이 안가는게 함정
소의 네번째 위가 막창이라고??? 뭐시라고라....?
소의 네 가지 위와 각각의 명칭
아니 왜 헷갈리게 돼지 막창이라 소 막창이랑 "막창" 같은 이름을 쓰고 그래....돼지의 막창은 창자의 끝 부분, 말 그대로 막창. 소의 막창은 창자가 아니라 위라니....헐 대박...
예전, 회사사람들과 막창 전문점을 가서 회식을 했는데 돼지막창에 비해 허벌나게 비싼 소 막창을 보고 깜놀..그 날 한턱 쏘는 분이 좋은 날이라서 기념으로 돼지말고 소 막창 먹자고 했던건데 양은 엄청나게 적고 값은 몇 배로 비싼 기억밖에 없었다. 워낙 사람수에 비해 그 양이 적어서 (그래도 값이 만만치 않게 나옴) 반찬으로 나온 동치미를 더 먹은 기억밖에 없다.
소의 작은 창자가 곱창, 소의 큰 창자가 대창, 결국 돼지 막창처럼 소도 막창으로 알고 먹으려면 막창(위)이 아닌 대창(큰 창자)을 먹어야 하겠구나...
곱창의 곱을 잘못알고 분비물, 똥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간혹 있더라. 창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또 모르고 먹으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데 곱창의 곱은 소화액으로 많을 수록 좋은거고 싱싱한 거임. 곱창을 깨끗하게 씼는다고 곱을 완전히 제거하면 곱창을 먹는 의미가 없다. 진짜 좋은 곱창은 곱을 제거해도 다시 곱이 생긴다
곱창집에서 곱창의 신선도와 질을 볼 때는 곱을 봐야 한다는데 곱이 없거나 부실하다면 좋은 곱창이 아니라고 한다. 곱창은 이름 그대로 곱을 먹기 위함이 더 크다. 그러니 곱이 많이 있는 걸 골라 먹자 ^^
아는 분이 순대국, 순대곱창, 순대곱창볶음을 하신 분이 있어서 이 야그는 많이 들었다. 사람들이 곱창의 곱을 보고 대창 먹을 때도 그걸 곱으로 생각해 좋다고 먹는데 대창은 곱이 아니라 순수 내장 지방이라 사실은 먹으면 별로 좋지 않다라고 하셨다. 황쌤의 설명처럼 대창에 붙어 있는 건 곱이 아닌 기름, 그런데 이게 뒤집어 놓으면 대창이 더 화려하고 맛있어 보여서 대창도 잘 팔린다고 하셨다. 원래 음식이라는 게 모르면 먹고 알면 못 먹는다고, 대창도 그런 부류라고 하신 말이 기억난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배떼기에 기름칠도 못해서 고기 구경도 못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동물성 지방 섭취지만 지금처럼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지방류를 섭취하는 시대에는 내장 지방이 많은 이런 대창은 가끔 먹되 즐겨 먹지는 말라는게 일반적이다.
순대국 사장님한테도 직접 들었던 말이지만 곱은 곱이 많고 꽉 찰수록 신선하다고 했다. 곱이 없거나 빈약하다면 손질을 너무 과하게 했거나 신선도가 떨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면서 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좋은 곱창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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