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례 구호
우리나라의 대부분 군부대는 "충성"을 쓰며 군인들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육군훈련소에서도 충성이라는 구호만 가르쳐 준다. 충성이라는 말을 가지고 군인이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니냐며 필승이 적절하다는 의견과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게 당연하니(필승) 상하 위계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한 군 조직에서 충성이 가장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조직에 충성하고 싸우면 무조건 이기는 건 당연한 것이니 오히려 똘똘 뭉쳐 단결심을 보여야 한다며 경례 구호로 단결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례 구호는 부대장에 따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범위라서 통일시키는데 어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사용한 관습처럼 되어버려서 하나의 부대 역사로도 인정되기에 경례 구호가 다르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도 통일성의 어려움이다. (경례 구호중에는 "통일"도 있다) 그러나 경례구호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의 근대식 군대문화를 원래부터 가졌던 외국 군인들을 보면 구호를 하지 않는다. 경례만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마찬가지, 우리나라도 처음부터 구호가 있었던 건 아니다.
사실 충성이라는 구호 자체가 국민과 국가에 충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경례라는 것이 보통은 상대방 상관에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태극기처럼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기도 한다) 그 사람 앞에서 충성이라는 단어를 외친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에게 복종하고 충성하겠다는 의미가 사실 더 강하다.
우리나라가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부각된 것으로서 사실 독재자, 군인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겉으로 드러내기 위한 아부성 발언이 구호로 발전된 것으로 봐야 한다. 군대에서 정식 제식으로 경례 구호가 시작된 것 자체가 쿠테타 정권과 군사정권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 가장 크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나 의미상으로나 사실 일제잔재 청산처럼 고치거나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전쟁 등의 군사정권 수립 이전, 그 이전까지는 지금처럼 무조건, 꼭 해야 하는 제식의 하나라기보다는 부대마다 상황에 따라 부대원들의 전투력 정신을 배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썼다고 봐야 한다 - 특공부대가 "특공"이라고 구호를 외치는 것처럼)
군대에서 사용하는 경례 구호는 사실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우리나라 군대가 조금 더 발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라면 사실 이런 구호는 이제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비교가 되는 미국은 경례 구호를 하지 않는다) 국기에 대한 맹세, 또는 국기에 대한 경례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구호 없이 경례만)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신 버전)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구 버전)
구호의 의미
몸도 바치고 마음도 바친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지금 신 버전처럼 바뀌었지만 충성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 군대가 대부분 충성을 사용하는 것도 이처럼 대표성을 갖고 여러곳에 가장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에서 군사정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 "충성"이라는 구호는 국민과 조국에 대한 것만을 100%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군사정권에서는 국민과 조국을 위해 충성하는 군인 따위는 없다.) 상황으로 보나 정황으로 보나, 들리는 여러 가지 썰, 또는 군복무를 했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라도 이건 누군가, 어떤 사람(?)에게 충성하겠다는 뜻이 가장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기에 대한 맹세도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말 자체가 일본의 일왕에게 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뉘앙스도 가지고 있을 뿐더러 문맥 전체가 한편으로는 국기에 대한 조국의 맹세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누군가(독재자..)에게 충성하겠다는 뜻도 될 수 있어서 사실 지금 시점에서는 이것도 좋다고 볼 수 없다. 애초에 이런 맹세라는 것 자체가 시발점도 그렇고 발생된 시점도 그렇고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만들어졌다면 모르겠지만... 누가 봐도 이건 독재정권에 대한 맹세로 보일 수밖에..) 군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에게 충성하는 조직이지 누군가 개인을 위해 충성하는 조직이 아니다. 그렇기에 다른 국가에서는 구호가 없는 경우가 많고 미국이 구호가 없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더 간단하다.
차렷! 선생님께 대하여 경례~ (학교)
부대차렷! 사단장님께 대하여 경례~ (군대)
굉장히 익숙한 상황,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경험했을 경례 상황이다. 군인이 아닌 학생이어도 교실에서 똑같이 벌어지는데 자세히 보면 그 대상만 바뀔 뿐 경례 구호 자체가 거의 흡사하다. 당연히 지금은 사라진 교련 과목이 있던 이유이기도 하고 이것도 일제 잔재에서 비롯된 학교 문화이기 때문에 추억은 될 수 있어도 좋은 의미는 절대 아니다. 애나 어른이나 학생이나 군인이나 충성하라고 가르치는 세뇌 교육의 하나일 수도 있다.
경례 자체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구호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고, 한다고 해도 상황이나 정체성에 따라 부대마다 색깔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걸 꼭 충성이라고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심지어 제식 훈련 중에서도 상당 시간을 들여 충성!이라는 경례 구호법을 가르쳐준다. 훈련소에서는 경례를 배우고 따라 해서 습득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 물론 손동작, 손가락 위치를 잡아주고 경례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봐주는 건 해줘야 한다. 하지만 꼭 구호까지 가르치면서 그 구호가 잘못되거나 목소리가 작다고 쿠사리(?) 주는 건 훈련소에서도 근절하거나 교육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군인은 조국과 국민을 위한 조직원이다. 충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상대가 있을 때 그 사람에게 복종하겠다는 의미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전체 국민에 대해 충성하겠다는 건 확대 해석에 가깝고 와닿지도 않는다.
쩌렁쩌렁 울리는 그 목소리, 단체로 경례 구호 "충헝~"이라는 고함과 같은 우렁찬 소리에 만족해 하는 별님들이 문제일 뿐이다. 인간은 다 비슷해서 대규모의 군중이 내 앞에서 한 번에 도열하여 "충헝" 같은 외침을 불러준다면 짜릿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가 이런 사람이야~) 그러니 구호 중에 충성 구호를 유독 장군들이 좋아한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졸병들로 보이니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훈련소부터 경례와 함께 구호를 꼭 가르친다. 그것도 정확히 제대로 멋지게 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경례 구호 발음과 톤, 크기에 대해 따지고 묻고 교육하는 건 현대 군대 문화에 맞지 않다. 경례 자세는 중요해도 구호는 구호일 뿐이다. 그 구호는 국민이나 국가를 위해 존재한다면 몰라도 그 구호가 갖는 상징이 다른 성질의 뜻을 내포한다면 고치거나 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별님이 아니라고 다를까? 우리 남자들은 군대에서 갓이등병이 오면 경례 구호 작다고 면전에서 타박을 주기도 한다. 이등병, 일병은 각 잡힌 모습으로 "충헝~"이라고 고함처럼 외쳐야 상병, 병장들이 만족해 한다. 사병 졸개나 장성 별님이나 인간심리는 똑같다. 처음부터 안 했으면 모르지만 일단 이걸 하면 자기가 윗사람이 되고 대접 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특별히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된다. 문제는 그게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이 오면 그것이 절대진리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육군은 대부분 충성, 해군과 공군은 필승 그 외 통일, 북진, 단결, 이기자, 강철, 돌격, 맹호, 백골, 백마, 선봉, 특공 등이 있다. 구호라는 것 자체가 그 부대의 정통성 또는 정체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용한다면 다양한 게 사실 좋고 그 부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게 가장 좋다. 그런 면에서 사실 충성은 빵점이다. 이건 정체성도 없다. 충성과 필승 다음으로 대표성을 갖는 게 단결인데 사실 난 이 단결이 가장 좋은 구호로 생각한다. 군대 특성과 군 조직원들의 입장을 대변해도 이것만큼 대표성과 상징성이 따로 없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논리와도 결이 같은 게 바로 "단결"
필승이라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군인에게 필승이라는 구호를 경례로 사용한다는 건 좀 오버..백전백패 당나라 군대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필승도 의미가 사실 없다. (같은 의미인 이기자 구호가 더 낫다) 이기기 위해 싸우지 지기 위해 싸우는 건 없다. 다독이는 차원이라면 화이팅과 다름 없고 승전 구호라면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와 다르지 않다. 필승이라는 뜻 자체가 무조건 이긴다는 뜻이니 그걸 이루려면 조건의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인간이 아닌 전쟁과 전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확률이 매우 크기에 무조건 이기기 위한 바탕으로 인간을 소모품으로 세뇌 시키기 좋은 구호다.
그런 점에서 복종의 개념인 충성이나 싸움을 의미하는 필승보다는 조직의 단합을 의미하는 단결이 어떤 부분에서도 모나지 않고 문제가 없다. 군대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도 따지면 전부 단결이다. "나"가 아닌 "우리",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 그리고 전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군대인데 이런 군조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단합" "단결"인 건 당연하고 이걸 항상 각인시키고 강조해야 하는 것도 맞기에 단결이 사실 가장 잘 어울린다. 더군다나 군대생활 내내 동료 전우를 챙기고 동료 전우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개념만 보더라도 단결이 가장 어울린다. 어느 군대나 한순간에 무너지는 이유는 단합이 안되고 단결이 안될 때다. 소수의 인원만으로도 단결이 되면 강한 부대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단결 구호는 전투원 당사자들간의 합동과 화목을 요구하는 구호이기에 가장 적절한 쓰임새의 예라 할 수 있다.
경례 구호 중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건 진짜 사나이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어 방송되었던 부사관학교의 경례 구호다. 물론 육군의 대표적인 군사학교라 이곳도 충성이라고 동일하게 쓰지만 "충성 정통해야 따른다"라는 다소 긴 구호가 그 부대의 색깔을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내가 개인적으로 멋진 경계 구호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물론 그 외 특공부대의 "특공"도 마찬가지.. 누가 봐도 딱 색깔이 잘 나옴)
인사가 아닌 정신력을 다지는 구호
내가 군대 있을 때 경례 구호와 관련해 항상 빼놓지 않고 생기는 애로점이 있었다. 개병대의 필승 구호다. (해병 전체의 비하 아니다.. 우리 아버지도 해병 출신이시다. 해병답지 않게 행동하면서 해병 타이틀 달고 있는 건 개병대가 문제이고 해병 전체를 먹칠하는 존재다)
해병에서 육군으로 위탁교육이 들어오는데 부사관이나 장교 등의 초급반이나 초군반은 그나마 그런가 보다 하고 인정한다. 그러나 병사 해병의 경우 이건 언제부터 해병이었다고 이등병 딱지도 제대로 안 붙은 것들이 (자대 구경도 제대로 못한 갓등병으로 자대만 정해졌지 배치가 되지 않은 이등병들) 육군 위탁 와서 육군학교에 입교했음에도 규정을 준수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해병이기 이전에 국군이고 군인이다, 해병이어도 국군 이름으로 통합교육을 하면 국군 체계를 따라야 하는 것이 당연히 올바른 군인 정신인데 여기서도 해병으로 따로 존재하려고 기를 쓴다.
육군학교에서는 충성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면 [저는 해병입니다!] 이 ㅈㄹ 떤다. (그걸 누가 모르나..) 그럴 땐 난 해병 전투모 챙을 뒤집어 까면서 개무시하는 눈빛으로 너는 해병이기 이전에 국군이고 너는 해병이지만 타군으로 교육받으러 온 교육생이니 교육기관의 규정에 따라야 하며 더군다나 여기는 육해공 안 따진다고 다그친다. (공군라인은 육군 애들이 공군 부대로 들어간다/비행단 안이나 주변에 위치한 육군부대원들). 애초에 해병 교육생들의 이런 주장이 말이 안 되는 게 군사교육기관에 와서 훈련, 훈육 교관과 조교가 가르치고 훈계하는데 따르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한 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교관이 육군이고 훈련병과 교육생이 해병이면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걸까? (근데 의외로 이렇게 생각하는 해병이 많다)
이게 상병이나 병장 정도면 그런가 하고 웃어 넘어가겠지만 실상 이들은 입대한 지 3개월도 안 된 병아리들이고 자대배치도 안 된 풋내기들인데 자신들이 20년차 해병처럼 행세를 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융통성의 문제일 수 있지만 육해공을 아군이 아닌 별개의 집단으로 본다는 그 발상과 시각 자체가 사실 크다. 어디 가서 충성이라고 했는데 여긴 필승으로 "꼭" 해야 한다면 그냥 필승하면 된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고 하면 알고 있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되지만 규정상 하나로 통일해서 해야 한다고 하면 그걸 따르면 그만이다. 그게 군대고 그게 군대 순리다. 근데 종간나들이 항상 애를 먹인다. 그게 멋인 줄 알고 그게 해병의 정신으로 안다.
구호의 역설
10대 군가하라고 하면 안 배웠다고 하고, 못 부른다고 버틴다. 물론 귀여운 갓이등병들께서 포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어 개수작을 부리는 경우들이지만 2주 차 정도되면 어차피 육군화 되어 구르게 되어 있기는 하다. (아.. 물론 말주차에는 본인들을 위해서 해병대로 재무장시켜준다) 애초에 이런 것도 고질적인 병폐다. 땅개나 물개나 거기서 거기, 다 같은 국군인데 이것들이 꼭 부류를 나누려고 한다. (상병 꺾였다면 그런가 보다 하는데 어이없다)
물론 그들 상호간에는 우리 앞에서도 필승한다고 뭐라고 하진 않는다. (그거 가지고 얼차려까지 주는 육군 교관도 있기는 하지만, 그들끼리의 문화도 존중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국방부에서 육군 장성 앞이라고 필승을 충성이라 하거나 지들끼리도 필승 못하라고 할 순 없는 것과 같다) 어떤 경우든 구호는 통일한다라는 원칙이 해당 부대에 있다면 몰라도 그게 규정되지 않은 교육상의 목적과 전우 간의 단합을 위한 통일성이라면 교육 외적인 경우에는 원래 소속 구호를 해도 상관없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군대 구호의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해병대의 "필승"이다. 육군의 경우 부대마다 다를 수 있고 부대마다 다르게 부른다. 이건 구호가 절대적이지 않고 융통성있게 사용될 수 있으며 누구의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그러나 해병대의 경우 그것이 진리이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율로 상식화 시킨다. 문제는 그것이 정당화되면 맹목적인 수단이 되고 그런 맹목적인 수단은 곧 너와 내가 다름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군대가 요구하는 내가 아닌 우리라는 개념 이 소멸되기 쉽다. 문제는 그 우리에 육군, 해군, 공군은 없고 자신들 해병만 있다는 게 문제. 실제로 그런 점이 무의식적으로 강해서인지 타군과 가장 잘 어울리지 못한다. 필승은 공군과 해군도 사용하는 구호인데 그걸 정체성 삼아 자신들을 이상한 집단으로 스스로 규정하는 게 가장 크다.
그래서 단체로 통일된 경례 구호를 할 때는 무조건 충성 구호를 외치게만 한다. 가장 많이 쓰이고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10대 군가 모른다해도 입만이라도 뻥긋하라고 가르친다. 융통성이라는 게 다 그런 거다. 교육 수료 후 퇴소할 때 육군화 된 해병들이 "충성"이라는 구호로 육군 교관과 조교들에게 경례를 할때 교관과 조교들은 "필승"으로 답한다. 충성만 쓰라고 강요한 육군들에게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필승"이라는 구호가 나오면 사뭇 놀라는 눈치지만 이내 미소를 머금고 고마워 한다. 이게 바로 서로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에 가서야 그 의미를 깨닫고 잘 교육받고 가지만 항상 처음 입교해서 교육할 때가 문제. 구호는 구호일 뿐이고 그것에 정치적, 사상적 의미를 담으면 안 되는데 그걸 자꾸 다른 이미지화 시켜 타군에게 거부감을 준다. 앞으로의 해병대들이 고쳐야 할 문제다. 의미를 담을거면 전우애를 다지는 개념을 넣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구호가 곧 군대의 인삿말이고 실제로 인사할 때 쓰기 때문이다.
육군이 충성이나 (경찰도 대체로 충성 사용) 해군, 해병, 공군이 필승이나 거기서 거기다. 둘 다 마음에 안들고 정체성도 없다. 차라리 27사단(정확한지 모르겠다)처럼 "이기자" 하는 게 훨씬 낫다. 부대 색깔 제대로 보여주면서 구호만으로도 소속 부대원들 전투력도 올려준다. 우리나라 특수부대 중에서 특수한 스페셜한 부대가 아님에도 이기자 부대가 언급되는 것도 그런 전투력 증진에 구호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병은 차리라 돌격상륙처럼 "돌격" 같은 구호가 더 어울릴지 모른다.
충성, 단결, 필승
전체적인 통일성을 위해서는 단결이 가장 좋고 충성은 폐기 대상이다. 필승은 해병대를 연상시키는 구호이기도 해서 지금으로선 계속 사용하는 것도 좋은데 기왕이면 해병대만 사용토록 하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 본다. 특공, 특전, 이기자, 정통, 돌격 이런 구호가 마음에 드는데 애초에 지금의 경례 구호는 군인과 군대에 어울리게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충성 만큼은 나중에라도 대표성이라는 자리만큼은 빼줘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은 거의 쓰지도 않고 경례 구호에서도 사라진 것 중 대표적인게 "멸공"이라는 경례 구호가 있다. 공산당을 멸하다, 공산정권을 전멸시키다는 의미인데 반공, 멸공 시대가 퇴색되고 지금은 반공사상도 뚜렷하게 대놓고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라진 구호 중 하나이다. 전투상황, 전쟁 중이라면 사실 의미도 있고 당시에도 어울리는 합리적인 구호지만 이처럼 지금과는 동 떨어지고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구호는 좋은 구호라고 할 수 없다. 계속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멸공의 횃불아래~ 목숨을 건다~)
충성을 사용한 대부분의 군인들..솔까말 생각해 보자. 그 말을 쓰면서 어떤 전투력이나 구호 정신이 새록새록 생기면서 전투력이 강해지는 느낌이 났던가? 그냥 경례하면서 당연히 해야 하는 말로만 생각할 뿐, 거기에 무슨 정신이나 의미를 담지는 않는다. "이기자"~ 구호나 정통해야 따른다~라는 구호와 쨉도 안된다. 특정 인물, 대상을 위해, 각하 한 명을 위해 쓰이는 이런 엉터리 구호보다는 부대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구호를 쓰도록 해야 한다.
괜찮은 구호 후보 : 하면 된다. 백전 백승, 백전 불패, 백두산, 대한, 조국..........
부대 차렷!
깨알 사단장님께 경례!!
투웅~서엉!!
[교육/언어유희] - 큰 밧줄을 왜 동아줄이라 부를까? (동아 뜻)
[국가/호국보훈] - 유공자증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민주유공자,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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