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 / 길동아 밥 먹어라, 동네에서 쉽게 들려오던 목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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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추억여행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 / 길동아 밥 먹어라, 동네에서 쉽게 들려오던 목소리들..

by 깨알석사 201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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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집 밖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를 들어보아하니 초딩 1학년에서 많아봐야 3학년 즈음의 저학년생인데 남자애가 집 복도에서 우렁차게 "다희야 놀자~" 하는게 아닌가...




오~ 자식 놀줄 아네.....



요즘 휴대폰도 다 있고 스마트한 세상에서 집 앞까지 찾아와서 놀자고 외치는 걸 보니 예전 생각이 났다. 전에는 동네에서 집에 있다보면, (특히 숙제 하다보면 꼭 그런일이..) 친구들이 집 밖에서 놀자고 이름을 부르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합창을 하면 엄마들도 이내 조금만 놀다오라고 내보내주기도 했었다. 나도 그런 추억이 많다.




그러다 저녁때가 되면 꼭 엄마가 동네에서 "땡칠아 밥먹어라~"하고 부르는데 그러면 아이들이 하나씩 흩어지면서 저녁밥을 먹으러 사라지기도 했다. 우리 어머니도 내가 어릴적 동네에서 항상 이름을 부르며 밥 먹어라~ 하고 불러주던 기억이 난다.






배고프다고 하면 엄마가 뚝딱 차려주는 밥이 제일 맛있는 법, 고기 반찬이 없어도 매일 반찬 투정을 해도 기본 맛스킬은 엄마들이 쵝오였는데 간혹 소세지라도 해주거나 계란 후라이라도 해주면 완전 띵호와~ ㅋㅋㅋ






수요미식회에서 황쌤이 어릴적 추억 이야기를 하던 중 나온 장면인데...


저거슨............곤로 아니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우리집에는 일찍부터 부모님이 집도 장만하시고 가스렌지도 놓고 하셔서 나한테는 곤로 추억이 없다. 하지만 동네에서 10분 거리에 함께 살던 이모네가 있었는데 이모네는 5식구가 단칸방에 살던 시절이라서 그 집에 가면 항상 저런 타일 바닥의 세면장/주방 겸용 출입구가 있고 그 옆에 나무문의 단칸방이 있던 곳인데 중앙에 곤로가 있었다.



저기서 라면 끓여주면 정말 맛있었는데 저 가운데 동그란 녀석을 돌려주면 심지가 나오고 심지가 들어가고 하는게 마냥 신기해서 옆에서 쭈구리고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안방 아랫목에 밥그릇 두는 건 나에게도 익숙한 풍경, 우리집에서는 역시 보지 못했고 시골 할머니 집에서 자주 보던 일인데 할머니는 항상 밥을 가마솥에 해주셨고 그 밥을 스텐 그릇에 담아 저렇게 아랫목 이불속에 넣어두셨다. 그 이불속의 밥은 먹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어서 항상 먹는 사람만 먹었는데......할머니도 여자지만 조선 유교사상의 영향을 철저히 받으셔서 남녀구별 및 남아선호 사상이 뚜렷한 분이셨다.



저 밥은 나와, 아버지, 큰아버지, 사촌 형들...........즉 남자들만 먹는 밥이었다 ㅡ.,ㅡ;

시골집에 가면 항상 할머니는 상을 2개 나누셨고 한쪽은 남자들이, 한쪽은 여자들이 먹었는데 여동생이 있던 나는 그 녀석이 맨날 밥상에서 나도 아빠랑 오빠랑 같이 먹고 싶다고 생떼를 부리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 소리 할때마다 할머니한테 동생 뒤지게 욕 먹음...어무이 완전 혼쭐 ㅠㅠ)



어릴 때는 왜 서로 같이 못 먹나 해서 나도 궁금하기도 했는데 아부지 왈...

우리집이 행색은 이렇고 할머니 집이 이래도 대대로 내려온 양반가문이라면서 ㅡ.,ㅡ;;;; 옛날부터 양반가문들 에서는 겸상도 안 할뿐더러 남녀가 식구라도 같이 먹지 않다보니 할머니가 저렇게 하시는거라고 설명해 주고 나서야 아~ 이해하고 넘어갔다..(이해하긴 개뿔...양반 가문이라는 말만 듣고 그럼 당연히 겸상 하지 말아야지 이랬다 ㅋㅋㅋㅋ..)



보온이 익숙치 않던 그 시절, 아랫목에서 나온 밥그릇은 김이 모락모락 날 정도는 아니어도 정말 따근따근했다.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건 부모의 마음이 다 똑같지 않을까....



다정다감한 할머니는 아니셨고 조금 무서운 우리 할머니...

파마가 웬 말이냐...곱게 빚어서 올린 조선시대 헤어 스타일에 옥비녀 꽂고 다니셨던 그야말로 조선시대 분이셨다. (한복은 필수)


할머니는 항상 찬밥을 드셨고 (할머니는 남자상에서 드심..) 집안에 큰집이 많은 편인데 장손, 장남과 차남에 대해서도 차별하셨다 ㅠㅠ (난 우리집 장남 ^^) 남자는 부엌 근처에도 못오게 하시던 우리 할무이 ^^....보고잡네요~






아 처음에 썼던 그 남자아이...

1분 동안 5번 정도 외치더니 이내 여자아이가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 조금밖에 못 놀아~ 하면서 나오는데 남자 아이가 왜 이렇게 안나와. 아까부터 불렀는데~ 이러는거다..



그 때 여자 아이가 한 말은.....



여자는 원래 시간이 좀 걸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쪼매난 것들이 참나....ㅋ

요즘엔 딱지도 없고 죄다 시멘트에 콘크리트 바닥이라 땅따먹기도 안되고 고무줄 놀이도 안 할테고....뭐하고 놀까?


급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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