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르신 세대는 물론 HOT, 젝스키스, 핑클,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세대만 해도 구슬치기와 딱지치기, 고무줄 놀이, 오징어 게임 (오징어 짬뽕), 땅 따먹기 등은 여전히 꿈돌이, 꿈순이들의 놀이였다. 문방구에서 파는 별 갯수가 여러개 그려진 동그란 딱지도 있었지만 집에서 두꺼운 달력으로 접는 사각진 딱지치기도 빼놓을 수 없고,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즐겨 하던 도박(?) 중 하나인 퍽치기 (교과서 링 위에 올린 동전 뒤집어 따먹기) 도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놀이들이다.
내가 어릴 적에는 우리 동네에 병뚜껑 붐이 불어서 병뚜껑으로 딱지처럼 대결하는 놀이가 크게 유행했는데 사이다나 콜라, 환타병의 뚜껑은 기본형, 크라운 맥주나 오비맥주 같은 병뚜껑은 한 체급 위의 레벨이 있던 시절이었다. 망치로 두드려가며 동그랗게 펴서 나만의 철(쇠)딱지를 만들었는데 주말이면 아부지가 망치 하나 들고 병뚜껑을 일일이 펴주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세계의 정복자를 꿈꾸며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만 있으면 1시간은 너끈하게 보낼 수 있었던 땅따먹기, 상대 진영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정복자로 우뚝 섰을 때의 기분은 대통령 당선과 비슷했으리라 본다. 서울 태생이고 수도권을 벗어난 적이 없어 다양하고 시골틱(?)한 놀이는 많이 못했어도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상경자들이 많아 별별 놀이가 유입되던 것도 수도권 지역만의 특색, 그래서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 경기, 인천은 동네마다 규칙이 다르고 동네마다 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다.
시골에서 전학 온 친구에 의해 학교 운동장에서 금새 퍼졌던 비석치기, 내가 어릴 때도 거의 보기 힘든 구석기 시대 놀이인데 그 녀석 때문에 비석치기 붐이 불어서 한동안 비석치기에 몰두한 적도 있다. 길 가다가 동네 돌만 봐도 눈빛이 새록새록 하던 시절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로 여자애들 중에 꼭 이런 애들 있었어...남자들은 한발짝 뒤에서 해라~
순딩순딩한 여자애들은 남자 애들이랑 어울리는 법이 드물다. 꼭 그 안에 여자 대장 1명이 있어야 교집합이 가능하다.
구슬치기에서 패배한 날은 밥도 안 넘어감..억울하고 분통한 날....ㅋㅋㅋ
남자들은 딱지치기, 구슬치기, 비석치기 등,,,뭘 치는 것만 했고 (ㅋㅋㅋㅋㅋ) 여자들은 고무줄 놀이가 대표적~
삼촌~ 돈 십원만 줘요~ 김광규의 고무줄 놀이에 개폭소~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실제로 고무줄 놀이 노래로 검색된다. 삼촌~ 돈 십원만 줘요~ 없다 없다 저리가라 삼촌은 깍쟁이 돈 십원도 안주고~ (이건 뭐야 ㅋㅋ) 고무줄은 여자들이 주로 했지만 의외로 남자들도 간혹 잘 하는 녀석들이 출현하고는 했다. 뜬금포 이런 남자는 또 오지게 잘한다. 여자애들 살랑살랑 치마 한쪽 잡고 땅 짚었다가 점프 했다가 고무줄 잘하는 애들 보면 잘하는 애들은 정말 서커스 보는 것마냥 혼을 쏙 빼놓게 만든다.
기억에 남는 고무줄 놀이 노래로는 군가도 빠질 수 없다. 뭣도 모르고 부르던 노래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고무줄 하는 장소에서 의외로 자주 들려왔던 노래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도 고무줄 노래 중 하나였고 꼬마야~ 꼬마야~, 또는 군가 만큼 자주 불렀던 것이 찬송가인데 찾아보니 사랑하는 예수님~십자가에 못 박고 붉은 피를 흘리시며~라는 찬송가도 있었다. 물론 군가와 찬송가 만큼 시대상을 반영한 "반공"노래도 꽤 많은 것이 특색
아마도 가장 기억에 많은 건 "산골짜기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과자와 사탕을 싣고서~ /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 동무들아 오너라 들놀이 가자~ /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 하나~ /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 무찌르자 공산당~ / 미루나무 꼭대기에 ~ 춘향이 빤스가 걸려있네~ 이몽룡이 훔쳐가서~ / 아~아~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 화장한 봄날에~코끼리 아저씨가~가랑잎 타고서 태평양 건너 갈적에~ (중략) 나는 바다 멋쟁이~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엄머엄머엄머~엄머~ 피아노는 오징어 예물은 조개껍데기~ 등이 있을거다. 어릴적 듣던 동요 같은 노래들이 다 알고보면 고무줄 노래로 활용된 셈이다.
여자애들 단체로 할 때는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단체 칼군무의 원조 격이라고 해야겠지~ 발목이나 무릎, 허리로 고무줄이 올라가다가 어깨에서 머리 위(정수리)까지 고무줄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하늘 높이 발을 올려 머리 위 고무줄을 낚아채는 여자 아이들을 보면 우와~하는 감탄 밖에 안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리찢기의 여왕들~
갑자기 뜬금없이 또 하나 생각났다. 나리나리 개나라~ 병아리떼 쫑쫑쫑~ 뭐 이런 노래도 있었고 미리미리 미리 뽕~ 어쩌구 하다가 우리우리~ 우리는~ 주먹 뽕~ 가위 뽕~ 보자기 뽕~ 이런 노래도 급 생각난다. 노래 가사들이 지금 보니 완전 웃기다. 유치뽕이다 ㅋㅋㅋ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짱깨뽀(?)도 쉽게 하지 않았다. 쎄쎄쎄 라는 손뼉치기 노래도 기억이 난다. 아침바람~ 찬 바람에~울고 가는 저 기러기~ 엽서 한장 써 주세요~ 구리구리구리~ 가위바위보~ ,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도 급 떠올랐다. (요즘에는 쌀보리 게임도 잘 모르는 듯 ㅠ.ㅠ)
어릴 때 신나게 놀고 체력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이런 활동적인 놀이가 지금 한국인을 만든 근간(?)이 아닌가 싶다. 지금 아이들은 뭐 그냥...하우스에서 곱게 키우는 어린 풀 수준...놀이기구는 컴퓨터 아니면 스마트폰~, 또래 아이들간의 공감이나 추억도 예전 같지 않고 유치한 노래로 뭐가 재밌고 웃긴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아이들 웃음소리 듣기도 힘든 것이 요즘이다.
어릴 때는 체력이 딸리고 허약해도 항상 껴주고 놀았다. 물론 "깍두기"라는 명칭으로 단서를 달아주었지만 동생들이 "나 깍두기 시켜줘~"하고 같이 놀아달려고 하던 것도 그 시절의 풍경이다. 깍두기는 뭘 해도 용서~ 어린 시절 되새겨보면 배려심을 배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여자 아이들이라면 고무줄 만큼 자주 하던 것이 "공기놀이" 대부분의 어무이들은 지금도 공기 놀이는 다 잘하신다. 그 외에도 숨바꼭질, 말뚝박기 등이 있는데 어른들은 추억 삼아 가끔 하지만 어린 아이들 한테서는 보기 힘든 놀이들이다. 지금 꼬마 여자아이들이 길거리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면 보자마자 행복 가득 미소 가득 소실젓 한따가리(?) 했던 30대 중후반들이 꿈틀 할 수도 있다. 어릴 적 기억이 추억이 되고 감성의 싹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 아이랑 집에서 쎄쎄쎄라도 하면서 유치뽕스런 노랫말과 함께 놀아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요즘 난 초딩 갓 입학한 조카에게 미래소년 코난 주제가를 알려줬다. 신나게 불러서 흥얼 거리는 수준이 되었는데 그 노랫말을 듣고 욘석의 엄니가 나즈막히 따라 부르자 자기 엄마가 부르는 코난 주제가에 완전 깜놀!! 엄마? 어떻게 그 노래 알어? 엄청 신기해 한다. 그날 하루종일 모자지간의 코난 주제가 합창에 집안이 웃음바다~ 시간 좀 되면 카피가피룸룸~ 이루어져라~ 모래요정 바람돌이 주제가도 가르쳐 볼란다 ㅋㅋㅋㅋ
그 외에도 기억나는 고무줄 놀이를 찾아보니 (사실상 구전동요들이 전부 고무줄 노래로 활용) 고무줄 노래이면서도 어릴적 부르던 구전 동요들이 꽤 많다.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 /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 /
어떤 분이 고무줄 노래의 대표 명곡 4곡을 선정했던데 다음과 같다.
아프리카 사람들 - 아프리카 사람들은 마음씨가 좋아 좋아 좋아 케익사주고 케익먹고 배탈나서 병원에가니 호박같은 간호사가 나를 반기네 오오 팅글 러빙 유 오오 오이 맛사지~
타박네 - 가랑잎 타박타박 엄마품이 그리워 엄마엄마 불러봐도 대답이 없어요 그리운 내고향을 찾아갑니다
장난감 기차 -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과자와 설탕을 싣고서 엄마방에 있는 우리아기한테 갔다주고 옵니다
산수시간 - 산수시간 돌아왔다 종아리 걷어라 한대 두대 세대 네대 다섯 여섯대 선생님 아파요 고만 때리소 이녀석아 무슨 말이 그리 많으냐 (ㅋㅋㅋㅋㅋ 선생님 아파요~ 고만 때리소 ㅋㅋㅋㅋ....이 노래 뭥미 ㅋㅋ)
예전 구전 동요들 보면 정말 현실을 너무 깊게 반영한 노랫말들이 많다. 산수시간 돌아왔다~ 종아리 걷어라~~ 산수 싫어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군 ㅋㅋ
물론 고무줄 놀이가 있는 만큼 남자들 한테는 고무줄 끊고 도망가는 것이나 아이스케키~ 도 있다. 아이스케키 당한 아이 중에는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우는 아이들도 있는데 잡히면 죽는다~ 하고 쫒아오면 신나게 도망갔지만 쭈그리고 앉아서 엉엉 울면,,미안해~하고 사과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남자는 역쉬 여자의 약한 모습에 심쿵 ㅠ.ㅠ
느그 아부지 모하시노? 김광규의 돈 십원 고무줄 노래는 찾아보니 실제로 고무줄 놀이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가사도 딱 그대로다 ㅋㅋㅋ 십원도 안 주는 삼촌은 깍쟁이....조카 용돈은 꼭 챙겨주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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