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보병, 행군, 육공트럭 사라진다 사례가 보여준 책상머리의 한계 (아미 타이거 4.0)
본문 바로가기
국가/자주국방

알보병, 행군, 육공트럭 사라진다 사례가 보여준 책상머리의 한계 (아미 타이거 4.0)

by 깨알석사 2018. 11. 17.
728x90
반응형

올해 국방부 뉴스를 관심있게 본 사람이라면 아미 타이거 4.0 계획과 관련하여 육군이 대대적인 기동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징병제 인원 감소 문제 및 군병력 전체 감축 등의 현안 문제와 맞물려 보다 적은 인원으로 이전보다 더 높은 효과를 내기 위해 전력 체계를 보강하는 사업이다. 전보다 줄어드는 인력을 첨단 장비로 보충하고 기존의 보병 전투력과 생명력을 더 증강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군이 조금 더 미래지향적이고 최첨단으로 무장하기 위한 걸음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 아미 타이거 4.0 의 타이거 의미는 지상군의 혁신적 변화를 의미하며 각 글자의 첫 머리를 조합한 합성어이다. 4.0 은 버전이 아닌 4차 산업혁명기술을 의미하며 4차산업혁명기술을 이용하여 군 혁신을 하겠다는 육군의 첨단 계획을 말한다. (Transformative Innovation of Ground forces Enhanced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echnology) 계획은 기동화, 지능화, 네트워크화를 핵심으로 삼고 있는데 보병의 소형전술차량과 장갑차 배치는 기동화 부분에서 중요하게 여긴 출발점이자 핵심이다.

보병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육군의 주축이자 상당수를 차지하는 보병은 총과 다리가 병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장거리 등은 당연히 장비를 타고 이동을 하지만 단거리나 격오지 등에서는 발로 걷고 뛰어 직접 싸우는 병과로서 모든 군대의 기초라 할 수 있다. 화기 등을 제외하고 특별히 운용하는 장비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기갑이나 공병, 포병, 화학처럼 장비를 활용하는 군이 따로 분류되어 움직인다. 보병은 전술 자체가 직접 적군과 대치하고 교전하는 형태로서 장병들이 쓰는 총이 장비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직접 싸우는 경우 과거 역사를 통해서도 우리는 많은 깨달음을 얻었지만 장비빨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게임에도 여전히 적용되는 현상) 이전에 없던 신무기가 등장하면 예전보다 적은 인원만으로도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을 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오로지 병력의 수, 쪽 수로만 대결하는 양상이었고 그게 가장 컸다면 현재는 적은 인원이라도 대공지원, 화력지원, 해상지원, 항공지원, 위성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족함을 채운다 (채우다 못해 더 높은 효과를 낸다)

물론 신무기가 등장하지 않고 기존의 방법(전술체계)을 개선하거나 보완하는 것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장비를 쓰는 공병, 기갑, 포병의 경우 중장비와 전차, 자주포 등을 혁신적으로 개발하면 (신무기로 교체) 그 자체로 전투력 증강 효과가 나오지만 보병은 개인 화기(총)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만으로 뚜렷하게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아닌 사람의 착용 장구류나 직접 들고 사용하는 화기류의 업그레이드가 전부라서 직접 교전의 상황만 가지고는 100년 전투 방법이나 오늘 날의 전투 방법이나 전술적 차이만 약간 있을 뿐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돌격~ 앞으로~ 각개전투

보병에게는 그 이름처럼 총과 자신의 하체가 전부라고 하였는 바, 우리 육군의 경우 총은 현대전에 당장 투입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지만 기동 부분에서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 보병은 무조건 걸어야 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초기 군대의 모습이고 기술과 과학이 미처 발달하지 못한 구식 전법이 통할 때의 사정이지 지금과 같이 일반 가정에서도 1가구 1차량 시절이 된 마당에 군의 보병은 더 이상 장병의 다리에 의존하는 게 아닌 기동 장비를 활용한 이동이 보편화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무엇보다 보병의 빠른 전술이 전쟁 양상에 중요한 핵심 역할을 하기도 하여 보병의 기동화 사업은 모든 군대에서 중요하게 여긴다. 전투의 양상이 바뀌는 과정 중 미군들의 활약상을 보면 기동 작전이 보병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 어느 특정 지역에 투입하거나 통과를 해야 할 때 1개 대대 병력이 무장을 하고 싸워도 피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 보다 훨씬 적은 1개 중대 규모라고 해도 보병들이 무장 험비와 장갑차 등을 활용, 탑승해 싸운다면 신속한 돌파(강습돌파)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더 많은 적군의 피해를 줄 수 있다. 방탄모와 방탄복으로 생명력을 높이는 한계를 기동장비의 방탄으로 보강하며 걷기, 뛰기를 넘는 보병의 "이동"은 빠르고 신속한 "기동"으로 바뀌면서 보병 능력치 자체를 완전 새롭게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안전과 전투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보병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인데 이런 기동장비의 전술전력화는 보병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기에 무척 중요하다. 

그리하여 우리 군은 모든 보병이 차를 타고 이동하며 싸우는 무장 기동화 전략으로 바뀌게 된다. 그 중심에는 "아미 타이거 4.0"이 있고 그걸 현실화 시킬 수 있는 한국형 험비와 한국형 차륜 장갑차, 성능과 안전이 보강된 새로운 군용 트럭의 개발이 뒤따르게 된다. 그래서 KM1 (기아자동차 제작사 호칭) 이 한국형 험비로 채택되어 K-151라는 육군 제식명으로 군에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K806, K808 차륜 장갑차가 (현대로템 제작) 차기 육군 장갑차로 보급 결정 되었다. (장륜 장갑차라 부르기도 하지만 장륜은 일본식 한자의 직역으로 일본식 용어를 썼던 오래된 군 경력자 일부를 제외하고 잘 쓰지 않는 말이다. 우리 국방부도 차륜으로 부른다) 그리고 육공트럭을 대체할 신규 군용 트럭의 개발도 곧 시작되었다. 보병 기동화의 바탕이 이미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병이지만 산악여단이나 공수부대, 특수부대는 제외다, 포함되면 예산은 한정되어 있어 우선순위에 일반 보병이 밀릴 수 밖에 없다.

언론은 이와 같은 사실에 행군이 사라진다, 알보병이 사라진다라고 대대적인 보도를 하고 보병의 버전 업을 소개했지만 아쉽게도 항상 잘 되어 가고 있는 일에 잿 밥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이번 보병의 버전 업에서도 일부 책상머리 군 간부들의 안일한 행정 발상과 아이디어 부재로 뜻하지 않은 문제와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 생겼다.

https://youtu.be/MxzoO-gvdeM (육군 보병 전체 장갑차 보급, 행군 사라지나)

https://1boon.kakao.com/dema/5b9c4f9b6a8e51000110347b (차륜형 장갑차의 소개와 장점)

1) 한국형 험비와 2) 한국형 장갑차를 보병 전 사단에 배치토록 하여 무의미한 행군을 하지 않고 피로도를 축내지 않으면서 전투력을 증강 시키겠다는 이 계획은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한국형 험비의 야전 생활에 빨간 불이 켜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https://news.v.daum.net/v/20181026050302350 (뚱뚱해서 슬픈 한국형 험비, 후방으로)

https://news.v.daum.net/v/20181026093118014 (한국형 험비, 최전방 부대 사용 불가)

https://news.v.daum.net/v/20181026115401067?rcmd=rn 

(육군참모총장, 한국형 험비 사용 불가 문제 아미 타이거 4.0 계획에 미치는 영향 조사 지시)

소형 전술차량 운용상의 문제가 터졌는데 폭이 넓고 운전 시야 확보가 전방 사단에 맞지 않아 사고 위험이 오히려 높아져서 실전 배치 후 결국 나중에 전방 사단내 후방 배치로 빠지게 된다. 계획과 달리 최전방 부대의 기동 전력에 예상치 못한 공백이 생긴 것이다. 기존의 전술차량으로 다시 대체한다고 해도 새 장비의 운용 문제가 생겼기에 결국 계획 전체에 차질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곳에서 쓰지 못하고 후방에서 쓰인다면 큰 돈만 들이고 실속은 없는 상황 (후방은 일반 민수차량으로도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니..) 

기아자동차가 개발하고 육군이 사용하기로 결정한 K151 한국형 험비의 모습 (뚱뚱이 사건 장본인)

KM1로도 언론 기사에 많이 소개되지만 기아차의 호출명이고 군 채택 후 K151로 제식명이 부여 되었다

다양한 테스트와 야전 시험 주행을 거쳐 본격적인 실전 배치를 하였는데....

당연히 가장 필요한 최전방에 우선 배치 하였으나

실무부대에서는 지형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최전방에서 전방(최전방의 후방)으로 뺀다

이게 웬 개가 풀 뜯어 먹는 소리인가 싶을 수 있다. 기껏 개발하고 투입 했더니 사용을 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해당 차량은 연구/개발 단계는 물론 시험 주행에서도 야전에서 다양한 테스트와 운용을 사전에 하고 기준에 통과 되어 투입이 결정 되었는데 막상 실무부대에서 사용이 어렵다고 나왔다면 답은 딱 두가지다.

테스트가 아무 문제 없다고 조작되었거나 (군이 방조했거나) 테스트 결과에서도 최전방의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그걸 군이 무시했거나 결국 둘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게 또 골치 아픈 것이 소형전술차량과 (한국형 험비) 차륜 장갑차를 보병에 모두 배치하여 사용토록 하였기 때문에 장갑차의 경우에는 문제가 없느냐를 따져야 하는데 험비의 경우 뚱뚱하다는 이유, 차량 폭이 문제였기 때문에 결국 장갑차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장비의 기능이나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용상의 차량 폭과 지면, 도로 폭이 맞지 않아서 후방 배치가 된 결정적 이유가 되는데 그게 맞다면 장갑차 역시 사이즈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서 역시 운용할 수 없다.  

한국형 험비 K151이 도로 사정으로 최전방에 쓸 수 없다면 차기 도입하여 공급할 장갑차 역시 언론 보도만 안 되었지 사실상 사용 불가라는 뜻이라 육군참모총장이 아미 타이거 4.0 영향에 대한 부정적 요소 조사는 보나마나 상당히 치명타를 받게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딱 잘라서 K151과 K806/808을 보병에 투입하겠다고 했고 그게 보병 기동화의 사실상 핵심이자 출발점인데 그게 안된다면 제로 상태로 환원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해외파병 중에 쓰인 바라쿠다 장갑차가 한국형 험비 K151로 대체되어 사용중인데 - 동명부대 - 그 자체만 보더라도 둘의 관계는 뗄 수 없다)

대우(현재는 한화)가 만들었던 바라쿠다 장갑차, 경찰과 UN 유엔평화유지군 활동에 사용

육군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두산의 차륜 장갑차

역시 선정되지 못한 삼성의 차륜 장갑차 (다양성을 위해 3사 국내 장갑차 모두 쓰고 싶지만 부품 통일이..)

최종적으로 우리 육군이 채택한 현대로템의 차륜 장갑차 (초기 모습)

한국형 험비 K151은 레토나 (일명 군토나) 대체로 계획된 차량이다, 지휘차량으로 많이 활용되지만 미군이 지프를 다목적 전투차량으로 잘 활용하면서 험비를 각인시킨 결과로 인해 우리도 한국형 험비를 만들게 되었고 지휘차량 및 야전 보병전술차량으로 활용하게 만든 것이다. 최전방에서의 지휘차량 역할은 물론 전술차량으로서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어 야심차게 배치를 한 것이고 군토나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컸기 때문에 육군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군토나가 이미 퇴역한 상태고 한국형 험비 K151이 당장 최전방에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대체할 운용 장비가 없는 건 아니다. 군토나 이후 지프와 같은 SUV 차량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쌍용차의 액티언이나 코란도(스포츠)를 가지고 지휘차량 및 소형전술차량으로 활용 했기 때문에 아직 차령도 남아 있고 현재도 쓰이고 있어 내어준 자리를 다시 원래대로 복귀 시키면 그만이다. 아직 쌍용차의 경우 약 3~4년 정도의 사용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의 공백은 없다고 봐야 하고 또 쌍용차 이후 육군은 기아차의 모하비를 베이스로 한 전술차량을 이미 사용하기도 해서 꼭 K151이어야 한다는 결론만 아니면 모하비로 대체해도 상관은 없다.

군토나 이후 쌍용차의 액티언과 코란도 스포츠가 그 자리를 메웠지만 현재는 버전 업이 된 모하비로 대체 중

모하비의 경우 일반 민수용으로서도 굉장히 우월한 지위와 성능을 자랑하고 있고 국내 SUV 차량 중에서는 가장 비싸고 고급차량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방탄, 방호 기능에만 취약할 뿐 성능 자체는 뒤쳐지는 것이 없다. K151 한국형 험비의 엔진 자체가 바로 모하비의 엔진으로 모하비의 기술력에 군용의 특징을 합친 것이 K151 한국형 험비라 할 수 있는데 군용 모하비 역시 렌플릿 타이어 및 4륜 구동 등으로 차체를 빼고 (방호) 상당수 K151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당장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방탄 기능을 보강한 방호가 보병 기동화의 빠질 수 없는 부분이고 험비를 롤모델로 하여 한국형 험비 타이틀을 붙인 것 역시 차체의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지휘차량도 한국형 험비가 없으면 모를까 이미 존재한다면 군용 지휘차량 및 전술차량은 험비로 가야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모바히는 일부 후방이나 기행부대 (기술행정 지원 부대), 각 군 본부 등의 고급 지휘차량이 아니고는 역시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공존은 하되 전투차량은 전투차량에 맞게 처음부터 기획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모하비의 기술을 가지고 따로 100% 군용으로 험비를 만들었지 않는가)  

모하비 군용은 공군 등에서도 납품 받아 사용 중이다.

전투지휘/전술차량은 한국형 험비 K151이 사실상 맡고 후방 일선부대는 모하비가 맡는 형국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없을까? 육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한국형 험비의 최전방 투입이 결국 무산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고 그걸 해결하려면 세 가지 방법이 그나마 가장 쉽게 떠오르는데 하나는 한국형 험비의 차량 폭을 줄이고 운전병의 전면 시야를 가리는 유리 넓이를 넓여주는 방식, 두 번째 방법은 야전의 도로 폭을 차량에 맞게 넓혀주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그냥 K151을 빼 버리고 원래대로 일반 민수용 차량을 개조해서 (모하비) 투입하는 방식이다.

문제에 대한 인식 접근을 하면 이 세 가지 방법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 중에 두 가지는 사실상 한국형 험비를 최전방에 쓸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상식적으로 접근하면 굉장히 우스운 일이다. 전투나 전쟁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 설정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도로 사정이 그러하니 차량 폭을 줄이고 전면 시야를 넓힌다면 엉뚱하게 이번에는 다른 야지에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처음부터 험비를 롤모델로 하여 만든 이유 자체가 효율성 때문인데 폭이 줄면 탑승자와 물자 수송에 제약이 생기는 건 물론 개발 취지에 맞지 않게 된다. 일부로 넓게 만든 것인데 그걸 줄이면 원래 설계 목적에 맞지 않고 물자나 병력 수송에 쓰겠다는 원래 목적에도 부정적인 요소가 된다. 최전방 산악지형에 맞추니 야지, 험지의 평야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셈이다. (목적의 비합리성)

물론 누군가는 험비 자체가 산악형 험지 위주가 아닌 중동의 사막 등 평지에서의 활약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배치를 최전방에 한 것 자체가 무리수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소형전술차량 목적 자체가 그런 무리수를 감안하고 만드는 것이고 군용, 전술에 한계라는 걸 따로 둘 이유가 없다. 산악험지가 많다고 해서 산악험지용으로만 만들면 반대로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산악험지도 돌파가 가능하고 사용에 "지장"이 없다로 제작을 접근해야지 험비 자체가 우리나라 최전방에 어울리지 못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전차도 아니고 네 바퀴로 가는 차륜 장비가 말 그대로 전술차량으로 쓰일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식의 접근은 아무 의미가 없다. 최전방이라고 해서 네 바퀴 달린 차량이 못 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모하비처럼(승용차처럼) 전면 유리가 대각, 사선을 이루면서 사이즈가 작은 문제는 운전자에게 분명 시야의 사각지대 문제를 만든다. 하지만 빠르게 치고 나가는 차량들, 강습돌파를 하는 차량들 특징 자체는 전면 유리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눕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 방탄 기술이 들어 갔어도 피격 되는 경우 반사각에 의해 튕겨져 나가는 파편들을 고려해야 하고 운전자를 보호하는데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다. 속도가 붙는 경우에는 공기의 흐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육공이나 다찌와 달리 전면 유리창을 세우지 않고 승용차처럼 눕히는 것이 더 장점이 큰데 이걸 보완한답시고 고친다면 그만큼 손해가 크다.

결국 차량을 개조, 개선하기 보다는 도로 폭을 넓혀 사용토록 해야 하는데 이것도 꽤 우스운 일로 도로폭이 안되는 곳은 여전히 사용 불가다, 전술차량 자체가 경우에 따라서는 돌파를 할 때 벽이나 장애물을 뚫고도 달리고 없는 길도 만들어가며 달리며 좁은 도로 상관없이 폭에 걸리는 건 다 알아서 치고 달려야 하는 것이 차량의 존재 이유인데 도로 폭을 개선한다면 그에 소요되는 장비와 물자, 시간과 노동력의 투입비는 생각보다 적지 않을 것이다. 차량 몇 대 운용하겠다고 산을 깍고 도로를 넓히고 할 수는 없는 법, 막상 전투나면 매번 도로를 넓혀야 험비가 나가야 한다는 소리인데 미군 험비를 보더라도 쓸데없는 생각인 걸 알 수 있다.  


결국 두 경우의 수가 돈이 모두 추가로 들고 시간적 소모, 계획 차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나랏님들이 책상에 앉아서 끝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마지막 경우의 수 밖에 없는데 다른 차량의 투입이다. 보병의 기동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최전방의 부대 운영이 최우선이니 결국 차량 자체를 폭에 맞는 사이즈로 바꾸는 것 밖에 없고 모하비나 코란도를 투입하는 걸로 어영부영 시간 때우고 땜방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 책상머리의 한계다. 

다찌는 우리에게 꽤 익숙한 군용트럭이다. 민수용 없이 100% 군용으로 역시 기아차가 생산한다. 육해공 모두 볼 수 있지만 육군에서는 주로 다찌로 통한다. 다찌의 폭은 2미터를 약간 넘는다 (20008mm) 다찌가 군용으로서 다닐 때 특별히 제한을 받거나 도로 때문에 운용상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능까지는 아니어도 다니는데 불편함은 없다. 최전방에서도 쉽게 만나고 후방에서도 만나고 도심에서도 만난다. 한국형 험비의 폭을 보면 역시 2미터를 넘는다. 다찌보다 크지만 차이가 그렇게 크게 생기는 건 아니다. 20cm 차이 정도로 (2195mm) 다찌보다 폭이 노트 하나 정도 더 차이가 날 뿐이다. 물론 기존 민수용 개조 지휘차량 보다는 30cm 정도 더 크다. 하지만 다찌만 놓고 볼 경우 다찌가 다닐 수 있으면 사실상 K151도 다닐 수 있다. 

그게 차이가 크다고 하면 나중에 다른 주제로 밑에 후술하겠지만 육공보다 훨씬 작다, 최전방에서 육공을 만날 수 없다라는 말은 상상하기 힘든 말로 최전방이라고 해서 육공이 쓰이지 않는 건 아니다. 육공 역시 군대라면 어디가나 다 볼 수 있고 다 다닌다. 최전방 GOP에서 만날 수 있다는 황금마차를 보더라도 육공도 특별히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쯤되면 눈치를 챘겠지만 한국형 험비 K151보다 훨씬 큰 육공도 다니고 한국형 험비와 거의 비슷한 다찌도 일반작전도로는 물론 산악작전도로를 다니는데 문제가 없다. 작은 녀석도 다니고 큰 녀석도 다니는데 그 중간에 낀 녀석은 못 간다?

물론 K151이 최전방 실무부대에서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운전병과 간부의 설문조사로 증명이 되었기에 그 자체가 틀리거나 잘못 보고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접 운용을 한 운전병 72%가 운전의 불편함을 호소했고 선탑자 간부 60% 가량도 마찬가지로 운용상의 어려움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 불편의 요소를 보면 폭이 넓어 양방교행이 어렵고 창이 좁아 사각지대가 생기며 무게가 많이 나가 산악형의 험지에서는 전복 위험이 높아져 위험 부담이 기존 차량보다 높다는 것이다. 포장된 혹은 비포장이라도 곧은 도로라면 몰라도 곡선도로가 많은 최전방의 특성 때문에 차량 폭이 넓으면 차량 조향에 지장이 있고 사각지대까지 있게 되면 조향에 더더욱 문제를 일으켜 도로 이탈 및 추락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고 어떻게 보면 이해가 약간 안되는 부분인데, 밀덕까지는 아니어도 군용트럭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수송병, 운전병 출신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어쩌면 그 문제에 대한 대답은 전혀 다른 엉뚱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충분히 원안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 방법을 해결할 수 있는 그나마 현실적인 구제는 "운전병을 교체하는 것이다"

잔뜩 기대 했다가 운전병을 교체하면 된다라는 내 말에 황당함을 넘어 콧방귀를 뀔 분도 계시겠지만 문제에 대한 본질적 접근은 항상 포괄적이고 광의적으로 분석해야 하지 당면한 현재 상태와 상황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 본질에 대한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 

나는 수송부 출신도 아니고 운전병도 아니고 야수교를 갔다 온 적도 없지만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눈치를 챘을 양반이 있을 것 같다. 우리 군대의 수송부 체계를 보면 일단 야수교(야수단) 3곳이 있고 각 야전군에 (1군, 2군, 3군) 따라서 각 사령부 예하 수송교육단이 존재한다. 일명 야수교, 이수교, 삼수교다. 여기를 보면 소차반, 중차반, 대차반으로 (출신이 아니라서 명칭은 잘 모름) 소형차와 중형차, 대형차반이 나뉘어져 있는데 면허도 각기 다르다. 

소형전술차량은 기존의 군토나, 액티언, 코란도, 모하비 등이거나 민수용 사제차량인 "승용모델" 아반떼 등의 소형차, 쏘나타 등의 중형차, 에쿠스 등의 대형차 정도가 포함될 수 있다. 군 면허가 소형인 운전병이 운전하는 유형의 차량으로 일명 장군차, 지휘관차에 해당한다.

중차반은 다찌 등이 많을 것이고 대형은 말 그대로 육공 트럭이나 사제 덤프, 버스 등을 운전하는 군 면허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군토나 운전병은 지휘전술차량 운전병이다. 현재의 K151 역시 소형전술지휘차량으로 소형 군 면허를 가진 경우에 아마도 배치되었을 것이다. 가만히 보면 다찌와 육공은 기존 최전방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각 차량의 운전 스킬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소형 군 면허로 배우고 쭉 소형차만 운전한 운전병에게 다찌나 육공 같은 개념의 큰 차량을 몰게 하면 당연히 어려움이 생긴다. 승용차만 운전한 경우 화물차를 운전하게 하면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고 대형 화물차를 운전하게 하면 폭(사이즈)과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워 당황하게 된다. 면허 중 많이 보유하고 있는 1종 보통의 경우 5톤도 몰 수 있는 면허인데 그 면허로 대부분 승용차를 몰지만 대형차라고 운전을 못하는 건 아니다. 택시 경력이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대형 화물차를 타면 생소하고 폭 계산하기 어려움이 있다. 좌회전, 우회전, 곡선 구간에서 감각 잡기가 더 어렵고 트럭하면 사각지대를 빼놓을 수 없는데 전에 없던 사각지대 때문에 더 운전이 어려워 진다.

트럭을 오래 하신 분들에게 승용차를 몰게 하면 아주 쉽게 한다. 마티즈 같은 경차라면 장난감처럼 여긴다. 사각지대가 무어냐며 신경도 안 쓴다. 큰 차를 모는 사람에게 작은 차는 운전이 정말 쉽고 또 쉽다. K151의 최전방 재배치 개요를 보면 운전병 중 무려 72%가 운전에 어려움이 있다고 분명 말했다. 이게 무얼 의미할까? 기존의 사이즈보다 커졌다는 그 상황에 머물지 말고 그 운전병의 시선으로 접근하면 소형 면허자가 중대형 면허자의 차량을 운전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보고된 내용 역시 이를 증명하는데 무겁다는 이유 (역시 중대형차의 특징), 사각지대 때문에 생긴 운전 어려움 역시 중대형 차량에서 생기는 사각지대를 경험하지 못 했기 때문에 생긴 일로 승용차만 운전하던 사람이 중대형 화물차를 운전할 때의 고충과 같다.

이것이 군토나, 모하비의 대체 차량이라 해서 운전병을 그대로 소형차 운전병을 가지고 썼기에 생긴 문제로 봐야 한다. 수송부대 운전병 출신자 중에 최전방 구역 운전을 한 경우라면 아마 최전방이라고 해서 무조건 운전이 마냥 어렵다고 여길 건 아니고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승용차나 군토나 정도만 운전하는 운전병이 대형차를 몰고 그런 험지를 갈 경우 어떻게 되겠냐고 물으면 아마 비슷한 의견을 낼 것이다. 만약 이걸 육공이나 버스 운전을 주로 한 운전병에게 K151을 맡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미 K151 리뷰가 많아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당히 상용 기술이 많이 포함된 고급 차량임을 알 수 있다. 운전하는 맛이 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전에 자신이 몰았던 차량보다 사이즈가 작으면서 (아담?) 운전 장치 편의성이 훨씬 더 좋으니 감각 잡는 건 그야말로 시간 문제, 버스나 대형 덤프, 추레라 운전만 하는 분에게 험비를 맡겨도 어려움 보다는 무난하게 할 확률이 높다.

지휘관 차량, 장군님 차량은 소형 면허로 빠져야만 한다는 걸 야수교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장비가 바뀌면 운전병의 조건도 달라져야 한다는 걸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도로의 폭 자체를 문제 삼고 양방교행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가장 큰 힌트인데 다찌와 육공 입장에서는 운전 못하는 사람의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운전을 못 하는게 아니라 (스킬 부족이 아님) 중대형 경험이 없다보니 소형 운전만 하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인 어려움과 스킬의 문제이지 중대형으로 재교육을 하거나 아예 중대형 출신을 배치한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지휘차량, 장군님 차량, 전술차량은 무조건 소형이어야 한다라는 기존 야수교 시스템에서 K151은 군토나 시절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중차반 이상 대형 경력자 위주로 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갑차의 경우만 보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언론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아직 본격적인 배치가 안되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장갑차라고 사각지대가 없고 (더 심함) 무게가 훨씬 더 무거우면서 폭이 크면 더 크지 작지는 않다. 한국형 험비 K151보다 더 악조건인 셈인데 실전 배치를 하면 문제가 될까?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갑차" 운용에 맞는 조종수가 처음부터 장갑차를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갑차 조종을 하는 조종수라면 너무나도 당연히 쉽게 운전을 한다. 처음부터 그 폭과 기준에 맞게 충분히 연습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운 구간이 있을 수 있지만 감각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것 또한 군 조종수와 운전병의 특징, 이 경우 장비와 조종수(운전자)의 적절한 배치 관계가 조건 성립 한다. 반대로 K151은 장비와 운전자가 조건 성립이 안된 경우다, 작은 차량만 몰다가 큰 차를 몰게 되니 사각지대에 당황하고 되고 당연히 설문조사를 하면 절반 이상은 어렵다고 불편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 기존의 지휘차량이나 전술차량만 운전한 경우 민수용의 경우보다 30cm 폭이 더 크기 때문에 그대로 배치하면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큰 차를(?) 몰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이라도 똑같다. 

사이즈가 큰 전차를 조종한다고 해서 최전방에서 어려움이 있을까, 물론 산악작전도로가 전차 운용에 맞게 개선이 되기도 하겠지만 실제 전시가 되면 도로 가리지 않고 달릴 수 밖에 없다. 영화 등을 통해 우리는 전차가 길을 스스로 만들어 달리는 걸 많이 봤다. (지나가면 그게 길이다) 장갑차만 몰았던 조종수에게 전차를 몰게 하면 사이즈가 더 커서 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건 같다. 그 보다 작다면 몰라도 크면 감 잡는데 시간이 걸린다. 결국 장비의 운용에 있어 운전자가 느끼는 문제, 부담이 장비의 문제가 아닌 운용(조종/운전)의 문제라면 운전병에 포커스를 두어야 한다.

도로폭을 넓힐 이유도 없고 (다찌, 육공 잘 다님), 크다고 차량을 개조할 이유가 없고 (군용치고 큰 차량이 아님) 한국형 험비가 못 가면 육공 다찌도 못 가야 하지만 다른 구식 군용차량은 잘 간다는 건 운전자의 역량 문제지 차량의 문제가 아니다. 참모총장이 아미 타이거 4.0에 대해 미칠 영향을 조사하라고 했는데 후방배치 및 운전병의 불편이 이미 증명된 마당에 조사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고 (군 소형면허자를 계속 투입한다면) 그냥 야수교에서 온 중차반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K151의 경우에만 적용토록 하면 끝이 날 일이다. 기존의 군 소형면허자는 민수용이나 승용차를 계속 쭉 몰게 하고 말이다. 육공 정도 6개월 무탈하게 운전한 우수 병력에게 우선권을 준다면 별 문제 없을 내용인데 굳이 소형 면허 받은 사람이 소형전술차를 운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해 생긴 웃픈 일이 아닌가 싶다. 돈도 시간도, 신경도 안 쓰고 해결 할 일을 어렵게 생각하면 답이 없다. 


수송병, 운전병이라면 아마 공감하겠지만 (일반 운전직도) 작은 차를 주로 운전한 사람은 큰 차를 몰 수 없다. 반대로 큰 차를 주로 운전한 사람은 작은 차도 쉽게 운전한다. 군 대형 면허자는 육공부터 승용까지 다 몰지만 군 소형 면허는 육공과 같은 큰 차량 운전에 대한 부담감이 무척 크다. 소형 면허 운전병은 재교육을 통해 군 대형 면허를 추가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데 (면허 획득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형 운전 경험) 대형이 중형과 소형을, 중형은 소형을 몰 순 있어도 소형은 소형 밖에 못 한다. 이게 바로 K151의 문제가 아닌데 문제가 된 이유다. 운전병들의 설문조사에 나온 K151 한국형 험비의 운전 불편 사유 자체가 명백하게 소형차 운전자가 대형차를 운전할 때의 문제점이다. 그건 어려운 난제가 아니라 대형차 운전 경력자를 쓰면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문제다.

책상머리의 장군님들과 고위직 영관급 장교분들의 한계는 또 하나 있다. 야전의 입장에서 야전의 방식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행정식으로만 생각하려 한다. 우리 군이 무척 사랑하고 애용했던 육공트럭이 조만간 사라진다. 육공은 60년대 J603 제식명을 썼던 군 트럭에서 그 이름의 유래를 찾는다, 60년에 보급되고 이름에도 60이 들어가다보니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J603 이후 보급된 M시리즈의 주인공 M602가 육공의 이름 유래라고 보는 것이 맞다. 각진 스타일과 지금의 육공 모습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 모델인데 J603은 일제시대 트럭을 연상케 하지만 M602는 우리가 익히 봤던 미군 트럭 스타일로 M602 자체가 육공이라는 이름을 알린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60년대 이후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육공은 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다.

K511 제식명으로 2.5톤이다, 톤수 때문에 두돈반으로도 불리운다. 실질적인 육공트럭


K711, 5톤이다, 크기가 더 크다는 것 빼고 일반인, 군인 모두 그냥 다 육공으로 부른다

뜬금없이 기아차의 오래 된 "복서" 사진(위)을 올렸는데 육공이 사라지게 되는 이유를 보면 너무 오래되었기도 하고 다목적으로 쓸 수 없는 한계도 있지만 책상머리의 문제점을 후술하기 위함이다. 사실상 마당발이라 하여 병력도 나르고 군수물자도 나르고 보급품도 나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민간인도 날라주고 화물차로서도 중요하지만 군대에서 민간, 민수용 사제 버스를 제외한 실질적인 여객차라고 할 수 있는 게 육공이다.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 군대에서 흔히 이용할 수 있는 탑승용도 육공이 그 역할을 많이 한다. 따지고 보면 굳이 이런 100% 군용을 유지해야 하는 의문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오래되어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한 때는 흔하디 흔하던 동네마다 있던 저 "연탄 배달차" 조차도 육공보다 낫다라고 볼 수 있는데 해외 파병이나 도서지역, 공군인데 경계병 하고 육군인데 해안 지키는 이상한 조합 구성군들이 마이티 (5톤 대표 화물차) 가지고 5분 대기조 활동이나 출동차로 쓰는 걸 본다면 사제 민수용이 군용 다찌나 육공보다 못한 건 아니다.  

상단에 있는 바라쿠다 장갑차 역시 (경찰 장갑차로 나온 검정 장갑차) 해외파병을 나갔을 때 우리 군이 체면 안 서게 마이티 타고 경계 하는 장면이 노출 되면서 바라쿠다가 유엔평화유지군 해외파병으로 무조건 쓰이게 된 사연이 있는데 이삿짐 차 타고 경계 근무하는 모습이 물론 해외파병에 걸맞지 않은 건 사실이나 육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기에 따라서는 생각하기 나름일 수 있다.

문제는 육공의 역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인데 다목적의 한계로 전투병력 수송 및 방호 기능 추가를 한다는 건 좋은 발상이지만 그걸 꼭 100% 자체 개발 군용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물론 민수용 사제 트럭을 가지고 개조를 하는 것이 꼭 좋거나 효율적이라는 건 아니지만 100% 군용을 하더라도 연구/개발을 하는 것과 이미 연구/개발이 마친 걸 도입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자체 개발 전투기가 없어 100% 연구/개발을 한다면 몰라도 이미 자체 개발된 시제 자국 전투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나을까, 아마도 대부분 우리가 만든 우리 기술의 국산품이라는 전제라면 연구/개발을 끝내고 이미 만들어진 자체 개발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고 충족한다면 연구/개발 기간을 감축하고 바로 생산에 들어가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걸 두고 따로 연구/개발을 하면 이중 개발과 낭비가 된다.

물론 특정회사의 특정모델을 도입하는 건 신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되도록이면 군이 먼저 연구/개발하고 그 계획안에 따라 생산품을 의뢰하거나 입찰에 붙여 군이 원하는 설계안을 공급/도입하는 것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군이 생각한 계획에 거의 딱 맞는 제품이 이미 있다면 설계나 연구를 따로 하지 않고 그대로 경쟁 입찰에 붙여 도입을 하면 그만이다. 기존에 마땅한 것이 없거나 조건이 너무 다르다면 사실상 제품 있는 그대로의 도입이 어려워 새로 만는 것이 당연하지만 큰 차이가 없고 대체하는데 무리가 없다면 굳이 설계비, 연구비를 들여가며 따로 예산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 

육군은 5년 안에 육공을 순차적으로 퇴역시키기로 했다. 차령(차량 사용연한)이 다하는 순서대로 폐차하고 전체적으로 퇴역시켜 새로운 육공 모델을 도입해 버전 업을 시킨다는 계획인데 아미 타이거 4.0 계획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보병을 육공 없이 장갑차와 소형전술차량으로 모두 기동화 시키는 건 무리다. 기껏 10명도 안되는 탑승인원으로 모든 보병을 커버할 수 없다. 보병이 움직이는 전술 형태를 보면 앞 쪽에 지휘차량과 일부의 소형전술차량이 있고 중간에 육공 여럿이 보병 주력 병력을 싣고 사주경계를 한 상태에서 달리게 되며 후방에는 다시 지휘차량과 소형전술차량이 붙는 모양새가 된다. 험비 등의 사례처럼 험비로만 또는 장갑차가 중간에 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일시에 대규모 수송작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대형 군트럭이 필요한 건 어쩔 수 없다. 보병이 항상 소대, 중대 단위로만 다녀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아미 타이거 4.0 계획을 떠나 보병의 기동 전술화 작전에서 모든 차량이 첨단화 되고 성능이 개선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앞 쪽의 소형전출차량과 뒷 쪽의 소형전술차량, 장갑차만 새로 바뀌고 중간에 육공이 그대로 있으면 육공만 죽어나가게 되어 있다. 팀의 구성에서 다 바뀌는 상황이라면 전면적으로 모든 차량이 타이밍을 맞춰 바뀌어야 하는 것이 진리, 그런 점에서 육공의 퇴출(퇴역)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부족한 것을 채우고 모자란 것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걸 직접 개발하겠다는 육군의 자세다. 177억원을 들여 표준차량을 연구/개발하고 표준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개조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이것만 들으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 육공을 대체하는 새 모델을 만들겠다는데 반기를 들 사람은 없다. 더군다나 국민 절반인 남자 대다수가 군경력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육공이 얼마나 노후된 모델인지 잘 알기 때문에 반감은 없다. (2018년식 육공 등 닦고 조이고 기름치지 않아도 매년 새로 도입되는 새 차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설계와 구조 자체가 노후된 모델이라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 

육군은 두돈반(2.5톤), 5톤, 그리고 5톤 방탄(육공 방탄)으로 표준모델에서 파생될 사이즈를 이미 책정 했는데 177억원을 들여 육공트럭의 새 표준차량을 연구/개발 하겠다는 건 민수용에서 마땅한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민수용을 도입해 개조를 하는 비용이 직접 개발하는 것 보다 비싸다는 결론이 나와 민수용 모델 도입은 의미가 없고 현재 군용으로 제작되어지는 트럭 중에서도 군 요구에 충족되는 차량이 없어 결국 직접 개발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 책상머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아래 사진을 보자. 

기아자동차에서 일찍이 연구/개발 완료되어 시험주행까지 마친 중형전술차량, 육공 대체차량이 이미 있다

지금 사용되는 육공트럭 생산회사가 기아자동차, 군의 변화와 요구를 사전에 모를 일 없다

차세대 육공 트럭 모델로 이미 개발했고 군의 공식적인 채택만 기다릴 뿐

육공이 하는 모든 역할을 그대로 다 수행한다. 운전병의 편의성과 탑승자의 안전을 보강한 건 물론

5톤 방탄차량 역시 이미 완료되어 있다. (위 아래 사진)

마이티 타고 다니지 않아도 쪽 팔리지 않는 상황

육군은 2.5톤, 5톤, 5톤 방탄을 개발하겠다고 했는데 기아 중형전술차량은 2.5톤, 5톤, 5톤 방탄이 이미 완성

모하비와 미국 험비를 조합해 만든 한국형 험비 역시 기아차의 작품인데 우리 육군의 차량 대부분은 기아가 전담

기아차 (군용 제품) 방산 사이트 https://military.kia.com/kr/main.do

군 요구에 충족하지 않아서, 민수용에서 마땅한 모델이 없어서 직접 개발하겠다고 한 육군의 입장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177억원은 껌값도 아니고 더군다나 국민의 혈세다, 다찌와 육공을 탑승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모든 군용 차량에는 "국민의 혈세로 구매한 장비"라는 표식이 붙어 있다. 민수용 사제 트럭이 좋고 많은 건 알지만 군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건 인정한다. 또 요구를 해도 개조 비용이 더 들 수 있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기아차의 방산부분 판매 현황을 보면 이미 군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대체 중형차가 있다. 심지어 톤 수도 세 가지 다 딱 맞게 떨어진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건 어차피 군용 트럭은 기아차가 담당할 확률이 높다. 지금 있는 새로운 중형전술차량(트럭)도 사실상 군에서 요구하는 걸 미리 파악하여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주국방을 위해서 우리 제품을 쓰는 것도 맞고 이 정도 사양을 가지고 외산을 굳이 쓸 이유도 없고 (차량은 대부분 모두 국산품) 어차피 선택권은 기아고 기아가 이미 만든 것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도입하여 육공을 대체하겠다고 하면 될 것을 왜 177억원을 따로 낭비를 하느냐는 것이다.

새로 연구/개발해서 새 모델(표준차량)이 만들어졌다고 하자, 그걸 가지고 기아 방산부분이 반영하여 기존의 중형전술차량을 새 모델에 맞게 변형하여 입찰을 할 것이 뻔한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새로 개발한 기아의 군용트럭이 마음에 들지만 일부 수정을 했으면 하는데 군 요구에 맞게 고쳐서 입찰 할 수 있습니까 물으면 쓸데없는 용역비(연구비) 없이 수정 요구가 가능하고 연구가 가능한데 이걸 왜 직접 하려는지 모르겠다. 정황만 보면 방산연구비를 빙자해 제 식구 몫 챙기기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직접 개발 현황 세부적인 요소를 보면 상용 기술 70%를 도입하고 표준화를 통한 비용절감과 정비 효율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일반 사제 민수용 트럭을 가지고 도입해 개조해도 민수용에 추가로 장착할 군 장비가 어차피 20~30% 내외, 상용 기술은 70%로 차이가 없다. 기아차의 방산 제품처럼 이미 있는 군용을 그대로 도입하는 경우 역시 육공 제작사고 육군 뿐 아니라 전군의 대부분 방산차량이 기아차라 (국내에서 납품할 수 있는 회사로 유일하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기아차, 어쨌든 기아차, 어떻게든 기아차, 어차피 기아차가 될 것이 뻔하고 현재 개발된 기아의 이 차량들을 표준화 시키면 비용절감 및 정비 효율성도 해결할 수 있는데 굳이 직접 따로 개발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쌍용과 르노(삼성), GM, 현대(기아가 있으니 현실적으로는 제외)에게 모든 포문을 열어도 이걸 감당하고 우리 군 요구에 맞게 해줄 수 있는 건 기아밖에 없다. 기아가 잘 해서라기 보다 그런 능력이 현재는 기아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입을 한다면 몰라도 육공이 주는 이미지와 파급력을 보면 1만대라 해도 파장이 적은 사업이 아니다. 우리 자국 생산 차량으로 해야 할 수 밖에 없고 역시 그걸 할 수 있는 건 기아차, (기아차를 평소 선호하진 않지만 방산은 예외로 봐야 한다) 육공을 새로 개발한다고 군이 177억원 들이는 것도 답답하지만 그 연구 기간이 2023년까지로 시간도 꽤 소요된다. 사용자가 누군지, 실제로 누가 더 이득을 보게 되는지 (장병), 빠른 도입으로 인한 부가적인 이득이 주는 간접비용은 생각지 않고 2023년까지 연구하는데 시간을 보내겠다는 발상도 문제다. 연구소(원)의 밥그릇 챙겨주기 밖에 안된다. 연구를 하는 쪽도 준정부기관이니 예산이 없어서 연구할 것이 없어서 월급을 못 줘서 그러진 않을텐데 결국 기본만 해도 될 것을 (이거 연구 안해도 상관 없는 일을) 어차피 바뀔 것이 확실하고 새 모델이 정해져야 하니 그대로 도입하기 전에 설계 용역을 따로 해서 연구비는 연구비대로 따로 뽑자는 꼽배기 정신이 포함된 것이 아닌가 싶다. 

상황이야 어찌 되든 결과적으로 2023년 이후에는 육공 대신 새로운 중형차량이 육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할텐데 방산비리 까지는 아니어도 꼭 필요한지, 꼭 해야 하는지, 꼭 사용해야 하는지 잘 검토했으면 좋겠다. 이미 기존의 기아 개발 중형차량이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고 상용 기술 70%나 표준화 작업에 따른 정비 효율성이나 생각하기 나름인데 누군가는 이것이 돈 낭비와 시간 낭비가 아니라고 할 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시간 낭비, 돈 낭비다. 저걸 직접 사용할 군장병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기존 구식은 퇴역하고 새롭게 도입할 것이 결정 되었다면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이 장병을 위한 것이고 그게 더 효과적이고 그게 더 사회적 비용과 군전투력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예전에는 군용이 민수용, 사제보다 우수한 시절이 있었다. 없이 살던 시절에는 군대에서 먼저 개발되고 군대에서만 쓰이던 것이 민수용으로 나오거나 민간이 따라한 경우가 거의 전부다. 자동차, 선박, 항공기 역시 모든 부분이 군대에서 파생된 기술로 민간에 전파가 되었고 군용 차량, 군용 선박(함정/잠수함), 군용 항공기 (전투기 기술) 가 없었다면 지금의 민간 기술도 지금처럼 되기 어렵다. 네비게이션의 혁명 아이콘인 GPS도 역시 그런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군이 먼저고 군이 우선이고 군이 전부였던 예전과 달리 (1차/2차세계대전) 지금은 민간의 기술이 군대로 들어가는 비율이 만만치 않다. 민간에서 먼저 개발되거나 민간에서 유용한 것들이 군대에 접목되는 것인데 예전과 달리 지금은 민수용이 더 품질이 좋고 성능이 좋다. 전차나 장갑차처럼 민수용 모델이 따로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민수용과 거의 겹치는 경우에는 민수용을 그대로 쓰거나 개조하거나 사양을 군용에 맞춰 아예 군용으로 도입하는 경우가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취하는 방식이다.

경찰 오토바이로 유명한 할리 역시 경찰용 오토바이로 시작했다. 그래서 경찰이 썼고 그래서 유명해졌다. 이후 민수용이 나와 민간에서도 할리를 쓰게 되었는데 인기와 판매가 증가하면서 민수용에서 돈이 더 벌리니 할리의 성능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런 할리의 성능 개선은 다시 경찰 바이크로서의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고 경찰용으로서 입지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된다. 선순환이 선순환을 부른 격이다.

군대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민수용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장비라면 민수용을 먼저 고민해 보고 개조할 것을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 육공 대체 개발에도 그런 내용으로 고민을 했다고 하지만 결국 직접 개발로 선회를 했는데 민수 도입 자체가 불가능한 K2 전차도 아니고 T-50 전투기도 아니고 트럭 도입하는데 이걸 왜 직접 개발하려는지 모르겠다. 

장병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최대한 배려 했다면 기존의 민수용 제품과 기술이 이제는 군용을 압도하는 세상이라 고민거리가 오히려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위 차량은 공군에서 쓰이는 화물버스인데 깊게 생각을 안하면 저걸 왜 저렇게 만들어 쓰는지 이해를 못 할 수 있다. 화물차면 화물차 (육공 스타일로도 병력 이동이 가능하니) 버스면 버스로 만들고 그대로 타면 되지 이걸 왜 화물버스로 개조하는지 의구심이 들 순 있다. 하지만 일반 버스는 군용이 될 수 없다. 도색만 국방색으로 할 수 있을 뿐 군 자체에서 버스를 작전용으로 활용하는 건 극히 일부분이고 병원이나 출퇴근용이 대부분이다. 전경에서는 주요 작전차량이 버스가 될 수 있지만 군대에서는 작전용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버스로 야지나 험지, 적지, 진지에서 쓸 수 없다. 쓸 이유도 없다. 모든 군용트럭들이 화물차 위주로 되어 있는데 그건 험지 운행이 가능하고 화물차 형태여야만 작전이 가능한 측면이 크다. 

결국 승차감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 군대에서 지리나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쉽게 쓸 수 있으려면 화물차를 (군용트럭 형태) 베이스로 한 버스가 대안이 될 수 있고 트럭의 뒤 짐칸에 물자나 보급품보다 사람이 타는 비율이 더 높다면 저렇게 개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탑승하는데 무리가 없다. (육공에 올라타고 내리는 것도 일이다) 이건 꽤 유용한 아이디어고 좋은 발상이다. 이런 식이라면 최전방이나 야지, 험지에서도 버스처럼 안락함은 아니어도 최소한의 딱딱한 나무 의자가 아닌 푹신한 의자 형태이기 때문에 승차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식의 개조 발상, 민수용을 가지고 군용의 목적에 맞게 최대한 개조하는 건 꽤 좋은 생각이다. 그 목적과 발상이 딱 맞아 떨어진 케이스

좋은 생각이 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바로 실천하고 도입하여 사용자가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시간 질질 끌며 고민 하겠다는 건 자기 몸보신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예산 낭비, 사업성 타당 조사 등을 검토해야 하고 절차라는 것도 따져야 하기에 무작정 할 수 없다는 건 이해하지만 결국 자기 보신 때문이지 장병 등을 포함한 대의적인 명분이 앞 선다면 강하게 밀어 부치는 것이 맞다. 그게 1년 이상 수년까지 걸려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병사들은 그동안 2년안에 싹 다 바뀌기 때문이다. 당장의 장병들 걱정도 안하는데 미래 걱정은 오버다

군대의 책상머리 문제를 보면 다양한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5초텐트, 2초텐트라는 말이 있다. 내가 군생활을 한 지도 꽤 되었지만 내가 복무할 때도 이런 말이 있었다. 5초 까지는 아니어도 몇 분이면 칠 수 있는 그런 텐트다, (그늘막 텐트 수준에서 천만 보강하면 쉽게 설치 가능) A텐트가 무조건 맞고 군용에 적합하며 그게 군대다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쌍팔년도식 문화는 고집해야 할 것이 있고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 미군도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주장하면 역시 딱히 뭐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언제까지 타국 군대 문화를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선진 군대라고 해서 다 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군용도 제품 업그레이드가 많이 되고 전투식량만 하더라도 상당한 기술 발전 (스팀!) 등이 있지만 아직 미흡한 것이 더 많다.

무거운 장구류와 너무 많은 개인 물품에 치여 제대로 싸우기도 전에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편하면 군기가 빠진다는 건 별님들 생각이고 휴식이 보장되고 피로도를 줄일 수 있으면 그게 전투력 증가라는 반대의 생각은 하지 못 한다. 일반 사회에서도 고생한 사람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건 그 휴식으로 인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고 그런 휴식이 선순환이 되어 노동력에 기여한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인데 군대는 그걸 인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평생 사회 생활 안하고 군대에만 있는 별님들이라 그럴지도...

보병의 기동화 작전, 아미 타이거 4.0 자체가 바로 보병의 피로도를 줄이고 조금 더 높은 전투력을 가지기 위한 그런 걸 노리고 시작한 것인데 아쉽게도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하고 거대하게 만들면 아무 소리 못하고 그게 맞다고 하면서 작은 것들,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신경 덜 썼던 걸 말하면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군대에서는 아버지 군번, 할아버지 군번이라는 말이 있는데 가끔 그 말이 진짜로 들린다. 언제적 물건인지 가늠하기 힘든 오래된 것들이 계속 물림 받아 쓰여지는데 세탁조차 쉽지 않고 세탁하는 것도 눈치가 보여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점호 때 개인위생 점검을 많이 하지만 물려주고 물려 받는 보급품 자체가 형편 없어 그런 걸로 병치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많은 장병들이 오래 된 수통을 먹을 때 먹는 물통이다보니 상당히 찜찜해 하고 청소 상태가 제대로 되었다고 생각지 않는데 우리 군은 오래 된 수통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말하지만 그 오래 된 수통은 폐기한 적도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현황이다. 어디 갔을까...(새 제품으로 교체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오래 된 것이 여전히..) 

이마와 뒷통수에 생긴 자국과 눌림 무게 때문에 두통까지 생긴 전우를 본 적이 있다, 방탄모라 하지만 정말로 방탄이 될 것이라 믿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 지금이야 합성재질로 된 그나마 가벼운 방탄모를 쓰지만 내가 군대 있을 때만 해도 여전히 철모가 대세였다. 나에게 방탄모 쓰냐고 묻는 아버지에게 철모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아직도?! 라며 담배를 무셨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지라고 물으셨던 아버지는 보급품 이야기를 듣고는 군대가 그럼 그렇지하며 혀를 차셨다. 

내 경우 분대장과 간부를 빼고는 그냥 예전 철모였다. 이게 나에게 충격인 건 짬 먹고 나중에 행정병을 통해 창고에 짱박혀 있는 엄청난 새 보급품을 봤기 때문이다. 새 활동화, 모두가 쓰고도 남을 방탄모, A급 전투화, 모든 보급품이 부족한 게 아니라 창고에 그대로 다 있었다. 아마도 다른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훈련소에서 지급 받은 양말이나 팬티, 기타 물품을 자대에서 새로 지급 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 부대는 건조장 가서 양말, 팬티 훔쳐 입는 일이 다반사였다. 

급식으로 햄버거도 나오고 깨끗하게 먹으라고 정수기도 비치해 주고 컴퓨터도 해주게 하고 교통카드도 썼던 군인 아찌 세대지만 보급은 여전히 아버지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그래서 사제 물품 사용에 반 허용이 가능했는데 보급품 왜 짱 박아두고 안주냐 행정병에게 묻자 유지해야 하는 비율이 있어야라고 했다. 그 이유를 듣고 딱히 반박은 못 했다. 부대의 장비 중에도 새 차량 장비가 있음에도 짱 박아 두고 잘 쓰지 않는 경우가 있고 내가 담당한 것도 그런 적이 있는데 멀쩡한 것을 유지해야 장비 검열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것도 있고 고장 났다고 무조건 수리 보내면 장비 자리가 공백이 되면서 그걸 또 문제 삼기도 한다. 바로 대체품이 투입이 안되기 때문인데 결국 고장난 것도 그대로 두고 (자리 지키기) 새 것도 그대로 두고 (자리 지키기) 나 역시 그걸 잘 알기 때문에 딱히 행정병에 대해 반박하지 못 했지만 알고보면 이게 참 우스운 일이다. 이게 다 야전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책상머리에서 행정에 문제 없기만을 바라는 일부 간부 때문이다.

전방 병사에게 잡일 시키지 않는다라는 뉴스, 기억을 할 사람도 있겠지만 오죽하면 이런 일이 뉴스로 보도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전방 병사가 아닌 경우 여전히 부역에 시달린다로 해석할 수 있다. 나라를 지키러 왔는데 내가 이럴려고 군대를 왔나 하는 생각이 한 번은 모두가 드는 것도 사실, 전투력 증강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게 해주면 그게 끝이고 전부다, 그리고 그것보다 큰 효과도 없다. 기동화 작전이 보병의 전투력과 생명력, 안전을 보호하고 피로도를 줄여 무의미한 행군 등을 (단순 이동) 이제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당연하지만 돈이 들어 어쩔 수 없이 늦게 시행되는 것과 돈과 상관없이 의지만으로도 해결 될 수 있는 건 다르다.

하도 걸어서 알이 생긴다는 알보병이 사라진다라는 말이나 지옥 행군이라는 말처럼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사람 잡을 정도로 무의미하고 반복된 훈련은 조금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건 맞다. 육공트럭이 사라지는 것도 결국 장병들을 위한 것이고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장병들의 생활 방식에 기여하는 것도 아주 좋은 생각이다. 다만 그걸 생각했고 그게 맞다고 확신이 들면 신속하고 빠르게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할 땐 하고 쉴 땐 쉬고라는 말처럼 잘 쉬어야 좋은 성과를 내는 건 군대라고 다르지 않다. 충분한 휴식과 보장은 중요하다. 행정지원, 근무지원, 대민지원, 업무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심부름 시키고 잡일 시키고 총보다 삽을 더 많이 들게 하는 건 지양해야 할 우리 군의 숙제다. 

어려운 걸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군대고 쉬운 걸 어렵게 만드는 것도 군대다. 군대가면 멍청이가 된다는 말은 아버지 세대나 우리 세대나 똑같이 듣던 말이다. 어리버리해진다는 뜻이다. 사회에서는 한 번도 못 듣던 어리버리는 군대가면 한 번은 본인이나 주위 다른 전우를 통해 꼭 한 번은 듣게 된다. 학교, 직장, 사회에서도 거의 안 듣는 말을 군대가면 꼭 듣는다. 이게 참 신기하지만 놀랍다. 쉬운 걸 더 쉽게, 어려운 것도 쉽게 할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이 있어도 까라만 까라는 식으로 무시하거나 업신 여길 때가 많다. 

앞으로는 야전 경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군 간부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직업 군인이 아닌 진짜 군인이 간부로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 때도 군대가 편해졌다라는 말이 참 많았는데 (전자렌지에 만두 돌려 먹던 군번) 지금은 더 편해졌다고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정작 필요한 건 "휴식", 제대로 쉬게 해주면 참 좋은데 쉬는 꼴을 못 보는 게 또 군대다. 야전 스타일의 지휘관은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 그 자체를 중시 여겨 그나마 쉬는 것을 잘 관리하지만 책상머리 행정 지휘관은 진급에 혈안이 되다보니 나 아님 다른 것에 관심이 없다. 책상머리 간부도 적폐이자 병폐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