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는 타이틀을 달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현대상선이 사실상 정부 지휘권 아래로 들어가면서 현대가에서 떨어져 나왔다. 경영 위기로 온갖 소문과 함께 난타를 당해 몸집이 황폐화 되었지만 결국 목숨은 건졌다. 이제부터는 숨고르기와 제대로 된 휴식기를 거쳐 안정기로 재진입을 시도할 수 밖에 없다.
한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찬가지로 영원할 것만 같았던 한진해운이 좌초 되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계층의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 업계 관계자, 해운 산업 전반에서 대한민국은 양대 국적선사 체제가 합리적이며 물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둘 중 하나라도 포기하면 안된다고 주구장창 주장했던 것도 사실. (일리는 있는 말)
대륙에 붙어있는 반도국가라고 하지만 삼면이 바다고 유일한 북쪽은 막혀 있다. 이건 섬나라와 똑같다. 나라 밖으로 물건이 나가기 위해서는 육로 이용은 절대 불가, 오로지 항공과 선박만이 가능한데 항공은 고가의 제품이 아닌 이상 물류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량 체제는 힘들다. 역시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은 선박이 없으면 안된다.
우리가 통일이 되었거나 육로 이용이 가능하다면 솔직히 어느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손실을 감행해도 상관없다고 본다. 북한에서 남북 철길을 이용하게 해준다면 중국이나 러시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바닷길을 고집할 이유가 줄어드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바닷길이 아니면 힘들다.
둘 다 살리는 것도 좋고 둘 중에 하나만 살리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 물론 둘 다 망하는 건 절대 안된다. 우리나라 중소 규모의 해운사들이 있고 물량을 다른 해운사가 나눠 부담하면 된다고 해도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영업망, 해외 네트워크는 따라올 수가 없다. 더군다나 국내 1등, 2등 대표 회사가 모두 쓰러진다면 나머지 회사들로 군단을 꾸려봤자 큰 의미가 없다. 괜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선사가 아니다.
기업이 망하면 당장 그 회사의 근로자가 피해를 볼 것이고 주주도 큰 피해를 볼 것이다.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보지만 연관된 자리와 업무들도 있기 때문에 협력업체 피해도 따져봐야 하고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추가 피해도 가늠해 봐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단순히 해당 기업이 망하느냐 사느냐로만 볼 수도 없다.
한진해운 추가 지원이 불발 되자마자 이미 한진해운 배들이 압류에 들어가 항구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항만 선적비도 내지 못할까봐 물건도 못 내리게 한다는데 아직 숨은 붙어 있는 기업에게 정부와 채권단이 너무 성급한 조치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해운이 무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파장과 영향은 단기적으로 끝나기도 힘들어 보인다.
두 회사가 합병해서 둘 다 존속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건 예전부터 어렵다고 결론 나왔다. 워낙 유능하고 똑똑하신 분들이 검증을 했으니 그 점을 문제 삼기도 어렵지만 알려진대로 한진해운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건 납득이 안간다. 기업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법이고 역사가 있고 영업기술력이 있다면 잠재가치도 따져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당장 한진해운급 선사를 새로 만드는 것도 어렵고 그렇게 키우기도 힘들다.
그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나오기도 힘들다. 뭐 누구는 돈이 없어서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급 회사들을 만들지 않을까. 돈 만으로도 안되는 것들이 분명 있으니 업계에서 살아남고 세계 10위권안에서 생존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보여지는 지표의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도 중요하게 따져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잠재가치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게 1등, 2등의 영업력이다.
물론 정확한 근거 없이, 그냥 기업 생리만 가지고 생각하는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이런 주관적인 평가는 잘못된 판단이 될 확률이 분명 크다. 객관적인 입장과 평가 기준으로 심사를 해서 보여지는 지표만으로도 청산가치가 더 높다면 차라리 과감하게 청산토록 하는 것도 더 현명한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만의 리그는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공감한다. 그런데 좁디좁은 한반도에서 그것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5천만 인구도 안되는 나라에 자동차 회사가 몇 개? 좌측의 대륙은 그렇다치자, 땅과 인구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우측의 일본은 지도를 볼 때마다 느끼겠지만 한반도 크기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거기는 인구가 1억 4천만 단위고 나라 전체가 우리보다는 2~3배 더 잘사는 선진국이다. 우리가 선진국이다 아니다 말은 드럽게 많은데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보는 사람들은 뭘 기준으로 삼는지도 묻고 싶다. 우리가 한번이라도 선진국 대열에 낀 적이라도 있단 말인가. 지금도 여전히 선전국에는 가보지도 못한 중진국인 건 변함이 없다.
이런 코딱지 만한 땅에 현대, 기아, 삼성르노, GM, 쌍용차까지 5개의 완성차 업계가 상주하고 있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차도 만만치 않다. 이 중에서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쌍용차,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는 건 알지만 예나 지금이나 중심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차량도 승용차가 아닌 지프형태와 승합차, 트럭 위주였기 때문에 시장성도 타사보다 크지 않았다.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렇고 솔직히 부도나서 망한다고 해도 워낙 1등, 2등 회사가 탄탄하고 두 회사가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이라 해운사 상황과는 전혀 반대다. 쌍용차 근로자와 그 가족, 협력업체와 자동차 산업에 타격은 있었겠지만 만약 없어졌다고 해도 자동차 산업에서 현대와 기아 등, 1등과 2등에는 별로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해운사 1등과 2등이 좌초하면 물류대란이 벌어질 수 있지만 자동차쪽은 하위권이라 자동차 대란과 연관이 없다는 것도 차이다.
그런데 결국 살렸다. 난타전이 벌어지고 기업이 제대로 몰매를 맞고 내부와 외부에서 수혈은 커녕 피를 토했다. 그래도 살려보겠다는 의지는 대동단결해서 그 하나만큼은 기업이나 근로자나 정부나 국민이나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쌍용차는 후유증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재건 되었고 상당히 잘 추스렸다.
누구나 위기가 있고 어려운 고비가 있는데 그것만 잘 넘기면 된다는 말처럼 고비를 잘 넘긴 케이스, 좁은 땅에 자동차 회사가 이렇게 많은 것도 흔한 건 아니다. 1등 현대와 2등 기아만 있어도 얼마든지 잘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에서도 꼴찌를 살렸다. (살리기로 결정하고 살아난 건 천만다행, 아니었으면 더 곤욕)
그런데 해운사는 상황이 다르다. 국내 1위와 2위가 모두 망했다. 그런데 정부나 채권단의 반응이 참 기대 이하다. 물론 우선적으로 현대상선이 해결되고 산업은행 지휘부 라인에 소속이 되면서 한 녀석이 먼저 살아났으니 숨통이 트인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지금 상황만 보면 너무 매몰차게 구는 점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꼴찌 자동차 회사도 국민과 정부와 채권단과 자동차 업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살렸는데 꼴찌도 아닌 1등 회사를 이렇게 훅 가게 만들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해운업은 통신사의 망투자와 비슷하다고 본다. 초기에는 돈이 많이 들고 전환기가 오면 또 돈이 많이 든다. 열심히 기지국을 건설하고 영업망을 확충하고 네트워크를 조성하면 돈이 더 이상 들지 않고 유지비가 고정이 된다. 그 때부터 벌어들이는 돈은 수익으로 쌓여진다. 그러다가 2G에서 3G 다시 LTE, 4G처럼 사실상 전혀 다른 생태계가 조성되면 다시금 큰 투자를 해야 한다.
과거에 큰 투자를 감행해 기반을 쌓고 이제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 수익을 냈던 것이 해운업이다.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서 나왔을 때도 호황기여서 가능했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금융위기가 터졌고 대형 선박과 경쟁이 안되면서 대형 선박을 임차해 쓰다보니 빚이 늘어났다. 금융 환경도 좋지 않고 해운 생태계도 대형 선박 형태로 바뀌면서 재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겹쳤는데 이 시기를 버티면 다시 수십년간 잘 먹고 지내는 것이고 못 버티면 좌초한다.
한진해운의 호항기도 기업이나 경영진이 잘 했다기 보다는 외부 영향이 컸다. 올해 한전의 누진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전의 수익도 말이 많았는데 한전이 엄청난 이익을 남긴 것도 한전이 돈을 많이 벌었거나 기업 운영을 잘 한것이 아니라 유가가 떨어져 발전 단가가 동반 하락하다 보니 기존보다 재료값이 덜 들어 그만큼 수익으로 전환되었을 뿐, 비슷하다.
한진해운의 고질적인 문제, 기업 문제, 도덕적 해이, 구조적인 문제라면 어느정도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 청산도 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그것도 국적 양대선사가 동시에 쓰러졌다는 건 결국 기업 외부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말이 된다. 어느 특정 회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해운 생태계 자체가 좋지 못해서 둘 다 경영위기에 몰렸다는 뜻이다. 내부의 문제라면 뭘 해도 상관 없지만 외부의 문제가 컸다면 본질을 다르게 봐야 한다.
세계 1위 머스크는 합리적인 경영과 좋은 시스템으로 성장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세계 해운업계가 다 어려운 건 똑같다. 다만 버티는 놈이 이기고 살아남는 놈이 이기는 것이다. 물론 판단에 따라, 경우에 따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처럼 한진해운을 돕는 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깨진 부위가 절대적으로 크지 않고 붓는 양이 받쳐주면서 일정시간만 버티면 구멍이 메꿔진다는 가정이 성립된다면 해 볼만 하다. 일본도 조선업에서는 꽤 실력있는 나라다. 그러다 조선업이 어렵다해서 다 철수하고 포기했다. 그러다 상황이 좋아졌지만 뿌리를 남겨 놓지 않아 재건이 안되었다. 세계 1위를 한국이 호령하게 된 것도 일본이 재건을 못 했기 때문이다.
짧은 소견이지만 해운업은 확실히 주기가 있다. 그리고 지금이 안 좋을 때다. 안 좋은 시기에 제대로 터졌으니 더 안 좋게 보이지만 주기가 있다는 건 다시금 반전이 될 수 있는 여지도 크다는 점이 존재한다.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그룹과 KCC그룹에서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다툰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한진해운은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회장이 시기가 안 좋으니 나가지 말라고 말렸음에도 제수씨인 최회장이 가지고 나갔다. 10년 정도 호황 시기를 겪어보니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은데 그걸 믿었던 것 같다. 결국 나가자마자 위기가 왔고 대한항공에서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 몇 년 못가서 한진해운이 이미 개털 되고 링겔 수혈을 꽂아야 하는 정도가 되서야 다시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을 넘겼다.
현대가문(혈족)에서 잘 살려 볼테니 달라고 했으나 안 준것도 현대상선(제수씨)이고 한진가문에서 그룹 분리를 하지 말고 그냥 같이 있으라고 했음에도 나간 것도 한진해운(제수씨)이다. 모두 미망인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전문 경영인이나 경영 수업과 거리가 멀다. 남편 집안쪽 남자 형제들이 키워보겠다고 인수 의사를 내비쳤으나 거절했고(현대상선) 같은 그룹안에서 같이 있자고 했으나 나가서 따로 지주회사(한진해운홀딩스=유수홀딩스)를 차리고 분리 독립한 것도 한진해운이다.
현대상선을 진작에 현대중공업에 넘겼거나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서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한진해운의 경우에는 특히 조양호 회장에 대한 비난도 꽤 많던데 한진해운홀딩스(유수홀딩스)로 나갔다가 이미 다 죽어서 돌아온 것을 살려보겠다고 받자마자 이런 난국을 맞았으니 오히려 안타깝다는 생각이 더 든다. 현대상선은 기업 회장에 대한 이야기나 현대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는데 현대가문과 상관없이 나왔기 때문
반대로 한진해운은 나갔다가 초죽음이 되어서 한진그룹으로 다시 넘겨준 것이기 때문에 주인인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은 수년간 다른 사람이 운영했던 회사를 모두 자기가 잘못 운영하고 잘못 책임져서 생긴 일처럼 되버렸다. 그 점도 무척 아쉽다. 땅콩기업으로 땅콩회장님이 미운 것도 있지만 이건 별개,
한진해운의 원래 회장인 최회장은 롯데가 외가(신격호 회장이 외삼촌으로 넷째 여동생이 최회장 엄마)라서 롯데 지원도 노릴 수 있었겠으나 롯데기업 파문과 그 집도 난리가 난 상황이라 어려운 것도 있지만 이미 한진해운을 시아주버니에게 넘긴 상황이니 자신이 살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롯데는 돈은 있다. 파문 때문에 대형 M&A도 중지한 것처럼)
우리나라 추경예산이니 어쩌니, 경제부양이니 민생 경제 활성화니 하면서 7조였던가 9조였던가 풀겠다는 뉴스를 봤다. 그거 푼다고 올해나 내년의 내 라이프에 얼마나 큰 영향이 있을까 싶기는 한데 한진해운이 최대 1조 4천억원까지 필요할 수 있다라는 말과 비교하면 나라에서 솔직히 마음만 먹었으면 공기업 형태로라도 만들어서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둘 다 미망인이 운영한 회사다. 남편(회장)이 모두 사망했고 갑작스럽게 회장직으로 올랐다. (물론 디테일하게는 천천히 과정을 거쳐 올랐지만..) 그 과정에서 시댁쪽 남편 형제들의 경영에 관한 의견을 완전 배제하고 거절한 것도 침몰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남녀, 전문 경영인, 비전문 경영인을 떠나서 그들은 기업을 살릴려고 나섰던 점이 더 크다.
마지막으로 절박에 대한 의견으로 끝을 낸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망해 기업을 갑자기 운영해야 했던 대표적인 미망인은 애경그룹 회장이다. 막내 아들이 태어나고 일주일도 안되서 남편이 기업을 키우다가 사망했다. 젖먹이 아이들을 냅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 당연하다. 남편 없는 회사가 잘못되면 길거리에 젖먹이 아이들과 함께 떠돌아 다녀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결국 엄마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무조건 남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남편 대신 기업을 키워야 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걸 "절박하다"라고 표현한다.
남편 없이 아이들을 홀로 키우는 여자들이 그렇다. 특히 아이들이 어리면 더욱 그렇다. 길거리로 내쫒겨 나가지 않으려면 절박한 심정으로 일에 매진하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 남편이 사망하고 1년 뒤 경리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애경이라는 회사로 출근을 하기 시작한 것도 그것과 같다. 그리고 지금은 항공사를 보유한 애경그룹으로 남편 없이 잘 성장 시켰다.
한경희하면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여자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기업을 잘 꾸미고 키웠다. 한경희생활과학이라는 가전회사를 차리고 청소기를 만들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기업을 운영해 성공시켰다.
현대상선.........현회장님!!! 한진해운 최회장님!!! 절박한 심정으로 남편 대신 목숨 걸고 기업을 운영한 것 맞습니까? 후회 없고 최선을 다했다고 맹세하나요? 그랬다면 두 분을 질타하지 않겠습니다. 한진의 경우 채권단과 국민들은 한진 회장 사재라도 전부 털어내라고 하는데 흑자로 돈 잘 벌 때 독립해서 나갔고 망해서 포기하고 돌려줬는데 사재 출연은 조회장네가 아니라 최회장님이 하셔야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원 소유자였던 두 여성 CEO는 절박하게 운영했는지 묻고 싶다. 우리나라 1등, 2등 대표 해운선사가 이렇게 쉽게 한방에 가는 것도 그렇게 쉬운 게 아닐텐데 말이다. 그리고 땅콩회장님은 적당히 건들자. 동생 있을 때 한진해운은 동생네가 가지고 갔고 그게 벌써 14년 전 일이다. 독립해서 나간다고 했을 때도 시기가 좋지 않다고 말렸지만 결국 나갔고 나가자마자 탈이 났다. 그 때부터 대한항공이 지원을 했는데 시아주버니 입장에서는 방치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2002년 동생이 한진해운을 가지고 나갔고 2014년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으로 다시 돌아왔다) 가지고 온지도 얼마 안되었다.
물론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나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이나 남편 형제들이 도와주려고 도와준 것도 아니고 엄연히 경영권 분쟁이고 가족간의 싸움이라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싸움이라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자신이 없고 경영을 잘 몰랐거나 (특히 남성 중심의 거칠 수 있는 해운업) 했다면 시댁 말을 듣는게 나았을 수도 있다.
그냥 나는 쌍용차 사례만큼만 했으면 좋겠다. 현대상선은 이미 살렸고 한진해운도 살릴 수 있다고 본다. 특정 기업이 운영을 못해 청산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건 조금 다르다고 본다. 이미 다른 회사들의 수출입 문제와 화물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기업들 가족사가 얽히고 얽혀 우리나라 재벌 그룹들이 모두 한가족이나 다름 없는데 다른 재벌 가문이라도 나서주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당장의 피해도 크고 앞으로도 연쇄적인 피해가 계속 되겠지만 일본의 조선산업처럼 한국의 해운산업도 같은 꼴이 되지 않을까 그게 사실 더 걱정이 크다. 세계 유명 항구를 가면 화물터미널마다 H 한진마크의 컨테이너 보는 건 껌이었는데 은근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기분 좋음은 이제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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