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보면 짜장면 느끼하고 배 안부르다며 싫다고 하시면서도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이건 사실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기도 한데 원래 짜장면 잘 안 좋아하거나 자주 먹지 않던 분이 짜장면을 곧 잘 드시거나 좋아한다면 입맛이 변했다는 뜻이다.
아이는 성장 필요조건에 따라 단맛만 찾게 되고 신맛과 쓴맛은 거부하게 되는데 혀의 감각이 덜 발달한 이유도 있지만 쓴맛의 경우는 사실 독의 맛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거부하게 되어 있다. (아이들이 신맛과 쓴맛을 목숨걸고 싫어하는 건 맛 때문이 아니라 "생존본능"에서 기인한 것이다)
어르신들은 반대로 노화 단계가 되면서 혀의 감각이 무뎌지게 되는데 맛을 잘 못 느끼게 된다. 노모가 해주는 집밥이 점점 짜지고 점점 간이 안 맞게 되는 이유다. 음식을 하더라도 간이 적정하지 않고 아예 달거나 아예 짜거나 극단적인 현상들이 생기게 된다. 맛을 잘 느끼지 못해서 단맛, 짠맛이 강한 것들을 예전보다 더 찾게 되는 것이다. 맛이 강해야지만 원래 느끼던 맛의 강도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노인이 되면 다시 어린 아기와 같아진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손주오면 챙겨주려고 가지고 다니는 알사탕 꾸러미도 손주 몫이라고 하지만 알고보면 본인들도 애용하는 꿀단지다. 사탕 좋아하는 건 노인이나 아이나 똑같아 지는 것이다. 어린 아이는 성장 과정에 필요해서 본능적을 단맛을 찾는 것이고 노인은 노화 과정에서 많은 손실을 겪다보니 마찬가지로 성장(유지)에 필요한 단맛을 필요로 한다.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는 같은 셈,
어린 아이가 단맛을 좋아하는 건 "살기 위해서"고 노인이 단맛을 좋아하는 것 역시 "살기 위해서"다.
어느날부터 나이가 많이 드신 부모님이 짜장면이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단맛을 찾는다면 예전보다 많이 노쇠하셨다는 뜻도 된다.
나이 들어서 입맛이 바뀌는 건 사실 그렇게 썩 좋은 일은 아니다. 나이가 많이 들수록 자극적인 걸 찾게 될 확률이 높다. 짜장면이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고 가공 식자재가 많이 들어가 좋은 음식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건강하게 만드는 짜장면, 또는 집에서 천연 재료로 맛있게 만들 수 있다면 칼국수 같은 것보다는 짜장면 한 그릇 만들어 주는게 부모님이 더 좋아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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