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양치질
흔히 서양과 문화 차이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양치질이다. 우리는 양치질을 할 때 거품을 씻어내기 위해 물을 입에 머금고 웅얼웅얼거리다 뱉어내는 것이 상식인데 정작 서양에서는 물 없이 거품만 뱉어낸 다음 일부 거품을 입에 머금은 채로 그냥 양치질을 마친다. 똑같은 칫솔질인데 결과만 보면 우리 입장에서 경악할 만한 문화이기도 하다. 상식적으로 보면 칫솔질은 입을 세척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고로 세척을 마쳤으면 더러워진, 오염된 치약 잔여물과 거품, 음식 찌꺼기를 뱉어내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칫솔질을 하면 입을 물로 헹구고 거품을 모두 뱉어내 입안을 정리하게 된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서양인들은 이 방식을 쓰지 않는다. 많은 외국인들은 대량의 거품만 뱉어 낸 뒤 물로 세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입에 둔다. 물론 삼키지 않게 침을 모아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입안의 거품을 뱉어내는 것이라서 실제로 입에 개거품처럼 물고 그냥 있는 건 아니지만 물로 헹구지 않고 거품만 뱉어낸 뒤 양치를 마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꽤 낯선 모습이다.
언론사 취재나 치과 의사의 의학 유튜브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신기하다 못해 괴기스러운 모습으로까지 보일 여지가 있어 늘 논란의 대상이 되기 때문인데 아래 관련 영상을 보면 외국의 양치질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낯선 풍경인 게 분명해 보인다.
바르다 개념 VS 닦는다, 씻어내다 개념
우리나라 치과 의사들은 모두 지금처럼 물로 헹구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외국의 방식이 이해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단 거품을 헹궈내어 남은 치약 성분과 찌꺼기를 제거해 오염원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물로 헹구는 방식이 더 낫다는 의견을 낸다. 다만 본질적으로 왜 이런 위생 문화 차이가 생겼는가에 대한 건 딱 잘라 설명을 하진 못했는데 첫 번째 영상 속에 등장한 (취재대행소 왱, 국민일보 유튜브) 서울치과의사회 홍보이사의 답변에 어느 정도 힌트가 있다.
왜 이런 양치질 문화 차이가 생겼을까? 일단 외국인들은 이것을 불소라는 성분을 가진 의약품(의약외품)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칫솔로 세척 후 치약을 도포한다는 개념인데 칫솔질의 행위가 이를 닦는 세척 행위가 아니라 치아 주변에 치약 성분을 도포하가 위해 칫솔질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도포는 바르다는 뜻으로 칫솔로 이를 닦기보다는 칫솔로 치약을 이와 잇몸에 발라준다는 개념이다. 영상 속 서울치과의사회 홍보이사가 예시로 든 연고처럼 약을 발랐으면 그대로 두어야지 그걸 씻어내면 안 되지 않겠냐는 것이 바로 외국 칫솔질의 근본적인 문화라는 것이다.
우리도 불소가 포함된 치약을 쓰고 있지만 외국은 이 불소라는 성분에 주안점(포커스)을 두고 불소를 치아에 남긴다는 개념으로 양치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불소를 기타 성분, 충치를 예방하는 보조 역할로만 보고 계면활성제의 세척 성분에 주안점을 두어 세척의 개념을 더 강하게 갖고 칫솔질을 하기 때문에 이런 문화 차이가 발생한다. 우리의 경우 실제로 양치질, 칫솔질을 표현할 때 이를 닦아내다처럼, 닦는다는 개념을 주로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얼굴, 손, 발처럼 입안을 씻어낸다, 씻는다의 개념이 더 크다는 것이다. 반면 서양의 경우에는 이런 세척 개념보다는 약품을 도포한다는 개념이 더 강하다. 즉 유럽과 미국 등 외국에서는 칫솔질을 두고 치약을 "바르다" 개념으로 행하는 것이고 우리는 같은 칫솔질을 두고 치약을 "씻어내다" 개념으로 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그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씻는다는 개념을 가진 쪽은 말 그대로 씻어내는 행위(물 세척)가 수반되는 것이고 반대로 바른다는 개념을 가진 쪽은 말 그대로 바르는 행위(거품 도포)가 인식하기 때문에 치약 거품을 남기게 된다.
치약이라는 이름
사실 이 논란 아닌 논란에서 왜 이런 이질적인 위생 문화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보려면 우리가 쓰는 이 치약이라는 녀석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다수가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사실이기도 한데 치약은 이름부터 이미 "약"이다. 이에 쓰는 약이라 이름부터가 치약이다. 그 누구도 치약을 치약이라 하지 치아세정제로 부르지 않는데 입을 헹구는 우리 입장에서도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이건 세척제, 입, 치아 세정제가 아니라 약품이라는 뜻이 된다. 구강세척제, 가글과 다른 것이 바로 치약인 것이다.
그 의미에서 보면 외국의 양치질 문화는 이질적이고 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FM 방식대로 고수한 치약 사용 방식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서양은 칫솔질을 할때 치약을 "약"이라는 개념으로 도포를 하고 있고 우리는 이걸 "세정제" 개념으로 씻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것인데 정작 우리도 이걸 치약이라 부르고 치약을 치아에 부비부비 한다는 사실만 놓고 본다면 세정제가 아닌 약처럼 (용법) 쓰는 것이 오히려 더 맞는 방식이 아닌가 반박이 가능해진다. 약이라는 건 자고로 발라두고 가만히 두어야지 바르자마자 바로 씻어내면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니 말이다.
실제로 치약에 대해 공부를 해보면 그 성분부터 작용 기전까지 치약은 단순한 세정제가 아니라 치의학과 관련한 의약품(정확히는 의약외품)이라는 걸 알수 있다. 마트, 슈퍼 등에서 세정제인 비누와 동급으로 여겨 치약도 세정제로 인색해 쉽게 구매를 하지만 정작 치약은 의약외품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제품이지 세정제로 출시되지 않는다. 오염원을 제거하는 세척제가 아닌 질병과 관련한 약품이 치약이다. 그래서 이름이 치약이다.
약사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7. "의약외품(醫藥外品)"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품(제4호나목 또는 다목에 따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품은 제외한다)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가.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치료·경감(輕減)·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섬유·고무제품 또는 이와 유사한 것
나. 인체에 대한 작용이 약하거나 인체에 직접 작용하지 아니하며, 기구 또는 기계가 아닌 것과 이와 유사한 것
다.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살균·살충 및 이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되는 제제
우리가 아는 의약외품 종류를 보면 마스크, 안대, 붕대, 반창고, 외용 소독제(알콜, 과산화수소 등), 연고, 파스, 자양강장제, 소화제 등을 뽑을 수 있는데 여기에 같이 포함되는 것이 바로 치약제다. 의약외품으로 묶여 있는 것들을 보면 전문의약품이 아니어도 생활의약품 개념으로 이들 역시 흔히 "약"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치약도 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이런 약 개념 아래 치약이라는 제품을 두고 판매, 허가를 하고 있다. 물론 진짜 약 취급을 받는 의료용 치약이 따로 존재하기는 하는데 이런 의료용 치약은 처방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을뿐더러 일반 치약과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치약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나라 치약 중에는 이름처럼 약국에서도 파는 치약들이 존재한다. TV광고에도 종종 나오는데 일반 치약 광고는 사실 거의 드물고 TV에 광고까지 할 정도의 치약이면 예외없이 이런 약국에서 팔고 구매할 수 있는 치약들로 보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파로돈탁스, 잇치, 센소다인, 시린메드 등이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구매 가능한 것으로 알려짐) 아마 TV에서 한 번은 봤음직한 치약 브랜드일 것이다. 이들 치약은 충치 예방 효과와 시린이, 치은염 등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 약국에서도 파는 치약들인데 그에 맞게 상응하는 가격대(고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치약은 본연의 이름대로 약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의약외품 중 하나인데 이런 제품 특성을 고려해 사용한다면 당연히 용법은 연고처럼 바르고 문지른 다음에 일정 시간 방치를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여길수 밖에 없다. 치약을 약으로 접근하면 거품만 뱉는 것이고 치약을 세정제로 여기면 씻어낸다는 것인데 치약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치과의사도 권한다는 광고 문구가 마케팅의 일부라고 여기겠지만 치약도 다를 수 있다는 걸 아는 경우에는 브랜드를 따져 사는 사람도 있을뿐더러 서양식처럼 거품 도포까지는 아니어도 헹굼 횟수를 어느 정도는 줄여 치약 성분이 완전히 세척되지 않게 남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치약 역시 용도와 목적에 맞게 제품을 골라 사용하는 사람도 꽤 많다. 서양의 양치 문화가 물 세척 없이 거품만 뱉어내고 치약 성분을 그대로 입에 머금는 방식으로 바뀐 이유도 바로 이런 맥락이 그 주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쉽게 접하는 국산 치약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하는 치약과 성분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 부분 역시 이런 위생 문화 차이를 발생시킨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경우 불화나트륨을 불소의 성분으로 주로 쓰는데 반해 미국과 유럽은 인산나트륨을 불소의 성분으로 주로 활용하는데 둘 다 불소화합물로 쓰이지만 각각 약효라 할 수 있는 효과는 전혀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여기서의 차이도 근거가 된다. 우리의 경우 치약의 효능을 (약으로서의 효능) 크게 기대하기 보다는 최소한의 불소가 갖고 오는 효과만 기대하고 세정 효과를 더 보강한 반면 유럽과 미국은 불소의 효과를 더 극대화 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치약 본연의 역할에 그 제품 성능을 맞춘 경우가 많다. 즉 약으로 인식해 팔고 약으로 인식해 사용한다면 당연히 바르고 곧바로 씻어내는 게 아니라 바르고 (도포) 한참 두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맞다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우리는 불소에 대한 인식이 그렇고 호락호락하지 않고 일정 부분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한다. 외국은 불소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나쁘지 않아 오히려 고불소 치약이 판매되기도 하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불소를 칫솔질을 할때만 필요할 뿐 칫솔질이 마치면 즉각 제거해야 하는 독성 물질로 여기기 때문에 불소에 대한 반감이 있다. 결국 이 차이는 불소를 제거하려는 쪽은 세척을 중시할 수밖에 없고 불소를 제거하기는커녕 더 남기려는 쪽은 세척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대로 남기는 걸 더 중시할 수밖에 없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불소에 대한 접근 방식에 따라 이런 위생 문화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치약을 정말 약처럼 쓰는 분들의 경우 고가의 수입품이거나 약국에서만 파는 치약만 쓰는 분들도 있다. 위에 언급한 치약 브랜드들인데 잇몸병이나 치아에 이미 문제가 생긴 이후 치료제처럼 쓰는 것이 아니라 충치 예방과 시린이 대응에 효과가 있다는 건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치약들이기 때문에 사전 사용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치약 본연의 용도처럼 사전 예방차원에서도 쓸 수 있는 치약들이기 때문에 이런 약으로 접근해 이런 치약만 고수하는 분들 중에는 간혹 외국처럼 물로 헹구지 않고 거품만 뱉어내는 식으로 양치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치과에서 진료를 보면 치과의사들이 간혹 개인적으로 권장하는 치약들이 있는데 대부분 이런 치약들이다)
치약 VS 구강청결제
치약은 1700년대 유럽에서 처음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이후 여러가지 성분 개량을 거쳐 지금의 기능성 치약 형태로 발전했고 불소가 들어가고 난 뒤부터 본격적으로 치약이라는 이름아래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보건교육 차원에서 칫솔질을 형태를 지금의 우리처럼 하는 씻는 행위가 아닌 도포 행위, 바르는 행위로 교육을 했다. 치약이 정말 약이 되었으니 이제는 무작정 치아, 잇몸을 씻어내는 용도로 쓰지 말고 약을 바르듯이 쓰라고 학교에서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일제시대를 통해 일본 문화를 자국 문화처럼 받아들여 사용한 우리는 일본과 중국인들이 쓰는 세척 방식을 중간에 바뀜 없이 계속 사용하게 되었는데 유럽과 미국은 불소 함유에 따른 칫솔질과 헹굼 방식을 바꾼 반면 우리는 바뀌지 않고 그대로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입을 헹구고 뱉어내는 세정 방식을 쓰게 된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치약은 럭키화학(LG)이 1950년대 초에 만들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의 위생국 가이드 라인을 보면 (취재 영상에도 비슷한 설명이 나왔지만) 칫솔질을 할 때 거품을 물로 씻어내거나 헹구지 말고 그냥 치약 거품만 뱉기만 하라고 한 것처럼 보건당국 차원에서 치약 사용방법과 칫솔질에 대한 교육 권고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며 치과협회 등을 통해 칫솔질 교육이 오랜 기간 이루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이 권고안에 따라 헹구지 않고 거품만 뱉어내는 방식이 퍼지게 된 것이다.
정리
외국은 치약을 이름처럼 약으로 보는 인식이 있다. 후시딘을 발랐다면 그대로 두어야 하는 것처럼 연고와 같은 방식으로 도포(치아에 바르다)한다는 인식이 꾸준히 재교육 되었다. 그래서 헹구던 사람들도 거품을 남기는 식으로 바뀌었다. 외국은 불소가 치아의 충치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불소 성분을 남긴다는 것이 핵심인데 우리는 불소가 독성 물질이 있어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에 불소 제거 차원에서 오히려 헹굼을 권장한다. 칫솔질, 양치질의 근간은 불소를 치아에 남기기 위함인데 힘들게 불소를 치아에 발랐더니 곧바로 씻어내면 양치질을 왜 하느냐는 것이 외국의 인식이다. 그렇기에 거품만 뱉어내고 최소한의 약성분, 불소화합물 및 기타 성분을 치아에 남긴다는 개념을 갖고 있다.
다만 논리로만 보면 치약에 불소를 넣는 것 자체가 충치 예방에 필수라서 치약에 넣은 것인데 그걸 물로 헹궈서 모두 제거한다는 것 자체가 일정 부분 난센스가 되는 건 분명하다. 치약에 불소가 없다면 모를까 애초에 치약에 불소를 넣은 이유가 명확하게 존재하는데 그걸 활용도 하지 않고 바로 제거한다면, 단순히 상식으로만 접근한다면 외국의 발상과 방식이 틀리거나 잘못 되었다고 단언할 순 없다. 결국 치약에 포함된 불소에 대한 인식이 결국 치약을 씻어내느냐, 치약을 뱉기만 하느냐로 갈랐다.
toothpaste, 치약을 뜻하는 영단어다. 여기서 페이스트라는 건 풀, 반죽 등을 의미한다. 영어권에서는 치약 자체 형태가 반죽 혹은 바르는 풀처럼 되직한 죽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치약을 짜보면 젤 타입이 아닌 이상 페이스트처럼 되직한 치약이 칫솔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 갖고 있는 양치의 근본이 세정이 아닌 도포이기 때문에 풀을 바르는 것과 유사한 측면도 있다. 딱풀처럼, 물파스처럼 발라준다는 치약을 똑같이 이에 바른다는 개념인데 투스페이스트라는 본래 명칭은 치약 형태, 모습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만 간혹 딱풀, 물파스처럼 치약 이름 자체를 칫솔질로 확장해 풀처럼 바른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라 확대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도포 행위가 권장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명칭이라 의미 없는 주장이다)
외국인 상대의 칫솔질을 보고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개념을 이해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행위이고 어떤 것에 의미를 두고 어떤 용도로 어떤 용법을 쓰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위생 방식일 뿐이다. 둘 다 정답일 수 있고 둘 다 틀린 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치과 의사는 이런 현상을 두고 양쪽 포지션에 걸맞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치약을 약으로 보자니 부작용이 우려되고 (독성물질 잔존), 치약을 세정제로 보자니 충치 예방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이 둘이 상충하는 지점을 조절하자는 대안도 제시한 바 있다.
기존처럼 물로 헹구되 예전에는 10번 이상 잘 헹구라고 했다면 지금은 5~6회 정도만 입을 헹구라는 것이다. 두 포지션을 그나마 모두 충족하는 행위인데 치약이 세정제가 아니기 때문에 (치약 본연의 목적) 덜 헹궈도 미련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아예 헹구지 않는 것도 그렇고 너무 많이 헹구는 것도 그러니 (세정 효과만 있고 치약 효과는 줄어들기에) 텁텁함만 없을 정도로만 헹구라는 것이 그가 제시한 대안이었다. 가글은 구강청결제이지만 치약은 구강청결제가 아닌 건 분명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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