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광주에는 삼성 아파트 래미안이 없다?
며칠 전 2명의 지인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였다. 중년들의 술자리가 은연 그런 것처럼 정치, 사회, 경제 이야기가 쭉 이어졌다. 주식 이야기로 가다 부동산 이야기로 넘어갔고 이내 집값 이야기로 이어가다 전세 갭투자, 전세 사기 등의 요즘 이슈 등을 안주거리로 계속 씹어 나가는 중이었다. 지인 둘은 모두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한 명은 주택(아파트) 쪽에서만 근무를 하고 한 명은 오피스(상업건물), 공장, 주상복합 등 상업시설을 주로 맡아 공사를 하는 사람이었다. 둘 다 건설 계통이지만 주력 업무는 달라 주택 쪽은 어떻냐, 오피스 쪽은 어떻냐 서로 묻고 답하고 하던 중 이런 말이 나왔다.
근데 그거 알아? 전라도에는 래미안이 없는 거?
건설업 종사자들이라 그런지 시공 관련 이야기를 하다 부실시공, 하자보수에 관한 이야기가 딱 나왔을 무렵이었는데 응?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처음에는 래미안이 전라도에 없다는 말에 코웃음을 치며 지방이고 아직 대도시가 많지 않으니 없을 수 있겠지만 광역시인 "광주"가 전라도에 있기 때문에 그건 틀린 듯하다며 퉁치고 넘어가려는 찰나 오피스 계열만 공사하는 분도 아마 없을 걸? 넌지시 래미안 아파트가 그 지역에 없다는 식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 말에 난 자이, 캐슬, 푸르지오, 아이파크, 더샾, 힐스테이트 등을 언급하며 대도시라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위 1군 탑 브랜드 아파트가 대도시인 광주에도 꽤 있을 텐데 그중 삼성 래미안만 없을 턱이 있냐며 반문했다.
그러자 지인이 부연 설명을 했다. 지방은 지자체가 나서서 대규모 공사를 할 때 지역 공사업체에게 할당(하청)을 주게 하는데 그게 원만하게 잘 이루어지고 원청이 하자는 방식대로 하청이 잘하면 문제가 없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이게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통은 단가 때문에 또는 건설 범위 때문에 중소 하청 건설사를 끼고 공사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지방은 지역 업체 활성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지역 건설사에게 외주를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하청이 잘 받쳐주지 못하면 고스란히 원청이 부실시공 덤탱이를 당할 수밖에 없어서 강제로 하청을 줘야 하는 경우 그 지역 건설 시장을 포기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대형 건설사가 중소 건설사를 끼고 하청 주는 것이 단가를 낮춰 이윤을 더 남기고 자기는 명의만 내고 일은 다른 사람들이 하면서 마진을 더 높이기 위함이라 알고 있는데 이게 지방에서는 그것과 상관없이 지역 업체에게 공사를 나눠주게 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 직공사를 하고자 해도 그게 불가능하고 무조건 하청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건설사가 원하는 품질과 방식이 있는데 그걸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하청(협력업체 중소건설사)이 잘 받아주면 괜찮지만 어차피 능력과 상관없이 나눠 먹기 식으로 하청 수주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하청이 능력 부족이라면 하자보수 비율이 극도로 높아져 당장은 이윤이 더 남더라도 결국에는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입주 지연은 물론 (배상금은 추후 문제) 공기 지연, 공사 품질 저하, 공사 수준 저하 등으로 이어져 건설사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데 문제는 전라도가 특히 심하다는 것이고 그래서 삼성물산(래미안)이 이곳 시장을 포기했다는 말이었다. (개인의 주장이다)
지인이 말하길 플랜트 공사나 고급 기술이 필요한 초대형 공사라면 어쩔 수 없어도 단지 거주와 생활이 목적인 지역 주거지 공사라면 굳이 전국구 대형 건설업체가 나서 공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지역 공사를 대형 건설사가 독점해 독주하지 말고 지역 건설사와 함께 상생하는 방식으로 외주를 일정 부분 주게 하여 공동으로 건설에 참여토록 하는 지자체의 노력과 제도는 그 자체가 문제가 없고 좋은 발상이라 했다. 문제는 이게 하청이 받쳐주지 못하면서도 (능력 부재) 그 와중에 마진을 챙기려고 공사를 부실로 한다는 게 문제. 중소기업이라는 감투를 갖고 제도를 악용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전라도에는 삼성 래미안이 없다는 말의 맥락에 있어 대화의 주제가 된 건 광주에서 일어났던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건축 현장 붕괴가 있었다. 이 말을 내뱉은 지인의 주장에 따르면 어디를 가나 그 지역마다 토착 건설업체가 있기 마련인데 (일종의 향토기업) 광주, 전라도 지역은 토착 건설업 세력들이 영남, 충청 등 타 지역에 비해 조금 더 강하다고 했다. 좋게 말하면 을의 입김이 조금 더 강하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형 1군 건설회사 입장에서 자신들 공사 품질에 미달이 나도 답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결국 삼성 래미안이 없다는 건 삼성물산이 원하는 건축방식과 품질에 있어 그 수준을 맞출 만한 지역 건설사가 없거나 그 지역 향토 건설업의 진행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삼성이 이들 지역에 래미안을 짓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삼성 래미안 아파트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가 다른 탑군 아파트 브랜드와 별 차이 없다고 느끼는 분도 있다. 그냥 삼성이 짓는 아파트의 브랜드일 뿐 그게 무슨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여러 통계를 보면 삼성 래미안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와 분명 차이를 보인다. 삼성물산 자체가 시공 기술력이 상당히 높은 건 물론이고 국내 브랜드 아파트를 연 최초인데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을 넘어 삶의 가치와 함께 주거의 개념까지 바꾸게 한 장본인이 바로 이 브랜드라 지금 우리가 보는 여러 고급 건축 브랜드의 기준이 사실 이 래미안에서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공사로 먹고사는 지인도 이런 말을 했다. 흔히 볼 수 있는 국내 건설현장의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이 삼성물산 현장이라 했다. 다른 아파트 현장에 있다 보면 임시직, 일용직, 건설잡부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및 알바 등이 있고 대학생(휴학생)도 심심치 않게 예나 지금이나 건설 현장 일을 하는 걸 보게 되는데 삼성 현장에서는 이런 게 잘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은 곧 비전문가 임시 집단이 아닌 상시 고용된 전문 건축인들로만 구성된 외주업체와 주로 거래한다는 걸 말한다. 허름하고 남루해 보이는 노가다꾼이라 해도 오래 일하고 경력이 있는 일 할 줄 아는 노가다꾼만 주로 쓴다는 뜻 일게다.
삼성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유독 통제와 관제가 심하다고 했다. 하청, 외주, 협력업체 직원들도 까다롭게 구성하며 일일이 체크하고 공사 품질과 관련해 직접 확인하면서 일일이 통제한다고 했다. 같이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재수 없고 고되지만 입주자 입장이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믿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현장에서 하던 방식대로 고수하고 일을 하면 여지없이 깨지기 마련이고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방식대로 하면 일은 늘고 시간도 늘지만 하자보수로 인한 뒷탈은 거의 없어 결과적으로는 일하기는 편하다고 했다. 소위 말하는 일하기 더러운 공사 현장이 꽤 많은데 삼성 현장은 일하기 좋은 공사 현장에 속한다고도 했다. 옆에서 같이 듣던 오피스 계열 건축업자인 다른 지인도 이 부분에는 공감했다. 자신도 다른 대형(대기업) 건설업체와 일할 때와 삼성 현장 일할 때의 차이를 들려주며 확실히 다르다 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나온 통계를 보면 삼성물산이 이런 하자보수에 있어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하고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코로나 이전 2019년도 자료인데 1년 간 발생한 하자보수 신청건과 국토부에서 실제로 하자보수로 확정한 건수만 보더라도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상기 언급된 건설사들은 우리가 모두 잘 아는 대형 건설사이며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곳들이다. 건설사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자. 발생 수와 인정 수 비례만큼 내림 차순으로 설명.
대림산업 하자보수 182건 (하자 인정 129건)
GS건설 134건 (하자 인정 8건)
대우건설 85건 (하자 인정 31건)
호반건설 69건 (하자 인정 6건)
HDC현대산업개발 55건 (하자 인정 11건)
롯데건설 35건 (하자 인정 12건)
포스코건설 34건 (하자 인정 6건)
현대건설 31건 (하자 인정 9건)
현대엔지니어링 24건 (하자 인정 8건)
삼성물산 5건 (하자 인정 1건)
열거한 대기업 대형 건설사 하자보수 현황을 보면 지인들이 내뱉은 말이 그냥 공염불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삼성물산 하자보수 신청 한 자릿수 실화냐 싶다. 하자 보수가 아예 없을 순 없기에 이 정도면 거의 완벽에 가깝지 않나 싶을 정도로 하자보수 비율이 굉장히 낮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수십 건의 하자보수는 평균처럼 보이는데 (유독 심한 녀석들도 있지만) 이 정도 차이면 압도적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차이가 확연히 벌어진다. 이런 결과라면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를 아파트 건축에 있어 기준 삼는데 문제가 없다고 봐도 된다 싶은데 이것보다 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할까.
해당 관련 뉴스를 찾아보면 실제 이 하자건수는 착시 효과로 인해 오히려 적게 나왔다고 한다. 실제로는 위 내용처럼 수 십이 아닌 수 백개 하자가 평균이며 대림 426건, 대우 258건, GS 204건, HDC현대 176건, 호반 119건, 롯데 110건 등 실제 하자 건수는 급증한다고 나온다. 개별 하자보수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유형별로 묶으면 하자보수 건수가 중복되어 줄어들기 때문이다. 2015년에서 2018년까지의 하자보수 건수를 보면 그 수치가 기본 천 단위로 상상을 초월한다. 대우건설은 하자보수 8천을 기록한 적도 있고 현대산업개발은 연속으로 최대 하자보수를 기록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의 하자보수 신청과 인정 건은 집계 방식을 달리해도 큰 차이가 없는 듯싶다. 다른 기업과 달리 부연 설명이 없다. 나온 수치에서 곱하기 10을 하면 그게 실제 하자보수 발생 건수라 하는데 그렇게 계산해도 이 기업은 1년에 10건을 넘지 않는다.
래미안이 있는 지역
지인이 던진 말이 잊혀지지 않아 결국 삼성 래미안 아파트 지역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래미안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다들 어디선가 래미안 아파트를 봤던 기억들이 있으니 이게 사람 좀 살고 규모 좀 있는 곳은 다 있지 않나 싶은 마음이 당연히 크기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우선 첫 번째로 지인 말처럼 전라도 및 광주광역시 전체에 래미안 아파트가 정말로 단 한 채도 없는지와 다른 지역은 얼마큼 진출되어 있는지에 대한 팩트 조사다. 다행스럽게도 래미안 홈페이지가 따로 운영되고 있어고 여기에는 전국에 포진되어 있는 래미안 아파트 단지 현황과 주소가 모두 나와 있었다. (실제로 확인하고픈 사람을 위해 링크 - 래미안 홈페이지)
결과는 놀랍게도 지인 말처럼 전라도는 물론 광주광역시에 래미안 아파트가 정말로 단 한 채도 없었다. 입주 완료 기준 2023년으로 보면 전체 래미안 단지는 313곳으로 나오지만 이는 삼성물산이 아파트를 짓고 "삼성 아파트"라는 브랜드를 사용했던 시절부터 집계된 모든 아파트 목록이라 래미안이 아닌 "삼성" 아파트도 포함된 단지 수다. 그래서 삼성이(한글) 아닌 래미안(한자) 브랜드를 쓴 아파트만 추려 봤는데 호남 (전라/광주) 전체 지역에는 1991년 전라북도 익산의 동산동 삼성 아파트를 시작으로 1998년 전라북도 군산 나운동 삼성 아파트를 끝으로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않은 걸로 나온다.
1998년 이후에는 삼성물산이 전라도 전체에서 아파트 공사 자체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사 중과 분양 중인 곳도 목록이 따로 존재하는데 현재 공사 중인 곳은 서울, 경기(인천), 부산만 있고 분양 및 입주 예정인 곳도 공사 현황과 마찬가지로 서울, 경기(인천), 부산만 존재했다. 부산광역시에는 당연히 있고 다른 광역시를 살펴보니 대구광역시에도 래미안이 있다. 울산광역시에도 있다. 대전광역시에도 있고 인천광역시에도 있다. 우리나라 광역시 중에 정말로 광주광역시에만 래미안이 없었다.
광역도의 경우도 큰 차이는 없었다. 충청도에도 브랜드는 다르지만 삼성물산이 지은 트라팰리스 주상복합 브랜드가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경상도와 강원도 역시 전라도처럼 래미안이 없지만 이는 차이가 있다. 경상도는 3개의 광역시가 이미 있고 (부산, 울산, 대구) 이곳에는 래미안이 존재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광역시 자체가 없는 곳이니 강원도는 진출할 만한 도시 자체가 없어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결국 전라도를 논외로 한다 쳐도 광주광역시가 없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호남은 금호산업(금호건설)과 호반건설 등 지역에 기반을 둔 대기업 건설사가 따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향토기업이 있고 그 기업이 다른 대기업과 어깨를 견줄 만한 대형 건설사라면 이들이 먼저 이 지역을 독식하고 다른 대형 건설사보다 입지를 다쳐 탄탄하게 브랜드를 구축했을 수도 있다. 굳이 자이나 푸르지오에 연연하지 않고 금호나 호반 브랜드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고급 브랜드에 대한 욕구와 수요마저 차단할 수 없다. 자이, 푸르지오, 아이파크, 래미안에 대한 수요는 어디를 가나 똑같기 때문이다.
지방 건설업자 카르텔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현대산업개발 자체의 부실 일수도 있지만 실제 공사를 담당한 여러 하청 업체의 공사 능력 부재로 인한 사고일 수도 있다. 전국의 아이파크가 한 둘이 아닐 텐데 현대산업개발의 설계와 시공 능력 자체가 처음부터 문제였다면 모든 아이파크가 다 부실이고 공사 중 붕괴되는 곳이 나왔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고 단 하나의 현장에서만 그런 일이 생겼다. 결국 유독 그 현장만 그렇다면 그 현장을 시공한 실제 시공사의 (외주 협력건설사) 문제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 지역 건설 시멘트, 레미콘 회사의 문제일 수 있다. 실제 당시 붕괴 현장은 시멘트가 철근과 결합되지 않고 그대로 분리되어 붕괴되었는데 무리한 시공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시멘트가 유입되어 공사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지인도 같은 의견을 피력)
근데 전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이 붕괴 사고 현장, 그게 광주광역시였다. 삼성물산이 아파트를 짓지 않는 유일한 곳이었다. 삼성은 2015년경에 주택 사업은 "비리"가 많아 적극적으로 수주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다. 물론 재개발 주택단지에 한정된 것이고 재개발과 재건축에 따른 온갖 상납과 입찰 경쟁에 따른 납품 비리 등을 문제 삼아 도시개발정비 건축사업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콧대를 낮추지 않고 자신들이 어나더 레벨을 고수하는 방침을 이어갔다. 아마 이 콧대가 광주에도 적용되지 않았나 싶다. 자신들이 직공사를 하지 못하는 특별한 환경에서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예견한 듯 이들 지역 외주협력업체들의 공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일례로 서울과 인접하고 수도권에 있는 초대형 크기의 인천광역시의 경우 래미안이 최초로 진출한 것이 2008년이 되어서다. 그 이전까지는 광주광역시와 다르지 않았다. 인천에도 래미안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후 부평에 래미안이 들어서면서 이제 2개 단지가 존재하고 있는데 (송도에 분양 예정으로 총 3개가 됨) 제2의 수도라 하는 부산도 2014년 이전까지는 래미안 브랜드 자체가 존재하지 않던 곳이었다. (현재 래미안 브랜드 쓰는 곳 6개) 대구와 울산, 대전도 래미안이 많지 않다. 1~3개 정도가 보통이다. 더군다나 래미안 자체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수도권에 있는 래미안이 전국 래미안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서울과 경기에 몰려 있어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건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을 곳은 다 있다는 게 핵심. 없는 곳은 딱 한 군데를 빼고 다 있다는 것도 분명한 팩트다.
누군 이걸 두고 특정 지역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 기업 총수의 사상 혹은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문제로 엮고 싶겠지만 그건 아니고 지역마다 존재하는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봐야 한다. 내가 짓고자 하는 가이드라인이 있고 내가 만들고자 하는 건설 시스템이 있는데 그게 작동되지 않거나 전달이 되지 않는다면 응당 그 지역에서 사업을 접고 빠질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처사다.
참고로 이 글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모두가 봤으면 하는 기사가 하나 있다. 위 의견과 비슷한 맥락인데 지역 건설업과 관련한 지역 시멘트, 레미콘 관련 기사로 아래 기사를 꼭 확인하고 살펴보길 권한다. 주택, 특히 아파트에 관심 있거나 아파트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래 기사 정독은 필수다. 저품질 시멘트가 아파트 현장에 납품되고 가격담합과 불공정에 관한 시멘트 업계의 비리를 고발하는 기사인데 이게 아파트 현장에서 꽤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지역 건설업체에게 일거리를 나눠 주는 것이 관례인 것처럼 (지방 조례로 규정하기도) 시멘트 역시 중소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악용해 지역 시멘트 업체들이 공사 현장에 미치는 비리를 시리즈로 묶은 기사다. 조달청이 문제인 것도 있지만 대체로 이들이 LH 등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관수레미콘에 해당하는 공공분양에서 갑보다 강한 을 행세를 하고 있는데 결국 이게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기 때문에 상당히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참고로 아래 등장하는 관수레미콘은 특정 기업명이 아니라 민수공사가 아닌 관수공사, 국가 조달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용 공사를 의미한다)
중소기업 보호막에 숨어 입찰담합하는 관수레미콘, 품질경쟁은 '뒷전'
지역 업체가 중소 업체라는 이유로 건설 현장에 들어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준 예시가 바로 이들 기사 속 내용이다. 이 기사들 중 일부를 요약하면 시장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자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일이 가능하고 심지어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들이 관수를 노리고 건설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전체 레미콘 공장 가동률은 20%대까지 떨어지는 기형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역 미꾸라지들이 전체 물까지 흐린다는 것인데 이게 건설업도 다르지 않아 나눠 먹기 식으로 중소 신분을 악용해 물을 흐리면 제대로 운영하는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도 공정률에 문제가 생기니 본질적인 문제는 다르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건설 근로자 6명이 사망한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사례 역시 위 시멘트 비리 기사에 한 축으로 등장한다. 사고 발생 후 지역 레미콘 조합들은 1군 건설업계에 25%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데 그 이유가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 여파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철저한 품질관리와 고품질이 요구된다”였다. 정부와 지자체의 감시가 강화되니 급하게 품질관리자(QS)를 고용하고, 시방서대로 콘크리트 배합비율을 지키면서 생산 원가가 ㎥당 13∼15%가량 인상되어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인데 이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시멘트 품질관리를 하지 않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기사는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수도권 공공분양 아파트 건설현장은 총 200억 원대의 2단계 경쟁(제안공고) 물량인데도 1차, 2차 발주를 거쳐 모두 "지역 조합원사"로만 이루어진 8개 중소 레미콘사가 관수레미콘을 납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들 8개사 중 2개사의 품질이 현격하게 떨어짐에도 어쩔 수 없이 쓴다는 것이다. 해당 건설현장 관계자는 “민간 현장이었으면 일찌감치 퇴출당했겠지만 LH 현장에서는 퇴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은 노동자(건설노조)와 카르텔을 형성하며 대형 건설사를 옥죄는 걸로 나온다.
부산에서 건설현장을 운영 중이던 대형 건설사 4곳이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로부터 일제히 황당한 공문을 받았다는 내용도 기사 시리즈에는 등장한다. 공문에는 ‘중소 레미콘사들에 물량을 고루 분배할 것을 이미 수차례 권고음에도 지켜지지 않는다’라며, ‘특정 레미콘사 제품을 집중 사용하는 건설현장에는 레미콘 전달이 원만하지 않을 예정이니 적절히 대처하라’고 적혀 있었다. 공문을 받은 건설사들은 황당해했다. 대형건설사 현장소장은 “지역에 대형 레미콘사가 많았고, 이들로부터 물량 계약을 이미 마친 상태였는데 평소 계약 관계도 없던 중소 레미콘사에 물량을 떼어주라는 협박이었다”라며, “이 중에는 재정 상태도 안 좋고, 품질이 의심스러운 업체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노조가 막무가내로 물량배분에 나서니 어쩔 수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계약 물량이나 발주도 문제지만 품질이 의심스럽다는 것이 기사에 공통적으로 들어간다. 1군 건설사들은 주거래 레미콘사가 있고 품질 하자 문제를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품질과 상관없이 지역 업체와 따로 계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역시 건설사들은 시멘트 품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 속 인터뷰를 보더라도 대형 건설사 담당자는 “협상 시점마다 노조가 기다렸다는 듯 운송거부로 건설사를 압박하고, 원하는 만큼 가격을 인상한 후 다시 노조에 운송비를 올려주는 구조가 3년째 반복되고 있다”라며, “가장 큰 문제는 품질이다. 관수 레미콘 카르텔이 민수시장에 들어오니 제품 변별력이 사라졌다.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레미콘 물량배분 압박을 받았던 건설사 현장 관계자들은 최근 노조가 개입한 물량배분을 ‘품질담합’으로 해석한다는 내용도 기사에 등장한다. 한 대형사 공무팀 관계자는 “레미콘은 시멘트 배합비율이 중요한데 재정상태가 안 좋은 제조사들은 불순물을 많이 넣는 경우가 있고 실제로도 노조의 물량배분이 있은 후 반입 레미콘 품질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라며, “지역 중소 레미콘사 중에 신제품 콘크리트 개발했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느냐. 사실상 품질 담합이고,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 것이니 정부가 개입을 해야 하는 사안 아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기사에는 인천 시민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할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 행태를 보면 불과 며칠 전 발생한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를 자연스럽게 연상케 하는 내용도 나온다. 작년과 올해 시멘트 수급대란 시점에 유독 공공현장에만 레미콘이 들어오지 않아 건설현장을 애태웠던 인천은 지역의 특정 업체들이 돌아가며 수주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하는데 이 중 LH 인천검단 아파트 현장에서 발주된 58억 원짜리 물량을 비롯 올해 20억 원 이상의 발주 물량 4건이 모두 지역 조합원사 몫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인천 지역에 유진기업과 삼표산업, 아주산업, 동양, 쌍용레미콘 등 시멘트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무려 9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모두 지역 조합원들이 이들을 제치고 시멘트 납품을 독식했다고 설명한다. 인천지역 LH 현장에서는 총 230억 원의 레미콘 물량이 3건으로 나눠 발주됐는데 유찰을 거쳐 지역 조합이 수의계약으로 3건 모두 가져갔다고 한다. 해당 물량의 낙찰률은 무려 99.95%로 검단 지역 LH 발주 공사 현장은 다 이들 카르텔이 가져간 걸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마침 검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최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광역시 화정동에서 발생한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결합되지 못하고 그대로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시멘트가 제대로 굳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건설회사의 부족한 시공 능력 혹은 빠른 공정을 위해 급하게, 무리하게 진행한 시공이 원인일 수 있지만 시멘트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는 상황.
이번 인천 검단의 붕괴 사고 건설 시공사는 '자이' 브랜드로 유명한 GS건설이다. GS가 직접 설계 시공했다고 하지만 이들 검단에서 LH가 발주한 곳은 모두 특정 중소업체들이 싹쓸이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 현장에도 이들 시멘트가 쓰였을 것이라 보인다. 광주 화정동 붕괴 사고에서도 현지 시멘트 업체의 제품을 납품받아 썼기 때문에 품질 문제가 거론된 적이 있다. 더군다나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시공도 지역 업체에 외주 하청을 준 상태였다. 지금 같은 사회에서 보기 드문 희대의 건설 현장 붕괴 사고가 최근 들어 두 개나 발생했는데 놀랍게도 두 곳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이었다.
근데 가만 보면 지역 건설 카르텔이 이들 두 사고 현장에 보인다는 공통점도 있다. 시멘트가 문제일 수 있지만 1차, 2차 협력 건설업체의 시공 능력이 원인일 수 있다. 최대한 많은 부분을 대형 건설사가 직접 공사를 한 게 아니라면 결국 GS건설이어도 HDC현대산업개발이어도 브랜드가 곧 시공 능력을 대변한다고 장담할 순 없다. 하자보수 발생 건수에도 나온 것처럼 이들 대형 건설사가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부분까지 (시공 감리 차이, 시멘트 품질 확인) 책임을 면할 순 없기에 시공사의 전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건설, 특히 아파트 건축에서 만큼은 건설사가 원자재부터 시공 후 마무리까지 직접 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안전과 쾌적한 입주가 보장된다는 건 대충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래미안이 전라도에 없다고 처음 말한 그 지인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외주 적게 주고 혼자 다 하는 게 나쁜 게 아니다. 능력 있는 외주업체에게 맡기면 잇점이 더 많다. 그런데 능력도 없는데 나눠 줘야 한다는 명목으로 일을 찢어 놓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결국 남는 건 부실시공이고 하자보수라 했다. 나쁜 건설사 만나면 일을 잘해도 뒤로 빠지는 게 많고 하자보수 덤탱이를 씌워 학을 띄게 만든다고도 했다. 결국 여럿이 하는 공동 작업 비율이 많으면 갑을병정 모두가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중 하나라도 어그러지면 다 같이 무너진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갑이 모든 걸 도맡아 하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래미안처럼 말이다.
그래서 삼성물산이 전라도와 광주에서 떠난 건 아닐까. 자기들 입맛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이다. 그게 때론 독불장군처럼 보일 수 있으나 때론 그게 정답일 수도 있다. 그리고 부산조차, 인천조차도 몇 개 단지만 만들고 거의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래미안을 짓는 건 이들 지역 건설 카르텔과 그것과 연관된 비리, 시방서대로 진행되지 않는 문제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한 이들만의 고집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이 통하는 곳에서, 지역 경제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그 자체가 전국인 수도권에서만 건설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래미안이 수도권에 몰린 건 아닐런지. LH 공공 물량도 거의 하지 않기도 하나 고급 전략이 되는 재개발, 재건축도 비리 때문에 한 발 뒤로 빠지고 걸 보면 민간 분양이든 공공 분양이든 래미안의 전략은 고급화 전략, 어나더레벨 전략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냥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기업 가치에 어울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걸 따라올 협력자가 없거나 맞지 않아서 (관리를 할 수 없어서) 포기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래미안에 살아 보지 않아서 이 아파트가 어떤지 잘 모른다. 자이나 푸르지오나 롯데캐슬이나 꿈에그린이나 금호아파트나 호반아파트나 브랜드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아 본 아파트는 금호와 풍림이 전부다) 요즘은 워낙 기술 격차가 줄어 사실 엄청난 차이를 보이진 않을 거다. 근데 지인 말을 듣고 조사하면서 느낀 건 래미안은 한 번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운 없게도 주위에 래미안 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서 이곳을 구경할 일도 없겠지만 이 아파트의 실거주 상태보다는 이 아파트의 건축 상태를 기준으로 다른 아파트를 비교할 때의 기준으로 삼는 건 괜찮아 보인다. 하자보수 비율이 극도로 적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 말이다.
GS 자이도 무너졌고 HDC현대 아이파크도 무너졌다. 이게 갑(원청)의 문제인지 을(하청)의 문제인지 아직 모르나 결국 책임과 기억에 남는 건 갑과 그 브랜드일 뿐. 이런 식의 지역 건설 카르텔이 존재하고 비리가 난무하다면 대형 건설사 작품이어도 무너지는 건 순식간인 듯 하다. 여자 아내들은 자이, 힐스테이트 등을 더 선호하는데 남자 남편들은 래미안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광고 선전 때문에 생긴 이미지 때문인 듯 싶기도 하고 (이영애의 자이, 고소영의 힐스테이트) 여자는 집이 예쁘냐를 주로 보고 남자는 집이 튼튼한가를 (고칠 일이 없는가) 본다는 인식 차이가 이런 말을 만든 듯 싶다. 듣고보니 나도 그런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것저것 신경 쓰기 싫으면 결국 답은 단독주택, 전원주택인가 싶기도 하고 아파트를 굳이 산다면 래미안 말고는 답이 없다는 건설도 삼성이 짱이다라는 이상한 결론으로 마무리 짓는다.
* 추가 보충 - GS건설의 검단 아파트 사고 이후 해당 현장 조사 과정에서 철근 부족 및 시멘트 품질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 되었다. 대부분 헤드 라인으로 "철근을 빼먹고 지었다, 철근이 원래 설계 시공보다 적게 들어갔다"로만 나와 붕괴 사고의 결정적 요인에 철근이 핵심인 것처럼 아는 분도 있는데 GS건설의 자체 조사는 물론 국토교통부와 전문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시멘트 품질에도 상당한 하자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위 뉴스에서 1분 정도 지났을 때 시멘트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관급시멘트가 99% 납품되었다는 그 현장 중 하나다. 뉴스를 보면 시멘트 납품 레미콘사 다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공사의 설계 미준수와 자재 미사용과 함께 사용된 시멘트(콘크리트)까지 결합해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져 붕괴 사고로 이어졌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애초에 철근을 원래보다 적게 들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으나 그 철근이 버티는 하중도 중요하지만 철근에 결합되어야 할 시멘트의 품질 역시 하중을 버티는데 큰 역할을 하기에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보여지는 항목이다. 결국 관급공사, 관수레미콘의 시멘트 품질에 문제가 있었음이 증명된 셈이고 이런 관급시멘트가 납품된 곳이 한 둘이 아닐텐데 향후 부실시공 및 관급시멘트에 의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처음 보도에는 붕괴 원인으로 철근이 주요 원인처럼 나왔지만 이후 정밀 조사 과정에서는 불량 시멘트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붕괴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은 상황. 다행스럽게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GS건설이 주차장 뿐 아니라 아파트 전체를 철거해 다시 시공하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려 대기업이 갖춰야 할 적절한 대응을 보여준 만큼 다행이라 보여지지만 철근 뿐 아니라 시멘트 문제도 심각하다는 걸 직감하고 내린 조치가 아닌가 싶다.
참고로 층간소음은 "공기층"이 생기면 더 크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양한 불순물이 들어간 저품질 콘크리트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예전에 건설한 아파트가 층간소음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있는데 불량 콘크리트의 사용이 아무래도 그 원인일 수 있다. 실제로 신도시 건설붐이 있었을 때 워낙 많은 아파트를 한꺼번에 짓다보니 자재공급 부족으로 시멘트에 들어가는 모래가 없어 염분이 그대로 있는 바다 모래를 다량으로 채취해 문제가 있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일부 어르신들은 신도시 1기, 신도시 2기에 지어진 지역의 아파트들을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불량 시멘트가 많이 쓰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람이 먼저고 안전이 우선이라면 검단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 전체도 전수조사해서 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관수시멘트가 쓰인 다른 모든 지역의 아파트 현장도 마찬가지. 철근을 100% 시공 준수했어도 시멘트가 물반죽이면 답이 없다. GS자이든 삼성래미안이든 현대힐스테이트든 대우푸르지오든 LH 관급공사 맡으면 작살 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만큼 LH 역시 자유롭지 못한데 관급 공사의 고질적인 문제와 (감리부실) 제도(관수레미콘) 역시 이번 기회에 손 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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