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에 입학한 두 사내가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면서 예비경찰 신분으로서 사건을 풀어나가지만 연애를 실전이 아닌 책으로 배운 사람들의 어설픈 연애처럼 책으로 배운 경찰 수사 지식이 전부인 그들에게 베테랑 수사 능력은 전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젊은 열정과 패기 만큼은 도드라지기에 결국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순수 청년들의 정의구현, 정의실현 영화 "청년경찰"
사건 풀이의 실상은 좌충우돌 그 자체,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허술하고 미진한 구석이 많아도 예비경찰로서의 열정 만큼이나 사건을 훌륭히 해결하면서 멋진 경찰로 거듭 난다는 생각보다 재밌게 구성된 영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교나 군대 같은 단체생활을 할 때 친구라는 존재를 만들게 되는데 서로가 의지하는 좋은 친구가 되기까지의 그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어떤 계기나 소소한 일로 친구라는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 영화의 두 주인공 역시 경찰대학이라는 곳에서 인연을 맺고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결국 베프가 되면서 운명 같은 인연, 평생지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투캅스로 성장한다.
이 영화로 인해 중국동포 단체가 집단항의 및 상영금지 주장을 했다는 이야기는 진작에 들었었지만 (대강, 범죄자가 조선족으로 표현되었다는 이야기 정도..) 기본 스토리는 아예 접하지 못한 상태라서 호기심 반, 걱정 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크게 문제될 부분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외로 꽤 만족스럽게 영화를 보았기에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영화를 봤다. 무엇보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케미는 그야말로 찰떡궁합
어색하지만 오히려 더 현실적인 남정네들의 전매특허, 스포츠 헤어 스타일, 어디가나 티가 남
과학고 출신이지만 평범함이 싫어 경찰대로 온 강하늘과 학비가 국비라서 경찰대로 온 박서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은 엉뚱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단짝 친구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학교 생활에 익숙해질 쯤 동기의 여친 사진을 보고 여친 만들기를 위해 그 유명한 옥타곤(!)으로 향하게 되는데 ㅋㅋ
참고로 영화의 배경이자 두 주인공이 맡고 있는 경찰대학(대학생)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면 육사, 공사, 해사, 3사, 간호사 등과 함께 특수대학으로 묶여 잘 알려진 경찰관 양성 전문 대학으로, 초급간부 양성을 위해 졸업 후 경위라는 경찰관 간부로 임관하는 엘리트 코스 고급교육 과정이다. (물론 체대나 카이스트, 더 나아가 교대, 한예종, 방통대도 이들과 같은 특수대학이지만) 경찰대학은 청년경찰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청년 간부경찰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군대의 사관학교와 같은 시스템이다. 사관학교처럼 국고로 학비를 지원 받고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준공무원에 준해 급여도 일부 나오기에 의무복무 규정이 있다. (졸업 후 경찰로 6년 근무), 군복무는 기동대(전경대) 소대장으로 대신하는데 육군훈련소(논산)에서 공익요원처럼 4주간의 기초 훈련을 받고 군대에서 특기교육처럼 경찰학교에서 8주간의 초군반(초등군사, 초급반) 생활을 거친 뒤에 기동/전경대 소대장으로 2년간 군 복무를 대신한다.
간부지만 군간부는 아니고 또 경찰 자체가 전환복무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찰대/경위라고 해도 소대장 근무 종료 후 전역 시 군계급은 "병장"으로 기록된다. (전경부대 전의경들과 같은 계급인 셈) 의경(의무경찰)이라는 개념으로만 보면 동일하지만 경위라는 임관 계급을 그대로 쓴다는 차이점이 있어 의경 생활을 간부로 하게 되고 직업 경찰로서 활동도 가능하기에 여러모로 잇점이 있다. 물론 경찰대 여학생은 의무복무 대상자가 아닌 관계로 기동/전경대 소대장 근무는 필수가 아니다. 소대장 근무 후 지구대/파출소 근무를 짧게 하고 주로 경찰서 경제팀에서 수사를 맡게 되는데 유독 경제팀에 젊은 경위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 경기도 용인시에 있다가 충남 아산시로 학교부지가 이전을 했는데 영화 촬영 때는 이미 이전을 했고 용인시에 있던 구 경찰대학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라서 실제 구 경찰대학 교정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 제작자 입장에서는 현실감 있는 장소를 섭외한 것인 만큼 땡 잡은 케이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그저그런 영화라고 생각했다, 시작부터 주목을 확 끌어 당긴 것도 아니고 경찰대라는 학교 생활의 잔잔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적당히 시간을 떼우거나 혹은 경찰대에서 단순히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되는 짧은 소개 수준에서 끝날 줄 알았다. 초반 20분 정도 경찰대에서의 두 사람 인연 맺음 과정을 보여주고 임관 후 실제 형사가 되어 현장에서 벌어지는 형사 수사물로만 짐작했는데 예상은 완전히 어긋났다. 경찰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어설픈 수사를 해나가면서 훌륭하게 성장한다는 인턴쉽 프로그램 같은 영화인데 학교 생활을 엿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수사 과정에서의 열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누구는 영화의 전개가 억지스럽고 실제로 벌어지기 힘들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반대다, 분명 이들은 범죄 현장을 목격했고 신분이 경찰대 학생이다보니 단순 목격자로서 신고자의 역할만 하라는 법이 없다. 예비경찰로서, 더 나아가 경찰 간부로서 활동하게 될 이들 입장에서는 눈 앞에서 벌어진 납치(인신매매?) 장면은 남과 다를 수 밖에 없고 실제 과정 자체가 조금씩 전진하면서 접근하는 방식이라 억지스러움과 거리가 있다고 본다. 누군가 납치를 당했고 그걸 경찰대생들이 목격을 했는데 신고를 하려 했지만 관할 경찰서는 다른 사건으로 너무 바빴고 학교에서 배운 이론으로는 7시간 안에 범인과 피해자를 찾아야 한다고 배웠는데 모르면 몰라도 이런 과정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나 같아도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물론 추적하는 과정이 일반 경찰 입장에서는 꽤 어설프게 보이겠지만 그게 예상외로 잘 먹혀 들어간다는게 또 다른 묘미)
무엇보다 두 사람이 진지하면서도 초딩들의 장난 섞인 듯한 말장난과 개구장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는데 멀쩡하게 생긴 훈남이지만 알고보면 허당끼가 다분하고 실제로도 엉뚱한 곳이 많아 보는 내내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약간은 어서른 영웅들을 보는 것 같아 부담감이 없었고, 실제로 현실 속의 대학생들 생활과 수준을 보는 듯한 강인한 인상을 주어 잘 짜여진 일본 만화, 일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많이 들었다.
투캅스와 공공의 적을 연상케 하는 이 영화는 기존의 경찰 소재 영화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청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파랭이 두 청년이 예비경찰로서 활동하는 활약상을 그리면서 한국판 폴리스 아카데미를 그려냈기에 한층 더 성숙해진 투캅스의 새로운 시리즈물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영화는 다음영화 기준 일반인 평점 7점대, 전문가 평점 5점대로 전문가에는 좀 까이고 일반인에게는 평타 수준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 들어 여험 관련 문제나 (범죄 피해자가 꼭 여자이어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 범죄자로 인식될 수 있는 특정 집단 (조선족) 문제도 있다보니 여러가지 기타 사유로 영화 평점 자체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조금 깍인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성매매나 인신매매가 아닌 난자 채취라는 조금 더 여성과 밀접한 불법적이고 파렴치한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범죄집단에는 산부인과 의사와 간호사도 등장하기에 영화의 전개를 위한 장치를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산부인과 종사자나 불임 관련 관계자들도 들고 일어서야 하지만 아무도 그걸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 히트를 쳤던 황해와 신세계에서도 조선족들이 잔인한 범죄자로 등장하지만 아무도 그걸 까지 않았는데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최근 들어 여혐 논란이 좀 있다보니 잔인한 범죄의 피해자가 여자이거나 용의자가 특정 집단이면 이런 문제와 연결되어 곤혹을 치루는 것 같다. 물론 특정 동네 명칭과 그 동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요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풍경과 분위기, 느낌은 아무 배경도 없이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실제로 어느정도 우리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표현되는 경우가 더 많기에 무턱대고 근본도 없이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준다고 깔 수는 없는 법이다.
재일교포(일본동포)나 재미교포(미국동포)에게는 일본과 한국, 미국과 한국이 축구 경기를 할 경우 어느 나라를 응원하겠냐는 질문을 잘 안하게 되는데 유독 재중교포(중국동포/조선족)에게는 이런 질문을 곧잘 하게 된다. 실제로 나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웃긴 건 나 역시 이런 질문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중요한 건 그들과 어울리다 보면 이 질문을 다른 교포와 달리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색깔과 한민족에 대한 문화가 확연히 다르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 느낀다는 것인데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말 서툰 2세, 3세도 막상 한국 경기에서는 정신적, 육체적인 고향인 한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높지만 유독 중국교포는 중화사상의 탓인지 중국계 한국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기본 사상이 우리와 다른 경우가 은근 많다. (물론 이걸 두고 잘못되었다고 깔 수는 있지만 같이 일을 오랜 시간 해본 것과 머리속으로만 그렇지 않다라는 건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외국인 근로자 상황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중 절반이 중국 국적이고 이 중에서 80%는 조선족인데 (국내 외국적자 중 40%는 조선족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 근로조건이나 대우, 급여가 훨씬 중국보다 좋은데도 불구하고 산업현장에서는 중국인이나 조선족을 보기 어렵다. 대부분 필리핀, 베트남, 중앙 아시아 등의 "한국 사장님 나빠요"로 잘 알려진 동남아 국가 사람들이 대다수다.
여자의 경우 식당 등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남자의 경우에는 분명 입국자가 꽤 되지만 정작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건설 현장에서는 그나마 볼 수 있는데 직장 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보기 힘들다. 물론 이게 뭘 의미하는지 굳이 여기서 자잘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영화가 중국동포 단체들의 집단 항의와 상영금지 처분을 요구 받았다는 점에서 밑도 끝도 없는 걸 끄집어 낸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표현되어진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기에 난 이게 터무니 없는 억지라기 보다는 어느정도 현실을 반영한 시대 풍경이라고 보고 싶다. (항의를 한 단체에서는 자율방범대를 운영하면서 치안유지를 한다고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어지간한 동네에서 자율방범대, 방범대원을 보는 것도 옛 추억이라고 할 정도로 흔치 않고 또 자주 볼 수 있는 풍경도 아니라서 그 만큼 자잘한 사건이든 5대 강력사건이든 벌어지고 있으니 자율방범대가 활약을 하는 것이지 정말 안전하다면 파출소나 지구대가 곳곳에 있는 더군다나 가장 안전하다는 수도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방범대가 꼭 필요한가 되묻고 싶긴 하다, 그게 반증이 될 수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이런 식의 태클이라면 결국 얻는 건 없다
내 평가는 10점 만점에 10점, 수우미양가에서 "수"로 강력히 추천하고픈 올해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예비경찰이기는 하지만 경찰의 시스템과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나오고 물론 극전개 차원에서 신고 과정이나 신고 접수 과정이 공권력, 경찰력을 배제하는 꼴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게 비현실적이거나 말도 안되는 경우라기 보다는 충분히 가능성 높은 공감 가는 상황 설정이다보니 오히려 부자연스러움 보다는 자연스러움이 더 많아 보인다. 따지고 보면 이제 막 고딩 딱지를 벗어 던지고 (교복을 벗고~) 성인이 되자마자 대학생이자 예비경찰로서 새로운 삶을 사는 말 그대로 "청년"들의 인생 스토리인데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준전문가라는 포지션에서 사건 수사를 해결하는 과정의 어설픈 과정과 두 사람의 정의 실현 극복기를 보는 건 무척 신나는 일이었다.
보면서 내내 시리즈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 엔딩 크레딧에 속편 가능성에 대한 문구가 있다고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인데 나름 흥행에 있어서 성공 했다고 보여지는 만큼 언젠가 속편은 만들어질거라고 예상한다. (다만 이 두 사람이 나이들기 전에 이 모습 그대로일 때 나왔으면 좋겠지만)
인지수사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납치 현장을 직접 목격해 인지수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걸 교수님이 와서 막았더니 수업 주제가 주제인 만큼 (인지수사를 논할 자격이 있냐는 눈빛) 수업 시간에 교수님을 째려본다 ㅋㅋㅋ....
제목도 마음에 들고 강하늘과 박서준의 부담없는 연기도 매우 마음에 든다
남자라면 공감하겠지만 군바리나 의무 짭새나 이런 계통은 뭘 입어도 티가 나고 뭘 해도 티가 남 ㅋㅋ
이들의 인지수사에서 강력한 단서가 되었던 파채!! 떡볶이의 출처가 확실하게 증명되는 결정적인 순간 ㅋ
친구를 위해 순찰하는 경찰들에게 짭새라고 외치는 박서준, 나 완전히 새 됐어!
학교에서 배울 때는 콧방귀도 안 나오는 어설픈 교육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전에서 의외로 잘 통하자 자기들도 놀란다
과거 투캅스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도 꽤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나이 든 기존 베테랑 배우들의 진뜩하고 걸쭉한 연기가 재미의 큰 축이라면 이 영화는 비슷한 포맷이면서도 열정과 힘이 넘치는 청년들의 과감한 돌파구 정신과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똘아이 같은 기질이 엿보여 보는 이들을 다양하게 만족시킨다. 무엇보다 정의구현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뛰는 열정페이라는 말 자체도 무색한 그들의 활약은 보는 내내 응원하게 만든다.
경찰이 꿈이었던 적이 있었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는 걸 일찍이 깨달아 포기했고 그나마 군복무 때 의경으로 경찰 생활을 해보고 싶었으나 그마저도 신검을 이미 받아 국방부 TO에 이미 잡혀 의경 지원이 불가하다는 말에 경찰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봤는데 다시 고딩 때로 돌아간다면 꼭 한 번은 폴리스라는 문구를 등판에 달고 길거리를 활보하면서 정의의 사도로 활동해 보고 싶다. 그런 욕망이 간절하다보니 경찰 소재의 영화는 나에게 언제나 즐거움과 아쉬움을 준다. 특히 이런 교육생, 학생, 생도, 훈련병, 후보생 과정 같은 고난과 역경이 적절히 버무러지는 병아리들의 일탈과 반항, 도전은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이다.
멋지게 깍은 배우들의 스포츠형 헤어스타일이 아닌 까치집과 떡진 라인의 어설픈 군바리 헤어 스타일이 현실에도 존재하는 사람들로 보여 존재감이 더 있어 보인다. 나도 저런 친구와 함께 인생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을 함께 하면서 극복하고 새롭게 설계하고 싶다. 나도 저런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이젠 용기가 없다. ㅠ.ㅠ
http://epolaris.tistory.com (폴라리스 - 경찰대학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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