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부러워 하는 다른 사람의 능력 - 화가처럼 그림 그리기 (feat 초상화)
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문화예술

내가 가장 부러워 하는 다른 사람의 능력 - 화가처럼 그림 그리기 (feat 초상화)

by 깨알석사 2017. 3. 22.
728x90
반응형

어릴 적 꿈 중에 화가, 만화가가 있었다. 하나의 장면으로 예술을 표현하는 예술 화가 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만화가를 더 좋아했는데 과학자, 대통령 만큼 유초딩 시절에는 한번쯤 꿈꾸는 미래에 꿈꾸는 단골 직업으로 만화가를 자주 언급하곤 했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나는 동화책이나 만화책에 나온 그림을 잘 따라 그린 편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원작의 만화 그림체와 거의 흡사하다면 칭찬해 주는 일이 잦다보니 더 신이나서 더 많이 그렸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TV방송에 나오는 만화들을 주로 따라 그리며 친구들의 관심을 받았고 중고딩 시절에는 만화가처럼 스토리를 붙여 연습장에 칸 까지 그려가며 웹툰처럼 만화를 그린 적도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님들은 자녀가 만화 그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엉뚱한 짓을 한다고 보는 시선들이 많아 나 역시 몰래 그리는 편이었다. 그냥 공책에 끄적거리는 수준. 초딩 때는 주말에 혼자 전철표를 끊어서 경복궁에 홀로 앉아 풍경화를 그릴 정도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단 한번도 전문적인 그림 교육이나 미술 학원 근처에는 가 본적이 없다. 

남중, 남고의 피 튀기는(?) 학원물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고 내 만화가 그려진 연습장은 만화책처럼 교실에서 돌려보기까지 할 정도로 나름 인기가 있었다. 한번은 선생님에게 발각(!)이 되어 내가 그린 만화가 적발이 되었는데 몇 분동안 잠깐 만화를 보시던 선생님은 의외로 재밌다며 만화 공책을 아무 훈계없이 돌려주셨고 공부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그리라며 모른체 해주셨다. 

TV에서 자주 해주던 둘리, 태권브이 같은 만화를 따라 그리다가 북두의 권, 드래곤 볼 같은 격투 장면이 들어가는 만화에 꽂히면서 만화가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창작과 모방은 확실히 다르고 만들어 내는 것과 따라 모양만 내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크다는 걸 느끼고 고딩 시절 꿈을 접었다. 

그 후로 아주 오랫동안 그림 그리기는 거의 해 본적이 없다. 먹고 살기 바빠 만화책이나 웹툰 본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림은 내 삶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경제서적이나 소설, 영화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그림은 내 삶에서 어린 추억 시절의 이야기로만 자리잡았고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는 나와 무관한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지금은 친인척들이 다 둘러 모여있을 때 조카들과 함께 가끔 그림 그리기를 한다. 내 솜씨가 죽지 않아서인지 아이들 앞에서 멋진 그림 실력을 뽐내면 아주 좋아라~한다. 내 그림을 따라 그리며 연습하는 조카 녀석들이 귀엽다.

길을 가다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럽다. 여러 그림 중에서 사람을 직접 마주보고 그려주는 초상화가 난 제일 좋다. 사람을 익살스럽고 재치있고 웃기게 포장한 캐치커쳐 같은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취미로 다시 삼아 그릴 수 있다면 초상화를 꼭 그려보고 싶다.

사진도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뀌었고 사진 찍는 것도 이제 초간단 시대다. 더 예쁘고 더 잘 나온다. 심지어 보정과 효과도 넣을 수 있다. 그림 보다 더 나은 세상이다. 그러나 사람의 순수한 능력으로 직접 그려내는 그림은 묘한 힘이 있다. 그 어디에도 똑같은 것이 없는 유일한 그림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초상화의 경우에는 원본이 되는 사람의 실체 그 자체와 비교하는 재미도 있어 아주 매력적이다.

오늘은 언젠가 여유가 되면 꼭 도전하고 싶은 초상화 관련 그림, 사진들을 모아봤다. 사람들이 부탁을 하거나 의뢰를 하면 있는 얼굴 그대로 표현해 주는데 프사로 써도 좋을 것 같고 액자에 담아 책상이나 벽에 걸어 놓아도 아주 흐뭇할 것 같다. 내 얼굴을 그린 그림을 장식물로 쓴다는 것도 꽤 매력적이다. 

우리 집에는 어머니를 똑같이 그린 초상화 그림 한 점이 있다. 여행길에 어디에서 초상화를 그려가지고 오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그렸고 똑같이 그려져서 가족 모두가 만족해 하는 그림이다. 안방에 걸린 그 초상화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벽에는 어머니의 사진들도 많이 있지만 역시 가장 눈길이 먼저 가고 오래 머무는 건 사진 보다는 그림이다.

아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그림으로 그려주는 어느 작가의 작품들인데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도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관련 정보는 하단에 있으니 그림 보고 관심 있는 사람은 해당 정보를 참고하자.


나도 사람들 얼굴 그려주고 싶다. 그림 받는 사람들 기분은 얼머나 좋을까

아이들 표현은 너무 귀엽다

이 사람의 블로그에는 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초상화가 있다.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블로그다

그림이 중복되거나 한 컷으로 길게 이어진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아닌 나처럼 타인이 작품들을 모아 소개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다른 곳에 있는 그림들을 수집하다보니 중복 컷이 좀 있다. 찾아보니 페이스북에서는 나름 스타작가인 듯

나는 어릴 적 부터 사람의 눈동자 그리는 걸 항상 어려워 했다. 지금도 가장 어려워 하는게 눈 그리기

캐리커쳐 같은 느낌도 들어서 좋다

그림체가 간결하고 복잡하지 않아서 오히려 부담이 없다


자세히 보면 여자들은 눈을 조금 더 크게 그려주는 것 같다


초딩 시절 이웃집에 화가 한 분이 있었다. 참 쉽죠~라는 유행어를 남긴 밥 로스의 그림과 거의 같은 화풍을 그리는 화가 분이셨는데 그 분의 집에 놀러 가는 걸 무척 좋아했다. (어머니는 그 분의 집에 출입하는걸 몹시 싫어했지만..)

들어가도 돼요? 라고 물으면 흔쾌히 들어오라는 그 분은 진짜 화가였다. 밥 로스의 그림을 볼 때마다 완전 100% 그 분의 작품과 일치될 정도로 그런 작품만 그리는 분이다. (전문적인 미술 지식이 없어 무슨 그림체인지 명칭은 모른다)

집에는 온통 물감 냄새가 진동할 정도였지만 그 냄새가 이상하게 난 좋았다. 그리고 작은 의자를 아저씨 옆에 두고 아저씨가 그려 나가는 그림을 아무소리 없이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항상 어머니가 찾으러 와야 난 곁을 떠났을 정도다)

이웃집 아저씨는 풍경화를 많이 그리셨다. 붓과 맨 손으로 그림을 척척 그려나가고 물감도 맨 손으로 만지면서 문지르면 단풍과 겨울이 쓱싹 만들어지곤 했다. 아저씨에게도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아빠의 그림 그리는 걸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았다. 아저씨는 아들 같은 내가 자주 놀러와 그림 구경하는걸 무척 좋아하셨다. 가끔은 날 보고 "우리 아들도 너 처럼 내가 그리는 그림을 좋아하면 좋겠구나"라는 말을 하신 적도 있는데 아들은 방안을 뒤덮고 있는 쾌쾌한 물감 냄새가 싫어서 아저씨 방에는 아예 출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살면서 가장 부러워 하는 능력자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다

너무 어려운 예술, 미술, 의미와 해석을 따로 담아서 살펴봐야 하는 것 보다는 만화처럼 스토리가 있거나 풍경화나 초상화 같은 단순미가 난 더 좋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 작품에 더 관심이 많다, 아래는 다른 화가의 초상화 작품

집에 사진과 함께 걸어두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애니메이션의 다양한 표정, 역시 그림과 만난 과학은 매번 놀라움을 선사한다

내가 꼭 제대로 배우고 싶은 건 눈 그리기, 눈 하나만 잘 그려도 수십가지 표현이 가능한데 난 그게 안됨

이런 고퀼리티 수준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졸라맨이라도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는 수준의 그림체 실력만이라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상상하는 것, 내가 만들어 나가고 싶은 것, 내가 꿈꾸는 것, 내가 실현하고 싶은 상상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건 빼박 대단한 능력이고 분명 부러움의 대상이다.

중고딩 시절에는 사촌 누나의 "순정만화"에 꽂혀 산 적이 있다. 남자들만의 피 튀는 학원물에서 느끼지 못한 묘한 스토리에 매료되어 순정만화를 꽤 많이 봤었는데 왕자님이나 공주님 같은 캐릭터 보다는 그 만화에 담겨져 있는 주변 상황, 배경, 아름다운 풍경 보는 재미가 더 좋았다. 순정만화의 그림체는 확실히 디테일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있다.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멋진 그림들, 볼 때마다 부럽고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어릴 때 꼭 해보고 싶던 꿈이었는데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림 공부를 해서 가족 사진 대신 가족 모두의 초상화를 그려 남기고 싶은 욕망이 크다. 사진은 순간이지만 그림은 정성과 노력이 깃든 영원한 작품일 수 있다.

아이의 표정과 개의 표정이 절묘하다, 너무너무 귀엽다

http://robertdejesus.tumblr.com/ (화가의 블로그) 더 많은 사진 구경이 가능

https://www.facebook.com/RobertDeJesusArt/ 화가의 페이스북

https://www.youtube.com/user/HowIDraw/featured 화가의 유투브 채널 (그림 그리기 공부)

캐리커쳐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작가분의 작품

http://blog.naver.com/clgus87 (chi, "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분이다. 유명인들 캐리커쳐 구경 꿀재미)

728x90
반응형

댓글